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신과 함께>라는 만화가 재미있다는 소리를 듣기는 했지만, 곧 잊어버렸다. 그냥 요즘 기억력이 별로라서. 그런데, 생각이 난 김에 찾아서 읽기 시작해서는 한 번에 다 보고 말았다. 그리고 잊어버리기 전에 페이퍼로 돌아온다. 조금 전에 봤으니 그래도 남는 것 있을 때 페이퍼라도 써야지. 이유는? 그냥 요즘 기억력이 별로라서.^^; (저는 인터넷 연재분으로 보았으므로, 이 내용이 책으로 나온 것을 읽은 것은 아닙니다.)

 

 

 

 

 

 

 

 

 

 

 

 

 

 

 

<신과 함께 - 저승편>

 

어느 날 갑자기 죽었다. 그리고 누군가 찾아왔는데, 이젠 저승에 가야한단다. 저승에 가기만 하면 되는 건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더라는 게 이 이야기의 시작. 평범한 사람이었던 김자홍은 하루하루 살기에 고달프던 인생을 마치고, 저승에 가서 다행히 자신을 도와줄 변호사 진기한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들어본 적 없는 무시무시한 지옥의 단계를 거치면서 재판을 받고 그 때마다 변호사는 최선을 다해서 의뢰인을 지키기 위한 기발한 방법을 생각해내서 가장 좋은 것을 찾아 나선다. 하나하나 재판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보게 되는 것은 결국 김자홍이란 사람의 일생이며, 그 시간동안 살아왔던 것에 대한 전부였다. 소심하고 지친 사람으로 살아온 사람에게 있어, 진기한이라는 변호사는 그가 가질 수 있는 행운의 전부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만큼, 포기를 모르는 굉장한 활약을 보여준다. 같은 시기에 지옥에 가지 않고 도주한 원귀를 잡기 위해서 저승의 차사들은 이승을 떠도는데, 잠깐씩 보이는 저승이나 차사들이나 최신식으로 변해서 어쩐지 친근해보이는 모습도 보인다. 물론 형벌은 고전적인 스타일을 유지하는 것으로 공포감을 주지만. 

 

<신과 함께 -  이승편>

 

저승의 차사들은 늘 바쁘다. 노는 날도 없고 일은 많고. 이번엔 어느 집에 어린 손자와 함께 살고 있는 할아버지를 데리고 가야하지만, 그 집의 누군가들이 결사적으로 반대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얼마 뒤에 다시 오기로 한다. 기간은 얼마되지 않는다, 그 사이에 이 집에 살던 누군가, 그러니까 이 집을 지키는 가택신들은 이 짧은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그들에게 잘 해주기 위해서 애쓰지만, 그들조차도 해줄 수 있는 것이 크게 좋은 것들이 없다. 더구나 이 얼마 되지 않는 시간을 방해하는 건 차사들이 아니더라도 또 다른 누군가가 있다. 그래서 이 집에 사는 사람들과 신들은 갑자기 찾아오는 불청객과 그들이 가져오는 미래가 불안하다. 가택신들은 이 집을 지키고 싶었고, 이 집에 사는 사람들을 아껴주고 잘 해주고 싶었다. 밥을 해 주고, 함께 일하러 가고, 아이를 돌봐주고, 그러면서도 소박한 소원인 이 집을 지키기는 쉽지가 않다.  그 사이 이들이 사는 동네도 하나 둘 이전의 모습이 사라지고 떠나는 사람들은 늘어만 간다. 그러는 사이 시간은 다 되어 가고, 차사들은 다시 특명과 함께 이들을 찾아온다. 냉정하게만 보이는 차사들에게도 알고보면 인정이라는 것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신과 함께 - 신화편>

지금까지의 이야기에 나왔던 누군가는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처음부터 차사였던 것도, 그리고 가택신인 것도 아니었다. 그냥 평범한 사람이었는데, 어떤 일이 계기가 되어 저승과 인연이 생긴건지도 모르겠다.

 지상의 이승을 다스리는 소별왕과 죽은자의 저승을 다스리는 대별왕은 본래 형제인 천지왕의 아들들이다. 해원맥과 덕춘, 그리고 강림이 차사가 된 계기, 가택신들과 오방신장의 사연들, 그리고 저승편에서 놀라운 효과를 발휘했던 꽃들의 이야기, 차사들과 저승의 대별왕과 염라대왕의 저승직원채용방식도 특이하게 재미있었다. 

 

 

 <신과 함께>의 처음부분, 지하철을 함께 타고가는 저승엔 마치 공항처럼 누군가를 마중나오는 사람이 있었던 것부터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읽기 시작해서 한번에 끝까지 다 읽었다. 읽다보면 요즘식으로 바뀐(?) 저승의 모습이 오히려 익숙해서 재미있었고, 그리고 그 하나 하나를 지날 때마다 피고인을 돕기 위해서 전력을 다하는 변호사의 모습도 보는 사람에겐 좋았다. 저승의 차사들은 전 시리즈에서 다 나오는데, 겉으로 보이지 않으려 해도, 다들 마음은 좋았다. 집과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가택신들의 과거이야기를 보고나면 이들이 사이가 좋을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긴 한다. 이승편에서는 요즘 사람 비슷하게 나오는 그들도, 신화편에서는 옛날옛적의 이야기 속의 모습으로 나와서 역시 재미있었지만, 저승편의 지옥이 무서웠듯 신화편에 나오는 이야기도 약간씩 무섭기는 했다.

 이 책에선 재미있는 것들을 가끔씩 찾을 수 있었다. 우리가 아는 것들이 약간 바뀌어서 그들도 쓰고 있다는 것부터가 그랬다. 그리고 점점 읽어 가다보면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기 위한 누군가의 선의를 느끼게 되는 점도 있었다. 읽을 때는 몰랐는데, 읽고나니까, 다음편이 없다는 것이 약간 아쉽다. 페이퍼를 쓰려고 찾아봤더니, 웹툰으로는 나오지 않았던 이야기가 책에서 소개된 것도 있다하니, 언제 한 번 보고싶은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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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는 눈오고, 이런 질척거리는 날은 그저 집에서 따뜻한 방에서 간식거리나 먹으면서 텔레비전이나 보는 게 최고! 라지만, 따뜻한 방에서 마우스를 클릭하는 주제에 왜, 즐겁지가 못한 것일까? ^^; 그렇다고 내가 완벽주의자도 아닌데! 이런 나를 두고 누군가는 말했다. 소심해서 그렇다고.

 

 날이 추워서 나가기도 그런데, 왜 자꾸 먹는 거 생각만 나는 걸까. 전화만 하면 날아오는 음식이 있기는 하지만, 여기가 무슨 마법의 세계가 아닌이상, 등가교환법칙에 따라서 대가지급은 필수다. 어머, 고마워요, 로는 절대 끝나지 않을 현금의 법칙! 그러다보면 지갑이 참 빈곤해지고, 몇 번 하다보면, 그냥 굶지 뭐, 로 타협을 보게 된다. 그건 말이나 그렇지, 사람이 그렇다고 며칠을 굶겠나, 한 끼 굶고 나면 맛있는 것에 대한 열망은 커지고, 결국 뭔가라도 뒤져 먹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오늘은 여기저기 뒤져서 가정용 요리책 찾아본다.

 

 

 

 

 

 

 

 

 

 

 

<나물이네 요리책> 나물이,로 유명한 블로거의 요리책인데, 이중 먼저 출간된 세 권은 나도 가지고 있어서 알지만, 그 이후 신간이 나와서 알라딘 검색이 되기에 올려봤다. 

 

 나물이 책의 좋은 점은 일단 재료가 단순하다. 여기에 나오는 요리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복잡하고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우리 집처럼 평범한 집에서 계량하기 좋은 여러가지 도구가 있다는 점도 잘 알게 되었다. 재료를 얼마나 넣는지 가늠하기는 쉽지 않은데, 대강 이 정도면 이만큼의 분량이 된다는 것의 표현이 나오니까, 알고나면, 꼭 이 요리가 아니더라도 다른 것에도 쓸 수 있는 방식이라서 좋다. 여기서는 집에서 해먹기에 좋을만한 음식들이 간단하게 조리과정을 담은 사진과 설명을 덧붙여서 나오는데, 조리 과정이 많이 복잡하게 설명되지는 않는다. 재료도 상당부분 간략화된 것처럼 보이고, 그 중에서 없으면 대체할 수 있는 것들도 있다. 

 그리고 여기서 설명하는 음식이 상당히 많다. 국과 반찬, 그리고 가끔은 특식이나 간식도 있고,
빵이나 케잌도 가끔 있으니, 사진과 함께 읽으면서 생생하다. (일단 내가 페이퍼를 쓰기 위해서 참고한 책들은 먼저 나온 구간인데, 신간의 내용은 약간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라, 신간에 대해서는 상품을 다시 참고하시는 게 좋겠다.)

 

 이 책은 사실 우리 엄마가 봐야 한다. 왜냐면, 매일 오늘 반찬은 뭐하나, 하면서 창의력 부족을 탓하시는데, 사실 비슷한 재료 사더라도 할 건 정말 많지만, 언제나 며칠 전에 먹던 반찬과 국으로 회귀하는 엄마의 식단을 보면, 우리집의 식단편성자에게는 지금 이순간 간단한 요리책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나물이 책 아래 세 권을 보유하고 있으나, 지금껏 엄마는 별로 관심이 없으신~ 척해왔다. 그보다는 식탐많은 내가 이 책을 들고 다니는 것부터가 엄마의 부담거리일 지도.

 그러나, 요리와 담쌓은 재능부족한 나도 대강 읽어보고 흉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을 주시나니, 요리 초보자를 위한 가정용 요리책, 난 반갑다! (저녁에 눈에 잘 띄이는 곳으로 올려놓겠다.)

 

 페이퍼 쓰려고 집에 있는 요리책을 몇 권 뒤져보는데, 아이구, 이것도 사실, 이전보다는 부지런해지겠다는 마음의 자세부터 잡고 시작해야 할 듯. 늘 밥하는 사람을 담당하는 엄마의 노고라는 건 이런 거구나. 투정하는 자식놈의 입장이 아닌, 밥해야하는 사람 입장이 된다는 건.

 요리에 재능을 보이는 사람들은 좋겠다, 먹고 사는 건 중요한 문제니까. 요즘 인터넷 잠깐만 찾으면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요리비법을 보유한 분들 정말 많을 것같다. 그분들은 처음부터 잘 했을까. 아님, 재미있어서 시작하게 된 걸까? 시작이 궁금하다. 그러는 궁금하기만 한 나는? 요리,라는 말만 들어도  사실은 엄두가 안 난다. 그만큼 아직 나는 시작 이전의 단계지만, 언젠가는 간단히 만들 수 있다는 책들의 비법에 힘입어, 이 가정용 요리책의 초급 실행초기단계를 들어갈 '지는' 모른다. 근데, 언젠지는 모른다, 나도. (솔직히 그렇다.)

 

 이 글 쓰는 사이에 눈이 그친다. 집은 춥고, 컴퓨터 앞은 삭막하다. 라면이라도 끓여먹어야겠다. 

허전하고 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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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토리 2013-05-10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공감이에요 ^^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13-05-11 08:38   좋아요 0 | URL
제 서재 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BJ토리님, 좋은 하루 되세요.
 

 날이 추워지니 갑자기 손뜨개한 것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생각해보니 배우긴 했는데,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 나. 하긴 엉성하게 배우고 오래되기도 오래 되었다, 이참에 손뜨개 책이나 찾아볼 생각이다. 혹시 알아, 좋은 게 있어서 목도리라도 뜨고 있을지도 모르는 걸. (결국 오늘도 읽지 않은 새책 찾기다)

 

 

<처음, 기초부터 시작하기!> 

오래 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한 나, 어차피 이 상태로는 기초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 상품 검색하다 알게 된 건데, 대바늘과 코바늘 모두 배웠지만, 처음 시작부터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것. 그나마 쉬운 게 목도리뜨기인데, 그건 대바늘로 뜨는 게 좋을 것 같지만, 이 상태로는 쉽지는 않겠다.

 

 

 <그래도 기초, 어렵지 않은 책을 우선 봐야 할 시기!>

 이 책을 검색하는데, 엄마한테 물어보니, 엄마는 나보다는 약간 숙련자인 듯 하다. 그러나 나는 초보이므로, 대바늘 초기 뜨는 것부터 시작해서 가야 할 듯 하다. 위의 책도 기초를 위한 책 같은데, 어쨌거나 그래도 기초 책부터 뒤져보는게 순서가 맞을테니, 기초를 찾아 검색중이다.

 

 아마도 책을 읽으면서 열심히 연습을 하면, 조금 나은 소품도 만들수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그 시점이 되면, 초보수준 벗어나기 전에 먼저 겨울이 지나갈 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잘 하면 아는 사람들에게 목도리 정도는 짜 줄 수 있을지도 모르고, 소품도 욕심을 내 볼 수도 있을까? 하여간, 날이 갑자기 추워지니까, 옷은 따듯하게 입을 필요가 있고, 기분마저도 따뜻한 게 좋은 그런 거지만, 은근히 손뜨개 책도 참 많구나 싶었다.

 낙관적인 미래를 꿈꾸기에 앞서서, 이 겨울 지나기 전에 목도리라도 짜고 싶다면, 나는 일단 책부터 찾아봐야 될 거다. 근데, 초보이다보니, 책 고르는 것도 시간 좀 걸릴 듯하다. 아아, 초보 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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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살다보면 이러저러한 일들이 참 많이 일어난다. 누군가의 눈에는 그게 뭐 대단한 거겠냐, 라면서 일축해버릴 수도 있지만, 그 일을 겪는 당사자도 아닌데, 뭐 그게 그렇게 중요하겠냐. 남이 대신 아파줄 수도 없고, 남이 대신 해 줄 수 있는 것이라고 해도 누가 남의 일을 그렇게 맡아서 해 줄 리도 없는 게, 조금만 살아도 알 수 있는 일이고 보면, 어려움 앞에서 사람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된다.

 

 

서른 넘어 어느 날. 갑자기 알게 된 진실, 평생 의심하지 않았던 내 부모가 실은 친부모가 아니라는 것. 그래서 어렵게 찾아간 어머니를 만나게 되었던 것. 전쟁에 참전했던 경험. 정신과 의사임에도 큰아들이 자살해버리는 아픔과,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막내가 백혈병으로 떠나기까지. 듣고 있기에도 한 사람이 겪기에는 많은 일들을 겪은 저자 개인의 살아온 이야기를 담으면서도, 그러한 슬픔이 오직 현재를 채워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말과 생각이 아니라 그 행동으로 바뀌지 않으면 바뀔 수 없다는 의사로서의 경험과, 또한 자신의 노력과 강한 의지만이 우울증과 같은 마음의 병을 이겨낼 수 있기에 자신을 바꾸고자 하는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러 면에서 설득력과 호소력 있는 글로 표현한다.
이 책이 처음 나왔을 시절에 읽었을 때는 저자가 가졌을 아픔에 주목했었지만, 시간이 흘러 이 책을 며칠 전 다시 읽었을 때에는 과거의 문제를 현재로 가져와서 그러한 삶의 이유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더 생각하게 했다.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이전같지 않다. 부정적 인생관을 가지고 살아왔던 만화가 부인보다 훨씬 긍정적이고 열심히 일하던 남편이, 어느 날 갑자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남편의 갑작스러운 변화는 한 가정을 갑자기 바꿔버릴 만한 큰 문제가 된다. 늘 뭐든지 잘 할 것만 같았고 열심히 살아왔던 남편의 병은 우울증. 심약한 사람이 걸리는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의 독소라 할 수 있는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이었던 것. 남편의 병으로 인해 이전처럼 살아가서는 안된다는 것을 남편과 아내 두 사람 모두 생각하게 되었고, 우울증이 의지의 문제나 마음가짐의 문제가 아닌 병이라는 점을 생각하고 많은 부분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지만, 사람이 변화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이러한 내용은 만화가와 그 가족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하여 짤막한 만화로 이어지는데, 읽는 사람이 부담스럽지 않게, 그래도 상당히 유쾌해지려 애쓰는 부인의 입장에서 그려진다. 그리고 후기를 읽어보면 많은 부분 병의 호전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무엇보다도 실제 있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쓰인 이야기이기에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을 듯 하다. 영화와 드라마로도 만들어졌으므로, 그 내용에 대해서는 검색하실 수 있겠다.

 

 

 누군가 말한다. 신은 넘어갈 만한 시련을 주신다고. 하지만 나는 그 말이 어려워서 이해가 잘 안된다. 누군가의 앞에 시련이 놓인다면, 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 넘어가거나, 아니면 넘지 못하거나. 넘어가고 나서는 그 상황에서 어갈 수 있었던 이유를 찾고, 반대로 시련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느낄 때는 시련 앞에서 어쩔 수 없었던 결정적 이유를 찾아 헤맬 수도 있다. 결국 사람은 이유를 통해서, 자기 앞에 떨어진 날벼락이라는 존재를 수용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

 

여기에서 이유라고 표현한 그것, 적어도 나라면 '변명'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지는 않다. 납득이 가지 않는 내게 닥친 어떤 일을 두고, 도대체 그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지나가다 그냥 어쩌다 일어난 어느 일로 치부하기에는, 내가 겪은 그 모든 것을 쉽게 받아들이기가 어렵지 않겠나. 더구나 과연 나는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를 끝도없이 생각했을 그런 것이 아니라면, 적어도 그것을 시련이라고 하지도 않을 테니까. 그냥 어렵긴 했지만 해결되고 나면 잊어버릴 일을 두고 시련이라고 거창하게 이름붙일 필요가 뭐 있을까. 그것이 힘에 부치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고, 남은 쉽다고 해도 남이 겪는 일이 아닌 내가 겪어야 하는 일인데 쉽지 않으니 힘이 드는, 어찌보면 간단해서 더욱 막막하다.

 

그래서 누군가는 이렇게도 보고, 또는 저렇게도 보겠지만, 그것이 정확한 답이 될 수는 없다. 우리는 그런 것들을 참고하여 보다 좋은 것을 선택할 수만 있으면 된다. 누군가 선택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고르는 것이기에 더욱 망설여지고 애매한 것도 있다. 남의 일이면 명쾌하게 보일 일이라 해도, 내 일이라면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이고 보면, 살아가는 건 분명 쉬울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선택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내가 선택하도록 강요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할 수 있을 때 선택을 포기하거나 남에게 넘기지 않는 것이 그래도 후회를 덜 하게 된다는 그런 것. 그럴 수만 있다면 그런 것이었으면 좋겠다.

 

 

몇 번째 수정본 : 2012-11-21 오후 10:05:00 저장된 글입니다.

그다음 수정본 : 2012-11-23 12:08

그렇지만 쓰고 나서 마음에 들지 않아 고쳐볼까 싶었지만, 잘 안되어서 그냥 올리려구요.

이후 마지막 수정은 2012년 11월 29일에 읽어보고 제목만 생각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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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부모님 세대가 되면 인터넷이니 컴퓨터니 하는게 가끔 쓰기는 쓰는데도, 점점 익숙해지지 않으신가 보다. 얼마 전에 서점을 들렀더니, 엄마가 약간 머뭇거리는 듯 하시는 말씀이.

 "내가 볼 수 있을 만한 컴퓨터 책도 있을까?"

 평소 엄마가 그런 식으로 머뭇거리면서 말을 꺼내는 일이 거의 없는 게, 그간의 엄마에 대한 나의 데이터라서, 그 말 끝나자마자 우선 부모님이 볼 수 있을 만한 컴퓨터책을 찾으러 가자고 했다. 근데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속으로 약간은 나도 자신이 없었다. 엄마가 원하는 수준에 맞는 책이 진짜 있을 거라는 확신같은 건 없었으니까. 일단 가긴 간 건데, 다행히 있었다! 그 순간엔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 부모님, 컴퓨터, 처음 배우는 사람들을 위한 컴퓨터 입문서들>

  집에서 검색을 하고 간 게 아니었으므로, 서점에서 검색용컴퓨터로 검색을 해야 한다.

 검색어를 뭐라고 쳤는지는 모르지만, 처음에는 원하는 책을 찾기가 쉽진 않았다. 하여간 중간 과정 생략하고 컴퓨터 코너로 가서 찾다보니, 책이 여러 권 있어서, 엄마가 있어서 내색은 못했지만 속으로는 꽤나 다행스럽고 기뻤다. 그런 책은 없는데, 라고 말한다거나, 아니면 내가 찾지 못해서 결국 그냥 왔다면, 말 꺼낸 엄마가 얼마나 서운했겠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 (사진에 참고로 올린 책들은 서점에서 대강 찾아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인터넷서점의 검색에도 판매중으로 나온다. 자세한 내용은 직접 보시는 게 좋겠다. )

 

 위의 책들을 다 자세하게 봤던 건 아닌데, 넘겨보는 정도로는 서점에서 대강 보고 왔다.  일상적으로 인터넷을 쓰고 있는 세대에게는 익숙해져 설명할 필요가 굳이 없더라도, 그렇지 못한 분들, 그러니까 컴퓨터를 새로 배우기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설명이 사진과 그림을 통해서 간략하게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일단 이 책을 읽을 대상이 부보님 세대라면, 무엇보다도 설명이 많고, 글자도 큰 게 좋을 것 같은데, 그런 점도 반영이 된 것 같다.  컴퓨터를 켜고 끄는 아주 초보적인 내용부터 시작해서, 인터넷의 사이트를 활용하는 간단한 예시와 한글워드를 쓰는 법을 소개한 책도 있다.

 

 내가 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면 제일 좋겠고, 그게 아니더라도 지금 내가 원하는 수준이나 내용에 적합한 책을 찾으려면, 책을 구경해보고나서 사거나, 아니면 평가를 활용해보는 것도 좋긴 할 듯 하다. 그래도 굳이 참고삼아 적자면, 우리집에서 쓰는 운영체제에 맞는 책을 고를 수 있도록 목차나 표지에 운영체제를 윈도 xp라거나 비스타, 윈도7 등으로 표시해서 나온 책들도 있으니, 목차를 살펴보면 대강 이 책에 어떤 걸 담는지 빨리 찾아볼 수 있을 것더 같다. 또 하나 덧붙이자면, 책이 나온 연도도 살펴보면 그 책의 개정판이 혹시 나왔을 수도 있으니 도움 될 듯 하다.

 

 어찌어찌 하여 컴퓨터 입문서를 찾기는 했다. 근데, 서점에 상당히 여러 권이 있어서, 찾으면서 나도 놀라웠다. 그만큼 부모님 세대도 컴퓨터를 능숙하게 하고 싶어하신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더라.

  근데, 우리 엄마도 아빠도 원래 컴퓨터 한 번도 안 켜본 사람들도 아니며, 가끔 인터넷도 검색하고 그러시는데? 왜 어느 순간 갑자기 업데이트가 느려지게 된 건지는 나도 모르겠다.  엄마가 집안 살림하다보니 이런 걸 하기에는 매일 일들이 너무 바빠서 늦어진 거겠지, 하는 생각을 해야 하나? 근데 그것도 이상하다. 아니면 컴퓨터는 계속 계속 바뀌는데, 부모님 세대는 그만큼 활용을 하지 않는 건가? 생각하면 할 수록 이 느려진 문제의 원인은 알 수 없었다.

 

 어쨌거나, 약간 더 고민을 해보자고 하고 집으로 오긴 했지만, 엄마가 그 말을 꺼내기까지 망설이던 약간의 그 시간이 떠올랐다.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어쩐지 말은 하고 싶은데 방해될 것 같아서, 어쩌면 조금은 생각해보고 말을 꺼낸 걸지도 모른다는.

 그래서 참 미안해졌다. 우리 엄마니까, 우리 아빠니까, 잘 아는 것 같고, 늘 가까운 듯 해도 잘 챙기지 못하는 게 된 것 같아서.

 마음에 드는 책을 사서 이번엔 엄마한테 점수 좀 따자. 잘 하면 아빠한테도 같은 책으로 점수 딸 수 있을지도. 아니, 아빠는 한글이나 뭐 책 사야하나? ^^; 그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좀더 찾아보는 중이다. 뭐가 되든지 빨리 사야 점수가 있을 거 같은데. ^^;

 

첫번째 작성 : 2012-11-26 오후 9:19:00 저장된 글입니다.

그 다음 약간 수정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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