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번 버스는 2번 지구로 향한다

0번 버스는 2번 지구로 향한다
김준녕 지음 / 고블 / 2023년 10월

SF는 내가 좋아하는 장르 중 하나인데 전혀 예기치 않게 이 책에서 그런 내용들을 만났습니다. 처음 책의 제목을 보면서 0번 버스는 2번 지구로 향한다고라는 물음표가 먼저 들더라고요. 2번 지구라니 그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는 다른 곳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 버스에 내가 탔다면 나는 어땠을까란 생각을 하며 책을 읽었던 것 같습니다. 나와 여학생 한 명만이 있는 이 버스. 기사님은 그닥 친절한 것 같지는 않고 내가 아는 노선과 다른 곳으로 향하는 버스. 만약 나라면 기사에게 이것저것 물어봐야 할까요 아니면 그냥 가만히 새롭게 내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들을 마주하고 있어야 할까요 이런 생각들로 가득했습니다. 설정이 굉장히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버스 기사는 베테랑 기사가 아닌 수습 기사라고 주인공이 생각하는 모습이 여러가지를 상상하게 하더라고요. 베테랑 기사의 모습을 ‘일상 속에서 일상이 끝날 뿐이다’라고 기록해 놓은 부분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익숙하지 않은 수습 기사의 날것 같은 모습이 오히려 더 우리의 삶에 상상을 더하게 해주는 건 아닌가 하고요. 

‘망자를 위한 땅은 없다’에서는 우리가 한 번 쯤 생각해 봤을만한 우주 전쟁이란 단어가 떠오르더라고요. 우리의 부동산 투기가 이제는 우주로 뻗어나간 인류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끔 우주에 대한 뉴스를 접하고 있으면 결국 이것도 가진 자들이 정복하게 되는 땅에 불과한 것인가란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이 소설이 딱 그런 느낌이더라고요. 

이외에도 블랙 코미디처럼 웃기면서도 우리 인간의 부조리를 잘 보여주는 작품들도 많아서 평소 제가 좋아하는 장르를 모처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빚으로 돌아가는 자본주의 사회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에서도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채무를 갚지 못하면 죽을 자유를 선택할 수도 없고 이 책임이 혈연으로 넘어간다는 것인데 생각만해도 빚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무기가 될 수 있는지 공포심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 책 한 권에 들어있는 작품 하나하나마다 개성이 강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내용들이 많아서 지루할 틈없이 이것저것 상상하며 읽어나간 시간이었습니다. 

고려거란전쟁

고려거란전쟁 - 하 - 고려의 영웅들
길승수 지음 / 들녘 / 2023년 11월

고려거란전쟁은 얼마전 텔레비전에서 방영을 시작한 kbs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의 원작 소설입니다. 아마 이 드라마를 보기 시작한 분들은 아시겠지만 굉장히 흥미로워 계속 이 드라마를 보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역시 그렇고요. 

책으로는 크게 상권과 하권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상권에 이어 쭉 이어가며 책을 읽어나가게 되네요. 사실 역사 소설을 읽을 때 많이 드는 생각은 어디까지 허구이고 어디부터가 사실인지 이 부분이 애매한 소설들도 있는데 이 책은 최대한 사실에 기반을 하고 실존 인물들을 중심으로 써 내려갔다고 하니 더욱 더 우리 역사를 생각하면서 읽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앞서 상권에 대한 이야기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은 고려와 거란의 전쟁 중 소손녕이 고려를 침공한 사건 이후 17년 후에 발생한 전쟁으로 거란의 2차 침공을 다루고 있습니다. 사실 고려와 거란의 전쟁이라고 하면 우리에게 잘 알려진 소손녕과 서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알고 있었는데 거란의 2차 침공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더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 책에서 양규와 김숙홍 등의 인물들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하 권에서는 전투에 대한 이야기들을 몰입감 있게 들어볼 수 있어 더 빠르게 책장이 넘어갔던 것 같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전쟁으로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보면서 우리 선조들의 지혜에 다시금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분들이 있었기에 오늘날까지 우리가 편안하게 잘 생활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마음에 고마운 마음도 들더라고요. 

아울러 지금의 우리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나라를 지켜온 분들의 노고도 잊은 채 자신들의 안위만 중요한 지도자들을 보면서 여러가지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네요. 이 책에서 읽은 내용들이 앞으로 드라마에서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하면서 드라마를 앞으로도 쭉 열심히 시청해야겠어요. 아무튼 잘 몰랐던 우리 역사 속 인물에 대해 알게 되어 앞으로도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봐야될 것 같아요.

까다롭지만 탈없이 배우는 중학 물리

까다롭지만 탈 없이 배우는 중학 물리
강태형 지음 / Mid(엠아이디) / 2023년 10월

물리학이라고하면 어렵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 정도로 흥미는 있지만 학창 시절에 어려웠던 분야 중 하나입니다. 수학과 맞물린다는 부분에서도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고 공식도 많아서 저에게는 그런 학문으로 여겨졌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도 이야기하듯이 물리학은 포기하기에는 재미있는 학문이기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에 어느 정도는 공감하게 되네요. 공식이나 이런 것들을 떠나서 물리학이라는 학문 자체만 놓고보면 우리 삶과 연관도 많이 되어있고 흥미로운 부분들도 적지 않더라고요.

이 책은 물리와 관련된 부분들을 특히 중학교 교육과정과 맞물려 가고 있기 때문에 중학생 아이들이 물리를 좀 더 재미있고 흥미를 가지고 접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과학에서 어려울 수 있는 부분을 이렇게 미리 까탈물리를 통해 접하니 이해가 잘 될 것 같아요.

문제를 주고 답을 생각하게 하는 방식이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특히나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생각할 수 있는 질문들이거나 알고 있는 것들을 왜 그런지 생각하게 함으로써 정리해주는 역할을 잘 해주는 것 같습니다. 문제를 맞혀야겠다 싶은 생각도 들어서 열심히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 맞는지 설명을 통해 과학적인 부분들의 지식도 함께 챙깁니다.

과학 노트에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가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그냥 편한 마음으로 책 속의 문제들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물리를 좀 더 편하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습니다.

아이와 함께 보면서 저 역시도 잊고 있었던 부분들도 다시 정리해보고 관심 갖지 않았던 현상들에 관심을 새롭게 가져보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아이의 경우 학교 교육과정에 있는 내용이라면서 세세히 잘 살펴보더라고요. 아이와 함께 보면서 물리학에 대햔 관심을 키워가면 좋겠네요.

감꽃 길 시골하우스

감꽃 길 시골하우스
이영희 지음 / 델피노 / 2023년 11월

책의 제목부터 그림까지 뭔가 정겨운 느낌이 가득합니다. 마치 익숙한 풍경을 마주하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꽃 그림이 뭔가 편안한 기분을 주기도 합니다. 감꽃 길 시골하우스라는 제목에서도 뭔가 내가 기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도 들고요. 다만 표지의 그림 중 눈에 띄는 꽃 그림 중의 하나는 꽃이 꺾여 있다는 겁니다. 아름다운 꽃이 꺾여 있다니요. 이 무슨 일을 암시하는 걸까라는 생각으로 책을 펼쳤습니다. 

역시나 슬픈 일이 주인공에게 벌어지고 있네요. 부모를 잃은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텐데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큰 힘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더 힘들게 한다면 어떨까요? 누구를 믿고 의지하며 마음을 추스려야 할지 막막할 것 같아요. 우연히 마주한 감꽃 길의 시골하우스에서 주인공 하유는 위로를 받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사람에게는 누구나 감당하기 힘든 시련이 올 때가 있고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마음을 추스려야 할지는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지만 감꽃 길 시골하우스처럼 이런 공간이 나 자신에게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런 공간이 있다면 그 어떤 시련이 닥쳐와도 마음의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외로움이 그나마 조금 덜어지지 않을까 싶어서요. 

하유는 시골하우스에서 시곤을 운명처럼 만납니다. 이런 만남이 우리에게 상처를 회복하고 다시 일어서고 살아갈 힘을 주는 것 같아요. 하유에게 그런 존재가 바로 시곤이기도 하고요. 책을 읽으면서 감꽃 길의 시골하우스를 상상합니다. 감꽃 길의 꽃말은 알지 못했는데 ‘좋은 곳으로 데려가 주세요’라는 꽃말이라고 하니 감꽃에 대한 생각이 바뀌는 것 같아요. 뭔가 더 따뜻한 위로를 필요로 하는 꽃말인 것 같기도 하고요. 

아무튼 처음 책 표지를 봤을 때 꺾여진 꽃 줄기가 눈에 띄었는데 동시에 궁금했던 것은 바로 뒤에 있는 꽃 봉오리였습니다. 상처를 받아 이렇게 꽃대가 꺾이게 될 때도 있지만 아직 피지 않은 꽃 봉오리처럼 다시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가 싶네요. 

옥스퍼드 영어 습관 365

조지은 교수의 옥스퍼드 영어 습관 365 (스프링) - 우리 아이 영어기초를 다지는 하루 한 문장
조지은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11월

영어 공부는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 의미에서 옥스퍼드 영어 습관 365는 일력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하루 하루 달력을 넘기듯 공부할 수 있어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실생활에서 쓰이는 영어로 되어 있다는 점에서 영국 가정에서 사용하는 어휘를 이 책으로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저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가끔 영어 공부를 하다보면 책 속에만 머무르고 실제로 영어권에서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서 실전 따로 공부 따로인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그런 부분에서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아서 이 책 한권으로 초등학생 아이들이 영어의 기초를 잡아갈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실생활에서 쓰이는 간단한 말들을 통해 모든 문장의 기본을 익힐 수 있다보니 아이와 함께 저 역시도 학습하기에 좋은 것 같습니다.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가족의 이야기가 먼저 소개되어 있어서 일상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연결되는지를 자연스럽게 살펴볼 수 있다보니 어떨때 이 표현을 알아두고 사용하면 좋을지가 연상되더라고요.

아울러 오늘의 단어나 오늘의 표현, 오늘의 응용 부분들을 통해서 기본적인 단어나 표현도 익히고 더 나아가 응용을 통해 반복해서 연습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일상 속 영어회화 표현들을 미리 접해서 반복하여 학습하다보면 초등학생 이후에도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어렵지 않은 표현들로 아이와 함께 어른들도 하루에 간단히 3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여 하나의 문장을 익히며 공부하다보면 부담스럽지도 않고 재미있게 아이와 함께 학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울러 달력 형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책을 그냥 덮어두는 것이 아니라 달력처럼 내가 펴 놓고 싶은 부분을 펴 놓는 것만으로도 눈길이 자연스레 가게 되고 수시로 보게 되니 좋은 것 같네요. 주로 다이얼로그 데이 부분처럼 문장이 조금 길어지고 여러 가지 문장이 나와 있는 부분으로 펴놓게 되네요. 아무튼 사이즈도 괜찮고 탁상 달력으로 놓아두면서 수시로 학습할 수 있어서 자주 들여다 보게 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