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연옥 여행기 단테의 여행기
단테 알리기에리 원작, 구스타브 도레 그림, 최승 엮음 / 정민미디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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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영계에서 연옥이란 개념은 가톨릭에서나 있는 개념일 뿐 기독교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연옥은 단순히 말에 지옥에 떨어지지는 않으나 천국에도 들어 갈 수 없는 영혼이 가는 곳이다. 그러니까 지옥에서 보면 다행인 것이고, 천국에서 보자면 아쉬운 곳이 연옥일 것이다.

 

연옥은 어찌 보면 뜻밖의 곳임엔 틀림없는 것 같다. 그래서 단테는 지옥에서 만난 영혼은 그다지 놀라지 않는다. 왜냐하면 살았을 때 극악한 죄를 지은 영혼이 갔으니까 그건 당연했다. 그러나 연옥은 뜨악했다. 이를테면, 지옥에 있을 것 같은 영혼을 연옥에서 만났으니 그럴 수밖에. 그런데 그들 역시 거기 있을만한 이유는 있었다. 그들은 죽기 직전에 자신의 죄를 뉘우친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께 죄 사함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천국으로 바로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연옥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있어야할 요건은 살아 있는 사람이 연옥에 있는 자신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단테는 거기 있는 영혼들에게 수 없이 많은 부탁을 들어야 했다. 다시 지상으로 돌아가면 가족들에게 일러 나를 위해서 기도해 달라고 전해 달라고.

 

그게 과연 근거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사실 연옥은 가톨릭에만 있는 개념으로 성경 어디에도 뚜렷한 근거가 될 만한 것은 없다고 알고 있다. 단지 짐작이 갈만한 예는 있다고 들었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을 믿지 않는 부자와 신앙심 좋은 그의 종이 어느 날 죽어 지옥엘 갔다. 불속에 있으니 신앙심 좋은 자신의 종더러 손끝에 물 한 방울만이라도 묻혀 자신의 입만이라도 서늘하게 해 달라고 간청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그 종을 시켜 가족들에게 일러 자신처럼 이렇게 지옥에 오지 않게 해 달라고도 부탁을 한다. 바로 인간의 죄를 경계하고 경건하기를 위한 말씀인데, 종을 시켜 물 한방을, 가족들에게 일러 지옥에 오지 않게 해 달라고 간청하는 것은 소통과 벌을 유예시킬 수 있다는 것인데 그럴 수 있는 공안이 연옥이라고 보는 것이다.(물론 난 가톨릭 신학자도 아니고, 오래 전에 얼핏 그렇게들은 것 같아 생각나는 대로 짜깁기한 것에 지나지 않다.)

 

하지만 기독교에선 연옥은 없다. 물론 죄를 짓고 살다가 죽음 직전에 회개를 한다면 그 영혼은 그냥 천국을 간다고 보는 것이다. 대신 천국은 7천 층까지 있는데, 살았을 때 신앙도 없고 쌓은 공덕도 없으니 좋은 곳에 있지는 않게 되겠지만 어쨌든 연옥이 아니라 천국에 있는 것이다. 그렇게 보는 건, 연옥은 그렇게 자기 수행을 쌓고, 살아 있는 가족들이 기도해 줘야만 가는 다분히 자신의 의가 있어야 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마치 착한 사람이 천당 간다는 식의), 기독교에서는 내 의가 아닌 믿음으로 가는 곳이 천국이라고 보는 것이다.

 

어떤 개념이 옳으냐는 차치하고라도, 정말 연옥이 있다면 신의 자비를 위한 공간이라는 것엔 이의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단테가 신곡을 쓴 이유는, 그가 망명한 이후 심각한 정치와 윤리, 종교적 문제들로 계속 고민을 하고 있을 때 그것을 해결해 보고자 썼다고 했다. 그런 것으로 봐 당대의 부패상이 어느 정돈지 짐작이 간다. 그렇지 않아도 단테는 말한다.

“... 교황은 하느님의 말씀과 하느님의 나라에 대한 말씀을 전하긴 하지만 하늘의 행복을 사모하지 않고 지상의 왕이 되려 했기 때문에 정의를 행할 자격이 없다오. 목자가 탐욕에 눈이 어두워 양을 지키는 일을 내팽개치고 부를 찾아 나서는데 어찌 그를 아직도 목자라고 부를 수 있단 말이오.(155p)라며 분개하는 장면이 나온다.

 

단테의 시대 땐 정교가 분립이 안 됐던 시대였으니 저 말은 액면 그대로였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날엔 분립이 되어도 역시 목자들의 탐욕과 부패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하나님의 말씀을 높은 영성에서 울림이 있게 전하지 못하고, 자신의 야망을 이루는데 사용하는 목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우린 감히 짐작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나는 새삼 신곡은 단테만이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의 사상과 깊이는 감히 따라갈 수는 없겠지만, 그가 왜 신곡을 쓸 수밖에 없는가를 안다면 이 시대에 신곡은 이름을 달리해서라도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내가 볼 때 그는 자신의 나라와 유럽의 역사를 통해 윤리의 회복을 꿈꿨던 사람은 아니었나 싶다. 그게 또 지옥 편과 같이 연옥에서도 신화와 성서 말씀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 하나의 거대한 서사시를 이루는 것이다. 그것은 지금의 이 세대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단테 시대의 역사적 인물은 우리와는 너무 많이 떨어져 있어 다소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어렵다. 좀 더 가까운 예로 잡아 볼 수는 없을까? 그런 생각을 해 보게 되는 것이다. 하긴, 시대에 저항하는 책을 썼다 스러져간 사람이 어디 한 둘인가? 그러고 보면 시대정신은 살아 있다는 생각을 또 한 번 해 보게 된다. 욕심이라면 그렇게 단테처럼 인문주의로 무장된 또 다른 단테를 꿈꿔 본다는 거지.

 

이 책은 소설버전이긴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매력적이란 느낌이 든다. 그동안 신곡 읽기의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그런 것을 날려주기에 적합한 텍스트인 것 같아 만족스럽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신곡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모쪼록 신곡 읽기 운동 같은 것이 일어나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가져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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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0 18: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6-05-10 18:57   좋아요 1 | URL
그럴수도 있지요. 근데 조금 더 천국에 가까웠으면 좋겠는데
오히려 그 반대로 가는 것 같기도 하죠?ㅠㅠ
 
자유를 위한 변명 - 타인의 시선에 맞추지 말고 홀로 춤추듯 살라
홍신자 지음 / 판미동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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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내가 초등학교 때였나, 중학교 시절에 홍신자란 이름이 한창 매스컴에 오르내린 적이 있었던 기억이 난다. 무슨 해골을 들고 무용을 한다고 이슈였지 아마. 난 그때 뭐 그런 사람이 있나 좀 오싹했었다. 그래도 워낙 유명해 이 사람의 유명세는 제법 오래 간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역시 세월 이기는 장사 없다고 그녀도 세월 속에 잊힌 사람이 되었다. 한때는 한국의 이사도라 던컨이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그래도 가끔 문득 궁금하긴 했다. 과연 그녀는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렇게 궁금하던 차에 마침 그녀의 자전에세이가 복간이 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녀가 그렇게 유명하던 시절 에세이를 낸 것도 난 사실 알지 못했다. 그걸 이번에 복간 되서야 알다니. 하긴 그땐 내가 너무 어리지 않았는가. 아무튼 이 책을 손에 넣고 반가웠다. 마침 그녀에 대해 궁금하던 차에 알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읽고 있으려니 역시 오래 전에 읽은 이사도라 던컨의 전기가 생각이 났다. 그 책도 보면 굉장히 정열적이고, 자유로운 던컨의 면면을 느낄 수가 있었는데, 이 책 역시 그것과 오버랩이 되면서 무용가들의 영혼은 다 이럴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녀는 처음부터 무용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었다. 원래 전공은 영문학이라고 한다. 미국 유학을 갈 때도 무용을 공부하겠다고 떠난 것도 아니었단다. 오히려 아주 우연한 기회에 무용을 접하고 그것에 매료되어 전향을 하게 된 것이다. 그것도 스물일곱. 늦어도 한참 늦은 나이에.

 

난 이런 식의 반전을 좋아한다. 그건 내가 모르는 또 하나의 나를 발견하는 것이니, 어찌 보면 요즘 흔히 하는 말로 인생 역전’, ‘대박 인생뭐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돈 많이 벌고, 유명해지는 것만이 대박 인생은 아닐 것이다. 그렇게만 보는 건 인생을 너무 좁게 보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신의 길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가? 그것을 생각하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해 내는 그녀의 집념이 부럽다. 무용을 하려면 몸을 유연하게 만들어야 하는 데 스물일곱이면 이미 몸은 굳어질 대로 굳어졌다. 그런데도 그녀는 기꺼이 몸을 만들었다. 그러기까지 그녀의 몸은 또 얼마나 찢기고 허물어져야 했는지. 주위에서도 포기하라고 하는데도 그녀는 듣지 않았다. 자신의 길을 발견했으니 기꺼이 감수해야 할 일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마침내 성공한 무용가가 됐다. 그러기까지 얼마나 고생했을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이 주목하고 있는 건 그녀가 무용가로서 성공했다는 것에 있지 않다. 그녀는 성공에 도취도지 않고 돌연 어느 순간 무용을 놓아버린다. 어떻게 시작한 무용이고, 어떻게 얻는 성공인데 그것을 과감히 놓아버리는 걸까? 그녀는 말한다.

“(...) 모든 것이라고 생각했던 춤이었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었다. 나는 인생의 한 시기에 가장 하고 싶은 일을 찾았고, 마침 춤이 그 해답이 되어 준 것뿐이다. 이제 춤 이상으로 절대적인 것을 찾아야 할 때라는 판단이 서자 나는 자유롭게 그것을 버릴 수 있었다(61p)” 그래서 그녀를 구도의 무용가라고 했는가 보다.

 

그러기 전에 그녀는 죽음의 문제와 자아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괴로워했다. 매번 죽었다고 생각한 자아가 순간순간 되살아나는 것을 보면서 그는 구도를 위해 인도를 갔고, 인도 최고의 구루(영적 지도자)의 제자가 되어 여러 가지 수행을 한다. 거기엔 해골에 물을 담아 먹는 기행(?)도 포함되어 있다. 그녀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해골을 들고 무용을 하는 건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녀가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죽음과 자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를 가르쳤던 구루가 하산을 명했을 정도니까. 그리고 춤을 계속 추라고도 한다.

 

그런데 이게 참 나에게 강하게 다가온다. 무엇이 그녀를 그토록 강하게 몰아붙였던 갈까? 물론 그녀의 구도 방법이 모든 사람에게도 해당되고, 권할만한 방법인지는 차치하고라도, 우리 대부분은 어렵게 자신의 인생의 길을 발견했다고 해도 또 다시 자아에 매이는 자신을 본다. 인생의 길을 발견한 것까지는 좋지만 그 길에서 최고가 되려고 다시 자기 자신을 혹사시키지는 않는가? 뭔가의 업적을 남기기 위해 발버둥치는가? 그걸 또 인생을 위한 거라고 합리화시키면서 말이다. 그리고 마침내 명예와 권력을 쥐게 되지만 그것에 매이는 것이다. 또한 세상에 많은 책들과 매스컴이 그러라고 부추긴다.

 

그녀에게 중요했던 건 무용이 아니었다. 자유였다. 다시 말하면, 그녀가 무용의 길을 발견하고 몸부림쳤던 건 예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유를 향한 것이었다. 난 그런 그녀가 멋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길을 발견하고 그 길에서 자신의 목적을 추구하는 것도 좋지만, 그녀는 거기에 만족하거나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그 너머의 세계를 추구했고, 지금도 추구해 갈 것이다.

 

그녀는 늘 초월적 자아의 실현에 목이 말랐다. 이런 자세가 우리에게도 필요해 보인다. 뭔가에 끌려가지 않고 자신을 곧추세우고 나만의 삶을 잘겠다는 자유. 그 무엇에도 메이지 않을 자유. 심지어는 죽음조차도 두려워하지 않을 자유. 이것을 이루지 못하면 예술을 추구한다면서 여전히 속박당하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모르긴 해도 예술은 예술 자체에서 추구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움에서 표현되어지는 지도 모르겠다

 

한때는 이 유명한 사람이 너무 안 알려져서 언제 고인이 되었나 생각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보다시피 그녀는 너무도 잘 살고 있었다. 이렇게 책을 복간하리만큼 당당하게. 

 

책이 참 대담하다 싶다. 하지만 몸소 부딪혀 깨어지는 것을 결코 두려워하지 않는 그녀의 대범함이 멋지고 부럽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는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삶에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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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6-05-09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읽으셨군요! 덕분에 저도 예전에 읽었던 기억을, 그녀를, 필름을 되돌리듯이 다시 돌려보게 되었습니다.
그녀에게 중요했던 건 무용이 아니라 자유였다니, 바로 그거라는 생각이 새삼 들어요.
죽음의 문제와 자아의 문제, 그것만큼 인간을 바닥까지 끌어내려 고뇌하게 만드는 문제가 있을까요.
잘 읽었습니다~

stella.K 2016-05-09 16:40   좋아요 0 | URL
홍신자 씨는 세상을 보는 눈이나 이해하는 폭이 상당히 넓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아를 초월하면 그렇게 되는가 봐요.
비록 그녀의 생각에 완전히 동조하는 건 아니지만 춤 이상의 것을
추구했다는 점은 정말 배울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한 번 더 읽어봐야 할 것 같아요.
너무 급하게 읽고 리뷰를 쓴지라...ㅠㅋ

북극곰 2016-05-09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물일곱에 춤을 시작했단 얘기를 기억하고는 스물 일곱 전에는 나도 뭘하든 늦지않았다며 자신을 다독였던 기억이 납니다. 근데 지금 생각하니 제게는 게으름의 근거나 되었던 것이고 ㅋ그분은 범인이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ㅋㅎ

stella.K 2016-05-10 14:03   좋아요 0 | URL
ㅎㅎ 지금 북극곰님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뭘 하는데 있어 늦은 나이란 없더라구요. 안 해서
그렇지.ㅋ
홍신자 씨가 대단한 건 단순히 무용 하나만 보고 달렸다는 것이
아니라 무용 너머 삶의 본질을 직시했다는 것에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흔들림이 없이 무용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었던 것에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정말 멋진 사람이죠.^^

yamoo 2016-05-10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신자 작가가 아직도 책을 내는군요! 이 작가의 에세이 2권을 읽은 지가 너무도 오래 전이라 가물가물..

근데, 전 홍신자 작가와 김홍신 작가가 너무 헷갈린다는...김홍신 에세이를 읽는다는 것이 그만 홍신자 에세이를 읽고 김홍신이 말이지~ 라고 떠들었던 기억이...--;;

stella.K 2016-05-10 18:12   좋아요 0 | URL
이름에 같은 홍이 들어가니 그럴수도 있겠네요.ㅎㅎ
 
단테의 지옥 여행기 단테의 여행기
단테 알리기에리 원작, 구스타브 도레 그림, 최승 엮음 / 정민미디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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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을 읽어보겠다고 했던 시절이 있었다.

나의 문제의 사춘기 시절이다. 유독 청소년 시절에 고전을 많이 읽으라고 하지만 그것도 재미가 있어야 읽지. 그래서 그런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하도 여기저기서 그런 말을 들으면 귓등으로는 듣는가 보다. 그러니 내가 그 어렵다던 <신곡>을 덜컥 샀겠지. 하지만 역시 고전은 귓등으로만 듣게 되는 책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사 놓고 읽지는 않게 되니 말이다. 더구나 매일 신간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이런 책이 내 눈에 들어 올 리 없다. 그냥 하도 징징거리니 사 두기는 하겠다. 뭐 그런 심보가 작용하는 것 같다.

 

세월이 한참 흐른 뒤 어느 일본인 저자가 썼다는 신곡 해설서를 샀다. 근데 이것 역시 사 두기만 하고 읽지를 않는다. 그때 난 역시 신곡과는 인연이 없는가 보다 했다. 이 해설서 조차 계속 뒤로 밀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인연이 있으려면 이렇게도 만나지는구나 싶다. 이렇게 소설로 만나니 말이다. 그런데 일고 봤더니 소설 신곡은 이번에 처음 새로 나온 건 아니었다. 몇 년 전에 처음 나오고 이번에 새롭게 복간된 것이다. 진작 알았더라면 어떻게든 읽기를 시도해 봤을지도 모르는데 좀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이렇게 읽게 됐으니 다행이지 뭐.

 

그런데 사람의 마음의 간사함은 한도 없고, 끝도 없다. 이 책을 읽으려니 자존심이 좀 상하는 거다. 내가 독서를 한 세월이 얼만데 이걸 원본으로 못 읽고 소설판으로 읽는 건가? 책은 좀 고생스럽게 읽을 필요도 있는데 새삼 그동안 나의 독서가 너무 안일했던 건 아닌가. 반성도 해 본다. 더구나 이 책을 읽어보니 너무 쉽게 읽혀 그런 줄 알았다면 진작 읽어 볼 걸 그랬다 싶다. 하지만 어찌 보면 난 또 이 책을 너무 만만히 보는 우를 범하는 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처음 서사시인 신곡을 읽고 한 행, 한 행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여러 책들을 참조하고 고생이 말이 아니었다고 전한다. 하지만 힘들긴 해도 그것을 이해해 갈 때마다 희열이 있었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걸 소설로 쓰기까지 물론 원본에 비하면 한참 못 미치긴 하지만 최대한 원문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과연 그의 작업이 얼마만한 것인지 알 것도 같다. 작업 기간도 무려 10년이 걸렸다지 않는가? 그렇게 생각하니 나의 이런 생각도 역시 배부른 생각이다 싶다. 내가 언제부터 독서를 깊이 해 왔다고 이런 책을 소설로 읽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것일까?

 

앞서도 얘기했지만 소설로 썼다지만 정말 유려하다. 그래서도 내가 더더욱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책장 사이사이에 보이는 그림 역시 이 책을 더욱 가치 있게 해 주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 내가 익히 알고 있던 기독교 내세관의 출처가 알고 보면 다 여기서 나온 거였구나. 새삼 무릎을 탁 치겠다. 비록 정식으로 공부한 건 아니고 여기 저기 주워들은 것이긴 하지만 난 그게 신학자들이 오래도록 연구한 끝에 나온 말인 줄 알았다. 그랬더니 단테의 신곡에서 짜깁기 한 거였다니. 하긴, 이 책이 밀턴의 <실낙원>과 존 번연의 <천로역정>과 함께 당대 최고의 기독교 문학이고 보면 기독교 내세관이 여기서부터 나온 건 당연한 지도 모른다.

 

더 놀라운 건, 이건 당대 로마의 역사와 윤리, 성경과 신화의 종합선물 세트다. 어쩌면 그리도 잘도 버무려 놨는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런데 내가 주목하게 되는 건 이 책의 윤리적 측면이다. 그건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젊은 날, 어떤 교수님의 수업에서 이제 윤리는 절대 윤리가 아닌 상황 윤리로 대체되었고, 신학교에서도 기독교 윤리를 더 이상 가르치지 않는다고 개탄했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지옥편은 신곡 중 가장 먼저 나오는 부분이고, 단테가 그의 스승 베르길리우스와 함께 지옥을 여행한 것을 기록한 것인데 읽는 것만으로도 제법 섬뜩하다. 또한 그림이 함께하고 있으니 그 섬뜩함은 배가되는 느낌이다. 이렇듯 거기서 만난 영혼들은 살아 있을 때 어떠한 죄를 짓고 지옥에서 어떤 고통을 당하고 있는지가 상세히 기록되어져 있다. 그렇다면 오늘 날 상황 윤리가 득세하는 현대에 단테의 신곡은 어떻게 이해될 수 있을까? 아직도 신곡은 유효한 것일까? 아니면 여전히 그저 박재된 고전 중 하나로만 인식되어 지는 걸까?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특히 자살이나 동성애는 분명 단테의 신곡뿐만 아니라 성경에서도 죄라고 명시하고 있다. 물론 진보적 기독교는 죄가 아니라고도 한다. 그들이 단테의 신곡을 읽는다면 뭐라고 말할 것인가? 물론 단테가 살았던 시기는 기독교가 절대 권력이었던 시대였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종교 권력의 부패와 타락상이 만연되기도 했지만, 동시에 그렇게 때문에 단테의 신곡도 소위 말해 먹어주기도 했다. 상황 윤리 때문에 죄를 죄라고 말할 수 없는 시대가 되어버린 이 세대에 신곡은 어떻게 읽혀질 수 있을까? 정말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명작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나는 언젠가 어느 서양의 영매가 쓴 책을 읽고 기겁한 적이 있었다. 한마디로 그 책은 살았을 때 어떤 죄를 졌어도 죽어서는 아무런 심판도 받지 않는다는 거였는데, 말이 좋아 영적 자유를 말하는 거지 죄를 부정하고, 따라서 천국과 지옥도 부정하면 나중엔 하나님의 존재조차도 부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이 짐승과 다를 게 무엇이 있겠는가? 사람들의 사고를 그런 식으로 몰아간다면 그 죄를 무엇으로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적어도 단테는 성경에 의거해서 신곡을 썼다. 또한 당대 시성이기도 했다. 또한 그는 당대 역사에 해박하기도 했다.

 

고전이 말하는 것을 무시하고 과연 새로운 윤리가 가능할까? 윤리를 무시한 결과가 어떤지 우린 매일 눈으로 보고 있는데도 과연 역사가 죄라고 했던 것들을 옹호하면 어떠한 세상이 될지 더 지켜봐야 하는 건가? 그런 생각도 이 책을 읽으면서 일견 들었다. 난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단테의 신곡 읽기 운동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 같은 고전 읽기 싫어하는 사람을 위해 이런 책을 편역해준 저자에게 무한 감사한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단테의 신곡 중 이제 겨우 지옥편을 읽은 것이라 뭐가고 단정 짓기는 뭐하지만 모르긴 해도 지옥편이 세 편중 가장 리얼하고 역동적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해 본다. 연옥편은 어떨지 자못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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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4 16: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6-05-04 17:52   좋아요 1 | URL
그러게 말입니다.ㅋ

cyrus 2016-05-04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레의 지옥편 삽화를 종교 책이나 어린이용 공포물에 출처 없이 사용되기도 해요. 그림만 떼어내서 소개하면 ‘이것이 바로 지옥이다. 무섭지? 그러니 죄 짓지 말고 신을 믿어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요. 아무튼 지옥을 묘사한 단테의 <신곡>은 대단한 작품임에 틀림없습니다.

stella.K 2016-05-04 17:51   좋아요 0 | URL
헉, 그렇단 말야? 그렇지 않아도 어떻게 된 그림인지 궁금하긴 했어.
특별히 책을 위해 제작된 그림인가 했지.
오래된 작가라면 맘대로 사용할 수 있겠네.
정말 단테의 상상력은 대단한 것 같아.

hnine 2016-05-04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험을 염두에 두지 않고서야 고전을 읽는 십대...전 상상도 되지 않아요. 그보다 더 재미있는 책이 얼마나 많은데 그 나이에 고전에 손이 가겠어요. 오히려 우리 나이쯤 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고전으로 눈길이 가는것 같지 않나요? 그래도 단테의 신곡은 아직도 저에게는 저 먼 나라의 책이긴 하지만요 ㅠㅠ

stella.K 2016-05-04 18:55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죠? 진짜 나이 드니까 고전을 읽어 볼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래도 이 책은 언제 한 번 읽어보세요.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거예요.^^

transient-guest 2016-05-05 0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전은 무엇보다 나이와 시기에 따라 매번 다르게 다가오는 점이 - 물론 다른 책도 많이들 그렇지만 - 특히 이들을 계속 두고 뒤적거리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다만, 최소한 20대 안에는 한번 정도 다 읽어보면 좋은 것이 나이가 들면서 쌓이는 생각이나 경험 때문인지, 쉽게 한 페이지씩 넘어가지 못하고 지치기 일쑤입니다.. 님도 그렇고 다른 분들의 서재글을 보면 저는 critical reading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ㅎㅎ 읽는 그래도 쑥쑥 흡수하고 배출하는 정도...-_-

stella.K 2016-05-06 13:03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다른 책이면 모를까 고전을 비판적으로 읽는다는 게
쉽지는 않죠. 더구나 신곡을...?!
이 책은 소설로 편역한 건데 저는 이걸 읽을 때야 비로소 신곡의 의미보단
단테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 알 것 같더군요.
그렇지 않아도 단테는 역사적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고 하더군요.
너무 오래된 인물이라서 그럴까요?

그리고 저의 리뷰 보시면 깐 것도 많아요.
님이 보실 땐 어떨지 몰라도...ㅋㅋ
당연히 비판적 책 읽기 해야죠.
무조건 무턱대고 좋다고 하거나 반대로 무조건 나쁘다고 하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걸 또 감히 뭐라고 할 수 없는 게
분명 존재하긴 하죠. 사람마다 생각하는 바가 다르니.
까는 것도 아주 수준있게 까야하는데 그게 어려운 거겠죠.
잘못 까면 안 까느니만 못할 수도 있으니...ㅠ

yamoo 2016-05-10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테의 이 책은 3권으로 고이 모셔두고 있습니다..ㅎㅎ 1권을 읽고 지루해서 그냥 뒷날을 기약한다는..ㅎㅎ

stella.K 2016-05-10 18:10   좋아요 0 | URL
ㅎㅎ 이 책으로 읽어 보세요. 진짜 매력적이어요.
신곡도 여러 버전이 있더군요.
나중에 어떤 신부가 번역했다는 신곡을 읽어 볼까 해요.
신곡 권위자라고 하던데...^^
 

Q1. 언제, 어디서 책 읽는 걸 좋아하십니까?

 

오전과 저녁 때. 항상 그런 건 아니고, 어떤 땐 오전에만 읽거나 저녁에만 읽게 될 때도 있다. 오전에 책을 읽게될 경우는 책상에서 읽게되고, 저녁에 읽을 경우는 눕거나 바닥에 앉아서 읽게 된다.  그건 날씨가 추워지면 그렇게 되고, 날씨가 더워질수록 책상에서 읽는 것을 선호하게 된다.

 

 

Q2. 독서 습관이 궁금합니다. 종이책을 읽으시나요? 전자책을 읽으시나요? 읽으면서 메모를 하거나 책을 접거나 하시나요?

 

당연히 종이책으로 읽는다. 전자책은 시도는 안 해 봤지만 최근 눈이 많이 안 좋아졌다. 눈이 쉬 피로할 것 같아 꿈도 꾸지 않는다. 주변의 반응도 신통치 않고. 책은 역시 종이책이다. 

 

최근 독서대를 구입해 사용하고 있는데 확실히 좋은 것 같다. 진작 쓰지 못한 게 후회될 정도다. 메모는 잘 안하는 편이고, 주로 줄을 긋고 중요한 페이지는 접기도 한다. 줄 긋기는 몇년 전부터 연필이나 샤프를 이용하고 있다. 가끔 책을 정리해 어딘가 보내는 일을 하고 있는데, 줄 거진 책 다른 사람이 읽으면 좀 덜 부담 가라고 그렇게 하고 있다. 나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장 접기 안 하려고 얼마 전부터 포스트 잇 플래그를 샀다. 하지만 두고도 잘 안 쓰게 되더라. 역시 습관이 무서운 것 같다.       

 

   

Q3. 지금 침대 머리 맡에는 어떤 책이 놓여 있나요?

참고로 난 침대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 질문은 요즘 무슨 책을 읽고 있냐고 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만일 그렇게 묻는 것이라면 난 현재, <단테의 지옥 여행기>와 <카뮈로부터 온 편지>를 조금씩 읽고 있다.

 

<단테의 지옥여행기>는 사실 모처에서 이벤트 책으로 받은 책인데, 그 어렵다는 단테의 신곡을 소설로 썼다고 해서 읽어 보고 싶었다. 난 고전 알레르기가 있어 이렇게 누가 다른 버전으로 썼다고 하면 일단 관심이 간다. 근데 막상 읽어 보니 꽤 괜찮다는 느낌이다. 왜 그동안 신곡을 무조건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걸까, 나중에 제대로 읽어보고 싶어졌다. 

 

<카뮈로부터 온 편지>는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얼마 전, 카뮈의 '이방인'의 번역을 두고 인터넷상에서 설전이 벌어졌었다. 그 일의 연장선장에 있는 책이라 구입해 읽고 있다. 그 논쟁은 나름 일단락 됐다고 생각했는데, 작가는 그렇지가 않은가 보다. 난 일단 작가의 이런 자세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고집스러움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동시에 뭔가 꼭 해야할 말은 해야겠다는 생각으로도 읽혀져 읽어보고 있는 중이다.    

 

 

Q4. 개인 서재의 책들은 어떤 방식으로 배열해두시나요? 모든 책을 다 갖고 계시는 편인가요, 간소하게 줄이려고 애쓰는 편인가요?

나는 서재를 가지고 있지 않아 특별한 배열 방식 같은 건 없다. 조금의 빈 공간만 있어도 어디든 쑤셔넣고 싶은 심정이다. 그래도 정말로 좋다고 생각하는 책은 가까이 두고 싶어 책상에 세워두고 눕혀두고 난리낫다.

 

책은 간소하게 줄여려고 한다. 물론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요즘은 한 번 읽고 다시 안 읽을 책은 기증하거나 중고서점에 팔려고 노력하고 있다. 수필가 피천득 선생이 평생 백 권인가 이 백권 정도의 책만 가지고 사셨다는 데 새겨 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Q5.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책은 무엇입니까?

 

빨간 머리 앤.


Q6. 당신 책장에 있는 책들 가운데 우리가 보면 놀랄 만한 책은 무엇일까요?

 

르 클레지오의 소설<혁명> 사인본. 그가 잠시 우리나라에 교환 교수로 와 있을 때 작가와의 만남에 간 적이 있다. 그런 데 가면 갈 때는 그냥 강연만 듣고 와야지 하다가도 막상 가면 꼭 그 작가의 책을 사는 나를 발견한다. 그날도 애초에 그의 소설을 살 생각이 없었는데 너무 멋있어서 안 살 수가 없었다. 가까이서 그의 멋진 모습을 눈에 담으려고 사인을 받았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그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자랑할만 하지 않는가?  

 

Q7. 고인이 되거나 살아 있는 작가들 중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면 누구를 만나고 싶습니까? 만나면 무엇을 알고 싶습니까?

 

글쎄... 별로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헤밍웨이...?  헤밍웨이는 모든 사람의 우상이기도 하지만 특별히 여성 독자들에겐 너무 멋있지 않나? 수염 난 사람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그의 수염은 웬지 멋있다는 느낌이다. 그와 꼭 하루 애인으로 지내 보고 싶다.   

 

Q8. 늘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있습니까?

토마스 만의 <요셉과 그 형제들>, 강원용 목사의 <역사의 언덕에서>.

토마스 만을 읽는다는 건 확실히 마의 산인 것 같다. 무려 7권이고 난 그중 4권까지 읽었다. 완독을 해야하는 데 못하고 있다. 읽으면 좋긴 한데 왜 못 읽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책이야 말로 꿀노잼이다.

 

강원용 목사의 책도 절판된 걸 중고로 어렵지 않게 전권을 다 구입했다. 그런데 2권까지만 읽고 손도 못되고 있다. 하긴 뭐 그런 책이 그것 뿐인가? 너무 많아 일일이 헤아리기가 어려울 지경이다.ㅠ

 

 

Q9. 최근에 끝내지 못하고 내려놓은 책이 있다면요? 

 

<내 심장을 쏴라>. 두껍기도 하고, 읽으면서 우울했다. 미국 특유의 퇴폐적인 느낌도 좀 안 맞았고.  나름 대단한 책이라는 건 알겠는데...

 

 

Q10. 무인도에 세 권의 책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가져가시겠습니까?

 

성경, 요셉과 그 형제들, 로마제국 쇠망사.

새삼 설명이 필요 있을까? 성경은 단행본이지만, 뒤의 두 권은 세트다. 무인도 가면 할 일도 없고,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데 그런 두꺼운 책 한 번은 떼고 나와야 하지 않을까?

특별히 로마제국 쇠망사는, 오래 전에 로마사를 공부해 보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이런 황금 같은 기회가 아니면 언제 읽어 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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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4-28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밍웨이가 마초라던데, 괜찮겠어요? ㅎㅎㅎ

stella.K 2016-04-29 12:39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딱 하루만 애인하겠다는 거 아니니.ㅎㅎㅎ

책한엄마 2016-04-28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빨간머리앤^^

stella.K 2016-04-29 12:41   좋아요 1 | URL
어린 여자 아이들에겐 로망이죠!ㅋㅋ

blanca 2016-04-28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르 클레지오라니, 정말 부럽네요. 그것도 노벨 문학상 받기 전에..<마의 산>이 그렇게나 길었군요. 저는 시작도 못하겠습니다.

stella.K 2016-04-29 12:44   좋아요 0 | URL
르 클레지오 사인본은 예전에 한번 올린 적 있었는데
그때 브랑카님 못 보셨나 봐요.
그런데 이걸 자랑할 사람이 없어요.ㅠㅋㅋ

아뇨. 토마스 만 자체가 마의 산. 저에겐 도달할 수 없는 산이라는 거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6-04-28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트는 반칙임 -_-

stella.K 2016-04-29 12:46   좋아요 0 | URL
왜요, 어쨌든 3종이잖아요.
그럼 무인도 가게 생겼는데 단행본으로만 가져가는 게
바보 아닌가요?푸하하~

yamoo 2016-05-01 23:40   좋아요 0 | URL
ㅋㅋㅋ

표맥(漂麥) 2016-04-28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Q4. 의 답변은 저와 너무나 일치...^^

stella.K 2016-04-29 12:46   좋아요 1 | URL
헉, 정말요?
그럼표맥님과 저는 평행이론...?!ㅋㅋㅋㅋㅋㅋ

페크pek0501 2016-04-29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천득 선생님은 백 권이나 이백 권... 그렇군요.
저도 천 권을 읽고 나서 그중 애독서 50권만 뽑아 놓고 노년에 반복해 읽는 계획을 세워 놓은 적 있어요. 반복해 읽어서 그 다음 페이지에 뭐가 나오는지 훤히 알 정도로 정독하는 것이죠.
지금도 아끼는 책은 보고 또 보고 그래요. 아무데나 펼쳐서 말이죠. 그래서 머리맡에 있죠.

독서대를 사용하시는군요...

드디어 쓰셨구나, 그러면서 잘 읽고 갑니다.(왜 10문답 페이퍼를 쓰지 않는지, 생각했어요.)ㅋ

stella.K 2016-04-29 16:57   좋아요 0 | URL
그게 정확히 기억이 안 나요. 이백 권 같기도 하고.
아무튼 오래 전에 그 사실을 알고 충격 먹었죠.
정말 단아, 단출 그 자체셨던 것 같아요. 피천득 선생은.

언니도 독서대 함 사용해 보세요. 훨씬 피로가 덜하더라구요.

제가 그동안 좀 바빴어요. 그리고 여기저기서 막 올리니까
좀 천천히 올리고 싶기도 했구요.^^

yamoo 2016-05-01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개의 질문에 답한 스텔라 님의 글을 읽고 든 2가지 생각..

아, 스텔라 님은 침대 생활을 하지 않으시구나...라는 거..침대가 없으면 이불을 꺼내 펴고 게서 장롱에 넣는 게 무지 귀찮더라구요~

어릴 때 빨강머리 앤을 좋아하셨군요! 학부 때 애니에 빠져 살 때 빵강머리 앤의 전편을 보고 정말 큰 감동을 받았더랬죠. 명작이라는 걸 20살 넘어서 알았습니다. 플란다스의 개와 함께요..ㅎㅎ 어렸을 땐 아무 생각 없이 봤거든요~ 그냥 마징가z 류만 좋아했던 거 같습니다..ㅎㅎ

그리고 독서대라...
전 독서대를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만...독서대는 수험생활이 떠올라서뤼..--;;

stella.K 2016-05-02 14:30   좋아요 0 | URL
이렇게도 저를 유심히 지켜봐 주시는 분이 계시다니
새삼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ㅋㅋ
사실 저는 방이 좁아 침대를 들여놓을 수가 없어요.
안 그러면 책을 빼야할 텐데 자식 같은 책(?)을 어디다 둔단 말입니까...ㅠㅠ
그리고 침대가 먼지가 많고 관리 잘 못하면 진드기도 많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지금 보다 더 다이들면 침대들여놓게 될지도 몰라요.
울엄마 보니까 그렇더라구요.ㅋ

빨랑머리 앤은 어렸을 때 책으로 읽었는데 아동용 문고 1권짜리로 읽었던 것
같습니다. 예전에 알라딘 검생해 보니까 9권인가 그렇던데.
그렇게 생각하면 전 읽은 것도 아닐 겁니다.
그러다 몇년 전 ebs에서 영화로 보여주던데. 정말 재밌게 봤어요.
애니로도 본 기억이 나긴 나는데 끝까지 다 봤는지 기억에 없네요.

수험생활을 아주 혹독하게 하셨나 봅니다. 전 독서대 너무 사랑해요.^^
 

안녕하세요. 판미동 출판사 입니다.

신간 도서 『자유를 위한 변명』의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70만 독자가 감동한

세계적인 예술가 홍신자의 베스트셀러

23년 만의 개정판 출간

 

이것은 책이 아니라 혁명이다.” 현각 스님

    

왜 우리는 지금 자유를 위한 변명을 다시 읽어야 하는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고

시대적 상황과 개인의 생활이 자유로워졌지만

아직 우리는 진정한 자신을 찾을

자유는 얻지 못했다…….”

 

1993년에 초판 출간되어 70만 부가 넘게 팔리고 일본과 중국에 번역되는 등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다가 소리 소문 없이 절판된 세계적인 예술가 홍신자의 자유를 위한 변명23년 만에 판미동 출판사에서 개정 출간되었다. 27세의 늦은 나이로 뉴욕 무용계에 입문, 33세에 인도로 떠나 영적 스승 오쇼 라즈니쉬의 첫 한국인 제자로 들어가 구도의 춤을 추구하여 20세기 한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로 자리매김한 아방가르드 무용가 홍신자.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긴 이 책에는 하고 싶은 것들과 해야만 하는 것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며 진정한 자유를 찾아가는 한 인간의 인생 역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초판에 실린 파격적인 내용을 그대로 살리면서,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현대적인 표현으로 문장을 손질하여, 새로운 감각의 디자인으로 독자들과 다시 만난다.

 

미움받을 용기이전에 자유를 위한 변명이 있었다

 

진정으로 자유롭기 위해서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용기 있게 실천해야 한다…….”

 

<이벤트 참여방법>

 

1. 이벤트 기간  :  4월 25일 ~ 5월 1일

   당첨자 발표  :  선착순 / 개별 발표(비밀댓글)

   발송  :  아래 참여 조건(3.)에 충족한 당첨자 분들께 순차적으로 발송드립니다.

                *본 이벤트 페이지 SNS 홍보 누락시 당첨이 취소 될 수있습니다.

 

2. 모집인원  :  5명 (선착순)

 

3. 참여방법

- 이벤트 페이지를 스크랩하세요. (필수)

- 스크랩한 이벤트 페이지를 홍보해주세요. (SNS필수)

- 책을 읽고 싶은 이유와 함께 스크랩 주소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4. 당첨되신 분은 꼭 지켜주세요.

- 도서 수령 후, 7일 이내에 '개인블로그'와 '알라딘' 에 도서 리뷰를 꼭 올려주세요.

 

 * (미서평시 서평단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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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6-04-26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stella님, 이 책이 다시 나오는군요!
23년전에 읽고 받은 강렬한 인상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신간도서>라니까 이상한 기분이 드네요. 반갑기도 하고 그게 벌써 23년 전이었나 싶기도 하고요. 그당시엔 제목부터 너무나 멋있고 이분이 이끄는 무용단 이름이 <laughing stone>었던가? 그것도 참 신선했어요.

stella.K 2016-04-26 12:28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사람 책을 못 읽어 봤어요.
우리 중학교 때 좀 유명하게 알려졌던 것 같은데
한국의 이사도라 던컨 아니었나요?ㅋ

전 공연은 직접 못 봤고 작년인가, 현대무용 공연을 본적 있었는데
그때 좀 충격이었어요. 멋있고, 역동적이고.
그때 내가 참 문외한이었구나 했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