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인터뷰하다 - 평화와 용기를 위한 79가지 사랑의 메시지
곽승룡 지음 / 하양인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요즘 같은 시대에 사랑을 논한다는 게 새삼스럽단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것은 아마도 TV의 영향이기도 할 것이고, 요즘 같은 자본주의 시대에 별로 가능할 것 같지 않다는 양 극단의 생각 때문이기도 하다. TV는 사랑을 너무나 쉽게 하는 것처럼 묘사가 된다(또한 그것은 남녀간의 사랑으로 지극히 한정되기도 한다). 그러나 TV 밖은 사랑 보단 물질로 계산되어지는 게 너무 많다. 그래서 사랑을 논한다는 게 새삼스러워지는 것이다.

 

하지만 사랑은 지금까지 여러 가지 형태와 논리로 논의되어져 왔다. 사랑은 철학으로 또는 심리학으로도 논의되어져 왔다. 이 책은 사랑을 신학으로 논의했다. 그래서 신학으로서 사랑을 이해하려면 성령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고 한다. 글쎄, 성령을 뭐라고 풀이하면 좋을까? 그냥 위로부터 내려지는 하나님의 영이라고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해가 될까? 본래 신학에서는 성령론을 따로 공부하기도 한다. 어쨌거나 성령은 심오한 영임에는 틀림없다. 저자는 성령을 이렇게도 말하기도 한다. 

인간의 속마음과 영은 매우 닮았다. 그래서 성령은 만남의 원리라는 속성을 지녔다. 성령에서 나오는 은총은 마음에 뿌려진 씨앗과 같다(117p).     

그런 것을 보면 저자는 인간에겐 선천적으로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긴 하지만 성령을 받아야 가능한 것처럼 말하고 있는 것도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인간은 죄로인해 오염되어 있기 때문에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사랑을 온전히 이룰 수 없다는 것이 신학의 전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 전체를 감싸는 전제는 성령으로부터 내려지는 사랑이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분명 인간이 사랑을 할 수 있는 건 신비한 능력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오늘 날의 사랑은 너무 표피적이고, 이기적이며 심지어 기형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면서도 사랑을 배울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건 명백히 그럴 필요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오늘 날 하루가 멀다하고 데이트 폭력에 존속살인까지 신문 기사를 장식하고 있는 것을 보면 분명 우리는 분명 사랑을 할 줄 모르는 시대에 살고 있으며, 그것을 배우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를 살고 있음이 확실해 보인다. 또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오늘 날은 얼마나 많은 갈등속에 나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대를 살고 있는가? 그것의 주장이 틀리진 않겠지만 그속에 사랑이 설 자리가 있는 것이 모르겠다. 그 자리를 대신 하는 게 자기계발류는 아닌가?

 

사랑도 배워야 한다. 흔히들 사랑은 가슴으로 하고 육체로 해야한다고 하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먼저 머리로 깨우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사랑에 대해 할 수만 있으면 많이 묵상하고 깨닫는 것이 필요하리라고 본다. 그리고 실천하는 것이다.   

책은 다소 지루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느긋한 마음으로 곱씹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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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누구라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분명 알라디너 중 한 분이

 

갑자기 나에게 6만 2천 상당의 책을 선물했다는 이메일을 보내주셨다.

 

내 생일 선물이란다.

 

잉, 내 생일은 9월인데...?

 

아마도 꿈에선 내 생일도 편집이 되는가 보다.

 

그런데 선물하신 책 목록을 보니 내가 좋아하는 책은 없고,

 

웬 아프리카 동물에 관한 책 등 낮선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꿈도 참 이상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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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12-08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누른 분중에 그분이 있다.ㅋㅋㅋ

yureka01 2015-12-08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진짜요.ㄷㄷㄷ

stella.K 2015-12-08 14:12   좋아요 0 | URL
넵! 알려 드릴까요?ㅋㅋ

hnine 2015-12-08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 자, 말씀하세요. 사드릴께요 ^^

stella.K 2015-12-08 17:46   좋아요 0 | URL
ㅎㅎ 아니어요.
왜 그러십니까 쑥스럽게...^^;;

cyrus 2015-12-08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헌책방이나 서점 가는 꿈을 꿀 때가 있어요. 책을 엄청 많이 사들고 가는 장면에서 꿈이 끝나요. 그 날 꿈이 너무 아쉬우면 헌책방에 가요. 예지몽이라고 생각해요. 구하기 힘든 좋은 책을 만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

stella.K 2015-12-08 19:58   좋아요 0 | URL
와우, 넌 꿈에서까지 그런 꿈을 꾸는구나.
확실히 너다운 꿈이다.
나는 화장실 꿈을 그렇게 자주꾼다. 드럽게...
난 왜 그런 꿈을 자주 꾸는 걸까?
그렇다고 돈 생기는 것도 아닌데...ㅠ
 

이왕 80년대를 조금 더 얘기한다면 1984년을 말하고 싶다.

그때는 80년대 초반을 지나 중반으로 넘어가는 시기로 국가적으로 봤을 때 LA올림픽이 있었던 해였고, 4년 뒤 88 서울 올림픽이 있을 거란 기대감 때문이었을까, 그 대회에서 처음으로 세계 10위 안에 드는 쾌거를 이루고 올림픽기를 넘겨받기도 했으니 뜻 깊은 한 해이긴 하였을 것이다.

출판계에선 때에 맞춰 조지 오웰의 <1984>란 책을 내고 그를 띄우는 작업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특별히 1984년에 TV를 통해 방영된 두 드라마를 얘기하고 싶다. 하나는 <야망의 계절>이란 미국 드라마고, 하나는 <보통 사람들>이란 한국 드라마다. 

                       

 

그렇다고 이 두 드라마의 시작 년도가 1984년란 말은 아니다. <야망의 계절> 같은 경우 1976년 처음 우리나라에 방영됐다고 한다(예전에 TBC란 방송이 있었는데 거기서 처음으로 방영됐고, 이후 TBC80년에 KBS와 통합되었다).

그런데 나는 그때는 방영된 줄도 몰랐고 알았어도 그땐 너무 어려 볼 생각도 못 했을 것이다.

또한 우리 드라마 <보통 사람들> 같은 경우는 1982년에 시작해서 종영했던 해가 1984년이다. 일일 드라마 치고 200회를 훨씬 넘기고 종영했으니 장수 드라마고 그래서 기네스에 올랐다는 말도 얼핏 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야망의 계절> 같은 경우 이 작품은 어윈 쇼라는 작가가 쓴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 한 것으로, 원제는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라고 한다. 나는 영화가 너무 재미있어 나중에 책으로 사서 읽기도 했는데 막상 책은 영화만큼 재미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전화번호부만한 두께의 책을 거의 한 달쯤 걸려 완독했던 것으로 기억한다(처음에 나왔을 때는 단행본으로 나왔는데 세월을 거치는 동안 세 권으로 나왔고 그나마 지금은 절판된 상태다). 재미없으면 읽다가 포기했을 텐데 그래도 완독을 했던 것을 보면 포기할 만큼 재미없었던 건 또 아니었다.

이 작품은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조르다슈 가문의 이야기로 이민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려 큰 호응을 얻었다.

무엇보다 나는 보는 내내 이 훌륭한 드라마를 있게 해 준 어윈 쇼란 작가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 어쩌면 그렇게도 재미있게 이야기를 엮을 수 있을까?

하지만 그것 아는가? 이 드라마가 우리나라 당대 작가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는 것을. 특히 드라마 좀 본다는 사람들이라면 그 이름 석자를 모를 리 없는 김수현 작가가 그 영화를 모티프로 <사랑과 야망>이나 <사랑과 진실> 같은 연속 히트작을 내놨다.

이 두 드라마가 얼마나 유명했는지 이것이 방송되는 시간엔 수돗물의 사용이 급격히 줄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사실 <야망의 계절>을 모티프로 한 이야기는 김수현뿐만 아니라 나라도 능력만 있다면 이렇게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을 정도다.

특히 이 작품은 조르다쉬 가문의 두 형제가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는데 그것은 카인과 아벨의 신화의 변형으로도 보여 진다. 특히 난 형 루디로 나온 피터 스트라우스를 이 영화를 통해 처음 보았는데 누구라도 그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그가 성공한 후 수트를 입고 나오는 장면이 있었는데 얼마나 멋있던지 남자는 역시 수트빨이란 말은 이때 이 배우한테서부터 나온 말은 아닐까?

<보통 사람들>은 말했다시피 나연숙이란 작가가 쓴 일일 연속극인데, 사실 이 드라마의 제목은 로버트 레드포드가 감독한 동명의 영화를 제목만 그대로 사용했다. 이처럼 나연숙 작가는 가끔 본인이 직접 지은 제목이 아닌 기존에 있는 제목을 그대로 차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그게 약간은 특이하다고 생각했다(물론 기억하기엔 좋긴 하지만 자신의 작품을 기억해 달라고 애원하는 것처럼도 보여 묘한 느낌을 갖게 한다).

특히 제목을 <보통 사람들>이라고 해서 정말 보통 사람들이 나오느냐면 그렇지도 않다. 하지만 또 새삼 보통 사람의 기준은 뭘까를 생각해 본다. 보통은 중산층을 그렇게 부르지 않을까? 아니면 적어도 3대가 오순도순 살아가는 걸 보통 사람이라고 해야 하는 건가?

어쨌거나 이 드라마에 나오는 사람들은 그리 보통스럽지는 않다. 가장 역을 맡았던 배우 이순재는 당시 언론 쪽에 종사 했던가 그랬던 것 같고, 그의 동생은 송재호가 맡았는데 나름 성공한 소설가이고, 그의 아내는 연극배우며, 이순재의 아들은 고시 준비생 등 아무튼 그의 몇 대손 할아버지는 벼슬을 크게 했을 것만 같은 뼈대 있는 가문처럼 보인다. 그러니 뭘 보고 보통 사람들이라는 건지 제목이 오히려 생소할 정도였다.

하지만 또 생각해 보면 이 드라마는 지극히 보통스럽기도 하다. 그렇게 사회적 지위가 보통스럽지 않을 뿐이지 사는 모양새는 보통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는 요즘 말하는 막장 드라마는 아니었다. 오히려 바른 생활 드라마라 하리만큼 등장인물이 극단적인 성격인 사람이 없다. 그러고도 시청률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일일극으로 2년을 하고 막을 내렸다면 가히 대단하다는 말밖엔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순재 씨의 부인으로 나온 김민자 씨다.

김민자 씨는 정말 누가 봐도 현모양처의 이미지다. 그런 그녀가 드라마에서 늦깎이 작가지망생으로 나온다. 어떻게 그게 가능할 수 있을까? 물론 그런 그녀를 무시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현모양처는 뭐 작가되지 말라는 법이라도 있는가? 그리고 어찌 보면 현모양처가 직업을 갖는다면 작가만큼 어울리는 직업도 없을 것이다. 더구나 그녀의 시동생이 작가가 아니던가? 평소 좋은 형수와 시동생 사이였으니 시너지 효과는 백 배였을 것이다.

기억이 나는 건, 그녀가 등단을 목표로 시장을 봐 오는 길에 헌책방에서 책 몇 권을 싸게 샀다고 자랑하는 장면이었다. 그게 또 어쩌면 그리도 알뜰해 보이던지.

그런데 이 장면의 잔상이 세월이 가면 갈수록 오래도록 남는 건 왜일까? 비록 드라마라고 하지만 왠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든다.

지금은 헌책도 어떤 책은 새 책 못지않게 깨끗하다. 그래서 누구는 헌책이라 부르지 말고 중고 책이라 부르라고도 한다. 하지만 이 시대의 헌책은 말 그대로 헌책이다. 물론 우리에게 헌책은 그 나름의 향수를 선사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모양처에 살림만 했을 그녀 자신에게 책은 자신만을 위한 호사였을 것이다. 장을 봐 가지고 온 장바구니에 어디 자신만을 위한 물건이 하나라도 있었을까? 온통 가족을 위한 식재료들이 한 바구니었을 것이다. 때로는 자신이 자신에게 상을 줄 줄도 알아야 한다고 하지 않던가? 그렇다면 책이 유일하게 그녀 자신이 자신에게 줄 수 있는 상이요 호사였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마저도 헌책이었다니. 새 책이어도 좋지 않았을까? 그 헌책을 사 가지고 돌아 온 이 현모양처를 우리는 그저 좋아만 해도 될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

게다가 엄밀히 따지고 보면 그녀는 원천적으로 작가가 될 수 없는 환경에 처해있다.

물론 그녀가 글을 쓰기 위해서 가족들에게 이해와 협조를 구하긴 했을 것이다. 하지만 기왕 가족이 그녀의 꿈을 지지했다면 오히려 그녀를 몇 달 시골이나 사찰 같은 곳으로 보내 글만 쓰라고 했어야 했던 건 아닐까? 그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적어도 가사도우미 정도는 쓸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냉철하게 말해 작가란 그렇게 할 일 다하고 남는 시간에 글을 쓸 수 있는 꿈의 직업이 아니다.

또한 그녀가 살고 있는 집의 구조를 보면 대가족에 맏며느리로 본채도 부족해 별채까지 두고 있다(그런 것으로 봐서 그 집은 누가 봐도 꼭 옛날 아흔 아홉 칸 양반 집을 연상케 한다). 물론 생각하기에 따라선 꽤 낭만 있어 보이긴 한다. 하지만 평생 넓은 집에서 다리를 종종거리며 살아왔던 엄마를 보고 자라서 그럴까 난 그 집의 구조가 김민자 씨에 연민을 갖도록 만들었다. 얼마나 힘들까? 자기 방은 각자가 알아서 청소한다고 해도 그 나머지 공간은 그녀의 차지였을 것이다. 더구나 가족이 매일 먹는 음식과 특히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만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시동생은 뭐 때문인지 자기 집 놔두고 별채의 서재를 점령하고 나오지 않는다. 시동생이 사람 좋은 사람으로 나와서 그렇지 형수의 입장에서 보통 신경 쓰이는 사람이 아닐 것이다. 시동생은 말로만 형수를 위하는 척하지 얹혀사는 주제에 서재는 독차지 하고 여간 해서 서재를 형수에게 양보하는 법이 없다.

아직 등단하지 않은 작가지망생이라면 선배 작가고 같은 아군으로 도움을 주는 입장이지 그녀가 정식 작가가 되면 언제 라이벌이 될지 모른다.

이렇게 김민자 씨는 극중에서 낮에는 집안 주변을 돌보고 짬짬이 책을 읽으며 밤에는 글을 쓰는 그야말로 주경야독의 삶을 사는데 잠자는 것도 아까워 시동생이 없는 밤 시간에 서재에서 쪽잠을 자며 글을 써 신춘문예에 등단에 성공한다는 스토리는 재투성이 아가씨의 또 다른 버전을 보는 것도 같다.

얼마 전 읽은 책에서 '제대로 사는 인간의 정의를 정말 중요한 것에 힘을 몰아주고 나머지는 대충 살아야 제대로 사는 것이라고 했다. 난 그 말에 동의한다.

그에 비해 그녀의 손아랫동서는 연극배우고 살림은 못하지만 당차고 소위 말하는 현대 여성을 대표한다. 물론 드라마는 당연 이를 통해 김민자를 더 조명한다. 왜 그랬을까? 그때나 지금이나 여성의 덕목 특별히 맏며느리에 대한 덕목이 가족 화목을 위해 더 많이 노력하고 거기에 작가의 꿈을 이루는 슈퍼우먼이어야 하는 환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땐 그 드라마가 그렇게 했어도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요즘의 잣대로 보면 드라마에서의 김민자는 자신의 일을 위해 더 많은 것을 포기하고 투쟁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아니 어쩌면 그 때 그 드라마에서 맡은 김민자 씨의 캐릭터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여자였는지도 모른다. 그래 놓고 보통 사람들이라니! 그저 뭔가 모를 연민이 느껴질 뿐이다.

유명한 페미니즘 작가 버지니아 울프는 자기만의 방란 책에서 여자가 작가로 성공하기 위해선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보통 사람들은 작가에 대한 환상이 있다. 그것은 대부분의 동화의 끝이 남자와 여자가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것으로 끝나듯 한 번 작가는 영원한 작가인 양 하는데 물론 작가의 명예를 생각하면 그게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작가하면 일부 성공한 전업 작가를 생각하는데 첫 작품을 내고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작품을 못 내고 잊혀지는 작가가 얼마나 많은지 생각하지 못한다.

그렇듯 드라마는 김민자 씨가 신춘문예에 당선 됐다는 기쁨에 겨워하는 장면만을 담았을 뿐 그 이후에 그녀가 어떻게 살았는지는 다루지 않고 있다. 모르긴 해도 둘 중 하나지 않았을까? 두 번째 작품을 써 내기 위해 그야말로 고군분투 했거나 가정의 화목을 위해 다시 예전의 현모양처로 돌아갔거나.

어떤 경우든 전적으로 그녀의 선택이고 두 번째의 경우는 잘 모르겠는데 그녀가 만일 첫 번째의 선택을 했다면 이번엔 가족이 전적으로 그녀를 이해하고, 양보해야 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그 무렵 나도 신춘문예 응모하겠다고 뭔가를 끄적거렸던 기억이 난다. 그것이 <야망의 계절><보통 사람들>의 영향 때문임을 부인하지 못하겠다. 물론 쉽지 않아 일찌감치 포기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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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5-12-11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반가워 죽을 뻔했어요. 저 남자, 루디로 나온 피터 스트라우스가 그 시대에 저의
남자 이상형이었어요. 긴 팔의 흰 와이셔츠를 걷어 입길 좋아했는데 멋졌죠. 잊지 않고 봤던
드라마였죠.
<보통 사람들>도 생각나요. 말이 안 된다고 봤죠. 맏며느리가 그저 한 번에 소설을 썼더니 신춘문예에 당선됐다는 것. 천재인 모양이에요. 게다가 식모로 나오는 금보라는 대학에 붙더니 대학생이 되고 그 집 손자와 결혼해 살고... 한마디로 <특이한 사람들>이었죠. 작가가 꿈꾼 이상적인 가정을 보여 주고 싶었던 모양이에요.

아, 이런 걸 기억해 내고 쓰시다니... 덕분에 추억의 드라마, 잘 감상했어요.

stella.K 2015-12-11 15:24   좋아요 0 | URL
ㅎㅎ 언니 와락~!
이 글 올려놓고 무플이어서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나 보다고
손들고 있으려고 했는데 이런 댓글을 써 주시니니...! ㅠㅠㅠ

언니도 기억하시는군요. 정말 지금 생각하면 보통 사람들 말도 안 되는데
그땐 왜 그렇게 꼬박꼬박 봤는지 모르겠어요.

피터 스트라우스는 그 영화에 나오고 어디 안 나왔나 봐요.
정말 좋아 했는데... 지금 보면 많이 늙어 있겠죠?ㅠ

2015-12-11 17: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11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늘의 남자 - 다시 여자가 알아야 할 남자 이야기
김형경 지음 / 창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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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경 작가가 또 책을 냈군요. 작가의 책이라면 기대 만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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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5-12-11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리 에세이를 시리즈로 쓴 작가지요. <사람 풍경>을 읽었는데 좋았어요.
<오늘의 남자>, 기대되네요. 남자에 대해 어떤 탐구를 했는지 궁금하군요.
꽤 깊게 탐구한 결과를 보여 줄 듯해요.

stella.K 2015-12-11 15:22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이런 에세이류 시큰둥한데 김형경이 썼다고 하니
왠지 관심이 가요.
100자평 쓰면 1000원 준다고 해서 써 봤는데 읽은 사람만 주는가 봐요.
난 당연히...ㅠ
 
노래, 세상을 바꾸다 - 저항의 시, 저항의 노래
유종순 지음 / 목선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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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시절 좋아하는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 2, 3개는 있었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언제부턴가 모르게 라디오와 멀어졌다. 멀어지려고 해서 멀어진 건지 아니면 멀어질만한 이유가 있어서 멀어진 것인지 그걸 잘 모르겠다. 그러면서 난 노래를 듣지 않고, 부르지 않게 된 것 같다. 

 

모르긴 해도 정권이 바뀌고 소위 문민 정부가 들어서면서 음악의 판도가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그전까지는 팝송을 듣던 가요를 듣던 가사가 영롱하고 좋은 게 많았는데 그걸 '변질'이라고 해야할지 '다양성'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대중 음악은 대체로 경쾌와 경박을 왔다갔다 했던 것 같고 나는 그것에 적응하지 못한 채 도태되어 갔던 것 같다. 

 

가사도 이성에 호소하기 보단 감정에 충실한 게 대부분이다. 김건모가 가요계의 판도를 확 바꿔놓은 건 사실이지만 가사를 들어보면 순정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삼각관계나 권태에 관한 것으로 채워 놓았다. 그나마 김건모는 좀 낫다. 요즘 노래는 더 들어줄 수가 없다. 

 

이대로 노래와 멀어지라면 멀어지라지. 별 관심도 없었다. 시대가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내가 무슨 수로 시대를 거스를 수 있겠는가. 그러다 문득 이 책을 접하게 됐다. 좀 성급한 결론인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으니 그래도 내가 음악을 좋아했던 시절 주요한 음악은 거의 다 듣고 자랐구나 싶다. 물론 저항의 시, 저항의 노래가 저자가 다룬 35곡뿐이랴마는 서너 곡은 직접 들어봐야 알 것도 같고, 아무튼 거의 대부분은 사춘기 시절 라디오만 틀면 이틀의 한 번 꼴로 들을 수 있는 노래들이다.

 

그 시절 중고등학교를 다닌 사람이라면 팝송을 들으며 영어 공부에도 열을 올렸을 텐데 나는 뭐 그때나 지금이나 공부와는 그다지 친하지 않았던지라 노래 하나 하나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왜 이런 노래가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밖에 없었는지 알지 못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 그 시절 멋모르고 흥얼거렸던 팝송이 이떤 의미가 있으며 이떤 사회적 배경에서 탄생된 것인지 알게되니 흥미로웠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팝송만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 제 3 세계 음악까지 비교적 넓게 다루고 있다. 하지만 미국 팝의 역사는 곧 저항의 역사이기도 하니 제1부에서 <미국을 바꾼 노래>라는 쳅터를 따로 할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 전반은 역시 미국의 팝의 그늘을 벗어나지 않고 있는 듯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음악이 세계적으로 알려지려면 미국을 통과해야만 가능했으니 그럴 수 밖에.

 

조금 아쉬운 것이 있다면 저자가 우리나라의 저항 가요로 유일하게 양희은의 <아침 이슬> 한 곡만을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그것 말고도 우리나라에 저항 가요가 제법 있는데 그냥 대표적으로 이런 곡이 있다는 정도로만 다루고 지나간 듯 하다.   

 

사실 이 책은 제목만큼 과연 억압에 대한 저항의 노래가 사회를 어떻게 얼마나 바꾸어 놓았는지 잘 가늠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그 노래에 대한 간략한 소개나 탄생 배경만 다룰 뿐이다. 요즘 흔히 하는 말로 얕은 꿀팁 정도라고나 할까? 하지만 언제나 어떤 모양으로든 저항의 노래는 있어 왔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는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대중음악은 독창성과 시대를 앞서가는 것도 나쁜 건 아니겠지만 이렇게 시대를 반영하고 억압에 저항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에 대한 권태와 짜증만 부르는 노래에 대해서도 저항할 줄도 알아야 한다. 즉 말하자면  케이팝도 좋다지만 좀 의미심장한 노래도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이 책은 포괄적으로 세계적인 저항 시와 노래를 다루었지만 우리나라에도 그런 노래는 꽤 많을 거라고 보는데 이걸 알리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여담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저항 가요의 대표곡은 그렇게 <아침 이슬>를 떠올려도 무방하기는 하겠으나 알고 보면 우리나라 저항 가요는 그 역사가 생각 보다 꽤 깊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일제시대 전후는 되지 않을까? 그에 대한 대표곡이 <빈대떡 신사>라고 생각한다. 물론 아직 이 노래를 고찰해 보지는 않았지만 작사가는 모르긴 해도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신사 노릇하는 일본을 건달에 비유해 그러한 자는 매를 맞아야 한다며 빈대떡 먹으러 들어 온 신사에 비유한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든다. 또한 그 노래는 얼마나 해학적이기까지 한가?  

 

어쨌든 이 책은 우리가 알고있는 음악에 대해 꿀팁을 전해준다. 가끔 음악에 대해 아는 척 하고 싶을 때가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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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12-03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항 노래를 단 한 곡 뽑다니... 제목과는 상반되네요.. ㅎㅎ

stella.K 2015-12-03 16:06   좋아요 0 | URL
아뇨, 우리나라 곡이 하나라는 거죠. 그점이 좀 아쉬워요.

yureka01 2015-12-03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 말리라는 자메이카 가수가 있어요..
이 분이 실제 노래로 내전을 막은 적이 있죠.^^..

one love~

stella.K 2015-12-03 17:48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 밥 말리도 이 책에서 다뤘더라구요.
그러고 보니 위아 더 월드 같은 노래도 기아에서 많이 구했죠.
노래의 기능은 이런 것이어야 하는데
요즘 노래는 영...ㅠ

니르바나 2015-12-03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안녕하세요.^^

잘 쓰셨어요.
제목도 잘 뽑으시고요.
이 달의 리뷰 후보로 선정되기를 기대해봅니다.

stella.K 2015-12-03 17:52   좋아요 0 | URL
ㅎㅎ 제가 이달의 리뷰로 뽑히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이렇게 쓴 거 가지고는 어림도 없을 걸요?
설혹 된다고 하더라도 저 돌 맞을 거예요.
그래도 저의 글을 좋아라 하시는 니르바나님 계시니까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기억의집 2015-12-03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한동안 안 듣다가 요즘 들어요 애들이 들으니깐 같이 듣게 되더라구요. 저도 랩이나 힙합에 부정적인 시각이 있었는데, 애들하고 들으면서 싹 사라졌어요. 음...근데 빈대떡 신사는 좀 아닌 것 같은데....(말끝 흐림).....

stella.K 2015-12-04 13:38   좋아요 0 | URL
ㅎㅎ 왜요, 양복입은 신사는 일본 사람을 가리키잖아요.
빈대떡 집은 들어갈 땐 폼을 내고 들어가지만 나올 땐 돈이 없어
쩔쩔매다 동망치다 붙잡혀서 매를 맞는다잖아요.
그게 언젠가 일본X들 망할 거라는 걸 은유적으로 표현한 거라고 보는뎅...
아님 말구요.ㅋ

제가 지금도 유일하게 듣는 음악 프로가 <세상의 모든 음악>이죠.
주로 제3세계 음악이잖아요.
거기서 자주 소개된 음악을 이책에서 다루고 있기도 한데
그게 알고 보면 저항 음악이었구나. 역시 음악은 저항의 속성을 띄고
있어야 하는구나 싶어요.^^

cyrus 2015-12-03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희은의 <아침 이슬>이 많이 사랑받은 저항가요라는 평가를 인정할 수 있는데, 저항 스피릿이 철철 넘치는 노래를 부른 가수로는 한대수가 캡이죠. 한대수 거르고 양희은이라니. 저자가 대중음악 평론을 했다던데 그의 안목이 아쉽군요.

stella.K 2015-12-04 13:41   좋아요 0 | URL
네 말을 들으니 그도 맞겠다 싶네.
하지만 한대수 음악은 나도 그다지 많이 접하지 못했어.
아마도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35곡만을 추리다보니 누락되지 않았나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