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산이 불타고 있다. 

불길이 웬만해서 잡히지 않고 있다고 한다. 가뜩이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마음이 무거운데 산불 소식을 들으니 더 우울하다. 그나마 아직은 인명 피해는 없다고 하니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앞으로 일주일 내에 비는 오지 않을 거라고 하고, 소나무의 송진이 기름 역할을 해서 잘 꺼지지 않는다고 한다. 게다가 올겨울은 기상관측이래 최악을 가뭄이라고도 했다. 겨울이야 항상 건기여서 그런가 보다 하고 살았지 최악의 가뭄일 거란 생각까지는 하지 못했다. 그래도 대충 2월 중순이나 말이되면 비가 슬슬 오기 시작했는데 3월이 됐는데도 비다운 비가 오지 않는 걸 보면 가뭄이 맞는 것 같긴하다.


더 어처구니 없는 건 산불 중 하나는 방화라고 한다. 60대 남성이 평소 동네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에 앙심을 먹고 자신의 집을 불태우고 동네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불을 냈다고. 또 이 때문에 8순의 노모가 불타 죽었다. 얼마나 삐뚤어져 있으면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있을까. 감히 상상이 가질 않는다. 도대체 그는 인생을 어떻게 살았길래 동네 사람들조차 상종을 안했던 걸까. 뭐라고 판단 할 순 없겠지만 이젠 함부로 사람을 외면하는 것도 쉽지는 않겠구나 싶기도 하다. 


솔직히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피하고 싶고 외면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괜히 문제의 불똥이 나에게로 튀면 어찌할 것인가. 하지만 이걸 누군가 같이 나눠지면 방지하거나 문제를 축소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 동네사람을 비난할 생각은 없는데 우리는 연대를 얘기하지만 어떻게 하는 것이 연대하는 것인가에 대해 한번이라도 제대로 배워 본 적이 있을까 의문스럽기도 하다. 저 사람도 그를 피하니 나도 피해야겠다. 그리고 자기네들끼리 수근대며 그를 왕따시키지는 않았을까. 그런 식으로의 연대는 잘하면서 진짜 그를 안으로 끌어 안을 수 있는 방법은 생각해 보지 않았을까?


연대란 말이 나와서 말인데, 얼마 전에 읽은 함세웅 신부의 인터뷰집을 보면 그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그다지 비난하거나 걱정하지 않는다. (정말 그런 건 아닐테고 우리가 생각하는 정도는 아니라거겠지.) 미국이나 러시아 같은 나라도 보유하고 있는데 유독 북한이 미사일 좀 쐈다고 그러는 건 좀 그렇다는 것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남과 북이 빨리 하나가 되야한다고. 지금 미국이나 러시아는 겉으론 안 그런 척해도 우리나라가 통일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거다. 무기를 팔아먹을 데가 그만큼 줄어드는 것일테고, 남과 북이 합치면 우리나라도 굉장한 힘을 갖게 되는데 그것을 환영할 나라는 없다는 것이다.


(팔랑귀라 그런지)그도 그렇겠다 싶다. 하지만 정말 우리나라는 얼마나 통일을 준비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솔직히 남이 잘 되는 걸 반길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너든 나든 둘중의 하나라도 잘되야 같이 상생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 하지 않는다. 그러지 않아도 탈북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남한 사람들 알게 모르게 왕따시킨다고 하던데. 안 가르쳐줘서 모르는 것도 많고. 그건 뭐 북한도 마찬가지 아닐까. 만약 남한 사람이 북한에 들어가 산다고 하면 도와줄 건가. 점점 통일에 대한 의식도 아래 세대로 갈수록 희박해진다던데 요즘 학교에선 통일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지 모르겠다.


어쩌다 이 얘기까지 하는지 모르겠다. 하긴, 우리가 동네 사람도 끌어 안지 못하면서 무슨 남북이 하나냐. 그냥 산이 타들어가니 답답한 마음에 아무 말이나 해 봤다. 모르긴 해도 이번 불이 꺼지면 소나무도 패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소나무는 또 무슨 죄일까.

어서 불이나 잡혔으면 좋겠다. 비나 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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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3-06 21: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총체적 난국인거 같아요 ㅜㅜ 어디 좋은 뉴스는 없는건지~ 봄이 와도 바뀌는건 별로 없네요 ㅜㅜ 생각이 다른 사람이 함께 한다는건 쉬운게 아닌가봐요~~!

stella.K 2022-03-07 10:54   좋아요 2 | URL
그래서 자꾸 만나고 교재하고 힘들어도 함께하는 연습이 필요한데 노력해야 합니다. 독립적인 거 너무 좋아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억의집 2022-03-06 22: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올해 눈이 많이 안 오더니 가뭄이었군요. 겨울이 원체 건기라.. 이 시기에 산불 조심하라고 난리구만.. 방화을 하다니.. 나이 쳐먹고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어요. 아무리 동네 사람들이 원망스럽다고 하나.. 휴. 방화는 아니죠!!!

stella.K 2022-03-07 10:59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죽으려면 혼자죽지 여러 사람 피해주고. 안타까워 죽겠슴다. 그 정도라면 그전부터 문제가 있었을 것 같은데 왜 그랬을까 싶어요. ㅠ

청아 2022-03-06 22: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통일을 생각하면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게 참 믿기지 않으면서 부러워요. 이것도 너무 오래끌면 세대를 거치면서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무뎌질텐데...
방화한 사람정신병력이 있다는 말도 나오고. 여튼 빨리 불이꺼졌으면 좋겠네요.

stella.K 2022-03-07 11:02   좋아요 1 | URL
베른린 장벽 생각해서라도 통일의 희망을 놓지 말아야 할텐데 말이죠. 교육해야 합니다.

희선 2022-03-07 00: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산불이 며칠 동안 꺼지지 않다니... 기후변화를 말하기도 하더군요 그 말도 맞지요 사람이 불을 지르기도 하다니, 그런 일은 없어야 할 텐데... 예전에도 그런 사람 있어서 감옥에 들어가고 시간이 지나고 풀릴 날이 왔다고 하던데... 어머니까지 죽게 했군요 불이 여기저기에서 나서 바로 끄기 힘들기도 한가 봅니다 불 빨리 끄기를 바랍니다


희선

stella.K 2022-03-07 11:06   좋아요 2 | URL
끔찍한 거 같습니다. 어떻게 아무리 화가나도 그렇지 어떻게 노모를 죽게 만드냐구요. 몇년 전 불탔던 광화문 생각나요. ㅠ

mini74 2022-03-07 09: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60대 남성이 낸 불에 그의 노모가 돌아가셨다고 하죠 ㅠㅠ 그나마 금송 군락지를 지켰다고 하더라고요. 사람들이 떠나고 불아 난 자리, 검게 그을린 개들과 소들을 보며 산의 생명들은 또 어떻게 됐을까. 이재민분들은 또 얼마나 힘들까 싶어요 ㅠㅠ

stella.K 2022-03-07 11:10   좋아요 2 | URL
미니님도 그 화면 보셨군요. 정말 어찌나 짠하던지 그래도 짐승이 불타죽었다는 얘기는 없으니 다행이랄까. 빨리 꺼졌으면 좋겠어요. 밤새 고생했을 주민들과 소방대원들 생각하면...ㅠ

책읽는나무 2022-03-07 16: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쪽은 이상하게 짝수 년도에 큰 산불이 나서 예의주시 한다는 썰이 있던데...진짜 그럴까요?
소방대원 공무원들과 주민들이 고생이었겠습니다.
울동네도 몇 년 전 집 앞에 바라다 보이는 산에 산불이 났는데 하루종일 불길을 못잡아서 헬리콥터가 몇 대가 동원되고, 공무원들 백 여 명이 동원되고, 불길 잡았어도 다음 날까지 잔불 처리까지~~눈 앞에서 지켜보니 정말 무섭더라구요. 저 정도도 불이 무섭다는 것을 느꼈었는데 몇 날 며칠의 산불은~ㅜㅜ

stella.K 2022-03-07 19:59   좋아요 1 | URL
저는 처음 들어 보는데요?
원래 동해가 산맥이 가로놓여있어 바람이 산맥을 넘을 때
더 세진다고 하지 않습니까?
저는 해마다 산불 소식을 듣는 것 같습니다.
진짜 바로 눈앞에서 보면 무서울 것 같습니다.
TV 봐도 숨이 막히는데 눈앞에서 보면 얼마나 무섭겠습니까?
그래서 화마라고 그러는 거겠죠?
뭔가 대책이 없을까 걱정스럽기만 합니다.ㅠ

2022-03-12 1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12 14: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13 1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13 2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와, 한숨 나온다. 

<나의 아저씨> 드라마 보고 너무 좋아 오히려 마음이 차분하고 우울해지더라. 방영 당시 너무 좋아서 당연 대본집이 나온 줄 알고 찾아었다. 그런데 이제야 나오다닛! 

겨우 잊을만 했는데 정말 잔잔한 가슴에 파문이인다.

이거 사야 해, 말아야 해? 근데 책값 드럽게 비싸다. 

어떡해? ㅜㅜ




   













고전 벽돌책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팔기로 유명한 동서문화사가 최근 판형을 바꾸면서 가격을 슬쩍 올렸다. 이렇게 현재 세 권만 표지 디자인을 바꿨지 작년이나 올해 나오는 책들은 크게 달리진 것도 없다. 물론 동서문화사의 책들은 분권으로도 살 수 있고 그건 아직 가격을 올리진 않았다. 이를테면 테두리가 빨간 책들이 그 대상인데 슬쩍 화가 나려고 한다. 가격을 올려도 전반적으로 비싸다고는 할 수 없으니 용서는 하겠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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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2-03-02 21: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드라마 작년인가 재작년에 완주 했어요. 드라마 안 보는데.. 나의 아저씨 좋다고 해서 봤는데.. 괜찮더만요!!! 회차가 많어 꽤 대본집이 두꺼울 것 같은데… 요즘 대본집 꽤 출간 되네요. 그해 여름인가도 나온 것 같던데!!!!

stella.K 2022-03-03 12:07   좋아요 1 | URL
보통 두 권쯤하죠. 16회쯤 하니까. 근데 이건 재질이 다른 거하곤 좀 다른 것 같아요. 더 고급진 것 같아요. 그러니까 가격이 비쌀 수 밖에. ㅠ

기억의집 2022-03-03 21:11   좋아요 0 | URL
ㅎㅎ 그해 여름이 아니고 그 해 우리는,,,,, 이네요!!!

mini74 2022-03-02 2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른들을 위한 판타지 잔혹 동화 느낌이었어요. 아이유에겐 너무나 잔혹한 세상에 동화에서 나올법한 사람들의 대거 등장. 아이유 맥주 마시던 장면 생각나네요. 결말까지 조마조마하며 봤어요. 스텔라님 말씀처럼 책값 드럽게 비싸네여 ㅎㅎ

stella.K 2022-03-03 12:14   좋아요 1 | URL
제가 이 드라마에서 본건 계층간의 문제를 굉장히 감동적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거였죠. 암튼 뒤로 갈수록 울컥했어요. 당시 넘 좋아서 습작삼아 소설로 써 보면 어떨까 했는데 시간가니 사그러 들었는데 이렇게 짠하고 나타났네요. 드라마가 좋긴한데 보는데 시간걸려 다시 보게되진 않더라구요.ㅠ

transient-guest 2022-03-03 00: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욕심은 나지만 막상 잘 읽을지는 의문이어서 그냥 있습니다 동서문화사 책은 벽돌이면서 가격이 좋았는데 그 대신 번역이 일어 중역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stella.K 2022-03-03 12:20   좋아요 2 | URL
저도 한때 그런 생각이었는데 번역자들이 다 전공자들이더라구요. 단지 좀 옛날 사랑들이라 좀 올드할수는 있겠죠. 뭐 그래도 이해하는데 지장없으면 응원 차원에서라도 사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조 밑에 골드문트님 말씀도 참고해 보시구요. 잘 지내시죠?😊

transient-guest 2022-03-03 12:48   좋아요 2 | URL
건강하시죠 전 잘 지냅니다 아래 글도 잘 봤습니다 제가 생각하지 못한 것도 그렇고 일리 있는 말씀입니다

바람돌이 2022-03-03 01: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끔은 책값이 비싸고 이걸 꼭 사야하나 싶은데도 막 사고 싶고, 소장하고 싶은 책이 있죠. 저는 그럴때는 그냥 질러요. 안사면 자꾸 생각나서 막 귀찮음요. ^^

stella.K 2022-03-03 12:22   좋아요 1 | URL
역쉬 바람돌이님은 화끈하심다.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겠슴다.🤗

Falstaff 2022-03-03 08: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쒸.
지금 세 번째 댓글 쓰는 중인데, 앞 서 두 번은 썼다가 그냥 지웠습니다. 여차하면 출판사한테 고소당할까봐요. 여전히 독자들의 구설수에 올라 있는 동서문화동판의 책들에 관해서인데요,
동서문화동판이 내놓은 책의 우리말 수준은 매우 만족할 만하더군요. 어지간한 메이저 출판사보다 낫거나 같은 정도입니다. 다만 대부분의 역자가 아흔 살 넘었거나, 동서문화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낸 책이 거의 없는 특징이 있습니다. 혹자는 일어 중역 의심을 하는데요, 솔직히 말씀드립자면, 차라리 일어 중역이 성의없이 속도전 하느라고 대충 번역한 직역보다 훌륭한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저도 동서문화사 책을 130cm 정도 가지고 있는데, 거의 이 출판사가 아니면 다른 번역본을 구할 수 없거나 가격 차이가 너무 심한 경우에 한합니다.
이 회사는 저작권 법의 예외조항, 그러니까 합법적으로 저작권료를 주지 않은 옛 번역을 자꾸 중쇄, 중판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 같으면 탈무드, 볼테르, 오웰은 선택하지 않을 거 같은데요, 선택은 스텔라 님께서 직접 하셔야지요. ^^;;

동서문화동판이지만 잘 샀다고 만족하는 책으로 <고요한 돈강> <황폐한 집> <연애 대위법> <데이비드 코퍼필드> <중세의 가을> <황금가지> <장 크리스토프> 정도가 있군요.

stella.K 2022-03-03 12:31   좋아요 2 | URL
앗, 출판사에게 고소요? 그게 뭔지 궁금한데 비밀글로 하고싶은 말씀 하셔도 되는데ᆢㅋ
넘 오래되서 지난번 말씀하셨던대로 좀 꼬리꼬리해도 그냥저냥 괜잖은거 같아요.ㅋ 근데 저렇게 표지 바꿔
나오니까 왠지 괜찮아 보여요.ㅋ 책목록 감사합니다. 선택하는데 많은 도움이될 것같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3-03 10: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책값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을 종종 하거든요. 보통 2 만 원을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아요. 좀 더하면 3 만 원은 훌떡~
근데 나의 아저씨는...ㅜㅜ
두 권이라서 그런가?
동서문화사가 출판사 이름도 바뀐 건가요?
동서문화동판이 뭔고? 했네요.
동서문화사도 시리즈 갖추려니 쎄다~싶었는데 빨간 테두리 책은 종이가 넘 얇아 글자 비침이 심하고 찢어질까 두려워 책 읽을 때 조심스럽더라구요. 벽돌책이니 오래 펼쳐 놓고 읽으니 책이 갈라지고ㅜㅜ
그래서 한 두 권 사서 읽곤 그쪽은 안사게 되던데..분권으로 또 나오니 어쩐다? 싶네요ㅋㅋㅋ 골드문트님 말씀처럼 다른 출판사에서 검색되지 않는 책들이 그곳에 있는 경우가 많으니 어쩔 수 없이 또 눈여겨 보게 되고, 보관함에는 담아 두긴 했는데, 책값 정말 만만치 않아요ㅜㅜ

Falstaff 2022-03-03 10:38   좋아요 3 | URL
그래도 전 동서문화사 (같이 두껍고 값 싼) 책이 좋더라고요. 읽어도 읽어도 제 자리인 것 같은 느낌. 정말 하루 종일 읽기는 했는데 진도는 조금밖에 안 나간 듯한 기분이 들면서 여차하면 책 갈라지기 전에 얼른 읽어야 한다는 조바심까지 말입죠. ㅋㅋㅋㅋ 뭐라굽쇼? 제가 좀 변태 같다고요? 켁.... 할 말 읎습니다. ㅋㅋㅋㅋㅋㅋ
근데 우리말로 바꾼 문장(일본어 중역으로 의심가는 문장)은 제 댓글에도 썼다시피, 아주 좋은 편입니다. 이거, 우리나라 역자들이 반성해야 합니다. 일본인들은 번역 하는 데도 정말 큰 힘을 쏟는 거 같아요. 영문학자이기도 한 소세키의 작품 읽어보고 실감을 했습니다.

stella.K 2022-03-03 17:53   좋아요 3 | URL
이 출판사 두 가지 버전으로 나오는 거 아시죠? 황금색 테두리도 있다는 거. 그건 분권으로 나오죠. 저는 산다면 분권으로 사는 편인데 빨간색은 갈라지는군요. 책값 넘 많이 올랐죠. 그래도 딴나라보다 싼 편이라고 하던데 동의 못하겠어요.ㅠ

페크pek0501 2022-03-04 11: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운데 책 괜찮은 가격이네요. 세 작품이나 담겨 있으니 말이죠.
이중 구매한다면 저는 캉디드가 담겨 있는 책을 구매하겠어요.
탈무드는 몇 권 있고 1984년과 동물농장은 읽었으므로.

<나의 아저씨>가 그렇게 좋으셨군요. 찾아봐야겠네요.^^

stella.K 2022-03-04 13:55   좋아요 1 | URL
언니, 저 <솔로몬 탈무드> 번역한 고정일이란 분이
동서문화사 창업 발행인이더라구요.
책도 여러 권 쓰기도 하구요.
작년까지 발행인이었는데 아무래도 나이가 많아
은퇴했나 봐요.
이 출판사 가성비가 좋죠. 많이 읽지 못하지만 나름 애정하는 출판사랍니다.

<나의 아저씨> 아직 안 보셨나 봐요. 꼭 보세요.
정말 잘 만들었어요. 대본집 좀 싸게 만들지..ㅋ
 

향년 89세. 

옛날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때나 그 정도 사셨다면 장수하셨다고 하시겠지. 요즘엔 그래도 90은 넘어야 장수했다고 하지 않나? 조금만 더 사셨더라면...


3년전인가? 고인은 암을 진단 받으셨다고 했다. 하지만 치료를 거부했다고. 그렇지 않아도 가끔 궁금하긴 했다. 잘 지내시는지. 과연 노인은 그렇게 치료를 거부해도 되는지. 몸의 고통은 견딜만 한건지. 그 암이라는 건 치료를 해도 아플 것이고 안 해도 아플 것인데 치료해서 낫는다는 보장을 못하니 그저 온전히 감내하는 것을 택하셨을까. 


그렇지 않아도 금요일인가 밤 우연히 리모컨을 돌리다 불교 방송에 향가를 설명하기 위해 나오신 것을 잠깐 봤다. 언제 녹화한 건지 알 수 없지만 아픈 환자치곤 의식도 또렷하고 말씀하시는 것도 이상이 없었다. 지금은 육체를 벗어버리고 10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따님과 만나셨겠지? 따님의 권유로 기독교 신앙을 받아 들이셨던 것으로 안다. 임헌영 문학평론가는 그를 가리켜 희대의 천재라고 했다. 원래 그렇게 똑똑한 사람은 신앙을 갖기란 쉽지 않은데 말년엔 복음을 증거하는데 힘을 쏟으셨던 것으로 안다. 나도 언젠가 이분의 신앙 강연을 들으러 어느 교회를 간 적이 있는데 따님 천국 떠나기 바로 전인지 후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전인지 싶기도 하다. 이분의 지식은 워낙에 방대해서 한 두 가지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 같다. 이분은 기독교 변증학자이기도 하다. 한국의 C. S 루이스라고나 할까? 무엇을 가지고 말해도 이분에게선 딱딱 떨어진다. 희대의 천재가 맞을 것이다. 


나는 전작주의자는 못 되는데 그래도 이분의 책을 몇 권 읽었던 적이 있다. 특히 이분은 그 수 많은 저작물들 중 <둥지속의 날개>란 소설을 쓰기도 하셨는데 나는 20대 시절 그걸 읽고 거의 충격을 받다시피 했다. 너무 완벽했다. 너무 완벽해서 한동안 소설 이미지가 잊히지 않았다. 오늘 뉴스를 보니 타계 소식에 그의 저작물들이 다시 한 번 조명을 받고 역주행 중이라고 나온다. 뭐 좋은 소식이긴 한데 이미 절판된 책도 많아 안타깝기도 하다. 이번 기회에 다시 복간되었으면 좋겠다.   


솔직히 이분은 뭐하나 부족할게 없어 보인다. 말마따나 굉장한 지성인이고 초대 문화부장관도 지내시지 않았나. 하지만 한때는 따님 때문에 마음 고생도 하셨으리라 짐작이 된다. 더구나 그 딸을 그렇게 먼저 하늘나라로 보냈으니 그 마음이 어땠을까. 따님 보내놓고 최근까지 바쁘게 강연을 다니셨겠지. 평소 병원에서 말고 자택에서 임종을 맞기 원했고 잠자듯이 가면 좋겠다고 하셨단다. 그래서 정말 마지막이 됐을 때 방에 환자용 침대를 들여놓고 잠자듯 떠나가셨다고 한다. 이제 따님 곁에서 편히 쉬셨으면 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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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2-28 23: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어령선생님 돌아가셨군요.ㅠㅜ 암 투병 하셨네요! 저도 엄마 항암하시는것 보고 수술도 항암도 절대 안할꺼라 말해놨는데 막상닥치면 또 어떨지 모르겠어요. 본인 의지로 결정하기에는 아직까지 가족들의 외압이 강한 문제인데...<둥지속의 날개>를 꼭 읽어보고싶어요.

stella.K 2022-03-01 16:44   좋아요 2 | URL
아, 오늘 이어령 박사님 추모 특집으로 예전에 인터뷰한 걸 봤는데 내가 치료거부했다고 따라하지 말라고 당부하더군요. 병원에서 하라는대로 잘 지키라고. 당신이 그런건 치료
받느라고 6시간씩 낭비하는게 너무 싫어서 그 시간 책 읽고 글 쓰려고 그런거라고. 글고 늙었으니... 암과 죽음 오래 전에 받아들이셨더라구요. 대단한 분 같아요.

mini74 2022-02-28 23: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정말 방대한 지식을 가지신 분, 이 분 청소년 관련 책들 몇 권 갖고있어요. 아는 것도 많으시고 깊이도 있으시고 ㅠㅠ 명복을 빕니다 ㅠ

stella.K 2022-03-01 16:48   좋아요 2 | URL
저작이 새삼 어마어마 하더군요. 언제 다 쓰셨을까 싶어요. 하지만 그 만큼 예전에 썼던건 절판된 것도 많더군요. 다시 나왔으면 좋겠어요.

페넬로페 2022-03-01 00: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지성인으로서 많은 것들의 인식을 바꿔주신 분이셨는데 안타까워요. 암투병을 하셨다는 것을 이제야 들었네요. 하늘나라에서 딸과 행복하게 만났으면 좋겠어요^^

stella.K 2022-03-01 16:53   좋아요 2 | URL
그런 크신 분이 안 계시다고 생각하니 많이 허전해요. 그저 천국에세 그리운 따님을 만나셨겠지 위로삼아야죠. 인터뷰에서 가족 얘기 잘 안하는데 딸 얘기를 많이하셨더라구요. 실로 대단하신 분입니다.

책읽는나무 2022-03-01 06: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 알라디너님이 이어령 선생님 인터뷰를 올리셨던데 그 기사를 읽으면서 선생님이 왜 그렇게 마르셨나? 몰라봤었는데 암투병 중이셨단 걸 알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까지도 꼿꼿하시더군요. 참 배울점이 많으신 분이셨어요.
암튼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stella.K 2022-03-01 17:02   좋아요 3 | URL
암환자 치고는 비교적 건강해 보였습니다. 흐트러짐없이. 저의 사견이지만 이분이 어느 날 갑자기 확 늙으셨더라구요. 그렇게 따님을 먼저 천국 보내셔서 그런가 보다했는데 따님 얘기하는데 전혀 흐트러짐이 없으시더라구요. 성격이기도 하겠지만 참 남다르다 싶더군요. 살아계실 땐 몰랐는데 안 계시니 좀 슬프네요.

기억의집 2022-03-03 21: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기사 읽었는데 암으로 돌아가셨더군요. 고통으로 힘드셨을텐데.. 평안하게 집에서 눈 감으셨군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stella.K 2022-03-03 21:39   좋아요 1 | URL
김형석 교수는 100세를 넘기고도 잘 사시는데
이분은 왜 그렇게 빨리 돌아가셨나 싶더군요.
어제 추모 특집 봤는데 2017년이었나? 녹화분인데
그때만해도 비만에 가까울 정도로 체격이 건장하셨더군요.
아무래도 책 읽고 연구하시느라 운동을 잘 안하셨을지도.
김형석 교수는 아직은 건강하신 편이지만 이분도 언젠간 돌아가시겠죠?
이미 돌아가셨거나 돌아가실 분들을 생각하면 우리도 한 세상
살았구나 싶어요. 저분들 언제나 그렇게 계실 줄만 알았는데 말이죠.ㅠ

프레이야 2022-03-13 19: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따님이 아빠를 마음에서 용서하지 않고 떠났다고 하지요. 영영 떠나가면서 그게 가장 마음에 걸렸을지도 모르겠어요. 잠자듯이 조용히 그나마 좋은 죽음을 선택하고 허락받으신 게 아닌가 싶어요. 이제 읽었네요 이 페이퍼를.

stella.K 2022-03-13 20:29   좋아요 1 | URL
그랬군요. 종편 기독교 채널 어느 방송인지 지난 주에 추모한다고 예전에 인터뷰한 걸 보여준 적이 있어요. 1, 2부로 나눠 방송했는데 2부때 따님 얘기를 하겠다고 해서 잔뜩 기대를 했는데 이번 주 내내 찾아 봤는데 안 하더군요. 제가 못 찾는 건지...ㅠ

참, 지금은 많이 나으셨나요? 안부차 물어본다고 하곤 잊어버렸네요.
올리신 글을 읽어 봤습니다만.

프레이야 2022-03-13 21:50   좋아요 2 | URL
수술 후 그런대로 잘 견디고 있어요. 나중 퇴원하더라도 오래 걸릴 거 같아요. ^^
 
소설 보다 : 겨울 2021 소설 보다
김멜라.남현정.이미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우선 마지막 수록작, 이미상의 <이중 작가 초롱>을 보니 나의 글공부 시절이 생각났다. 

이 작품은 한마디로 작가가 되기 위한 초롱의 좌충우돌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보이는데, 특히 습작생에서 초년생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보인다. 역시 습작생 시절은 누구에게나 유쾌한 건 아닌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그 시절이 재미없는 것은 아니다. 동기생들끼리 뭔가 통하는 게 있고 나름 끈끈하고 분위기도 대체로 좋다. 


이 작품과 같은 경우는 아니지만 초롱이 모임에서 보이콧을 당하는 장면에서 오래전 시나리오를 공부했을 때 동기생 하나가 남의 작품을 자신이 쓴 것인 양 해서 결국 제명당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는 표절 사건으로 시끄러웠는데 어쩌자고 그런 일이 코 앞에서 벌어졌는지 좀 놀라웠다. 하지만 난 슬쩍 그렇게까지 한 그 친구의 마음이 어떤 건지 알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 사건이 있기 전까지 그 친구는 같은 동기생들 중에 나름 충무로 입성의 가능성이 가장 많은 친구였다. 뭐 그만큼 뭔가가 절실하지 않았을까. 남의 것을 내 것인 양 착각하면서 까지 주목받고 싶어 하는 일종의 리플리 증후군 비슷한.


학원에서도 제명당했으니 그 친구는 이제 이쪽 방면으론 발도 못 부치지 않을까 싶지만 또 모를 일이다. 물론 그 친구의 행동은 정당한 건 아니지만 그것이 글 하나 잘 써 보겠다는 영혼의 몸부림이라면 이 친구가 바른 정신을 가졌을 때 누구보다 뛰어난 작가가 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솔직히 자신의 재능이 뭔지도 모르면서 한 번 해 볼까 하다 조금만 힘들어지면 때려치우는 비리비리한 영혼보다 훨씬 나을 수도 있다. 물론 영원히 올바른 정신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더 큰 문제지만.


소설에도 합평회에 대한 부조리함을 토로하는 얘기가 나오지만, 정말 그놈의 합평회라는 건 부조리한 측면이 있긴 하다. 하면 내 작품이 뭐가 문제인지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어 좋긴 한데 하다 보면 작품을 평가하는 건지 아니면 글쓴이의 재능이나 심지어 인격까지 모독당할 수도 있다. 또 그런 분위기가 조성되면 나는 그러지 않을 거란 보장을 못한다. 난 공부하면서 소위 시쳇말로 딱 한 번 까여봤다. 그러면 내가 글을 나름 잘 쓰는 줄 착각하면 안 된다. 그만큼 공부하는 동안 작품을 많이 쓰지 않았다는 말도 된다.

어쨌든 얼마나 혹독한지 혼이 나갈 지경이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까이는 것도 힘이 될 수도 있다. 진짜 작가가 돼서 세상에 나가 봐라. 그게 습작생 시절로 끝나나. 잘 썼다는 사람보다 못 썼다고 욕하는 사람이 더 많을 거다. 그럼 그럴 때마다 삐지고 울고 불고 할 건가? 맷집을 키워야지. 근데 문제는 맷집 키우는 건 좋은데 내가 당한 만큼 갚아준다고 못지않게 남의 작품 까주면서 가학적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남의 작품 살살해야 내 작품도 살살해줄 거란 믿음이 암암리에 작동하기도 한다.ㅋ        

글 중 초롱의 이런 대사가 나온다. 


    "...... 저는 사실 이상해요. 왜 등단하고 나서야 작가라고 부르는 걸까요? 

    그럼 등단하기 전에는 내가 작가가 아니었나? 하면 아니거든요. 그때도 저는 

    작가였어요. 등단을 깃점으로 이제부터 작가, 이 글부터 진짜 글, 하는 거 

    이상하지 않나요? 저는 그때도 작가고 지금도 작가예요. 모든 글이 같은 글일 

    따름이고요."   


이것은 작가가 되고 나서 달라진 점이 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전에도 누군가 이런 비슷한 글을 썼던 걸 기억한다. 자신이 어딘가에 뭔가의 글을 쓰고 있으면 작가라고. 과연 그게 맞는 말일까. 너무 자의적 정의는 아닐까. 작가가 언제부터 그렇게 만만한 직업이 되었던가. 공기조차도 자본 주의화된 세상에서 작가가 이슬만 먹어도 사는 무슨 풀벌레 같은 존재라고 착각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니면 어차피 돈도 안 되는 직업 명예라고 생각하는 걸까. 오늘도 SNS를 비롯해 어디선가 숨어서 글을 쓰고 있는 사람들 중 이 말에 동의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사실은 생각보다 많을 수도 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작품은 전반적으로 영글지 못했다는 느낌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본다. 아이돌 가수들도 연습생 시절을 거치는 것처럼 작가도 작가 지망생이란 과정을 거친다. 그렇게 말하기 싫으면 문청이라고 하던가. 어쨌든 이 작가는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그 시절조차도 작가라고 보는 것 같다. 자본주의를 옹호하고 싶진 않지만 이미 그런 세상에서 원고료가 기준이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 냉정히 말해 원고료로 만 원 한 장이라도 받았다면 그게 작가인 거고 못 받았으면 아닌 것이다. 그래서 작가도 떳떳한 사회 경제적 직업이 돼야지 초롱이 같이 초롱초롱한 생각만하다 원고료 쓱싹하고 작가라고만 불러주면 좋겠는가. 돈은 안 벌어도 글만 써도 좋다는 건가? 그런 식의 역 논리의 빌미를 제공하면 세상에 글 써 주고 돈 못 받는 작가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감상적 사고로 일관할 것인가. 


작가가 되는 게 얼마나 어렵고 힘든 과정인가를 얘기하는 게 싫은 게 아니다. 얼마든지 얘기해도 좋은데 그건 작가가 되고 난 이후 얘기해야지 작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독자가 굳이 알아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보여주려면 아주 명확하고 피부에 와닿는 이야기를 하던가. 아니면 새로운 이면을 보여주던가. 그런 의미해서 지난 여름호에 실린 이서수 작가의 <미조의 시대>는 같은 작가 얘기여도 확실히 현실적이고 잡히는 뭔가가 있었다. 또한 작가 의식이라는 건 평생 가는 것이다. 더 단단해져야하고 확장되어야 한다. 


두 번째로 실린 남현정 작가의 <부용에서>를 읽으면서는 문득 김승옥 작가의 <무진기행>이 생각났다. 유감스럽게도 그에 비견될 만큼 뛰어난 작품이라는 뜻은 아니다. 읽는 내내 안갯속을 헤매는 느낌이라 그렇다. <무진기행>이야 안갯속 이야기지만 얼마나 끝까지 읽고 싶게 만드는가. 독자들은 보통 몇 페이지 정도에서 자신이 이 책을 끝까지 읽을지 말지를 결정할까. 보통은 10페이지 내외에서 결정하지 않을까? 그래도 나는 이미 마음에선 결정을 내렸지만 혹시 몰라 30페이지 정도는 읽는 것 같다. 필요하면 그 이상으로도 읽고. 그 이상으로 읽을 땐 그냥 오기로 읽는다고 봐야겠지. 솔직히 말해 나는 이 소설을 끝까지 읽지 못했다. 짧은 단편인데 그걸 못 참고 엎어버렸다.


그렇지 않아도 인터뷰를 진행했던 양순모 문학평론가가 이 작품은 읽는 독자들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다고도 했다. 그렇다면 역시 난 불호다. 왜 이렇게 썼을까 했더니 그런 말을 한다. "거듭되는 장광설, 과잉된 자의식의 발화 '나'는 아무래도 요즘 보기 어려운 형식이고, ...... 사실 이는 오랫동안 많은 소설 고전들이 애호하고 채택해온 형식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그런 것도 같다. 고전 소설들이야 워낙에 주저리주저리 하는 측면이 있어 그러려니 하고 꾸역꾸역 읽지만 요즘 그것도 우리나라 작가가 그렇게 쓴다면 문제라기보다는 달리 보아야 하지 않을까. 사실 현대 소설은 영화적 글 쓰기 아닌가. 무엇보다 이야기 운영의 묘를 잘 살려야 한다. 이런 소설 쓰기의 환경에서 과연 남현정 작가가 그런 고전적 글쓰기가 가능한 건지 좀 지켜보고 싶어 지긴 한다.


그나마 이 책에서 나름 재밌게 읽은 건 김멜라 작가의 <저녁놀>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퀴어 소설이다. 솔직히 난 굳이 말하자면 성에 대해선 보수적이고 성을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호하지도 않으니 퀴어 소설은 더더욱 읽어야 할 필요성은 느끼지 않았다. 그러니 이렇게 얻어걸려야 읽는 정도다. 그나마 재미없으면 때려치울 생각이었는데 무난하게 끝까지 읽힌다. 무엇보다 동성애를 억지스럽게 옹호하기보다 동성애자로 사는 것의 어려움을 담담하게 그렸다. 


눈점이 아파 눕자 먹점에게 자신이 죽으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묻자 나 죽거든 남자 만나라고 하는 대목이 짠하다. 하긴 한국에서 여자로 사는 것도 어려운데 더구나 동성애자라고 하면 얼마나 어렵겠는가. 그나마 건강하면 씩씩하기라도 할 텐데 건강 잃어 보면 별 오만가지 생각을 다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그런 말이 안 나오겠는가. 소설은 이렇게 남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한때 소설 읽기에 회의를 느꼈던 적이 있었다. 한 번 읽고 말 걸 왜 읽나 싶은 것이다. 철 몰랐던 시절의 우매함이다. 소설만큼 인간을 적나라하게 파헤치는 분야도 없다.


이 시리즈는 네 권째 읽는데 아쉽게도 읽어 본 중엔 가장 재미가 없었다. 한 계절 동안 쏟아지는 단편 소설이 얼마나 되는 걸까. 그중 나름 엄선해서 엮었을 텐데 기대에 못 미치니 공공연히 일희일비하는 마음이 든다. 그나마 해설 대신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작품의 이해도를 높이려 했던 건 좋긴 한데 그것도 다 이해 못 하고 반 정도 밖엔 이해 못 하겠다. 작가와의 인터뷰는 원래 어려운 건가 아니면 내가 문해력이 떨어지는 건가 아니면 인터뷰 자체의 한계인가.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감이 잡히질 않는다. 원래 작가와 문평가는 견원지간이라는데 둘이 분위기가 좋다. 그러다 보니 독자는 소외감이 느껴질 수도 있겠다 싶다. 난 기본적으로 이런 시도는 환영하지만 그러려면 문평가도 어느 정도 기본적인 인터뷰 소양을 갖춰야 하지 않을까. 더 좀 편하게 읽히는 인터뷰가 되길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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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2-19 18: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표절?! 하면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란 소설 떠오르더라고요. ㅎㅎ 작가들은 가끔 두렵기도 할듯합니다. 이 문장이 정말 내 것인지 ㅠㅠ 대놓고 하는 표절은 말도 안되지만요. 소설 내용보다 스텔라님 이야기가 더 재미있어요 ㅎㅎ

stella.K 2022-02-19 18:29   좋아요 2 | URL
맞아요. 허리우드 키드. 저도 아주 오래 전에 읽었는데
인상 깊었죠.
김경욱의 소설에서도 비슷한 주제를 다룬 소설이 있죠.
뭐였더라...? >,<;;

재밌다고 하시니 정말 좋네요.
고맙습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시길...^^

blanca 2022-02-19 2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스텔라님의 이런 솔직담백한 리뷰가 좋더라고요. 잘 읽었습니다. 책을 안 읽었는데 따라 읽은 느낌이네요. 김멜라 작가 참 잘 쓰더라고요. 이름도 특이해서 기억하고 있습니다. <나뭇잎이 마르고> 좋았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김연수 작가 30대에 쓴 작품과 신형철 평론가의 그 해설의 조합이 가장 인상적이더라고요.

stella.K 2022-02-20 19:27   좋아요 1 | URL
ㅎㅎ 고맙습니다. 다 저의 경험에서 나온 얘긴데
리뷰가 다 그런 것 아닌가요?ㅋ

맞아요. 김멜라. 본명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들으면
쉽게 안 잊어버리겠어요.
언젠가 김연수와 신형철이 뭔가를 했었나 보죠?
신형철 문평가 글 참 잘 쓰죠?^^

페크pek0501 2022-02-21 1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고료 받으며 글 써야 작가라고 한다면, 저는 현재 작가가 맞고요.
이름이 세상에 알려져야 작가라고 한다면, 저는 작가가 아니고요.

예전엔 저 편한 대로 시를 쓰면 시인이고 칼럼을 쓰면 칼럼니스트이고 서평을 쓰면 서평가, 라고 생각하고 싶은 적이 있었죠. 지금은 애매합니다. 각자 생각하는 기준이 다르니까요.

인터뷰는 원래 자기가 보여 주고 싶은 것만 보여 주는 거라서 본인도 인터뷰 기사를 보면 오글거린다는 작가가 있었죠. 누구였는지 기억은 나는데 확실치 않아 못 밝힘.ㅋ

stella.K 2022-02-21 20:28   좋아요 1 | URL
이름을 알리는 건 상위 1%의 작가만 가능한 것 같아요.
그럼 다른 작가들은 위화감 느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딱 그렇게만 생각하기로 했어요.

저는 이 책의 인터뷰가 좋긴한데
질문을 넘 어렵게 하는 것 같아요.
작가들 역시도 넘 어렵게 대답하는 것 같구요.
<작가란 무엇인가>의 파리 리뷰의 질문들 작가들의 답은
정말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우아하단 느낌까지도 받죠.
독자가 뭘 원하는지를 아는 것 같았어요.
남의 나라라 그런 걸까요? 암턴요.ㅋ
우리나라 작가들은 글만 썼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질문을 받으면
어떤 답을 해야하는지 쩔쩔매나 봐요.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지도 모르구요.ㅎㅎ

희선 2022-02-22 0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설가는 지금 쓰는 게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쓸까요 그런 사람도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마지막이다 생각하면 더 잘 쓰려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말이 나온 소설을 봐서 이런 말을 했군요 이 책 읽으려고 샀는데 아직도 못 봤네요


희선

stella.K 2022-02-22 16:11   좋아요 1 | URL
ㅎㅎ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비장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작가도 그냥 많은 직업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일정 정도의 훈련과 교양이 필요하긴 하지만
무슨 도사가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ㅋ

개인적으로 이번호는 비추입니다.

2022-02-22 2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2-23 1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제 <홀로도모르>란 영화를 봤다.

소련의 우크라이나 대학살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우린 지금까지 홀로코스트에 대해서만 주목해왔지 홀로도모르가 있었다는 건 거의 모르고 살았던 것 같다. 소련이 망한 게 1991년인가? 비교적 최근의 일인데 왜 이 사실은 이렇게 안 알려진 것일까. 그나마 이 영화도 2016년에야 만들어졌다.


1932년에서 1933년 소련 우크라이나에 있었던 기아를 통한 대량살인을 홀로도모르라고 한단다. 말에 의하면 스탈린의 만행이 히틀러를 능가한다고 하는데 누구의 만행이던지간에 어떻게 이런 야만이 있을 수 있는지? 공산주의도 무섭지만 도대체 국가란 무엇인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지금의 우크라이나 사태가 우려되서 일부러 챙겨봤다. 소련은 오래 전에 해체됐는데 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얌전히 봐 줄 수가 없는 건가? 아니면 미국을 상대로 우크라이나에서 한 판 붙어 보겠다는 걸까? 누구는 그랬다. 이제 강대국은 직접 싸우지 않고 작고 못 사는 나라를 전장터 삼아 싸운다고. 옛날 청나랑하 일본이 우리나라에서 싸웠던 것처럼.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 우크라이나가 잘 사는 나라였다면 이 영화는 좀 더 일찍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소련은 너무 패쇄적이었고 그나마 해체되었는데 홀로도모르가 있었는지 누가 알았겠는가.

       

        



그런데 이 영화 정말 잘 만들었다. 아쉬운 건 우크라이나에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고 캐나다에서 만들었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 전통 의상이나 문화적 분위기를 잘 살렸고, 자연 풍광과 소련의 만행, 그에 맞선 우크라이나의 저항 또한 실감나게 잘 표현했다. 영화가 좀  잔인하긴 하지만 나름의 서정도 있어 봐 줄만하다. 대학살에 무고히 죽어간 영혼을 위해 한 번쯤 봐도 좋지 않을까. 


배우들이 진짜 러시아 사람 같다. 하지만 영어를 썼다는 게 영화적 감을 좀 떨어지게 만들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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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2-02-14 21: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차일드 44가 이 우크라이나 대학살과 연관되어 있어요!!!

stella.K 2022-02-14 21:01   좋아요 1 | URL
아, 그런가요? 알려줘서 고마워요.^^

기억의집 2022-02-14 21:03   좋아요 2 | URL
ㅎㅎㅎ 고맙다고 하시니깐 낯설어요!!

stella.K 2022-02-14 21:06   좋아요 1 | URL
그런가요? 전 그저 고마워서 고맙다고 할 뿐인데...ㅋㅋ
이 영화 관심있으면 함 보세요. 올레 tv에 있어요. 심지어 무료!^^

기억의집 2022-02-14 21:07   좋아요 0 | URL
올레 티비도 가입해서 보는 거 아닌가요?? 넷플릭스처럼

stella.K 2022-02-14 21:11   좋아요 0 | URL
네. 전 기억님 집도 올레 tv줄 알고 있는데 아닌가요?
넷플릭스도 찾아 보면 있지 않을까요?

기억의집 2022-02-14 21:13   좋아요 1 | URL
티비을 아예 안 봐서… 다음에는 약정 해지할까 생각중이예요!! 그냥 다 유튭 봐요. 애나 어른이나!!!

책읽는나무 2022-02-14 21: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올레 티비!!!!ㅜㅜ
금방 왓챠에 검색해 보니까 제목이 있어요.
한 번 봐야겠군요^^

stella.K 2022-02-15 09:46   좋아요 2 | URL
왓챠는 무료영화가 없나 보죠? 영화 잘 만들었어요. 주인공이 화간데 그림도 보여주고 이런데 사랑 빠지면 안 되죠. 드라마틱 하기도 하고. 함 보세요.^^

책읽는나무 2022-02-15 09:43   좋아요 2 | URL
넷플릭스랑 왓챠가 비슷한 온라인 결제 영화,드라마 앱이라서요~
여기도 넷플에 영화가 있으면 왓챠에는 없고, 왓챠에 있으면 넷플에 없고...아예 둘 다 없으면 요즘 뜨는 웨이브? 뭐 거기에 있고....참~ 지갑이 술술 새는 시스템 구조랄까요??ㅜㅜ
그래서 저는 넷플릭스랑 왓챠 이 두 개를 못끊고 있네요..영화나 드라마 많이 보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ㅜㅜ

새파랑 2022-02-15 07: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최근 상황이랑 잘 맞는 영화네요~ 이런 세계적 긴징감이 없으면 좋겠습니다. 영화 재미있을거 같아요 ^^

stella.K 2022-02-15 09:46   좋아요 2 | URL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잔인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왤케 전쟁이 끊이지 않는지 모르겠고. 지구가 생긴이래 전쟁이 없었던 시기는 없었다던데 지금은 강대국이 부추기고 있으니 짱나요.🤨

blanca 2022-02-15 09: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제발 전쟁 안 했으면 좋겠어요. 우크라이나 시민들 단체로 항거하듯 바닥에 비장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모습 보니 너무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지금 심정이 어떨지...21세기에 이런 영토 전쟁이라니 분노가 일어요.

stella.K 2022-02-15 10:17   좋아요 1 | URL
그러게 말예요. 약소국이라고 만만히 보고 자기네들 그런 나라 상대로 무기 써 먹으려고 저러나 한심하더군요. 제발 제발 플리즈~

페크pek0501 2022-02-15 11: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은 영화 보신 것 같습니다.
우크라이나에 공포를 조성하는 러시아를 보면서 이들은 코로나도 안 무섭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코로나가 터졌을 때 코로나가 있는 동안은 전쟁이 중지될 줄 알았거든요. 순진한 생각이었어요.
상상 초월입니다.
무조건 전쟁이 나면 전쟁을 시작한 나라를 세계나라들이 협력해 쳐부수는 시스템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stella.K 2022-02-15 12:26   좋아요 2 | URL
ㅎㅎ 화가 많이나셨군요. 이거 알고 보면 러시아랑 미국의 대립 아닌가요? 옛날 미소 냉전의 재현같은 거. 코로나 때문이라면 그동안 많이 참았죠. 지금은 약해지니까 그 틈을 타고. 하긴 앞으론 그런 거 안 따질 거예요. 의학이 좋아죠 백신 맞고 싸우겠죠. 아님 무슨 방호복 입고 싸우거나. 언니가 말하는 시스템은 유엔에서 어떻게 좀 해야할텐데 영 힘을 못 쓰는가 봅니다.😔

mini74 2022-02-15 15: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실제로 소련이란 나라의 학살이 씀찍하다라고요. 자극민뿐 아니라 ㅠㅠ 올림픽에서 우크라이나 선수가 전쟁반대 팻말 들었는데 넘 짠했어요 ㅠㅠ

stella.K 2022-02-15 16:44   좋아요 1 | URL
엇, 정말요? 올림픽에서 정차적 포퍼먼스를 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또 생각해 보면 그런 데가 아니면
어디서 그런 걸 알리겠냐고요. 정말 짠하네요.
모쪼록 잘 넘어가야할 텐데,,,
전쟁 일으키면 막 들고 일어나고 세계적으로 불매운동하고
그래야할 텐데 말이어요.ㅠ

레삭매냐 2022-02-18 19: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튜브로 유크레인에 대한 역사
를 잠시 보았는데 참으로 기구
한 역사더군요.

서쪽의 폴란드 그리고 동쪽
로스케들에게 시달린 역사 -

로스케 놈들은 가만 놔두질
못하고 분탕질을 치는지 모
르겠네요.

여튼 전쟁 말고 평화가 도래
하길 기대해 봅니다.

stella.K 2022-02-19 11:20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하고 비슷하군요.
그래서 국력이 있어야 하는데
또 그러면 뭐하겠습니까?
지도자 하나 잘못 만나면 내란을 겪을 수도 있으니.
이래저래 내 나라에서 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ㅠ

프레이야 2022-02-22 2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텔라 님 소개하신 이 영화 찾아보다 찾기가 좀 어려워서 보지는 못했고 대신 다른 영화를 알게 되어 봤어요. 며칠 되었어요.
제목은 미스터 존스. 토탈 이클립스와 카핑 베토벤을 감독한 폴란드 감독 아그네츠카 홀란드의 영화입니다. 실화 바탕 영화구요. 이런 인물이 있었구나, 새로운 발견이었어요. 강추에요^^

stella.K 2022-02-23 11:32   좋아요 0 | URL
오, 역시...! 비교적 최근작이네요.
필름이 허리우드나 영국 분위기가 나는 것 같네요.
저 영화는 소련풍이나요.
감독이 여성 감독이네요.
저도 함 찾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알려 주셔서 고맙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