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적립금이 생겼다고 쉽게 책을 사는 스탈은 아니다.

게다가 얼마 전 모처에서 협찬 받은 책도 있고해서 당분간은 책을 사지 않으려고 했다. 근데 오래 전에 사 놓고 읽지 않은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바람의 그림자>를 읽기 시작했는데 이 사람 왜 이렇게 글을 잘 쓰는지 좀 놀라고 있는 중이다. 정말 장난이 아니다. 표현도 좋고. 


읽고 있자니 <천사의 게임>을 안 살 수가 없었다. 더구나 이 책은 현재 절판되 광활한 우주 어딘가를 떠돌고 있다. 그나마 1, 2권이 다 있는 경우는 내가 알고 있는한 한군데 밖엔 없다. 그래서 웬지 안 사면 안될 것만 같았다 .  


현재 사폰의 책들은 문동에서 다시 나온 줄로 아는데 유독 이 책마는 안 나오고 있다. 알겠지만 '잊힌 책들의 묘지'은 4부작으로 되어있고 그중 <천사의 게임>은 2부에 해당한다. 물론 꼭 차례대로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긴 하지만 구할 수 없으면 모를까 있는데 굳이 차례를 마다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그런데 막상 받고보니 만듦새가 그닥 좋지는 않았다. 뭐 책이 너무 좋은 것도 부담스럽긴하다. 하지만 1부에 해당하는 <바람의 그림자>에 비하면 별로다. 더구나 오랫동안 찾는 사람도 없었는지 종이 테두리가 약간 누렇게 변해 있었다. 뭐 책 상태를 알고 샀으니 불만은 없지만 간혹 생각 보다 좋은 책이 오는 경우도 있어 기대를 살짝했다 역시나 했다. 


물론 샀다고 당장 읽을지는 미지수지만 절판이라니까 마음이 더 급했다. 그만큼 흥미롭기 때문이란 말도되고. 다 읽기도 전에 어느 출판사에서 복간했다고 하면 어쩌지? 좋아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ㅋ 아무튼 책 가지고 지지고 볶고하는 책은 확실히 흥미롭긴 하다. 그게 소설이라면 더더욱.


그나저나 작가가 너무 글을 잘 쓰니 신이 정말 시샘을 한 걸까 그의 죽음이 안타깝다. 55세면 아직 한창 나인데. 그의 저작이 제법되던데 전작주의는 아니지만 한동안 관심을 가지고 봐도 심심하진 않겠다. 














얼마 전 <EBS 초대석>에 언젠가 함세웅 신부가 나온 것을 봤다.물론 이게 다 임헌영 선생님 때문이다. 그전엔 관심 1도 없었는데 왜 나는 이제와 새삼스럽게 민주화 투사들을 알고 싶어지는지 모르겠다. 여튼 TV에 나온 함세웅 신부는 단아하고 유쾌한 분이었다. 그런 분이 정의구현 사제단을 이끌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솔직히 난 그 엄혹한 시절 정의구현 사제단을 약간은 고까운 시선으로 바라봤던 것도 사실이다. 사제가 성도들 관리나 잘하지 무슨 정치인가 했다. 다 깨치지 못하고 알지 못하면 그런 실수를 한다. 그 시절 내가 깨치지 못한 게 어디 정의구현 사제단뿐인가.ㅠ 아무튼 그의 이야기를 들으니 무슨 책이라도 사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천사의 게임>을 산 곳에서 함세웅 신부와 언론인 손석춘 씨와의 대담집 <껍데기는 가라>가 있어 같이 샀다. 받고보니 얇아서 좋긴한데 의외로 길쭉해서 좀 놀랐다. 평도 좋고 금방 읽을 것 같다.


알다시피 <껍데기는 가라>는 신동엽 시인의 시집제목이기도 한데 제목을 잘 차용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제목만큼 함세웅 신부에게 어울리는 말이 또 있을까. 






다행인 건 이것은 울엄니가 낮잠을 자고 있을 때 왔다는 것. 안 그래도 책을 야금야금 사 들일 때마다 엄니 눈치가 보이는데 가끔 이렇게 때를 잘 맞출 때가 있다. 뭐 그렇지 않더라도 왔으면 받아야지 별 수 있나. 한 소리 들을 각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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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2-01-28 20: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엥 작가가 요절했나요?? 십년여 전인 것 같은데 바람의 그림자 인기 엄청 났죠. 작가가 죽었나요?? 몰랐어요. 저는 유럽에서도 이상하게 스페인이 별로여서…. 산티아고도 가 보고 싶은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스페인 작가에 관심이 적은데… 저 때 바람의 그림자 재밌게 읽었던 것 같어요. 언제 죽었는지 검색해 봐야겠어요!!!

stella.K 2022-01-28 20:33   좋아요 2 | URL
최근에 죽었을 걸요? 2019인가? 그랬던 것 같은데...
저는 이 책 읽으니까 비로소 돈키호테도 읽어 볼 생각이 나던데요?
이 사람 좀 괴물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래 살았으면 뭔가 대단한 걸 했을 것 같은데...
뭐 지금도 대단하지만.

기억의집 2022-01-28 20:32   좋아요 3 | URL
찾아보니 작년에 죽었네요. 55세면 저랑 몇살 차이 안 나는데… 인생사 참 알 수 없네요. 스텔라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stella.K 2022-01-28 20:36   좋아요 2 | URL
아, 작년이던가요? 64년 생이라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 나이로 치면 더 하죠.ㅋ

고맙습니다. 기억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오미크론 땜에 스산하긴 하지만 명절 무탈하게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기억의집 2022-01-28 20:37   좋아요 1 | URL
네~ 스텔라님도 무탈하시길~

mini74 2022-01-28 20: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별점이 다들 좋네요 궁금해지는 ㅎㅎ 스텔라님도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

stella.K 2022-01-28 20:55   좋아요 1 | URL
네. 고맙습니다. 미니님도 안전하고 즐거운 명절되시길...^^

Falstaff 2022-01-28 20: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바람의 그림자> 저도 문학과지성 판으로 읽었습니다. 무지하게 재미있었고요. 근데 아쉽게도 시간이 좀 지나니까 전혀 기억에 남는 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 책도 사 읽어보려다가 지금 절판이라서 속으로 에잇, 차라리 잘 됐다, 위안 삼고 있다가, 이젠 사폰이란 이름마저 가물가물... 근데 벌써 갔군요. 에휴...

stella.K 2022-01-28 21:06   좋아요 4 | URL
ㅎㅎ 알아요. 얼마 전에 문트님 리뷰 읽었어요.ㅋ
광활한 우주점에 있는 것 같기는 하더라구요.
아니면 개인이 하는 중고샵에서도 팔구요.
근데 책이 약간 후져서 나중에 문동에서 이마저도 다시
복간해주지 않을까요? 좀 기다려 보시죠. 그동안 저자의 다른 책
읽어도 좋을 것 같아요.
영화로 보면 더 재밌을 것 같긴해요. 추리물이라
읽을 땐 재밌는데 좀 그렇긴하죠? 책이 재밌으면 되죠 뭐.ㅋ
사인이 암이라는데 안타까워요.ㅠ

얄라알라 2022-01-29 00: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작가님 이름은 한 번 듣고 바로 기억하기에 쉬운 이름이 아니네요^^;;저는 그냥 사폰으로 기억해야겠어요. 골드문트님께서 무지하게 재밌다고 하시고 Stella. K님께서 과감하게 사셨다 하시니 재미 보장!

stella.K 2022-01-29 09:49   좋아요 2 | URL
이거 한때 인기가 대단했죠. 정말 폭풍같았습니다. 문지판 보면 리뷰가 엄청 많이 달렸죠. 저는 청개구리라 한창 인기있을 때 안 읽고 이제 읽습니다. 😂 재밌어요. 우리가 잘 모르는 스페인 작가들도 많이 나오더군요. 북사랑님도 재밌게 읽을거라고 믿쑵니다!😄

페크pek0501 2022-01-30 00: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책 택배가 올 때쯤이면 집에 나 혼자 있길 바란답니다. 괜히 눈치가... 하하~~

stella.K 2022-01-30 17:55   좋아요 2 | URL
ㅎㅎ 역시 책 좋아하는 사람은 비슷비슷해요.😖

희선 2022-01-30 02: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절판된 책을 사셔서 좋으시겠습니다 책이 있으면 언젠가는 보겠지요 지금 관심을 가지고 있으니 생각보다 빨리 만날지도 모르겠네요

stella.K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설 잘 쇠세요


희선

stella.K 2022-01-30 18:01   좋아요 3 | URL
절판된 책을 사는 건 묘한 희열이 있어요. 나중에 복간되면 말짱 꽝이지만.😱
희선님도 건강하고 평안한 설 보내시기 바랍니다.^^

레삭매냐 2022-02-03 21: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적립금이 생기면 쓰지 못해서
안달해 하는 1인이 여기 있습니다...
ㅋㅋㅋ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책은
집에 있는 지 어쩐지 기억이 나
지 않네요.

없다면 당장 책방으로 달려가
살 기세네요... 아 유혹이 너무
강렬합니다.

stella.K 2022-02-04 18:01   좋아요 0 | URL
ㅎㅎ 아마도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요? 사폰은 책이 한 두권이 아니라서 한권도 안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있어도 한권만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을걸요?ㅋㅋ
 

드디어 확진자가 만명이 넘었다.

이미 예상한 것이긴 하지만 막상 이렇게 되고보니

목이 조여오는 느낌이다.

다음 달이면 하루 확진자가 2, 3만이 나올 수도 있다고 한다.

해외 특히 미국이나 유럽의 여타 국가에 비하면 적은 수치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좋아라 할 건 아니지 않는가.

또 미국과 유럽은 이미 정점을 찍었거나 앞으로 찍을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언제쯤 정점을 찍게될까.


그러는 가운데 유럽의 알만한 국가는 방역규제를 속속 풀고있는 상황이다.

오미크론은 감기 같은 감기 아닌 게 일반적 중론이다.

감기와 비슷하게 시작해서 3,4일 앓다가 6, 7일이면 

서서히 잦아들기 시작한다고 한다. 

하지만 감기와는 또 다른 느낌이라고 한다.

어떤 사람은 표현하기를 수세미로 폐를 긁히는 느낌이라나 뭐라나.


아는 지인의 말에 의하면,

재택자가격리란 확진자와 보호자만 집에 남아 있고

오히려 나머지 가족이 지정된 곳으로 피신 가 있는 거라던데

그럼 기존에 확진자가 시설에 입소하는 방식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그게 그거 아닌가.


암튼 어젠가 오늘부터는 자가 격리가 7일로 줄어들긴 했지만

이건 부스터샷까지 마친 사람에게나 해당되는 거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기존의 10일을 지켜야 한단다.

이건 마치 3차 접종완료자에게 특혜를 주는 것 같은 느낌인데

또 말에 의하면 3차 접종을 맞아도 돌파 겸염이 됐다더라.


그건가 하면 화이자의 CEO는 부스터샷을 4, 5개월만에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으며 1년에 한 번이면 족하다고 했단다.

그러니까 정부의 백신 정책이 너무 강제란 느낌이 든다.

다음 달이면 하루 2, 3만이라면 2차 접종 100일을 갓 넘긴 나도

빨리 맞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긴하지만

부작용 사례를 들으면 버텨볼 때까지 버텨보고 싶은 생각도 들고

도대체 마음을 어디에 둬야할지 모르겠다.


가장 속상한 건 친구를 만날 수 없다는 거다.

여태까지도 조심조심 정말 간만에 아는 사람을 만나곤 했는데,

최근 베트남에서 동생과 함께 안경 체인점을 운영하다

코로나로 손털고 이달 초에 영구 귀국한 친구가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다시 만날 꿈에 부풀어 있었다.

얼마만인가. 그래도 그동안은 1년에 한 번씩 들어오면 만나고 했지만

지난 2년을 통째로 날렸으니.

자가격리가 끝나면 금방 보게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미크론이 코앞에 와 있는데 친구는 (철딱서니 없이)

만나자는 말에 어어, 그래야지 해 놓고 만나지도 못하고 있다. 

그 어버버거리는 게 마치 이 친구를 만나기 싫어 오해하게 만든 건

아닐까 괜히 신경이 쓰이는 거다.

물론 시국이 이러니 이해 못할 친구는 아니지만.


코로나는 마치 잠자고 있는 좀비를 깨운 것과 같아서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는데

이런 펜데믹은 일생 한 번만 겪어야지 두 번 겪다가는 정말 지레 죽을 것 같다.

어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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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2-01-26 23: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난달에 만명 되면 어쩌나 했는데, 그러다 조금씩 줄어들었군요 줄어드는 듯하다가 다시 늘어났네요 오미크론이 다 퍼졌나 봅니다 누군가는 심하지 않다고 하고, 누군가는 가볍게 보면 안 된다고도 하더군요 누구 말이 맞을지... 조심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지금은 만나려고 했던 친구분 만나기 어렵겠네요 밖에서 잠깐 만나는 것도 괜찮겠지만, 오랜만이니 오래 이야기 하고 싶기도 하겠습니다 편하게 만날 날이 오겠지요 그게 언젤지...


희선

stella.K 2022-01-27 19:34   좋아요 1 | URL
오미크론이 지나가고 있는 나라가 있다는 게
진짜 부럽더군요. 델타 보다는 약하다는데
그래도 마음이 안 놓이네요.
친구야 전화 통화는 했으니 일단 그거로 만족해야죠.ㅠ

희선님도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책읽는나무 2022-01-26 23: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참 조심스러운 상황이긴 합니다. 오해하고, 섭섭하고...어떤 게 답일까요?
어제, 오늘 우리 동네도 갑자기 세 자리 숫자가 나와서 깜짝 놀라는 중입니다ㅜㅜ
보통 많이 나오면 40,50 명 수준이었는데...작은 도시인 우리 동네도 이지경이니..전국적으로도!!!ㅜㅜ
저도 3 차를 미루려고 했는데 설 쇠고 맞아야겠구나! 생각중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희망이 없어 보여, 우울증이 더 심해지는 듯 합니다. 어쨌거나 조심하고 볼 일이죠.스텔라 케이님은 어머님도 계셔 더 조심스러우시겠어요ㅜㅜ

stella.K 2022-01-27 19:40   좋아요 2 | URL
저희는 아직까지는 괜찮습니다.
저희 엄니는 지난 11월에 3차를 맞긴하셨는데
아무래도 연로하시다 보니 걱정이 안 될 수는 없죠.
저도 진작 맞을 걸 그랬나 싶기도 하네요.
하루 10만도 나올 수 있다는데 저 같이 집콕만 하는 사람도
이젠 피해갈 수 없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책나무님도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바람돌이 2022-01-27 02: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 갑자기 확진자수가 엄청나게 늘어나서 아 정말 이게 끝나기는 하는건가 싶어 참담하네요.

stella.K 2022-01-27 19:4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백신 맞아 조금 안심도 했는데
아무리 증세가 약하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증폭이 되니
걱정이 안될 수가 없네요.
내내 나는 피해가지 않을까 했는데 어림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저 조심하는 수 밖에.;;

새파랑 2022-01-27 06: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코로나로 잃은게 너무 많은거 같아요 ㅜㅜ 3만명이 걸리는 날은 안왔으면 좋겠어요 ~!!

stella.K 2022-01-27 19:52   좋아요 1 | URL
10만도 나올 수 있다네요.
매일 출근하는 사람은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우리 집 가장은 사무실에 확진자가 나와서
보건소 들러 12시도 안되서 들어오더군요.
장난 아니네요. 새파랑님도 조심하시길.

blanca 2022-01-27 09: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친구 못 만나고 맨날 다음 기약하다 나이만 두 살 먹었네요. 가슴이 답답합니다. 꼬맹이들이 마스크 쓰고 친구들이 몸 터치하면 막 운다고 하는 소리 들으니 너무 안타까워요. 제발 봄에는 좀 안정되고 그간 못 만났던 사람들도 반갑게 재회할 수 있기를...

stella.K 2022-01-27 20:03   좋아요 0 | URL
몸 터치했다고 울다니. 참 안쓰럽고 웃프네요.ㅠ
아이들이니 얼마나 공포스럽겠어요.
더구나 재작년에 입학한 아이들이 곧 3학년이 될 텐데
학교에 제대로 잘 적응하는지 모르겠네요.

원래 제가 혼자서도 잘 지내는 타입인데
제가 좋아서 혼자지내는 것과
이렇게 어쩔 수 없이 떨어져 지내는 것과는 확실히 다르더군요.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만나는 건데 내내 이러고 살아 온 것 같습니다.
그러다 정말 가물에 콩나기로 지인을 만나면 얼마나 좋던지.
오미크론 잠잠해지면 잠깐이라도 만나고 들어오세요.
괜찮을 거예요. 사람 못 만나는 것도 병됩니다.ㅋㅋ

水巖 2022-01-27 15: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안녕하세요, 수암입니다.
프레이야님 서재에 들렸다가 스텔라님 글을 보고 들렀습니다.
옛날 달력 이야기 하셨더군요. ㅋㅋ
이젠 80고개도 반쯤 올라와 있어 자주 다니지도 않고 책이나보고 지냅니다.
새해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기를 빕니다.

stella.K 2022-01-27 21:53   좋아요 1 | URL
어머, 수암님! 반갑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프레이야님이 소식 전해주셔서 잘 계시나 보다 했는데 이렇게 댓글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때 일을 어찌 잊겠습니까.ㅎ
모쪼록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mini74 2022-01-27 17: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 전국에 흩어져 있는 친구들하고 줌으로 한번씩 만나요 ㅠㅠ 이게 무슨일인가 서로 섞이는 대화와 희뿌연 얼굴들을 보며 웃었어요. 정말 별일이 다 있다고 ㅠㅠ

stella.K 2022-01-27 20:12   좋아요 1 | URL
와, 미니님 친구분들은 전국구군요.ㅋㅋ
정말 세상 좋아졌죠. 이렇게 줌으로 만나고.
세상이 확실히 좋아졌을 겁니다.
그래서 이 정도라도 대처할 수 있는 걸 텐데 말이어요.
옛날에 백신도 흔치 않았을 땐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을 겁니다.
게다가 백신을 맞고 싶어도 못 맞는 사람도 있다는데
그거 생각하면 백신이라도 맞을 수 있다는 게 아딘가
자꾸 마음을 돌려야 하는데 오미크론에 발목잡혔다고 생각하니
이젠 그런 생각도 잘 안 드네요.
지난 준가 외국에 누가 끝이 보인다는 말을 했는데
그게 거짓말이 아니길 간절히 바라게 됩니다.ㅠㅠ
 


사실 맨 오른쪽의 책을 제외하고 세 권은 모처에서 협찬 받은 책이다. 

와, 근데 <The Earthian Tales> 자태가 남다르다. 잡지라는데 보는 순간 뜬금없이 대학졸업장이 생각이 났고 잡지가 이렇게 잘 나와도 되는 건가? 아찔한 느낌마져 들었다. 뒷면에 문구가 인상적이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외계인들도 이 잡지를 보거나, 보는 게 우리뿐이거나." 


<버선발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한 통일문제연구소장 백기완 선생의 소설이다. 이 책은 2019년에 나온 책이다. 그 모처라는 곳에서 당시 새책으로 들어왔지만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어 이번에 내가 한 번 읽어 보겠다고 손들었다. 사실 나도 그동안 관심이 없었다. 평은 좋은데 읽어야할 책이 산더미라 굳이 뭐 읽나 싶은 것이다. 그런데 저 <문학의 길 역사의 광장>을 어제 완독했는데 읽고나니 뭔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르긴 해도 앞으로 나의 독서는 <문학의 길 역사의 광장>을 읽기 전과 후로 나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뭔소리 하는 거냐, 지금 난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그 유명한 소설 <바람의 그림자>를 읽고 있구만. 이거 정말 장난 아니다. 왤케 잘 쓴 건지.)


<소설보다 겨울 2021>도 나 아니면 읽어 줄 사람이 없을 것 같아 앞의 두 책 신청하면서 같이 데려왔다. 처음엔 그닥 관심이 없었는데 것도 읽고 보니 은근 관심이 간다. 

      

 

 














올해는 시작이 좋다. 새해 벽두 알라딘 이달의 리뷰를 시작으로 지난 주 바로 옆동네에서 우수 리뷰로 뽑혔다.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2년인가 3년만의 일이다. 하도 안돼서 그 동네는 나를 잊어버렸나 보다고 했다.


게다가 모처에서 올해부터 짧은 연극의 대본 쓰는 일을 맡았다. 오래 전 나는 원래 이 일부터 대본 쓰는 일을 시작했는데 작년에 코로나로 인해 아무런 꿈도 꿀 수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렇게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게 어딘가 싶다. 물론 변수가 없는 건 아니고, 해도 두 달의 한 번 꼴로 하고, 원고료도 교통비 정도 밖에 안 되지만 아무 것도 안하는 것 보다 난 것 같아 덥썩하겠다고 했다. 원래 바라던 건 아니었지만 하다보면 진짜 바라던 걸 하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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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2-01-21 20: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좋은 일 대박 나시길 ~

stella.K 2022-01-21 20:08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기억님!^^

mini74 2022-01-21 20: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무지 축하드려요. 조금씩 조금씩 더 좋아지겠지요 *^^* 교툥비는 교통빈데 유럽 왕복비행기값으로 받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ㅎㅎ

stella.K 2022-01-21 20:15   좋아요 2 | URL
ㅎㅎㅎ 그러게요. 비행기값도 교통비는 교통비죠? 역시 미니님!
이놈의 돈이라는 게 그래요. 원고료 협상할 때
처음에 턱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요즘 물가 상승률을 생각해 봐라
했더니 좀 있다 제시한 금액의 따따블을 주겠다는데 그게 바로
교통비 정도되는 거니 얼마나 형편없는지 알겠죠?
물가상승률 포기하고 그냥 따따블에 만족하기로 했어요.ㅎㅎ

책읽는나무 2022-01-21 20: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잘 풀릴 조짐이 보이네요?
축하합니다^^
따따블의 따따블 곧 그리되실 껍니다ㅋㅋ

stella.K 2022-01-21 20:40   좋아요 3 | URL
ㅎㅎ 그럼 뭐 더 이상 바랄게 없죠.
고맙슴다.^^

라로 2022-01-21 20: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결국엔 원하시는 결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이런 소식 넘 흐믓하고 좋아요~.^^

stella.K 2022-01-21 20:52   좋아요 2 | URL
오, 라로님! 고맙습니다.^^

Falstaff 2022-01-21 21: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메 연극대본이란 것이 희곡이지요? 와.... 축하합니다!!!

stella.K 2022-01-21 21:52   좋아요 3 | URL
ㅎㅎ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 할 때까지 하는 건 아니죠... ㅋ 전문으로 하는 건 아니구요.
암튼 고맙습니다.^^

페넬로페 2022-01-21 21: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백기완선생의 책을 보네요~~
좋은 기운이 1월부터 스텔라님께 있는 것 같아요. 연극 대본 쓰기를 시작으로 점점 더 글 많이 쓰시기 바래요^^

stella.K 2022-01-21 21:48   좋아요 3 | URL
앗, 백기완 선생님 글을 읽어 보셨나봐요. 기대되요. 고맙습니다.^^

초란공 2022-01-21 21: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임헌영 선생님 책 담아가요. 전 새해부터 대상포진으로 비실대고 있습니다. 아주 아프진 않은데 수포 생긴데가 따끔따끔하고 몸이 많이 피곤하네요 ㅜㅜ 건깅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ㅠ

stella.K 2022-01-21 21:48   좋아요 3 | URL
앗, 저런ᆢ 그거 많이 아프다는데... 저는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모쪼록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새파랑 2022-01-21 21: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올해는 출발부터 아주 좋네요~!! 연말까지 계속 내년까지 계속 좋기를 바라겠습니다 ^^

stella.K 2022-01-21 22:05   좋아요 4 | URL
고맙습니다. 저는 정말 끝자리가 짝수인 해가 홀수인 해 보다 좋은가봐요.ㅋㅋ 이 징크스 깨고 짝수던 홀수든 다 좋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짝수 해가 지면 약간은 불안해져서 말이죠. 그래도 일단은 짝수 해를 누려야죠.☺

프레이야 2022-01-21 23: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축하드려요. 좋은 시작이고 기쁜 소식이에요. 시작이 좋으니 과정을 즐기며 차츰 나아가실거라 믿습니다!!!

stella.K 2022-01-22 11:01   좋아요 4 | URL
네. 고맙습니다. 프레이야님도 올해 좋은 일들이 많으시기 바랍니다.^^

희선 2022-01-22 02: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stella.K 님 축하합니다 새해 시작부터 좋은 일이 이어지다니, 좋은 해가 되겠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건강해야겠습니다 몸뿐 아니라 마음 건강도 잘 챙기세요


희선

stella.K 2022-01-22 11:03   좋아요 4 | URL
맞아요. 마음 건강도 중요하죠. 고맙습니다. 잘 챙기도록 하겠습니다. 희선님도요.^^

청아 2022-01-22 11: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오 스텔라님 저도 축하드려요~♡♡목표로 가는 여정이 가장 멋진 순간들이라고 생각해요^^*

stella.K 2022-01-22 11:07   좋아요 4 | URL
캬~ 마지막 문구가 멋져버립니다! 미미님 응원받고 가 보겠슴다. 고맙습니다. 🤗

바람돌이 2022-01-22 18: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올해의 좋은 시작 멋지십니다. 시작이 반이라잖아요. 시작하면 어쨌든 하게 되고 점점 더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실거예요.

stella.K 2022-01-22 19:18   좋아요 3 | URL
그러게요. 나쁜 일엔 나쁜 일이 꼬리를 물고
좋은 일엔 좋은 일이 계속 생긴다던데 좋은 일이 계속 생기면
좋겠죠? 바람돌이님도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22-01-26 13: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텔라 님, 축하드려요.
이렇게 좋은 일에 제가 축하를 안 하면 말이 안 되지요.
시작이 좋으니 기분 좋게 올해를 출발해 나가면 되겠어요.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좋은 일과 좋지 않은 일이 어떤 흐름을 타고 온다고 생각해요.
다만 사람들은 좋은 일에는 잠깐 기뻐하고 좋지 않은 일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듯해요.
우리는 좋은 일을 맘껏 누리자고요.
다시 한 번 추카추카추카... 앞으로 백 번...ㅋㅋ^^

stella.K 2022-01-26 15:10   좋아요 1 | URL
그럼요. 언니가 츅하해주셔야죠.ㅎㅎ
고마워요. 올해는 언니나 저나 좋은 해가 될 것 같아요.^^
 

이 대재앙은 전 인류에게 이와 똑같은 ‘고슴도치의 법칙‘이란 굴레를 씌워버렸다는 의미에서 마치 천지신명이 내린 파문 선고로, 이제 인류는 지구의 지배자로서의 자격 박탈이라는 위기를 느낍니다. .......
이 해괴한 바이러스는 ‘욕망하는 기계‘인 돈벌레로 인간을 변신시킨 신자유주의 경제체제가 지닌온갖 병폐를 그대로 드러내주어 선진국일수록 더 허둥대는 꼴불견을 노정시켰습니다.
- P692

코로나19로 실추한 권위와 경제적 손실을 메꾸기 위해서는 인류애와 평화를 기본으로 삼고 있는 진보적인 정치을 감행해야 되지만, 이 두 강대국(미국과 일본)은 까놓고 지구촌 곳곳에 분쟁을 조장해 엄청난 이득을 챙기려고 혈안이 될 공산은 커졌습니다. ....... 여기에다 세계 평화를 담보해야 할 유엔은 무력하고, 지구의 평화를 외칠 만한 러셀이나 사르트르 같은 인류의 양심과 용자도 사라져버린 이 삭막한 시대를 오히려 절호의 기회로 삼아 두 나라의 전쟁상인의 마피아 기질이 더욱 잔혹해지면서 염려스러운 건 만만한 중국과 한반도가 걸려 넘어질까 아찔하기만 합니다. - P693

인류 재앙의 4대위협요인 중에서

분명한 것은 남북 간의 불신과 대화의 단절이 깊어질수록 덕을보는 것은 미·일 두 강대국이라 우리 민족은 계속 그들의 봉으로 전락해 시달릴 것이란 점입니다. 남도, 북도 진작 알고 있던이 만고의 진리를 제발 코로나1으로 재확인하고 실천하는 계기가 되길 대망합니다.
......
한국과 세계가 직면한 위기는 크게 보면 네 가지로다가옵니다. 첫째는 자연재앙이 가져올 인류 존망의 위기, 둘째는 핵무기와 과학이 빚은 인간 절멸의 위기, 셋째는 인간성의 파괴로 말미암은 인간 소멸의 위기, 넷째는 정치인들이 자초할 인류 생존권의 위기입니다. 이중 보통사람들이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건 마지막 네 번째인 정치 바로잡기입니다. 이만 잘 되면 앞의 것은 자동적으로 해결됩니다. 그러기 위해는 특히 젊은 세대들이 올바른 인문사회과학에 대한 건전한 교양과 상식을 가져야 하는데, 그게 점점 반대방향으로 흘러고 있습니다. - P694

21세기야말로 이데올로기의 시대가 끝난 게 아니라 빈부의 기차가 점점 격심해져가기에 정치혁명이 절실한데 지배층은그걸 원천봉쇄하기에 바쁘지요. 전 지구적인 정치혁명만이 그그의 위기를 치유할 수 있습니다. 그건 한마디로 ‘온 인류의 진보화 입니다. 진보야말로 역사 발전의 기본이자 평화와 평등지를 이룩할 수 있는 생존 방법입니다.
......캄캄한 어둠 속을 헤매면서 자유와 민주를 갈망했던의 세대는 이제 무대 뒤로 사라져가는 운명이지만 다음 세대가 당면할 미래 역시 순탄치 않습니다. 자연재앙, 핵무기, 무한경쟁에 함몰된 인간성 부재, 증오와 불신이 얽힌 민족 분열과 종차별, 신앙에 대한 편견 등등의 무거운 짐을 다음 세대들이 부디 지혜롭게 해결해주기를 바랍니다. ......우리나라 지식인들은 어디로 봐도 편안한 신세가 아니거든요. 지금 다시 엉망으로 돌아간다면 평생을 온몸으로 싸웠던 우리 세대가 청산하지 못한 암초가 아직도 활보한다는 증거지요. - P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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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22-01-21 18: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임헌영 선생의 사회적 진단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stella.K 2022-01-21 18:36   좋아요 1 | URL
ㅎㅎ 그러게요.
어제 겨우 완독했는데 (넘 오래 읽었죠? 제가 이렇습니다.ㅋ)
뭉클하기도 하고, 마치 감동적인 영화나 드라마 끝난 것처럼
허전하기도 하고. 마음이 묘하더군요.
앞으로 저의 독서가 많이 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선생님이 계신다는 게 얼마나 감사하고 좋은지.
또 제가 잠시나마 선생님께 배웠다는 게 뿌듯하더군요.
니르바나님께도 감사해요.^^
 

지난 주말과 휴일 두 편의 영화를 연이어 보았다. 그런데 어째 둘이 뭔가 공통점이 느껴진다. 우선 둘 다 실화를 바탕으로한 전기 영화라는 것. 또 주인공이 다 남자면서 불우한 유년시절을 보냈다는 것.


먼저 <뮤직위딘>은 리차드 피멘틀의삶을 다뤘다. 이 사람이 누구냐면 미국에 장애인 권익을 위해 공헌한 사람이다. 


뭐 새삼스럽게 그런 선진국의 장애인 권익인가 싶겠지만 이 영화의 배경이 베트남 참전 전후를 다뤘다는 점에서 그 시절 미국의 장애인 권익은 바닥이었나 보다. 


사실 리차드 피멘틀 자체가 재수가 없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는 주기적으로 자살 소동을 벌이는 우울증 환자다. 즉 그는 부모에게서 사랑을 받아 본 적이 없다. 대학 진학에 실패한 후 현실 도피처럼 베트남 전쟁에 자원한다. 작전 하나를 성공해 포상으로 모처럼 배터지게 성찬을 즐겨보겠다고 음식을 입에 넣으려는 순간 폭격을 맞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나지만 청력을 잃어버린다. 


결국 본국으로 송환된 후 그는 움직이는 입술 모양에서 사람의 말을 읽어내는 능력을 습득하게 된다. 대학에 다시 지원해 보지만 청력이 문제가 되어 그곳 입학 관계자와 대판 싸운다. 이쯤되면 뭐 하나 되는 일이 없는 재수 옴붙은 사람 맞지 않나. 그런데 그 대학 식당인지 휴게실에 앉아 있는데 우연히 천재지만 뇌성마비 환자인 아트를 만난다. 그때부터 그의 삶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둘은 단짝이 되어 세상을 오히려 비웃으며 괴짜의 극대화를 이룬다. 


그때만 해도 장애인은 '어글리법'에 의해 일반인으로 하여금 혐오를 조장한다고 해서 식당에서 식사를 할 수 없다.     


      

 

이 장면은 아트의 생일을 맞아 리차드가 팬케이크 맛집에 데려가지만 점원에 의해 제제 받는 장면이다. 바로 여기서 리처드는 장애인의 권익을 위해 싸워야겠다고 마음을 먹게된다. 사실 그의 어렸을 때 꿈은 연설하는 것을 좋아해 수퍼히어로 되는 거였다. 그땐 너무 어려서일까 정치가가 아니라 수퍼히어로가 꿈이란다. 그런 것을 보면 약간의 허세가 꿈을 이루는데 도움이 되지 않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부모를 이기는 것이다.


무슨 얘기냐면, 주기적으로 자살 소동극을 벌이는 그의 엄마는 결국 요양원으로 간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게 되어 기쁜 마음으로 오랜만에 어머니를 만나러 요양원에 오지만 어머니는 언제나처럼 아들의 기쁨에 함께하지 못하고 비참한 낮빛을 보인다. 그 장면이 참 짠하다. 부모의 지원은 고사하고 자식의 기쁨에 잠시도 함께해 주지 못한다는 건 얼마나 슬픈 일인가. 그만하면 자기연민에 빠져 신세 한탄을 할 법도한데 그는 그러지 않는다. 부모의 인생은 부모의 인생이고 자신은 자신의 인생이다. 난 그런 그가 참 좋았다. 


이 영화에 흐르는 음악들이 좋고 위트있는 진행이 좋다.           

 

 이 영화는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인공인 1993년 영화다. 나는 <길버트 그레이프>에서 그를 처음 봤는데 공교롭게도 이것 역시 1993년 영화다. 한 해에 장편영화를 두 번씩이나 찍다니. 좀 놀랐다. 두 영화 역시 소년티를 벗지 못했다. 하지만 1974년 생인 디카프리오의 영화 인생은 이 보다 조금 더 오래다. 1989년 <뉴 래시>란 영화에 단역으로 나오면서 영화계에 노크한다.     


엄밀히 말하면 <길버트 그레이프>는 조니 뎁의 영화다. 디카프리오는 조연으로 나왔다. 그래서도 한 해에 두 작품이 가능했을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에선 주인공으로 꽤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다.   


사실 영화 <디스 보이스 라이프>는 우리시대의 헤밍웨이라 불리는 토비어스 울프의 자서전 <이 소년의 삶>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왜 이렇게 영화에 대한 정보가 빈약한가 했더니 책이 영화 개봉보다 한참 후에 번역되어 나왔다. 2019년에야 비로소. 그래서 개봉 당시 영화가 얼마나 유명한 작가의 삶을 다루고 있는지 실감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건 좀 유감이다.


앞서 소개한 <뮤직위딘>와 배경이 거의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단지 좀 다른 것이 있다면 이 영화는 토비어스 울프의 어머니를 통해 당시 여성의 위상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가를 동시에 부각시키고 있다는 것. 이를테면 토비는 다섯 살이던 때에 부모의 이혼 후 형은 아버지와 자신은 어머니와 살게 된다. 여자가 이혼하고 아들을 혼자 키우는 게 쉽지 않으니 적당한 홀아비를 만나 결혼하는게 인생 최대의 목표다. 어머니는 그 목표대로 홀아비 드와이트(로버트 드 니로 분)를 만나 결혼을 하지만 그다지 행복하지는 않다. 자신과 아들의 안위를 위해 참고 산다. 


또한 결혼을 앞두고 사격 대회에서 여자에겐 웬만해선 출전 자격을 주지 않는데 외모를 보고 출전 자격을 준다. 근데 뜻밖에도 최고 점수를 받는다. 하지만 당시의 가부장적 분위기 때문에 맘놓고 기뻐하지도 못한다. 드와이트는 사람들 앞에선 기뻐하며 자신의 아내를 한껏 추켜주지만 뒤에선 화를 결코 감추지 않는 이중인격의 찌질이다.    


    


어머니의 자유분방한 기질을 이어 받았을까. 토비는 점점 반항아에 불량아로 자란다. 이 불량스러운 소년의 연기를 10대의 마지막 시절을 보내고 있던 디카프리오가 정말 자유분방하게 연기했다. 무엇보다 이런 아들을 가르치겠다고 폭력을 정당화했던 드와이트와 대립하고 갈등하는 사춘기 소년의 복잡한 내면을 잘 연기했다. 나중에 의붓 아버지와 격렬한 격투를 벌이게 되는데 나는 토비에게서 아버지를 이겨야 했던 오이디푸스의 신화가 겹쳐 보였다. 그러면서 서양의 개인주의가 어디에서부터 왔는지 알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비해 동양 특히 한국은 인연을 강조하고 부모를 공경하는 것을 인간의 미덕으로 여기지 않는가. 물론 그 자체가 나쁜 건 아니겠지만 거기서 파생하는 문제점과 부조리를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부모는 끊임없이 자녀의 삶을 지배하려고 하고, 마마 보이, 마마 걸을 양산한다. 자녀는 자녀대로 자신이 부모가 하자는대로 안한 게 뭐가 있냐며 결정적일 때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다며 부모를 원망한다. 


그나마 다행인건 토비의 어머니가 그 싸움 끝에 남편을 버리고 아들과 함께 그 집을 나온다는 것. 그것은 더 이상 의존하지 않고 독립하겠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부모 또는 배우자에게서 아무 것도 기대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잘 사는 경우를 많이 본다. 실제로 토비도 성공한 작가가 되지 않는가. 물론 한때 그 과정이 정당하지는 않았지만. 


앞의 영화 <뮤지위딘>과 이 영화가 다른 점이 있다면 리차드 피멘틀은 어머니의 사랑을 아예 받지 못하지만 토비는 어머니의 사랑을 받았다는 정도. 하지만 모자는 각자의 삶을 살아가기로 하고 헤어진다. 역시 미쿡 영화답다 싶다. 우리나라 영화 같으면 어땠을까.  


나는 이 두 영화를 보면서 자기 삶의 결정권은 자신에게 있다는 것. 그러니까 찌질하게 자기 삶의 패배를 부모에게 돌리지 말자. 부모가 나를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요모양 요꼴이 됐다는 이 잘못된 자기연민은 좀 버릴 필요가 있다. 특히 금수저, 은수저 따져가면서 그것이 마치 당연한 양 부모 도움의 질과 양을 따지는 거 그만하자. 부모 역시도 자식들에게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조정하고 지도하는 일도 그만해야 한다. 자기 인생 자기가 살 뿐이다.


영화에서 디카프리오의 머리 모양을 보는 것도 재미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머리를 흉내냈을까. 올백으로 넘기는 머리였다가 의붓 아버지와 함께 살게 되면서 우리나라 말로 소위 깍뚜기(스포츠) 머리를 했다. 즉 머리모양조차도 양아버지의 간섭을 받고 살았으니 그 인생이 얼마나 까깝했을까.  


두 영화 모두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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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1-19 2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드스쿨>을 가지고 있어서 토바이어스 울프가 반갑네요! <디스 보이스 라이프> 봐야겠어요. ‘어글리법‘이라니... 지금 시각으로보니 인종분리처럼 잔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stella.K 2022-01-19 21:41   좋아요 1 | URL
디스 보이스...는 지난번 프레이야님 글 보고 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알고 봤더니 전에도 올레티비 영화목록에서 익히 봤더라구요. 포스터가 디카프리오일거라곤 생각도 못하고. 제가 무려 이렇습니다.ㅋㅋ
이건 영화와 책 서로 보완해서 봐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미쿡이 그랬던 적이 있다는게 새삼스럽긴 하더라구요. 지금 같으면 어림도 없을텐데 말입니다.

기억의집 2022-01-20 08: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제 읽고 잤는데 저도 디스 보이 라이프, 봐야겠어요. 미국 애들은 남자애들 성장소설 영화가 많네요. 그 얘긴 십대 시절이 녹록치 않다는 말도 되겠죠. 하고 싶은 말을 어딘가 쏟아내고 싶어하는 맘이니깐요!!!

stella.K 2022-01-20 16:50   좋아요 1 | URL
오, 잘 됐네요. 리뷰 기대하겠슴다.ㅎ
기억님 말씀도 맞지만 또 그렇게 자기 얘기를 할 수 있는
미국의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우린 언감생심이죠. 가부장은 여자도 힘들게 했지만
아이들도 힘들게 했죠. 하지만 그게 문학이나 영화로 나온 작품이
얼마나 될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