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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미용실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ㅣ 책고래아이들 4
박준희 지음, 한담희 그림 / 책고래 / 2017년 1월
평점 :
지금도 아이의 헤어 스타일에 관련해서는 가끔 나와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아이가 원하는 스타일대로 가거나 아니면 아이를
설득해서 내가 원하는 스타일로 가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아이가 어릴 때는 머리를 자르러 미용실에 가거나 하는 부분에서 의견이 안 맞는 경우가
많았지요. 여자 아이도 그렇지만 머리카락을 자주 잘라야 하는 남자 아이들의 경우에도 이런 갈등이 있을 것 같아요.
독특한 미용실에 다녀오게 된다면 미용실을 더 이상 가기 싫고 두려운 곳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바로 그 미용실은 고릴라가
왔다갔다하는 고릴라 미용실이랍니다.
미용실에 가기 싫어하는 홍두는 어느 날 집에 온 미용실 광고 전단지를 보고 온 가족이 함께 미용실을 찾아가게 된답니다. 사실 어린이
손님에게는 블록을 준다는 말에 솔깃했던거지요.
미용실 아저씨의 손에 덥수룩하게 난 털을 보면서 갑자기 흥미를 갖게 된 홍두. 홍두는 미용실의 좁은 복도를 따라 사라진 미용실 아저씨를
찾아 어느 방 하나로 갑니다. 그곳에서 홍두는 털로 뒤덮인 미용실 아저씨를 보면서 그가 고릴라라는 것을 알아채고는 정신없이 도망쳐 나옵니다.
알고 보니 미용실 안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고릴라였네요. 미용사도 고릴라, 손님도 고릴라 말이죠.
털 이야기만 하는 미용실에 온 고릴라 아줌마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사실은 이 고릴라들이 원래 털이 없는 민고릴라였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털에 관심도 없던 민고릴라들이 털이 갖고 싶었던 털박사 할아버지에 의해 남의 털을 몸에 붙일 수 있는 척척 본드를 개발하여 가능하게 되었다네요.
최고의 털 패션을 선보이기도 하고 올해 최고의 털을 뽑기도 하는 행사를 하면서 민고릴라들은 하나의 문화로 색다른 털 붙이기를 선보이고
있네요. 인간의 눈으로 이런 모습을 바라보는 홍두는 이제 미용실이 더 이상 지루하고 가기 싫은 곳이 아닐 것 같아요. 색다른 모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사실 아이랑 미용실에 가면 지금은 머리를 자르기 싫어하는 것보다 어른들이 머리하는 시간을 기다리는 것을 지루해하거나 자기가 파마를 해도
오래 걸리는 것을 못견뎌하는 것 같아요. 이렇게 미용실이 재미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한다면 아이들이 미용실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즐거워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