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티파니에서 아침>을 다시 보았다. 이번에 본 것이 세번째다. 언제나 그렇듯 내가 한 영화를 거듭해서 보는 경우는 좀처럼 없다. 

 

그런데 이 영화 세번째로 봤더니 두 번째에도 발견하지 못한 것을 발견하고 속으로 찔끔했다. 그전까지는 오드리 헵번이 여우 꼬리 살랑거리며 나오는 게 너무 좋아 오로지 주인공에만 취해있었던 것 같다. 나도 같은 여자지만 오드리 헵번을 좋아하지 않기란 쉽지 않다.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영화속에서 얼마나 빛나보이던지. 그것은 오프닝씬에서부터 강력하게 사로잡는다. 

 

검정 이브닝 드레스를 입은 그녀가 한 손엔 커피를, 한 손엔 도넛을 들고 귀금속 상점인 티파니를 배회하는 장면이란...! 난 바로 이 첫 장면에서부터 사로잡혀 영화속 홀리로 분한 오드리 헵번이 맡은 역할이 뭔지, 그녀의 상대역인 폴은 어떤 캐릭터인지 알지 못했던 것이다. 폴 역을 맡은 젊은 날의 조지 페퍼드는 또 오죽 잘 생겼던가. 브레드 피트가 있기 한 세대 전에 이 배우가 있었다는 걸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사실 이 남녀 주인공의 캐릭터가 그다지 좋은 건 아니다. 특별히 부각을 안 시켜서일뿐이지, 홀리는 고급 창녀고, 폴은 촉망 받는 소설가라고는 하나 후원자가 있다. 말이 좋아 후원자지 어느 돈 많은 귀부인과 내연의 관계다. 글쎄, 서양에서는 에게 아무렇지도 않을지 모르지만 동양의 정서에선 쉽게 이해될 것은 아니다. 더구나 이 영화의 제작년도는 1961년도 고, 내가 처음 본 건 80년 대가 막 시작되었을 때이다. 그 시대의 정서로도 쉽게 용납이 안 된다. 그런데도 난 그걸 아버지와 함께 TV '주말의 명화'를 통해 봤다는 것이다.

 

그때 나는 관심이 책에서 영화로 옮겨가는 중이었거나 아니면 영화로 확장되는 그 경계 어디쯤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원작이 있는 영화를 본 경우 그 원작을 읽어보고 싶은 충동이 꼭 있었다. 그래서 난 비슷한 시기에 역시 '주말의 명화'를 통해 비비안 리가 나왔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봤을 것이다. 그리고 거의 충동적으로 거짓말 좀 보태 사전만한 두께 두 권짜리를 냉큼 사다가 보기 시작했고 그것을 읽느라 고생 깨나했다. 덕분에 그때까지 잘 알지 못했던 미국 흑인 노예의 역사에 대해 흥미가 생겼으니 나름 뿌듯했다. 그리고 그건 어느 날 갑자기 생겼던 것이 아니다.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땐가? 알렉스 헤일리 원작의 TV 시리즈 <뿌리>를 봤기 때문이기도 하다. 난 그때도 마침 번역되어 나온 원작을 사다 읽긴했지만 읽는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책이 영화만큼 감동스럽지가 않은 건지, 아니면 그것을 읽기엔 내가 아직 어렸던 건지, 아니면 번역에 문제가 있었던 건지. 

 

지금은 상하 권으로 나왔지만 처음 나왔을 당시는 세 권으로 케이스에 담겨져 나왔었다. 그때 번역자가 누구였는지 모르겠다. 안정효 번역자였다면 나쁘지 않았을 텐데 그가 최초의 번역자였을까엔 의문이 남는다. 모르긴 해도 그때 안정효는 대학을 다니고 있거나 막 졸업할즈음이 아니었을까? 무엇보다 안정효의 번역본은 2009년이다. 그렇다면 선번역자가 있지 않았을까? 하긴 안정효든 아니든 내가 그때 번역 가지고 왈가왈부할 상황은 아니었던 것 같다. 지금이야 번역의 질을 깐깐하게 따지지 그땐 그런 것도 없었고, 무엇보다 내가 이제 겨우 알파벳을 떼었을 땐데 번역을 따질만큼 나의 정신이 고급한 경지는 아니라는 것.    

 

아무튼 난 그렇게 자연스럽게 흑인 문학에 눈을 떠 가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와 생각하면 과연 마가렛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흑인 문학의 범주에 넣어도 될까 의문스럽기도 하다. 물론 백인이면서 흑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글을 쓰는 사람이 없지는 않겠지만 엄밀히 말해 그 작품을 흑인 문학으로 보는 건 좀 그렇지 않나 싶다. 모르긴 해도 마가렛 미첼 이전에 자기 작품에 흑인을 등장시킨 작가는 없지 않았을까? 그게 맞다면 마가렛 미첼의 문학적 업적은 결코 작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흑인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뤘다고는 보지 않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것은 훗날 알렉스 헤일리나 토니 모리슨 같은 흑인 작가의 몫은 아니었을까?

 

아무튼 그때 <뿌리>의 성공을 힘입고 카일 언스토트란 작가의 <만딩고>라는 소설이 나와 신문이며 라디오에 한창 선전중에 있었다. 지금은 거의 잊혀진 작가인 것 같은데 그때는 거의 라디오만 틀면, 신문은 이틀이 멀다고 광고에 나왔었다. 그러니 내가 이 책에 관심을 안 가질 리가 없다.    

 

그런데 광고 카피가 좀 관능적이다. 그 내용이 어땠는지 지금은 전혀 기억하는 바가 없지만 관능적이었던 것만큼은 확실하다. 그 책을 선택하지 않을 방법중 하나는 시간이 지나면 이 책에 대한 관심도 잦아들겠지 해서 잦아들면 그건 읽지 않아도 되는 책이다. 그런 것처럼 시간이 지나도 잦아들지 않으면 그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한다. 그 책이 그랬다. 시간이 지나도 내 마음에서 잦아들지 않았다. 그렇다면 읽어야 한다. 그런데 나도 참 순진하다. 연일 그렇게 광고를 해 대는데 무슨 수로 내 마음에서 관심이 잦아들기를 기대한단 말인가? 그래서 꼭 사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때는 또 아버지가 용돈을 주셨던 것이 아니라 필요한 그때 그때 타야했다. 그런데 좀 우스운 일이 벌어졌다. 평소 때 같으면 내가 책을 사겠다고 하면 아버지는 말없이 돈을 주시곤 하셨는데, 그때 따라 무슨 생각이셨는지 무슨  책을 살 거냐고 묻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나도 참 요령이 없었다. 그냥 다른 책을 사겠다고 했으면 좋았을 것을 솔직하게 <만딩고>를 사겠다고 한 것이다. 그러자 아버지는 일언지하에 돈을 못 주겠다고 하시는 것이다. 아버지도 그 야시시한 광고를 거의 매일 들으셨으니 빛의 속도로 그런 19금 소설을 딸에게 읽힐 수는 없다고 생각하신 것일게다. 

 

그때 난 확실히 잘못했다는 걸 알았지만 이미 주워 담을 수는 없었다. 그래도 내깐엔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던 건, 난 그 무렵에 이미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사랑>을 완독한 전력이 있었다. 이거야 말로 19금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도 있고, 당시 국어 선생님도 읽기를 허락한 소설이다. 그렇다면 <만딩고>도 당연히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던 것이다. 좀 억울했지만 조용히 물러나는 수 밖에. 뭐라고 설득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바로 며칠 전,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보면서 새삼 이 영화가 나에겐 효자였다는 걸 알았다. 난 분명 이 영화를 아버지와 함께 봤다. 그런 캐릭터가 저변에 깔려 있고 그게 조금이라도 수면위로 툭하고 삐져 나왔더라면 아버지는 내가 그 영화를 보기를 불허했을 것이다. 그런데 교묘하게도 그런 것을 완벽히 감추고 15세 관람가로 둔갑시켜 부녀가 함께 볼 수 있게 해줬으니 이 영화가 아버지에게 대신 복수해 준 셈이라는 걸 알았다.  

 

알디시피 이 영화는 트루먼 커포티의 원작을 영화화 했다. 이 책은 2013년이 되서야 나왔다. 영화에 비하면 한참 늦은 출판인데 만일 그 시절에 나왔다면 아버지는 또 읽기를 반대하셨을까? 어쨌든 복수는 그렇게 조용하고 은밀하게 하는 것이다. 그것도 감독이 대신 해 준 거나 다름없으니 고맙다고 해야하는 걸까? '그렇게 못 보고 ,못 읽게해도 다 본다구요!' 

 

옛날이나 지금이나 아무리 어른이 반대해도 아이들은 어떤 방법으로든 19금에 접근한다. 지금은 그 경로가 워낙에 다양한데다, 스스로 19금을 15세 관람가로 낮추고 있어서 내 시절의 19금과는 많이 달라졌다. 그렇더라도 공히 말하겠는데 그 시절 나는 소설 <만딩고>를 정말 흑인 문학에 대한 관심 때문에 읽어보려 했다. 아, 이 마음을 누가 알리?ㅠ 

 

그런데 지금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렇게 읽고 싶었던 책이라면 성인이 되서 읽었을 텐데 지금까지도 안 읽고 있다. 그런 것을 보면 정말 나와는 인연이 없었던 책이었을까? 하긴 지금은 읽고 싶어도 읽을 수가 없다. 절판 됐으니. 어느 출판사에서 다시 나와준다면 그때처럼 다시 한 번 내 마음에 불을 확 질러 놓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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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8-11-01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도 만딩고 알아요. 고맘때 아빠 책상에 있는 걸 보고 궁금해서 몰래 읽었지요...
<티파니에서 아침을>은 영화보다 음악이 더 먼저 생각나는 영화중 하나랍니다.

stella.K 2018-11-01 14:28   좋아요 0 | URL
아, 읽으셨구나.
저의 아버지는 읽지도 않으시면서
제가 읽는 것을 막으셨답니다.ㅠ
물론 보셨다면 저도 몰래 읽었겠죠?ㅋㅋ

맞아요. 음악이 참 많이 기억에 남죠.
첫 장면은 정말 영화사에 남을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니데이 2018-10-31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K님도 <뿌리>를 드라마로 보셨군요. 어른들이 예전에 그 드라마를 보셔서, 제목을 기억하는 분들 계시더라구요. 저는 드라마는 못 봤지만, 원작자의 이름만 알고요.

이제 조금 있으면 11월입니다. 3분쯤 남았으니까요.
11월에는 더 좋은 일들, 크고 작은 행운 가득한 한 달 되셨으면 좋겠어요.
stella.K님,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stella.K 2018-11-01 14:35   좋아요 1 | URL
이 <뿌리>가 나중에 또 한번 리메이크 됐더군요.
근데 안 보게 되더라구요.
워낙에 볼게 많으니까 순위에서 밀린 것도있고
잔인한 장면도 많은 것 같더라구요.
스토리를 아니까 이 잔인한 장면을 굳이 보고 싶지 않은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서니님 안 보셨으면 한 번 보시라
추천하고 싶습니다. 진짜 잘 만들었어요.

좋던 싫던 11월이 시작됐네요.
어영부영 남은 두 달이 지나갈 것 같습니다.
서니님도 알찬 11월 되시기 바랍니다.^^

페크pek0501 2018-11-03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털리 부인의 사랑>을 사 놓고 아직 읽지 못한 1인입니다.
님은 완독하셨군요...
저는 내년에나 읽을까 합니다. 친구가 꼭 읽어 보라고 해서 샀었는데...ㅋ

stella.K 2018-11-03 18:50   좋아요 0 | URL
다시 읽으면 느낌이 또 다를텐데 말입니다.
읽으지 하도 오래되서요.
이러고 저러고 지간에 전 <만딩고>나 다시 나왔으면 합니다.ㅋ
 

얼마 전, 마태우스님이 의학사에 관한 책이 출간 대기 중이라고 하셔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 책이 먼저 나왔다. 언제 또 이런 책을...?! 하여간 꽤 부지런한 분이시다.

 

올초 나는 <목련꽃 필 무렵 당신을 보내고>란 이기춘 옹의 일기집을 읽고 일기를 다시 쓰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매일 일기를 쓴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스스로 현재 스코어를 평가하자면 성실도면에선 90점은 줄 수 있을 것 같다. 이만큼 쓰기도 쉽지 않은데 그 정도면 나로선 좋은 점수다. 그런데 마태님은 아예 대놓고 <밥 보다 일기>라니 스스로 점수를 깎게 된다. 아, 어찌할꼬...ㅠ

 

그렇지 않아도 지난 주말 <대화의 희열>이란 프로에 가수 아이유가 나왔는데 그녀는 우리가 잘 아는대로 싱어 송 라이터다. 최근엔 프로듀서까지 하고 있는데, 그녀가 작사를 할 수 있는 것엔 일기 쓰는 습관이 한몫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과연 일기를 우습게 볼 일은 아닌 것 같다.

 

사실 언젠가도 그런 얘기를 했지만, 내가 일기를 쓰지 않게된 건 블로그 활동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과 일기 쓰는 행위를 같이 봐야하는 건지, 따로 봐야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런데 일기 쓰기를 다시 한 나로선 블로그에 글을 남기는 빈도수는 확실히 줄어든 건 사실이고, 괴발세발로 쓰는 글을 굳이 정서하게 되지는 않지만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 보다 더 솔직하게 쓰게 되는 건 사실이다.

 

명랑한 글쓰기로 유명한 마태님께서 지난 번엔 책읽기에 관한 책을 내시더니 이번엔 글쓰기다.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 같기도 한데 또 어떤 글을 쓰셨을지 궁금하다. 모쪼록 대박 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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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8-10-29 2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매일 일기쓰기 어려운거 같아요ㅠ

stella.K 2018-10-30 13:29   좋아요 1 | URL
그러게 말입니다. 그래도 우리 열심히 써 봐요.^^;;

syo 2018-10-29 2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이라고는 일기밖에 못 쓰는 syo가 있습니다. 리뷰를 써도 일기, 독후감을 써도 일기....

stella.K 2018-10-30 13:32   좋아요 1 | URL
항상 그렇지만 전 리뷰와 독후감이 뭐가 다른지 모르겠어요.
분명히 뭐라고 뭐라고 그 차이를 설명하더만
뒤돌아서면 잊어버리고마니 참...

어쨌든 리뷰면 어떻고, 독후감이면 어떻습니까?
성실하게 쓰는 게 중요한 거죠.
게다가 늘 당선작을 내지 않습니까?
그게 중요한 거죠. 전 당선작 내는 게 넘넘 힘들어요.ㅠ

2018-10-29 2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10-30 13:34   좋아요 1 | URL
아유, 왜요? 제가 아니어도 누군가는 벌써 소문 냈을 겁니다.
마침 이번엔 제가 알라딘 내에선 제일 먼저 알게 되서
소문낸 건데 얼마나 기쁘던지요.ㅋ
다시 한 번 대박 나시길 기원합니다!!^^

희선 2018-10-30 0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기가 글쓰기에 도움이 된다는 말에 예전에 날마다 쓴 적도 있지만 글은 별로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늘 비슷한 것만 쓰고 그저 생각만 썼네요 그걸 일기라고 할 수 있을지, 지금도 그렇게 써요 자기만 보는 일기니까 잘 쓰려고 하기보다 그냥 편하게 써도 괜찮겠지요


희선

stella.K 2018-10-30 13:38   좋아요 2 | URL
그건 그래요. 어떤 땐 했던 말을 또하고, 어떤 땐 쥐어짜내야
나오고. 그럴 땐 내가 무슨 숙제하는 것도 아닌데
꼭 이랴야 하나? 이렇게 써도 다시 볼 날이 있을까?
의문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결론은 일기를 안 쓰는 것 보단
쓰는 게 중요하다는 거죠.
제가 좀 악필이라 나중에 알아 봐 줄 사람도 없을 것 같습니다.^^;;

후애(厚愛) 2018-10-31 1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책이 나오셨군요.^^

예전에 일기를 자주 쓰곤 했었는데 요즘은 아주 가끔씩 쓰곤 합니다.
기억에 남는 일, 특별한 일이 생겼을 때만요.
그런데 솔직히 귀찮기도 합니다.^^;;
감기조심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stella.K 2018-10-31 14:36   좋아요 1 | URL
ㅎㅎ 동감이어요.
그런데 책 서문에 마태님이 일기를 쓰지 않는 것에 대해
어찌나 쎄게 쓰놓으셨는지 후애님도 보시면
정신이 번쩍 드실 걸요?^^

후애(厚愛) 2018-10-31 15:42   좋아요 1 | URL
stella.K님 땡스 투 누르고 장바구니에 담아 두었습니다.^^
다음달에 구매해서 봐야겠어요.
좋은 책 소개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stella.K 2018-10-31 18:27   좋아요 1 | URL
앗, 고맙습니다.^^
 

내년이 3.1운동 100주년이라는 걸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물론 지금은 아직 2018년이니 내년이 되면 메스컴에서 일깨우긴 할 것이다. 더불어 2020년은 유관순 열사가 순국한지 100주년이 되는 해다.

 

그래서 모처에서 초등학교 3, 4학년을 대상으로 어린이 뮤지컬을 만든다고 해서 대본 참여를 해 줬다. 길이는 40분 내외.그러니 이야기가 산을 타다가 갑자기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느낌이다. 즉 기승전결이 없다는 것이다. 기승으로 갔다 바로 결론으로 떨어지는 구조랄까?

 

암튼 텍스트가 있긴 하지만 텍스트대로만도 할 수도 없다. 새삼 초등학교 때 배우고 잊어버렸던 유관순 열사에 대해 공부할 수 있게 되서 나름 좋았는데 그래도 대본에 유관순 열사의 마지막 유언만은 남기고 싶었다. 유언은 이렇다.

 

                 "내 손톱이 빠져나가고 내 코와 귀가 질리고

                  내 손과 다리가 부러져도 그 고통은 이길 수 있사오나

                  나라를 잃어버린 그 고통만은 견딜 수가 없습니다.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 밖에 없는 것만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입니다."

 

그런데 이걸 결국 넣지 못했다. 아이들 정서에 안 좋을거란다. 작가의 똥고집일까? 난 웬지 쉽게 용납할 수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데 이걸 가지고 얘들이 두려워 하겠느냐고 우기고 싶었다. 직접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그저 읊으며 지나가는 건데. 결국 모든 사람의 의견을 존중해서 빼기로 했다.   

 

그래도 뭔가 찜찜해서 최근 홍콩에 살다 영구 귀국한 아는 지인에게 사정 얘기를 하고 자문을 구해 보았다. 그는 홍콩에 살 때 아이들을 대상으로 인형극을 해 봤다니까. 그 역시 빼는 게 좋을 거라고 조언했다. 

 

그런데 또 의외의 일이 발생했다. 그렇게 해서 뺐는데 마지막 엔딩을 유관순이 채찍을 맞고 죽는 것으로 마무리 하자는 것이다. 아니 그 대사로 처리하는 유관순 열사의 마지막 유언도 뺀 마당에 채찍 맞다 죽는 것을 보여 주자고...? 게다가 그렇게 해서 마무리 할 것 같으면 기껏 만들어 놓은 노래 한 곡이 죽는다. 어쩌자는 건지.

 

그것도 내가 묻지 않았다면 그대로 진행시켜 볼 참이었던 모양이다. 순간 예전의 기억들이 떠오르른다, 이 바닥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하나도 없는 것일까 회의가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서로의 영역을 터치하지 않고, 오로지 존중과 신뢰, 교감 뭐 이런 것만으로 작업을 할 수 없는 걸까? 누가 누구 위에 군림하고, 모든 것을 좌지우지해야 그 존재감을 인정 받는다고 생각하는 전근대적 꼰대감은 좀 없어져야 하는 것 아닐까? 더구나 제8의 예술인 뮤지컬을 하면서 과연 그게 용납이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꼰대가 아무데서나 꼰대의 존재감을 드러낸다면 정작 중요한 리더십을 발휘해야할 때 그 책무를 다하지 못할 것이다. 다소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더라고 넓은 아량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이렇게 처음 일하는 타임에서 그런 식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면 나중에 무엇을 보여줄지 그 또한 의문이다.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장님 3년은 그냥 있는 말은 아닐 것이다. 이젠 웬만한 건 유연함으로 넘어갈 줄도 아는 나이가 되지 않았나? 일일이 대응하고, 날카롭게 손톱을 세워봤자 나만 힘들어질 것이다. 나야 지켜야 할 것이 목숨 밖에 없으니 손해 볼 것도 그리 많은 것도 아니지만.    

 

아무튼 덕분에 유관순 열사에 대해 많은 것들을 생각했던 요즘이었다. 18살 채 피워보지 못한 인생을 살았던 사람. 무슨 용기가 있어 겁도 없이 그 어린 나이에 독립 운동을 할 생각을 했을까? 그녀가 삼일운동을 하고, 순국을 했지만 조국의 광복은 그렇게 빨리 오지 않았다. 

 

또 어찌보면 그렇게 죽는 편이 더 나았을까? 좀 더 오래 살았다면 그녀도 위안부가 되지는 않았을까? 하지만 그렇게만 생각할 수도 없는 것이, 그렇다면 위안부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유관순만큼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란 어이없는 논리의 비약까지 해야한다. 세상에 죽어도 되는 인생이 어디 있단 말인가? 버림 받아도 되는 인생이 어디 있는가? 계집 아이가 무슨 독립운동이냐고 혼이 나지는 않았을까? 별생각이 다 들었다. 무엇보다 유관순은 어린이 위인 전기에서나 다룰뿐 변변한 평전도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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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10-18 1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채찍이 등장하는 결말은 충격이 크지 않을까요.
소품과 맞는 사람의 표정이라는 시각적 효과라는 게 있으니까요.
전에는 잘 몰랐는데, 요즘은 그 떄 나이가 십대라는 것을 생각하게됩니다.
유관순 열사가 아닌 그 시기 학생이었던 유관순이라는 사람의 생애도 있으니까요.

stella..K님, 오늘도 바람이 차갑습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stella.K 2018-10-19 14:08   좋아요 1 | URL
유관순 열사는 좀 안타까운 측면이 많죠.
변변한 평전도 없으니.
하긴 생각해 보면 18년 짧은 인생을 살았고
여자는 조명 받기 어려운 시절이니
그녀에 대한 자료가 얼마나 있겠습니까?
더구나 독립운동의 문을 열었을 뿐이니.
안중근이나 윤봉길 같은 사람은 뭔가의 족적이
있겠지만 한국의 잔다르크라고도 하는데 아쉬워요.ㅠ

희선 2018-10-19 0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말보다 보여주는 게 더 기억에 많이 남을 텐데... 예전과 지금 십대는 많이 다르죠 옛날에 더 어른 같았던 것 같아요 시대가 시대였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겠습니다 지금 나라가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나라을 빼앗긴 채였다면 우리말과 글도 없어졌겠지요 사라지는 말도 많다고 합니다 그 말을 쓰는 사람이 적어서... 이건 좀 다른 이야기군요


희선

stella.K 2018-10-19 14:02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나라없는 설움을 우린 겪어보지 못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난민들이 속출하는데
그들이 살기위해 넘의 나라에 입국한다지만
나라없는 사람들이라고 자국인들이 얼마나 업신 여기겠습니까?
그런 걸 보면 못 사는 나라라도 나라가 없는 것 보단 있는 게 훨씬
나은 건데,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임금을 비롯해 머리들이 너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도를 버리고 몽진하는 임금이 있지않나, 국정을 농단하는
대통령이 있지 않나? 그 사이에서 국민들만 희생재물이 돼 온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합니다.ㅠ

transient-guest 2018-10-19 04: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래 이런 일은 모순이 가득한 것 같습니다.ㅎㅎ 대사는 끔찍해서 빼는데 채찍을 맞고 죽은 장면은 keep하다니요...무슨 Passion of the Christ도 아니고..
유관순 열사는 꽤 끔찍한 고문 끝에 돌아가신 걸로 알기 때문에 사실 만세운동 그리고 잡혀가서 심문 받으면서 열변을 토하는 걸로 수정하는 편이 아이들에겐 더 나았을 것 같아요...

stella.K 2018-10-19 13:56   좋아요 0 | URL
아, 그럴 걸 그랬나 봐요.
삼일운동 하다가 잡혀가서 고문 받고 죽는 걸로
해 달라고 해서 해줬더니만 엉뚱하게 고문 장면을 넣자니
말이나 됩니까?
그것도 나한테 직접 말 못하고 연출가하고만 그런 얘기를
했더군요. 그분이 최종 결정권자라고 하는데
작가를 아직도 따까리 정도로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도 엄연한 제작진이고 작가가 그렇게 할 수 없다면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건데 일단 연출한텐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했는데 과연 마지막까지 지켜질지 의문입니다.
그분 자신이 최종 결정권자라는 걸 과시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페크pek0501 2018-10-19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님의 글에서 의견 차이라는 것에 주목했어요. 어쩌면 사람들의 생각이 그렇게 다른 건지 나처럼 생각하겠지, 했다가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돼 놀란 적이 많아요. 또 오해와 왜곡은 우리 일상에서 자주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래서 함께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 드라마 작가나 시나리오 작가보다 자기 글을 백퍼 완성할 수 있는 소설이나 칼럼이 속편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ㅋ

stella.K 2018-10-20 13:58   좋아요 1 | URL
맞아요. 사실 기껏 썼는데 이렇다 저렇다하면 기분 나쁘죠.
하지만 장단점은 있는 것 같습니다.
대본을 쓰는 경우 지문이나 대사에 딱딱 떨어지는
맛이 있어요. 막 상상력이 머릿속에서 팡팡 터지는
기분이 좋고.
그런데 소설은 속이 편하긴 하지만 혼자하는 작업이라
좀 늘어지고 재미가 없지요.
소설 쓰겠다고 대본을 쓰기 시작했는데
언제나 이 둘을 제 안에서 합체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극작가로서 존중 받고 돈도 많이 벌고하면 좋을 텐데...
아무튼 저로선 오랜만에 하는 작업이라 쓰는 동안만큼은
재밌었습니다.
모처에서 이력서까지 달라고 해서 써 줬는데
앞으로 저를 계속 써 줄지 모르겠습니다.ㅋ
 

                                             

                   

그의  'Merry Christmas Mr.Lawrence'는 그렇지 않아도 가끔 라디오에서 들어서 알고 있다.

책이든 영화든 뭐라도 주워 듣고 보는 거랑 그런 것 없이 보는 거랑은 다른 것 같다.

다큐멘터리 영화를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굳이 챙겨 보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렇게 알고는 있으니 볼 마음도 나는 것이다.

 

 

특히 예술가의 작업 모습은, 남의 집에 초대 받았을 때 주인장의 책장에 무슨 책이 꽂혀있나 궁금한 것만큼이나 관음증을 자극하는 것도 사실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ㅋ

 

그는 암에도 걸렸다. 지금은 다 나았을까? 영화가 지난 2011년 영상이던데 아직 죽었다는 말이 없으니 나았나 보다(사실 완치는 없다고 한다. 그냥 다시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거지). 암에 걸리고 보니 자신의 삶이 얼마가 남았을까를 되돌아 보기도 한다. 그는 하루 8시간씩 작업을 했지만 그것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아무튼 그런 와중에도 그는 원전 반대 운동에도 참여하고, 영화 음악도 만들고 여전히 열정적인 삶을 산다. 특히 그의 소리에 대한 집착은 가히 편집광에 가까운 것 같다.

 

알고봤더니 그가 최근 우리 영화 <남한산성> OST에도 참여했단다. 그러고 보니 그 영화가 급땡긴다. 언젠가 이 영화 보다가 말았다. 졸면서 봐서 그런지 생각 보다 별론 것 같아 그만 둔 것. 그런데 이렇게 사카모토님이 음악을 맡았다니 달리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의 젊은 시절도 간간히 보여지는데 나름 미남이긴하지만 약간 오타쿠적인 느낌도 있다. 굉장한 학구파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문득 우리나라의 가수 김수철이 생각이 났다. 그도 그런 느낌이 강한데 한때 영화에도 출연하고 음악도 만든 걸로 알고 있는데 지금은 뭐하며 사나 모르겠다. 가끔 활동 모습도 보면 좋을텐데.

 

이 작품은 제목 끝에 코다가 붙어 있는데, 올해 에이싱크가 완성됐나 보다. 코다는 뭐고, 에이싱크는 뭔지 모르겠다만 그건 또 언제 개봉을 했는지 모르겠다. 기회되면 그것도 찾아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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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10-17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라마를 보면 가끔 무대 세트 배경에 있는 책장이 화면에 나와요. 아주 잠깐 나오지만, 저는 그 책장에 무슨 책이 있는지 유심히 살펴봐요. 가장 많이 눈에 띈 책이 민음사,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이었어요. ^^

stella.K 2018-10-17 15:41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지. 그 순간이 관음증 폭발되는 순간이지.
아무래도 두 출판사가 출판사로선 쌍벽을 이루니까.
난 요즘 <최고의 이혼>이란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거기서도 민음산가 문학동네 책이 보이더만.
기왕이면 이름없어도 예쁘게 책 잘 뽑아내는 책이면 좋을 텐데
그것도 스폰하는 거라더라. 그러니 당연 두 출판사 중 하니지.
 

제가 요즘 왜 이러고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월요일 날은 우체국에 볼 일이 있어 돈도 송금할겸 갔는데,

우체국에서 볼 일은 보면서 송금은 안하고 그냥 나와 그 길로 마트를

가기 위해 길을 건너고 나서야 송금을 안한 걸 알았습니다.

그거야 뭐 마트에서 물건 사고 다시 우체국으로 가 송금은 했습니다만 

웬만해서 그런 실수 안하는데 좀 놀랐습니다.

 

그런데 어제 깜박신이 또 강림하더군요.

주중에 교회 가는 일이 별로 없는데, 어제는 특별히 제가

좋아하는 목사님이 설교를 하신다길래

혹시 못 가는 일이 생기면 인터넷 방송이라도 보리라 했죠.

근데 웬걸, 이것 자체를 아예 잊어버리고 잠자리에 들어서야 생각이 났습니다.

 

뭐 그것까지도 좋다고 쳐요.

아무하고도 약속한 것이 아니니 피해 준 것도 없죠.

아, 근데 오늘은 정말 깜박신이 아주 사악하게 역사했습니다.

 

오늘 중요한 미팅이 있었는데

연락해 주신 분이 시간 늦지 말라고 엊그제부터 그렇게 신신당부를 하고,

그것도 모자라 오늘 아침에도 또 문자를 주셨건만, 대답은 꿀떡 같이하고

약속 시간에 무려 40분이나 늦게 도착을 하고 말았습니다.

 

이를테면 전 11시까지 신설동에 도착해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집에서 10시 좀 못 되서 출발해야 하는데

무슨 근자감인지 그 약속을 받은 날부터 오늘 아침까지 저는 아무런 의심없이

10시 40분쯤 출발해야겠다고 다짐한 것입니다.

그것도 내깐엔 시간에 늦으면 그것도 실례가 될테니 약속 시간 보다

좀 일찍 도착해야지 마음 먹은 게 그꼴입니다.

 

제가 무슨 수로 그 시간에 출발해 11시에 거길 도착하겠습니까?

자가용이 있는 것도 아니고, 택시를 타도 도저히 그 시간엔 도착할 수 없는데.

더 웃긴 건, 아침 먹은 거 설거지하고, 여유있게 감을 깨물어 먹다

시간 계산을 잘못한 걸 그제야 깨달은 거죠.

순간 제 얼굴이 감됐다는 거 아닙니까? 

너무 놀라 노랗다 못해 주황색. 안 봐도 비디옵니다.

 

물론 뭐 오늘 만나야할 분들이 제가 올 때까지 넋놓고 기다려야할 상황은

아니고, 연락 주신 분께 양해를 구하고 도착하자 그때야 꾸물꾸물 회의실에 모이더군요.

제가 간 곳이 무슨 학교였거든요.

그 상황이 그나마 저를 위로하더군요.

 

한 10년전쯤 이렇게 시간 계산을 잘못해서 그땐 하도 놀라 얼굴이 거의 똥색이었는데

그에 비하면 뭐 양호한 것이긴 합니다만,

제가 앞서 두 번의 실수를 했던 끝이라 예사롭게 느껴지진 않더군요.

요즘 들어 잠이 좀 줄었는데 사람이 잠을 제대로 못 자면 건망증이 심해진다고 하던데

그런 걸까요? 암튼 제가 진짜 갱년긴가 봅니다.

어떻게 하면 저의 정신 나간 기억을 다시 돌아 오게할 수 있을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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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10-12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는 자주 그런 일이 생기는데.^^;
메모를 하면 메모를 두고 가는 걸로 시작입니다.
그래서 시간약속에는 늦지 않으려고 무척 주의하는 편인데, 그래도 때로는 늦을 때도 있어요.
오늘은 많이 놀라셨겠어요.;;
stella.K님, 따뜻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stella.K 2018-10-13 15:51   좋아요 1 | URL
ㅎㅎ 그러니까요. 메모라는 게 정말 소용이 있을까?
저도 좀 회의적이었거든요.
메모를 전혀 안하는 것 보다는 하는 것이 낫긴하지만
메모 자체를 잊어버리면 그렇게 된다니까요.ㅠ

2018-10-13 0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10-13 16:04   좋아요 0 | URL
아, 제가 오히려 위로를 받아야 하는데
남의 일 같지가 않다고 생각되니 이를 어쩌면 좋습니까?
가끔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고 쳐도 한 주에
그런 일을 세 번이나 겪고나니 제가 저 같지가 않더군요.
점점 더 심해질까 봐 걱정입니다.
앞으로 점점 더 심해지겠죠? 메모라도 해야할 것 같고,
이제부턴 나 자신을 매순간 의심해 하는 거구나 싶습니다.
이러면서 나이들어 가는 거겠죠.ㅠ

카알벨루치 2018-10-12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stella.K 2018-10-13 15:57   좋아요 1 | URL
웃을 일이 아닙니다.ㅠㅠㅠㅠ
하긴 제가 이런 글을 쓴 것도 위로 받고 싶어서겠지만. 흐흑~

노란가방 2018-10-13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며칠 전에 영화예매 시간을 착각해서 한 시간 늦게 들어갔더랬지요..ㅋ
뭐 그런 날도 있는 거지요

stella.K 2018-10-13 16:00   좋아요 0 | URL
그래도 노랑가방님은 약과싶니다.
저는 내일 예약할 건 오늘 걸로 예약해서
당일 날 극장 매표소에서 얼마나 당황했는데요?
환불도 못 받고, 새로 표를 끊느라 돈은 돈대로 쓰고.
그때 사색이 된 걸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합니다..ㅠ

moonnight 2018-10-13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뭐 그런 일이 일상이라^^; 제 경우는 알콜성 치매같기도 하고ㅠㅠ;;
stella.K님은 평소 워낙 단정하시니 충격이 크신가봐요. 푹 쉬시면 나아지시지 않을까요. 토닥토닥.

stella.K 2018-10-13 16:0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냥 늘상 있을 수 있는 일이려니
해야하는데 이게 좀 안 되더라구요.
좀 익숙해지면 괜찮겠죠?
위로의 말씀 고맙습니다.^^

세상틈에 2018-10-15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비슷한 일 몇 번 겪고 나선 제 머리 보다 플래너를 맹신하며 사는 중입니다.ㅎ 저도 불안해서 주위에 여럿 물어 보니 자기들도 다들 그렇다고;;; 그래도 수면 부족은 지양하셔야 해요. 노화에 의한 자연스런(?) 증상이지만 그걸 가속화 시킬 수도 있다고 들었거든요.

stella.K 2018-10-16 13:27   좋아요 1 | URL
ㅎㅎㅎ 노화에 의한 자연스런...ㅎㅎㅎㅎ
갈수록 잠의 질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잠을 못 자는 때가 있으면
한꺼번에 몰아쳐 오는 때도 있었는데 올해는
이마저도 줄어들었어요.ㅠㅠ

글쎄 말입니다. 워낙에 메모가 습관화 돼있지 않아
잊어버려요. 클났습니다.ㅠ

세상틈에 2018-10-16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밤에 잘 때 오디오북 타이머 맞춰서 켜놓으면 잠 잘 오더라구요.ㅎ

stella.K 2018-10-16 13:50   좋아요 0 | URL
오, 오디오북! 그것도 방법이겠네요.
생각해 보겠슴다.^^

페크pek0501 2018-10-19 2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폰에 메모하는 습관이 있어서 마트에 가서도 메모를 확인하며 삽니다.
그런데 문제는 메모하지 않고 생각만 한 것은 잊는다는 것이죠. 메모하는 자의 단점이지요.

stella.K 2018-10-20 14:17   좋아요 0 | URL
ㅎㅎ 결국 메모만이 살 길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