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시인의 사회 - [할인행사]
피터 위어 감독, 에단 호크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05년 2월
평점 :
품절


1990년 작이니 벌써 25년이 훌쩍 넘었다. 그동안 영화에 나왔던 소년 티 팍팍 나던 아이들은 어느새 나이들어 중년의 아저씨들이 되었고, 키팅 선생 역을 맡은 로빈 윌리엄스는 세상을 등졌다. 슬픈 일이다. 나는 로빈 윌리엄스라면 이 영화와 <쥬만지>가 떠오르던데. 그만큼 그는 소년들의 아버지였다. 그는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소년의 영혼을 지녔다.

 

                                       

이 영화를 다시 보니 배경이 늦은 가을에서 눈 오는 겨울 사이에 찍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왜 그게 처음 봤을 땐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걸까? 포스터의 배경은 키팅 선생이 아이들에게 럭비공을 차면서 뭔가의 구절을 힘껏 외치게 하는 장면이다. 그것이 또 나름 신이 났던지 키팅 선생을 번쩍 들어 헹가레를 친다. 그리고 그 사이를 흐르던 음악은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다. 문득 문학수 기자가 말했던 소설과 영화에서의 음악의 용도(?)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그는 문학에서 음악을 얘기하려면 될 수 있으면 대중이 잘 모르는 음악으로 하라고 했다. 이를테면 하루키는 <1Q84>에서 야나체크의 심포니에타를 썼던 것처럼 말이다. 너무 잘 아는 곡을 쓰면 흥미가 떨어진다고 했다. 그런데 비해 영화는 흔히 잘 아는 곡을 써도 상관이 없고. 글쎄, 이 장면에서 베토벤의 곡이 아닌 다른 듣보잡의 음악을 썼더라면 어땠을까? 감이 잘 오지 않는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할 뿐.

 

아무튼, 그때 아이들은 얼마나 좋았을까? 평생 한 번 만날까 말까 한 선생이 아닌 그야말로 존경해마지 않는 스승을 만나 전혀 새로운 공부를 하고 있으니. 교과서에 밖힌 죽은 지식이 아니라 산 지식을 배우고, 뭔가 자아의 일깨움을 받았으니 기뻤을 것이다. 그러나 학교는 그것을 고운 눈으로 바라 봐 줄 리가 없다. 학교는 규율이라는 것이 있어 그 규율에 위배되는 걸 원치 않는다. 많은 학생들을 통솔해야 했으니 그랬을 때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을 감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교는 똑똑한 바보를 양산할 뿐이다.

 

키팅 선생의 교수법은 확실히 다른 것이었다. 하지만 산지식을 가르친다고 해서 아이들이 다 지혜로워지고 똑똑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잠자던 욕망을 깨우는 일이며, 더 많은 부조리에 휘말리도록 만드는 것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저 럭비공을 차는 장면 뒤에 닐 페리가 죽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키팅 선생님의 가르침 덕분으로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뭔지를 처음으로 찾은 닐 페리. 그것은 연극이었다. 하지만 그의 부모는 그가 의대에 진학해 주길 바라고 있다. 하고 싶은 공부에 대한 욕망이 강하게 분출되자 그만큼 반대 급부로 의대는 죽어도 하고 싶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다. 그가 연극 무대에 섰다는 건 생의 환희를 맛 보았다는 것이고, 그 이후의 현실은 그와는 정반대였던 것이다. 나는 처음에 이 설정이 너무 뜬금없는 건 아닐까 했다. 하지만 전혀 불가능한 설정도 아닌 것도 사실이다. 입시 전후로 해서 자살하는 수험생이 그렇게도 많은 것이 현실이고 보면.

 

아무튼 그랬을 때 사태의 책임을 져야 하는 건 자식을 강압적으로 자신의 뜻에 맞추려고 하는 그의 부모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가르치라는 교과를 가르치지 않고 엉뚱한 것을 가르친 킹팅 선생이다. 모르긴 해도 이 영화가 처음 개봉됐을 당시는 민주화의 열망이 아직 가시지 않은 그 끝자락이고 보면 영화가 갖는 울림이 더 하지 않았을까? 

 

키팅 선생의 교수법은 겉으로 봤을 땐 실패했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닌 것처럼, 실패할 때까지 실패는 아니다. 지금도 어디에서 어느 선생님은 키팅 선생님 같이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는 것이다.    

 

나의 경험을 봐도 학교 때 기억 나는 교수님은 교과서 대로 가르치는 교수님이 아니었다. 시작만 교과서 대로 가르치고 그 나머지를 현실 비판으로 꽉꽉 채웠던 교수님이셨다. 내가 볼 때 그 교수님의 학식이란 가히 석학이라 불리워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지성을 갖추고 계셨다. 하지만 듣기론 교수님은 내가 학교를 졸업하던 핸가, 그 다음 해에 학교 도서관 관장으로 좌천됐던가 그랬던 것 같다. 안타까운 건 그 분이 조금만 젊으셨더라면 교수법을 달리해서 현직을 유지하셨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러기엔 그때 교수님은 이미 초로의 나이였고, 융통성이 좀 없으셨다. 현실이란 그런 것이다.  

 

다시 한 번 닐 페리를 생각해 본다. 인생의 환희를 맛 보았을 때 돌연 죽음을 택한 소년. 거기에 생의 모순이 있고, 부조리가 있다.  

 

영화의 엔딩 장면은 다시 봐도 좋다. 영화사에 남을만한 명장면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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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0-20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작 영화였죠..
로빈윌리엄스의 자살소식은 좀 충격이었어요..아고야...

stella.K 2016-10-20 18:00   좋아요 1 | URL
글쎄 말입니다.
최근 고 하일성 씨도 그렇고...

근데 그 자살이라는 것도 뇌의 오류로 보는 시각이 있더군요.
이 괴로운 상태가 언제까지 계속될 거라는 착각.
그래서 그만 쉬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영원히 쉬는 쪽을 선택한다는군요.
그것도 못 되거나 자기 할 말 가슴에 담아 놓지 않는 사람 중엔 거의
없는데 적당히 착한 사람이 그런다더군요.
참, 건강하게 산다는 게 쉽지 않아요.ㅠ

hnine 2016-10-20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가 나름 제 인생의 영화 리스트 두번째 순위랍니다 ^^
부모는 왜 자식 인생을 부모가 재단해서 부모가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어가려고 할까요.
영어 선생님께서 우리말 번역이 잘못된 예로 이 영화 제목도 예로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
저도 stella님처럼 지금 다시 보면 또 어떤 느낌일까 궁금합니다.

stella.K 2016-10-21 07:51   좋아요 0 | URL
헙, 그럼 h님의 일순위 영화는 어떤 건지 궁금합니다.
저는 이 영화를 그냥 제 인생의 영화 톱10쯤으로 놓으렵니다.

그런데 어떤 선생님인지 그 시간 재밌었을 것 같아요.
지금도 많이 기억나시고...^^

cyrus 2016-10-20 19: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쥬만지, 후크, 죽은 시인의 사회, 굿 윌 헌팅. 어렸을 때부터 어른이 되기까지 한 번씩 본 영화들인데 로빈 윌리엄스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인지 다시 한 번 느껴봅니다.

stella.K 2016-10-21 07:54   좋아요 0 | URL
맞아. 굿 윌 헌팅!
근데 내가 이 영화를 끝까지 봤는지
부분 부분 봤는지 기억이 안 나네.
그러고 보면 로빈은 소년의 아버지가 아니라 교사였네.^^

북프리쿠키 2016-10-20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은 시인의 사회를 정주행해서 본적이 없고.
찔끔찔끔 봐 왔네요~
스텔라님 리뷰를 계기로
조용할때 차분히 보고 싶네요~

stella.K 2016-10-21 07:56   좋아요 0 | URL
저도 당분간 영화 보기를 자제하려고 했는데
케이블에서 해 주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ㅎㅎ

책읽는나무 2016-10-20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때 영화를 봤었는지?중학교때 봤었는지?
기억은 가물하지만 그 감동은 정말이지 짜릿하게 남아 있네요^^
저는 각자 학생들이 자신의 책상위로 올라가서 선생님을 따르는 장면이 가장 인상에 남았는데 자살 소식은 참~~~~ㅜㅜ
헌데 세월따라 다른 일부 내용들이 가물가물 하네요
요즘 옛날 영화들 다시보기 해야될 정도로 새롭게 알게 되는 장면들이 많네요^^

stella.K 2016-10-21 07:59   좋아요 0 | URL
뭐슨 영화든 처음 볼 땐 그냥 보게되는 것 같습니다.
두번째쯤 봐야 뜯어 보기가 가능하고.
대신 감동은 첫번에 보는 것 보단 덜 한 것 같고.
하지만 추억은 더 한 것 같고.
영화는 그런 것 같습니다.^^
 

'월간 채널 예스'(인터넷 서점 예스24에서 만드는 무가지 잡지) 9월호는 요즘 한창 핫한 장강명 작가를 특집으로 다뤘다. 거기에 최근 나온 <5년만의 신혼여행>이 언급되기도 했는데, 나는 아직 읽어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까지 솔직해도 되나' 싶은 내용들도 많이 나온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구미가 당기기도 한다.

암튼 그것을 읽으니 지난번 나의 책을 낼 때 나는 과연 얼마나 솔직했는가를 돌아보게 되고, 이 '솔직해 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물론 나는 매번 글을 쓸 때 솔직하게 쓰려고 했고, 결국 그 글들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나온 것이긴 하지만, 특별히 나는 '작가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독서 에세이'란 부제가 좀 부담스러웠다(이것은 내가 정한 부제는 아니다).   

나는 아직 작가라 불리기에도 부족하고, 그렇다고 꿈만 꾸기엔 어딘가 모르게 나의 정체가 모호하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내 책의 글은 그저 나의 고백을 담으려 했을 뿐인데, 부제를 그렇게 부쳐버리니 마치 작가 지망생들을 겨냥한 것이 되어버렸고, 과연 나도 같은 꿈을 꾸면서 그들에게 알려줄 말이라도 있었던 걸까 반문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난 작가라면 작가 일수도 있다. 오래도록 대본을 써 왔고, 그에 대한 합당한 원고료도 받아 왔으며, 오랜 인고의 세월 끝에 책도 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디서 원고료 줄게 글 써 달라는 곳도 없고, 후속작을 계획 중인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이런 공백기에도 나는 작가라고 할 수 있는 것인가? 뭐 우기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10년 전 또는 20년 전에 책을 한 번 내고 작가라고 하는 사람도 많을 테니. 하지만 과연 그런 사람에게도 작가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 작가였었었대. 과거형으로 쓸 수는 있을 것이다. 하다못해 그 책이 몇 년 만에 한 권씩이라도 팔린다면 작가의 명망은 유지될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독자들조차 그런 책이 있었냐고 묻는다면 작가라 불리는 건 고려해 봐야 하는 것은 아닐지. 하지만 알 사람은 안다. 작가는 현업보단 명예에 가깝다는걸.      

무엇보다 한 권의 책이 아니 그전에 한 편의 글(그것이 단편이든, 장편이든, 소설이든, 에세이든 기타 등등의 글)이 누군가의 눈에 띄어서(뭐 주로 출판 쪽에 관계된 사람들이겠지) 한 권의 책으로 나온다는 건 로또나 벼락 맞을 확률에 비견된다는 걸 지난날 우리가 아는 명작들이 증명해 주지 있지 않는가. 물론 그나마 늦게라도 빛을 봐 대박신화를 썼으니 좋은 일이긴 하지만, 오히려 그 사실 때문에 더 자괴감을 느끼고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영혼도 있을 것이다그러니 자비 출판을 하기 전에 내가 지금 쓰는 글이 활자화될 거라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지금은 세월이 많이 좋아져 자비출판도 한다지만, 소소하게 지인들과 나눌 목적이 아니면 그것도 그렇게 의미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장강명 작가는 채널예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어디는 지면이 없다고 하고, 어디는 작가가 없다고 한다고 했다. 이럴 때 나올 수 있는 말이 홍수 중 가뭄이란 말이던가? 어쨌거나 불균형이다.

내 책에서도 인용했지만, 천명관 작가는 평론가와 각종 문학상 심사위원의 작가에 대한 지도편달을 금하고, 먹고 살 수 있는 판을 새로 짜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 글을 읽는 순간 아마도 많은 독자들이 그것에 공감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린 공감만 할 뿐 판은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에 대해선 감히 상상할 수가 없다. 그건 역시 문학인의 몫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데 이것에 변화를 주도하는 작가가 있으니 바로 장강명 작가라는 것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자신이 책을 낼 때는 기획서를 만들어 출판사에 보내기도 한다. 그렇게 평론가와 심사위원의 지도편달이 가능한 체제라는 건, 작가가 그것을 적극적으로든 소극적으로든 원했기 때문에 가능한 체제이기도 하다는 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평론가나 심사위원 눈에 들기는 또 얼마나 어려운가? 그런 가운데 장강명의 행보는 평론가를 의식하지 않고 출판사와 직접 협약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확실히 신선한 발상이고, 긍정적이기까지 하다. 기획서를 출판사에 보내 본다니.

그런데 사실은 난 이런 장강명 작가의 행보가 그리 놀라운 것은 아니다. 내 책

을 출간한 출판사가 그랬으니까. 출판을 제안받고 2년 만이 이것을 수락했을 때 출판사로부터 가장 먼저 받은 미션은 바로 그 기획서였다. 그러니까 무엇을 독자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영화로 치면 일종의 시놉시스? 아니 일종의 피팅 같은 거였다.

피팅이 뭐냐고? 수년 전 내가 시나리오 학원을 다녔을 때 안 것인데, 말하자면 자신이 시나리오 작가라고 생각하고, 영화 관계자들에게 5분 이내에 자기 작품을 설명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 실제로 그것을 실습해 보기도 했는데, 그건 미국같이 시스템이 잘 된 나라나 가능한 것이고, 우리나라에선 별로 해당 사항이 없다고 해서 허탈했었다. 물론 난 그런 건 하지도 않았다. 수강 일수나 채우러 나간 내가 무슨 피팅이겠는가. 더구나 무대 울렁증이 있는데. 일찌감치 시나리오 작가의 꿈을 접을 것을 그때만큼 잘했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감히 있을 수도 없는 일을 그때 선생님은 왜 시켰던 걸까?

 

비록 영화가 아닌 문학이고, 실제가 아닌 서면이긴 하지만. 그때 난 처음엔 좀 당황하긴 했다. 작가가 이런 것도 해야 하나? 시키는 것이니 해서 출판사에 보냈다. 그러면서 이 일은 꼭 출판사가 먼저 하라고 해서 할 것은 아니지 않을까? 작가가 먼저 작성해서 출판사에 보내 볼 수도 있지 않을까를 생각했고, 바로 장강명 작가가 그렇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젠 작가도 평론가나 심사위원 뒤에 숨어서 그들이 깔아주는 판에서만 놀지 말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작품 계획서를 출판사에 들이미는 일이 흔해져야겠다. 물론 이것을 에이전시가 해 주면 좋겠지만 우리나라에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있던가? 그러니 작가가 그렇게 직접 뛰어 보는 것이다. 

장강명은 말한다. 그 원고 청탁 꼭 받아야만 하는 것이냐고. 자신은 어쨌든 열심히 써서 여기저기 보낸다고 한다. 물론 그럴 경우 대부분은 생각해 보고 연락을 주겠다던가 아니면 그도 없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글쎄, 그게 작가가 등단 초기에 있었던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최근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인지 확실히는 알 수가 없다. 이제 어느 출판사에서 감히 장강명 작가의 글을 생각해 보겠다고 말하겠는가.

그 글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에 알려진 원로 작가들을 생각해 봤다. 이를테면 김홍신이나, 박범신 또는 김훈이나 황석영 같은 작가들 말이다. 그들이 처음부터 그런 대작가의 반열에 들을 것을 알고 첫 작품을 냈을까? 그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첫 작품으로부터 오늘날과 같은 명성을 얻었음은 분명하다. 글 써서 밥은 벌어먹겠냐 이런 의문과 푸념 섞인 말은 하지 말자. 그런 말을 하는 순간 지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작가들 말도 참 잘 지어낸다. 정지돈이 '후장사실주의'를 얘기하더니 장강명은 '월급사실주의'를 말한다. 단어가 의미하는 바가 뭔지 충분히 유추가 가능할 것 같아 장 작가의 말을 따로 인용하지는 않겠다. 뭐 작가들도 정자세로 앉아 글만 쓰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어차피 말을 문자화해서 벌어먹고 사는 직업이니 그런 말의 유희도 즐길 줄 알아야 할 것도 같다. 누가 알겠는가 이것이 앞으로 한 세대가 지나면 실제로 하나의 문예사조로 남을지. 하지만 정지돈의 '후장사실주의'는 솔직히 박민규 식 표현을 하자면 '조까라 마이싱'이다. 글 써서 밥 벌어먹겠다는 사람 쪽박을 찰 생각은 없지만, 그런 말장난이나 하면서 소설도 아니고, 서평도 아닌 이상한 글 쓰면서 작가 행세하는 작가에게 어떤 글을 쓰는 작가이고 싶은지 묻고 싶다. 내가 볼 때 정지돈은 소설을 쓸 사람은 아닌 것 같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을 쓰겠다고 한다면 난 여전히  독자로서 가차없어지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난 그런 작가에게 캐롤 오츠가 <작가의 신념>에서 했다던 유명한 말을 해 주고 싶다.  "문학에 예술만 있고 기술이 없다면 개인적인 일일뿐이다. 반면에 기술과 예술이 없다면 그것은 밥벌이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글 쓰는 작가가 어려운지도 모르겠다. 둘 중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데 이것을 다 갖추고 글을 쓰기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그런데 이 둘을 갖추려면 돌아가신 이윤기 님 말씀 말마따나, 거울이 어떠네, 저떠네 잔말하지 말고 쓰라고 하셨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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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6 2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6-10-17 13:31   좋아요 1 | URL
그렇죠. 근데 기왕이면 도리를 다하는 작가였으면 좋겠다는 거죠.ㅎ

hnine 2016-10-17 0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고민을 하시니 stella님 작가 맞으시네요 ^^
저는 장강명 작가의 책을 단 한권도 안 읽은 사람으로서 잘은 모르겠지만 저런 배짱은 최소한 그는 생계를 온전히 책임지고 있는 생계형 작가는 아니지 않을까? 추측만 해볼 뿐입니다. 글써서 밥 벌어먹고 살아야 한다는 상황이 작가에게 어떤 때는 독으로도 작용하지만 또 어떤 때는 그것만큼 절실한게 없으니 약으로도 작용하는 것 같아요.

stella.K 2016-10-17 13:36   좋아요 0 | URL
생계형 작가가 나중에 크게 되잖아요.
예를 들면, 도스토옙스키나 발자크 같은 사람. 빚 갚으려고.
등 따숩고, 배 부르면 글 안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저만해도 욕심없이 끼니 안 굶고 살만하니까 안 쓰잖아요.
적어도 내 안에 늙지 않은 괴물이 있어 그것에 잡혀 먹히지 않기 위해
글을 쓴다는 박범신 작가의 이유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말입니다.ㅎㅎ

페크pek0501 2016-10-17 14: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는 바로는 글쓰기로 성공하려면 재능 이외에 필요한 게 바로 절실함과 두꺼운 얼굴이 아닐까 해요.
글쓰기가 아니면 다른 건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는 절실함. 오로지 글만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절심함. 글밖에 할 게 없다는 절실함.
그리고 얼굴이 두꺼워야 해요. 창피함을 감내할 수 있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두꺼운 얼굴.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고도 뻔뻔할 수 있는 것.

글쓰기가 아니어도 살만 하다면, 창피함을 감내하는 게 싫다면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다는 것. 제 생각이에요.

이런 댓글 쓰면서 저를 돌아보게 되네요...

stella.K 2016-10-17 14:16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근데 전 이게 아직 부족한 것 같더라구요.
글을 쓰고 싶긴한데 절실할 정도는 아닌가 봐요.
이렇게 댓글 놀이가 좋고, 서재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게 좋을 걸 보면...ㅠㅠ
 

오늘 방문자수 116

 

서재방문자수 100 넘겨 보기는 얼마만인가...?

한창 잘 나갈 땐 못해도 100대에서 200대 사이를 넘나들 때도

수두룩 빡빡했었는데...

내 책 나왔을 때도 이 정도 수치는 있지도 않았다.

하도 수치가  낮아, 차라 마!  해서 서재지수 감추기 했다.

서재지수가 뭐 대순가?

그냥 옛날 생각해서 한 번 캡쳐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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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엄마 2016-10-15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서재 15위까지 찍은 적 있는데 그 때도 서재 방문자수가 5이하였습니다.
북플 덕분에 순위가 괜찮았나봐요.
캡쳐가 보이지 않아요.

stella.K 2016-10-15 19:41   좋아요 1 | URL
지금은 보이십니까? 고쳐 썼는데...

저도 한 자리 수 기록할 때도 있었어요.
그러니까 서재질 할 맛이 안 나더군요.
폭파시킬까 그런 생각도 솔직히 했었다는...ㅋ
근데 다 들 그러던데요? 북풀 때문에 방문자수 내려갔다고.
숫자가 별건가 싶다가도 아니고.
신경 쓰기 싫어서 치워버렸습니다.ㅠ

책한엄마 2016-10-15 19:43   좋아요 0 | URL
서재에 가야 보이나봐요.
북플로 자주 보고 있는데 그 숫자는 안 치나봐요.책 꼭 읽어보겠습니다.^^

stella.K 2016-10-15 19:47   좋아요 1 | URL
아, 그렇습니다.
알라딘 서재 가면 볼 수가 있죠. 저만...
저는 제 서재에서 안 보인다는 줄 알고.ㅋㅋ

아유, 저야 봐 주시면 더 없는 영광이지만
꿀꿀이님 실망시켜 드리는 건 아닐지 걱정되네요.ㅠ^^

saint236 2016-10-15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요즘 알라딘 서재에서 OB들이 많이 안 보이십니다. 다들 바쁘게 살고 계신지..

stella.K 2016-10-16 12:3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래도 세인트님 아직도 건재하시네요. 반갑습니다.
옛날 추억이 방울방울 합니다.^^

시이소오 2016-10-15 2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 5년전 글들 보면 좋아요 수가 100을 넘어가던데 요즘 좋아요 백 넘어가는 글 없지 않나요?

예전보다 독서인구 자체가 줄어든것 같아요 ^^

stella.K 2016-10-16 12:41   좋아요 0 | URL
헉, 갸웃~ 좋아요 수가 100을 넘어 가는 글도 있었나요?
가끔은 있는 것 같긴한데 웬만해서 그런 일 별로 없는 것 같은데...
방문자 수 말씀하시는 거 아닌가요?ㅠ

요즘엔 여기저기 이색카페 겸 서점이 많이 생겼잖아요.
그에 따라 앞으로 올라가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참, 시이소오님도 카페겸 서점 열어 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잘하실 것 같은데...ㅋㅋ

시이소오 2016-10-16 12:47   좋아요 0 | URL
로쟈님 글들 보니 그렇던데요. 요즘은 50찍기도 힘든듯. 카페겸 서점 로망입니다. 돈이 없어서 ㅋ

stella.K 2016-10-16 12:49   좋아요 0 | URL
헉, 방금 시이소오님 북플 보고 왔는데...ㅎㅎ
아하, 로쟈님 글은 그럴만하죠.

사람 일은 모르는 겁니다. 로망이라도 가지고 계십시오.ㅋㅋ

페크pek0501 2016-10-16 14: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하~~
어떤 기분일지 알 것 같아요. 요즘 제 서재야말로 창피해 할 수준의 방문자 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저는 그대로 놔 둡니다.
어떤 때 밤 12시 넘어 들어가 보면 방문자가 저 혼자 1명인 적도 있는데 웃고 맙니다.
인터넷에 글을 올린다는 것은 스스로 창피함을 감수하는 일이라는 걸 상기합니다. ㅋ

스텔라 님 서재는 예전에 정말 방문자가 많았지요...



stella.K 2016-10-16 15:53   좋아요 0 | URL
헉, 그런 말이 있었습니까?
그럼 저도 놔둘 걸 그랬나요?ㅎㅎ
저는 대신 무플 페이퍼 그냥 놔두니까 그걸로 대신할래요.
그도 없애보니까 없어도 크게 아쉬울 게 없더라구요.
솔직히 무플 페이퍼도 견디는 중이거든요.ㅋㅋ

페크pek0501 2016-10-17 13:53   좋아요 0 | URL
스텔라 님, 아이 웃겨라... 키득키득...
무플 페이퍼를 견디는 중이라시니... 전 몰랐네요. 사람들은 그런 것에 관심 갖지 않을 걸요. 님이 글을 자주 올리는 것, 어떤 글이 추천 수가 높나에 관심이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무플이 생기면 제가 메우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혹시 무플을 못 보면 저에게 귀띔을 하세요. 비밀 댓글로 말이죠. 그럼 당장 달려와서 댓글을 달겠습니다. 그게 뭐 어려운 일이라고요... ㅋ
이런 저도 제 글이 무플인 걸 보면 신경이 쓰이긴 하더라고요. 그러다가 누군가가 첫 댓글을 달아 주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ㅋ

우리는 분명히 어려운 일을 하고 있어요.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일 말입니다.
파이팅, 하자고요...

stella.K 2016-10-17 13:58   좋아요 0 | URL
아유, 웬걸요...
전 오래 전부터 언니 덕을 많이 본 사람입니다.
무플이 될 뻔한 글 언니가 첫 댓글 많이 달아주셨잖아요.
그 은혜 잊었으면 사람도 아닙니다.ㅋ
신경 쓰시 마셔요.^^
 

노안이 온 것 같다. 언제부터인지 정확히 잘 모르겠지만 최근 2, 3년 내에 내 눈은 급격히 나빠진 것 같다. 안경을 맞춰야 할 것 같긴한데 이것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중이다. 몇년 전 어느 책에서, 중국의 어느 석학은 책이 온통 집을 점령한 상태에서 이젠 주방까지 점령했다며, 하루종일 그야말로 해가 떨어져 깜깜해질 때까지 책을 읽는다고 했다. 그런데 얼마나 열심히 읽는지 전깃불을 켤 새도 없이 읽는다는 것.

 

모르긴 해도 이 사람도 노안은 언제부턴가 왔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 눈을 생각해서 아니 집안이 깜깜하니 불을 켜야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도 꼼짝도 안하고 읽는단다. 그러고 보면 책 읽는 눈은 따로 있는 것은 아닐지.

 

물론 그 중국 석학 정도는 아니지만 나도 책을 좋아하니 다른 것은 몰라도 책 읽는 눈만큼은 안경 안 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만일 그래주기만 한다면 안경은 포기하고 살아도 될 것만 같다. 안경을 그토록 쓰고 싶어했던 때도 있었는데 막상 그때가 오니 쓰기가 싫은 건 뭐 때문일까? 안경을 쓴다고 해서 침침했던 눈이 얼마나 밝아질지 알 수도 없는 일이고.

 

노비문장이란 말이 있단다. 노안 이후 비로소 보이는 문장을 일컫는 말이란다. 뭔가 심오해 보인다. 노안 이후에 보이는 문장이라!  꼭 나를 두고 하는 말 같기도 하고. 그런데 이게  발견한 건지 아니면 아직 발견하지 못한 건지 그것을 알 수가 없다. 분명 어제도 읽고 있는 책 마음에 드는 문장이 있어 줄을 치긴 했는데, 노안이어서 줄을 친 건지 아니면 늘상 그래왔으니까 친 건지 알 수가 없다. 어쨌든 노안은 슬프나 나도 언젠가 노비문장 하나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아 뭔가의 희망이 생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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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0-13 16: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눈이 구백냥이라고 하잖아요..사진 찍을 때 워낙 빛도 많이 봐서인지..점점 나빠집니다. 더 악화되지 않게 해야됩니다.오래 오래 책볼 수 있을려면요...

stella.K 2016-10-13 16:14   좋아요 1 | URL
아, 맞아요. 눈이 구백냥!
작년인가, 올초에 눈에 좋다는 약 4개월 정도
먹은 것 같은데 별로 좋은 줄 모르겠더군요.
누구는 효과 있다고 그러고.
눈 좋을 땐 몰랐는데 정말 아쉬운 것 같아요.ㅠ

cyrus 2016-10-13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진짜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개 시력이 나쁜 것 같아요. 독서에 대한 애정이 너무 강하면 보르헤스처럼 실명이 이를 수도 있고요. 나이 들어서도 책을 읽으려면 일단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줄여야겠어요. 스마트폰을 오래 들여다보고, 책을 읽으면 눈이 금방 피곤하게 느껴져요.

stella.K 2016-10-13 16:44   좋아요 0 | URL
맞아. 스마트폰은 눈과는 상극이라더군.
자주 먼곳을 바라봐 주고,
창문 같은 사각의 꼭지점을 5분 동안 바라 보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하더군.

cyrus 2016-10-13 16:48   좋아요 1 | URL
저는 버스 타면 스마트폰을 보지 않고, 창문 밖을 바라봐요. 옆 사람 스마트폰을 보는 모습을 봤는데, 고개가 항상 아래로 고정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거북목이 되기 싫어서 스마트폰을 가방 안에 넣고, 일부러 꺼내지 않아요. 연락이 올 때면 폰을 꺼내요. ^^

stella.K 2016-10-13 16:55   좋아요 0 | URL
거 잘하는 거네.
버스를 타면 창밖을 바라봐 주고,
지하철을 타면 사람 구경하거나
그때만큼은 눈을 감고 눈을 쉬게 해 줘야지
진짜 어딜가나 똑같은 자세를 하고 있는 걸 보면
좀 질리더라구. 사람이 하고 많은 자세 중 저것 밖에 없나 싶어서.ㅠ

기억의집 2016-10-13 16: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노안 올까봐 지금 아사히베리나 블랙베리 먹어요. 전 빵종류는 아침식사로 잘 안 먹는데 요즘은 코스트코에서 파는 호밀빵 사서 한두개 구워서 쨈 발라 먹어요. 진짜 눈에 신경 많이 쓰여요. 근데 중국 석학은 대단하네요. 아침부터 저녁까지라니. 전 요즘 게임하느냐 정신 없는데

stella.K 2016-10-13 16:52   좋아요 0 | URL
사람 저마다 잘 보는 눈이 있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실수로 음식물에 들어간 머리카락을 잘 보죠.
울엄마 같은 경우엔 눈이 그렇게 나빠도 안경 안 쓰고도
바늘귀에 실 잘 걸어요.ㅎ

근데 그 석학이 누군지 그게 기억에 없어요.
하긴 뭐 우리나라엔 별로 안 알려져서
더 더욱 기억 못하는 걸 꺼예요.

yureka01 2016-10-13 17: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yrus님 말씀대로 스마트폰이 눈에 너무 않 좋은 이유가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들고 있으면 떨리거든요. 화면이 고정되지 않아서 눈의 촛점이 계속 따라 다녀야 합니다..수정체가 계속 두께를 조절해야하구요..아주 피곤해지거든요..이걸 몇시간 몇달 몇년..하다보면 시력이 장사라도 나빠질 수 밖에 없어요..가급적 멀리 보고 눈의 긴장을 풀어줘야 하거든요..tv moniter등 각종 디스플레이 화면들이 계속 껌뻑이거든요..그래서 좋은 모니터는 껌뻑임 수치가 굉장히 높은것들입니다. 이런 디스플레이들이 눈시력 까먹는데 일등 공신들입니다.ㄷㄷㄷㄷ

stella.K 2016-10-13 17:50   좋아요 0 | URL
아, 그런 단점이 있군요. 게다가 버스 자체도 조금씩 흔들리지나요.
예전에 저도 버스안에서 책 좀 읽어 볼까 하다가 토할 것 같아 중단한 적이
있습니다. 그후로 절대로 안 본다는...
저는 요즘 책 보다 컴퓨터가 그나마 보기가 차라리 나아졌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디스플레이 화면이란 게 여러 빛을 반사하니까 그런 거 아닌가요?
근데 컴에서 글씨를 읽는 건 그런 깜빡거림이 거의 없으니까.
그래서 크레마를 사 볼까 그런 생각도 하는데
책 모으는 맛과 책장 넘기는 맛은 역시 종이책 아닌가요?ㅎ

Conan 2016-10-13 17: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3년전에 노안이 왔습니다.ㅠㅠ
노안안경도 두번째 바꿨구요~ 근데 신기한건 안경 벗고보면 눈앞의 책은 잘 보입니다. 고개를 들면 하나도 안보이는게 단점이긴 합니다....

stella.K 2016-10-13 18:08   좋아요 0 | URL
오, 그렇군요! 저도 바로 그점을 노리고 있습니다.
대신 예전엔 누워서도 책을 곧잘 봤는데
지금은 거의 못 보고 있다는 거죠.
독서대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건 장단점이 있더군요.
고개나 눈은 그나마 편하긴 한데 걸개로 일일이 걸어 줘야하고
책 넘김도 편하진 않더군요.
어느 새 책을 들고 읽는 자 자신을 발견할 때도 많죠.ㅠㅋ

Conan 2016-10-13 18: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 공감입니다. 저도 안쓰던 독서대도 쓰고 책을 눈에 가깝게 놓고 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0-15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 님 오늘 시간 되시면 한잔 하시죠. 마침 6시에 종로3가에서 모 알라디너와 한잔 하려 하는데 시간 되시면 참석을....

stella.K 2016-10-15 19:06   좋아요 0 | URL
아유, 그걸 16시 11분에 말씀하시면 어쩝니까.
아쉽습니다. ㅠ
근데 알았어도 못 나갔을 것입니다.
토요일 날 약속 없는 편이긴데
오늘도 나갔다 들어왔고 다음 주에도 연속해서 잡힌지라...
지금쯤 모알라디너와 좋은 시간 보내고 계시겠군요.^^

북프리쿠키 2016-10-15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라식수술을 하고 나서부터
노안이 온 듯합니다.
고장나고 정비해야 될 부분들이
하나둘씩 늘기 시작하네요.

늙어가는 건
서럽습니다ㅎㅎ

stella.K 2016-10-15 18:37   좋아요 0 | URL
ㅎㅎ 모르긴 해도 쿠키님은 저 보다 연배가 아래실 것 같은데
벌써 늙어 가는 것에 대한 서러움을...?ㅋㅋ
하긴, 30대 후반 정도가 되면 자신이 더 이상 젊다는 느낌을
못 갖게 되는 것 같아요.
근데 인생은 60부터라지 않습니까?
요즘엔 건강 기능 식품도 잘 나와 있고,
무엇보다 잘 자고 잘 먹기만 해도 나이 보다 젊게 살 수 있습니다.
저만해도 제 나이로 안 봅니다.
늙는 거 서러워 하지 마시고 나이 보다 젊게 사는 방법을 강구해 보시길
적극 추천드립니다.^^
 
나를 찾아줘 : 일반판
데이빗 핀처 감독, 벤 애플렉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데이빗 핀처 감독은 일단 기본은 하는 감독이라 그의 어떤 작품을 선택해도 후회하는 일은 거의 없다. 이 작품도 그랬다. 단지 인간의 이상 심리를 그로테스크하게 표현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호불호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이 겉으로 던지는 메시지는, 남자들이여, 결혼해서 바람 피우는 걸 대수롭게 여기지 말아라. 나중에 큰코 닥칠 날 있다. 뭐 대충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지능적이기는 남자 보다 여자가 한 수 위 아닌가? 오죽했으면 여자가 한을 품으면 여름에도 서리리 내린다고 했을까. 진짜 여자 주인공 으시시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자들이 이러지는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부부들이 사랑이 식어지면 이혼해버리고 말지. 그래서 결혼은 이 시대에 낡고, 거추장스러우며, 비인기 종목의 장사인지도 모르겠다.  

 

대다수가 이런 생각을 하지만 또 이런 옳은 생각은 아니라는 것에 동의할 것이다. 왜 결혼은 푸대접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 하나님은 인간의 결혼을 신성한 것으로 규정하셨다. 얼마 전, 누가 그런 말을 했다. 결혼은 행복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고. 행복하기 위해 하는 거라면 십중팔구는 행복하지 않을 것이고, 결혼은 둘의 온전한 연합이라고. 그것을 알아야 행복해진다고. 과연 그렇겠다 싶다. 결혼은 이미지가 아닌데 사람들은 자꾸 영화 같을 거란 환상을 갖는 것 같다. 환상이 크면 클수록 실망도 크다. 

 

이미지란 말이 나와서 말인데, 이 영화는 그렇게 단순하게 앞서 말한 교훈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이 영화에서 더 주목해서 봐야하는 건, 우리가 이미지 또는 조작된 언론에 얼마나 속고 있는가를 여지없이 보여 주기도 한다. 그것을 적극적으로 또 대범하게 이용했던 게 주인공 에이미이기도 하다. 또 오늘 날 어떤 식의 싸움도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지 않는싸움은 없다. 그러니 누가 진실을 얘기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미국은 누가 실종되면 그렇게 영화에서와 같이 방송에도 나가고, 실시간 상황들을 보도하며, 여론을 형성하고 그러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대통령 선거 모습과 크게 다를바가 없어 보인다. 그 나라의 낙천성을 반영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영화는 그다지 우리 실정엔 맞아 보이지 않는다. 하긴 미국은 부부 중심이겠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가 못하다. 우리나라는 둘은 그럭저럭 살만한데 늘 그 주변사람이 문제다.

 

이를테면 시랜드나 처랜드 사람들 말이다. 며칠 전, 알고 지내는 지인 한 분이 평소 수수하고 고상해서 결혼생활을 잘 하고 계신 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무슨 말 끝에 시댁 얘기를 하는데, 나는 그분이 그렇게까지 시댁으로부터 고통을 받고 사는 줄은 몰랐다. 그 고상한 입에서 욕이 떠나지 않으며 누가 자신의 시어머니를 경찰에 신고 해 주던가, 손에 칼이라도 쥐어 있다면 찌를 것만 같다고 하는 것이다. 그때 난 엄마의 지난했던 과거의 시집살이가 생각났고, 이건 그 보다 더한 리얼 드라마란 생각이 들었다. 잠재적 가해자란 말이 있는데 이건 꼭 남성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이럴 경우는 피동형 잠재적 가해자라고 해야하는 걸까?

 

물론 그렇다고 그 상황을 너무 심각하게 볼 건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얘기할 정도라면 그건 수다로 푸는 것일 게다. 우리네 아낙들이 할 수 있는 건 고작 그것 아니겠는가.

 

이럴 때 가장 이상적인 건 부부가 이민을 가는 것이다. 그래서 나의 막내 작은 아버지는 결혼한지 10년이 채 되기도 전에 미국으로 일찌감치 이민을 가 부인을 시댁의 고통으로부터 지켜 주었다(이런 남자는 평생 업어주고 살 것 같다). 하긴 나의 막내 작은 엄마는 한국에 있을 때도 그다지 어려움이 없었다. 고통은 맏며느리였던 울엄마가 거의 다 받았지. 동서들이야 엄마의 고통을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정도였지 크게 어려운 건 없었다. 그분도 그랬다. 하필 맏며느리로 들어가 그런 고통을 당하고 사는 건지. 이런 것들을 오버랩 하면서 감독이 언젠가 우리나라 결혼 실태를 좀 알고 이런 영화를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했다. 

 

그런데 감독이 여성 관객을 의식했을까?  남편 역시 여론을 이용해 반전을 꽤 하지만 실패한다. 그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바람 핀 주제에 반전에 성공하면 진상으로 찍힐 것이 아닌가. 앞서도 말하지 않았는가? 바람 피면 큰코 다치는 영화라고. 그런데 여자도 참 그렇긴 하다. 승률을 잡기위해 결혼하는 거 맞는 건가? 난 이 영화가 역으로 결혼은 멍청한 사람과 하는 것이 좋다고 보여질까 봐 그것도 좀 껄끄럽다. 누구도 결혼을 좋은 사람과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전에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야 한다는 전제가 있지 않으면 안 된다. 모르긴 해도 영화속 부부 특히 멍청한 남편 이것을 깨닫지 않으면 평화는 없을 것이며 평생 이 무서운 여자의 노예가 되어 살 것이다. 뭐든 무임승차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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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10-12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영화를 즐겨 보시는군요..

stella.K 2016-10-12 19:18   좋아요 0 | URL
네. 혼자라도 열심히 봐야죠.ㅠㅠㅠㅠㅋㅋ

사실 좀 쉬었다 보려고 했는데 CGV에서 마침 하더라구요.
찜한 영화였거든요. 도대체 어떤 영환가 궁금했어요.
제 취향은 아니지만 나름 잘 만들었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10-12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 영화 개봉한 지가 언제인데.. 개봉을 하나요 ?

stella.K 2016-10-12 19:21   좋아요 0 | URL
ㅎㅎ 아뇨. 케이블 채널요!
요즘 하더라구요. 한동안 틀어 줄 걸요?
안 보셨으면 보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10-12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ㅋㅋ

2016-10-12 1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2 2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6-10-12 19: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젊은 시절 조강지처 버리고 첩실하고 살다가 늙어 힘빠지고 돈떨어지면 다시 조강치처 찾아오는 남자...제일 찌질한 세끼라고 명명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0-12 20:18   좋아요 1 | URL
시발놈이죠, 이걸 받아주는 조강지처도 시발놈이란 생각이 드2니다..

stella.K 2016-10-13 13:31   좋아요 0 | URL
그니까요. 남자들 조강지처 컴플렉스 있다니깐요.
물론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여자에겐 기본적으로 모성애가 다 있다고 믿는 것 같아요.
엄마는 자식이 무슨 짓을 해도 다 받아 줄거라고 생각하잖아요.
이를테면 자기 와이프도 그럴 거라고 믿고 싶은 거겠죠.
아니면 엄마에게 돌아갈 텐데 그때가 되면 엄마는 없거나
힘없는 노인이 되어 있으니까...
그런 남자들 대책없죠.

기억의집 2016-10-13 0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차라리 이혼을 하지. 참 아이러니한게 미국이나 유럽같은 서구나라는 가정이 안정되어야한다며 퇴근도 이르고 가정적이니 뭐니 떠들어되면서 이혼도 아주 일상적이더라구요. 요즘 우연히 베른트 하인리히나 여러 학자들 책 읽는데... 전처가 어쩌니 저쩌니.. 하아~ 우린 너무 지지고 볶고 사나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얘넨 이혼하고 재혼하고 삼혼하고 아주 아무렇지도 않게 글에 쓰더라구요. 우리만 조강지처에 목 메는거 같아요~ 울 아들이 이 책 사 달라하는데 구매할까 고민중이에요. 영화는 재밌다고 책 읽고 싶어 하네요~

stella.K 2016-10-13 13:37   좋아요 0 | URL
걔네들은 개인주의고 실존적이라 그런가 봐요.
제목도 그렇잖아요.
나를 찾아 달라고. 더 이상 이 결혼에서 자신을 찾을 수 없으면
이 사람, 저 사람 자기 좋은대로 옮겨다니나 보죠.
나를 내가 찾지 않으면 누구에게서 찾겠어요?

스릴러물 좋아하면 책도 관심있을 것 같긴해요..
저도 책으로는 어떨까 궁금하긴 한데
미국 상황이고, 스릴러물을 저는 읽어왔던 게 아니라 생각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