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신경 안쓰는 사람이 더 많겠으나, 나는 음악을 들으며 해당 작곡가의 작품수가 광범위하면 흥분하기

시작한다(?).

 '우와.. 곡 정말 많이 남겼다... 대단해~'

 뭐 이러면서 소소한 재미를 느끼는 편..

 

 작품의 분량은 별도로 하고(연주시간), 개수가 정확히 파악되어 있는 인물 중 다작은 J.S.바흐인데..

 텔레만이 3,000여개 남겼다고하나 정확히 파악하기가 힘들다. 여하튼 바흐는 BWV 1128까지 있다.

 그런데 이것은 작곡가 사후에 정리된 것이라 Op(Opus 오푸스) 넘버가 부여되어 있지는 않다.

 또한 바로크시대에는 작품의 순서와는 상관없이 출판되는 것만 Op넘버를 부여했다.

 

 이러다보니

 'Op 넘버를 부여한 인물 중 가장 높은 숫자는 누구일까..?'

 이런 별로 영양가없는 호기심이 생겨서 이리저리 알아보았더니 의외로(?) 체르니(Carl Czerny, 1791~1857)가

 아닌가! 체르니.. 체르니.. 피아노 교본으로 유명한 인물인데, 작품번호가 Op. 861에 이른다.

 ㅎㅎ 체르니 짱짱~

 

 

 

 그런데.. 이를 뛰어넘는 인물이 있을 줄이야.

 카슨 쿠맨(Carson Cooman, b.1982)이라는 미국 작곡가다.

 정확히 몇 번까지 있는지는 파악이 안되나,

 

 - Solstice Prelude (Op. 1055) (2014)

 

 ...........

 이걸 보고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거기다 나이도 우리나라로 치면 33세다. 당신 사람 맞음?(;;)

 역시 세상은 넓구나... Op. 1000을 넘긴 인물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짧은 곡들도 있으나, 큰 규모의 오케스트라

작품이나 오페라도 꽤 많다. 이거 진짜 괴물이네..

 이런 작곡가가 너무나 많은 곡을 만든다면 나중에 이런 것도 나올까나?

 

- 피아노 소나타 675번 "운명" (Piano Sonata No. 675, "Fate", Op. 3981)

 

 푸핫~ 웃긴 상상이다. 상상으로도 뭔가 재미있다.

 음반 출시도 꽤 되어있다. 알라딘에는 거의 낙소스 음반이지만, 수입이 안 된 다른 레이블 음반도 많다.

 

 

 

 

 

 

 

 

 

 

 

 

 

 

 

 

 

 

 

 

 

 

 

 

 

 

 

 

 

 

 

 

 

 

 

 

 

 

 

 

 

 낙소스 뮤직 라이브러리에서 그의 작품들을 들어보는 중.. 꽤 많이 등록되어 있어 오랫동안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홈페이지가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방문해보시기 바란다.

 

 http://www.carsoncoom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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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오래 된 역사를 가진 악기가 하프(Harp)라고 한다.

 기원전으로 올라가면 현재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발현악기들이 있으나 하프의 모태악기들이라고 보면 될 듯

싶다.

 

 한 때 (지금도?) '하프만 가지고 있으면 대학에 들여보내준다', '혹은 악기가 수 억을 호가한다'는 둥의 말이 번지

기도 했다. 나도 하프는 상당히 비싼 축에 속하는 악기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곽정(Harpist K)의 인터뷰 내용을

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나보다.

 취미나 여가생활로 배우는 분들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는데.. 나도 알아보니 교육용 하프는 비교적 저렴한

편에 속했다. 오보에(Oboe)나 바순(Bassoon)보다 가격이 훨씬 낮았다.

 이 참에 나도 한 번?(;;)

 하프는 무슨.. 집에 있는 기타도 방치되고 있는 통에..

 악기 중에 '아이리시 휘슬(Irish Whistle)' 소리가 맑고 예뻐서 취미로 해볼까 생각중이다! 가격도 저렴하고..

 

 아;;; 자꾸 삼천포;;;

 

 

 음.. 하프가 역사는 무진장 오래 됐지만 아직도 대중들하고는 거리가 있어서,

 '하프 레퍼토리가 무엇이 있지?'

 란 질문을 하면 대부분이 모차르트의 '플루트와 하프를 위한 협주곡, K. 299'를 떠올릴 것이다.

 녹아내릴 듯 달콤하며 모차르트 특유 천상의 선율이 천사들과 조우(?)하게 해주는 걸작이다.

 다른 곡으로는 헨델의 '하프 협주곡 HWV 294'가 있다. 너무나 유명한 음악이라 듣기만하면

 '어라? 이게 이 음악이로구나'

 할 유명한 곡이다.

 

 바로크시대에는 하프의 독자적인 레퍼토리를 찾기가 힘든 편이고, 고전시대부터 독주곡이나 협주곡 등이

간간이 눈에 띤다. 이 당시 하프는 성능도 좋지 않아 반음계를 낼 수 없었다고 한다.

 악기 제작자인 에라르(Sébastien Érard, 1752~1831)가 1810년에 발명한 더블 액션 페달 하프(?)가 하프 연주에

큰 혁신을 가했고, 그 후로 이 악기의 다양한 레퍼토리가 나오며 하피스트도 그 수가 많아졌다.

 오늘날 뛰어난 하프 작품들을 남긴 인물들을 꼽으라면 그 수도 많고, 세계적인 하피스트들도 많다.

 그러나 유독 우리나라만 그런건지 아직까지는 '하프'란 악기와 거리가 있는 편이다.

 '부유층이 사용하는 악기', '돈 많아야 배울 수 있어'

 뭐 이런 인식이 있는 것 같은데.. 실제로 그런 면만 있는 것은 아니고, 연주자들도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으니

친근한 악기가 될 날도 언젠간 오겠지.

 

 

 개인적인 감상으로 하프 음악들은 고금막론, 참으로 우아하다.

 물론 전부 그런 음악들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발현악기들인 기타, 우쿨렐레, 류트, 만돌린과는 또다른 특유의 음색이 참으로 아름답다.

 가히 손으로 빚어내는 천상의 선율!

 하프 레퍼토리가 그렇게 많지는 않고, 나도 들어본 것들이 나름 유명한 것에 속하는 편이라 '숨겨진 보석'같은

곡은 아니다. 그래도 하프의 아름다움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곡들로 골라봤으니 관심이 있으신 분께는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보옐디외 (François-Adrien Boieldieu, 1775~1834)

하프 협주곡 C장조 中 3악장 (Harp Concerto in C major, III : Allegro agitato

 

 

 발음조차 약간 힘든 프랑수아 아드리앙 보옐디외(;;)의 하프 협주곡이다.

 보옐디외는 오페라 작곡가로 유명했고 '블랑슈 부인(La Dame blanche)'은 무려 1,700회나 공연되었다고하니

당대의 인기는 짐작이 가나 그 뿐이다. 오늘날은 명성이 바닥이고, 이 하프 협주곡만이 주로 회자되고 있다.

 

 전악장이 다 좋지만 3악장은 정말 하프 연주가 아니면 매력이 없을 것 같은 음악이다.

 그만큼 악기의 매력을 십분발휘했다는 뜻이겠지.

 하프 협주곡의 끝판왕(?)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알바스 (Elias Parish Alvars, 1808~1849)

하프 협주곡 G단조 (Harp Concerto in G minor, Op. 81)

 

 

 베를리오즈가 '하프의 리스트'라며 칭찬해마지 않았던 알바스의 협주곡이다.

 이렇게 아름다워도 되나요? ^^

 자신이 하피스트였던 만큼 뛰어난 하프 작품들을 많이 남겼으니, 앞으로도 다른 음반들이 많이 출시되었

으면 좋겠다~

 

 

 

 

디터스도르프 (Carl Ditters von Dittersdorf, 1739~1799)

하프 협주곡 A장조 中 3악장 (Harp Concerto in A major, III : Allegretto)

 

 

 하프 곡에서 이 레퍼토리가 빠지면 섭하다. 원래는 하프시코드(Harpsichord) 곡인데, 특이하게 하프 편곡

버전이 훨씬 높은 명성을 누리고 있다. 꿈을 거니는 듯한 3악장은 백미!

 어린 학생인 것 같은데.. 연주도 정말 잘하네..^^

 

 

   

 

두세크 (Jan Ladislav Dussek, 1760~1812)

하프 소나타 2번 (Harp Sonata No.2 in E-flat major, Op. 34)

 

 

 두세크는 몇 번 얘기했던 인물인데, 피아노 협주곡과 소나타가 많아 '쇼팽처럼 피아노 음악만 팠나..'할 수도

있겠지만 아내가 하피스트였던지라, 하프 협주곡과 소나타 등도 상당수의 작품을 남겼다.

 

 하프 소나타란 형식은 다른 현악기 소나타처럼 피아노 반주가 따르지는 않는다. 독주곡으로써의 하프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멋진 작품!

 

 

 

 

 

바겐자일 (Georg Christoph Wagenseil, 1715~1777)

하프 협주곡 G장조 (Harp Concerto in G major)

 

 

 잘못 읽으면 바겐세일(;;)이라고도 읽을 수 있는 바겐자일.

 모차르트의 아버지인 레오폴트 모차르트도 바겐자일을 매우 존경했고, 생전에 이미 '거장'으로 추앙받던

위대한 인물이다. 지금은 뭐.. 음...;;

 하프 협주곡은 짧지만 정말 싱그러우며, 봄을 그리는 듯한 맑고 화사한 선율이 일품이다.

 2악장의 깊은 서정미도 눈여겨 봄직하다.

 

 

 

 

레니에 (Henriette Renié, 1875~1956)

명상 (Contemplation for Harp)

 

 

 20C 하피스트의 거장이자 여류 작곡가인 앙리에트 레니에의 하프 작품이다.

 그녀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외면 당하고, 연주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눈물로 점철된 삶을 살았지만 음악

만큼은 지극히 평온하다. 이런 위대한 인물들이 토대를 만들어놓은 덕에 지금의 하프연주자들이 존재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관련 음반들!!

 

 

 

 

 

 

 

 

 

 

 

 

이런.. 죄다 품절이로구나..ㅠㅠ

 

 

 

  

 엘리자베스 하이넨(Elizabeth Hainen)의 하프 협주곡집 음반은 정식 수입은 되었는데, 이상하게 알라딘에

없어 다른 사이트를 통해 입수했다. 알바스의 협주곡이 실려있으니 관심있으신 분은 구매하시길.

 

 

  그리고 요즘은 조금 구하기 힘드나 곽정(Harpist K, 하피스트 케이)의 '비바체' 음반도

 추천할만 하다. 크로스오버 음반으로, 전자 하프를 이용한 연주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연주들과 현란한 스킬로 하프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매력적인

 음반이다.

 

 

 

 

 

 

 관련 동영상~ 

 

 

 

 완연하지는 않지만 이제 거진 봄이다.

 그래도 많이 따뜻해진 날씨,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하프 음악들을 감상해보는 것도 나름 운치가 있을성

싶다 ^^ 오늘은 나도 하프 음악만 들어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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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다르 (Benjamin Louis Paul Godard, 1849~1895)

 

 - 바이올린 협주곡 2번

 - 콘체르토 로망티크

 - 시적 풍경

 

 바이올린 : Chloë Hanslip

 지휘 : Kirk Trevor

 악단 : Slovak State Philharmonic Orchestra, Košice

 

 

 

 

 

 

고다르 (Benjamin Godard, 1849~1895) - Violin Concerto No. 2 in G minor, Op. 131 (excerpt)

 

 

 그동안의 과소평가가 아쉬운 고다르. 낙소소(NAXOS)를 좋아하는 이유가 이런 점이다.

 '자장가'밖에 안 알려져 있는 프랑스 작곡가 고다르의 바이올린 협주곡이라니.

 그것도 클로에 핸슬립(Chloë Hanslip)이라는, 젊지만 눈부신 주목과 성과를 보여주었던 연주자가 선택할만한

레퍼토리는 아닌데 말이다. (바이올린)연주자로서 어느정도 인지도가 생기면,

 

 '적어도 베토벤이나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정도는 내줘서 음악적 역량을 인정받아야지'

 

 이런 인식이 다분하다. 나는 별로 동의하지않고, 만날 똑같은 레퍼토리를 출시하는 스타 연주자들과 음반사들의

관행에 질려있기 때문에 차라리 이런 비유명 작품을 들고 나타나는 점이 더 반갑다.

 언제나 고정 레퍼토리만 사골 우려내듯 우려 먹으며, '이건 소금이 부족하군', '후추가 더 들어가야해', '송송썬

대파가 너무 많아'같은 비평에만 매달리느니, (무명)연주자들의 새로운 레퍼토리에 비중을 두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낙소스가 이런 점에서는 매우 대범하고, 음반 가격도 저렴해서 부담이 없다. 솔직히 모험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

평균 15,000~20,000원 하는 다른 음반들보다야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충분히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이 음반도 이러한 도전의 결실(?)이라고 볼만하다.

 

 

 비슷한 시기에 활동한 프랑스의 작곡가 쇼숑(Amédée-Ernest Chausson, 1855~1899)처럼 46세란 나이로 단명

한 고다르는(쇼숑은 자전거 사고로, 고다르는 결핵으로 사망하였다), 오늘날 별다른 조명은 못 받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활약한 다른 작곡가들이 각 분야에 특출났기 때문일까?

 생상스, 마스네, 랄로, 샤미나드, 드뷔시, 사티 등 각 분야에서 거장인 프랑스 작곡가들이 수두룩했으니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기 어려웠던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낭만적인 작풍 때문에 F.멘델스존이나 R.슈만의 뒤를 잇는 낭만주의 작곡가라는 평도 있지만, 그에 따른 대접은

시원찮다. 고다르만 이런 대접을 받는 것은 아니니 딱히 그만 옹호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이러한 푸대접이 진정 그들의 작품이 질이 떨어져서인지, 아니면 비유명 작품이라 평가받을 기회조차

없었는지는 한 번 생각해볼만한 문제이다.

 

 

 낭만적 우수감이 흐르는 바이올린 협주곡 2번.. 내 생전에 한국 연주회에서 볼 날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른 작품이라도 꾸준히 재조명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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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치니의 오페라 '에우리디체 (Euridice, 1602년)'

中 'Io, che d'alti sospir vaga e di pianti (깊은 한숨과 눈물을 원해요)'

독창자 : Magid El-Bushra (역시나 카운터테너...^^)

 

 

 음악을 듣다보니 '최초'란 것에 얽매이는 경우가 많아졌다.

 - 세계 최초 레코딩 / 국내 최초(?)

 - 최초 전곡녹음

 - 최초 음반화 / 최초 CD화

 - 최초의 오페라, 최초 최초 최초..

 

 

 이런 것에 얽매이면 별로 바람직한 감상이 되지는 않는데..ㅜㅜ

 

 클래식 음악의 다양한 형식, 혹은 장르 중에 해당 분야 '최초의 작품'으로 정의/규정할 수 있는 것들은 매우 적다.

 누가 그 말을 사용했느냐가 우선시 되는 경우가 많다.

 필드가 녹턴을 창시 했다하고, 리스트가 교향시를 창시했으나

 용어를 새로 규정지었을 뿐 비슷한 형식의 음악들은 이전에도 분명 존재했다.

 점진적으로 발전하다가 일정 수준이 되자 독립된 장르로의 전환 필요성을 느껴 용어를 만들게 된 것이다.

 

 오페라도 마찬가지이다.

 이전에도 오페라라고 하기는 뭣하지만 모태 장르였던 마드리갈 코미디, 즉흥 희곡, 종교극 등이 점차 발전하

여 오페라가 탄생되었다고 볼 수 있다.

 최초의 오페라로 알려져 있는 페리(Jacopo Peri, 1561~1633)의 '다프네(Dafne, 1597)'는 매우 단편적인 악보만

존재하며 전부 분실되었고, 3년 후에 나온 그의 '에우리디체(Euridice, 1600)'가 기록학적으로는 '최초'로 평가

받는다.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L'Orfeo, 1607)'를 최초로 보는 견해도 있다)

 

 

 페리의 작품과 함께 최고(最古)의 오페라로 인정받는 것이 카치니(Giulio Romolo Caccini, 1551~1618)의 동명

오페라인 '에우리디체'이다.

 1602년 작품인 이 오페라는 당대에 큰 인기를 끌며 여러 차례 공연에 올랐다고 한다.

 몬테베르디의 등장으로 얼마 있지 않아 사그라지긴 했지만, 이 새로운 장르에 대한 대중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1600년 후로 오페라는 수세기 동안 번창하며 수 많은 작품들이 만들어지게 된다.

 역사적 가치가 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으나, 후기 바로크 오페라(대략 1700~1750년 경) 등과 비교해서 감상

해보면 단조롭고 뚜렷한 표현 양식이 있는 것도 아니며, 그냥 줄거리가 있는 모노디(쉽게 말해서 독창음악)가

연속되고 있다고 봐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듯 하다.

 

 

 그래도 내가 가진 오페라 중에 가장 오래된 작품이라 그런지(?) 감상하는 횟수가 잦다.

 마치 400년전 초기 바로크 시대를 두 귀로 경험하는 듯 신비한 체험이다.

 아래 음반이 최초 음반이라는데.. 진위여부는 잘 모르겠으나 그래도 고마운 음반이다.

 상연되는 일도 거의 없는 오페라지만, 이렇게라도 음악 감상기회를 제공하니~

 여러 종류의 다른 녹음이 나오길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지도...?^^;

 

 

 

 카치니 (Giulio Romolo Caccini, 1551~1618) - 오페라 '에우리디체'

 

 ~음반설명~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오페라로 바로크 시대를 여는 중요한 시작점

 가운데 하나인 카치니의 <에우리디체>가 마침내 전곡을 복원하여

 최초로 음반화 되었다.
 반주의 형태와 성부하나까지 세심하게 재현한 젊은 연주단체 스케르

 치 뮤지칼리의 중심 성악진의 미성은 이 혁명적 작품에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108페이지에 이르는 리브레토를 비롯하여 이 역사적

 녹음에 어울리는 완벽한 구성이 소장가치를 높이는 작품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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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은 지루하고 따분해

 

 

 요즘은 더 심해지긴 했지만, 내가 학생일 때도 학구열은 엄청나서 국ㆍ영ㆍ수 외의 과목들은 학생들이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고등학교 2학년, 3학년을 올라가며 그런 현상은 더 심해져 일명 '교양과목' 시간은

거의 자는 시간과 다름 아니었다(자신의 선택과목이 아니어도 마찬가지).

 2학년 때까지만 음악시간이 있었는데, 선생님이 클래식 음악 감상 한답시고 설명 후 틀어놓으면 친구들은 90%

이상이 잠을 잤다. 나는 이 때도 클래식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나름 즐겁게 감상했고, 친구 한 명도 꽤 듣는

편이라 같이 잡담을 하며 들었던 것 같다.

 단편적인 부분일지도 모르나, 클래식 음악이란 것이 얼마나 사람들에게 어필을 하지 못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면이라 생각한다.

 나도 클래식을 좋아한다 하지만, 지루한 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몇 분짜리 음악도 있긴하나 대부분이 수십분, 혹은 1시간, 몇 시간짜리 음악들이다.

 예술이라는 관점으로 보아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그 긴 시간동안 온전히 음악을 감상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굳이 클래식 음악을 듣지 않아도 문제 될 것은 없고, 짧은 시간동안 충분히 즐거움을 주는 다른 장르의 음악들

이 즐비하다.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클래식을 '고상한 음악', '귀족 음악', '지루한 음악' 등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허나 항상 그런 음악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클래식은 쉽게 접할 수 있다. TV를 보다가 자연스레

흘러나오는 음악이라든지, 라디오 시그널에 나오는 음악들, 길거리 의류매장에서 나온다든지 하는 것들은 대부

분이 익숙한 클래식 음악들이다(요즘은 뉴에이지가 많긴 하다).

 개인 취향이기에 왈가왈부하기는 뭣하나, 이렇게 우연찮게 듣더라도 '오, 괜찮은데?', '이 음악은 정말 감동이야..'

라고 느낀다면 클래식 음악도 그렇게 문턱이 높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클래식 음악을 듣다보면 음악사도 자연스레

 

 

 클래식 음악을 듣게 되는 동기는 저마다 다르지만, 듣다보면 음악사도 꼭 거쳐가게 된다.

 일반적으로 컴필레이션 CD를 구매하게 되면 해설집이 같이 있는데, 이런 소책자에는 간략적이긴 하나 대략의

음악사와 악곡해설 등이 실려 있어 음악의 배경지식과 이해력, 친밀감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나같은 경우도 초기에 구매한 컴필레이션 해설집을 마르고 닳도록 읽어서 너덜너덜 해지기까지 했다.

 그 후로도 CD를 구매할 때마다 속해있는 부클릿의 정보들을 많이 보았으나, 영어실력이 그리 뛰어난 편도

아니고, 보는 재미도 덜해서 여러 클래식 관련 서적들을 찾아 읽어 보았다.

 뭐랄까. 그냥 재미있었다.

 익히 알고 있는 사실들도 많았고, 책마다 겹치는 것들도 있었으나 새롭게 알게 되는 에피소드, 음악가들의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일면이나 역사들을 알아가는 것은 즐거웠다.

 

 허나, 클래식 음악을 들으려면 음악사도 꼭 알아야 하는 것일까?

 음악'사'에만 한정 짓는다하나, 한 분야의 역사를 알아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그다지 흥미가 동하는

것도 아니다. 자신의 관심분야가 아니라면 뭐든지 알아가는데에 지루하고 따분할 수밖에 없다.

 또한 음악을 온전히 감상하는데에 배경지식이 꼭 필요한 것도 아니다.

 굳이 거창한 역사가 아니더라도,

 라벨이 골동품 모으는 취미가 있었다든지, 글래스가 택시기사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한 적이 있었다든지, 베르크

가 말러의 지휘봉을 죽을 때까지 간직했다든지의 역사적 사실은 실상 음악을 온전히 감상하는데에 어떠한 영향

도 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보자.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들을 때,

 '피아노 협주곡 1번의 실패 후 완성한 회심의 역작, 의사의 도움을 받아 우울증 치료를 한 라흐마니노프가 온 힘

을 기울여 만든 작품, 글린카 상을 수상하였고, 후기 낭만 음악의 걸작으로 손꼽힘'

위와 같은 사실들을 안다고 해서 더 큰 감동을 준다거나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관심이 생겨 이런저런 정보를 알아가다보면 분명 흥미가 생기는 사실이긴하나, 음악을 듣는 것에 뭔가 큰 영향

을 준다고 볼 수는 없다.

 

 나같은 경우는 재미있어서 일부러 역사쪽을 알아보려는 부류이지만, 굳이 몰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음악을 들으며 얻게 되는 자연스러운 정보들만 습득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클래식 음악을 듣는 사람이니 역사적으로도 충만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 건 당연해~'란 생각은 허식이고,

겉치레에만 신경쓰는 발언이다.

 여러 역사들을 알게 되면서 감상하는데에 약간의 일조를 줄 수 있을지는 모르나, 결국 음악은 '듣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내 생각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 아님은 밝힌다.

 '모르고 들었을 때 좋아야 진정 좋은 음악이다'란 말도 있고,

 '지식없이는 감동도 없다'란 말도 있다.

 어떤 말이 참인 지는 나도 잘 모르겠으나, 아직까지는 전자 쪽에 무게를 두고 싶다.

 

 

 

마치며..

 

 

 제목과는 약간 벗어난 말이긴 하나,

 나는 클래식 음악을 일명 '고상한 취미', '가진 자들의 문화 생활'로 치장ㆍ이용하는 사람들을 증오한다.

 그리고 자기가 클래식을 좋아한다고 은근히 드러내서 자신의 외적인 면을 좋게 포장하려는 사람들도 싫다.

 허세와 가식만이 가득하고 있는 자들의 놀이터같은 수십만원짜리 음악회들도 본질을 왜곡시키고 있다.

 아무리 상업주의와 개인주의가 판을 치고 외관을 꾸며야하는 세상이라지만 이건 아니다 싶을 때가 많다.

 순수히 음악으로서 보아야하는 것. 왜이리 어려운 것인지..

 어쩌면 나의 이런 생각이 시대에 뒤떨어지는 발언일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나처럼 음악사 쪽에 흥미가 있는 분들을 위해 몇 권의 책을 추천하며 글을 줄일까 한다.

 

 

 

 

 

 

 

 

 

 

 

 

 

 

 

 

 

 

클래식 시대를 듣다

 이 책은 음악가들의 삶을 그냥 나열하는 것이 아닌, 그 당시의 시대상황과 관련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책이다. 인물들도 다양하게 실려 있으며, 작가의 개인 체험담과 연관지어 설명하는 부분도 참신하고 좋다.

 가격이 약간 압박이긴 하다. 나는 중고서점에서 구매했는데, 집 근처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알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위대한 음악가들의 기상천외한 인생 이야기

 이 책은 정말 재미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음악가들의 인간적인 면모나 생활상, 에피소드 등을 다루고 있어

흥미가 동하는 사람에게는 강력히 권장한다. 인물별 분량도 많지 않아 가볍게 읽기도 좋고, 사생활이 베일에

쌓여있는 현대 음악가들도 다수 실려 있다.

 

음악의 역사

 이 책은 딱딱한 음악 교과서 수준이다. 나는 양장본을 중고로 구했는데, 원가가 상당히 압박인 책이다.

 찾아보니 훨씬 저렴한 문고본이 있어 추가해 놓았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일목요연하게 음악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며, 20C에 번성한 다른 장르도 일부

거론하고 있다. 얘기한대로 딱딱하며 역사책을 보는 느낌이긴하나, 이렇게 자세하고 음악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책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음악사를 깊게 파헤쳐보고 싶은 분께 꼭 추천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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