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잉크냄새 > 인연 잎사귀


 

인연 잎사귀

- 이 해인 -



나는 하늘을 향해 미소지으며

당신 생각에 행복합니다

그대 이름만은 내 가슴에

남아 있기를 바라는 것은 .....

언젠가 내가 바람 편에라도 그대를

만나보고 싶은 까닭입니다

그것이 바로 내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고 두고두고 떠 올리며

소식 알고 픈 단 하나의 사람

내 삶에 흔들리는 잎사귀

하나 남겨준 사람.

슬픔에서 벗어나야 슬픔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듯 처음부터 많이도 달랐지만

많이도 같았던 차마 잊지 못할

내 소중한 인연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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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naomi > 특이하게 생긴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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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06-14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나무가 임신했나?

panda78 2004-06-14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새끼 나무가 퐁- 나오려나? 그렇담 귀엽겠지만,
에일리언 같은 게 나무 껍질을 뚫고 나온다면... 으으으으 ㅡㅠㅡ

stella.K 2004-06-14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판다님도 저를 웃길 때가 다 있으시군요. ^^

waho 2004-06-14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anda님 말이 넘 재밌네요. 나무 생긴게 임신한 여자 배 같은 것이 신기하네요
 

통념 후련하게 비트는 유쾌한 풍자
극 전체 리듬감, 관객 빠져들게…
귀익은 음악·실감 그래픽도 한몫



▲ ‘정치적으로 올바른’ 애니메이션 ‘슈렉2’는 전편을 능가하는 촘촘한 구성으로 성인관객을 만족시킨다.
한번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을 바꿔주는 영화들이 있다. 이를테면 ‘슈렉’ 시리즈는 ‘애니메이션 프로작(항우울제)’이다. 당연히도 ‘슈렉 2’(Shrek 2, 18일 개봉)에는 전편만큼의 신선함이나 긴장감은 없다. 그러나 능숙함이나 유머의 강도에 대해서 말한다면 전편 이상이다. 올 여름, 이보다 더 재미있는 할리우드 영화를 만날 수 있을까.

‘슈렉 2’는 사랑을 이룬 슈렉(마이크 마이어스·이하 목소리 연기)과 피오나 공주(캐머런 디아즈)가 동키(에디 머피)와 함께 신혼여행을 떠나면서 시작한다. ‘머나먼(Far Far Away) 왕국’의 왕(존 클리스)과 왕비(줄리 앤드루스)는 딸인 피오나 공주 부부를 초청하지만 그들의 흉측한 모습을 보고 놀란다. 요정 대모(제니퍼 선더스)는 아들인 차밍 왕자(루퍼트 에버릿)를 슈렉 대신 피오나의 남편으로 만들려고 술수를 부린다. 요정 대모의 강권으로 왕은 슈렉을 제거하기 위해 장화 신은 고양이(안토니오 반데라스)를 킬러로 고용한다.


▲ 슈렉의 친구들. 수다쟁이 ‘동키’
‘슈렉’ 시리즈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기존 동화나 애니메이션의 설정들을 시종 비틀거나 풍자하면서도 그 핵심인 낭만적 정서만큼은 놓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통념의 배반과 수용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점을 찾아낸 ‘슈렉 2’는 익숙한 기존 동화들을 해체하고 난 뒤 현대의 동화를 만들어낸다. 일례로 머리색만 보아도, 악당인 왕자는 금발이고, 흉한 외모의 녹색 괴물 주인공 슈렉은 멋진 인간으로 잠시 바뀌었을 때도 갈색머리이다. 이 모든 비틀기에도 불구하고 슈렉의 유일한 목표가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이고, 피오나가 원하는 것이 아무리 흉해도 그 모습 그대로의 남편이라는 점만큼은 확고하다.

‘shrek’을 한글 자판으로 치면 ‘녹다’가 된다. 대중문화의 효과적 풍자 양식인 패러디의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용례를 보여주는 ‘슈렉 2’는 아카데미 시상식장과 디즈니랜드로부터 리얼리티 TV 쇼 프로그램까지 수많은 대상들을 절묘하게 작품 속에 녹여냈다. 피노키오는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 춤을 추고, 피오나는 ‘스파이더맨’에서처럼 거꾸로 매달린 슈렉과 키스를 한다. ‘고스트 버스터즈’ ‘미션 임파서블’ ‘반지의 제왕’ 등 인용 작품들을 열거하는 것만으로도 숨차다.


▲ 슈렉의 영원한 사랑 ‘피오나 공주’
유명 가수를 기용해 새로 곡을 만들어 넣는 디즈니 애니메이션들과는 달리, 드림웍스의 ‘슈렉’은 장면의 분위기에 맞는 기존 노래 선곡 방식을 택한다. 전편에서 상심한 슈렉의 등 뒤로 루퍼스 웨인라이트의 ‘할렐루야’를 인상적으로 흘려넣었던 제작진은 같은 맥락의 속편 장면에선 닉 케이브의 쓸쓸한 노래 ‘피플 에인트 노 굿(People ain’t no good)’을 아름다운 배음으로 삼아냈다. 데이비드 보위의 ‘체인지스’에서 리키 마틴의 ‘리빙 라 비다 로카’까지 중요 고비마다 흘러나오는 노래들은 그 쉽고 대중적인 곡명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선곡 감각을 자랑한다.

목소리 연기를 맡은 실제 배우의 이미지를 그대로 끌어들인 각 캐릭터들의 행동도 볼거리. ‘마스크 오브 조로’에 출연했던 스페인 출신 배우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연기한 장화 신은 고양이는 혼자 투덜거릴 때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조로처럼 칼로 특유의 서명을 나무에 새긴다. 캐릭터들의 풍부한 표정뿐만 아니라, 도열한 병사들의 부동자세 속 미세한 움직임까지 묘사하고, 요정 대모가 고개를 돌릴 때 순간적으로 안경이 빛을 반사하는 모습까지 표현하는 기술적 세심함도 감탄스럽다.


▲ 훼방꾼 ‘프린스 차밍’
하지만 ‘슈렉 2’에서 가장 탄복스러운 점은 각 장면들의 탁월한 리듬이다. 음악이 전혀 흐르지 않는 장면에서조차 컷들은 저마다의 박자를 지닌 채 함께 모여 유려한 흐름을 빚는다. 초반 왕과 슈렉이 갈등을 드러내며 식사하는 부분의 경우, 둘 사이를 갈마드는 컷의 간격이 점점 긴박해지다가 그 정점에서 허공에 떠오른 바비큐 요리가 식탁에 떨어지는 모습을 카메라의 앵글을 달리해 상대적으로 긴 호흡에 담아냄으로써 관객 시선을 집중시킨 뒤 화려하게 마침표를 찍는다. 모든 뛰어난 창작품은 음악적이다.

(이동진기자 djlee@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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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06-14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 싶다, <슈렉2>!

아영엄마 2004-06-14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갈께요.. 슈렉2... 나두, 아이들도 보고 싶다~

waho 2004-06-14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리 개봉했음 좋겠어요....요즘 볼 영화도 없구....
스파이더맨과 슈렉! 얼른 개봉해랏!
 

살인의 이중액자를 깨고 삶과 문학의 허위를 벗겨라


삶은 허위다. 삶의 시종쯤 되는 문학은 삶보다 비천한 공갈이다. 그 허위를 찢어내는 데 가장 날카로운 손톱을 다듬어온 노통(Nothomb)은 추악한 문학 인생의 가면들을 공개적으로 지목하고 벗겨낸다. 목 조르는 쾌감, 목 졸리는 쾌감의 쌍곡선이 교묘하게 엉긴다.

이 소설은 83세 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대문호가 희귀병 때문에 죽음이 임박하자 하루에 한 명씩 기자들을 불러들여 인터뷰를 하는 내용이다. 처음 남자 기자 네 명은 인터뷰를 제대로 진행하지도 못한 채 지독한 멸시만 당하고 문호의 저택에서 쫓겨 나온다. 그러나 다섯 번째로 그 집에 들어간 여기자 니나는 모든 상황을 뒤집어 놓는다.

조실부모한 대문호는 어릴 때 외가 쪽에서 자라다가 17세 때 사랑에 빠진 15세 사촌누이를 그녀가 초경을 치르던 날 목졸라 죽인 과거를 갖고 있다. 그리고 그 범죄가 밝혀질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자신을 의심하는 가족과 친척들을 전부 불태워 죽였었다.

이러한 비밀을 한 꺼풀씩 벗겨가는 여기자의 솜씨가 드디어 대문호로부터 “사랑한다”는 고백을 이끌어낸다.

조너선 드미의 영화 ‘양들의 침묵’을 겹쳐도 좋다. 소설에서 고도의 지적 능력을 가진 남성 살인범 프레텍스타 타슈, 그의 정체를 밝혀내는 여성 신출내기 니나의 구도가 영화에서 버팔로 빌과 클라리스 스털링의 관계를 능가한다.

기괴한 비장미, 소설을 읽다가 구토를 일으킬 것만 같은 역겨움이 연달아 이어진다. 두 사람을 겹겹의 둘레로 가두었다가 풀어내는 심리전조차 점층법적으로 뜨겁다.


▲ 아멜리 노통은 중독성이 가장 강한 소설을 쓰고 있다. 조심(!)해야 할 것이다.

잘깃잘깃한 번역가의 솜씨도 놀랍다. 번역소설에서 ‘지청구’ ‘애면글면’ ‘씨억씨억’ 같은 단어들을 마주칠 때마다 마치 공짜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글을 읽는 느낌이다. 금년 상반기 한국어로 출간된 국내외 소설 가운데 가장 재미있는 책이라고 단언하고 싶다.

“글쓰기 할 때, 자위를 할 때, 다른 사람을 목졸라 죽일 때 당신은 손을 사용한다. 그때 당신 손은 쾌감을 느낀다. 그것도 관능적인 쾌감이다. 아무튼 작가는 음란해야 한다.”(21쪽)

봉준호의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처럼 살인 미궁의 안개 속에 무람없이 잠기는 통증이 소설 전편을 적신다.

그런가 하면 나이트 샤말란의 영화 ‘식스센스’에서 꼬마 주인공(할리 조엘 오스먼트)이 말하듯 죽은 유령들에게 가장 끔찍한 일은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데 있다는 환영이 검은 망토처럼 뒤덮인다. “당신이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이오? 당신이 살아 있는지, 당신이 행복한지 아닌지?”(188쪽)

이 소설의 진정한 맛은 고도의 풍자와 비꼬기에 있다. 선배 문인 레이몽 크노(1903∼76)와 루이 페르디낭 셀렌(1894∼1961)에게서 그리고 동시대인인 미셸 우엘르벡이나 프레데릭 베그브데에게서 맛본 문명 비평이다.

문단 뒤집기이기도 하다. “비위 거스르기라는 전대미문의 재능”(54쪽)을 유감없이 맛보려면 가장 제격인 소설이다.

주인공인 소설가가 쓰고 있던 속소설의 제목이 겉소설의 제목이 되는 테크닉은 ‘소설가 소설’이고, 시쳇말로 ‘액자 소설’을 닮았다. 엊그제 읽었던 폴 오스터의 ‘신탁의 밤’이 좋은 예다.

소설 전부를 대화로만 끌고 가는 것은 노통의 ‘시간의 옷’에서 이미 그 정수를 맛보았다. 생사의 기로에 처한 소설문학의 우황청심환은 대화체밖에 없는가. 수십년 저쪽의 과거를 캐가면서, 그것도 살인의 추억을 들춰내면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두 사람 간의 대화로만 이끌어가는 솜씨는 영락없이 산도르 마라이의 거작 ‘열정’에 빚지고 있다.

노통이 그것을 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결코 뒤지지 않는다. 혹은 하일지의 고품격 세미 추리소설 ‘진술’을 떠올려도 좋다.

17세 때까지는 그리스 조각을 깎아 놓은 듯 아름다운 육체를 가졌던 대문호가 살인을 한 후 추악한 비곗덩어리로 변했으며, 그것을 시간의 굴레를 거꾸로 타면서 재연하는 대목은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차용하고 있다.

올여름을 치가 떨리도록 재미있게 보내고 싶은 독자들께 권한다. 재독해도 좋을 것이다.

(김광일기자 kikim@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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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식욕이 꿈꾸는 한그릇…
익숙한 '맛'을 통해 생생한 삶의 느낌 전해


음식을 통해 우리는 감각의 근원적인 뿌리에 가닿는다. 그 음식이 시의 언어로 포착되면 구체적 감각을 통해 생생한 삶의 느낌을 전하는 매체가 된다.

문예지 ‘시안(詩眼)’ 여름호가 ‘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음식 이미지’ 특집을 마련했다. 음식의 맛과 인생의 멋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 백석, 박목월, 최승호 시인(왼쪽부터)

우리 현대시에서 음식을 텍스트 안으로 본격적으로 끌어들인 시인은 백석이었다. ‘이 히스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겨울밤 쩡하니 익은 동치미국을 좋아하고 얼얼한 댕추가루를 좋아하고 싱싱한 산꿩의 고기를 좋아하고/…수육을 삶는 육수국 내음새 자욱한 더북한 삿방 쩔쩔 끓는 아르굿을 좋아하는 이것은 무엇인가’(백석 ‘국수’ 중) 겨울밤 절절 끓는 아랫목에서 쨍하니 차가운 동치미 냉면을 먹는 풍경 속엔 그 시대와 인물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고형진 상명대교수는 “백석은 음식이라는 생활 속 사물을 통해 깊고 절실한 삶의 정서를 환기해 냈다”고 말했다.

‘모밀묵이 먹고 싶다/ 그 싱겁고 구수하고/ 못나고도 소박하게 점잖은/…/ 그것은 저문 봄날 해질 무렵에/ 허전한 마음이/ 마음을 달래는/ 쓸쓸한 식욕이 꿈꾸는 식사.’(박목월 ‘적막한 식욕’ 중) 시인은 묵의 그 미묘한 맛을 ‘적막한 식욕’이라는 내면정서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 음식이 인간의 내적 본성이나 정신세계를 비유하는 소재로 등장하는 시편들도 있다. 함민복은 “시 한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긍정적인 밥’)라며 시 자체가 마음의 양식이 될 수 있음을 노래하기도 했다.

‘등짝에 해조음 문신 알록달록한/ 간고등어 한 마리가 점잖게 가스레인지 그릴 속에 누워있다/…/ 평생을 무슨 공부로 수신했길래/ 시뻘건 연옥에서도 고등어는/ 열반에 들 듯 태연할 수 있을까’(임영조 ‘고등어’ 중) 시인은 그 뜨거운 가스레인지 위에서조차 몸을 굽히지 않는 고등어는 아무때나 굴신(屈身)하는 경박스런 인간보다 등급이 높다고 표현한다. 오세영의 ‘김치2’는 김치를 인간의 정신적 차원으로 다양하게 사유한 흔적이 흥미롭다. ‘김치이고 싶다/… // 모든 입맛을 포용할 줄 알아 그렇다/ 짜고 매운 놈, 싱겁고 맹한 놈/ 역한 놈,/ 어느 하나 구별 없이 한 데 거두는/ 그 사랑’(오세영 ‘김치2’ 중) 아구찜도 시인의 입을 통하면 남다른 생각을 안긴다. 최승호 시인은 “아구는 거의 없고 뼈만 씹히고/ 양념이 산더미 같은 아구찜,/…/ 아구찜인지 아귀찜인지/ 이 아귀세상”’(‘아구찜 요리’ 중)이라고 토로한다. 겉다르고 속다른 세상에 대한 통렬한 야유(‘아구찜’\\’아귀찜’ ‘아귀세상’)다.

이형권 충남대교수는 “몸이 사유의 그릇인 것처럼 음식 역시 시인의 감각과 사유를 매개하는 것으로 적극 활용하면 더 풍요로운 시상(詩想)을 길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가 고프다. 아직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 군침 도는 시의 새로운 메뉴를 기다려본다.

(최홍렬기자 hrchoi@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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