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소년들에게 꿈을 말하다
윤태익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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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버리그 학생들이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
☆ 미국 MBA 학생들이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
 ☆ 전 세계 명사들에게 기부 바람을 몰고 온 아이콘
이것은 모두 '세계적인 투자가'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로 떠오른 '워런 버핏'을 수식하는 문장들이다. 워런 버핏이야말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우리들이 본받을 만한 멘토이다. 청소년의 롤모델인 것이다.
이와같이 워런 버핏이 많은 사람들로 사랑을 받고 존경을 받는 이유는 투자가로서 '모으는 손'이 아닌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나누는 손'을 가졌기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의 인생은 '다른 사람은 쫓는 메아리'로 살아간 것이 아니라, 자기의 원칙에 따라 어릴 적부터 꿈과 미래에 갖고 거기에 투자하면서 살아왔기때문일 것이다. 흔히, 그를 생각할 때에 '성공'에 대해서 생각하기 쉽지만, 그는 '성공'이 아닌 '성장'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워런 버핏은 자신의 인생관을 '스노우볼(snowball)에 비유한다. '손이 쥐면 금방 녹아 버릴 것 같던 소년이 조금씩 성장해서 빛나는 커다란 스노볼이 되는 과정을 그의 인생을 통해서 볼 수 있는 것이다.
'워런 버핏, 소년들에게 꿈을 말하다'는 워런 버핏의 어릴적의 이야기에서 부터 지금까지의 발자취를 더듬어 가면서 그의 인생에서 독자들이 꿈과 미래를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워런 버핏의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서 소개해 줄 지은이는 '세상에 꿈과 용기, 희망을 전해주는 경영학 박사'인 윤태익 님이다.
저자는 '워런 버핏의 일생은 작고 소심한 한 소년이 끈기와 노력을 통해 위대한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성장 드라마이며, 평범한 아이를 대단하게 만든 것은 어린 시절 품은 꿈과 그꿈을 향한 끊임없는 노력때문이었음을 이야기한다.이 책에서 우리는 '워런 버핏'의 삶에서 가장 빛났던 '열정과 도전'을 읽게 된다.
책의 구성은 여는 이야기, part1~6, 워런 버핏 연대기, 맺음 이야기 로 이루어져 있다.
(part1) 날마다 나를 위한 꿈을 만난다.

 
  역시 존경받는 인물에게는 좋은 부모님의 역할이 있었다. 워런 버핏은 어머니와는 각별한 관계가 아니었지만, 아버지는 그의 성장에 무척 많은 역할을 했다. '버핏'가의 자녀들은 열살기념 여행을 떠난다. 워런 버핏은 그 여행의 목적지로 소심치않고 세계적 금융의 메카인 '월스트리트'를 결정한다. 그곳에서 세계적인 투자회사인 '골드만삭스'사를 방문하고 증권거래소를 찾아 간다. 그것이 아마도 버핏의 삶에 중요한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특히, 아버지가 주식이 바닥일 때에 주식중개소를 차렸기때문에 어린 나이이기는 하지만 아버지를 통해 위기와 역경을 어떻게 이겨나가는가를 배울 수 있었다. 6살의 어린나이에 껌을 파는 일을 한 것이나 병뚜껑모으기, 우표모으기, 숫자를 좋아해서 수와 관련된 확률과 통계까지를 할 정도로 명석한 두뇌를 가졌다. 그의 목표는 '날마다 나를 위해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것'이라는 확실한 목표까지 결정할 수 있는 어린이였다. 11살에 주식투자를 한다. 여기에서 워런 버핏이 나중에 강의때마다 인용하는 '스노우볼'이론이 나온다. 주식투자가 자신의 작은 눈송이들을 크게 키워줄 훌륭한 눈밭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대문이다.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 특히 아버지의 열린 마음의 영향이라고 본다. 워런 버핏은 아버지를 친구처럼, 때로는 인생의 스승처럼 생각하면서 성장한다.

(part2) 내가 원하는 모습이 되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

 
신문배달을 하면서 '나는 세계최고의 ~~ 이다.'하는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런데, 아버지가 하원의원에 당선되어 워싱턴 생활을 하게 되는데, 학교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가출과 낙제, 심지어는 도둑질까지 하는 방황의 시기이다. 워런 버핏에게 이런 시기가 있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 명석한 두뇌를 가졌지만 친구를 사귀지 못하여 소위 '왕따'가 되는 일까지 있었다. 그렇지만 신문배달만은 흥미롭고 많은 돈을 벌게 되는 시기이다. 그의 10살때의 목표였던 35살에 백만장자가 되겠다는 꿈은 서서히 옅어져 간다. 그러나 부모님의 따뜻한 응원과 믿음으로 안정을 찾게 된다. 위인전을 읽으면서 주인공들이 주변사람들로 부터 사랑을 받고 그들의 행동이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음을 상기하게 된다. 진실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깨닫게 된다.그당시 워런 버핏의 멘토가 되었던 카네기의 원칙을 '버핏의 원칙'으로 바꾸어서 실천해나가는 기질도 발휘한다. 그래서 고등학교 졸업시에는 16/350등을 할 정도가 된다. 이런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은 작은 눈송이가 큰 눈덩이가 되듯 작은 생활습관부터 하나 하나씩 바꾸면 생활방식 전체를 바꿀 수 있을 거라는 믿음에서이다.
(part3) 인생이란 우리가 선택한 친구에 의해 만들어진다.

 
와튼스쿨 졸업후에 자신있게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응시하지만 낙방을 한다. 이유는 하버드대는 장차 미국 경영계를 짊어질 '지도자형'의 학생을 원하는데, 워런 버핏은 주식분야 최고의 '실무자'가 될 재목이라고 자신을 소개했기때문이다. 큰 기대를 가졌던 아버지는 워런에게 '실패하지 않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실패를 내일의 새로운 기회로 만드는 것이다.'라는 말씀을 하신다. 그렇지만 오히려 워런은 평소 존경했던 벤저민 그레이엄과 데이비드 도드가 교수로 있는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에 입학하게 되어 자신의 꿈을 더욱 크게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최초로 주식의 가치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사람이기에 그에게서 주식의 많은 정보를 얻게 된다. 워런은 누구앞에서 말을 하는 것을 두려워했기때문에 자신의 진심어린 마음을 무엇보다 자연스럽게 표현하려면 화술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화술학원까지 다닌다. 그래서 자신이 좋아하는 수전과의 사랑을 얻어내게 되고 결혼까지 하게 된다. 또한, 그레이엄이 워런에게 지식의 원천을 제공하는 '영혼의 스승'이라면, 워런에게 문한한 신뢰와 우정을 선물하는 '영혼의 친구'인 찰스밍거를 사귀게 된다. 이 시기는 워런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가장 존경할만한 스승과 평생 믿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 평생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아내를 얻는 인생의 가장 귀중한 때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사람을 움직이는 힘, 바로 '사랑'임을 알게 된다.
(part4) 자신을 믿는 사람은 어떤 세상도 두렵지 않다.
 
26세에 투자회사'버핏 어소시에이츠'를 설립한다. '나로 인해 주변사람들이 기뻐하고 그들로부터 사랑받는다면 나는 정말 행복'할거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회사이다. 그후 부실기업인 '버크셔 해서웨이'의 회장직에 올라가면서 처음에 7.5달러이던 주식이 2천달러, 나중에는 1만 8천달러까지 올라간다. 그런 과정에서 워런을 따라서 투자하는 사람들이 생기는가하면, 세계부자 2위에서 40위로 떨어지자 '투자의 귀재,위런의 능력이 바닥을 드러냈다.', '워런의 버크셔 해서 웨이가 심하게 비틀거리다가 넘어졌다. '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그에 관한 소문들이 떠돈다. 그렇지만 워런은 어릴적부터 지금까지 묵묵히 오직 자신을 믿고 소신을 지켜나간다. 그 결과 2007년에는 주식가격이 14만달러에 이르고,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회사로 선정된다. 그가 '내 영혼이 버크셔 해서 웨이에 녹아 있다'고 할 정도로 열정을 가지고 회사 운영을 해 온 결과이다.
(part5) 나의 가치는 내가 품은 이상이 결정한다.

 
워런은 사람들 시선보다 자신의 마음이 끌리는 대로 자신이 옳다고 믿는대로 행동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중소기업사장이 그를 방문한다고 해도 그는 공항까지 마중을 나간다. 손님의 지위를 막론하고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에 대해선 언제난 고마운 마음을 갖는다. 그에게 전화를 했을때에 비서대신 직접 전화를 받는 경우가 있어서 혹은 당황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세계적인 부자가 점심은 항상 햄버거와 자신이 좋아하는 콜라를 먹는다. 행사장에서 주는 공짜 선물에 진심으로 기뻐한다. 항상, 허름한 스웨터는 팔꿈치가 나른나른하고 구두는 비가 오면 물이 샌다. 집은 50년전에 3천만원에 구입한 집이다, 중고차를 손수 운전한다. 특권의식과 위계질서를 싫어한다. 부시대통령의 유산세 페지에 반대하였으며, 자신의 재산의 80%인 우리돈 42조를 자신의 이름으로 된 자선단체가 아닌 빌게이츠가 운영하는 빌 앤 멜리다 게이츠 재단에 기부했다. 워런의 세계적인 액수의 기부에 세상은 놀라고 그를 본받아 기부문화가 활성화되었다고 한다. 자신과는 20여년 차이가 나는 빌게이츠와의 만남이, 그리고 부인인 수전여사의 자선 활동이 이런 결정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웬만한 부자들은 기부를 할 때에 자신의 이름으로 된 단체를 만들지만 그는 어마어마한 재산을 기부하면서도 단 한 자의 이름도 남기지 않은 것이다. 워런은 자신의 근검, 절약 정신에 대해서 절약은 돈버는 또하나의 수단이라고 말한다. 자식들 역시 워런의 재산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우리들의 부자들과 비교했을때에는 상상조차 못할 일이다. 그래서 워런이 세계적으로 존경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part6) 성공의 기준은 삶의 온도로 판단해야 한다.

 
5장에서 나온 내용중에 '내면 점수판'이라는 것이 있다. 워런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별로 의식하고 살지 않았다. 자신을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워런이 말하는 '내면의 점수판'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다. '내면의 점수판'은 언제 어디서나 떳떳할 수 있는 자신감의 원천이며 양심대로 행동하는 마음의 중심추가 되는 것이다. 이 점수판을 가슴속에 심어준 사람믕 바로 아버지였다. 워런이 보기에 아버지는 살아 생전 100% 내면의 점수판을 갖고 있었고,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 온 것이다. 지금의 워런은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의 씨앗을 심어주기 위해서 대학생들과의 대화의 기회를 많이 가지고 있다. 그것은 좀더 젊었을 때 자신의 교훈을 듣고 그들이 활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마음가짐과 지혜를 갖기를 원하는 마음에서이다.



워런 버핏이 소년들에게 전하는 가장 핵심적인 말은 "무엇을 꿈으로 삼아야 할지 걱정 마, 즐겁고 신나는 일이 바로 네 꿈이야!' 이말로 함축 될 수 있을 것이다.
워런은 자신의 인생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를 권한다. 만약에 자신이 어떤 직업을 가졌을 경우에 회사에 가는 도중에 가기가 싫어서 배가 아프다면 그런 일은 하지 말라고 한다. 우리 부모들은 무조건 시류에 따라서 어떤 직업이 좋다더라, 어떤 목표를 가져라 하면서 자식들의 생각과는 무관한 주문을 하고 그를 실현하게 만드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그렇지만 워런 버핏의 아버지는 언제나 워런에게는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는데 따뜻한 응원과 믿음을 주시면서 친구처럼, 인생의 스승처럼 행동하셨다. 워런 버핏의 실패까지도 오늘의 실패를 내일의 새로운 기회로 삼으라고 말씀하셨다. 평범했던 한 소년이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인물이 되기까지 어릴적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은 우리 젊은이들에게 충분히 존경받을 수 있는 인물이 될 수 있음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자기 분야에 대한 열정, 그 분야의 최고가 되기 위한 노력을 워런 버핏은 보여준다. 또한, 그를 더욱 빛나게 한 바탕에는 정직과 신뢰가 있다. 풍족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의 근검, 절약은 시사하는 바가 많을 것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실천은 부자는 대를 이어서 부자이고, 가난한 사람은 대를 이어서 가난한 세상에 좋은 귀감이 되는 것이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성공'보다 '성장'이 필요한 10대들에게 꿈의 가치를 보여준다고 했는데, part 4의 경우에는 주식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10대들은 자칫 이 부분을 읽다가 지루한 느낌이 들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는 10대 독자들이라면, 이 부분에서는 내용의 이해보다는 워런 버핏이 자신의 목표를 확립해 가는 과정만을 이해하는 수준으로 읽으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생이상의 독자들이라면 무리없이 읽을 수 있고, 자신의 꿈을 실현해가는 과정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뒷부분에 나오는 '내면의 점수판'은 자신의 행동에 스스로 매기는 점수이기에 한 번쯤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로 이용해 본직도 하다.


각 part가 끝날때마다의 '버핏과 친구되기'는 참 좋은 기획이었던 것같다. '스노볼'이론도 주의깊게 읽어 볼 필요가 있는 부분들이었다. '워런 버핏, 소년들에게 꿈을 말하다'는 삶의 중간 중간에 나자신을 돌아보는 활력소같은 역할을 하는 책이다. 젊은이들에게는 자신들의 멘토와 같은 존재의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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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이터스 1 - 비밀의 시간
스콧 웨스터펠드 지음, 박주영 옮김 / 사피엔스21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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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24시간이다. 그런데, 만약에 나에게 다른 사람은 느낄 수 없는 1시간이 더 주어져서 하루가 25시간이라면 어떨까? 너무나도 귀중한 시간이기에 헛되이 사용해서는 안될 것이다. 소설이나 영화속에서 가능한 이야기가 바로 '미드나이터스'의 이야기이다.



이 책의 저자인 '스콧 웨스터펠드'는 상상의 소재를 가지고 새로운 세계를 정교하게 구현해내는데 탁월한 재능을 가진 미국의 SF 작가이다. 매혹적인 서사와 힘 있는 액션으로 전세계 판타지 독자들을 사로잡은 이 책'미드나이터스'시리즈는 아레일리스상과 뉴욕공공도서관 청소년 도서상을 수상했으며, NBC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책표지속의 작가소개중에서) '미드나이터스'는 3권의 책으로 구성되어 있고 1권은 '비밀의 시간'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제니카 데이라는 15세의 여학생이 시카고에서 오클라호마의 작은 마을 빅스비의 학교로 전학을 오면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것으로 부터이다. 제니카는 전학을 간 첫날밤에 오후12시가 지나자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환상을 겪게 된다. 빗소리에 일어나 보니 동생인 베스도, 부모님도 생기가 없이 얼음처럼 하얗게 굳어져 있다. 푸른빛이 방을 가득 채우고, 창밖에는 반짝이는 얼음으로 가득한 스노볼처럼 빛나고 있다.수천 개의 다이아몬드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것처럼 수중에 떠있다. 공중에서 빛나는 다이아몬드들....푸른 보석 하나를 만지는 순간 그것은 약간의 물기를 가진 빛방울이다. 그 시간에 모든 것은 얼어 붙은 것이다.
다음날 밤 12시가 지나자 또 푸른빛이 세상을 감싸고 모든 사람들은 정지 상태가 되어 굳어진다. 밖으로 나온 제시카는 차가운 광경속에서 헤매이게 되고.... 어디선가 나타나는 고양이, 그런데 검은 퓨마모양이다. 제시카를 향해서 돌진하는 그것은 세상에서는 본 적도 없는 '다클링'이다. 박쥐같은 날개를 가진 뱀과 같이 긴 '슬리더'도 제시카를 위협한다. 위험속에서 그녀를 구해주는 학교친구 데스....

 
다음날 제시카는 빅스비에서는 밤 12시 정각이 되면 한시간동안 세계의 색이 바뀌고, 사람들은얼음처럼 차갑게 굳어지고, 모든 것들은 정지상태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늘에는 검은 달이 뜨고, 마을은 어둠속에 잠긴다. 그러나, 선택된 제시카, 데스, 렉스, 멜리사, 조너선, 5친구만이 이 시간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이들 미드나이터스가 보는 것은 비밀의 시간이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한순간에 스쳐가는 푸른 시간이다.  그런데, 비밀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5명의 선택된 아이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다클링'과 '슬리더'가 있는 것이다. 이 푸른 시간은 '다클링'이 만드는 것이다. '다클링'은 오래전에 살 던 동물들인데, 인간들에 의해 사라져서 멀리 떠나 있다가 밤 12시부터 1시간동안만 살아있게 되는 것이다. 제시카가 오기전에는 그렇게 위협적이 아니었는데, 제시카의 등장으로 이 동물들은 미드나이터스를 위협하는 것이다. 제시카가 '다클링'과 '슬리더'에게 어떤 존재이기에 그런 것일까?
그런데 '다클링'은 13이라는 숫자를 싫어하고, 합금을 싫어하고 수학(특정한 숫자, 패턴, 비율)을 싫어하는 것이다. 미드나이터스는 제각각의 재능을 가지고 있다. 렉스는 전승을 보는자, 멜리사는 마인드캐스팅을 하는데, 모든 상황을 맛으로 느낀다. 데스는 수학을 한다. 조너선은 점프를 해서 하늘을 날라다닐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이다. 그렇다면 제시카는 어떤 능력을 가진 미드나이터일까? 제시카의 능력이 다클링들에게 어떤 지극을 준 것은 아닐까? 그래서 다클링들이 그렇게 위협적인 존재로 변한 것은 아닐까? 이 의문을 풀기 위해서 다클링의 심장부로 들어가는 모험을 감행한다.  '불꽃을 가져오는 자' 이것이 제시카의 재능이다. 그런데, 그것은 또 무엇을 의미할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으면 나도 모르게 선택된 자들만이 즐길 수 있는 '푸른 시간'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분명히 판타지, SF 라는 장르의 소설이지만, 15세 소년 소녀들이 '비밀의 시간'을 통해서 그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성장소설의 의미도 가진다.
판타지 소설의 매력 중 하나는 소설 속 세상 전체에 마치 누군가의 정신적인 풍경을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판타지 소설의 세계는 현실에서 이름도 모르고 정체도 파악하기 힘들고 더구나 선한지 악한지조차 가름하기 힘든 대상들에 이름을 붙이고 형태를 부여하고 선과 악의 딱지를 붙여서 싸우거나 극복하는 정신적인 여정을 창조 혹은 대리 경험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이 소설 '미드나이터스'는 그런 의미에서 십대 청소년들의 내면이 투사된 세상을 구현해 놓은 장이라고 볼 수 있다. (p348~349, 옮긴이의 글)



이처럼 판타지 소설이자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미드나이터스'는 빠르게 전개되는 진행과 스릴감넘치는 설정으로 읽는 사람들을 흥미롭게 만든다. 특히,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기기에 능숙한 청소년들이라면 더욱 호기심을 갖고 있을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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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여우 콘라트
크리스티안 두다 지음, 율리아 프리제 그림, 지영은 옮김 / 하늘파란상상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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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에 살고 있는 여우는 '꾸르륵'소리가 날 정도로 배가 고팠다. 머리속으로 먹이를 구하는 상상을 하면서 호숫가에 갔는데 그곳에는 알을 품고 있는 오리가 있었다. 오리요리를 먹는 상상을 하면서 다가가자 오리는 알도 버린채 줄행랑를 친다.

 
 
오리알볶음을 해 먹을까? 그런데, 알을 깨고 아기오리가 나온다. 배에서는 또 '꾸르륵', '키득키득'웃는 아기오리의 목소리가 너무 예쁘다. '엄마, 엄마!'
여우 콘라트는 아기오리에게 자신이 '아빠'라고 가르쳐준다. 아기오리의 '아빠, 아빠!'소리에 너무 행복한 여우 콘라트는 아기오리를 키워서 요리를 해 먹을 궁리를 한다. 배에서는 여전히 '꾸르륵, 꾸르륵'
  
아기오리에게 '로렌츠'라는 이름까지 지어주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렇지만 여우'콘라트'의 마음 한구석엔 키워서 맛있는 오리찜을 해 먹어야지하는 생각도 있다. 아기오리는 점점 자라서 어렷한 숫컷 오리가 되고, 아빠 여우와 함께 호숫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어깨도 나란히, 물속에 발도 드리우고, 수다도 떨고, 이야기도 나누고 그러다 '로렌츠'는 예쁜 암컷 오리 '엠마'를 만난다. 그런데 '엠마'는 여우인 '콘라트'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콘라트','로렌츠','엠마'는 또 즐거운 하루 하루를 보낸다. 그렇지만, 여전히 여우의 맘속엔 오리요리 생각....
 
어느날, '엠마'는 다섯개의 알을 낳고, 오리들은 알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장난을 친다. 여우'콘라트'는 알의 의미를 가르쳐주고 보살핀다. 그래서 8명의 대가족이 된다. '콘라트'는 여전히 배가 고파서 '꾸르륵' 그런데, 그 소리를 오리들은 재미있어한다. 어느덧 여우 '콘라트'는 늙어가고, 집안에는 오리들로 한가득하다.
   
  
그러던 어느날, 콘라트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눈을 뜨지 않았다.콘라트는 행복해 보였다. 콘라트가 행복해 보여서 오리들도 기뻤다. 그리고 오리들은 콘라트가 묻힌 숲 속을 떠나지 않았다.

   

'배고픈 여우 콘라트'는 오스트리아출신의 '크리스티안 두다'가 글을 쓰고 독일인 '율리아 프리제'가 그림을 그린 너무도 순수하고 아름다운 그림동화이다. 아이들은 동물을 좋아한다. 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동물들이기에 호기심이 더 많은 것이다. '여우'라는 이미지는 날카롭고 간사하고 사람들을 잘 속이는 동물로 묘사되는데 반하여 이 그림동화에서는 아주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아빠의 모습으로 아이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간다. 또한, 아이들이 좋아하는 오리는 엄마품을 벗어난 가여운 아기오리이지만 여우의 보살핌으로 사랑도 느끼고 아빠의 모습으로 변하여 즐거운 가정을 이루게 된다. 배가 고파서 항상 '꾸르륵'거리면서도 오리들과의 생활이 즐겁고 행복하기만한 콘라트는 행복한 삶을 누린 것이다.
이 책은 글씨체도 딱딱하지 않고 아름다워서 아이들이 읽기에 편하고 친근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림도 여우는 색상면이나 캐릭터가 강렬한 인상을 주기는 하지만, 글의 내용이 부드럽고 순수해서 이야기속의 여우의 특징이 잘 나타나는 것이다. 아기오리들은 너무도 귀엽고 앙증스러워서 누구나 좋아하는 이미지이다.
글중에 '꾸르륵' '키득키득''둥글둥글''꽥꽥''톡톡''짹''으르렁' 등과 같은 의성어, 의태어들은 아이들이 재미있게 듣거나 읽으면서 어떤 상황에 쓰여지는 단어들인지도 의연중에 감지될 수 있는 한글 교육의 의미도 곁들여 지는 것이다.
그림동화이기에 그림과 이야기의 부분도 적절하여, 아직 글씨를 모르는 아이들에게는 부모님이 함께 읽어주면 더욱 실감있게 들을 수 있을 것이며, 초등학교 저학년생들까지는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그런 내용의 이야기이다.
'배고픈 여우 콘라트'는 항상 배는 고팠지만 행복한 삶을 살아 갈 수 있었던 것은 아름다운 사랑이 있었기때문일 것이다.





이 글을 옮긴 지영은씨의 '옮긴이의 말'이 '배고픈 여우 콘라트'를 잘 표현한 것 같아서 몇 줄 소개를 한다.
'여우 콘라트는 특별히 정이 많은 동물은 아니었어요, 오리아빠가 되고 싶었던 것은 더더욱 아니고요, 아주 우연히 생긴 가족과 몸을 부비며 살아가면서, 자기희생의대가로 얻어진 삶의 기쁨을 맛보게 된 것이지요, 선한 마음을 작고 있던 콘라트에게 어느 날 찾아온 우연이 운명처럼 강한 힘을 발휘한 것입니다. 여우 콘라드는 다만 그런 자신의 참 모습을 예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을 뿐입니다. 꾸르륵거리는 소리를 해결하기 바빠, 진정한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데 인색한 우리들처럼 말이예요. 오리와 여우! 여러분들을 위한 이야기로 그다지 어울리는 조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우선 선입견을 깰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걸요, 사실, 처음부터 어울리지 않는 것은, 세상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배고픔 하나 해결하지 못해 고민하는, 여우로서는 매우 어리석었던 주인공 콘라트는 자신을 무조건 믿고 따르는 로렌츠앞에서 마음의 벽을 허물어버렸지요, 그리고 완전한 가족이 되었답니다.(중략) 오리와 함께 했던 여우 콘라트의 삶은 배고팠지만 행복했으니까요....'(옮긴이의 말 中에서)
'옮긴이의 말'을 이글에 덧붙이는 것은 이 그림동화에 대한 느낌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림동화는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을 하기 쉬운데, 그림동화속에는 어른들의 책이상의 더 깊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많은 것이다. 때로는 머리를 식힌다는 생각으로 그림동화를 접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우리들의 자녀들에게도 어릴적부터 책읽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서 좋은 책들을 많이 읽혔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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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편력기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세계문화기행 지식여행자 8
요네하라 마리 지음, 조영렬 옮김, 이현우 감수 / 마음산책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샘솟는듯한 지식의 탐구와 재치넘치는 이야기가 읽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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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편력기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세계문화기행 지식여행자 8
요네하라 마리 지음, 조영렬 옮김, 이현우 감수 / 마음산책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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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에 '요네하라 마리'의 '미식견문록'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작가의 지식 탐구의 무한함과 번뜩이는 재치가 어우러진 음식에 관한 에세이였다. 그런데, 작가가 이미 고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그녀의 글을 이젠 접할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도 안타까웠다. 그 책소개 글에 아직 공개되지 않은 글들을 모아서 출간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우리곁에 '요네하라 마리'의 신간 서적이 출간되었다. 



 '문화편력기'는 '요네하라 마리'의 생전의 글들 71편이 실려 있다.
작가인 '요네하라 마리'는 일본인이지만 아버지의 직장일로 어린시절(초등학교~중학교 2학년까지 약 5년간) 프라하에서 자랐으며, 인문학자이자 에세이스트이며, 러시아 동시통역사로 일했기때문에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었서 문화를 보는 관점이 대단하다. 또한, 하루에 책7권을 읽을 정도로 다독가이기에 그녀의 글들은 다른 에세이에 비하여 풍부한 지식이 담겨져 있다.

 

'미식견문록'의 부제가 '유쾌한 지식 여행자의 세계음식 기행'으로 주제가 음식에 국한 된 것에 반하여 '문화편력기'는 '유쾌한 지식 여행자의 세계문화기행'의 부제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동서양의 문화, 역사,교육, 음식, 정치, 일상생활까지의 모든 분야의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그녀만의 샘솟는듯이 넘쳐 흐르는 지식탐구 능력과 읽다보면 어느 순간 독자들을 웃게 만드는 독특한 위트로 읽는이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작가의 '언어 유희'는 상당히 위트가 넘쳐 흐른다. 책뒷표지에 '모든 기다림의 순간, 나는 책을 읽는다'의 저자 '곽아람'님의 글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일본의 드라마 '꽃보다 남자'라는 제목이 일본속담의 '꽃보다 경단'에서 나왔다는 글을 쓰는 과정에서 동원된 각나라의 속담들은 그녀의 독서편력에서 나왔음을 보여준다.'꽃보다 경단', '꽃 밑보다 코밑', 영어의 '새의 지저귐보다 빵', 러시아의 속담 '휘파람새를 이야기로 기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늘을 나는 학보다 손아귀의 박새'. '미남미녀로 태어나기보다 행복한 사람으로 태어나라', '집의 매력은 건물의 화려함이나 아름다움이 아니라, 파이의 맛에서 결정된다.' 등이 소개되는데, 이것은 독일의 낭만파 시인 "노발리스의 '하인리히 폰 오프터딩겐'의 소설도, 푸른 꽃을 추구한 결과 시적 재능이라는 열매를 얻는다는 이야기이다. "(p31)라는 글을 쓰기 위해서 인용된 글인 것이다. 이 한 주제에서 볼 수 있듯이 그녀의 속담 실력은 " 당신을 속담의 달인으로 임명합니다."라는 말을 해 주고 싶을 정도이며, 그녀의 '언어 유희'도 작가의 언어적 감각과 재치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이런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각종 서적의 내용을 뒤져서 독자들에게 설명해주는 지식 탐구의 노력이 가져다 준 결과인 것이다. 속담 한 마디가 인간의 존재 본질까지 파고 드는 이야기들은 책의 곳곳에서 읽을 수 있으며, 이것이야말로 '요네하라 마리'의 책을 읽는 묘미이며, 이런 글을 접하게 되는 독자들은 그 순간부터 그녀의 열렬한 팬이 되고, 그녀의 글에 매료되는 것이다.

                
 이 책의 '옷갈아 입기도 일이라서'(p38)의 경우로 그녀의 글의 구성을 생각해 보면: 계절의 변화를 느낀 작가 옷정리-개,고양이 털갈이- 공상(그 털로 양탄자를 만들면)-속담소개(러시아속담)-지인이야기(주재원k씨의 빨래이야기)- (위트- 웃지 않을 수 없는 엉뚱 대답) 이와같이 어떤 이야기가 그녀에게 쓰여지게 되면 실타래가 술술 풀려나가듯이 풀려서는 끝없는 지식탐구와 톡톡튀는 재치로 다시 짜여진다.
난데없이 팡팡 터지는 웃음에 도저히 웃지 않고는 넘길 수 없는 재치만점의 이야기에 읽는이의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내가 '문화편력기'를 읽으면서 가장 감동적이었던 이야기는 '이야기덕분에 산다.'(p69~72)이다. 작가가 '올가의 반어법'을 쓰기위해서 유태인 여죄수 전용 강제수용소에 관한 자료를 얻던 때의 이야기이다. 수용소 생활의 갈리나의 이야기를 통해 가장 고통스러웠던 순간에 그 곳에 갇혀있던 여배우가 '오셀로'를 혼자 모든 배역을 재현하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게 되고, 그후에는 힘든 노동에도 불구하고 각자 기억속의 책구절을 서로 보완해 나가면서 즐기게 되는데, 장편 대작인 '전쟁과 평화', '백경'등의 소설까지도 거의 문장 그대로 재현하기도 했고, 그런 비참한 상황속에서도 '안나카레리나'를 동정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열두개의 의자'를 듣고는 포복절도했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수면부족에도 불구하고 여자들은 더 생기있고, 삶의 생명력이 넘쳤다는 내용인데, 얼마나 감동적인 글이었다.
이 내용에서도 우리와의 문화의 차이점을 느낄 수 있다. 아마도, 책을 좋아해서 나의 리뷰를 읽는 사람들은 '책이 없는 세상'은 상상도 못할 것이다. 두뇌의 공황상태가 오지 않을까하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 요리와 먹이의 경계선'은 '미식견문록'을 생각하면 글의 내용이 짐작 될 것이다.

 

마지막 장인 '드래건 알렉산드라의 심문'편은 대부분의 글이 작가의 추억에 얽힌 이야기들이다. 맞선보던 이야기, 실연한 이야기, 프라하시절 이야기, 아버지와 어머니 이야기, 그리고 다양한 꽃(라일락, 왕벚나무, 석류꽁, 사프란, 아네모네, 민들레, 수유나무, 마가목)에 얽힌 이야기들이어서 이 책중에서는 가장 정서적이고 추억이 담긴 이야기들이다.
이중에서 또 웃음을 자아낼 수 있는 글로 '맞선남 이야기'- 그는 더욱 큰소리로 고함을 쳤다. "큰 거예요, 작은 거예요?" 가게 여기 저기에서 실소가 새어나왔다. "왜 그런 거까지 당신에게 일일이 보고해야 하죠?" "부탁이니까 말해주세요!" 큰거예요, 작은 거예요?" '이사람하고는 오늘로 끝이다.'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말했다. " .... 작은거."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았다. ".... 그런가요." 그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p190)
이 글을 읽고 무슨 상상이 드는지 궁금하다. 맞선남과 대화인데....
웃음이 '팡'터지는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아빠 사랑해요', '어느 날 어머니에게 일어난 일', '아버지곁으로 여행을 떠난 어머니'는 가족애가 느껴지는 잔잔한 이야기들인데, 역시 자녀에게는 언제나 부모라는 존재가 느끼게 하는 애틋한 마음이 있는 것이다.

자식에게는 '뚱뚱하고 공산당'인 아빠, 16년간 지하에 숨어 사는 아빠도 자랑스러운 존재이고, 당당하던 어머니가 치매 노인이 되신 것도 귀찮은 존재가 아닌 마음의 평온을 가져다 주는 존재인 것이다. 책 속의 글에 나타난 어머니를 향한 작가의 마음이다.



기억력이 희미해져가는 인간은 얼마나 순수하고 맑아지는 것인가. 어머니를 관찰하면서 곰곰 그런 생각이 든다. 멋을 부리거나 뻗대는 것, 욕망과 원망에서 해방된 어머니는 만나는 사람 모두에게 한없이 상냥하다. "많이 힘드시죠?" 라고 주위 사람들이 동정을 표하지만, 어머니랑 살면서 내가 얻게 된 마음의 평온은 무엇과도 바꾸기 어렵다. (p245)
'요네하라 마리'의 마지막 작품이자 유작인 '문화편력기'는  일본인이지만,어린시절의 프라하 생활과 러시아 동시통역사라는 이력이 성장과정에서 '코즈모폴리터니즘'과 '내셔널리즘'의 균형을 맞추어 가야 했다. 그래서 작가가  '문화'를 접하는 태도나 느낌이 다른 사람들보다 독특하였던 것이다. 또한, 누구도 따를 수 없을 정도의 지식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와 그로 인한 그녀만의 '사유'가 작품에 녹아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글 속에는 언제나 위트가 함께 한다.
'문화편력기'로 '요하네스 마리'를 처음 만나는 독자들은 아마도 그녀의 팬이 되었을 것이다. 나 역시 '미식견문록'을 통해서 '요하네스 마리'를 처음 알게 되었지만 이제는 그녀의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 검색을 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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