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 : 초회 한정판 (2disc)
이준익, 박정민 외 / 아트서비스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이 영화를 두 번 내리 보았다. 나는 왜 개봉했을 때 왜 혼자 개봉관에 가서 보지 못했을까? 후회가 들 정도다. 가끔 그럴 때 있지 않나, 무슨 영화 한 편 보고 센티해지고 싶을 때. 하도 우울증이 난무한 시대라 꼭 멀쩡한 사람의 기분까지 일부러 망가트릴 필요 있겠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내가 말하는 바가 뭔지 알 것이다. 그냥 좋은 영화 한 편 보고 마음을 정화하고 싶은 것이다. 그럴 때 딱 보기 좋은 영화다. 늦게 찾아 본 것도 잘못이긴 하지만, 아마도 개봉관에서 혼자 봤더라면 극장을 나와 한없이 길을 걸었을 것이다. 어딘지 목적도 없이 그냥 상념에 젖어서. 그러리만치 좋은 영화다.

  

                        

  

 

책과 작가에 대한 동경을 버리지 못한 사람이라면 영화가 보여주는 미장센만으로도 충분히 빠져들 것 같다. 특히 방 바깥에서 일가친척들이 무엇을 하던 지간에 개의치 않고 그림 같이 앉아 책만 읽는 동주를 보면 새삼 그의 시대와 지금의 시대가 너무 많이 다르다는 걸 절감한다. 무엇보다 그의 시대는 결핍의 시대고, 지금은 풍요의 시대다. 그 시절 들을만한 라디오가 있었겠는가? 볼만한 TV나 영화가 있었겠는가? 소일할 수 있었던 건 오로지 책뿐이 없었을 것이다. 책조차도 흔한 시대가 아니었으니 마음만 먹으면 당시 알려진 유명한 책들은 거의 다 섭렵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지금은 그때 보다 규모 면에서 몇 배는 더 많이 책이 쏟아져 나오지만 읽지 않는다.

 

또 다른 것이 있다면 고등학생이다. 요즘의 고등학생과는 참 많이 다르다 싶다. 80년 대 이념의 시대 때 대학생들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암튼 성숙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시대는 부모가 대학은 고사하고 고등학교를 무사히 졸업시켜 주는 것만으로도 부모노릇 거의 다했다고 생각하던 시절 아니었겠는가. 지금의 응석받이 고등학생과 비교할 일이 못 된다.

 

물론 설정이겠지만, 그때의 고등학생들은 자기 진로가 확실해 보인다. 선생님이 졸업을 하면 무엇을 할 거냐고 묻자, 한 학생은 춘원 이광수의 <>을 읽고 감명을 받아 평양 숭실대 농업과를 가겠노라고 말한다. 그러나 선생은 단호하게 말한다. 춘원 이광수는 민족을 저버린 반역자라고. 나라가 망하면 개인은 오히려 확실해 지는가 보다. 나라의 장래가 보이지 않는데 개인은 어쩌면 그리도 나가야할 바들과 해야 할 바들이 훤히 보일 수 있단 말인가. 그게 그 시대 민족교육의 힘이었는지도 모른다.

 

춘원 이광수 말이 나와서 말인데, 같은 건 아니겠지만, 최근까지 표절에 성추문까지 리스트에 올라있는 작가들이 앞으로 50년 후나 100년 후쯤 어떤 평가를 받을까 싶기도 했다. 사람의 행위야 잘못한 것은 잘못한 거고, 지금의 우리가 춘원 이광수 대해 보는 시각 비슷하거나 아니면 그 보다 낮게 평가하게 되지 않을까? 우리가 이광수의 문학성은 인정하지만 차마 그를 존경한다고까지는 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글 하나 잘 쓰기는 얼마나 어려운가? 하지만 존경 받는 작가가 되기는 더더욱 어렵다는 걸 그 시대나 이 시대나 똑같아 보이는 것 같다.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아무래도 윤동주와 그의 고종사촌이라는 송몽규의 대비가 아닐까 한다. 서로 성격도 다르고, 가는 길도 다르다. 같다면 죽음이 같을 뿐이다. 동주는 평생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살았다. 그는 시인이란 슬픈 천명을 가졌다며,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쓰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그것은 아마도 그가 조용하면서도 자의식이 강한 때문이고, 그의 사촌 몽규와 매사 비교가 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혁명가 기질이 다분한 몽규는 동주 보다 공부도 잘해 열등감을 자극했고, 김구도 인정하는 투사요 행동파였다. 그에 비하면 그는 우유부단하고 문학에 자신을 숨는다고 오해나 받고 있다. 그렇지 않다고 반항하면 매사 그 보다 대범한 몽규는 알았다며 싸우지 않고 넓은 아량으로 동주를 포용한다. 차라리 치열하게 싸우면 열패감이 덜할지도 모른다. 몽규는 동주를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그의 혁명 과업에서 번번이 제외시키는데 그건 또 동주에겐 얼마나 자존심 상하는 일이 되었을까. 대신 그는 그걸 시로 풀어낼 뿐이다. 여기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건, 시 즉 문학이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느냐는 거다. 오늘날 문학은 영화와 TV, 그밖에 여러 잡다한 것에 자리를 내준 느낌이다. 문학이 구원을 얘기하려면 성스럽고 고귀하기도 해야 할 것 같은데 후대의 작가들에 의해 오히려 그것을 거부한 것처럼도 보인다. 그렇다면 문학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문학이 우리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뭐냐고 묻고 싶을 정도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동주에게 있어서 책을 읽고 시를 짓지 않았으면 그는 온전히 그 자신으로 살 수 없었을 것이다. 그는 문학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다. 아무도 시를 쓰지 않는다고 했던 그 시대에. 그 시대에 시는 그에게 아무 것도 해 주지 않았다. 부모조차도 아들이 문학의 길을 가지 말고 의사가 되어주길 바랐다. 하지만 그러기는 이 시대도 마찬가지 아닌가. 아니 오히려 이 시대는 시를 쓰는 사람은 많은데 읽는 사람은 없다고 하는 시대다. 서로 양상은 다르지만 불균형의 시대인 것만큼은 같다. 하지만 그는 누가 뭐라고 하던 지간에 시로 자의식을 표현해 왔고, 시대를 대변해 왔다. 시가 그였고, 그가 곧 시다. 이제 누구도 그를 시인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마침내 시 즉 문학은 그에게 구원을 허락한 것이다.

 

시가 문학이 우리에게 무엇을 해 주었냐고, 무엇을 줄 수 있냐고 묻지 말아야 한다. 무엇으로 자신의 구원을 삼던 그것 또한 마찬가지다. 무슨 일을 하든지 우리 당대뿐만이 아니라 후대의 사람에게도 전수해 주려면 그걸 잘 가꿔야 한다. 그것이 동주 자신이 볼 땐 몽규 보다 못한 일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 시대나 오늘날이나 제 3 자인 독자들이 볼 땐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토록이나 명징하고 쓸쓸한 시를 그가 쓰지 않았더라면 우린 어디서 시가 주는 참된 위로를 받을 수 있겠는가.

 

중간 중간 흐르는 그의 시가 지금도 귓가를 맴돈다. 감독이 왜 흑백필름으로 했는지 알 것도 같다. 하지만 윤동주 그의 쓸쓸한 영혼을 표현하기엔 다소 미흡해 보이기도 한다. 잡지 편집 회의 때 바닥에 펴 놓은 평상엔 호롱불을 켜놨으면서 방 한쪽 구석에 켜 놓은 전기스탠드나 몽규가 차던 가죽 손목시계, 그와 동주가 배를 기다리며 입었던 겨울 코트 등이 시대와 맞지 않게 너무 세련됐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는 이준익 감독의 결코 고급지지 않은 정서를 좋아한다. 동주 역에 강하늘을, 몽규 역에 박정민을 캐스팅한 건 일단 적절해 보인다. 특히 나는 강하늘을 좋아하는데 그의 반듯한 이미지가 동주 역을 맡기에 결코 부족해 보이지 않는다. 박정민은 아직 이렇다하게 확 끌리는 건 아니지만 점점 좋아지고 지켜보고 싶은 배우다.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다시 한 번 또 돌려서 보았다. 아직 다 보지는 못했는데, 영화를 보는 동안 내 인생의 영화 리스트에 포함시켰다. 언제 다시 보아도 좋아할 것 같다. 이 영화를 보고 윤동주의 전기 소설이나 평전을 사 봤다는 사람이 의외로 많았다. 나 역시 그런 충동을 느꼈다. 조만간 전기 소설이든 평전이든 사 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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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1 16: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6-11-21 18:23   좋아요 0 | URL
^^

기억의집 2016-11-21 16: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를 보고 정처없이 걷고 싶은 영화라니. 저는 아직 이 영화는 안 봤어요. 사도는 극장 가서 봤는데. 작은애가 엄마 우리 이 영화 보러 오자 했는데 흑백영화라 낯설더라구요 이상하죠. 전 흑백영화를 본 세대임에도 흑백이 낯설다니.

일제 시대의 작가들을 그다지 존경하지 않는 것이 작품만이 남지는 않아서 그런 거 봅니다. 부역자! 아마 현재 말 많은 작가들에 대한 평가도 사생활과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을 것 같아요.


윤동주 시집붐이 이 영화 덕이었잖아요~

stella.K 2016-11-21 18:12   좋아요 1 | URL
엇, <사도>가 흑백 필름이었나요? 저는 칼라로 본 것 같은데...
그 영화는 좀 처절하죠. 이 영화는 뭐랄까...
진짜 뭐라 말을 할 수가 없네요.ㅠ
이 정도로도 만족은 하는데 이왕 쓸쓸한 거 더 좀 멜랑꼴리해도
되지 않았을까 그런 아쉬움도 남고.
어쨌든 빨리 책을 사 보고 싶다는 충동이 마구 생겨요.

정말 글 하나 잘 쓰는 것도 어렸지만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인격이 받혀줘야 하지 않을까 해요.

기억의집 2016-11-21 19:16   좋아요 0 | URL
글을 정확하게 안 썼어요. 사도 볼 때 윤동주의 저 영화 광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울 작은애가 보러 가자고 한 건데 저는 광고보면서 흑백이라 망설였어요!

stella.K 2016-11-22 13:25   좋아요 0 | URL
흑백이 좀 낮설긴 하죠.
근데 옛날 향수 생각해서 아주 드물게
흑백으로 찍는 영화도 있는 것 같더라구요.
몇년 전에 무슨 미국 영화 흑백으로 찍은 거
있는데 제목이 생각이 안 나네요.
암튼 감독이 그 영화에서 착안한 것 같기도 해요.

cyrus 2016-11-21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917년 12월 30일 윤동주가 태어난 날이에요. 내년에도 윤동주의 해입니다.

stella.K 2016-11-21 18:14   좋아요 0 | URL
헉, 그럼 100년인가, 110년인가?
암튼 그의 영혼을 사랑하지 않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ㅠㅠ

북프리쿠키 2016-11-21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약 다시 나라를 뺏긴다면 다시 독립운동을 할 수 있을까. 총과 폭탄을 들고 하는 것만이 독립운동이 아니다. 독립군을 하루 재워주고 밥 한 끼 대접하는 것도 독립운동이고 윤동주처럼 부끄러운 마음으로 참회하며 독립을 기다리는 마음 역시 독립운동일 것˝이라고 무한도전에서 설민석 선생이 말했죠.

저도 영화관에서 밤 늦게 봤는데요.
흑백과 어우러진 중간중간의 시 낭송이 마음을 쓸쓸하게 하더군요.
특히나 이 영화를 통해 송몽규라는 매력적인 인물을 알게 된 것과
당대의 거장 정지용 선생도 반가웠구요.ㅎㅎㅎ
춘원 이광수 선생은 뭐랄까..
공과를 논하기 전에 제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친일행위에 대한 내용자체가 공론의 장에 없었다는..
억울하고 분할 뿐입니다.

* 염치(廉恥) :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감정이겠죠?
현 시국에 ‘염치‘따위는 바라지도 않겠지만 말입니다

stella.K 2016-11-21 18:19   좋아요 1 | URL
맞아요. 윤동주도 윤동주지만 송몽규가 이 영화를 통해
재조명된 게 반갑더라구요. 매력적이에요.
문성근이 정지용 역으로 잠깐 나왔는데
꽤 괜찮게 나오더군요. 그 사람은 왜 연기를 안하는지 모르겠어요.
이경영이 여기저기 많이 나오는데.

이 영화 보고 막 걷고 싶지 않던가요?ㅋㅋ

Conan 2016-11-21 2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에서 송몽규의 인상이 더 강했던 기억이 납니다~

stella.K 2016-11-22 13:26   좋아요 0 | URL
이 영화는 정확히 말하면 동주와 몽규의 영화죠.ㅋ

페크pek0501 2016-11-21 2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의 시를 읽고 가슴 뭉클해졌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시인이란 말을 붙일 사람이 되는 건 아주 어려운 일 같습니다.

봐야 할 영화, 봐야 할 책이 너무 많고
할 일은 많고 시간은 없고
제 몸 에너지는 적고 그러네요.
요즘 마음과 몸이 따로 노는 느낌으로 삽니다. 하고 싶은 게 많지만 몸 생각해서 생략, 이 많아집니다.
그래도 영화를 보는 대신 이렇게 리뷰만이라도 읽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stella.K 2016-11-22 13:27   좋아요 0 | URL
ㅎㅎ 그래도 언제고 시간 한 번 내셔서 이 영화 꼭 한 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언니.^^
 

 아침에 TV를 보니, 한국에도 미슐랭 가이드가 만들어졌다는 보도가 있더라. 미슐랭 가이드는 우리가 잘 아는대로 프랑스에서 만든 세계적인 맛집 전문잡지. 거기에 한 번만 기제가 되어도 맛집으로의 끕이 달라진다고나 할까?

 

특이한 건 보통 평점을 별점 다섯 개 안에서 하곤 하는데, 미슐랭 가이드는 3개가 만점이고. 별 하나만 달아도 그 존재감을 확실히 어필할 수 있다는 것.   

 

그 프로는, 한식 차림으로 별 세 개, 두 개, 한 개짜리의 모본을 보여주는데 당연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이 아니고, 재료는 한국에서 나는 것으로 하되 듣보잡이라는 것.

 

더 놀라운 건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것. 정갈하게 차린 한상 차림이 10만, 15만원 선이다. 물론 이건 순전히 미식가를 위한 잡지니 그럴 수도 있다고 하지만, 어쩌다 만 5천원, 3만원 짜리 식사만 해도 손목이 후달리는 우리네 서민으로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다. 그러니 그런 상 받으면 SNS에 올리고 날리치지 않겠는가?

 

하지만 저 보도를 접하는 순간 그것 보다는 김영란법이 떠올랐다. 과연 저 잡지가 우리나라에서 성공을 할까?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미슐랭 가이드가 미쉐린 가이드라고 나왔다. 아무래도 영어 표기는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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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1-09 1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맛집을 차타고 많이 다니라고 ..타이어 회사에서 낸 모양입니다. 하여간 혀의 표면 감각에 따라 움직이도록하는 욕구의 지배력은 참 무섭긴해요..ㄷㄷㄷ

stella.K 2016-11-09 18:04   좋아요 0 | URL
그렇긴 하죠? 결국 선택의 문제이기도 한데
뭐 그만큼 우리나라 국력이 좋아졌다고 그렇게
자평해야죠.
예전에 하루 세끼만 꼬박 챙겨 먹어도 부자인 시절
있지 않습니까? ㄷㄷㄷ

참 저도 타이어 회사 생각했어요.ㅋㅋ
거기나온 맛집 김영란법 때문에 타격 좀 받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네요.

기억의집 2016-11-10 0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타이어 영업을 다른 지역에서도 열심히 하라고 영업사원에게 그 곳에 가면 뭐가 볼게 있는지 뭐가 맛있는지는 대한 팁을 준 책자가 저렇게 맛집이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스텔라님 말씀대로 비싸서 우리 서민은 가지도 못하는 곳 같아요. 솔직히 잡 한끼에 십만원이면... 다른 걸 사지 싶어서!!!! 집에서 김치나 밑반찬 하나 두고 먹으면 모를까. 접대에 저런 거 먹으니 김영란법 그렇게 반대 했나봐요. 갑자기 순실인 우리에게 뜯어간 돈 많아서 저런 데서 먹을 수 있겠다하는 생각이....

stella.K 2016-11-10 13:18   좋아요 0 | URL
그렇기도 했겠죠. 뭐 그게 비단 순실 씨만 있겠습니까?
일 열심히 안하고 이런데만 좋아하는 철밥통들한테도
고스란히 들어갔겠죠.

그런데 우리나라에 한끼에 15만원 하는 밥상이 있었다는 걸
별로 생각해 보지 못한 저도 좀 놀랍더라구요.ㅎ

기억의집 2016-11-10 13:20   좋아요 0 | URL
강남 양식 레스토랑은 비싸다던데요. 두 사람 먹으면 삼십 이렇게 나온대요. 그 말 듣고 진짜 놀라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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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민호 감독, 이병헌 외 출연 / 비디오가게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언제부턴가 수컷들의 영화를 보지 않는다. 뭐 이유야 빤한 거고. 그런데 이 영화는 좀 관심이 가긴 했다. 그건 내가 좋아하는 조승우가 나온다기에. 그런데도 난 이 영화를 꽤 오랫동안 보지 않고 있었다. 하다못해 지난 추석 특선으로  지상파 TV에서 방영을 했을 때도 다른 것을 보느라 기회를 놓쳤다. 그런 것으로 봐 아무리 천하의 조승우라도 이 생양아치 조폭영화는 더 이상 나의 선택을 불허하는구나 싶었다.

 

그런데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오늘은 기필코 영화를 봤다. 멋모르고 개봉 당시 짤렸다던 50분을 복원한 디 오리지널 버전으로. 잔인하기가 말도 못하고, 퇴폐적이기가 또한 하늘을 찌른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개봉판으로 볼 걸 그랬다는 생각도 든다. 

 

역시 믿고 보는 조승우이긴 하지만, 이 영화는 이병헌의 영화라는 게 중론이고 나 역시 이것을 부인할 수가 없다. 특정 배우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과 배우를 배우로서 인정하는 건 별개의 것인가 싶기도 하다. 그렇다면 요즘 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주춤한 예술인의 도덕성도 앞으로 좋은 작품을 쓰면 대중에게 인정 받을 수 있는 걸까? 하지만 그러기는 쉽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순수 예술은 특히 문학은 대중 예술과는 또 다른 차원이기도 하니까.

 

이 작품이 <미생>으로 유명한 윤태호 작가의 원작이라는 걸 잠시 잊고 있었다. 높은 작품성도 그렇지만 난 무엇보다, 이 작가가 성실하고 집요한 작가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지만 그 찰진 대사가 그냥 나올 리 없다. 그중 욕망이 작으면 행복이 더 넓어질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개소리라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 (몰디브와 모히또 이후 기억하는 유일한 대사일지도 모르겠다) 그 말은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다만 욕망의 프레임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그 말은 맞는 말일 수도 있고, 틀린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아무튼 영화는 예외없이 욕망의 끝은 파멸 또는 패가망신이라는 걸 보여준다.

 

언젠가 매스컴을 크게 강타한 정치 스캔들을 모티프로 했던 것 같다. 아니면 그 비슷한 사건들을 뭉뚱거려 그려냈거나. 참, 나향욱이가 인용해서 더 유명한 민중은 개, 돼지란 대사도 기억난다. 적어도 이 영화에서 그 대사를 썼던 건 민중이 현 시국에 대해 아무리 들끊어도 결국 얼마 지나고 나면 자기 먹고 사는 일에 바빠 다 잊는다는 의미에서 썼던 것으로 아는데, 이것을 멋지게 뒤엎어줬던 건 역시 힘없고 빽없는 검사 우장훈과 한없이 힘만 쓸 것 같은 깡패 안상구다. 그러므로 민중은 그렇게 잠시 떠들어도 좋지 않을까? 그럼 당연히 밥 먹고 살아야지 줄창 시위만 할 수도 없지 않은가. 그러다가도 민중은 정치인들이 뭔가를 잘못하면 언제든지 그들을 향하여 짖어줄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러므로 정치인들은 이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시위하는 사람들을 우습게 여기면 안될 것이다. 그들중에 우장훈이나 안상구가 없을 거라고 어떻게 장담하겠는가.   

 

정의가 홀로 정의로우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정의는 불의가 낳은 적자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같이 불의에 물리고 또 물려 분노와 복수의 칼을 갈다 결국 거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건 두 가지 뿐이다. 죽음을 선택하거나 죄값을 치르고 정의의 편에 서던가. 영화는 통쾌한 해피엔딩이다. 그래서 안상구의 승리적 패배가 더 값져 보였고. 아, 젠장, 난 분명 수컷들의 영화 좋아하지 않는데 이 영화만큼은 거부할 수가 없다. 

 

이 영화는 상당히 영리하게 잘 만든 영화다. 특히 스토리가 단연 압도적으로 좋다. 이런 영화 또는 이런 스토리가 앞으로 계속 나와준다면 세상의 부패가 좀 사라질까? 우리나라처럼 정의나 정직이란 말이 안 어울리는 나라가 또 있을까? 언론은 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연일 '성난 민심'이란 단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남발하고 있는데, 그말처럼 국민을 우민으로 만드는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국민은 성만 낼 줄 아는 군중으로 몰아가면 안 된다. 민심이 얼마나 정의를 원하는지, 자유를 원하는지 또한 정치인들의 정직을 원하는지 정치인들은 이런 영화라도 보고 좀 깨달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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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6-11-06 1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영화가 자꾸 나오고 거론되고 공유되고 그래야죠.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영화나 책은 꼭 필요하죠.
카프카가 말한, 바다를 부수는 도끼가 필요해요.

stella.K 2016-11-06 13:32   좋아요 0 | URL
맞아요. 바다를 부수는 도끼!
그런 점에서 윤태호 작가는 아주 이야기를 잘 다루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언니 혹시 이 작품 보시려거든 개봉판으로 보세요.
디 오리지널판은 아무래도 잔인하고 퇴폐적인 장면이
너무 많고 오래 나오는 것 같아 보기가 좀 괴롭습니다.
내용만 이해되면 되는 거죠.

낭만인생 2016-11-06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영화보고 지금과 너무 똑같아서 정말 놀랬습니다. 영화 평 잘 쓰시는 분들 정말 부럽습니다.

stella.K 2016-11-06 19:48   좋아요 0 | URL
아유, 안 그렇습니다. 영화 평도 도서 평하는 것하고 똑같습니다.
좋은 책 읽으면 그에 따라 얘기하고 싶은 게 많아지는 것처럼
영화도 그렇죠. 저는 그냥 생각나는대로 이것저것 써 보는 주의라
평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고...^^

반딧불,, 2016-11-09 15: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 시국에 정말 어울리는 영화에 평입니다. 공감을 열댓개 누르고 싶네요. 쉽게 읽히면서도 기억에 남는 평입니다. `수컷들의 영화` 라는 말이 눈에 확 들어오기도 합니다. 저는 그냥 잡식성이라서요ㅠ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상당히 달라지는 부분도 있구요. 이 영화는 개봉판도 상당히 잔인하고 퇴폐적이어서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상당한 수작이었구요. 최근의 영화들이 너무 남성성이 강조되는 영화들이. 남자배우들이 지나치게 많이 보이는 것이 좀 많이 아쉽습니다.
여담입니다만, 작년에 차이나타운에 나온 김혜수의 연기는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뜬금없이 무슨 말이냐면 남성적인 영화에 남성의 옷차림을 하고 남성적인(보통 생각하는 여보스지만) 역할을 했지만 너무나 여성적인 모습들도 있었다는 것이 최근에 느낀 것이거든요. 개봉했을 땐 그저 남성적으로만 보였는데 말입니다. 각설하고, 내부자들이란 영화속에서 주연 세 분의 연기는 기록에 남을 정도의 엄청난 것이지 않았나 저는 생각합니다. 책이든 영화든 무엇이든 그 속에서 어떤 감동을 줄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은 그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1인. (그렇다고 해서 이병헌의 행위가 잊혀지는가는 별개라고 생각합니다만-_-;;)

stella.K 2016-11-09 15:38   좋아요 0 | URL
반딧불님 고맙습니다.
이 영화는 수컷들의 영화여도 정말 인상적인 영화입니다.
저도 <차이나타운> 봤는데 그건 여성 느와르죠.
수컷 느와르와는 또 다른 느낌이고 그것도 상당히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가면 갈수록 영화에 대한 편견이 두터워지고 있는 것 같은데
두 영화 모두 그 편견 때문에 안 봤으면 후회할 영화입니다.^^
 

 

솔직히 난 페미니즘에 대해 그리 많이 아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요즘 페미니즘에 관한 책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더불어 이쪽을 전공한 강사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한다.

 

어제 난, TV를 보다가 홍상수- 김민희 커플에 관한 편파 보도를 비판한 짧은 글을 올렸는데, 우연의 일치로 이책을 읽다 목수정의 글을 발견하게 됐다. 여기 그 일부를 소개한다.

 

...... 가부장제가 허물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연예계 가십 뉴스를 둘러싼 반응 속에서도 감지해낼 수 있다. 의도적으로 판 벌이듯 던져진 '홍상수- 김민희 커플 탄생'이라는 뉴스를 둘러싼 광경이 그것이다. 두 유명인사의 결합을 향해 가치 없이 행해지던 돌팔매질을 보며, 신성한 '조강지처'를 감싸고, 발칙한 '상간녀'를 향해 집단린치를 가하는 가부장제의 건재를 목도하지 않을 수 없다. 두 성인 남녀가 자신의 인생에서 새로운 파트너를 만나 새로운 삶을 꾸리는 결정에 대해 사회 전체가 합류하여 가치 판단에 나선다는 것은, 도덕과 윤리를 위장한 가부장제를 수호하려는 집단적 폭력이다.

 여성이 마침내 가부장제가 채워준 족쇄에서 벗어나 평등한 인류로서 세상을 함께 보듬어 나가는 주체가 되는 것이 '여성 해방이라면, 이를 위해 남성은 '남성 기득권'으로서의 가부장제를, 여성은 '남성이 허락해준 피난처'로서의 가부장제를 허물어야 한다.(268p)

  

그러면서 그녀는 프랑스의 올랑드 대통령을 예로 들었다. 더 정확히는 올랑드 대통령을 바라 보는 프랑스 사람들의 시각이겠지. 재밌는 사실(?)은 올랑드 대통령이 언젠가 밤마다 몰래 스쿠터를 타고 몰래 엘리제 궁을 빠져나와 밀애를 즐겼음이 들통이 났는데 놀라운 것은 지지율이 낮은 이 대통령이 그 스캔틀 이후 소폭 상승했다는 것이다. 남의 (특히 정치인들)의 사생활에 쿨한 프랑스인들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며, 기껏해야 '무매너의 올랑드에게 저런 핑크빛 스캔들이?' 정도로, 오히려 그를 인간적으로 보는 시각이 더 많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올랑드의 연인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는 것.

 

그런데 비해 우린 얼마전까지만 해도 누가 혼외 자식이 있네, 없네 들끊지 않았던가? 목수정은 프랑스가 이럴 수 있는 것은 1960~1970년데에 전방위에서 치열하게 벌어졌던 프랑스 페미니즘운동이 이룬 성과라고 했다.

 

그러므로 어제 내 말은 그런 거였다. 난 홍상수와 김민희에 대해선 원래 관심없는데, 홍상수는 외부활동은 하는데 왜 김민희는 그렇게 하면 안 되느냐는 것이다. 활동이 허락된다면 똑같이 허락해야 하고, 불허하면 똑같이 불허하라는 거였다. 그런데 목수정의 이 글을 읽으니 그 정도 가지고는 택도 없는 소리란 생각이 들었다. 나의 생각은 그저 언론과 대중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볼멘 소리였을 뿐, 페미니즘의 페에도 가까이 가지 못했다. 그리고 같은 사안을 봐도 이렇게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우리나라는 이런 일에 조강지처를 불쌍히 보거나 들먹이며 남자를 나쁜 놈으로 몰아가는 반면, 프랑스는 일명 '상간녀'에 대해 너그럽다는 것. 무엇이 더 페미니즘에 가까운 생각인가는 각자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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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6-11-03 18: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데 솔직히 올랑드도 동거녀가 있는 상태에서 저러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해어지고 그 여배우를 밤마다 찾아가 정열을 불태우든지. 저는 진짜 목수정 저러는 거 웃겨요. 본인 같으면 동거남이 다른 년 만나러 가면 기분 좋겠어요. 어느 글에선가 미성년자가 합의를 하면 성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쓴 글도 있던데. 전 저 여자 똘아이 같아요!!!! 그 외에 스텔라님 의견엔 찬성. 홍상수도 김민희도 둘 다 싫지만요. 전 상간녀 싫긴 싫어요. 홍상수도 밥맛 없고.

stella.K 2016-11-03 18:48   좋아요 0 | URL
와, 목수정이 그런 말을 했단 말입니까? 미성년자 합의?
여자가 파격적이긴 하군요.

그런데 프랑스 사람이 그걸 개인적인 일로 보고 있다니 말입니다.
모르긴해도 상간녀를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봅니다.
그 나라 사람들은 관계가 우리 보다 더 디테일하잖아요.
그러면서 관용적이고. 그래서 그런가 봅니다.

그런데 홍상수, 김민희 싫어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어요.ㅋㅋ

압정 2016-11-04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차피 사람 마음 얽매고 잡는다고 잡히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프랑스 쪽이 더 제 취향입니다. 불륜 싫죠. 근데 그런 가정 파탄의 지경에도 가정을 마주하는 괴로움을 누구 좋자고 계속해야 하는건가요? 내가 괴로우니 너도 괴로워라 정도 밖에 안된다고 봅니다. 근데 계속 강제적으로 마주하면 본인도 계속 괴로울 거라고 생각해요.
사람을 소유할 수 없음에도 현재의 결혼제도는 소유할 수 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저는 그런 사랑을 국가가 간섭하고 사회가 간섭하는게 자유롭지 못한것 같습니다.

stella.K 2016-11-04 14:14   좋아요 0 | URL
그래서 요즘엔 가정을 파탄낸 사람이 소송을 걸기도 하는가 봅니다.
난 이 결혼을 더 유지할 생각이 없는데 왜들 난리냐면서.
둘 중 하나가 싫어지면 그냥 깨끗히 갈라서야죠.
질질거려 좋을 거 없지요. 대신 위자료나 왕창...!ㅋㅋ

남의 얘기라고 쉽게 한다고 하겠죠?ㅠ

moonnight 2016-11-03 22: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tella.K님 글 잘 읽었습니다. 기다렸습니다. 호호^^ 저는 뭐, 성인남녀 사이의 일은 그냥 그 사람들이 알아서 하도록 놔둬야한다고 생각해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마녀사냥하듯 대중이 몰려들어서 이러쿵저러쿵 판단하고 몰고 가는 건 보기 싫네요. 홍감독보다 김민희씨에게 더 가혹한 시선도 맘에 안 들고요. stella.K님 말씀대로 안 되려면 둘 다 안 돼야지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김민희씨는 왠지 홍감독이 너무 집착하는 바람에 충격잠적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해서 왠지 안됐단 맘도. @_@;

stella.K 2016-11-04 14:21   좋아요 0 | URL
그니까요. 우리나란 사생활과 도덕을 가르는 기준이
애매한 것 같습니다.
보도가 나갈 땐 가십이면서 이 사람의 도덕성을 문제 삼잖아요.
그런데 강간법인가? 그거 폐지되고 나서는 사생활로 보는 시각이 많잖아요.
이제 이런 보도하는 거 좀 달려져야 한다고 봅니다.

글자산책 2016-11-04 0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밌게 읽고 갑니다. 저런 자유로운 연애를 꿈꾸는 분들은 결혼을 안 하는게 본인을 위해서도 좋을듯 합니다 ㅎㅎㅎ

stella.K 2016-11-04 14:26   좋아요 0 | URL
전 저 글 읽고 좀 놀랐어요.
여성해방 투쟁의 역사가 6천년이나 됐나 놀랐고,
프랑스는 1960에서 70년 치열하게 싸워 얻어낸 결과이기도 하다고 그러고.
저들의 태도가 다 옳은 건 아니겠지만
암튼 우리나라 여성해방은 아직도 갈 길이 멀구나 싶더군요.

페크pek0501 2016-11-06 13: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엇에 대해서든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
그러니 제 의견만 옳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만...
제 생각은 그래요. 개인의 사생활, 특히 연애에 관한 건 제삼자가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영역의 것 같아요. 그냥 그들이 알아야 해야 할 일 같아요. 사랑에 빠졌다는데, 사랑밖에 안 보인다는데 누가 뭐랄 수 있겠나 싶어요. 누구나 사랑에 빠지면 앞뒤 안 보이게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거든요.
당사자가 되어 봐야 안다,가 되겠어요.(대부분은 그런 사랑을 하지 않고 인생이 지나가죠. 그래서 그런 사랑을 잘 이해 못 하죠.)
물론 만나고 싶어도 참았다가 이혼을 먼저 하고 본격적으로 연애한다면 바람직하겠지만
이혼이 또 쉬운 건 아니잖아요. 이혼은 두 집안, 그리고 자녀까지 포함한 가족의 문제가 되니까요.

제가 예전에도 쓴 적이 있는데, 변심에 대해서는 비난의 돌을 던질 수 없다고 보는 쪽이에요. 변하고 싶어서 변하는 게 아니거든요. 어쩔 수 없는 일이거든요. 다만 변심한 이후에 하는 행동에 대해선 비난할 수 있을 거예요. 변심 그 자체는 무죄라고 생각합니다. 변심해서 미안해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어요.

잘 모르겠지만 저 개인적인 생각이었습니당.~~~
시간이 흐르면 제 생각이 또 변할지 몰라요.~~~

stella.K 2016-11-06 13:52   좋아요 0 | URL
마지막 말씀 왠지 귀여우신 것 같습니다.ㅎㅎㅎ
저는 같은 사안을 봐도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그리고 우리나라는 아직도 보수적인 시각이 많구나
하는 거였어요. 우리나라는 아직도 윤리의 잣대가 큰대
프랑스는 개인적 시각으로 본다는 거죠.
그런데 그나마 홍상수는 되고 김민희는 왜 안 되느냐 따지는 정도가
진보적이 되는 건가 싶더군요.
프랑스는 진짜 시각이 다른 것 같아요. 쿨하죠.
저는 그게 옳고 우리나라 시각은 틀리다 내지는 낙후됐다.
뭐 그렇게만도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목수정은 프랑스에 사니까 그런 시각도 있더라.
뭐 그런 걸 소개하는 거 아닐까요?
하지만 사랑은 영원한 게 아니라는 건 우리나라나 그 나라나
똑같다는 거죠.

요즘 이선균, 송지효 주연의 JTBC에서 <아내가 이번 주 바람을 핍니다>
라는 드라마 하는데 언니도 혹시 기회되시면 보세요.
아직 드라마 초반이라 지켜봐야겠지만
이혼의 문제를 무겁지 않게 다루고 있거든요.
새삼 만나서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헤어질 때 어떻게 헤어질 거냐도
결혼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생각해 봐야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배우 김민희의 복귀설이 있단다.

원래 난  김민희를 좋아도 싫어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지난 여름 이 배우와 홍상수의 불륜설이 보도가 됐을 때 좀 석연치 않은 것이 있었다.

그때 홍상수의 부인이 인터뷰가 나왔지 아마.

마치 김민희 때문에 홍상수가 마음을 못 잡고 방황하는 것처럼

제발 놔달라 뭐 거의 사정조던데 이러면 완전 김민희를 마녀사냥 하겠다는 거 아닌가?

누가 누구를 붙잡고 안 놔주는 건지 보지않는 이상 어떻게 알겠는가?

 

그후 간간히 홍상수 해외 무슨 영화제 참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런데 비해 김민희는 자기 자택에 칩거중이고.

뭐 그것까지는 이해한다 치자.

 

김민희 복귀를 반기는 건 영화 감독들이고,

이것을 못 마땅해 하는 쪽은 역시 네티즌이란다.

왜 홍상수는 되고, 김민희는 안 되는 건가?

안 되기는 둘 다 여야하는 거 아닌가?

된다면 둘 다여야 하고.

이건 편파적인 보도의 책임인거냐,

일반인들의 인식이 그런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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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2 1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2 1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2 1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6-11-02 13:13   좋아요 2 | URL
그니까요. 그런 여자들의 심리는 뭔지 모르겠습니다.
받아주면 안 되는데 말입니다.

cyrus 2016-11-02 16: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순실, 박근혜 때문에 나라가 개판되었는데도 여혐론자들은 여자가 나라 맡으면 무조건 망한다고 생각합니다.

stella.K 2016-11-02 18:23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물론 박근혜가 국정을 농단한 건 분명 잘못한 일인데
전 대통령들 보다 더 들끊는 것 같아.
솔직히 이명박이 박그네 보다 더 했으면 더했지 덜한 거 없거든.
그런데도 시위나 했지 하야까지는 아니었거든.
박그네 무능한 건 알겠는데 하야의 객관적 기준이 뭔지
모르겠어.
무조건 분노 때문이라면 그건 좀 아니지 않나...?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겠어.

북프리쿠키 2016-11-02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둘다 밥맛입니다^^;

매너나린 2016-11-02 17:32   좋아요 0 | URL
맛습니다!어느쪽도 딱히 두둔할 여지가 없는..ㅋ

stella.K 2016-11-02 18:22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둘 다 밥맛입니다.
거 연예인들은 문제 일으키고도
어느샌가 슬그머니 나오던데
솔직히 그런 연예인 별로 보기 싫거든요.
근데 또 마치 대중들에게 용서 받은 양
방송이 그렇게 조장을 해요. 정말 재수없죠.
난 아직도 이상민이나 탁재훈 보는 거 싫거든요.

moonnight 2016-11-03 0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저도 김민희씨를 좋지도 싫지도 않은 배우로 생각하고 있지만, 홍상수 감독과의 일에서는 말씀대로 석연찮아서요. 본인들밖에 모르는 일인데. 알고보면 홍감독이 너무 집착해서 피신한 것은 아닐까 상상해보기도 한답니다. -_-; 홍감독부인이 김민희씨 엄마에게도 원망을 했다는 뉴스도 싫었어요. 어른들이 왜 자기들 일을 스스로 해결 못 하고 엄마를 찾나-_-

stella.K 2016-11-03 14:32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제 이 둘에 대한 새로운 해서(?ㅋ)을 한 글을 발견해서
좀 있다 올리려고 해요. 기회되시면 읽어봐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