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로끌로
플로렁 에밀리오 시리 감독, 브누아 마지멜 외 출연 / 에스와이코마드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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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영화는 만들어 봤자 반 타작이란 말이 있다. 그러니까 아무리 잘 만들어 봤자 중간 정도 밖엔 못한다는 말이다.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그래서 그럴까? 내가 본 몇 편 안되는 전기 영화도 대체적인 평점이 별 3개를 넘지 못했다. 

 

그런데 이 영화 그 높지 않은 전기 영화치곤 꽤 괜찮게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프랑스의 유명한 뮤지션 클로드 프랑소와의 생애를 다뤘다. 뮤지션의 생애를 다루었으니 음악이 깔리는 건 당연지사. 그 음악을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지루하지가 않다. 게다가 프랑스 영화를 좋아한다면 그 효과는 배가가 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클로드 프랑소와가 누구냐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당대 유명한 뮤지션인지는 모르겠지만 미국의 음악이 아니면 나머지 나라의 음악을 제 3세계 음악으로 가르는 우리나라 풍토에선 알 수가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우리 귀에도 익숙한 그 유명한 프랭크 시나트라의 <My Way>를 이 사람이 처음 불렀다는 것을 알면 그나마 조금 친근해지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My Way>가 프랭크 시나트라가 원곡자가 아니고 프랑스 가수의 노래라는 건 생뚱맞다 못해 속고 있었다는 느낌마져 든다. 난 한 10여 년전부터 <세상의 모든 음악>을 자주 듣고 있는데 알다시피 그 음악 프로는 세계 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방송이다. 거기서 가끔 바로 이 <My Way>의 불어 버전을 듣곤 했는데, 나는 지금까지 이 곡이 너무 유명하니까 프랑스의 어느 뮤지션이 불어로 불었나 보다 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봤던 며칠 전에야 내가 완전히 잘못 알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그러니까 다시 정리를 하건데, 그 유명한  <My Way>는 프랭크 시나트라가 처음 부른 것이 아니고 프랑스의 뮤지션 클로드 프랑소와가 불렀다.

 

그건 또 차치하더라도 난 언제부턴가 영어 버전 보단 불어 버전을 더 좋아하게 됐다. 프랭크를 비롯한 미국 가수가 부른 건 안정감은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너무 미끈하다. 하지만 프랑스 버전은 다소 거친 듯해도 절절함이 베어 있다. 그래서 난 프랑스 버전을 더 좋아한다. 

 

그렇다면 이 클로드 프랑소와란 뮤지션은 프랑스에선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 사람일까?  그의 생년을 보면 1939년생이다. 생각해 보면 너무 오래된 가수라 우리가 모를 것도 당연하다 싶다. 생년으로쳐서 활동 년대를 감안하면 우리나라에선 당대 김정구나 현인을 떠올리지 싶다. 하지만 또 요즘 사람들에게 김정구나 현인을 얼마나 낮선 흘러간 시대의 가수인가? 그냥 존재감만으로 말하자면 글쎄, 엘비스 프래슬리나 요즘 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에서 80년 대초 유명했던 레이프 가렛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던데 뭐 프랑스 내에선 그 정도의 존재감은 아니었을까?  

 

그의 음악을 들은 여자들은 그야말로 전기에 감전되는 그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열광하는 것을 보면 예전에 클리프 리챠드나 레이프 가렛 같은 가수가 내한 하면 우리 나라 여자 팬들 속옷 벗어 던져 주고, 패닉 상태에 빠져 병원에 실려가고 그것도 모자라 오줌까지 싼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있는데 과연 프랑스의 여자들도 그러지 않았을까? 당시 6700만장의 음반 판매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건 모르긴 해도 엘비스 프래슬리를 능가했을 법도 하다.

 

 

 

그런데 클로드를 연기했던 브누아 마지멜이란 이름도 생소한 이 배우 보면 볼수록 어딘가 모르게 누군가를 닮았던 생각이 든다. 그건 다름아닌 <백 투 더 퓨처>에 나왔던 마이클 J 폭스다. 이미지도 비슷할 뿐만 아니라 체구도 닮았다. 물론 분명 그는 클로드 프랑소와를 많이 닮아 캐스팅 되었을 것이다. 대사에도 자신은 체구도 그리 크지 않다는 뭐 그런 뜻의 대사를 한 번 치던데, 이럴 때 우리는 당대 유명했던 프랑스 가수를 기억해 주지 못하고 엉뚱하게도 마이클 J 폭스나 기억해 주고 앉았으니 프랑스로선 아쉬울 법도 할 것이다. 그래서 미국이 달리 문화 제국주읜가? 그래서 억울하면 출세하란 말이다.

 

영화 스토리는 다소 뻔한데가 있긴 하다. 타고난 황태자는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 물고 타고 난다던데, 클로드는 타고난 뮤즈다. 클로드를 연기했던 브누아도 브누아지만, 클로드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던 아역 배우가 잠시 나오는데 봉고라고 그러나? 손바닥으로 치는 작은 타악기에 맞춰 현란한 발놀림을 선사하는데 저게 진짜 자기 춤인 건지 아님 동영상에 무슨 짓을 한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정말 깜빡 빠져들게 만든다. 그것으로 클로드가 타고난 꾼임을 영화는 자랑한다. 그 밖에 음악을 향한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여성 편력은 뮤즈라면 전매 특허 아닌가? 

 

그런데 역시 재인박명이라고 했던가? 클로드가 나중에 목욕탕에서 샤워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유난히 카메라가 뭔가 시간을 끌며 천천히 보여준다. 여기서 뭔가 있겠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뭔가 있다. 그 뒤에 보여지는 팬들의 오열은 흡사 또 엘비스 프래슬리나 몇년 전 유명을 달리한 마이클 잭슨이 죽었을 때를 연상케 한다. 

 

거의 엔딩에서 클로드가 부르는 '마이 웨이'가 참 인상적이다. 모르긴 해도 영화는 이 한곡을 부르게 하기 위해 2시간 넘는 시간을 달려 온 것 같고, 프랭크 시나트라에게서 이 곡의 명예를 다시 찾기 위해 영화를 만든 건 아닌가 싶다. 

 

프랑스 노래를 몰라도 노래 자체는 미국의 팝송을 연상케 해 흥겹다. 무엇보다 주인공의 열연이 돋보여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 제목 '끌로끌로'는 그의 팬들이 공연 때 연호했던 그의 애칭이다. 이 영화 강추다!  

 

부언하자면, 별 네 개는 솔직히 많고 세 개 반이 적당한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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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5-04-03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은 능력자시네요. 영화 한 편으로 이렇게 길게 쓰는 것도 쉽지 않지요.
요즘 종횡무진으로 활동 중이시네요. 그래선지 와우! 방문자가 많아지셨고요.
사람마다 능력이란 게 다 다른 것 같아요.
저는 기어가고 있어요.
그래도 님께 축하드리고 싶어요. 기분 좋게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stella.K 2015-04-03 14:57   좋아요 0 | URL
아이고, 무슨 말씀을...ㅠ
그냥 영화가 괜찮더라구요.
언니도 기회되시면 한 번 보세요. 후회 안 하실 것 같아요.

방문자 수 높은 건 일시적인 걸 거예요.^^
 
팔월의 일요일들
파트릭 모디아노 지음, 김화영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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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호기를 부렸다는 생각이 든다. 평소 프랑스 문학을 좋아한다는 것 하나를 믿고 이 책에 도전했던 나는 노벨상 수장작은 여전히 넘지 못할 사차원의 벽이라는 걸 확인하는 것에 그쳤다고나 할까? 

 

그렇지 않아도 노벨문학상은 항상 나에겐 넘사벽이었기에 해마다 누가 노벨문학상을 받건 관심을 두지 않았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소리겠지만, 문학이 아무리 훌륭해도 독자가 이해할 수 있고, 좋은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건 그저 선택되길 기다리는 문화 상품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해마다 누가 노벨 문학상을 받건 그건 개인의 영광일 뿐 나와는 하등의 상관이 없는 거라고 못 박고 살아왔다. 그런데 프랑스 문학을 선호하는 내가 이 작품에서 나의 이런 생각에 스스로 발목잡힌 느낌이다. 왜 프랑스 문학을 좋아하면서 노벨 문학상은 읽어 줄 수 없는 것인가? 좌절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너무 모호하다.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그렇지 않아도 이 책을 평하는 사람들은 안개속을 헤메는 것 같다고 했다. 나 역시 그렇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에서 과연 이 안개속을 헤메는 듯한 모호함이 과연 문학적 가치가 있는 것인가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원래 노벨 문학상의 오만함을 감안하더라도 독자와 소통할 수 없는 문학에 나는 가치를 두지 않았다. 하긴 그렇더라도 오만한 작가에 오만한 독자는 있게 마련. 오만한 독자가 보기에 나를 또 얼마나 하찮게 볼 것인가?

 

하지만 분명한 건 파트릭 모디아노는 매력적인 작가임에는 틀림없다. 그를 가리켜 기억과 시간의 작가라고 하지 않는가? 원래 기억은 모호한 법이다. 같은 사건이라고 해도 사람들 저마다 기억하는 것이 다르고 의미 부여가 다르다. 이것을 그만의 언어로 육화시킨다는 건 확실히 매력적이고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만해도 얼마 전 좀 우스운 일이 있었다. 예전에 연극을 할 때 함께 일했던 연출가 N과 새롭게 뭔가를 해 보려고 했었다. 세월이 약이라고 함께 할 때는 서로를 못 잡아 먹어 안달할 정도였는데 지나놓고나니 좋은 기억만 남는 것을 보면 분명 N은 나쁘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하지 않은 세월이 10년이고 보면 그동안 그도 많이 다듬어졌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실제로 나를 대하는 태도도 예전만 같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이 중요한 '일'을 대하는 태도가 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화들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것이 달라져야 우린 옛날로 돌아가지 않고 보다 즐겁고, 의미있게 일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느 순간 툭하고 비어져 나와 나의 감정을 자극했고, 내가 그와 함께 다시 일하려고 했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깨닫는 순간이었다. 또한 그것은 그 안에 잠자고 있는 야생마 같은 기질을 건드린 거란 걸 알았을 때 난 시간을 되돌려 옛 기억의 블랙홀로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그러면서 온갖 잡다한 감정들이 꿈틀대며 튀어 나오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또한 문득 헤어졌던 연인이 서로를 그리워 하면서도 다시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도 더불어 생각나기도 했다. 그런 것처럼 일에서 만나고 알게된 관계도 세월 지나면 잊혀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란 걸 알았던 것이다.

 

나의 그 기억은 분명 또렷하고 유쾌한 것만은 아닌데 그래도 훗날 N과 같이 다시 일 해 볼 생각을 했던 것을 보면 내가 그를 아주 싫어했던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나는 그를 어떻게 기억하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내가 기억하는 그가 확실한 그인 건 맞는 것일까? 지금의 N은 뭐고 과거의 그는 또 뭐란 말인가? 뭐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 나 역시 파트릭 모디아노는 아니어도 기억의 작가란 타이틀 정도는 얻을 수 있을 것도 같다. 좀 우스운 얘기긴 하다. 

 

아무튼 파트릭 모디아노는 분명 나에겐 어려운 어려운 작가지만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자기만의 문학 세계를 구축한 작가임은 틀림없다. 그런 작가를 나는 언제쯤이면 '아, 이런 작가였어?! 하며 놀람과 환영의 마음으로 내 안에 모셔들이게 될지 모르겠다. 훗날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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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4-01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랑스 소설은 전체적으로 문체가 관념적인데다가 문장이 길어서 읽기가 참 힘들어요.

stella.K 2015-04-02 11:16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야.ㅋ
그래도 어떤 프랑스 문학은 읽히는 게 있거든.
이 책 읽으면서 만만히 볼게 아니라는 걸 실감하겠더군.
그래서 난 노벨문학상이 싫기도 해. 순전히 개인적 취향이겠지만
너무 어렵거든. 펄벅이 문학상을 받을 때만해도 이 정도는 아니지 않나
싶은데...
아무튼 이 책은 제목은 매혹적이긴 한데 함부로 권할 순 없을 것 같더군.헤~
 

지난 주일 밤, 영화 전문 채널에서 최동훈 감독의 <전우치>에 대한 설명을 열심히 들었다. 솔직히 예전에 이 영화를 보려다 엎은 적이 있다. 나는 대체로 최동훈 감독의 영화를 좋아했던 것 같은데 유독 이 <전우치>만큼은 잘 이해가 가지 않아 보다가 말았다. 그런데 이렇게 설명을 듣고 영화를 다시 본다면 좋지 않을까 했다.

아, 그런데 이 영화는 나와는 아직 인연이 없던 걸까? 하필 같은 시간에 다른 방송에서<중경삼림>을 하는 거다.

이 영화가 만들어진 해는 1994년. 그런데 우리나라에 상영된 건 1995년이다.

그것을 내가 기억하는 건, 그해 나는 창작을 배우러 학원을 다녔었다. 나는 그때 창작을 가르치는 사설 학원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전까지 그런 건 대학교에서나 가르치는 줄 알았다. 덕분에 난 거기서 나의 꼰대 선생을 알게 되었다. 당시 그 선생님은 소설가로 우리에겐 창작 전반에 관한 강의를 하셨지만 (아마도)같은 날 저녁 때는 H 문화센터에서 시나리오를 가르치셨을 거다. 

그때만해도 우리나라에 왕가위 감독은 그다지 알려진 사람이 아니었다. 모르긴 해도 이 선생님이 최초로 알린 장본인은 아니었을까? 

그렇지 않아도 선생님은 어디서 또 이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이 우리나라에 상륙할 거란 정보를 입수하셨을까? 하긴, 선생님은 시나리오 강사로도 활동을 하셨으니까 그 바닥의 소식을 빠싹하셨겠지. 선생님이 왕가위 감독을 얼마나 좋아하셨는지 우리나라 극장에 곧 걸릴 것이니 그때 꼭 보라고 거의 침을 튀기며 강요하다시피 했다. 

우리야 뭐 모르는 영화를 접하는 것이 나쁠 건 없다만 어찌보면 취향을 강요하는 것 같아서 한편 마음이 묘하게 편치는 않았다. 그리고 일주일쯤 지났을까? 정말 이 영화를 하는 것이었다. 난 그때 같은 수강생이었던 선과 함께 이 영화를 언제 볼까를 정하고 있었다. 다음 주 무슨 날 몇시에 만나서 보자 거의 날짜와 시간까지 정했는데 왠걸, 꼰대 선생님이 중간에 끼어들어 급하게 점심을 먹고 바로 그날 영화를 보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선과의 약속은 무엇이고, 이 영화가 상륙하거든 꼭 보라는 선생님의 침 튀김은 뭐란 말인가? 결국 이렇게 같이 볼 거면서. 이 선생님 좋게 말하면 강단있고, 나쁘게 말하면 무대뽀다. 그저 단지 수강생과 이물없이 영화를 볼 생각을 했다는 선생님의 태도가 좀 신선해 보였다고나 할까? 

물론 그럴 경우 보통은 과외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영화를 보여주기 위해 표를 대신 사곤 하던데 그건 역시 코흘리게 시절 이야기고, 그때 우린 이미 다 큰 성인이었으니 오히려 선생님의 표까지 사 드려야 할 입장이다. 그때 누가 선생님의 표를 대신 샀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선생님은 대머리도 안 되고 지금까지 잘만 사신다. 아무튼 그렇게 보기 시작한 이 영화는 글쎄.. 영화를 참 독특하게 찍었다는 것 외에 무엇이 좋다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를테면 임청하가 노란머리 마약밀매자로 나오지 않던가? 자신을 배반한 떨거지들을 총으로 죽일 때 영상이 특이했다. 그때까지 그렇게 영화를 찍은 감독은 없었으니까. 그런데 그런 거를 빼면 뭐가 좋다는 말인가. 그리고 그 유명한 흘러간 팝송 마마스 앤 파파스의 노래를 영화에서 멋지게 복원해 냈다는 것 외에는.

확실히 선생님은 취향을 강요하고 계셨다. 영화가 끝나고 뭘 봤는지 얼떨떨해 하는 사람이 모르긴 해도 나 말고도 적어도 한 명은 더 있지 않았을까? 단지 그것을 내색할 수는 없었고, 선생님 덕분에 좋은 영화 봤다고 기분 좋게 헤어졌을 뿐이다. 

 

그리고 그때로부터 20년이 흘렀다. 그리고 난 혼자 조용히 이 영화를 보며 그때를 반추해 본다. 그때 예정대로 같은 수강생이었던 선과 함께 봤더라면 분명 뭐 생각 보다는 별 로다라고 입맛을 다셨을지도 모른다. 그건 지금 봐도 그랬을 것 같다. 영화 내용 자체가 딱히 사랑을 이룬 것도 이루지 않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적어도 금성무와 임청하가 나오는 첫번째 에피소드는 확실히 사랑을 이루지 못했다. 30개나 되는 파인애플 통조림을 먹는 금성무는 애처롭기까지 하다. 그리고  호텔인지 여관방에서 임청하의 신발을 벗겨주려면 좀 일찍 벗겨줄 일이지 새벽 동이 터올 무렵 방을 나가면서 벗겨줄 건 또 뭐란 말인가. 그렇지 않아도 자기 엄마가 여자는 신발을 신고 자면 발이 붓는다고 했다면서 말이다. 무엇보다 경찰관이 마약밀수에 살인까지 하는 여자를 사랑하다니? 말이되는가? 하긴 별로 사랑할 의지도 없어 보인다. 그저 사랑할 줄 모르는 고독한 영혼을  그렸다고나 할까? 아, 그리고 사랑에 유통기한이 있느냐는 이 선전문구 같으면서도 드라마틱한 대사는 금성무의 대사였구나 싶다.

그래도 두번째 에피소드는 첫번째에 비해 다소 밝고 깜찍한 느낌마져 들긴 한다. 하지만 영화 중간중간에 보이는 양조위의 하얀 난닝구에 빤스 바람은 어딘가 처량맞아 보이긴 한다. 이렇게 멋진 배우를 이토록이나 처량맞게 만들어 놓다니. 왕가위 감독은 확실히 나빴다.      

하지만 왕페이는 확실히 사랑스럽다. 사랑을 이룰지도 모르는 그 순간 용기가 없어 한발 물러서고 도망가는 그 마음을 일견 이해할 것도 같다. 그래서 하얀 난닝구에 빤스 바람인 양조위가 더 처량맞아 보이는 거겠지. 노래 가사말마따나 한 발 다가서면 두 발 물러서는 고독한 사랑을 전혀 우울하지 않게 다룬 것을 보면 확실히 왕가위 감독은 난 사람이긴 한가 보다. 왜 나의 꼰대 선생이 침 튀겨 가면서 이 사람 영화는 무조건 봐야 한다고 했는지도 알 것 같고. 그래서 또 이후 왕가위 감독의 영화는 심심찮게 봐왔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영화 별로였던 것 같다고 말할 선은 이제 없다. 언제부턴가 회자정리가 되서 종무소식된지 오래다. 가끔 예전에 봤던 영화를 다시 보면 옛 생각이 떠오른다. 이맛에 영화를 보는지도 모르겠다. 사랑엔 유통기한이 있어도 역시 추억엔 유통기한이 없다.

그나저나 <전우치>는 언제 또 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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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03-31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캘리포니아 드리밍 생각나요~~

stella.K 2015-04-01 13:32   좋아요 0 | URL
그러니깐요. 팝송도 그냥 듣는 것과 영화의 한 장면에 삽입되어 듣는 것과
참 맛이 달라요. 그죠?
그때만해도 미국에 대한 동경이 있었던 것 같지만
지금은 뭐 그닥 동경은 안 되더군요.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4-01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왕가위에 하얀 삼각 빤스와 난닝구에 대한 패티시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비정전을 보십시오. 거기서도 장국영이.... 하튼, 저도 중경살림 좋은 건 모르겠더군요.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좋다고 말하기도 그런 어정쩡한... 전 아비정전, 화양연화, 동사서독... 이렇게 세 편이 좋군요...

stella.K 2015-04-01 15:48   좋아요 0 | URL
오, 그런가요? 그렇지 않아도 저럴 필요까지 있을까 싶게
많이 나온다고 생각했어요.
장국영도 그랬군요. 근데 오늘이 또 장국영 12주기라네요.
장국영이 여기저기 유명한 영화는 다 나왔더군요.
어제도 장국영 추모라고 해서 IP TV 메뉴에 몰아 있던데
금옥만당은 좀 재미가 없더군요. 졸려서 그랬나 싶기도 하고.
이번 주까지 무료로 하는 거 몇편 볼까 해요.^^

페크pek0501 2015-04-01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영화가 좋다, 에 대해서 의견일치를 이룬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같아요.
사람에 따라 선호도가 다를 테니까요.
책도 그렇잖아요. 저는 책이든 영화든 인간의 마음을 꿰뚫은 게 좋더군요. ^^
반전이 일어났는데 그 반전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걸 인정하게 되는,
설득력이 있는 작품일 때 위대해 보여요. 재미가 느껴지고요...^^

stella.K 2015-04-01 14:04   좋아요 0 | URL
중경삼림은 언니가 좋아하는 그런 류의 영화는 아닐 듯해요.
하지만 흘러간 옛 영화가 좋은 건 옛 추억에 잠겨 볼 수 있다는 거죠.
이 영화에서 임청하는 정말 매력적으로 나왔는데
지금의 그녀는 아줌마죠. 그러니 저는 어떻겠습니까?ㅠ
책도 다시 읽게되는 책이 있긴 한데 영화처럼 옛 추억을 떠올리며 읽게 되진
않는 것 같아요. 그냥 새롭게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지.

오전까지 날씨가 흐리더니 지금은 맑게 개었어요.
점심 전 집 앞에 작은 공원을 산책하고 들어왔는데
꽃들이 제법 봉오리를 터트리고 있더군요.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오늘은 미세먼지 걱정 안해도 될 것 같아요.^^
 

 

 

지난 3월 18일은 김탁환 작가의 독자와의 만남이 있었다.

 

그는 어쩌면 사진 보다 더 백발에 가깝고 훨씬 더 부드러운 인상을 가졌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그 부드러운 인상은 차라리 어눌함에 가깝다고 해야할까? 아무튼 그만큼 그는 선하고 순수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약속 시간에 맞춰 그가 나온다는 B 카페를 허겁지겁 들어서고 보니 입구에서부터 그를 알아 볼 수 있었다. 애써 못 본 척하고 적당한 자리에 앉았지만  그를 만나 보길 나는 또 얼마나 기대했던가? 

 

그는 이번에 조선시대 조운선 침몰 사건을 다룬 <목격자들>을 내고 민음사 주관으로 독자와의 만남을 가졌다.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된 시작은 작품을 끝내고 난 그의 근황을 듣는데서부터 시작됐다. 아니나 다를까, 예상대로 그는 이렇게 독자를 만나는 스케줄을 계속하고 있었다(모르긴 해도 이날이 책을 낸 후 첫 스케줄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이번엔 지방 독자들을 위해 이런 강연회를 몇 차례 더 가질 것이고, 특별히 도서관 강연을 많이 가질 거라고 했다. 

 

언젠가 그는 자신을 단순히 소설가라고 하지 않고 집필 노동자라고 했던 것 같은데 그에 걸맞게 그는 작품을 마치면 곧 바로 그 다음 날 새로운 집필을 시작한다고 한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이번엔 그러질 못했다고 했다. 그리고 쓰는 내내 몸이 젖어 있었다고.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조운선 침몰 사건에서 세월호를 생각해 냈는데, 정말 그는 세월호를 생각하고 조운선 침몰 사건을 썼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을 때 한 달 반 정도 작업을 작파했었다고 한다. 집필 노동자를 자처한 그가 한 달 반을 글을 못 썼다는 건 그 사건이 꽤 충격적이긴 했었나 보다. 그래서 일까? 작가가 직접 읽어주는 낭독 시간을 가졌는데  2권 378쪽을 읽어 주었다. 그것은 조운선에서 타고 있다 운명을 달리한 사람들의 이름을 써 놓은 장이었는데 특별히 '제탁'이란 이름이 나온다. 그 이름은 다름아닌 작가 김탁환의 족보 이름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는 그렇게 자신의 이름을 끼워 넣은 것에 만족해 하고 있었다. 그것은 그렇게하므로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미안함을 대신하고 싶었던 작가의 자의적 행동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는 오래 전부터 조선을 소재로 한 소설들을 써 오고 있는데 이 책 <목격자들>이 30, 31번째 소설이고, 그는 필생의 작업으로 이것을 60권까지 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벌써 반환점을 돈 셈이다. 마치 발자크의 <인간희극>처럼 말이다(이것에 관해서는 jpsartre.egloos.com/853064.을 찾아 보면 될 것 같다.) 그리고 보면 작가들 저마다 필생의 작업이란 게 있나 보다. 고은도 <만인보>를 아직도 쓰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그는 왜 조선을 쓰는 것일까?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고려시대는 너무나 먼 과거여서 육체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상상으로 써야하는 반면 조선시대는 파헤치고 연구하 보면 뚜렷한 뭔가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 <목격자들> 그의 많은 백탑파 시리즈 중 하나인 셈인데 알다시피 '백탑파'란 학문적으로는 연암파로, 원각사지십층석탑에서 당대 지식인들이 랜드마크 삼아 모이고 발전해 갔던 학파다. 그것을 작가 특유의 안목으로 파헤치고 소설로 형상화한다는 건 확실히 꽤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특별히 이 책은 홍대용이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작가의 말에 의하면 그는 우리로 말하면 신대철급 거문고 연주가라고 한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연주가에서 머물지 않고 악기를 만들기도 하며 망원경을 만들기도 했고, 수학자이기도 했단다. 그는 유학자로 시작해서 묵가로 갔던 급진적 사상가였다고.

 

하지만 그런 작가도 한동안 백탑파를 쓰지 않았던 때도 있었다. 그리고 다시 돌아왔다. 왜 그랬던 것일까? 그는 한때 추리소설에 대한 회의 즉, 지나친 낭만주의와 사필귀정이란 독자들이 예측 가능한 소설을 쓰는 것에 회의를 느꼈다고 한다.  그는 또한 작가들이 잘 도전하지 않는 장편을 쓰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는 장편을 쓸 때 보통 세 가지 질문을 한다고 한다. 첫째로, 순식간에 없어짐 또는 어떤 타락이나 부패를 통해 생명의 존귀함을. 두번째로 인간 존엄의 문제를. 세번째로 구경꾼과 목격자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곹고통에서 비극으로 어떻게 나갈 수 있을까? 특별히 비극을 평생의 화두로 삼아 영혼을 강건하게 하는 것을 주제 삼아 작업을 한다고 한다.

 

2부 순서에선 천문학자인 이명헌 씨가 게스트로 나왔는데 두 사람의 유대관계가 나름 돈독해 보인다. 이명헌 씨는 작가가 과학적 자식이 남다른 과학적 작가고, 김탁환 작가는 이명현 씨를 가리켜 과학도임에도 문학적인 사람이라고 추켜 주었다. 무엇보다 이명현 씨는 작가를 가리켜 혜성과 같은 작가라고 했다. 우린 흔히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스타를 가리켜 혜성과 같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사실 알고 보면 혜성은 그렇게 어느 날 갑자기 빛을 발하는 별이 아니라고 한다. 그것도 주기가 있는데 무려 76년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해왕성까지 갖다 오는 시간이 그렇다고 한다. 그동안 자기 살을 깎아먹고 돌아 오는 것이 혜성이라고. 그러고 보니 이해가 갈 것도 같다.  하지만 확실히 김탁환 작가가 걸어 온 길과 앞으로의 포부를 들어보면 그는 확실히 훗날 우리나라 문학사에 (어떤 의미로든)한 페이지를 장식할만한 작가임에 틀림없다.

 

이제 반환점을 돌았으니 나머지 반을 또 가야한다. 그가 자신의 작업을 마칠 때쯤이면 노년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 작업을 마칠 때까지 아니 그 이후에도 내내 건강해서 우리가 오래도록 지켜볼 수 있는 작가로 남아줬으면 좋겠다. 김탁환 작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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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3-25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저도 백탑파 책좋아하거든요..
작가관은 모르겠고..멋지다 생각했어요.
잘읽고..갑니다.

stella.K 2015-03-25 15:40   좋아요 1 | URL
그날 메모를 거지같이 하다보니 정리가 좀 안 되더군요.
여기까지가 한계다 싶어요.ㅠ
그래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누구는 김탁환 작가는 스토리텔러로는 좋은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왜 그렇게 말하는지 이해가 갈 것 같긴해요.
그래서 그의 작품을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기에 좋지 않을까 합니다.


[그장소] 2015-03-25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라마시나리오 뽑기로는 좋죠.저도 동감.그는 머릿속에 그려져있는 걸거라고..봐요.
입체적으로..의도치 않어도...그리되는 스타일인지도...
이번 책은 아직 안읽어서..뭐랄수없거든요.
그렇지만 조선시대 배경으로 ..저는 누구든 계속 해나가 주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봐요.
미야베가..에도시대를 그리듯..우리작가도..있었으면 하는 거죠.
그 사람이 김작가임이..싫지않고..그역시 부지런히 tv시리즈등 해서 우리한테 이런 시대가 ..시대를 그릴 작가가 있다는게 알려지길원해요.

급히쓰신 건지..모르나 많이 써본 솜씨임은 단박에 알겠다고..프로시구나.
하고..
너무 잘 읽었어요.

stella.K 2015-03-25 18:16   좋아요 1 | URL
그렇죠. 미야베는 에도시대. 김탁환은 조선시대.
작가로서 다른 거 안 보고 자기 특화된 전문 분야를 갖는 게
좋을 거라고 봐요.

님의 칭찬을 받으니 어깨가 으쓱한데요? 고맙습니다.^^

blanca 2015-03-25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스텔라님의
이런 작가와의 만남 후기글이 참 좋아요. 생생해요.

stella.K 2015-03-25 17:49   좋아요 1 | URL
저 안 죽었죠?ㅎㅎ
저도 작가와의 만남은 굉장히 오랜만이어요.
이것도 비교적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해서 간 거지
강북에서 하는 것 같으면 못 갔을 거예요.
모처럼 갔다 오니까 기분이 좋더라구요.
기회되면 이런 글 또 올릴게요.
읽어줘서 고마워요.^^

붉은돼지 2015-03-25 18: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끄럽게도 저는 김탁환의 책은 한권도 못 읽어봤어요 ㅜㅜ
혜성과 같은 작가....그런 말 해주는 친구가 있다는 건 멋진 일인것 같아요. 조만간 제탁월드에도 입성해야 할 듯 ㅋㅋ

stella.K 2015-03-25 18:22   좋아요 1 | URL
제탁 월드. 그렇군요. 날렵하신데요?ㅋㅋ
김탁환 작가도 생각 못했을 겁니다.
저도 지금까지 두 권 정도 읽은 것 같아요.
이번에 백탑파 시리즈가 새롭게 나와서 정말 갖고 싶더라구요.
솔직히 그날도 책을 샀어야 하는 건데
읽을 책이 너무 많아 자제하느라고 혼났습니다.
사실은 예의상으로라도 샀어야 하는 건데...ㅠ

곰곰생각하는발 2015-03-25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백탑파 지지합니다. 이런 시리즈 소설이 사실 한국 문학에서는 흔하지 않죠. 미국이나 일본만 봐도 된다 싶으면 시리즈물이 연속적으로 나오잖아요. 한국 문학이 지나치게 순문학 우선 정책을 펴고 장르 소설을 개차반으로 대접하는 경향이 있죠...

stella.K 2015-03-26 11:59   좋아요 0 | URL
순문학도 설 자리가 없으니 버텨보는 건 아니겠습니까?
요즘엔 장르문학이 순문학을 앞지른 거 같기도 하던데...
이젠 김탁환처럼 한 분야를 거름삼아 필생의 작업을 해도
밥 먹고 사는 그런 세상이 되야할 거예요.
이젠 순문학은 독자들도 잘 안 보잖아요.ㅠ

yamoo 2015-03-26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정보가 포함된 유익한 글입니다~! 김탁환 작가 소설은 초기작만 보았는데..방각본..부터 안본거 같아요. 계속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쓰고 있는 김작가의 노력이 대단해 보입니다. 한때 즐겨읽던 작가였는데..

stella.K 2015-03-26 15:12   좋아요 0 | URL
김탁환 팬이시군요.
작가도 작품과 함께 나이들어 가죠. 코난 도일이 그랬다고 하더군요.
그걸 느껴보는 것도 꽤 의미있는 일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언젠가 이 사람 작품을 쭉 읽어보고 싶어요.
문학성은 모르겠으나 전문성과 대중성은 어느 정도 확보했잖아요.
그러면 되는 거 아니겠어요?^^

transient-guest 2015-04-02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김탁환 작가 팬이에요. 구할 수 있는 그의 책들은 모두 갖고 있습니다. 절판된 몇 가지는 아직 손을 못 쓰고 있지만, 한국에 갈 기회가 생기면 헌책방을 돌아볼 생각입니다. 한국에서 살지 않아서 아쉬울 때가 있는데, 이런 작가만남이나 관심가는 교양강좌를 갈 수 없다는 점도 포함되네요.ㅎ

stella.K 2015-04-02 11:24   좋아요 0 | URL
아, 지금 님께서 계신 곳이 한국이 아니군요.
해외에 계시면 그점이 아쉬울 것 같긴 하네요.
그런데 이런 것도 부지런해야 할 수 있는 일이지
게으르면 말짱 꽝인 것 같아요.ㅋ

김탁환은 정말 컬렉션으로 가지고 있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 절판된 작가의 작품들이 새로 나오기도 하는데
반갑기도 하더라구요.^^
 

뭣 좀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안 되고 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지

 

알려달라.

 

 

그럴 땐 그냥 가만 있어요.

 

뭐 그런 조언 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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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딴 얘긴데, 어제 오늘 이곳에 들어와 보니 즐찾 두 명이 빠져 나갔다.

정확한 원인은 잘 모르겠는데, 아무래도 엊그제 쓴 <대통령의 시간>에 대해 언급한 것이 미운털을 박히게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어쨌든 이노무 동네는 10년 전이나 10년 후나 즐찾 가지고 신경 쓰게 만든다. 애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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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3-24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요가 둘? 이건 또 무슨 뜻...?
확실히 미운털 박혔다는 뜻인가 보다.ㅎㅎㅎㅎㅎㅎ

2015-03-24 16: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3-24 1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5-03-24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의견이 조언이 될 진 잘 모르겠어요. 어찌 보면 ‘그냥 가만 있어요’라는 의미와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으니까요. 만약에 제가 누님의 상황이라면 신경 쓰지 않는 편입니다. 특히 상대방이 먼저 내 서재에 즐찾을 했는데(북플에서는 ‘친구’가 되고 싶다는 요청을 보내는 의미도 포함됩니다) 시간이 지난 뒤에 그 사람이 즐찾 설정을 해제한다면(상대방이 북플 ‘친구’ 설정이 해제하고, 나는 상대방을 ‘친구’ 설정을 해제하지 않은 상태라면 그 사람은 ‘친구’가 아니라 ‘팔로잉’으로 이동해요. 이제 내가 ‘팔로잉’ 상대방을 즐찾 취소를 하면 남남이 됩니다) 미련을 두지 않아요. 반대로 내가 누님의 서재를 먼저 즐찾을 했는데, 누님이 내 서재 즐찾을 해제한 사실을 알게 되면 상황이 달라져요. 찝찝해요.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내 서재 즐찾 설정을 해제하는 누님의 마음이 궁금해지기 시작해요. 평소 블로그상에서 교류가 잦았던 상대방이 먼저 서재 즐찾(북플 친구)을 해제하면 신경이 쓰여요.

그렇지만, 블로그 친목 경험이 전무한 이웃이 먼저 즐찾을 해제하면 그냥 저도 잊어버리는 편이에요. 제 블로그가 조용하고, 온통 책 이야기뿐이니 지루하고 재미가 없어서 해제한다고 생각해요. 일단 저는 친구, 즐겨찾기 수에 연연하지 않아요.


stella.K 2015-03-24 18:57   좋아요 0 | URL
ㅎㅎㅎ 아냐. 가득이나 일이 안 풀리는데 즐찾까지 그래서 하는 소리고,
저건 다 별개로 쓴 거야. 다른 사람도 오해하겠다.ㅋㅋ
서재 활동 몇 년인데 그걸 가지고 저리 쓰겠냐?
헷갈리게 해서 미안하다. 용서해라.ㅠ

곰곰생각하는발 2015-03-24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연을 알아서 무슨 말을 할 텐데 그냥 뜬금없이 조언을 구하시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stella.K 2015-03-25 12:32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ㅋㅋ
사람들이 같이 할 것처럼 하더니 썰물처럼 빠져나간 느낌이라서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