행운아 54
에프라임 키숀 지음, 이용숙 옮김 / 마음산책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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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역전의 황홀한 판타지, 명랑만화같은.....' (책 뒷표지의 소설가 '김종광'님의 서평)
책을 읽기도 전부터 '확'끌리는 느낌이 든다.
연말이라 왠지 서글픈 느낌이 드는 이때에 스트레스를 확 날려 줄 수 있는 책이 있다면 읽어볼만 하지 않은가? 책의 내용이 '인생역전'이라면 더욱 더 관심이 갈 것이다.

어제와는 확연하게 달라진 오늘이 있다면,풍선에 잔뜩 바람을 불어 넣어 두둥실 하늘로 올라 가는 그런 느낌이 든다면 인생이 참 즐거울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가 바로 '행운아 54'이다. 제목부터 인터넷 사이트의 아이디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가? '어느날 갑자기 뜻하지 않은 행운을 잡은 54세의 남자 이야기'를 주인공이 55세에 쓴다.
이 책의 저자는 풍자소설의 대가인 '에프라임 키숀'이다.원래 그는 헝가리인이고 유태인이어서 2차세계대전때는 강제수용소에서 혹독한 시련을 치렀고, 전쟁후에는 가족과 함께 이스라엘로 망명했다. 그는 헝가리 부다페스트대학에서 예술사와 조각을 공부했기때문에 예술비평서인 '피카소의 달콤한 복수'를 썼는데, 이 책 역시 현대 예술의 난해함에 거침없는 풍자의 펀치를 날린 작품이다.미학자 진중권은 어떤 책에선가 '에프라임 키숀'을 좋아한다고 했다.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잘 알려진 작품으로는 '개를 위한 스테이크'가 있는데 이 책 역시 풍자소설이다. '행운아 54'는 작가가 2005년에 8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전에 쓴 그의 마지막 작품이면서 그의 유작인 것이다. (2003년에 쓴 책)

주인공인 '칼 뮐러는 삼류배우(?), 당나귀역(단역)을 맡았던 것이 마지막으로 지금은 백수, 뷰티크 경비일을 맡았으나 잠이 드는 바람에 그날로 쫒겨났다. 아내와는 22년전에 결혼, 아내는 대학을 졸업한(이를 강조하는 것을 보아 뮐러의 학력은 그보다는 낮다) 사회과 교사. 딸(23세), 그는 마음이 약한 것인지 울기도 잘한다.
이런 심상치 않은 인물이 어느날, 에이전트의 전화를 받고 미니시리즈에 출연을 하게 된다. 제작자인 '줄츠'는 부도덕한 인물로 '카를라'에게 마음이 있어서, 그녀의 환심을 사려고 황당한 설정의 어설픈 TV 미니시리즈를 제작하게 되고 그과정에서 하루 일당 15달러인 '칼뮐러'를 섭외한 것이다. 물론,'뮐러'는 대사도 제대로 못하는 울렁증(?)배우라서 3회정도의 외과의사역을 주었다. 그런데, 간호사역의 '카를라'는 '뮐러'와의 접촉조차 싫어해서 배역을 바꾼다.
첫날 촬영 실패, 우울한 '칼 뮐러'는 계단에 앉아 울고 이를 본 심리학자 '뵘'은 '스포크'박사의 책을 소개해 준다.
우여곡절끝에 미니시리즈'파일럿'(방영전에 보여주는 예고편) 이 촬영되고, 파일럿의 방영이 두려운 '칼 뮐러'는 자살을 하던지, 외국으로 도피를 하려는 찰라에.....
행운은 찾아온다. 미니시리즈 '파일럿'을 본 저명한 비평가인 '게르숀 그라스코프'의 리뷰 덕을 톡톡히 본다.
'스타탄생'- 카밀로 L 로마노프,무명의 배우, 하룻밤사이에 전국을 점령하다.
진짜로 이것은 당치도 않은 해설이다.
" 무명 배우와 특정 장르의 명성 있는 영화 제작자가 우리에게 영화계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잊을 수 없는 교훈을 선사했다. 그리고 이들은 연극에 관련한 기존의 사고 방식을 폭발적으로 전환시겼는데, 그 중요성은 필설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P69)
이런 해설이 나온 방송 내용의 촬영은 어리없게도 여자 배우의 말 한마디에 배역이 왔다 갔다하고, 드라마 내용도 수시로 즉석에서 뜯어 고치는 그런 상황이었다. 그냥 3회정도 방영하다가 끝내 버릴 생각의 작품인 것이다. 제작자인 '줄츠'는 여배우인 '카를라'의 환심만 사고 그녀와의 외도밖에는 생각이 없었으니까....
'칼 뮐러'의 대사 역시 펠리니(칼 뮐러가 대사 암기 능력이 없어서 자기 맘대로 지껄이도록 하고 나중에 편집처리하는 방식)처리이다.
그런데, 그 엉터리 대사가 그대로 편집없이 방영된 것이다.
참 웃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저명한 비평가의 리뷰는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 사회에서도 이런 일은 얼마든지 있다. 신인 연예인를 띄워주기 위해서 인터넷 곳곳을 궁금하지도 않은 그들의 소식으로 도배를 하는 일이라든가, 노이즈마켓팅으로 궁금증을 자아내서 검색하도록 만드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이 소설의 설정은 그정도를 넘는 기막힌 이야기들이 독자들에게 웃음을 자아내게 만든다.
이렇게, '칼 뮐러'는 리뷰의 힘으로 승승장구 그야말로 '대스타'로 발돋움한다. 빈 풍선에 바람을 잔뜩 넣은 것처럼, 화제의 화제인물이 되어 두둥실 올라간다. 하늘 높은줄 모르고....
'뮐러'의 아내 '힐데'여사도 두둥실 덩달아 춤을 춘다. 사회과 교사가 '뮐러'의 매니저로 변신, 집은 '집'겸용 '사무실', 아내는 '아내'이자 '매니저'....
딸도 한 몫을 한다. 케이블 tv로 진출, 미국 흑인과의 사랑으로 시도 때도 없이 돈만 요구한다. 딸의 입장만 생각한다.
인기절정의 '칼뮐러'는 '줄츠'의 즉석 생각으로 러시아 황족 가문의 '로마노프'로 탈바꿈되고, 이런 가운데, 여자 배역인 '카를라'는 '칼뮐러'에게 관심을 보이고, 카메라 여기자 '베티'역시 그에게 관심을 보이며 '칼 뮐러'의 인기에 편승을 하려는 속셈을 보인다.
그야말로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속이다.'
그런데, 잔뜩 부풀어 오른 '거짓말로 가득찬 풍선'은 언젠가는 터지게 되기 마련이다.
하지도 않은 인터뷰 기사가 연일 신문을 장식하고, '카를라'와의 관계를 밝히려는 파파라치(?)의 카메라 공세, 새로운 장르의 연기라는 호평에 대한 악평이 거듭되면서 사면초가에 놓이게 되는 주인공 부부.
어떤 상황에서든지, '칼 뮐러'는 자신의 멘토격인 스포크박사의 심리학책을 열심히 탐독한다. 결혼한지 119개월의 서구 남자의 경우에는 이런 경우에 이렇다 하는 책의 내용을 지침삼아서 '카를라'와의 만남도 이어가고, 연애의 경험도 배워가면서 책에 의존한다. 그 모습 역시 참 웃기면서도 재미있다.
최악의 상태로 터질듯하던 풍선이 조용히 바람만 살짝 빠진다.
해피엔딩이다.
나는 이 소설을 몇 가지 관점으로 생각해 보았다.
(1) 인생역전
인생역전,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평범한 직종이 아닌 특별한 직종에 있어서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질 수 도 있다. 그런데, 이 자리를 지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땅꼬마 '칼 뮐러'는 남편으로서, 배우로서, 심지어는 야간 경비로서도 낙오자였다. 아내의 수입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그런 남자였다. 사랑에 있어서도 낙오자였던 그가 아리따운 여배우의 사랑까지 받게 되는 것은 '에프라임 키숀'의 기막힌 상상의 세계에서나 이루어 질 법한 이야기인 것이다. '칼 뮐러'의 기발한 인생을 통해서 작가는 '인생의 황홀한 판타지'를 대리만족으로 느껴 보면서 웃음을 자아내기를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2) 미디어 문화의 허구성
미디어 매체들에 의해서 얼마나 많은 사실들이 왜곡되는지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어떤 사실들에 대해서 무조건적으로 여론의 향방에 좌우되는 경우를 많이 보고 있다. 최근의 아이돌 가수의 퇴출은 정확한 파악조차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터넷을 통해 속사포처럼 퍼져 나갔고, 문제의 심각성이 커지자 그의 귀향으로 마무리지어졌다. 이런 사례는 비일비재한데, '에프라임 키숀'은 '행운아 54'를 통해 너무도 재미있게 이런 문제를 파헤쳤다.
(3) 비평가들의 글
이 소설에서도 모든 문제의 발단은 '게르숀 글라스코프'의 터무니없는 리뷰 기사때문에 일어난다. '비평'이라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 책, 연극, 드라마 등 모든 분야에 걸쳐서 이루어지는 비평이 과연 얼마나 신뢰성이 있는가하는 생각들을 많이 해 보았을 것이다. 모든 매체는 그것을 접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그대로가 중요한 것이지, 어떤 사람이 어떻게 해석하느냐하는 것은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닌 것같다.
☆ 연말로 접어드는 요즈음, 날씨도 을씨년스러운데, 한바탕 마음으로 웃을 수 있는 책으로 '행운아54'를 읽어 보면 좋을듯하다. 소설가 김종광작가는 공공 장소에서 읽다가 배꼽빠진 사람으로 오해받는다고 했는데, 그 정도의 큰 웃음은 아니고, 마음으로 웃고 지나가는 정도의 웃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인 '에프라임 키숀'의 '개를 위한 스테이크'도 대표적인 풍자소설이니까 함께 읽어보면 좋을듯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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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9-12-08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카소의 달콤한 복수'와 '개를 위한 스테이크'를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 책도 읽어보고 싶네요. 제목의 54가 나이를 뜻하는 것이었군요.
사진을 곁들여 꼼꼼한 리뷰들로 가득한 서재 구경 잘 하고 갑니다.

라일락 2009-12-09 09:53   좋아요 0 | URL
약간은 좀 황당한 이야기이지만, '에프라임 키숀'이 워낙 풍자 소설의 대가이시니까 읽는 재미가 있을거예요....
 
그 여자의 여행가방 - 내가 사랑한, 네가 사랑할 여행의 순간
이하람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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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람'-  라디오 구성작가, 방송구성 작가, YTN에서 리포터, M.C.아나운서 등으로 활동을 하였다. 인터넷 기자활동도 몇 개월했으나, '이기자'보다는 '이작가'가 되는 쪽을 선택하였다. 현재는 '여자혼자 떠나는 여행'이라는 '여행로드다큐'에 출연 및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작가에 대해서 처음부터 장황하게 늘어 놓는 것은 그녀가 누구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모르기 때문이다.

 

'이하람'- 평범한 이름은 아닌 것같은데, 책 내용에 자세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께서는 손수 여권 투명비닐밑에 '네 이름이 하람이잖아, 하늘하고 바람만 그리기엔 허전할까봐 꽃도 그려봤다.'하시며 손수 그리신 그림을 끼워 넣어주시는 분이니까.....
글의 내용 여기저기에 그녀를 믿고 여자 혼자의 여행을 흔쾌히 암묵적으로 승낙하시는 아버지이신 것이 느껴진다.                                                         
 
 
'그 여자의 여행가방'은 이하람 작가가 홀로 떠났던 여행의 이야기를 담은 여행에세이이다. 아니, 언제나 홀로 떠났던 것은 아니다. 터키와 이집트는 친구와 단둘이서, 그리고 몽고는 오빠와 그밖의 몇 명의 사람들과의 여행이었다.
그녀의 여행은 특별하거나 색다르지 않다. '한비야'처럼 지구 세바퀴 반을 걸어서 오지 여행을 하면서 그 지역의 사람들속에서 같이 생활하고 웃고, 울던 이야기도 아니고, 세계적인 유명 관광지에 대한 정보나 문화유산 탐방의 기록들도 아니다.
작가가 '그 여자의 여행 가방'에서 소개하는 자신의 여행은 아주 평범한 해외여행이다. 젊은이들이라면 배낭을 메고 길을 물어 물어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다니던 그런 흔한 관광지이고, 나이가 드는 분이라면 패키지 여행으로 깃발을 따라 다니던 그런 곳들이다. 
  

파리의 몽마르트르 언덕, 퐁네트 다리, 파리의 에펠탑, 야경, 독일,런던, 브뤼셀,그리고 터키의 탁심광장, 갈라타다리, 블루모스크, 이집트의 룩소르, 아브심벨, 일본의 규슈지방의 나가사키, 하우스텐보스 등이 모두 그런 곳이다.
그밖의 몽골 지방은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여건상 꺼리는 지역이라는 것을 제외한다면 그녀가 돌아본 지역은 이처럼 여행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그런 곳들이다.
그곳에서 작가가 본 것들, 체험한 것들 역시 아주 평범한 여행의 이야기이고 여러 책들에서 많이 소개된 에피소드인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작가의 책은 읽으면 읽을 수록 책속으로 빠져든다.
책에 실린 사진들이 너무 아름답고, 느낌이 있어서.....
그리고, 사진들의 구성이나 소녀적 감상으로 사진에 그려 넣은듯한 꽃, 별 등의 그림에 끌려서 눈을 뗄 수가 없다.

 

그러나 이런 세세한 느낌보다 더 이 책에 몰입하게 되는 것은 작가의 글이다.
작가는 참 글을 맛깔나게 썼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글을 읽으면 글을 쓴 사람의 마음이 순수하고 아름다우리라는 느낌이 든다.
또한, 그녀가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아주 잔잔하면서도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공감을 가지게 한다.
사실 나는 '떠난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 안에는 왠지 모를 쓸쓸함과 함께 일종의 도피와 무책임이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여행을 준비할 때마다 주문을 왼다. 내 여행은 From이 아닌 to. 떠나고 싶은 게 아니라 그곳에 가고 싶은 거라고.
그러나, 혼자 여행을 하다 보면 떠나왔다고 느끼는 내 스스로의 모순을 수없이 만나게 되고, 너는 왜 떠나왔나 라고 물어보는 사람들의 표정 역시 수없이 마주하게 된다.
집으로부터, 어제로부터, 아침으로부터, 계속되는 떠남의 연속, 어쩌면 그 쓸쓸해 보이는 내밀한 나만의 시간이 지독히 그리웠는지도 모른다.  (p53)
작가의 여행 스타일은 첫 유럽 여행을 단 일주일만에 결정할 정도로 대책없고 무계획적이고, 닥칠 일에 대해서 미리 겁을 먹지 않고, 여행지에 대한 아무런 기대없이 떠나는 것이라고 한다. 어쩌면 조금은 황당한 여행 계획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작가와 같은 생각을 하기에 마음껏 세상 밖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계획적이기에 그 속에 더 많은 생각과 경험이 쌓이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일생에 몇 번밖에 못 떠나는 여행이기에 많은 기대를 하고 꼼꼼한 계획을 세워서 떠나야 하겠지만, 젊다면 그녀의 여행 스타일을 따라 보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작가도 자신의 여행 체험을 통해 새로운 여행 스타일에 대한 생각을 하게된다



 내 안에 여행이 겹겹이 쌓여갈수록여행을 하는 방식도 달라지는 것 같다. 배낭만 짊어지고 떠나왔으니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겠다는 생각은 청춘의 열정이 아니라 청춘의 아집이었다. (p177)
그리고, 우리는 흔히 여행을 통해 새로운 곳을 아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작가에게 여행의 의미는 '여행은 기억되는 장소가 아닌 기억되는 순간을 만드는 일. 여행을 알아갈수록 사진으로는 담기 힘든 순간들이 내 여행가방에 차곡차곡 쌓여간다.' (p195)라고 표현하고 있다.
 



 " 떠나보니 여행 안에 모든 것이 담겨있었다. 사랑도 사람도 인생도 모두 여행 안에 있었다."(에필로그 중에서)
"누군가 이 책으로 인생에 한 번뿐인 긴 여행을 꿈꾸게 된다면 좋겠다. 누눈가 이 책으로 책상 서랍 구석에 처박혀 있던 여권을 다시 만지작거리게 된다면, 그래서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당신도 불현듯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에필로그 중에서)
작가의 에필로그의 글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작가는 이 책을 통해서 어떤 새로운 여행의 정보를 주고자 하기보다는 자신이 무작정 떠났듯이 독자들도 불현듯 자신의 삶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으로 떠남으로써 그 속에서 인생의 활기를 얻었으면 한다는 생각이 든다.
   " 떠나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작가의 목소리이다.)
☆ 여러분도 새로운 여행을 꿈꿔 보세요, 그리고 과감하게 떠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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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열두 명의 현자
윌리엄 글래드스톤 지음, 이영래 옮김 / 황소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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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의 저자인 '윌리엄 글래드 스톤'은 예일대에서는 스페인 문학을, 하버드대에서는 문화 인류학을 전공하였다. 어릴적에 마야인들의 달력을 보고 놀라움을 가지기는 했지만, 별 생각없이 있다가 1987년 이에 관한 강연회를 듣고서 그때부터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래서 1989년부터 '2012' 소설의 구상을 하게 되었다고 하니 이 소설이 꽤 오랜 시간을 걸쳐서 쓰여졌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야인의 달력에는 2012년 12월 21일이 마지막 날이기때문에 이를 소재로 한 영화나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현재 상영중인 영화 '2012'는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아니고, 지구의 멸망에 관한 아이템만 같을뿐이다.
그렇다면, '마야력에 나오는 2012년 12월 21일은 지구 멸망의 날을 의미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마야인들은 이 날은 마야력의 마지막 날인 동시에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이 새로운 시대가 열리기 위해서는 현재의 시대와는 전혀 다른 기운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작가는 '2012'의 주제로 삼은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책을 읽기전에 그 책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 가지고 어렴풋한 선입견을 가지고 읽기 마련이다.
나 또한, 그런 경우였는데, '2012'라는 단어만으로 지구종말론을 생각하게 되었다. 21세기에 접어들 당시에 '노스트라다무스'의 종말론같은 것을 연상했고, 또한 부제인 '열두 명의 현자'라는 타이틀과 코엘로의 '연금술사'에 비견되는 구도소설이라는 책정보로 주인공이 지구의 종말을 막기 위해서 긴 여행을 떠나는 과정에서 12명의 성인들의 가르침을 받았을 것이라는 어설픈 추측을 했던 것이다.
나와같은 생각을 조금이라도 가졌다면, 아무런 선입견없이 한 편의 소설을 읽는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읽기를 권하고 싶다. 그러면, 이 소설에 몰입되면서 재미있게 끝까지 단숨에 읽어 내려 갈 수 있을 정도로 책속에 빠져 들 것이다. 

 

이 소설은 주인공 맥스의 잉태순간부터(잉태순간을 빅뱅으로 표현한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세요)인 1949년 3월 12일 부터, 맥스의 탄생(?, 출생이 아닌 탄생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책의 끝부분까지 읽으면 알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마야력이 끝나는 미래의 날짜인 2012년 12월 21일까지의 맥스의 삶의 일대기와 같은 형식을 빌려서 연대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34장, 에필로그,후기)
여기에서 이 소설의 주제인 마야력이 처음 시사되는 것은 22장부터이다.
  
맥스는 부유한 가정의 허버트와 제인 사이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지만, 처음 형을 만나는 순간부터 형의 폭력의 대상, 시기의 대상이 된다.
'맥스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자신이 어디에 있든 그의 삶에서 있어야 할 곳에 정확히 있고, 자신이 완전히 평화로운 생각들로 채워져 있다는 것을 알았다.'(p19)
그러나,형 루이스는 폭력적이어서 ' 폭행이 늘어나자 맥스는 천적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다. 나이 일곱살에 버터 나이프로 자기 배를 찌르려 했다. 비록 비밀스러운 내면세계 속에서는 자기 존재의 잠재력을 보았고, 눈앞에펼쳐진 가능성에 가슴이 설레었지만 (중략) 맥스는 자신에게는 목표, 즉 진정한 사명이 있음을 그리고 자신이 가는 길에 장애물이 있을 지라도 그 모든 것에 정면으로 맞서는 용기가 있음을 깨달았다. 맥스는 칼을 내려 놓았다. (p20~21)
맥스는 6살에 겨우 말문이 터질 정도로 언어 구사 능력은 없었지만 그룹에서는 리더의 역할을 할 정도의 자질과 수학등에 특출한 능력을 보인다.
학교 생활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보인다. 그러던 중에 임사체험을 하게 된다.체험의 순간을 묘사한 글이다.
'그때 갑자기 밝은 빛을 꿰뚫고 아름다운 빛깔이 나란히 나타나더니 마치 각각의 다른 사물처럼 주위를 떠다니며 그를 감쌌다. 이윽고 그 색깔의 떨림이 점점 강해졌다. 그리고 문득 그 색깔들에 새겨진 사람의 이름이 보였다. 그는 그렇게 열두 개의 색상과 열두  개의 이름을 보았다. 하지만 그가 아는 이름은 없었다.
그러다 그 이름과 색상이 나타날 때처럼 순식간에 희미해지더니 순수한 흰 빛이 들어왔다. 그 변화의 순간, 맥스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존재들을 느꼈다. 마치 자신을 절친한 친구 혹은 집에 막 돌아온 친척인 양 반갑게 맞이해주고 사랑으로 감싸주는 존재들 같았다.
그것은 무척이나 고요하고, 여전히 행복하고, 부드럽지만 어떤 속박도 없이 활기차면서도 지극히 편안하게 기쁨으로 고동치는 순간이었다. 육체없이 자신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맥스는 죽었다.'(p36~37)
그이후 맥스는 학교도 예일대와 하버드대, 그리고 스페인 연수 등을 거치면서 뛰어난 성적을 보이지만 그의 철학적 생각이 너무 획기적이랄까, 이를 이해못하는 교수들에 의해서 정신병원신세, 그리고, 졸업후의 생활도 굴곡이 많은 인생을 살아간다. 사랑, 그리고 헤어짐, 결혼 결심, 파혼,결혼, 이혼, 자신의 특출한 능력에 의한 사업 성공, 어떤 프로젝트의 성공, 또, 실패, 많은 재산, 그리고 파산에 가까운 가난 등......
이런 이야기들이 바탕에 깔려 있으면서, 마야력에 얽힌 '2012'에 접근해 가는 이야기의 틀이 주요 구성요소이다.
그렇다면, 맥스의 '임사체험'은 이 소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궁금해 질 것이다. 임사체험을 통해서 12개의 이름과 12개의 색상을 보게 된다. 그 이름마다 그들만의 특별한 색상과 진동이 있다. 그것이 모두 결합되면서 완전한 색상을 가진 무지개와 진동의 교향곡이 된다. 마법의 멋진 광경처럼....
맥스가 첫번째 이름과 마주치는 것은 '고대의 미스터리를 찾아서 '의 스텝으로 페루를 갔을 때에 카메라맨과 함께 나타난 여성, 순간적으로 사랑을 하게 되었던 그녀...
"마법과 같은 밤이었어요, 당신을 영원히 잊지 못할 거예요"그는 펜과 종이를 꺼내 마리아에게 연락 가능한 이름과 주소를 써달라고 했다.마리아는 그에게 자신의 정식 이름과 주소가 적힌 종이를 건넸다.
마리아 마그달레나 마리레즈
222 칼레 데 라스 프로레즈
트루히요 9490 페루
순간 맥스는 깜짝 놀랐다. 그것은 오래전 자신이 본, 결코 잊을 수 없는 이름이었다. 바로 그 이름이 지금 그가 손에 쥔 한 장의 종이 위에 그의 시선을 뺏고 있었다. 그때의 기억이 또렷하게 떠올랐다.마리아는 임사체험 (near death experience)때 맥스가 본 열두 개의 이름 중 첫 번째였다. (p118)

이런 장르의 소설은 읽으면서 앞으로 전개될 내용을 짐작해 보기도 하고, 어떤 순간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기도 하면서 이야기가 연결되기때문에 독자들의 읽는 재미를 위해서 소설의 내용은 여기에서 줄인다.
맥스는 앞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서 12명의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인가?
그 이름중에 '달리는 곰'이라는 이름이 있는데, 그를 과연 만날 수 있을까?
이 12명이 모이는 것으로 새로운 세상이 열릴 수 있을까?
이 인물중에 만나기는 했지만 도중에 죽는 사람이 있다.'B.N. 마하르스'인데, 이 사람은 델리의 오래된 천문대와 봄베이 외곽의 아잔타 동굴 등을 같이 여행하게 되는데, 이 유적들은 인도의 정수라 할 수 있으며, 많은 미스터리가 있는 장소이다. 오랜 세월이 지난후에 그를 만나려고 하지만 이미 세상을 떠났다. 그가 남긴 노트에는 수학적인 내용들이 많이 기재되어 있다. 그중의 '21122012'의 의미를 맥스는 알아 낼 수 있을까?
알아낸다고 해도 'B.N. 마하르스'가 없다면 12명의 현자의 구성이 엇나가는 것은 아닐까?
이와같은 많은 의문들을 가지고 책을 읽게 될 것이다.
이 소설은 코엘료의 '연금술사'처럼 '자아의 신화를 찾기 위해 정처없이 길을 떠나 도구의 길을 찾는' 이야기와는 성격이 좀 다르다. ('연금술사'에 비견되는 구도소설이라는 책표지의 글때문에 12명의 현자를 찾아 길을 떠나는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어서)
맥스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오랜 세월을 두고 우연히, 그리고 '현자'라고 보기에는 각양각색의 직업과 장소에서 살아가는 12명의 이름의 사람들을 접하는 과정과 그런 과정끝에 마야력의 마지막날을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게 만들어야 하겠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일을 추진해 나가는 과정이 그려졌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깊고 차분한 목소리가 그들 주위로 울려 퍼졌다.
"여러분은 나를 예수나 무함마드, 크리슈나, 파드마삼바바, 부처와 같은 당신들의 신으로 보겠지만 전설은 나를 열세 번째 사도라고 하지요, 나는 순수한 에너지로 나타날 수도, 때로는 외계의 생명체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 각자는 나를 당신들 사명의 실현으로, 그러니까 구세주나 메시아로 봅니다. 그리고 나는 사실 이 모든 믿음의 실현입니다. " (P313)
열세 번째 사도?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이 소설은 종교서가 아니고, 이 소설은 기독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와 관련이 있지만, 모든 신앙을 하나로 연결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이슬람, 유대, 카톨릭, 힌두, 불교, 그리고 무신론자를 포함한 주요 종교를 포함한다.'고 말한다. (책 뒷부분의 책정보 중에서)
또한,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서 '바로 희망이라는 단어를 얻기를 바란다. 보다 좋은 세상을 위한 희망, 개인과 모든 인류 존재가 힘찬 미래를 갖기 바란다. 마야인들에 따르면 달력이 끝나는 2012년은 삶에 대한 어떤 전망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의미한다.'(책 뒷부분의 책 정보 중에서)고 말한다.
이 책을 다 읽고 책장을 덮는 나로서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면, 끝부분의 이야기를 좀더 구체적으로 썼다면 하는 생각이 든다. 전설 속의 13번째 사도가 각자 찾아 오기를 바랐던 '그것'을 찾는 과정을 분량있게 다루어서 세계 각지의 풍물과 그 지방의 특색적인 이야기를 더했다면 두 권의 책으로 출간될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2012'년을 '지구종말론'적으로 보지 않고, 희망의 새로운 시대의 시작으로 볼 수 있었던 것이 참 인상적이면서도 희망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새로운 시대는 14만 4000년간 지속될 것입니다. 하지만 당신과 당신의 후손들이 한 선택에 따라 끝없이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언제나 자유 의지가 존재합니다. 이 시간, 이 장소에 당신을 있게 하는 것은 자유의지입니다.당신들 각자는 당신들과 살았고, 상호작용을 해왔던 다른 모든 사람이 그렇듯 자신의 몫을 해냈습니다. 이 순간은 예정되어 있었지만 이렇게 귀결되리라는 것은 예정되어 있진 않았습니다. 이 행복의 시대를 지구로 불러온 것은 당신들의 사랑과 용기와 선택이었습니다." (P353)

이 책이 출간됨과 동시에 영화판권이 '피아노','펄프 픽션','잉글리쉬 페이션트'를 제작한 미라맥스에 팔려서 2011년 개봉을 위한 영화제작에 들어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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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출근길
법륜스님 지음 / 김영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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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새같이 직장을 구하기 힘든 때에 아침마다 출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인 것이다. 그런데, 가진 자는 못 가진 자의 심정을 알 까닭이 없는 것이고, 그래서 출근길 발걸음은 무겁기만 한 것이다.
직장 생활은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곳이고 자아 실현의 곳이 되어야 하겠지만 많은 사람들에게는 직장이 몸은 고달퍼지고 마음은 피폐해지는 곳으로 전락될 수도 있다. 하루의 거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생활해야 하는 직장인에게는 이런 상황이 얼마나 힘든 상황이 될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직장 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에는 직장 상사, 동료, 후배들과의 인간 관계에서 오는 갈등, 연봉, 승진, 업무 과다, 남녀 불평등 문제, 직장이라는 곳에 막연하게 가졌던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 등의 많은 문제점들이 산재되어 있다. 또한, 직장에서 어떤 갈등이 생기면 그 갈등은 곧 가정 생활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그런데, 이런 갈등의 문제는 우리들이 해결점을 밖에서 찾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것은 잘못된 방법이고, 모든 문제는 자신의 내면에서 찾아야 되는 것이다. 내 뜻대로 안되기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를 타인의 잘못이나, 구성체의 잘못으로 돌리는 사람들의 오류가 빚어 내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먼저 자기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 그 속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되는 것이다.





 바로 이런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책이 '행복한 출근길'이다. 법륜 스님은 직장 생활에 대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의 질문을 받고 그에 대한 답을 명쾌하게 풀어준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법문 속에서 그 해답을 찾는 것이다.
스님은 이런 모든 문제가 사람들의 욕심과 집착에서 비롯되는 것이니, 욕심과 고민을 내려놓기를 당부한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는 생각을 가지라고 이야기한다.
'직장은 우리들의 이상이 실현되는 즐겁고 기쁜 곳이기도 하지만, 때론 온갖 고뇌가 일어나는 고통스런 삶의 현장이기도 한다. 하지만, 두 곳이 아닌 같은 곳이며 그냥 그곳일 뿐'인 곳이다. 이렇게 대조되는 곳으로 생각되는 것은 직장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이며 기쁨이 가득찬 눈으로 바라보면, 기쁨의 장소가 되고, 괴로움의 눈으로 바라보면, 괴로움의 장소가 되는 것이며, 이 모든 상황은 바라보는 사람들에 따라 결정됨을 직장인에게 인식시켜 준다.
'월급을 많이 주는 곳'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부슨 일은 하는 곳'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 곳을 선택할 경우에 직장 생활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하루 하루의 직장 생활은 자기 자신의 인생이고, 지금의 삶, 하나 하나가 그대로 자신들의 인생이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 생활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있어서 내일 아침에는 추운 날씨에도 어깨를 펴고 행복하게 출근을 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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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여행하라 - 공정여행 가이드북
이매진피스.임영신.이혜영 지음 / 소나무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이란 삶의 활력소같은 것이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과 새로운 풍물에 대한 호기심이 여행후의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그래서 여행은 돌아보는 비행기속에서부터 다시 떠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
경제적 여유와 시간적 여유가 많다면, 길위를 떠돌면서 바람처럼 구름처럼 떠다녀도 좋으련만....
우리의 현실을 그렇지가 않다. 그래서,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갈증으로 여행 관련 서적을 열심히 탐독한다. 여행 정보도 좋고, 여행 에세이도 좋고, 그냥 여행지에서의 단상들을 적은 책들도 좋고, 여행이란 단어만으로도 가슴은 벌써 설레이니까....
그런데, '공정여행'이란 말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궁금증? 그것에 관한 모든 정보와 이야기가 담긴 책이 바로 '희망을 여행하라'이다.
이 책의 두 저자가 꿈꿔온 여행인 '새로운 여행'은 '서로를 깊이 존중하고 배우며, 그 만남과 머무는 시간이 공동체와 지역에 도움이 되는 여행;을 말한다. 그런데, 카트만두 수닐의 어느 사무실에서 '공정 여행'을 만나게 된다. 그녀들이 꿈꾸던 '새로운 여행'이 바로 '공정 여행'인 것이다. 여행을 하면서 피할 수도, 눈 감을 수도 없는 어둡고 차가운 관광의 현실을 고스란히 마주친 경험들이 그녀들에게 '새로운 여행'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는 희망을 가져다 주었을 것이다.
2007년 세계 관광인구는 9억명, 세계 관광 수입은 8560억 달러라고 한다. 그런데, 아름다운 관광지를 찾는 사람들이 소비하는 이 비용이 현지인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지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 보았다면, '공정 여행'의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발리의 아름다운 리조트바깥쪽의 인도네시아인, 보라카이 호텔 근처의 구걸하는 아이들, 카트만두의 맨발의 포터들.....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를 것이다.
그렇다면 어마어마한 여행 경비는 어디로 가는 것이며, 왜 그래야만 하는가를 생각한다면 이 책을 읽을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발리, 몰디브 등이 아름다운 풍광을 세계인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관광지로 개발되는 과정에서 이 곳의 원주민들은 많은 혜택을 받으리라는 생각에서 자신들의 땅을 기꺼이 호텔, 골프장, 리조트 건설에 내놓았다. 그런데, 주민들에게 돌아온 것은 아주 적은 일당을 받고 노동자로 전락하는 것 뿐이었다. 이것도 재수가 좋아야 얻을 수 있는 직업이었다. 더군다나, 주민들이 해변가를 돌아다닐 수 도 없단다. 풍광이 좋은 해변을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다가는 쫓겨나기 마련인데, 이곳은 원주민들의 공간이 아닌, 관광객들을 위한 곳이며, 관광객들은 원주민들과 함께 이곳을 공유하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히말라야 트래킹에서도 이런 경우를 찾아 볼 수 있다. 트래킹을 쉽게 하기 위해서 이곳에는 포터들이 대기를 하고, 관광객들의 짐을 지고 힘겨운 산행을 같이 한다. 이들이 지고 가는 짐의 무게는 평균 50kg이상이다. 유럽인 3명의 짐을 이고 등산화나 등산복도 없이 샌들이나 맨발로 험한 산 길을 오르내린다. 하루 6달러를 벌기 위해서..... 그런데, 6달러도 포터들의 식사, 숙소비 등을 빼고 나면 얼마가 남을 까?  고산병에 시달리던 포터들이 홀로 일당만 챙겨서 내려오다가 죽는 경우도 자주 일어난다고 한다. 그래도, 이들은 묵묵히 이 일을 한다. 왜? 이곳에는 이 일을 하기 위해서 대기하는 포터들이 10만 명이나 된다.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의 열 살 가량의 어린이들이 유럽인이나 동양인들의 성매매 대상이 된다는 것도 익히 알고 있는 사실들일 것이다.
케냐의 호텔 노동자의 시간당 임금은 200원이고 그들의 70%는 임시직이다.
태국의 코끼리쇼를 위해서 학대당하는 동물들의 이야기까지....
참으로 밝지만은 않은, 그렇다고 그냥 덮어둘 수는 없는 여행으로 인한 많은 불공정한 사실들을 바로 잡아야 할 필요를 느끼게 된다.
저자들은 이 책에 여행 중에 그들이 만났던 그늘 속의 '희망'에 대해서 쓰고 있다. 2007년 티베트의 봄에서 2009년 팔레스타인의 봄까지를, 여행과 인권, 경제, 환경, 정치, 문화, 배움의 장으로 나누어 쓰고 있다.
'공정 여행'에 대한 관심은 이제 새롭게 부각이 되고 있으며,
네팔의 카트만두에서는 포터들을 짐나르는 도구가 아닌 여행객들과 같은 입장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으며, 포터에 대한 교육으로 권리 주장도 이루어 지고 있으며, 이들을 위한 긴급 구호소, 국제포터연합, 의류은행(관광객들이 그들의 필요없는 의류, 텐트, 등산화 등을 이곳에 맡기면 포터들에게 대여해 주는 곳) 등이 생기고 있다. 호텔 노동자들도 그들의 권익을 옹호하는 단체들에 가입하여 자신들의 권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일어난다.



지금 소개하는 내용은 아주 작은 부분들이고, 세계적인 움직임으로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여행에 대한 새로운 인식도 생기고 있다.
이 책에는 공정 여행 tip 이라는 내용이 따로 삽입되어서 '공정 여행'을 할 수 있는 가이드나 포터, 호텔등의 위치도 지도로 첨부되어 있고, 가고자 하는 곳에 관한  '공정여행 루트'까지 상세하게 안내해 준다.



그야말로 '공정여행 가이드 북'인 것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사람들, 여행지에서 마주친 어두운 여행에 대한 기억들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 보고 새로운 여행관을 정립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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