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필립스
폴 그린그래스 감독, 톰 행크스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평점이 높길래 기대하고 본 영환데 이런 인종차별적이며, 백인우월주의 영화는 근래 들어 오랜만에 본다. 뭐 허리우드 메이저 영화가 다 그렇지. 이런 얘기 가급적 안 하려고 했는데 이 영화는 안 할래야 안 할 수 없게 만든다.

 

내가 기대했던 건 그런 부조리한 위기 상황에서 좀 더 합리적이면서 인간미 넘치는 주인공 의 기지를 기대했던 건데 영 기대에 못 미쳤다. 그런데도 그저 끝까지 영웅이라고 우기고 싶어하는 남성주의 영화일 뿐이다.

 

물론 위기 상황을 고조시키며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연출은 그런대로 봐 줄만은 했다. 하지만 이 영화를 전혀 반대 상황에서 놓고 보라. 백인은 늘 우월하고 정의의 사도이며 흑인은 피부가 검다는 이유만으로 악의 상징으로 그려져야 한다는 게 요즘 시대에도 먹힌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하다. 

 

백인의 입장에선 그들이 단순히 해적일 수도 있겠지만 소말리아인들에겐 그들이 영웅일지도 모를 일이다. 또한 그들이 왜 해적이 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선 어떠한 설명도 없다. 그저 백인의 입장에선 처단해야 할 악의 축일 뿐이다. 

 

비주얼도 보라. 소말리아 흑인은 비쩍 마르고 심줄만 남은 검은 말처럼도 보인다. 눈은 왜 그리도 크고 번쩍거리는지. 그런 설정이라면 누가 보더라도 호감을 갖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비해 주인공 필립스 역을 맡은 톰 헹크스를 보라. 늙어 보이면서 그에 맞게 다소 굼떠보이까지 한다. 관객들은 당연 톰 헹크스에게 마음이 기울 것이다. 이런 이분법적인 대조가 탐착지 않다.

 

나중에 해적들은 발광을 하다 최후를 맞는데 그것이 당연하다는 것도 마땅치 않다. 정의가 이기는 영화가 되어야지 강자가 이기는 영화가 재미있던가? 해적 전원은 사살되었는데 인질로 잡힌 소말리아 선원 1명은 나중에 미국법에 따라 재판을 받고 교도소에 복역을 하게 된다. 필립스는 치료 후 다시 항해를 하고. 왜 소말리아인을 미국법에 따라 재판을 받아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강자의 나라라면 적선하는 의미에서라도 한 번은 자기네 나라로 돌려 보내줄 법도 하지 않을까?  물론 소말리아야 워낙 빈국이니 돈을 주고 그 인질을 빼내 올 엄두도 나지 않겠지.

 

배안에서 서로 싸우는 난장판을 보면서 어떤 사람은 카타르시스를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남자 아이들 어렸을 때 해 본 전쟁놀이 커서도 어디 안 가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언제까지 세상 돌아가는 판을 남자들에게만 맡길 것인가 보는 내내 씁쓸했다.   

                                                              ---------------------------------------------

                                                            우리나라에도 소말리아에서 배를 납치했던

납치범이 수감중이란다.
그 나라는 교화 안되는 미개국인가 할 것도 같다.

자국의 영화를 위해 작고 힘없는 나라를

그런 이미지로 사용하는 건 별로 옳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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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2 17: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7-05-22 17:38   좋아요 1 | URL
아, 그런가요?
그게 애매하긴 하겠군요.ㅠ
 

자신이 정말로 글을 쓰고 싶다면 이건 적극 추천할만 하다. 궁극적으로 글쓰기란 혼자하는 작업이긴 하지만 처음 글을 쓰는 사람은 혼자 쓰기란 쉽지 않다. 글쓰기에 관한 책을 보고 글을 쓴다는 것도(과연 있을까 모르겠다. 이건 참고서 같은 거 아니겠는가?) 여간 독한 마음 먹지 않으면 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가장 효율적인 건 문화센터나 창작을 가르쳐 주는 학원에 등록하고, 워크숍 작품을 써서 내고 합평을 받아 보는 게 도움이 많이 된다. 물론 합평을 받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받아서 좋은 소리를 들으면 기분 좋은 일이긴 하지만 별로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하면 의기소침해 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좋은 소리를 듣건  안 듣건 간에 그것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나 같은 경우 좀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원래부터 작가의 꿈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몰라도 참가한 워크숍마다(물론 몇 번 되지도 않지만) 그다지 나쁘지 않은 평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날이 있다고 가장 마지막 참가한 워크숍 작품에서 참혹한 혹평을 받았다. 어찌나 창피하고 부끄럽던지 쥐구멍이 있으면 들어가고 싶었고, 결국 눈물이 질금 거릴 정도였다. 하지만 지나놓고 생각해 보면 그렇다고 해서 나의 좋은 글쓰기 위한 노력이나 관심이 조금도 사그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경험은 어떤 식으로든 나에게 자양분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내가 말하려 하는 건, 그렇게 좋은 강좌를 들을뿐만 아니라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있으라는 것이다. 그래야 정보도 공유하며 좋은 경험을 쌓아 나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동호회 활동도 권유한다)   

 

그러나 이것도 어느 기간 동안만 가능할 것이다. 결국 글쓰기란 혼자하는 작업임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그런 사람이 있었다. 내가 다닌 마지막 학원에서 함께 들었던 한 수강생은 그전에도 몇 번의 수강 경험이 있었고, 이번에도 또 다시 수강하는 거란다. 그러면서 그는 남의 워크숍 작품은 열심히 읽고 리뷰는 하면서 정작 자신의 작품은 낸 적이 없으며 따라서 누구에게 평가를 받아 본 적이 없다. 물론 그런 사람이 나중에 굉장한 작품을 낼 수도 있고, 시간 있고, 돈 있어 그런다는데 뭐랄 사람은 없겠지만 언제까지 그러고만 있을 것인가 의아스럽기도 했다. 내가 그 학원과 안녕을 고했을 때 듣기론 그 수강생은 다음 번에도 수강 신청을 했다나 할 거라나. 

 

물론 그렇게라도 하는 것이 하지 않는 것 보다 나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 역시 어느 한 군데 자신을 종속시키고 더 이상 성장하지 않겠다는 것처럼 보여지기도 해 일견 안쓰럽기도 했다.        

 

지금까지 난 좋은 글쓰기에 일반적으로 알려진 방법과 나의 생각들을 얘기했을 뿐이다. 어떤 방법이 좋은지는 각자가 알아서 찾아 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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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lia 2017-05-20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stella.K 님 잘 모릅니다. 블로그 글도 거의 못 읽었어요. 하지만 stella.K 님 화통한 게 좋습니다. 뭐랄까 여장부 같다고 할까요. 저 같은 쫌팽이는 당당하게 자기 의견 · 속내를 털어놓는 화통한 성품이 부럽기만 합니다.

stella.K 2017-05-20 19:10   좋아요 0 | URL
ㅎㅎ 아유, 왜 그러십니까? 쑥스럽게...
뭐 가끔 그런 소리도 듣긴 합니다만 그런 사람이
취약한 것도 많죠. 뒤통수도 많이 맞고.ㅋㅋ

저도 님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만,
섬세하시고, 꼼꼼하신 분 같습니다.
저에겐 별로 없는 성격이기도 하죠.
앞으로 한 수 배우겠습니다.^^

cyrus 2017-05-21 18: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평가를 받을 때 적당한 비판(퇴고해야 할 부분을 알리는 것)은 받을만 해요. 그런데 비판이 너무 많은 것도 안 좋아요. 상대방이 자신의 글을 퇴고할 수 있도록 조언하는 일을 해본 적이 있었어요. 그 일을 계기로 글쓴이와 친해지게 됐어요. 그 친구가 저한테 하는 말이 제가 자꾸 퇴고 지적질해서 고칠 때마다 괴롭고, 글 쓰려는 의지마저 줄어들어서 힘들었다고 하더군요. 그 말 듣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지나친 지적이 상대방의 능력 향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다행히 그 친구는 지금 기자가 되었어요.

stella.K 2017-05-22 14:52   좋아요 1 | URL
와우, 누군지 좋은 친구를 만난 거네.
이 지적질이라는 게 사람이 받을만할 때 해야
서로 좋은 거지 상대가 그걸 받아들일만한 자세가
안 돼 있으면 못하는 거야.
그런데 지절질 하는 사람도 그래. 이 사람이 정말 상대방의 글에
대해 좋은 의도라면 모르겠는데
골탕 먹일려고 의도적으로 까는 사람 있거든. 그럼 정말 기분 나쁘지.
어떻든 둘 다 그 산맥을 넘을 수 있어야 하는 것 같아.
그걸 못 이겨내면 글 쓰지 말아야지.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게 되길 바란다. 그러나 그 첫 시작을 어떻게 해야되는지를 몰라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런데 누구는 '무조건 써라'고 말한다. 이 말은 솔직히 진부하다. 누구는 그러고 싶지 않아서 못 하나? 좀 다른 말은 할 수 없나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무조건 써라'는 말은 진부하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 말을 대체 할 다른 말은 나로선 아직 찾지 못했다. 그러므로 이건 글을 쓰겠다는 사람에겐 진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글을 쓰는 것을 너무 부담스러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잘 써야 한다는 부담을 버려야 한다. 즉 잘 써야 한다는 부담은 버리돼, 무조건 써야 한다. 그게 진리다.

 

1일 1페이지 정도는 누구나 부담없이 쓸 수 있지 않은가? 그래서 글을 쓰겠다는 사람에게 일기 쓰기는 권장사항인 것도 사실이다. 요즘엔 블로그나 SNS 활동들을 많이 하기도 하니 거기에 자신의 하루를 쓰고 피드백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그리고 요즘 시중에 글쓰기에 관한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와있다. 어떤 책이 나와 있는지를 알아보고 그중 좋은 책을 골라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엔 좀 경계해야 할 사항이 있기는 하다. 그런 책을 사 보는 것은 좋긴 하지만 깊이 빠지지는 말라는 것이다. 만일 자신이 앞으로 글쓰기 강사가 되겠다고 한다면 물론 이쪽의 책을 할 수만 있으면 많이 구해 보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중요한 건 자신이 (좋은)글을 쓰는 것에 있지 그런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좋은 글은 결코 써 지지 않는다.

 

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겠지만, 난 학교 때 공부를 그다지 잘하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 날 내가 참고서를 습관적으로 많이 사는 나를 발견하고 놀란 적이 있다. 내가 왜 이렇게 참고서를 많이 사는 거지? 그뿐인가? 여기저기 과외 공부를 바꾼 적도 있었다. 연장을 잘 못 다루는 사람이 연장 탓 한다고 공부를 못하는 이유를 내 안에서 찾지 않고 참고서가 과외 공부 같은 외부적인 요인에서 찾으려고 하는 것이다. 그와 비슷하게 그런 책을 읽는다고 해서 글을 저절로 잘 써 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그런 책에 나를 가두고 있지 않은가 돌아보고 경계해야 한다. 중독성이 있기도 하고. 

 

그래도 아주 안 읽을 수는 없겠지. 나 개인적으로는 글쓰기 강사가 매뉴얼처럼 써 놓은 책은 별로 선호하지는 않는다. 그 보단 일선 현장작가들이 직접 부딪혀 가며 쓴 책들을 좋아한다. 이를테면 김탁환이나 이승우 작가가 쓴 책은 그들이 소설을 쓰면서 겪고 깨달은 이야기를 생생하게 써 놓기도 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물론 세계적인 작가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도 빼놓으면 섭섭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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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9 2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7-05-20 11:01   좋아요 0 | URL
저만 그런 게 아니었군요.
뭔가 이 책엔 공부를 잘하게 만드는 비법이 있지 않을까?
그런 호기심에 사더란 말이죠.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알멩이는 같은데
정리를 다르게 해 놓거나 아님 장식이 다른 정돈데
그땐 왜 그렇게 집착했는지 모르겠어요.ㅋㅋ

님도 좋은 주말 보내세요.^^

cyrus 2017-05-21 18: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 쓰신 글에 제가 남긴 댓글에도 언급했지만, 상대방의 의견을 듣는 것이 제일 중요해요. 상대방이 퇴고를 요구하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 수 있어요. 글쓴이 입장에서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거든요. 그래도 진심 어린 조언이나 충고가 죽은 글을 되살릴 수 있어요.

stella.K 2017-05-22 14:53   좋아요 0 | URL
오, 그럼. 결국 그걸 잘 받아 넘기면 작가로 갈 수 있는 거지만
그걸 못 참아내면 다른 걸 찾아 봐야지.ㅎ
 

1980년 5월 18일

너는 이 세상에 왔고

나는 이 세상을 떠났다.

나는 아비된 사람으로서

네가 세상에 무사히 올 수 있도록

지켜 줬을 뿐 너의 핏덩이 몸뚱아리는

안아 보거나 만져보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은 운명인 것을

그땐 이 아비도 알지 못했다.

 

세상을 원망하지 말거라.

너 자신은 더더욱이 원망하지 말거라.

네가 세상에 오지 않았다면

내가 어떻게 갈 수 있었겠니.

때로 슬픈 운명을 지고 가야하는 사람도 있는 것.

이 세상에 꽃씨 하나 떨궈놓고 가는 것도

이제는 위로로 여길 시간도 돌아오는구나.

 

이제 다시는 너의 생일을

슬픈 날로 기억하지 말거라.

그날은 너와 내가 유일하게 위로 받을 수 있는 날이고,

너와 나 부녀관계는 결코 변하지 않는다.

우린 바로 이 사실로 인해

언젠가 천국에서 만날 것이다.

그땐 다시 헤어지지도 않을 것이며,

슬퍼 우는 일도 없을 것이다.

그날까지 굳건하게 살아다오.

이제 곧 좋은 세상이 오지 않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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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광주 민주화 운동 기념일이다.

기념식 말미에 37년 전 이날 태어난 어느 딸이 같은 날 돌아가신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를 낭독하는데 눈물이 났다.

아버지께 천 통의 편지를 띄워 드려도 단 한 통의 편지도 받을 수 없는 그녀의

슬픈 마음이 고스란히 나에게도 전해졌다.

미진하나마 그녀를 위로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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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8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7-05-18 17:36   좋아요 1 | URL
님께서는 눈물이 너무 많으십니다.
남자분께서 그리 눈물이 많으셔서 어쩌누...
조금만 우십시오.^^
 

문제인 대통령 집무 이틀째였나? 임종석 청와대 비서관이 내민 서류에 사인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순간 옛 생각이 났다. 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 그 역시 청와대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것으로 아는데, 그가 내민 서류에 고 노무현 대통령이 사인하는 모습을 뉴스에서 심심찮게 본 적이 있다. 

 

사람이 겉보란이라고, 아무래도 같이 있으면 노 대통령 보단 문 비서실장이 더 멋있어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그때 난 한 후배와 그의 중후한 매력에 대해 얘기하면서 그가 대통령이 되어도 좋을 것 같다는 농담을 했던 적이 있다. 그리고 얼마만이던가? 세월이 흘러 그는 정말 대통령이 되었다. 농담처럼 했던 말이 현실이 된 것이다. 그리고 그의 중후함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그러나 난 사실 이번 투표 때 그를 찍지 않았다. 심상정을 찍었다. 그런데 나와 비슷한 이유로 심상정을 찍었다는 사람이 많아 조금은 놀랐다. 될 사람은 어차피 될 것이니 다른 사람을 찍겠다는 이유. 그래. 될 사람은 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벌써 공약을 이행해 가고 있다. 첫 지시 사항이 일자리 창출이였다지. 그도 중요하지만 미세먼지 대책이 난 더 반가웠다. 물론 낡은 원전을 그것도 일시 가동을 중단한다고 해서 얼마의 효과를 보겠냐고 할지 모르겠다. 실제로 1~2%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건 박근혜 정부 시절엔 다루지 않았던 사안이었다. 그래도 1~2%도 효과는 효과이고, 시작치고는 결코 작은 효과는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으로 집무를 청와대가 아닌 광화문에서 보겠다고도 했다.

난 그것도 나쁘지 않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국민과 더 가까이 있겠다는 의지의 천명이기도 한데, 알다시피 광화문엔 세종대왕의 동상과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있다. 피그말리온의 효과라고 그는 매일 그 두 분의 동상을 보면서 애민을 생각하지 않을까? 그런데 문제는 대통령이 집무를 보는 공관이 2019년에나 완공이 된다고 한다. 그 정도라면 임기 중반에 들어가는 싯점일 텐데 다소 늦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의 임기가 이제 겨우 일주일을 넘어가고 있다. 새 대통령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은 중요하긴 한데 너무 과도하게 집착하거나 기대하는 건 현상황에선 적절한 건지 모르겠다. 앞으로의 5년은 새로운 정부로선 숨가뿐 5년이 되겠지만, 국민은 그저 지켜 볼 5년이다. 지금부터 잘 할 거냐, 못할 거냐를 묻는 여론 조사가 과연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당연히 지금은 잘 할 것이다 내지는 잘해 줬으면 좋겠다가 압도적일 수 밖에 없다.

 

김영삼 정부 출범 때 지지율이 거의 98% 육박했으나 임기가 끝났을 때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원래 대중은 일희일비하는 것이 많다. 지금 대통령을 열렬히 지지하는 사람들 중엔 앞으로 조금만 잘못해도 비난을 퍼부을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물론 끝까지 일편단심 할 사람도 있겠지. 그런 사람이 적지 않다면 그건 대통령의 복일 것이다. 그러나 그저 먼 발치서 지켜 볼 국민이 그 보다는 훨씬 더 많지 않을까? 사랑은 꼭 뜨겁고 정열적인 것만은 아니다. 무심한 것 같아도 묵묵히 지켜봐주고 무언의 응원을  보내는 것도 사랑의 한 방법이다. 난 어떤 식으로든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의 사랑을 많이 받는 대통령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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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5-17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원래 유승민을 찍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표가 분산되면 문, 홍 둘 중 하나가 유리하다는 예측이 있었어요. 정말 투표날에 고민 많이 했어요. 문을 찍을까, 유를 찍을까. 결국 문재인을 찍었어요.

stella.K 2017-05-17 14:50   좋아요 0 | URL
ㅎㅎ 그랬구나. 나도 많이 흔들렸다.
나도 유승민을 잠시 생각하기도 했지. 불쌍하잖아.ㅋ
박근혜 때문에 여자 대통령이 앞으로 당분간 나오기
어려울 거란 관측이 있기도 해서 안 될 거 알지만
누구든 빠른 시일안에 나오라는 의미에서 심상정 찍었어.
물론 대통령이란 중차대한 자리에 남자 여자 가르는 게
대단한 게 아닐 수도 있겠지만
여성의 리더십도 못지 않은 거잖아.
남자에 가려지면 좀 우울한 것 같아.

그런데 새 대통령께서 아직 여성 인사를 내정한 게 없지?
누구를 입각시킬까?

qualia 2017-05-17 16: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김영삼 정부 출범 때 지지율이 거의 98% 육박했으나 임기가 끝났을 때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

→ 저게 사실인가요? 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라고 봅니다. 요컨대 우리나라 국민들은 뭐랄까요 철학적 일관성이라든가 뚜렷한 정치적 신념 같은 게 너무 부족하다는 느낌입니다. 줏대가 없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김영삼은 3당 야합으로 자신의 민주주의적 지조와 신념을 스스로 뒤엎어버린 사람이죠. 그렇다면 최소한 그 당시 군부 쿠테타 독재 세력에 투쟁하는 편에 섰던 사람들은 변절자 혹은 기회주의자 김영삼한테 반대했어야 되는 것 아닌가요? 변절자 혹은 기회주의자치고 역사에서 성공한 정치인은 극히 드물죠. 김영삼 정권이 필패하리라는 건 3당 야합 당시 불을 보듯 뻔히 내다보이는 상황이었다고 봅니다. 당시 저는 변절자 혹은 반역자 혹은 기회주의자 김영삼 세력이 대선에서 승리했을 때 얼마나 절망하고 분노했는지 모릅니다. 해서 결코 대승적인 견지에서라도 도저히 김영삼 정권한테 지지를 보낼 수 없었습니다. 저와 같이 좌절감과 배신감과 분노로 커다란 정치적 트라우마에 시달렸던 사람들이 많았을 텐데, 김영삼 정권 출범 당시 지지율이 98%라는 건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현상이라 봅니다. 그 여론 조사의 통계적 수치가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들의 무철학적인 정신 구조가 도저히 이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한국인들의 원리원칙 없는 정신 구조, 다시 말해 무철학, 무신념, 무신조, 무지조 성향은 문재인이 정권을 교체한 지금 시점에도 지속되고 있다고 저는 판단합니다. 해서 무철학, 무신념, 무신조, 무지조의 반대편에 있는 분들이 지속적으로 투쟁해 이번에 정권을 바꾼 것은 백만년래 천우신조의 기적이자 축복라고까지 생각될 정도입니다. 정치적 신조라든가 철학적 입장은 결코 손바닥 뒤집듯이 손쉽게 바꿀 수는 없는 것인데, 어떻게 해서 김영삼 정부 출범 당시 지지율이 98%에 이르렀다는 것인지, 저 자신 한국인이지만 도저히 한국인들의 정신 구조를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이런 한국인들의 속성을 볼 때, 문재인 정권도 앞날을 예단할 수 없다고 봅니다. 지금 각종 문비어천가가 쏟아져나오고 있는데요. 뿌리 깊은 한국인들의 무철학, 무이념적 속성을 경계하고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stella.K 2017-05-17 19:24   좋아요 0 | URL
동감입니다. 그런데 제가 볼 땐 한국인에게 철학과 신념이 생기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건 아닐까 싶기도 해요.
그런 철학과 신념을 바탕으로 한 정치 체계가 있다면
언제가 한번은 성공하는 대통령이 나와야 하는데
저마다 정권을 잡겠다는 야망만 있지 그 이후엔 다 난관에 부딪히는 거죠.
반대파에 의해서 말입니다.

김영삼의 수치는 제가 잘못 본 것일 수도 있어요.
최근에 본 대통령에 관한 책에서 그렇게 본 것 같거든요.
어쨌든 수치는 꽤 높더군요. 그건 초반에 금융실명제 카드를 비롯한
몇 가지 공약 때문인 것 같은데 어쨌든 끝은 허망했죠.
김영삼뿐이겠습니까? 그나마 그분이 돌아가셨으니 망정이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이전 정권의 매타작을 하잖아요.
그나마 박근혜는 이미 시작된 거고 이명박은 어떨까요?
종복 이념은 어떻구요.
보수가 득세하면 종복 이념이 유지되지만 진보가 이기면 상황은 달라지겠죠.
이런 것도 결국 우리나라의 해묵은 문젠데
문재인 대통령은 어떻게 할 건지 모르겠어요.
그런 것 보단 미래를 내다보고 해야할 텐데...
어쨌든 이렇게 시작된 거 잘이나 해 줬으면 하는 바람일뿐
제가 특별히 문빠는 아닙니다.
누구 말마따나 이제 좀 노빠, 문빠, 친박이니 비박이니 이딴 편가름
하지 말고 정치다운 정치를 해야 할 텐데...

stella.K 2017-05-17 19:47   좋아요 0 | URL
아, 님!
그리고 그 높은 지지율이라는 게 그런 것도 있잖아요.
잘할 것이다와 잘 해 줬으면 좋겠다를 한통가리로 보면
그렇게 높게 나올 수도 있는 거죠.
설문은 그냥 설문일뿐 시작하는 마당에 그에 뭐 그리 대단하겠습니까?
끝이 중요한 거죠.ㅠ

페크pek0501 2017-05-18 1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5년 뒤 대통령이 퇴장하면서 국민의 박수를 기분 좋게 받게 되길 기대합니다.
제발 욕먹는 상황이 재현되지 않길 바라게 됩니다.

2017-05-18 18: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8 1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9 16:4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