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를 보느라 영화를 안 봐도 너무 안 본다 싶어 어젠 큰 맘 먹고 영화를 봤다. 


이 영화 괜찮다. 별점을 준다면 3개 반은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영상도 좋고 저 두 사람의 사랑도 야하고 진지하다. 하지만 그 유명한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전설을 잘 살렸더라면 4개도 줄 수 있었을 텐데 끝이 약간 흐지부지다. 워낙 바그너의 오페라로 더 잘 알려진 작품이긴 하지만 영화도 볼만했다.


트리스탄 역의 제임스 프랑코의 눈빛 연기가 장난이 아니다. 잘 생긴 사람이 어린 때 부모를 잃고 얼마나 외롭고 고독하게 자랐을까. 그나마 영국의 한 군주의 눈에 띄어 그의 도움으로 자랐지만 나중에 천신만고 끝에 사랑하는 연인을 차지할뻔 했는데 그 기회를 군주에게 바쳐야 한다. 그때의 울분에 찬 표정이 좋다. 나중에 닭똥 같은 눈물도 흘리는데 모성을 자극한다.


        


근데 낮설지 않다 했더니 <127시간>,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 나왔단다. <127시간> 하니까 알겠더라. 그런데 <먹고......>는 분명 봤는데 정말 나왔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ㅠ 이 영화가 4년쯤 전에 만들어졌는데 <127시간>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싶다. 이 배우 영화를 많이도 출연했다. 


이졸데 역의 소피아 마일즈도 연기도 좋다. 무엇보다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여인으로 나오는데 원래 앵글로색슨의 여인상이 그런 건지 아니면 영화를 위해 새롭게 재현된 건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내가 이졸데의 나이라면 모를까 이 나이 먹고 사랑에 목숨걸 것 같지가 않다. 난 사랑 보다 내 목숨이 더 소중하다. 그냥 다음 생에서 보자고 했을 것 같다. 그래서 나이들면 들수록 로맨스를 못 읽고 못 봐준다. 젠장... 


이 전설을 알고나면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이 이야기를 차용했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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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12-20 20: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랑이요? 요즘 이마트에서 한 근에 얼마 하나요? ㅋㅋㅋ

Falstaff 2021-12-20 20:09   좋아요 2 | URL
제가 이런 댓글 십수년 전에 달았다가 코피 터진 적 있습니다. ㅎㅎㅎㅎ

stella.K 2021-12-20 20:11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 그러게요. 전 이용해 보질 않아서.
당근 마켓은 없던데요?ㅋㅋㅋ

근데 누구한데 코피를...?ㅎㅎ

페넬로페 2021-12-20 20:12   좋아요 2 | URL
아! 사랑이라는 말이 아직 있었군요^^

stella.K 2021-12-20 20:15   좋아요 2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있다는군요 글쎄.ㅋㅋㅋ

새파랑 2021-12-20 20: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야하고 진지하다‘가 이 영화의 핵심이군요^^ 전 처음 들어본 이야기네요 😅

stella.K 2021-12-20 20:23   좋아요 2 | URL
그렇죠! 요점을 잘 아시는군요.
새파랑님 책을 많이 읽으시더니 척하면 착이네요.
너무 그짝으로만 읽으시는 거 아닙니까? ㅋㅋ
농담입니다.^^

Falstaff 2021-12-20 20:27   좋아요 2 | URL
전 영화는 안 봤는데요, 바그너 오페라에선 2막이 통째로 에로틱 자체랍니다. 음율도 거 참 신기하게 에로틱하다니까요. 물론 가수들은 빽빽 소리를 지르긴 합니다만.
3막, 마지막 막에 나오는 모든 사람들이 다 죽어 자빠져서 오페라 역사상 생상이 작곡한 <삼손과 데릴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등장인물이 죽는 작품이기도 합지요.
ㅋㅋㅋㅋㅋㅋ

stella.K 2021-12-20 20:33   좋아요 3 | URL
그렇군요. 함 찾아봐야겠는데요?
영화도 야하긴 한데 15세 관람가로 되어 있어서
길이는 그리 길진 않습니다.
솔직히 말이 15세 관람가지 15금이란 소리죠.ㅋ

Falstaff 2021-12-20 20:37   좋아요 3 | URL
오오.... 스텔라 님, 정말 보실 생각은 아니지요?
영화가 얼마나 짧은지 모르겠는데요, 오페라는 네 시간 넘어가요.
조는 게 아니고 푹 자고 깨도 아직 하고 있답니다. ㅠㅠ

stella.K 2021-12-20 20:49   좋아요 2 | URL
어멋, 몰랐네요. 4시간? 그럼 전막은 못 보고
그 야하다는 2막만 보죠 뭐.ㅋㅋㅋ

청아 2021-12-20 20: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소처럼 일하는 스타일을 좋아하는데요(정작 저는 베짱이st)제임스 프랑코가 그렇더라구요,게다가 학구파. 혹성탈출서 보고 눈여겨봤는데 위노나 라이더랑 나온 <더 레터>도 괜찮았고요. 워낙 다작하는 배우라 이상한 영화도 막 있어서(병맛) 여러번 깜놀ㅋ근데 미투까지...ㅠ아무튼 이 영화 보고싶네요😄🧔

stella.K 2021-12-20 20:47   좋아요 2 | URL
아, 그렇구나. 그렇지 않아도 그의 필모가 111개나 되요.
대단하지 않아요?
<더 레터>에도 나왔어요? 나 그 영화 봤는데...
근데 미투를 했다구요? 그건 또 뭐죠?

이 영화 좋아요. 사극 영화 별론데 이 영화는 편안하게 봤어요.^^

청아 2021-12-20 20:52   좋아요 1 | URL
저도 <먹고..>봤는데 생각안나요ㅋㅋㅋ미투도 있고 페북이었나 트위터였나 둘 중 한곳에서 미성년자한테 만나자고 한적도 있어요. 이건 뉴스에서 봄요.😳

stella.K 2021-12-20 20:56   좋아요 2 | URL
어머낫, 정말요?
충격요!

mini74 2021-12-20 20: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야하고 진지하다라고요?! ㅎㅎㅎ

stella.K 2021-12-20 20:50   좋아요 3 | URL
넵. 함 보세요.^^

꼬마요정 2021-12-21 00: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제는 사랑에 목숨 걸지는 못해도 그래도 인생에 목숨을 걸만한 게 있다는 열정이 부러워서 로맨스 사랑해요 ㅎㅎ 눈빛 연기가 장난 아니라면 제 목숨 아니니까 뭐 이졸데가 목숨 거는 거 울면서 볼 수 있어요 ㅎㅎㅎ

stella.K 2021-12-21 15:16   좋아요 1 | URL
ㅎㅎㅎ 뭐예요, 요정님. 그러니까 사랑은 안 해도
로맨스는 보신다. 그뜻인 거죠?ㅎㅎ
러닝 타임 2시간인데 엔딩이 좀 아쉽긴한데
프랑코 때문에 훈훈하게 볼 수 있어요. 함 보세요.^^

근데 저 배우 가슴이 넘 큰 것 같아요.
나만 이러나요?ㅋ

페크pek0501 2021-12-21 12: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로맨스를 못 봐 주겠더라고요. 꼴보기 싫다고나 할까? ㅋㅋㅋ채널을 딴 데로 돌리고 싶어요. 샘나서는 아니고 유치하고 별로 얻을 게 없단 생각이에요. 빨리 이야기나 진행시켜, 그래서 어떻게 되는 건데... 이런 생각이 마구 나요. 베드신도 그냥 침대에서 이불 뒤집어 쓰는 걸로 마무리하고 이야기나 빨리 전개했으면 좋겠어요. 애들도 있는 가정에서 키스 장면 같은 걸 적나라하게 보여 주면
저건 시청률 높이려는 전략이야, 이런 생각도 들고...
아, 나이가 들면 이렇게 매말라가는 건가요? ㅋㅋ

stella.K 2021-12-21 15:15   좋아요 0 | URL
그니까요. 전 키스씬이 별로 감흔이 없어요.
어히려 저러다 병나지 걱정된다니까요.
더구나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 하고 있는데
너무 배우들 배려 안한다 싶기도 해요.
더구나 오미크론은 확산이 더 빠르다는데 언제까지 키스씬에만
목매달건지 ㅉ...
전 오히려 연애 감정 드는 순간 손잡는 게 되게 야릇하고 좋던데 말이죠.^^


희선 2021-12-22 00: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힘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 여자까지 빼앗다니... 그런 이야기는 많기도 하네요


희선

stella.K 2021-12-23 20:53   좋아요 0 | URL
그럼요. 더구나 이 이야기는 14세기예요.
영화에선 이졸데가 꽤 당찬 이미지로 나오는데
과연 당시론 가능할까 싶기도 해요.
하긴 이건 그 시대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라는데
가능했을 것 같기도 하고...
 


어제부터 시작한 <배드 앤 크래이지>의 인물관계도이다.

나는 일단 새로하는 드라마는 의심부터하고 본다. 사실 기대했던 김은희 작가의 <지리산>은 6회 정도까지 봤다 그만뒀다. 생각 보다 재미는 없더라. 모든 작가의 작품이 그렇듯 김은희 작가의 작품도 모든 작품이 다 좋은 건 아니고 편차가 있어 보인다.


드라마를 웬만큼 본 사람이라면 보통 1, 2회에서 결정한다. 끝까지 볼건지 아닌지. 이 드라마도 2회 정도 보다가 재미없으면 엎으려 했다. 근데 처음부터 기선제압이 대단하다. 사람을 정신 못차리게 만든다. 저 유수열 역을 맡은 이동욱이를 헬멧남이 엎어치고 매치는데 정신이 없다. 사실 배우 이동욱은 좀 날티가 나서 내가 딱히 좋아하는 배우는 아닌데 여기선 이유도 없이 얻어 터지고 깨지고, 매치니 불쌍한 느낌마저 들더라. 몸을 잘 만들어 놨는지 모르겠지만 매회 그러면 몸이 성할 곳이 없을 것 같은데 남자치고는 여리여리한 몸인데 12회까지 잘 갈지 모르겠다. 난 뭐든 자기 역할에 충실한 배우를 좋아한다. 이 작품으로 좋아하게 될지도. 


근데 이 드라마 확실히 똘기가 있다. 만화적이기도 하고. 사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서 유수열을 괴롭히는 헬멧남은 유수열의 또 다른 미친 자아다. 그 역할은 위하준이란 배우가 맡았는데 잘 모르는 사람은 보면 알 것이다. 이 배우도 힘이 상당하다. 둘이 바닥을 박박 기는데 되게 웃긴데 안쓰럽다. 어디서 헬멧남이 나오나 왜 나오나 했더니 유수열 경감이 조금이라도 나쁜 짓을 공모하거나 몸을 사리느라 위험한 상황을 모르는 척하면 여지없이 나타나 그를 응징한다. 


이 드라마는 인성회복 히어로물이라고 정의하던데, 인간 누구나 정의를 사랑하긴 하지. 그러나 정의가 밥 먹여 주나? 오히려 정의 발휘하면 골치 아프고 꼬여들게 마련이다. 정의를 수호해야 하는 직업인 경찰은 더더욱. 그런 인간의 마음을 개체화시켜 보여줄 모양인가 본데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TVN은 재방송을 일주일 내내 하다시피 하니까 본방을 놓쳤다면 한 주간 동안 1, 2회를 독파하고 이어 보시라.   

모르긴 해도 이 드라마를 시작으로 똘끼 도는 드라마가 한동안 관심을 모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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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12-19 22: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stella. K.님 이전 프사가 뭐였는지? 갑자기 기억은 안 나지만
새로 바꾸신 이미지 너무 예쁩니다. 딱 12월 분위기입니다^^

stella.K 2021-12-20 15:54   좋아요 1 | URL
ㅎㅎ 고맙습니다. 저도 그걸 겨냥했죠.
이전 프사는 어떤 여자 바구니 같은 가방에 엉덩이 들이 밀고
앉아 독서하는 거였는데. 그 자세가 넘 힌들어 보이는 것 같아서.ㅋㅋ

얄라알라 2021-12-19 22: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인성 회복 히어로물 ㅋㅋㅋ

페크pek0501 2021-12-20 11: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드라마 쇼윈도 처음 봤어요. 뻔한 삼각관계, 불륜녀 얘기지만 지루하지 않더라고요. 이런 게 흥미로운 건 인간 심리를 알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에요. 시간을 맞추어 보는 게 어려워 대부분 드라마는 재방송으로 봐요.

똘끼 도는 드라마는 어떨까요?

저는 서재의 이미지 색상이 눈에 띄지 않아 제 것을 찾기 힘든 점이 있어요. 그래서 댓글을 쓴 서재에 모르고 또 댓글을 쓸 뻔했다가 지웠어요. 댓글이 많은 데서 제 이미지 찾기가 어려워요. ㅋㅋ
스텔라 님 것도 그렇고 북사랑 님 것도 그렇고 눈에 잘 띄어 좋습니다. 성공이에요.
저는 다음에 이미지 넣을 땐 무조건 색상이 제 눈에 잘 띄는 걸로 해야겠어요. 예전 건 빨간 색이라 눈에 잘 띄었거든요. ㅋㅋ 쓸데없는 말을 늘어 놓고 갑니당~~ 굿 데이~~

stella.K 2021-12-20 15:59   좋아요 1 | URL
ㅎㅎ 깨지고. 엎어지고, 피터지고.
그럴 필요까지는 없는데 말이죠.
정의를 위한답시고. 암튼 웃겨요.
저 왠지 이 드라마 좋아할 것 같아요.ㅋㅋ

참, 서재의 달인된 거 축하해요.^^

2021-12-20 1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20 15: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20 15: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21 0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21 1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21 1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에도 얘기한 거긴 하지만) 내가 유일하게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다면 <세상의 모든 음악> 입니다. 지금은 인연이 끊기긴 했지만 오래 전 알고 지낸 후배 하나가 이 프로 정말 좋다며 해 저물녁 어쩌다 만나면 자기 차 안에서 이 프로를 틀곤 했습니다.


지금은 전기현 씨가 하지만 그땐 배우 김미숙 씨가 했던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좋다고 무작정 따라하는 그런 스타일은 아닌데 그후 제가 이 프로에 꽂힐 거라곤 상상도 못했죠. 물론 그렇다고 제가 라디오를 전혀 안 들었던 건 아닙니다. 팝송 프로가 아니면 라디오를 듣지 않았던 라디오 키즈를 거치기도 했었죠.그런데 성인이 되니까 모든 게 시큰둥해지더군요. 간간히 봐 왔던 TV 드라마도 거의 안 보고 오직 본다면 영화와 책 나부랭이 정도? 한때 좋아했던 클래식도 거의 안 들었습니다. 모르긴 해도 그때 사춘기를 겪었거나 그때까지도 겪고 있었거나 둘 중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유독 <세상의 모든 음악>을 들었던 이유가 있긴 합니다. 물론 들어보니 나쁘지 않더군요. 아시죠? 이 프로가 저녁 6시 클래식 FM에서 하고 있다는 거. 클래식 전문 채널인만큼 틀어두면 클래식이 좔좔 나오지만 그게 그렇게 항상 들어재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모든 게 시큰둥 한데 클래식인들 온전히 귀에 들어왔겠습니까. 근데 이 프로는 들을만 하더군요. 클래식 전문 채널인데도 이 프로는 한 곡인가, 두 곡만 나오고 나머지는 제3 세계 음악만 나오더군요. 팝송을 편곡 변주한 노래도 많이 나오고. 물론 어떤 건 형만한 아우 없다고 제가 왕년에 팝송 좀 들어봐서 아는데 역시 오리지날버전이 훨씬 좋은 경우가 많죠. 물론 편곡이 나쁘다는 건 아니고.


근데 이것을 들을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제가 이 프로를 그 후배에게서 안 즈음 이사를 했는데 거실에 TV가 있었고 그건 거의 저의 엄니 차지였지요.제 방은 거실과 몇 발자국 떨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저녁 때 책 좀 읽을라치면 밖에서 들리는 TV 소리 때문에 방해를 받는 겁니다. 그게 음악 소리면 좋겠는데 사람 목소리가 대부분인 드라마나 정보 프로니 그나마 그것을 차단해 주는 게 라디오를 키는건데 그게 하필 <세상의 모든 음악>이라는 거죠. 이이제이라고 소리으로 소리를 물리치겠다는 공산이었죠.  


저는 지금도 TV를 보지 않으면 꺼야한다는 주의인데 울엄니는 끄면 금방 킬텐데 뭐하러 끄느냐 전기 요금이 더 나올 거라고 맞서고 있죠. 저는 일단 TV를 보지 않으면 그건 소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요즘 TV에 대한 개념이 바뀌었더군요. TV는 보지 않아도 항상 틀어 놓는 거랍니다. 라디오나 오디오를 틀어 놓는 것처럼. 아니 언제 이렇게 바뀐 걸까요. 저는 그동안 안드로메다라도 다녀왔나 봅니다. 그런 줄도 모르고 TV를 안 끄는 엄니와 항상 대치중이었으니 저도 참. 그래도 밤이면 TV를 끄는 건 거의 접니다. 어떻게 우리 엄니는 TV를 켜 놓고도 잠을 잘 자는 건지. <세상의 모든 음악>을 듣는다는 건 이제 거의 습관이 됐죠. 그 시간에 듣지 않으면 귀가 허전한. 


그런데 지난 주부터 특별한 코너가 한시적으로 편성되었더군요. 아시는지 모르겠는데 '코로나 시대 내게 힘이 되어 준 음악'이란 코너입니다. 뭐 한 달 전부턴가 청취자의 참여를 독려하는 예고 멘트를 듣고 있었는데 이게 뭐 그리 대단할까 싶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가 않더군요. 매일 하루 하나씩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읽는데 새삼 와, 우리가 이런 시대를 살아가고 있구나. 지금까지는 주로 확진자와 방역대책, 점점 조여오는 사는 문제만 집중되어 있었는데 2년을 거쳐오면서 이렇게 살아가고 있구나 한마디로 가슴이 뜨거워지고 절절해지더군요.


코로나로 부모님을 잃고 배우자와 함께 아픔을 이기며 사는 사연, 직장을 잃고 택배 일이 엄청 고되 일주일만 채우고 그만 두자 했다가 1년째 그 일을 하는 어느 청취자의 사연. 어제는 면역이 너무 약해 직장을 그만 두고 집 밖을 나가지 않던 자신이 어느 음악 프로의 사회를 맡아 달라는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연주장에 가 그건 어느 발달장애를 가진 클라리넷 연주를 격려하기 위해 간건데 오히려 자신이 감동을 받았다고 보낸 사연 등. 모르긴 해도 그 발달장애인은 그날의 연주를 위해 몇천 번은 클라레넷을 연주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들 각자의 힘이 되어준 음악을 듣는데 음악이 이렇게 사람에게 힘을 줬던가 새삼 뭉클해지더군요. 전염병은 전쟁도 멈추게 했다는데 이런 속에서도 사람은 이렇게 감동을 주기도 하는구나. 그들이 저는 지금 여기서 잘 지내고 있어요라고 안부를 전하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아, 정말 제가 이 프로를 듣고 있는 중 가장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코너가 아쉽게도 내일이면 끝이라고 하네요. 이런 글을 쓸 줄 알았으면 좀 더 빨리 쓸 걸 그랬나요? 예전엔 다시듣기가 가능해서 1주전쯤 건 마음만 먹으면 휘리릭 들을 수도 있었는데 지금은 들을 수 없게 되었으니 제가 늦긴 늦었나 봅니다. 그래도 오늘과 내일 이틀은 들을 수 안 들으셨던 분들은 한 번 들어보시죠. 혹시 반응이 좋아 연장도 한다고 하지 않을까 기대도 해 보면서 저는 오늘도 들어 볼까 합니다. 

하루속히 코로나가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빨리 옛날 얘기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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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1-12-16 15: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김미숙씨을 좋아해서 세상의 모든 음악 몇번 들었다가 제 취향의 음악이 아니라서 어느 순간 안 들었는데.. 이제 프로그램 끝나는군요. 저는 그 후배님 말이 뭔지 알 것 같아요. 특히 여름 해질녁에 김미숙씨 목소리 들으면 너무 편안해지는 거예요. 뭔가 힐링 되는 거 같고.. 게다가 약간 쓸쓸한 시간 대에 김미숙씨의 맨트와 그 시간대에 어울리는 음악 나오면 행복한 기분~

전 요즘 음악도 덜듣고 영화도 덜 보고 티비는 아예 안 보고 책하고 유투브만 봐요~

stella.K 2021-12-16 15:18   좋아요 3 | URL
아, 프로그램이 끝나는 게 아니고 프로그램 속 코너가
끝난다구요. 한시적으로 하는 특별 코너였거든요.
제가 그 코너에 감동을 받을 줄 몰랐어요.ㅠ
김미숙 씨 목소리 정말 좋죠?
요즘엔 정말 TV 안 보고 유튭만 보는 사람이 많다고 하더군요.^^

기억의집 2021-12-16 15:24   좋아요 3 | URL
ㅋㅋ 아 사연 코너가 끝난다는 거군요. 전 프로그램이 끝난다는 줄~ 김미숙 이후에는 안 들었는데 코로나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죠. 전 자영업자들 손실보상 해 줘야한다고 생각해요. 너무 힘든데…

청아 2021-12-16 16: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기현씨 다른 방송 어딘가에서 본 기억이나요! 어릴때 별밤등 즐겨들었는데 어느샌가 tv나 핸드폰에 밀려서...라디오 듣고 싶어서 요즘 엔틱하게 나온 전용 라디오부터 사고싶은데 차일피일 미루고있었어요(저도 미루기 달인ㅋ) 스텔라님은 어떤 경로로 들으세요? 혹시 앱으로? 📻 라디오를 하나 살까봐요😳

stella.K 2021-12-16 17:51   좋아요 3 | URL
전기현 씨 OBS인가? 무슨 영화음악에 나오잖아요.
지금도 하는지 모르겠어요. 뭐 수려하게 생기긴 한 거 같은데
전 왠지 좀 부담스럽드라구요. 저 그런 스탈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ㅋㅋ
저는 라디오로 듣고 있습니다. 보통은 앱이나 컴에서 듣는다던데
요즘엔 라디오를 찾는 추세라고 하더군요.
LP 음반에 대한 향수처럼 라디오에 대한 향수도 잊을 수 없나 봐요.
저는 조그만 건데 음향 따질 건 아니고 그냥 들을만 해요.
2시간 안팎으로 듣고 있어 욕심 안 내고 있는데 혹시
고장나면 다시 사게될 것 같아요. 전 라디오 완전 사랑해요.^^

blanca 2021-12-16 17: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프로 좋아하는데 이 코너 놓쳤네요. 계속 하면 좋을 텐데 아쉽네요...

stella.K 2021-12-16 17:49   좋아요 3 | URL
그 코너가 어디서 협찬 받아서 하더라구요.
당첨되면 백화점 상품권 준다던데.
전 그 코너 한달쯤 해도 좋을 것 같은데 왜 2주만 하는지 모르겠어요.
사람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존재 같습니다.
밉고, 낮설고 하다가도 이렇게 와락 꿀어안고 싶어지니 말입니다.ㅠ

새파랑 2021-12-16 19: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애장하시는 코너가 종영되다니 아쉽겠네요 ㅜㅜ 저는 티비 라디오를 안보고 안듣긴 하지만 좋아하는 프로가 있다는건 좋은거 같아요~!!

stella.K 2021-12-16 20:16   좋아요 2 | URL
책 읽으시면사 한 프로 정도 한번 좋아해 보세요. 클래식 프로는 연주만 나오고 길이가 제법 길어서 독서하는데 크게 방해되지 않을 거예요.^^

책읽는나무 2021-12-16 20: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옛날 직장 다닐 때 한 곳에선 라디오를 틀어 놓고 일 했던 적 있었는데요~정오쯤 하는 그 시간대는 재기발랄한 mc들 입담이 넘 웃겨 넘어간 적 많았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오전에 부산에서 시내 버스를 타면 늘 손숙의 여성시대에서 양희은의 여성시대 나오면 은근 또 웃겨서 혼자 배꼽 잡고..ㅋㅋ
그러다 imf 때는 눈물 나는 사연들 정말 많이 들려줘 마음 아플 때가 많았었죠ㅜㅜ
집에서는 애써 라디오를 잘 안들었는데 예전엔 버스나 택시에서 라디오 방송이 많이 나와 귀 쫑긋 들었던 것 같아요.요즘엔 버스를 타도 라디오 방송 듣기 힘든 것 같구요!
그러다 앱을 통해 라디오 비슷한 것들 다운로드해서 한참 이어폰 끼고 산책할 때 듣고 혼자 또 웃고...ㅜㅜ
저는 주로 웃긴 프로그램만 듣고 살았네요ㅋㅋ
그러다 저녁무렵 어떤 조용한 카페를 갔는데 클래식 방송의 라디오를 틀어주던데...와~~ 분위기에 홀딱 반했던!!! 넘 좋더라구요^^
잊고 있었는데 이 프로그램도 한 번 들어봐야 겠네요^^
코로나 시대다 보니 그런 아픈 사연들 많았겠어요...아직 코로나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코너가 막을 내리나요??

stella.K 2021-12-16 20:22   좋아요 2 | URL
ㅎㅎ 라디오가 또 삶의 활력소가 되기도 하죠. 정말 버스에서 라디오 듣기 어려워 졌어요. 대신 무슨 방송하잖아요. 좀 아쉽죠. 세음 좋아요. 함 들어보세요. 새벽에 재방송도 있다는데 그게 더 좋다는 말도 있던데 전 대체적으로 자고 있어서ᆢ😩

희선 2021-12-17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이 힘이 되는 사람 많을 거예요 저는 음악캠프 듣는데, 거기에서는 격리되고는 라디오 듣는다는 말이 가끔 나오기도 했어요 라디오 방송은 안전하다고 전파는 바이러스를 감염시키지 않는다는 말을 어제 말하기도 했군요 이 방송에서 나오는 음악은 한국말이 아니어서 그냥 틀어놓고 책 봐도 괜찮아요 라디오는 들으면서 다른 거 해도 괜찮지요


희선

stella.K 2021-12-17 01:56   좋아요 1 | URL
어멋, 이 시간까지도 안 주무시고 계셨네요.
그 코너 정말 감동이어요.
희선님은 힘들 때 어떤 음악 들으시나요?
전 방송 들으면서 내가 힘들 때 듣는 음악있나 했더니 딱히 없는 것 같더라구요.
그냥 두루 좋은 거죠 뭐.^^

희선 2021-12-18 00:12   좋아요 1 | URL
컴퓨터는 거의 밤에 써서... 가끔 모두 떠난 놀이터에 온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쓸데없는 생각일지도... 저도 힘들 때 따로 듣는 건 없고 그냥 좋아하는 거 들어요 책도 그렇지만 음악도 아는 거 별로 없어요 책은 이것저것 봐야 할 텐데 생각하지만 그러지 못하는군요

stella.K 님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2021-12-17 2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17 2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17 2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17 2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19 2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19 2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20 16: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1-12-19 12: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라디오 프로그램 하면 고교시절에 들었던, 음악 영화를 틀어 주던 프로가 생각나요. 대체로 천천히 흐르는 분위기 있는, 영화 속 음악이었어요. 멘트 하는 디제이 여성분의 목소리도 차분하고 좋았어요. 밤이라서 그런지 라디오의 매력에 푹 빠졌던 때였죠.

stella.K 2021-12-19 18:09   좋아요 1 | URL
맞아요. 돌아간 김광한, 이종환, 김기덕 같은 기라성 같은 DJ에
가려 여성 DJ는 빛은 상대적으로 못 받은 편인데
영화 음악 진행했던 차분한 여성 DJ있었는데.
배우 정애리 씨도 했던 걸로 기억해요.
아, 옛날이 그리워요. ㅠ

기억의집 2021-12-19 22:19   좋아요 3 | URL
혹 조일수씨 아닌가요???? 패크님 저랑 비슷한 나이대이신 것 같은데.. 대학때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에 엠비씨에서 새벽에 조일수씨 진행했거든요 전 그 분이 너무 좋아서 거의 매일 들었어요. 심지어 그 프로에서 시청자가 보내 온 글에 영화에서 보여주는 색이라는 주제로 글도 보내 당청 되서 돈 삼만원도 받었어요. ㅎㅎ. 아침에 진행하던 김세윤씨도 좋아했고 그 후 김세윤 그만두고 김미숙씨 진행했는데.. 그게 너무 싫은 거예요. 텃세 심리 비스무리 한.. ㅎㅎ 그 후 김미숙씨 안정되고 매끄럽게 진행하면서 좋아했고 정미홍씨 진행도 좋아했어요. 나중에는 극우로 변신했지만 전 정미홍씨의 차분하고 쓸쓸했던 음성의 멘트 잊을 수가 없어요!!!

stella.K 2021-12-20 16:08   좋아요 0 | URL
아, 조일수 씨! 알죠. 그분 은퇴했겠죠?
와, 그때 돈 3만원이면 꽤 됐겠는데요?

김세윤? 김세원 아니구요? 그 굵은 목소리의...?
김미숙 씨가 텃새를...?
안 그랬을 것 같은데, 왜 그랬을까요.
와, 그러고 보면 기억님은 학교 때 라디오를 정말 좋아했나 봐요.^^

기억의집 2021-12-21 10:34   좋아요 1 | URL
ㅋㅋ 맞아요. 김세원씨. 왜 김세윤이라 썼는지.. 뭔가 헷갈렸나 봐요. 아 그리고 텃세 심리는 제가 부린 거예요. 김세원씨 잘 듣고 있는데 개편 되면서 김미숙씨 진행 한다고 하니깐 김미숙씨가 싫어지더라구요. 김세원씨 9-11시까지 아침에 진행했던 프로 십년이 넘게 진행했을 거예요. 나중에 김미숙씨 초기 진행 할 때는 안 듣다가 나중에 들을 땐 오히려 음악 선곡이 좋아서 많이 듣게 되었어요~

얄라알라 2021-12-19 2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라디오 이야기로 이렇게 화기애애^^

stella.K 2021-12-20 16:01   좋아요 0 | URL
북사랑님도 좋아하는 프로그램 있으면 알려 주세요.^^

2021-12-20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1-12-20 16:55   좋아요 0 | URL
ㅎㅎㅎ 학창시절을 돌아보게 되는 것만으로도 좋지 않나요? 아닌가...ㅋ
그럼 요즘 듣는 프로도 좋구요.^^

2021-12-20 2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1-12-21 18:02   좋아요 0 | URL
오징어!🤣
에이, 뭘 자책을 하고 그러세요. 저도 세음외엔 잘 안 들어요. 저도 전파랑은 잘 안 친해요.ㅋㅋ
 

문학잡지의 두 라이벌이라고 하면 <창작과 비평>과 <문학과 지성>이라는 건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 배경에 대해선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을 때야 비로소 좀 알 것 같아 여기에 정리해 본다.


먼저, <창작과 비평>은 1966년 1월에 창간되었다고 한다. 발간 형식과 이름이 한국 문화풍토에서는 꽤 이채롭다고 임헌영 문학평론가는 말한다. 창간호는 132쪽에 정가는 문우출판사에서 출간했다고 한다. 


일본의 이와나미(우리나라엔 '이와나미 문고' 번역본 시리즈가 있다)의 <세카이(세계)>, <시소(사상)>, <분카쿠(문학)> 세 잡지를 합친 격인 중국 근대사의 <신청년> 한국 근대사의 <개벽>이나 <조선지광> 등을 합친 격이라고 한다. 


            (창작과 비평 창간호)


여기서 잠깐 <개벽>과 <조선지광>에 대해 살펴보면,


                       


먼저, 개벽은 1920년6월 25일에 창간한 우리나리 최초의 잡지다.

A4판. 160쪽 내외. 천도교단()에서 민족문화실현운동으로 세운 개벽사()에서 1920년 6월 25일 창간호를 발간하였다. 천도교는 항일운동과 신문화운동을 활발히 전개하던 중, 민족문학 수립과 민족전통 문화유산 확립을 기본으로 언론·학술·종교·문예를 게재하는 종합월간지를 발간하기로 하고, ‘후천개벽사상’에서 이름을 따 ‘개벽사’를 창업하고 『개벽』을 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창간 당시 사장은 최종정(), 편집인은 이돈화(), 발행인은 이두성(), 인쇄인은 민영순() 등이었다. 창간 이유는 “세계사상을 소개함으로써 민족자결주의를 고취하며, 천도교사상과 민족사상의 앙양, 사회개조와 과학문명 소개와 함께 정신적·경제적 개벽을 꾀하고자 함”이라고 밝히고 있다. 전체 지면의 약 3분의 1을 문학과 예술면으로 할애하여 소설·시조·희곡·수필·소설이론·그림 등을 게재하였고, 문체는 국한문혼용체를 썼다고 한다.

하지만 일제의 감시와 압제로 인해 결국 1926년 8월 1일 통권 제72호(8월호)를 끝으로 일제에 의하여 강제로 폐간되었다. 폐간될 때까지 발매금지(압수) 40회 이상, 정간 1회, 벌금 1회 등 많은 압력과 박해를 받았으며, 그로 인한 경영난도 심각하였다.

1934년 11월 속간하여 제1호부터 제4호까지 내었으나, 1935년 3월 1일 다시 폐간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이전의 『개벽』과 성격을 같이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러다 광복 후 1946년 1월 김기전()이 발행인 겸 편집인으로 복간하여, 1926년에 폐간된 『개벽』의 홋수를 이어 제73호부터 시작하여 1949년 3월 25일(통권 제81호)까지 모두 9호를 발행하고 자진 휴간하였다고 한다. (이상은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잡지가 이렇게 부침이 많았다니. 그러다 이 잡지는 <다시 개벽>이란 제목으로 최근 다시 나오고 있다.  






                   


<조선지광>은 <개벽>보다 2년 뒤인 1922년 11월에 창간되었던 종합잡지다. 조선지광사에서 발행하였다. 통권 100호로 1930년 11월 종간되었다.「신문지법」에 의하여 발간된 사회주의적 종합잡지로 초기에는 민족사상을 고취, 일제에 항거하였으나, 점차 사회주의 색채를 띠게 되었다.

문학에 공헌도 커서 소설로는 유진오, 이효석이 동반작가로 등장하였고, 시에 정지용도 이 잡지를 통하여 등장하였으며, 임화의 경향적 작품 「오빠와 화로」 등이 발표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나중에『신계단()』이 나왔는데 <조선지광>의 후신으로 알려지고 있다. 

임헌영 님의 말에 의하면 <창작과 비평>은 전적으로 백낙청의 개성이 창출한 잡지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그는 1969년 백낙청의 <시민문학론>이 제기한 만해와 이상에 대한 재평가를 보고 감동했다고 한다. 한국 근대문학사에 대한 렌즈 자체를 바꿔 끼우는 놀라움이라고. 박정희 정권에 휘청거리기 시작하면서 발동한 유신독재(1972년)와 긴급조치(1974~79) 기간에 창작과비평사는 일대 비약도 이루었지만 한편 판금조치로 큰 피해를 입기도 했다.


<문학과 지성>은 '창비'에 4년 늦은 1970년에 창간한다. 

                             (문학과 지성 창간호)

김현, 김병익, 김주연, 김치수의 헌신적인 기여로 탄생했다. 그후 홍정선, 정과리 등이 이를 계승했다. 자랑스러운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게 한국은 여전히 문학의 여러 유파가 치열하게 대립 공존하면서 독자층이 비교적 단단하다. 문학에 대한 열기 또한 뜨거운 것도 고무적이라고.


역시 어느 분야나 라이벌은 있기 마련이고 또 있어야 그 분야가 선의의 경쟁을하며 발전할 수 있는 것 같다. 지금은 워낙 많은 잡지들이 다양하게 나와 무엇을 선택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누구는 문학잡지 하면 <문학동네>를 떠올릴 사람도 있겠지만 저 두 잡지가 더 많이 생각나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임헌영님은 이도저도 끼지 못하고 비정기간행물 동인지 <상황>을 만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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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가을 2021 소설 보다
구소현.권혜영.이주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9월
평점 :
절판


지난 2018년 여름에 처음 간행된 문학과 지성사의 단행본 프로젝트 <소설 보다>가 최근 겨울호를 내면서 총 14권을 출간했다. 소설을 잘 읽지 않는 시대에 이렇게 한 회도 거르지 않고 나와주니 기특하다 싶다. 나는 창간호를 재작년에 읽고 이제 이 책을 두 번째로 읽었다. 이 번호엔 구소현, 권혜영, 이주란 세 여성 작가의 작품이 실렸다. 창간호는 4명의 작가의 작품이 실린 줄 아는데, 세 사람이든 네 사람이든 이 조그만 책에 한 사람 싣기도 부족할 것 같은데 어떻게 여러 작품이 들어갈 수 있는지 볼 때마다 신기하다.

첫 번째로 실린<시트론 호러>를 쓴 구소현 작가는 2020년 문학과 사회 신인상을 받으면서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 작품은 창작 스터디를 배경으로 한다. 대학내에 있는 모임인데 서로의 작품을 봐주고 합평한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4명의 모임 중 한 명인 공선이 죽은 영혼으로 나온다. 어찌 된 일인지 공선은 저세상으로 가지 못하고 흔한 말로 구천을 떠도는 영혼이 되었다. 순간 약간 움찔했다. 그래서 호러라는 걸까.

문득, 나도 오래전 잠깐 창작 스터디에 몸을 담은 일이 생각이 났다. 물론 오래 못 갔지만. 솔직히 아무리 습작이어도 애써 썼는데 합평한답시고 찧고 빠면 포커페이스를 유지한다는 게 쉽지는 않다. 초고는 다 걸레라고 했던 헤밍웨이의 말을 그때 알았더라면 그냥 버린 셈 치면 되는 건데 그때는 참 어렸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한 번은 시나리오 스터디였는데 대여석 명 모였던 것 같다. 그중 여자라곤 나랑 나보다 연배가 아래인 A가 있었다. 또 그 모임엔 유부남 하나가 있었는데 A에게 자꾸 치근덕거리는 게 신경이 쓰였다. 그래도 일단 모른 척했다. 그러다 그 유부남 녀석 무슨 꿍꿍인지 A가 나온 단체 사진을 인터넷 카페에 올리더니 낄낄대며 무슨 퀴즈랍시고 문제를 냈다. 그러면서 뭘 알아맞혀 보라는 거다. 나는 그런 식으로 사람을 가지고 노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러지 말고 솔직하게 답을 공개하라고 장난치듯 가볍게 말했다. 그러자 그가 나의 마음을 알았을까, 갑자기 화를 발칵 내고는 그때부터 돌변한다. 그리곤 갑자기 웬 시키지도 않은 빨간펜 선생이 돼서는 그때까지 내가 카페에 올렸던 글을 복사해 빨간색으로 줄을 쫙쫙 치면서 비판을 해대는 것이다. 또 그것도 부족해 며칠씩 카페에 잠복하고 있다 내가 나타나면 뭐라고 막 공격을 해 댄다. 점잖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때는 좀 섬뜩한 생각이 들어 결국 카페를 탈퇴할 뿐만 아니라 모임에도 더 이상 나가지 않았다. 물론 세상의 모든 스터디가 다 그렇겠는가. 그래도 기본적으로 스터디는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작가 지망생들의 창작 스터디를 소설로 쓴다는 건 어찌 보면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아직 풋내기 작가도 아닌 작가 지망생들의 이야기다. 독자는 언제나 작가가 쓴 완벽한 이야기를 원하지 아직 창작 스터디에서 나눌 법한 이야기를 읽는 건 별로 프로답않아 보인다. 그건 아직 작가가 되기도 전에 힘들다고 징징거리는 꼴 밖에 더 되겠는가. 작가 지망생들은 어떡하든 작가만 되면 다 되는 줄 알지. 천만의 말씀이다. 작가의 타이틀을 따는 순간 그때부터가 고생문이 훤히 열린다. 그래서 개점휴업이라고 문학상 겨우 하나 받고 몇 작품 쓰고 이름 없는 별이 되어 사라져간 작가도 많다. 그래도 이 작품에선 공선을 죽은 영혼으로 설정해 놓으니 나름 영리한 구성을 했다 싶기도 하다. 하지만 작가는 아직도 뭔가 위축되어 있는 건 아닐까 뭔가 배짱이 있었으면 싶다. (물론 배짱이 있어서 이런 글도 쓴다면 인정은 하겠다.)

아니나 다를까, 작품 뒤에 인터뷰 내용이 나오는데,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으니 실패에 대해 덤덤해지고 싶다고 했다. 실패할 걸 알면서 왜 매번 크게 상처받는지 모르겠다며. 그건 어쩌면 실패를 대하는 작가의 태도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실패를 안 하는 길은 딱 두 가지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완벽하게 성공을 하던가 아예 도전을 하지 않던가. 그러나 둘은 너무 어렵다. 그보다 오히려 실패해도 좋으니 뭐라도 해 보자는 쪽이 더 낫지 않을까. 어차피 세상은 녹녹치 않다는 걸 작가도 모르지 않을 텐데 말이다. 누구는 근사한 목표를 세우고 멋지게 실패하는 거라고도 했다. 그게 더 멋지지 않은가. 그런 일은 거의 없지만 처음부터 너무 멋지게 성공하면 바닥을 몰라 나중에 심하게 골절상을 입거나 죽을 수도 있다. 실패는 하되 실망하지 않으면 된다. 쓰고 보니 (모르긴 해도) 작가 보다 오래 산 나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말 같다.

권해영 작가는 2020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면서 작가 활동을 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여기 나온 세 작품 중 가장 마음에 든다. 어느 날 주인공이 사는 아파트에 화재가 났다며 주민 대피령이 떨어지고 대피하는 과정과 생애 처음으로 직장을 얻고 받은 돈의 사용처에 대해 씨줄과 날줄로 엮었는데 제법 재밌게 읽혔다. 기발하다는 느낌도 들고.

요즘 젊은이들은 돈을 모으지 않는다고 한다. 그냥 그 달 벌어 그 달 쓴다고. 어차피 평생 벌어봤자 집 한 채도 못 사고 결혼도 못 할 테니 그냥 현재를 즐기자는 주의. 하지만 난 작품의 주인공이 더 설득력 있게 느껴졌다. 작품은 사람 구실하고 사느라 즐길 틈도 없다고 말하는 것 같다. 그런데 주민 대피 과정과 교묘하게 엮는 건 어떤 은유인 걸까. 그보단 제목이 주는 암시가 더 큰 것 같기도 하다. <당신이 기대하는 건 여기에 없다>. 원래 작가는 태생적으로 행복보단 불행을 더 주시하는 존재들 아니던가. 정답보단 해답을 제시하고. 그렇다면 이렇게 쓰는 것도 틀리진 않다.

이주란 작가의 <위해>라는 작품은 정공법으로 쓴 소설 같다. 어떠한 기교도 없이 담백하게 썼다. 어느 가난한 처녀와 소녀의 예쁜 우정을 그렸다. 작가는 인터뷰에서 가난하다고 다 불행하고 고통스러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썼다고 했던 것 같은데 그 의도가 충분히 잘 살려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세 사람 중엔 작가 연수가 가장 오래됐는데 그래서 그런지 안정감이 느껴진다.

그런데 좀 묘한 게 느껴진다. 2, 30년 전의 젊은 작가들의 글이나 요즘 젊은 작가들의 글이나 별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예전에 우린 당대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에 인색했다. 어쩌면 그렇게 글을 못 쓰는지 모르겠다고 앞다퉈 침을 튀기며 성토하기에 바빴다. 지금 와 생각해 보니 이해가 갈 것도 같다. 20대 작가는 꼭 20대에 맞는 글을 쓴다. 30대 작가는 30대스럽게 쓰고, 40대는 40대스럽게 쓰며, 50대도 그렇다. (작가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서사의 깊이가 느껴져 좋은 글을 쓸 가능성이 많은데 글을 점점 안 쓰는 것 같다.) 그러니 당대의 젊은 작가들은 비슷한 연배의 독자들에겐 환영을 받지 못하는 거다. 좀 다를 줄 알았는데 자기와 같은 얘기를 하고 앉았으니 그걸 못 견뎌하는 것이다. 그걸 요즘 작가들도 똑같이 반복하는 걸 본다. 옛날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자랐을 텐데도 오히려 이 사회가 쳐놓은 그물망에 그들도 똑같이 갇혀서 헬 조선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다. 세상이 좋아졌으면 그만큼 작가들도 행복한 글을 써야 할 텐데 그렇지가 못하다.

그래서일까? 옛날의 젊은 작가들은 글 못 쓴다고 욕해도 별로 죄책감 같은 거 없는데 (믿거나 말거나 한 소리지만 욕받이 작가가 더 대성하는 법이다.ㅋ) 요즘 작가들에게 나쁜 말은 못 하겠더라. 다 동생 같고 조카 같은 작가들 아닌가. 진정한 작가가 어디 작품 몇 개 썼다고 되는 건가? 다 연수가 차고 이러저러한 경험치가 작가를 만드는 거지. 또 내가 아니어도 비슷한 또래의 독자들에게 알게 모르게 욕먹고 있을 거다. 그렇게 작가는 욕을 먹고 크는 거다. 선지자가 고향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것처럼 비슷한 또래의 독자들은 결코 좋은 소리 안 한다. 그 생리만 이해하면 된다.

단지 나이 많은 독자로서 오늘날의 젊은 작가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너무 같은 동류의식에 휘말려서 전망 없는 삶에 대해선 가급적 안 썼으면 좋겠다. 그런 건 선배 작가들도 많이 했던 거다. 지금 그대들이 쓰는 글은 나이를 거스를 수 없는 일종의 통과의례 같은 것일 수도 있겠는데 독자가 뭘 원하는지를 알았으면 좋겠다. 물론 독자의 입장에서 같이 느껴주고 대신 말해 주는 거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그건 별로 의미가 없는 생각이다. 독자는 그 이상을 원하기도 한다. 너무 입맛을 맞출 필요는 없지만.

누구는 말했다. 우리나라 정치엔 유머가 없다고. 난 우리나라 문학 판도 별다르지 않다고 본다. 뭔가 모를 패배의식 아니면 지나친 엄숙주의 또는 선민의식을 전 세대 작가들로부터 그대로 답습해 오고 있는 건 아닌지 살짝 걱정도 된다.

또한 이런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기획자나 출판사에게도 이 지면을 빌어 한마디 하고 싶다. 이런 기획은 분명 좋고 환영할만하다. 그러나 언제까지 젊은 작가에게만 허락할 건지 모르겠다. 물론 젊은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발표할 지면을 얻는다는 건 좋은 일이다. 난 진심 젊은 작가들이 잘 됐으면 좋겠다. 하지만 독자의 입장을 얘기하자면, 앞서도 얘기했지만 재작년에 창간호를 읽었는데 비슷한 책을 또 읽는 느낌이다. 물론 3년의 차이가 얼마나 나겠냐마는 예를 들어 30대 작가는 3년 전에도 있지만 올해도 있고 5년 뒤에도 있을 것이다. 나 같이 30대를 거쳐 온 사람은 30대 작가가 별로 새롭지는 않았다. 즉 너무 작가층이 한정적이란 얘기다. 물론 기획부터 젊은 독자를 겨냥한 거라면 할 말은 없지만 다양한 연령층의 작가를 확보할 생각은 없는지 아니면 그런 기획을 따로 할 생각이 없는가 묻고 싶다.(물론 그럼 또 나와 비슷한 또래의 작가를 여전히 씹어대고 있을까.ㅋ)


아무튼 난 10년 20년 뒤에도 어느 책에선가 이들의 이름을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들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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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12-13 13: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단 스텔라님 명언 두 문장 담았구요~♡♡ 생각해보지 않았었는데
요즘 문학이 20~30대에 치중한 경향이 있는 듯해요. 이건 문학쪽 뿐만아니라 대중가요포함 문화전반적 현상일까요. 이왕이면 젊은 쪽에 기회를 주는 의미일텐데 요즘같은 고령화사회에서는(꼭 고령화사회 아니어도) 스펙트럼을 넓힐 필요도 있어보입니다.
창작 스터디얘기 재밌어요! 스텔라님 얘기요ㅎㅎ 안해봐서 그런지 내작품으로 욕좀 먹어보고도 싶고요(문제는 창작이 안됨ㅎㅎ)

stella.K 2021-12-13 15:39   좋아요 2 | URL
ㅎㅎㅎ 저한테 보내주세요. 제가 예쁘게 욕해드릴 게요.ㅋㅋㅋㅋ
우리도 창작 스터디 하나 만들어 볼까요?
미미님 댓글 보니까 화악~ 불이 짚혀 집니다.ㅋㅋ
새파랑님도 그러고 아무래도 진짜 조만간 걸레 하나 만들어 볼까 봐요.^^

청아 2021-12-13 15:58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아앗ㅋㅋ걸레라면 만들수 있을것 같아요!!😆

새파랑 2021-12-13 13: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의 창작 스터디 이야기를 소설로 쓴다면? ^^ 언제나 실패는 두려운것 같아요. 그럴줄 알면서도, 상처받을줄 알면서도 하게되는건 그래도 좋아하기 때문이겠죠?

글을 잘 쓰는건 정말 힘든일 같아요 ㅜㅜ 그래도 이런 노력을 응원합니다~!!

stella.K 2021-12-13 15:55   좋아요 3 | URL
ㅎㅎ 좀 오래된 이야기여요.
지금도 그러고 사나 모르겠어요. 그러기 전엔 누나 누나하면서
잘 대해주더만.
그렇지 않아도 그때 당시 써 볼 생각을 했었죠.
그렇게 자극을 주는 건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그런 사람이거든요.
근데 쓰다가 못 써어요. 글을 쓴다는 건 괴로운 일이죠.
헤밍웨이가 그런 말을 했다고 하지만 제 글은 걸레도 못됐던 거죠.
조만간 다시 걸레라도 만들어 볼까 봐요.ㅎㅎ

그러고 보면 새파랑님도 글 쓰는데 관심이 많으신가 봅니다.
용기내십시오!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프레이야 2021-12-13 13: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령화 사회에서 연령층 문제도 그렇고
독자의 입맛에 너무 맞출 필요 없다는 말씀도 그렇고 시원시원한
스텔라 님 말씀!!!
요즘 60대는 나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무색하게 젊은 분이 많은데
대화를 해보면 생각이 젊지는 않은 분이 있으니
그 고령이라는 말도 기준을 어디에 둬야할지요....
정치판도 문학판도 인간미 넘치는 유머가 필요하다는 말씀,
동감합니다. 그게 쉬울 것 같아도 쉽지 않은 일인데 이유가 뭘까
잠시 생각해 보게 되네요. 그나저나 유머,라니
갑자기 성석제 생각이 났는데 요즘 그분 작품 뜸하지요?

stella.K 2021-12-13 15:17   좋아요 2 | URL
그러게 말이어요. 성석제 작가는 아직 좀 더 써야할 양반인 것 같은데
뭐하고 사는지 모르겠어요.
근데 사실 성석제 작가는 해학을 아는 작가라는데
저는 어느 부분에서 웃어야 할지 그 웃음의 포인트를 잘 모르겠더라구요.
그래도 뭐 어쨌든 이런 작가가 많이 나와줘야 할텐데 너무 무게만 잡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프레이야님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시니까 확실히 많이 느끼시겠어요.
그렇지 않아도 오늘 새벽 잠자다 깨서 프레이야님이
생각이 나더라구요.ㅎㅎ

프레이야 2021-12-13 16:16   좋아요 1 | URL
우왕 새벽에 깨서 제 생각이요.
넘흐 황송하고 행복해요 왜죠왜죠 ㅎㅎ 제가 꿈에 나왔던 건 아니겠죠. 전 어제 기절한 듯 잤거든요. 오랜만에요.

mini74 2021-12-13 14: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을 많이 사는 독자위주로 돌아가는 것 같아요. 20대땐 서툰듯 그러나 호기롭게 세상을 까다가 나이들면 앞뒤옆까지 신경쓰느라 맹탕같은 글을 쓰는 작가룰 보면 또 마냥 뭐라고 할 수 없는 것도 현실인것 같아요. 스텔라님 글 넘 잘 읽었어요.~

stella.K 2021-12-13 15:17   좋아요 2 | URL
맞아요. 호기롭기라도 하면 좋을텐데 맹탕은 좀 읽기가 맹숭맹숭해서
괴로워요.시간낭비 같고.그런데도 계속 쓰는 걸 보면 뭐라고 할 수도 없고.
원고료 받으려고 대충 지면 떼우기 식이면 안될텐데 말이죠.ㅠ

페넬로페 2021-12-13 15: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책을 열심히 읽는 독자로서만 머무니 스텔라님의 글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작가로 등단하고 지면에 글을 올리는 작업이 얼마나 고단할지 알 수 있을것 같아요.

가끔 생각합니다.
전쟁도 인종 문제도 없는 요즘의 작가들이 무엇을 써야할지 참 암담할 것 같다고요.
그래도 저는 젊은 작가들이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자꾸 써주어서 너무 대견하고 고맙습니다. 그렇게 써주지 않으면 가뜩이나 이기심 가득한 세상에서 잘 모르고 넘어가는 부분이 많을것 같거든요.
뉴스 한 줄 보다는 소설 한편이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데 저한테는 도움이 더 많이 되더라고요~~
스텔라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stella.K 2021-12-13 15:32   좋아요 3 | URL
어멋, 그렇군요. 오히려 페넬로페님 말씀에 제가 오히려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사실 요즘은 k 켄텐츠의 위상이 높아져서 그런지
작가들도 글은 잘 쓰는 것 같긴하더라구요.
근데 크게 보면 8,90년대 작가들과 별차이를 안 보이고 있으니
그게 괜히 안쓰럽고 젊은 작가는 역시 젊은 작가구나 하는 거죠.
읽어주셔서 고맙슴다.^^

페크pek0501 2021-12-13 17: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까 이 글 읽고 검색해 봤답니다. 괜찮은 시도 같아요. 간편하게 들고 다니며 읽기에도 좋을 것 같고요. 책값이 착해서 좋고요. 저도 구매해 봐야겠어요.
스텔라 님은 제가 모르는 책들 은근 많이 아시더라고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stella.K 2021-12-13 19:49   좋아요 1 | URL
아니어요. 언니가 더 많이 아시죠. 정말 심풀하게 잘 나왔어요. 가끔 중고샵에도 출몰하는 것 같던데 그때 함 사 보세요.^^

책읽는나무 2021-12-13 2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개인적으로 이 시리즈 책들을 좋아해서 사다 모으고 있는 편입니다.특히 동네 서점에 가게 되면 꼭 사오곤 합니다.가격이 부담 없어서요~^^
책의 계절을 놓쳤을 때는 부러 도서관에서 빌려서라도 읽는 편이구요~^^
책 판형이 얇고 작아서 여행 갈 때 가방에 쏙 넣기 편한 책이고,가격도 저렴하지만 저렴한 가격만큼 책의 수준은 결코 저렴하지 않아서, 저는 <소설 보다>가 앞으로 계속 출판되길 바라는 독자 중 한 사람입니다.^^

몇 년동안 쭉 읽어 본 제 느낌은요~
스텔라 케이님 말씀처럼 작가의 연령대가 갈수록 한정되어져 가는 것, 맞아요! 많이 아쉬운 부분이에요.
헌데 또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이런 책을 통해서가 아니면 접해볼 수 없는 젊은 작가들의 글을 만나볼 수 있어 잠시나마 내 눈과 머리가 젊어지는 듯한 생각도 들더라구요.노련미를 갖춘 소설들도 좋긴 한데 또 덜 다듬어진 듯 하지만 소설의 소재를 택하는 아이디어가 기발한 작가들의 단편들도 많아 재밌더라구요.역시 젊다는 건 부럽다!라고 생각을 많이 하며 읽는 편이라ㅋㅋㅋ
올 <가을>편은 좀 차분했던 것 같습니다.
소재는 다양하고 좀 기발했던 것 같구요^^
젊은 작가들이 차츰 차츰 명성을 갖춰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더라구요.실제로 유명해진 작가들이 많더군요^^

저는 그저 읽기만 했지, 제대로 리뷰 한 편 써보질 못했는데...스텔라 케이님의 정성스럽고 시원시원한 리뷰를 읽으니 <소설 보다>가 더 발전되어 읽는 재미가 더 있어질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stella.K 2021-12-13 21:26   좋아요 1 | URL
아웅, 책나무님~ 그래요. 분명 요즘 젊은 작가들도 고민이 많을 거라고 봅니다.
어쩌면 제가 너무 앞서 살았다고 함부로 지적질한 건 아닌가 괜히 걱정도 되네요.
이 책을 다 모으고 계셨군요. 모르긴 해도 여기에 한 번이라도 자신의 글을 게재한 작가들이 있다면 책나무님께 고마워 할 것 같아요.
저는 솔직히 고백하자면 모처에서 이벤트 도서로 받은 거랍니다.
물론 이벤트 도서로 조차 안 읽는 사람보단 낫겠지만 좀 부끄러운데요?
게다가 그 모처에서 시키지도 않은 여름호까지 끼어서 보내줘서 좀 툴툴댔어요
다른 읽은 책도 많은데 그것까지 읽어줘야 하나 해서.ㅠ ㅋㅋ
책나무님 댓글 읽고 툴툴대면 안 되겠구나 여름호도 읽고 리뷰해야겠구나
반성했습니다. 긴 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