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라라랜드
데미안 차젤레 감독, 라이언 고슬링 외 출연 / 에프엔씨애드컬쳐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거의 백만 년만의 영화관람를 했다. 마지막 본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휴가를 마치고 조만간 다시 베트남으로 돌아가는 친구와 어제 마지막 만나서 본 영화다. 이 영화를 선택하는데 조금도 망설임이 없었던 건 내용이 좋아서라기보다 영화 자체의 장르를 고려해서다. 뮤지컬이라지 않는가? 음악과 포퍼먼스를 생각해 큰 스크린과 사운드를 고려했던 것.

 

스토리는 별로 새롭지는 않다. 그냥 음악을 하는 남자와 배우지망생인 여자와의 러브 스토리를 다뤘다. 첫 장면이 막힌 대로변에서 차 안에 갇힌 사람들이 뛰쳐나와 춤추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주 아주 오래 전에 봐서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연상케 한다. 3류 뮤지션과 배우지망생이라고 하면 이미 어떤 내용일지는 감이 오긴 한다. 적어도 이들은 둘 중 하나가 성공하면 헤어진다. 그 과정을 그렸고역시나 여자가 성공하고 5년이란 세월이 흘러 여자는 다른 남자의 아내가 돼서 아이까지 있다. 성공 못하고 사랑만 할 땐 떠나지 않을 거라고. 항상 같이 있을 거라고 하곤 장면 하나 바뀌면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이다.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그렇다. 사랑은 변한다. 다행인 건 남자가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하며 코찔찔 거리지 않아 다행이랄까? 그렇다고 여자가 그렇게 자유분방한 스타일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성공했다고 자만하거나 방탕해 보이진 않았고, 한 남자의 아내가 되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으니 그만하면 반듯해 보인다. 물론 이럴 경우 남자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일 확률이 높다.

 

          

그동안 일하고 애 키우는데 정신이 없었는지 옛 애인을 아예 잊고 살았나 보다. 하긴 같이 사는 남편 얼굴도 기억을 못한다는 세상에 살고 있는데 옛 애인은 무슨. 어느 날 남편과 함께 자신이 일하는 극장을 가야 하는데 길이 막혀 식사나 하고 가자고 들린 곳이 하필 옛 애인이 일하는 레스토랑이다. 뜻밖에도 옛 애인의 피아노 연주를 들으면서 상상과 추억을 섞어가며 보여주는데 그 방식도 나쁘진 않아 보인다. 이를테면 그곳을 지금의 남편이 아닌 옛 애인과 왔더라면, 아니 아예 자기와 집을 나섰던 사람이 지금의 남편이 아닌 이 사람이었더라면, 내 아이가 지금의 남편이 아닌 이 남자의 아이였다면... 뭐 이런 식으로 상상을 결합해 과거로의 이동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여자가 남자에게 연주를 듣고 처음으로 말을 건네려던 때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일과 사랑을 동시에 성공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이 보인다고나 할까? 하지만 이러기는 쉽지 않다는 걸 그 우연히 들린 옛 애인의 레스토랑에서 씁쓸하게 깨닫는다는 거지 뭐.

 

말에 의하면 남자 주인공 역을 맡은 라이언 고슬링이 피아노를 직접 연주하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정도로 연주하는 거라면 이 배우는 몰랐던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발견한 건 아닐까? 그러리만치 연주를 잘 한다. 남자 주인공 어디서 많이 본 듯하다 했더니 <킹메이커><노트북> 등 다수의 영화에 출연했더라. 어쩐지.

 

영상이 대체로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음악도 현대적이고 째즈풍이 많다. LA가 배경이라지만 몇몇 장면은 저거 우리나라 아닌가 하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뭐 그러리만치 우리나라도 도시 조경을 잘 했다는 걸 새삼 느끼기도 한다. 특히 두 남녀가 어느 야경이 보이는 언덕 비탈길에서 탭댄스를 추는 장면이 있는데 남산 어디쯤은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전체적으로 나쁘진 않은데 그래도 뭔가 모르게 아쉽기도 하다. 중간에 보다가 살짝 졸기도 했는데 시간이 좀 길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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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0 17: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7-01-20 17:53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고맙습니다. 님도 이 영화 보셨나 봅니다.^^

망고 2017-01-20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라이언 고슬링 매력적이더라구요 그래서 재밌게 봤어요 ;;;

stella.K 2017-01-20 18:15   좋아요 0 | URL
맞아요. 피아노 연주도 수준급이고.^^

k4435779 2017-01-20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꿈꾸는섬 2017-01-21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새 라이언 고슬링이 최고! 라라랜드 ost에 빠져 있어요.^^
너무 좋아요.ㅎ

stella.K 2017-01-21 15:02   좋아요 0 | URL
멋있더군요. 대센거 같아요.^^

서니데이 2017-01-26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K님, 즐거운 설연휴 보내세요.
새해엔 소망하시는 일 이루는 한 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두 번의 새해 인사를 나누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stella.K 2017-01-26 20:23   좋아요 1 | URL
오, 상냥한 서니데이님, 고맙습니다.
제 서재에 친히 오셔서 새해 인사도 다 해 주시고.
고맙습니다.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연휴되시고 모쪼록 새해
소망하시는 모든 일 다 이루시길 빌겠습니다.
저도 종종 찾아가겠습니다.^^

북프리쿠키 2017-01-31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 연휴 잘 보내셨지요? 텔라님..ㅎㅎ
이 영화 와이프랑 데이트하면서 보기로 했다가
전날 말다툼하는 바람에 날라갔습니다. 아직 못 보고 있지요 ^^;
꼭 보고 싶은 영화이긴 한데..언제쯤이나 볼까 싶습니다.

stella.K 2017-01-31 16:11   좋아요 1 | URL
엇, 보시려거든 얼른 보시는 것이...
이게 상영관에서 개봉한지 꽤 되서 지금쯤
안 할지도 몰라요.
명절 전후로 부부 싸움하는 경우 많다고
하던데 혹 그런건가요?
그렇다면 이런 영화로 푸는 것도 좋은 것 같긴한데 말입니다.
이 영화 호불호가 좀 있긴한데 저는 호에 가깝습니다.
그렇다고 아주 호는 아니구요.ㅎㅎ

쿠키님도 연휴 잘 보내셨죠?
아, 아닌가...긁적 긁적~ㅋ
 

어제는 한마디로 득템의 날이었다.

사실 난 어제 오랜만에 아는 후배를 만나기로 했는데 약속 시간 보다 조금 일찍 서둘러 강남역에 있는 Y 중고샵엘 들렸다. 책은 꼭 읽을려고만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또한 언제나 그렇듯 중고샵은 뭐 쓸 만한 물건이 있나 어슬렁거리는 맛을 즐기기 위해 가는 곳이다. 굳이 말하면 낚시하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그런데 어제는 촉이 좋았다. 오랫동안 꼭 한 번 사 봐야지 했던 서머싯 모옴

<불멸의 작가위대한 상상력>을 거기서 건지게 될 줄이야. 완전 득템이다. 낚시 용어로 치면 월척. 그것도 거의 만원 가까이 싼 가격에 상태도 비교적 깨끗한 편이었다. 이 책을 발견하는 순간 왜 그런 거 있지 않나, 땅은 온통 시커먼데 보물이 숨어 있는 곳만 발광채로 있는 거 말이다. 마치 그런 느낌이었다. 결국 이 맛에 중고샵을 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뿌듯한 마음으로 후배와는 인도 커리 전문점에서 점심을 같이했는데 그곳은 4년 전쯤 조카와 함께 우연히 발견하고 너무 맛있어 좋아라 했던 곳이다. 그리고 다음에 꼭 다시 와 보리라 했고 그동안 친구와 함께 그곳을 다시 찾았지만 길치에 방향치인 나는 결국 못 찾고 딴 곳을 헤매 돌다 결국 포기했었다. 그런데 그 후배와는 이렇게 우습지도 않게 찾아오게 되니 허탈하기도 하고 다시 찾아 감개가 무량하기도 했다.

 

교사를 하는 그 후배는 만난 지도 오래됐고, 내 책에 사인을 받기 위해서 이기도 했다.(내 책 사 주면 밥을 사 주겠노라고 꾀기도 했는데 배 보다 배꼽이 크다고 차라리 책 선물해 주겠으니 밥 사달라고 그럴 걸 그랬다 싶다) 그런데 요즘 내가 정신을 어디다 두고 사는지 모르겠다. 나는 내가 선물로 주는 책과 이렇게 상대가 직접 사서 내민 책에 쓰는 인사말이 좀 다른데 어제는 팬도 준비하지도 않았고 인사말도 준비하지 못한 책 한참을 뭐라고 써줘야 하나 고민을 해야 했다. 후배라고는해도 엄연한 독잔데 너무 예의가 없다 싶다(그저 엽산이 부족해서 생긴 것이리라 핑계를 대본다). 특히 그 친구는 고맙게도 나를 만나기 얼마 전 동네 서점을 갔다가 내 책을 발견노라며 사진을 찍어 보내주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오프라인 서점 매대에 있는 내 책을 본 적이 없다. 오프라인 서점을 거의 나가지 않으며 나간다면 이렇게 득템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 중고샵에 나갈 뿐이다.

 

 

저렇게 사진을 보고 있으려니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이내 나 자신과 묘하게 오버랩이 되면서 괜히 처량 맞게도 느껴졌다. 지금쯤 매대에서 아예 흔적도 없이 사라졌겠지 생각하니 문득 한때는 잘 나갔던 쇼윈도우의 창녀가 이제는 나이 들어 뒷방 늙은이 행세하는 늙은 창녀가 저모양일까 싶기도 하다.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내 책이 있었다는 것조차 모를 것이다. 하긴 그나마 저렇게 일반 서점에서 내 책을 보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일 것이다. 나는 이미 오래 전에 내 책이 인터넷 중고샵에서 발견된 것을 알고 있다. 이게 어느 날 오프라인 중고샵에서 발견되면 또 어떤 기분일까? 범죄 현장을 들키기나 한 것처럼 그땐 얼른 자리를 피하게 될 것 같다. 누가 뭐랄 사람도 없는데 속으로 나는 저 책의 저자가 아녜요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숨어서 지켜보겠지. 혹시 누가 사지는 않을까. 하지만 그것도 차라리 나을 것이다. 내 책이 어느 폐지 공장에서 파쇄를 기다리는 처지가 된다면. 그건 지나친 망상일까? 책으로 만들어질 원고는 작가의 손을 떠나면 그땐 이미 작가의 것이 아니라지 않는가? 설혹 그런 순간을 목격하게 되더라도 나는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그 후배 역시 책을 좋아해 그럼 점에선 우린 대화가 잘 통하는 사이이기도 하다. 그런데 하루키가 유명한 사람이긴 한가 보다. 꼭 책에 대해서 얘기하다 보면 하루키는 한 번씩 건드려지는 것 같다. 그때도 우린 무슨 말 끝에 하루키를 얘기했다. 마침 나는 어제 새벽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완독하기도 했는데 놀라운 건, 그의

대표작을 말할 때 <노르웨이 숲>을 말하곤 하지만 그 친구와 내가 하루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건 <치즈케이크 모양을 한 나의 가난>이란 책이라는 것이다. 그 후 똑같이 한참 후에 <노르웨이 숲>을 읽었다는 것. 그런 점에서 그 친구와 난 평행이론인 셈인가.

 

 

좀 우스운 건, 그 친구가 <노르웨이 숲>을 읽게 된 게 대학을 갓 들어가서였다고

한다. 읽은 지 하도 오래라 나는 기억조차 나질 않는데 그 친구는 그 책에서 마스터베이션이란 단어를 발견하고 친구와 선배들 앞에서 그게 무슨 뜻이냐고 아무렇지도 않게 물어 보기도 했다고 해서 어찌나 우습던지. 하긴 지금이나 되니까 웃지 당시로는 한번 들어 이해할 수 있는 단어는 아니긴 하다.

 

그 친구의 작년에 읽었던 책 중에 베스트 오브 베스트는 <행복만을 보았다>란 책이라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에 나는 이 책을 역시 인터넷 Y 중고샵에서 본 적이 있어 다음 번 책을 사게 되면 사야지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점심을 너무 잘 먹었다고 생각한 건지 헤어지기 전에 그 책을 사 주겠다며 있으리란 보장도 못하면서 알라딘 중고샵으로 나를 잡아 끌었다. 다행히도 그 책이 거기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그 책도 책이지만 거기서 나는 <은밀한 생>을 발견하고 말았다. 이것 역시 몇 년 간 벼르고만 있었던 책이었는데 여기서 발견하다니. 상태도 양호한 편이고. 중고샵이 좋은 건 역시 저렴함 때문일 것이다. 그 친구에게 내친김에 이 책도 사달라고 비비는 게 용이하다. 만일 일반서점 같았으면 감히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더 좋았던 건 그 친구 역시 알라딘 회원이긴 한데 오랫동안 거래를 하지 않아 적립금 3만원이 있었다는 걸 아예 모르고 있었던 것. 그 친구로서도 땡잡은 기분이었을 것이다. 나로서도 현금 쓰지 않게 해서 부담 없고.

 

이렇게 중고샵에서 책을 사는 건 나에겐 낙이고 작은 사치라면 사치다. 물론 이 책을 언제 다 읽을까 싶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마음에 있었던 책을 드디어 품에 안게 됐으니 그런 생각은 잠시 접어두기로 한다. 게다가 집에 들어와 보니 얼마 전 신청

<작업인문학>이 도착해 있었고, 오늘은 <작품의 고향>이 도착했다. 무엇보다 이 책은 기자가 쓴 책이라 관심이 간다. 아무튼 난 올해가 시작되면서 이미 질러버린 책도 있고 이렇게 많은 책을 사 본 적이 없는데 한동안은 정말 책을 사지 말아야 할 것 같다. 그 금단현상을 잘 견딜 수 있으려나 모르겠지만.

 

, 그리고 그 친구의 책엔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화사한 인생의 봄날을 맞으라고 써 줬던 것 같다. 작년까지 학교에서 스트레스가 말이 아니었고 올 한해도 어떻게 보내야할지 모르겠다고 끙끙거렸던지라. 힘내라, ! 뭐 그런 거 써 줄까 하다가 그건 본인이 고사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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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1-19 00: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점의 광부....좋은 책은 발굴..금맥이 잡았던 횡재의 날이었군요...이른바, 책광부..^^

stella.K 2017-01-19 20:58   좋아요 0 | URL
오, 책 광부! 그거 딱 좋은 말이네요.
어제 같은 날이 또 있으려나 모르겠어요.
하긴 자주 있으면 안 되겠죠.
스릴이 떨어지거니와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쌓아 둘 곳이 없거든요.ㅠㅋ

2017-01-19 0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7-01-19 21:00   좋아요 0 | URL
엇, 그럼 곧 읽으시겠어요. 쑥스~
예쁘게 잘 보여야 할 텐데...ㅠ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7-01-19 1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하루키 하면 자위 밖에는 생각이 안납니다..

stella.K 2017-01-19 21:06   좋아요 0 | URL
그날 만난 후배는 저 보다는 하루키 작품을 많이 읽었는데
정말 내용은 별로 볼 것이 없는데 문화적 코드를 요소 요소에
잘 배치해 놓는 재주는 인정하더라요.
과연 그렇겠구나 싶어요.
저는 어떤 작가든 한 번 질리면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던데.

그런데 오늘 사진은 고개를 너무 돌리신 것 같아요.
45도를 유지하셨으면 더 멋있었을 텐데...
그냥 그렇다구요.ㅋㅋ

북프리쿠키 2017-01-19 1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텔라님 책이 진열되어 있는 걸 보니 제가 다 뿌듯합니다.
글쎄요~중고로 나와있다는 것에 대해
독자로서 기쁘기만 한데
작가님 입장에선 미묘한 생각들이 교차하나봐요^^;

stella.K 2017-01-19 21:55   좋아요 0 | URL
아, 좋아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뭐 책의 일생이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노벨문학 수상작도 중고샵으로 가는데 제 책이라고 안 가겠습니까?ㅋㅋ
그저 바라기는 파쇄나 안 당하면 좋겠어요.
물론 출판사에서 그렇게 하지는 않겠지만...ㅠ

cyrus 2017-01-20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믿지 않으시겠지만, 저 알라딘 중고매장에 안 간지 거의 한 달 됐어요. 마지막에 간 게 12월 중순이었을거예요. 도서관에 빌린 책들을 읽으니까 금단 현상을 견딜 수 있었어요. ^^

stella.K 2017-01-21 15:00   좋아요 0 | URL
헉, 정말...? 지난 번에도 간다고 그랬다 못 갔다고 그러지 않았니?
아, 근데 생각해 보니까 겨우 한 달됐거네.
나도 많으면 그 정도 가는데...
중고책 날 잡아서 싹 다 정리해서 알라딘에 팔려고 그랬는데
그것도 일이라 조금씩 나가서 팔자 했는데 그것도 쉽지가 않더군.ㅠ
 
라이프 트렌드 2017 : 적당한 불편
김용섭 지음 / 부키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이런 책은 몇 년 전부터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가 잘 알려져 있지 않나 싶다.

그 책은 한 해 동안 트렌드를 분석하고 다가올 트렌드를 전망해 보는 뭐 그런 책인데 그런 분석자가 김난도 교수만 있는 것은 아닐 테니 이 책도 나름 흥미롭고 재미있다. 특히 부제가 적당한 불편인데 저자는 이걸 키워드로 삼은 것 같다.

 

이 시대는 이제 단순히 스마트한 시대를 넘어 포스트 휴먼의 시대라고 한다인간이 로봇과 바둑도 하고, 가사 일을 돕고 의료 수술에도 참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영화 <그녀>에서처럼 사람의 외로움도 달래주는 그런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인간은 이제 외로울 틈도 없고, 마냥 편한 생활만 영위할 것도 같다. 그런데 적당한 불편이라니?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일리는 있어 보인다. 예를 들면 사람들은 언제부턴가 모든 물건에 포장을 줄이거나 아예 하지 않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게 환경 문제를 생각하면 편하고 예쁘기만 해서 될 것이 아니라는 걸 인식한 것이다. 그런데 또 이 적당한 불편은 요근래에 나온 것이 아니다. 지나친 포장을 하기 시작한다고 생각했을 때부터 문제를 인식했으니 최근의 트렌드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런 걸 이제 단순히 환경 문제로만 보지 않고 불편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적극적인 생각의 전환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환경의 문제가 우리의 생활을 바꾸기 시작했다는 것이 될 것이다. 그것과 관련해 샴푸를 쓰지 않거나 써도 아주 소량만 쓰며, 화학제품 역시 사용하지 않거나 자제해서 쓰는 노케미족이 등장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가습기 살균제의 피해 사례를 보면 우리의 건강의 문제를 그런 화학제품이나 만드는 회사에 의탁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재미있는 건 우리나라에 아직도 2G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있단다. 아직도 016이니 017이니 하는 번호로 시작하는 전화 말이다. 내 주위만 하더라도 다들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희귀성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보안 때문이기도 한데 스마트폰과 겸해서 사용한다는 것이 책의 설명이다. 하긴 예전에 군용무전기 같은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도 아직도 있다는데 그걸 신기하게 볼 것은 아니다. 분명 새로운 것이 개발된다고 옛것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대부분 많은 것들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이런 스마트한 시대에도 옛 복고를 선호하는 것은 단순히 옛것을 그리워하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사실 난 2G는 아니지만 옛날 핸드폰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물론 아직도 옛날 핸드폰을 사용한다고 은근 조롱하는 사람도 없진 않지만 난 아마도 이 핸드폰이 고장 날 때까지 사용할 것이며 설령 바꾼다 하더라도 스마트폰은 쓰지 않을 것 같다. 물론 나도 스마트폰이 처음 나오기 시작할 때 그것에 대한 유혹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실용성을 따져 봤을 때 이건 나에게 그다지 필요한 물건이 아니다. 트렌드란 결국 소비를 뜻하기도 하는데 지조 있는 소비 트렌드가 결국 대세인 것이다.

 

이 책에서 또 괄목한 내용은 자발적 가난이다. 일부러 가난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 먹거리를 해결하고, 최소한의 것만을 사용하는 것이다. 요즘 유행한다던 스몰 웨딩도 그중 하나 일 것이다. 마침 이 책을 읽는 동안 TV에서 자발적 가난을 취재한 방송을 봤는데 그게 얼마나 홀가분하고 아기자기해 보이는지 나도 한번 저렇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뭐 그밖에 혼밥, 혼술은 이제 너무 흔한 트렌드라 굳이 말할 것도 없는데, 요즘엔 혼자 식당에 와서 같은 혼밥족과 밥을 어울려 먹는 것이 유행이란다. 아무리 혼자 먹는 밥이 익숙하다고 해도 같이 먹는 밥만 같겠는가? 그렇게 가끔씩 함께 어울려 먹기도 해야겠지.

 

이 책을 읽으면서 전반적으로 드는 생각은 아무리 세상이 각박하고 자기만 아는 이기주의가 득세한다고 비판해도 사람은 근본적으로 혼자선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살려면 함께 잘 사는 방법을 터득해 가지 않으면 안 된다. 결국 인간은 이러면서 진화를 해 왔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트렌드는 단순히 뭐가 유행이고, 뭐가 인기가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속에 인간은 얼마나 이 세상을 잘 살아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욕망이 숨어 있다. 솔직히 이 책은 당대에선 별로 읽어야할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특별히 트렌드 분석에 관심이 없다면 말이다. 그냥 그동안의 데이터를 정리한다는 정도가 되지 않을까? 그렇다고 이 책이 그동안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한다? 그건 잘 모르겠다. 이 책은 미래학에 관한 책은 아니다. 적어도 5년 전 것을 읽는다면 오히려 새로울 수도 있을 것 같다. , 맞아. 그땐 그랬지 하며 말이다. 선사시대 땐 벽에 그림을 그리며 역사를 그것도 일상사를 되새겼다지 않은가.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이렇게 깔끔하게 책으로 나오니 말이다.

 

무엇보다 저자의 꼼꼼한 분석이 마음에 든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자료들을 깔끔하면서도 어렵지 않게 써 놓을 수 있을까? 비록 문학적 수사도 없고 철학적 깊이는 더더욱 없지만(그런 걸 기대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오히려 건조하리만치 명료해서 좋았다. 머리가 복잡하면 차라리 이런 책을 읽으면서 머리를 식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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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7-01-11 2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보다 이 분의 책이 훨씬 좋더라구요. 3년치를 봤는데 김용섭님의 책에 더 마음이 갔더랬죠^^

stella.K 2017-01-12 14:38   좋아요 0 | URL
오, 그렇습니까? 3년치 씩이나...? 대단하십니다.
저도 옛날 건 좀 읽고 싶더라구요.
그러면서 맞아. 그땐 그랬지 하며 허벅치를 치고 싶습니다.^^

cyrus 2017-01-12 12: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금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올해로 3년째 쓰고 있어요. 약정이 끝나서 새것 사도 되는데, 사용하는 데 아직까지 불편함이 없어서 바꿀 생각은 없어요. 저는 기계부품이 완전히 못쓸 때까지 오래 쓰는 성격입니다.

stella.K 2017-01-12 14:58   좋아요 0 | URL
스마트폰 수명이 3, 4년 정도라던데...물론 쓰기 나름이지만.
나 같은 경우는 기계를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그런 것엔 욕심이 안 생겨.
지금 놋북도 13,4년쯤 되오는 것 같은데
작년부터 불안하긴 해. 다운도 잘되고 다운 먹으면 다시 부팅이
될까 조마조마 하면서 쓰고 있지. 그러면서도 안 바꾸고 있다.
난 궁싱이 드글드글한가 봐.ㅎㅎ

2017-01-12 16: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프리쿠키 2017-01-12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싸이러스님이나 텔라님처럼 멀쩡한 기계를 최신형으로 바꾸는 성격이 아닌가봐요. 요즘은 어릴때부터 근검절약이라는 것에 대해 교육의 가중치가 부족한가봅니다.

stella.K 2017-01-13 15:59   좋아요 1 | URL
쿠키님도 얼리버드족은 못되시군요.
그래도 댁에서 가전제품 고장나면 고치시지 않나요?
전 그런 가정에서 자랐죠. 그래서 남자들 집에서
뚝딱 고쳐내는 거 보면 그렇게 믿음직스러울 수가
없더라구요.ㅎㅎ

페크pek0501 2017-01-15 01: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친구 중에도 2G폰을 아직도 사용하는 친구가 있는데 개성 있어 보여 좋아요.
그런데 제가 스마트폰을 사용해 보니 저는 그 편리성 때문에 스마트폰을 포기하지 못할 것 같아요.
오디오북이나 팟캐스트를 애용하고, 신문을 미처 못 보고 나온 날은 밖에서 인터넷 통해 신문 기사를 보고, 단체 카톡을 하고, 좋은 사진이나 글이 있으면 친구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음을 어찌 포기할 수 있겠어요. 일단 요금제를 선택하고 나면 이런 것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데...
다만 컴퓨터도 그렇고 스마트폰도 그렇고 늦게 사용하는 게 좋다는 것에 한 표 던집니다.
요즘 초등 저학년도 스마트폰을 갖고 다니는 경우를 볼 때 안타까워요.

위의 책은 누군가는 꼭 써야 할 책으로 생각되는군요. 역사에 남을 책 같아요.
나중에 시대별로 보면 흥미로울 듯해요.

stella.K 2017-01-15 12:44   좋아요 0 | URL
그건 그래요. 사실 사람들은 핸드폰이 없이도 크게 불편없이
잘 살았거든요. 그런데 한번 사용하기 시작하면 없으면 안 되는
것이 되어버리죠.
그런데 지하철만 타면 다들 스마트폰 보느라 사람들 신경 안 쓴다잖아요.
그러는 가운데도 안 보는 사람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유행은 돌고 도나봐요.

저도 애들 그러는 거 안타까운데 부모는 오죽 안타깝게어요?
중독된 아이들이 그렇게 많다잖아요.ㅠ
 

그때 나는 화가 좀 나 있었다. 작년 말, 내가 고객으로 있는 통신사에서 새 상품을 소개 받았는데 들을 땐 혹해서 가입을 하겠노라고 했는데 그러려면 기존에 가입한 상품을 해지하고 다시 등록 해야 한단다. 그러면서 내 주민등록 뒤의 6자리를 가려서 사진으로 찍어 전송해 달라는데 원래 기계치에다 사진 찍는 건 영 젬병이라 자꾸 다시 찍어 보내 달란다. 사진 못 찍는 사람은 새로운 상품에 가입도 못하는 건가? 화도 나고 그동안 사진 찍는 것에 신경을 너무 쓴 나머지 머리가 다 아플 지경이었다. 그러면서 아무리 서비스 차원이라고는 하지만 내가 그들의 상술에 놀아 날 필요가 있을까 결국 나는 새 상품의 등록을 취소하고 기존의 상품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나중에 문제 생길까 봐 기존 상품 쓰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거냐고 재차 확인까지한 후 전화를 끊었다.

 

그런 일이 있는지 한 달이 좀 지났을까? 어제 문자 한 통을 받았는데 주민등록증 등록번호 뒷자리를 가리고 사진을 찍어 보내 달란다. 결국 나는 그때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느낌이었지만 일단 찍어 보내달라니 몇 번을 찍어 그중 제일 괜찮다 싶은 두 장을 골라 보내주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어제는 퇴근 후라 연락이 없었고, 오늘 다시 찍어 보내 달라는 문자가 왔다. 역시 곱게 넘어갈 일이 아니구나 싶어 일단 다시 찍어 보내주면서 이것 이상으로 잘 찍을 것 같지 않으니 양해 바란다며, 사진 못 찍는 사람을 위해 다른 방법이 있으면 알려 달라고 했다. 그러자 얼마 있지 않아 그러면 팩스로 보내 달란다. 순간 난 참았던 화가 폭발할 지경이었다. 집에 팩스가 있을 리 없고, 보내려면 이 추운 날 문방구를 가야 한다. 그런데 그 문자 뒤에 달려 온 문자가 더 걸작이다. 번거로우실 것 같아 처음부터 말씀 안 드렸다고. 참고로 그 전화기 목소리 주인공은 한 달 전 가입과 취소 과정에서 익히 들었던 목소리다. 그러니까 내가 사진 문제로 옥신각신 했던 사람이란 것이다. 아무튼 난 문자로 이러지 말고 전화하라고 했다. 그러자 얼마 안 있어 전화가 왔고 그 다음부턴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겠다. 단지 그 전화에서 내가 알아 낸 것은 여기는 대리점이고 본사로 전화해 기존 상품을 다시 사용하겠다고 하란다. 그런 방법이 있으면 진작 가르쳐 줄 일이지 일을 뭐 이런 식으로 하나 좀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나는 식식거리며 알겠다고 하곤 본사로 전화를 했다.

 

언제나 그렇듯 그런 곳의 전화 받는 안내양들은 상냥하지만 사무적이라 정감이 없다. 또한 언제나 그렇듯 젊은 여성이 내 전화를 받았고, 신원확인을 위해 생년월일을 물어 본다. 나는 생각 없이 생년과 월일을 가르쳐 줬는데 그게 또 하필 오늘 110일이었다. 내가 그렇게 생각 없이 가르쳐 준 건 이게 나의 진짜 생일이 아니기 때문이다해마다 챙기는 생일은 따로 있고 이건 내가 혹시 100일도 못 넘기고 죽지 않을까 싶어 부모님이 출생신고를 미룬 호적상 생일이었던 것.

 

어쨌든 그걸 가르쳐 주자 일은 의외로 금방 처리가 됐다. 처리하는데 드는 시간은 5분이 채 안 걸렸던 것 같다. 그러면 되는 걸 어쩌자고 그 대리점 여직원은 그렇게 일처리를 하려했는지. 자기도 기분 나쁘고 나도 기분 나쁘고.

 

겨우 감정을 가라앉히고 전화를 끊으려고 하는데 그 안내양이 나를 붙든다.

고객님, 아직 전화 끊지 말아주십시오. 오늘이 마침 생신이신데 제가 생일 축하 노래 불러드리겠습니다.”

순간 난 툭하고 웃음이 터져 나올 뻔 한 것을 겨우 참고,

아유, 됐습니다.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그러자,

안됩니다. 제가 짧게 불러 드리겠으니 잠시만 들어주십시오.”

그 아가씨 고집이 센 건지 아니면 오전 시간이라 여유를 부려 보는 건지 기어코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준다. 나는 하도 낯간지러 전화기를 귀에서 떼고 들었는데 노래를 듣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나는 조금 전의 불쾌감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모르는 사이 함박웃음을 짓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그런데 나는 좀 짓궂겠지만 그녀도 감정 노동자인 만큼 이런 것도 교육 받고 하는 건가 싶어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녀는 아니라며 자신이 부르고 싶어 부른 거란다.

그렇군요. 고맙습니다.”

아, 아닙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축하드리구요, 오늘 하루도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지금까지 000이었습니다.”

그렇게 하곤 우린 전화를 끊었다. 하긴 그녀가 내가 그렇게 물어 봤다고 해서 순순히 진실을 말해 줄 것 같지는 않다. 난 그저 그녀의 행동이 다소 놀랍기도 하고, 측은하기도 했으며, 고맙기도 했다. 그리고 조금 아까 대리점 여직원에 언성을 높인 게 일견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더 놀라운 건 나 자신이었다. 조금 아까까지만 해도 인상을 쓰며 불쾌감에 사로잡혀 있던 내가 어떻게 이렇게 그런 것에 헤헤거리며 전화를 끊을 수 있는 건지 과연 감정의 천국과 지옥은 한 장의 종이 뒤에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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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2017-01-10 1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에 S카드사 전화해서
막 짜증부렸는데. 근데 차분히 생각해보니 어찌나 미안하던지
얼굴을 마주한게 아닌덕에
거친말이 좀 나갔습니다.
그분도 저와같은 월급받는 입장일텐데.
이 글 다 읽고나니 더 미안해지네요.
반성합니다.

stella.K 2017-01-11 13:4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가급적 화를 안 낼려고 했는데
그 여직원은 아직 일하는데 요령이나 지혜가 부족한 것
같더군요. 본사에 전화하라고만 했어도 화낼 일은 아니었는데
말입니다.ㅠ

hnine 2017-01-10 19: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진 찍어 보내고 fax 보내고, 이런 일들에 거의 노이로제 수준입니다 ㅋㅋ
그런데, 100일도 못넘기고 죽지 않을까 해서 출생신고를 미뤄했다는 말씀, 진실입니까 허걱...저희 시대도 그런 시대였나요 ㅠㅠ
그 여자 상담원, 결국은 전화 받는 사람을 뭉클하게 하네요. 저 같아도 그렇게 노래까지 불러주는데 마음 풀리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마지막 문장이, 캬~

stella.K 2017-01-11 13:41   좋아요 0 | URL
ㅎㅎ 뭐 옛날만 같겠습니까만 그런 일이 우리 어렸을 때
아주 없으란 법은 없죠. 그냥 살 좀 붙여봤슴다.ㅋㅋ

서니데이 2017-01-10 19: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객센터에 전화했을때, 상담을 잘 해주시고, 친절하면 좋긴 해요.
하지만 그렇더라도 상담하시는 분들에게 너무 친절할 것을 강요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생일축하 노래를 규정에 없는데도 불러주셨다면, 그분의 좋은 마음이겠지요.
그래도 들으실 때 조금은 놀라셨을것 같아요.
stella.K님, 날씨가 계속 추워집니다.
그럴수록 더 따뜻하고 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

stella.K 2017-01-11 13:44   좋아요 1 | URL
저도 날씨에 민감한 편인데
서니데이님도 그러신 것 같아 왠지 동질감이 느껴집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좀 더 춥죠.
그래도 견딜만한 추윕니다.
이번 추위 지나가면 사실상 겨울 취위는 다 지나갔다고 그러구요.
쫌만 참기로 해요.^^

2017-01-10 2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7-01-11 13:4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패밀리 레스토랑 직원들 생각나더군요.
기타치면서 노래불러주잖아요.
기쁘나 슬프나 노래 불러줘야 한다는 게 얼마나
힘들겠어요. 그 마음이 느껴지는데 안 불러주면 어때서...

꼬마요정 2017-01-10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엄마가 학교 일찍 보내려고 한 달을 앞당겨서 출생신고를 했답니다. 벌금까지 내면서요. 덕분에 초등학교 1,2학년 때 많이 맞고 다녔죠 ㅎㅎ
전화 하고 받는 직원들, 권한도 없고 있는 말 없는 말 다 듣고 하는 거 알지만, 막상 내 일이 처리가 잘 안되어서 다툴 일 있으면 다투게 되지요. 가능하면 그런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요. 그래도 노래도 들으시고 좋으셨겠어요 ㅎㅎ

stella.K 2017-01-11 13:49   좋아요 0 | URL
ㅎㅎ 벌금까지요? 어머니 교육열 대단하셨네요.
나이 보다 학교 조금 일찍 들어간 친구 부럽긴 하더라구요.
같이 맘먹기도 하고 재수해도 소해 보는 일 없구.ㅋ

네. 기분은 좋았는데 한편 짠했어요.^^

비연 2017-01-11 08: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직업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싶을 때가 있어요.
감정 노동자들. 무조건 친절해야 하고 무조건 고객에 응대 잘 해야 한다는 강박 하에 있는 분들에게 가끔 미안할 때가 있어요, 저도. 벌컥 화를 내고는 뒤돌아 후회하는...
그나저나 여자 상담원분, 굉장히 멋지네요. 면구스러울 수 잇는 일인데도.. 그렇게 굳이.
잠깐 사이에 마음이 많이 풀리셨을 것 같아요.

stella.K 2017-01-11 15:1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얼마나 면구스럽겠어요?
아무리 전화고 젊은 사람이더라도 말이죠.
그 안내양 헬조선이란 이 나라에서 하는 일이
잘 풀려야할 텐데 빌어주고 싶더군요.^^

2017-01-11 1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11 1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1-11 1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생일 축하합니다..

stella.K 2017-01-11 13:56   좋아요 0 | URL
말로만요?
아.. 아닙니다. 곰발님 보면 자꾸 장난치고 싶어져서요. 쿨럭~ㅋㅋ

페크pek0501 2017-01-15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정의 천국과 지옥은 한 장의 종이 뒤에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했다.˝
저도 이런 느낌을 경험한 적이 있어요. 마음먹기 달렸다는 말은 참 진부하게 들리지만
사실이 그런 것 같아요...

stella.K 2017-01-15 12:46   좋아요 0 | URL
그날은 진짜 웃겼어요.
아직 화가 난 흥분이 채 가라앉기도 전인데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겠다니 어찌나 우습던지.
내가 지금 뭐하는 건가 싶더라니까요.ㅋㅋ

북프리쿠키 2017-01-16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려요^^말로만ㅋ
아 그나저나 전 노래불러주는 사람없던데
생일날 제가 직접 전화드려야겠어요 kt🎶

stella.K 2017-01-16 14:52   좋아요 1 | URL
그 통신사 고객 서비스가 바뀐 것 같습니다.
생일 날 전화하면 노래 불러주기 뭐 그런 걸로...
그런데 아무리 전화상이지만 얼마나 민망할까요?
하긴 뭐 하도 불러서 익숙할 수도 있겠죠.
전화하는 그날이 마침 생일 날이 되기도 쉽진 않을텐데...

그런데 쿠키님 일부러 통신사에 전화해서 오늘이 내 생일이라고
말하는 거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까요?ㅋ

북프리쿠키 2017-01-18 14:43   좋아요 0 | URL
미친척하고 함 해볼까요? 서비스 아직 하고 있는가..ㅋㅋㅋ

stella.K 2017-01-18 16:21   좋아요 1 | URL
생일이 언제신지 생일날 해 보시고 후기부탁 드려요. ㅋㅋㅋㅋ
 

 

이 영화를 바로 얼마 전 크리스마스 시즌에 볼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멋모르고 보기 시작했는데 크리스마스가 배경이니 말이다. 지난지 얼마 안 되서 보려니 조금은 김이 빠진다. 아니면 한 여름에 봤더라면 좀 더위를 식힐 수 있으려나?

 

 그래도 이 영화는 앉은 자리에서 다 볼 수 있는 영화다. 물론 난 누워서 봤지만. 그만큼 짜임새도 있고 러닝 타임도 길지 않다. .

 

평점이 대체로 높은 편이긴한데 생각만큼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닌 것 같고 그냥 봐서 나쁘지 않은 정도?

 

내용은 나쁘게 말하면 황당하고 좋게 말하면 동화같다. 크리스마스 전야의 모험 정도로 해줘야하지 않을까?  이미 크리스마스 소동극을 그린 <나 홀로 집에>을 봐서 알지만 이렇게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악당이 어떻게 소비되는지는 익히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이 영화 내 개인적으론 <나 홀로 집에> 보다는 훨씬 자연스럽고 괜찮다고 생각한다. <나 홀로...>는 슬랩 스틱이지만 이 영화는 그렇게까지는 황당스럽지는 않다. 무엇보다 제작진이 앙투완 역의 빅토르 카발이란 아역 배우의 천진난만함을 100% 잘 활용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난 저 아이의 천진난만함 때문에 영화를 끝까지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니까.

 

영화가 2015년에 나왔고, 어린 아이의 모습은 자고 일어나면 바뀌니 지금은 제법 소년 티가 나 있을 것 같다. 이 영화가 첫 영환데 그후 영화에 출연한 적이 없는 것 같다. 이제 더 이상 안 찍는건가? 좀 기대되는 아역배운데 말이다. 타이르  라임이란 다소 생소한 배우와의 브로맨스가 제법이다. 어린 아이의 천진함을 보고 싶다면 이 영화는 강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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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9 15: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7-01-09 16:01   좋아요 1 | URL
그러기엔 너무 많이 기다리셔야 할 텐데요.
그냥 지금쯤 보시고 올 크리스마스 때 다시 보셔도 좋지 않을까요?
영화 보기 딱 좋은 사운드도 장착하셨잖아요.ㅎㅎ

2017-01-09 16: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9 16: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7-01-09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귀염둥이 꼬마아이네요♡ 첨 들어보는 영화인데 겨울 가기전에 보고 싶어요^^

stella.K 2017-01-09 17:54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첨 본 영환데 나름 괜찮았어요.
정말 저 아이 깨물어주고 싶을만치 귀엽더군요.
꼭 보세요.^^

후애(厚愛) 2017-01-09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너무너무 귀여워요~
안아주고 싶네요.^^
편안한 저녁 되세요.^^

stella.K 2017-01-09 18:34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저런 아들있으면 물고 빨고 했을 텐데 말입니다.ㅎㅎ
후애님도 좋은 저녁되시길...^^

북프리쿠키 2017-01-09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엔 자극적인 영화를 즐겼는데
요즘은 잔잔한 감동이 있는 영화가 조으네요.^^;

stella.K 2017-01-10 14:09   좋아요 0 | URL
오, 그렇다면 이 영화 강추합니다.^^

2017-01-10 16:3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