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이 대박이다.

온라인에서 이 책을 주문하는 거야 문제가 안 되지만,

오프라인에서 이 책을 찾아 달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되나?

그냥 제목 적은 쪽지 들이대고 찾아 달라고 하는 게 그나마 낫지 않나?

어쨌든 이 책을 발견하는 순간 한참 웃었다.

내용도 웃기려나?

웃을 일 없는 세상에서 책이라도 보고 웃는다면 그도 좋겠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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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8-11-29 18: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저도 아는 만화 영화 제목들을 섞어서 저런 제목을 지어보고 싶은 충동이 생기는데요?
<괴로워도 슬퍼도 웃기만 하는 캔디가 우주소년 아톰 같은 인공지능과 다를게 뭐야 라고 투덜대는 스머프가 나는 더 좋다> 어때요? ㅋㅋ

stella.K 2018-11-29 18:15   좋아요 0 | URL
ㅎㅎㅎ 좋은데요? 기대하겠습니다.^^

페크pek0501 2018-11-29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개성 있네요. ㅋ

stella.K 2018-11-30 13:58   좋아요 0 | URL
그렇죠?^^

카스피 2018-11-30 0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 제목의 책이네요.책내용도 책 제목만큼 재미있을지 무척 궁금하네요.

stella.K 2018-11-30 14:02   좋아요 0 | URL
작가가 뮤지컬 대본도 썼다는데
일단은 기대해 보고 싶긴 합니다.
옛 기억도 쏠쏠할 것 같고.ㅋ

후애(厚愛) 2018-11-30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긴 책은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ㅎ
제목과 표지만 봐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감기 조심하시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stella.K 2018-11-30 14:02   좋아요 0 | URL
그렇죠?
오늘은 어제보다 약간 쌀쌀한 것도 같습니다.
예보로는 다음 주 월욜 비 오고 이후 겨울 추위가
올거라는데 이제부터 정말 겨울인가 봅니다.
후애님도 건강 조심하시길.^^

서니데이 2018-11-30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K님, 오늘은 11월 마지막날이라서 인사드리러 왔어요.
11월에 좋은 일들 많으셨나요. 11월의 남은 행운은 오늘 안에 꼭 쓰시고,
내일부터는 더 좋은 일들 가득한 12월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따뜻하고 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

stella.K 2018-11-30 19:03   좋아요 1 | URL
ㅎㅎㅎ 11월의 남은 행운이요?
서니님 이렇게 저를 축복해 주시는 게
저에겐 행운 같은데요?ㅎㅎ

언제 12월이 되나 했더니 결국 되고마네요.
서니님도 남은 한달 알차게 보내시고,
따뜻하고 좋은 일만 가득하길 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북프리쿠키 2018-12-01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 스텔라님 책은 제목도 길어지는건가요..ㅎㅎㅎ 기대하겠습니다..^^

stella.K 2018-12-01 19:49   좋아요 1 | URL
ㅎㅎㅎ 저도 길게 해 볼까요?
쿠키님 생각해서라도 빨리 써야하는데...ㅠ
암튼 노력해 보겠습니다.ㅋㅋ

푸른기침 2018-12-01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뭐 책 제목을 읽는 순간 확 땡기는데요 ㅋㅋㅋ

stella.K 2018-12-01 19:50   좋아요 0 | URL
그렇죠? 재밌을 것 같긴해요.
잘 지내시죠?^^
 

 

                    

감독: 밥  야리

출연: 지오바니 리비시(에디 마이어스), 조엘리 리차드슨(헤밍웨이) 

 

 

엉뚱하게도 이 영화를 보고 있으려니 예전에 보았던 영화 <일 포스티노>가 생각이 났다.

그것은 그 각각의 영화가 어느 특정 작가의 삶을 다루고 있고, 남미나 지중해의 강렬한 햇빛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어느 평범한 일반인이 각각 그들을 존경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리라.

 

헤밍웨이 역시 정치범 비슷하게 몰려 쿠바로 망명한 것이라면 네루다와도 비슷한 상황 아닌가? 단지 좀 다르면 <일 포스티노>가 조금 더 서정적이고 네루다는 고국인 칠레로 돌아가 수상직을 수락하지만, 헤밍웨이는 영화에서 표현은 안 됐지만 어째든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것. 그리고 네루다는 자신의 연인에게 끝까지 부드럽고 정중했지만 헤밍웨이는 그의 네 번째 부인이던가? 싸우고 폭력적이다. 헤밍웨이가 여자에게 가혹했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

 

그런데 지난 여름 <아버지는 살아 있다>란 책에 헤밍웨이의 생애에 대해 나왔는데 그게 헤밍웨이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는 어머니와 사이가 안 좋았다고 한다. 그런데 비해 아버지는 동경의 대상이었다고. 좀 특이하긴 했다. 보통 아들은 아버지와 사이가 안 좋던데 헤밍웨이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아버지가 권총으로 자살을 했는데, 그 역시 그렇다는 것. 일일이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그는 직업이 기자였다는 것과 노벨 문학상 수상자란 명예만 빼면 그야말로 저주 받은 가문의 사람이었다는 것.   

 

 

작가의 삶은 언제나 나의 관심 사항이었기 때문에 이 영화는 안 볼래야 안 볼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런 가문의 이력 때문일까? 저 털북숭이 푸근한 인상 좋은 노인을 마냥 그렇게만 볼 수 없다는 게 좀 아쉬웠다.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했지만 끝내 진정한 사랑이 뭔지도 모르고 죽어간 것이 아쉽다.

 

배우가 좀 낮설다. 주인공 애드리언 스파크스란 배운데 배우 경력이 별로 없다. 하지만 저 정도면 헤밍웨이와 싱크로율이 높은 편이다. 연기도 나쁘지 않았다. 쿠바의 풍경과 음악이 어우러져 보기 좋았다. 아주 많이 재밌다거나 감동적인 건 아니지만 봐 줄만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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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8 15: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11-28 18:17   좋아요 0 | URL
그런 얘기가 있긴 하죠. 사실 헤밍웨이가 노인과 바다를 쓴 나이도
죽은 나이도 그렇게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니었어요.
그런데 저렇게 털북숭이면 꽤 나이 많은 줄 알잖아요.
늙어서 허무주의에 빠지는 것도 아닌데
그는 왜 노인성을 대표하는지 모르겠어요.
안타깝죠. 그래서 마구마구 좋아할 수도 없는.ㅠ

북프리쿠키 2018-11-28 2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이런 영화도 있었군요.
네루다도 글코 이 영화도 글코,
자극적이지 않은 영화는 선뜻 손이 가지 않는데~.. 감성 돋는 날 택일해서 봐야겠네욤 ㅎ

stella.K 2018-11-29 15:06   좋아요 1 | URL
감성 돋는 날. ㅎㅎ
그런 날 보시면 좋죠.
쿠키님이 이런 영화를 좋아하시는군요.
그런데 개인적으론 일 포스티노가 조금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시인, 조폭 - 시인은 왜 조폭이 되었나?
김율도 지음 / 율도국 / 2018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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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오랫동안 읽어 온 사람으로서 책을 보는 안목이 나름 높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기준이고,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날이 있다고 항상 적중하는 건 아니다내가 책을 선택하는 기준 중 하나는 책의 장정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독자의 입장에서 이것이 그 책의 선택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쯤 모르는 출판사가 있을까그런데도 이것에 위배되는 조악한 책들이 나온다. 그것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그렇더라도 가끔은 나의 이런 기준을 빗나가 주는 책이 있기를 은연중 바래왔던 것도 사실이다. 왜 그런지는 나도 알 수가 없다. 나라고 항상 내 생각이 옳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열 중 한 둘은 틀려줘야 겸손할 수도 있고, 또 그런 책이 정말로 있어 준다면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그 책의 기를 좀 살려주고, “이 책 보기엔 이래봬도 내용은 정말 좋은 책이라고 대신 외쳐주는 의기를 부려보고 싶었다이 책이 그런 책이길 나는 바라며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인터넷상에서 처음 봤을 때 나는 판단을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저런 책이 실제로 보면 의외로 만듦새가 좋을 수 있고, 설혹 만듦새가 후져도 내용까지 나쁠 거라고 속단하고 싶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나도 모르게 이 책에 후한 점수부터 주었던 것이다. 그것은 이 책에 대한 소개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어느 시인의 뜨거웠던 삶에 관한 자서전 내지는 고백록 같은 거였기 때문이다.

 

사춘기 이후로 시를 좋아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시인의 자서전 아닌가? 난 본래 그런 책을 좋아했기 때문에 일단은 읽어 보자 했다. 제목도 다소 엉뚱하지만 이 둘을 함께 놓은 저자의 뜻을 알고 싶기도 했고, (난 그런 장르의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우리가 갱스터 무비를 보는 건 갱스터가 갱스터이기만 하면 재미없을 것이다의외의 모습이나 그들의 똥폼 잡는 모습이 멋있어 보이는 거 아니겠는가? 그런 것처럼 조폭이 시인이라면 그것도 멋있어 보이긴 한다. 물론 이 책의 경우 조폭이 먼저가 아니라 시인이 먼저지만

 

저자도 서문에 그렇게 썼지만, 시인과 조폭의 공통점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고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일까? 솔직히 난 이 책에 매료되기도 했는데, 시를 처음 접한 이후 시를 너무 좋아했다는 것이다. 아니 좋아한 정도가 아니라 시를 신앙했다는 말이 옳을 것이다. 마치 시가 자신과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는 믿음이 확고해 보인다. 그야말로 시 하나를 위해 모든 것을 전폐했다시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어떻게 사는가에 대해 그다지 궁금해 하지 않았던 내가 시인은 정말 이렇게 살까?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가진 의문이기도 했다. 저자는 좋아하는 시가 있으면 모조리 외우고, 뭔가에 빙의되듯 떠오르는 시구를 받아 적는다. , 시인은 정녕 이렇게 해서 되는 걸까? 살짝 부럽기도 했다.  

 

조폭이 됐던 것도 처음부터 원했던 것은 아니다. 지면상 그냥 운명이라고 해 두자. 내가 볼 때 시인과 조폭이 같다기 보단 그는 자신이 선택한 것에 있어서 결코 후회하지 않는 강인한 의지의 소유자인 것 같다자신의 선택이 뭐든 지간에 갈등하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운명이 그러하다면 결코 거부하지 않겠다는 자세가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한 여자를 끝까지 사랑한다. 그런 사람이 아직도 존재한다니? 또한 조폭이긴 하지만 윤락녀에 대한 긍휼한 마음이 있어 성매매 금지법에 관해서도 한껏 목소리를 높인다. 그리고 자신의 애송시를 이자 암송 시 몇 구절을 삽입해 문장의 격을 높였다. 읽고 있노라면 영화를 보는 것도 같고, 누구든 영화로 만들고 싶어 할 것만 같다그만큼 인물 묘사가 강렬하다

 

난 이게 저자의 자전 소설에 가까운 에세이라고 생각하는데(장르가 명확하지 않다), 시를 써 와서일까? 300 페이지도 안 되는 분량에 자신의 일생을 이렇게 명징하게 담아내다니 과연 이야기 솜씨가 일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뒤에 가면 뭐 하나가 딱 걸린다. 그것은 작가가 몸소 겪은 우리나라 현대사의 단면을 얘기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우리나라 차기 대통령 후보 중 저격당한 사건의 내용이었다. ? 그런 일이 있었어의아스러웠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은 너무나 사실적으로 묘사해 이건 저자 자신의 이야기일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읽었기 때문이다.

 

오죽 의아스러우면 저자에게 묻고 싶을 정도였다. 이거 실화냐고. 무슨 근거를 가지고 이렇게 쓰는 거냐, 독자를 희롱하는 거 아니냐고  따져 묻고 싶었다. 그리고 가면 갈수록 내용은 무슨 쌍팔년도 느와르를 연상시킨다. 뭐 그것까지는 뭐라고 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통령 후보가 저격을 당했다는 것은 도저히 그냥 넘어가면 안 될 것 같았다. 그거야 말로 허위 사실 유포 아닌가?

 

그러다 문득 서문의 마지막 부분을 다시 읽었다. 이 소설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알아 맞추면서 읽는 것도  재미있을 거라고 했다. 그러니까 저자가 치는 뻥에 나는 넘어간 셈이고, 자신은 그것에 대해 책임이 없다는 뜻으로도 읽혀지는데, 허탈하다기 보단 왜 끝까지 사실과 진실을 견지하지 못했던 걸까 불쾌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서문 첫 문장은 이제 때가 됐다며 30년 동안 묵혀왔던 이야기를 한다는 비장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란 문장에서 저자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의심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더구나 이 책을 한국소설이라고 분류했는데, 이건 소설의 형식을 완전히 갖춘 것도 아니다. 물론 자전 소설이라고 우긴다면 그래 좋다. 그렇게 봐주자. 그렇다면 더더욱 문제 있는 거 아닌가? 저자도 글 깨나 쓰는 사람 같은데 글은 정직해야 한다는 것쯤 배우고 들어갔을 것 아닌가? 어디서 진실과 허구란 말장난으로  독자를 후려칠 생각부터 하는지 지금까지 써 온 글이 아깝지도 않은가 거기에 상상력의 극대화 뭐 이런 말로 자신의 글을 정당화라도 하고 싶은가 싶다. 

 

이왕 말이 나와서 말인데, 최근 우리나라 작가들 글을 쓴답시고, 소설인지 수필인지 모를 글들을 양산하고 있다. 처음엔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나쁘지 않은 시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이 쓰는 글에 번지수도 확실히 정하지 못하면서 무슨 탈장르를 선언하겠다는 건지 모르겠고, 뭐 그것도 작가의 표현의 자유라고 치자. 적어도 자신이 쓰는 글에 진실하고, 책임질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솔직히 이 책 읽은 지 며칠 됐는데 감동 보다는 아직도 뭔가 속았다는 느낌에 불쾌한 느낌이 쉬 떨쳐지지 않는다. 허구를 얘기하고도 마지막 한 문장이 그것을 상쇄시키는 책이 있는가 하면, 내내 진실을 얘기하다가도 한 가지 뻔한 거짓말이 책을 망쳐놓은 경우가 있다. 이 책은 명백히 후자에 속하는 책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앞서 얘기한 독자로서의 의기. 즉 다소 보기엔 이래봬도 내용은 정말 좋은 책이라는 의기를 부려보고 싶은 기회가 없어져 버렸다. 그래서 보기도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그냥 있는 말이 아니라며 혀마저 끌끌 차게 만든다. 어떻기에 그렇게까지 말하느냐고? 처음 받아든 순간 쌍팔년도 무슨 중고등 학교 교지를 연상케 한다. (내가 학교를 졸업한지 오래인 관계로 요즘 교지가 어떻게 나오는지 모르겠다.) 내가 독자로서 이런 책을 읽었단 말이다. 소설적 허구란 게 그런 게 아닌데 저자가 과연 이걸 제대로 알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안 그랬다면 다음 판에선 좀 나은 옷을 입고 나오지 않을까? 요즘 인터넷 서점마다 리커버가 유행이던데잘하면 리커버로 나올 수도 있는 거 아닌가 말이다. 저자는 어쩌자고 다된 밥에 코를 빠트렸던 걸까? 그래서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야하듯, 우리나라 책도 끝까지 읽어봐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거다.

 

또 모르지. 괜찮은 표지로 나왔더라면 나의 이 마음도 다소는 이성을 유지했을지도. 그런 의미에서 난 이 지면을 통해 모든 출판사에 말하고 싶다. 표지에 신경 써라. 책이 되어 나오는 마지막 순간까지 방심하지 마라. 독자에게 욕을 들어도 싼 책은 아예 제작부터 하지 마라. 표지가 후진 책은 누구에게 권하지도 못한다. 독자는 그런 마음이 있다. 내가 읽는 책이 누군가의 눈에 띄었으면. 그래서 지금 읽고 있는 책이 뭔데 라고 질문 받고 싶어 한다

 

작가도 마찬가지다. 마지막까지 진실해질 수 없다면 차라리 안 쓰는 게 낫지 않을까? 이래도 괜찮겠지 하는 호기가 결국 30년 인생 이야기를 스스로 깎아 먹은 건 아닌지안타까운 마음에 쓴 소리 좀 했다. 불쾌했다면 용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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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6 17: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11-26 18:06   좋아요 1 | URL
에이, 좋은 게 좋은 거려니 하면 안 되죠.
물론 제가 너무 잘 봤다가 실망해서 일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건 장편소설도 아니라니까요.
문제는 문제라고 꼭 집어야 해요.
작품은 독자가 완성한다 잖아요.
안타깝더군요.
 

                           

                   

 

아이를 잃어버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가끔 가족이 들어와야할 시간에 안 들어와도 걱정을하고 불안한데 아이가 집 나가 안 들어온다는 건 생각하기조차 싫어진다. 이혼한 부부가 있고, 엄마가 차를 타고 멀리 앞서가는 것을 조그만 아이가 쫓아 오는 걸 반쯤 의식했지만 설마하며 무시했다면 그것에 대한 후회는 얼마만한 것일까? 그때 잠깐 백미러를 통해 확인만 했어도 아이를 그렇게 무참하게 잃어버리진 않았을 것이다. 가끔 우리도 그렇지 않나? 내가 의식하고 있는 게 맞는지 확인해야 하는 걸 무심하게 넘겨버리다 그게 잘못이란 걸 나중에 깨닫고 후회한 적이 분명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그런 사람의 다각적인 이야기이다. 즉 아이를 잃어버린 사람과 그 아이를 납치한 사람의 사정을 선악의 논리로만 보지 않고 다각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분명 아이를 납치하는 건 나쁜 일이다. 보통 그럴 때 영화나 드라마는 흔히 그 아이를 어디 먼곳으로 보내버려 인권을 유린 당하게 하거나, 아이를 매개로 돈을 챙기겠다거나 그런 나쁜 의도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아이 유괴 사건이 심심찮게 보도되지만, 중국에서 그런 사건이 발생했다고 하면 더 안 좋은 시각을 갖게 되는 건 왜일까? 우리나라에선 유독 중국에 대한 이미지가 가까운 일본보다 더 안 좋다. 아이가 유괴 당했으니 분명 안 좋은데 아이를 쓸 것이다고 생각할 것이고, 그런 일은 빈번할 것이라고 추측까지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은 한 자녀만 가질 수 있는 강력한 산아제한 국가가 아닌가.

 

그런데 우린 여기까지만 생각할뿐 그 주위 사람들에 대해서까지는 짐작조차 하지 않는다. 바로 영화는 그 지점을 선명하게 부각시켰다. 영화를 보면 과연 그렇겠다 싶다. 세상엔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예를들면 사별을 경험해 보지 않으면 사별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짐작도하지 못한다. 그런 것처럼 아이를 잃어버린 사람이 그렇게 많은 줄은 그런 사람들의 모임에 들어가 보지 않고서는 모른다. 그리고 그들이 얼마나 찢어지는 가슴을 안고 사는지, 그러면서도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며 사는지 모른다.

 

문제는 또 있다. 그렇게 천신만고 끝에 운 좋아 찾는다고 해도, 그 아이가 원래의 부모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때의 답답하고 괴로운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기억해 보라고 종용하고 강요하는 건 아이에게 얼마나 잔인한 일이 될까? 

 

아이를 납치해서 키운 양부모도 괴롭기는 마찬가지다. 왜 아이를 납치했는지가 분명치가 않은데, 내가 알고 있기론 그들 부부도 이미 아이 하나를 납치해 키우고 있고, 이번이 두번째다. 그런 것으로 봐 아이를 못 낳는 부부다. 그런데 이 무슨 개떡 같은 운명인가? 여자는 아이를 못 낳는 줄만 알았는데, 남편을 잃고 아이도 빼앗긴 마당에 필사의 도움을 받고 싶어 남편의 후배와 하룻밤 지냈을 뿐인데 임신이 됐다. 그때까지 자신의 결함으로 아이를 못 낳는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가부장의 단적인 예를 보는  것 같다. 

 

그뿐인가? 중국 사회는 급격한 산아제한으로 아이를 낳으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아 부모 모임에서 한 부부가 결국 잃어버린 자신의 아이를 포기하고 새로 아기를 낳으려고 한다. 그런데 그것이 축복이 아니고 오히려 죄책감을 느껴야 한다는 것. 얼마나 비정 사회인가? 잃어버린 아이의 생모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이미 새 남편과 살고 있는데 섹스를 극도로 거부한다. 

 

이렇게 아이를 잃어버렸을 때 사람들은 어떻게 변해 가는가를 영화는 상당히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고, 중국 사회의 또 다른 이면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우리나라는 이 정도는 아닐테지만 아기 하나 낳기도 당국의 허가를 맡는 것 하나만 빼놓으면 무엇이 다르겠는가? 미아 발생이 한 해 몇건이나 발생하고, 그중 찾는 비율은 어느 정돈지, 그 이후 아이와 부모는 어떤 일을 겪게 되는지 우리도 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줘야할 것 같다. 보고나면 마음이 좀 무겁긴 하지만 문제 의식은 제대로 잘 건드려준 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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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8-11-22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국영화인가 보지요? 요즘 워낙 국내 영화가 강세라 예전처럼 중국 혹은 홍콩영화를 보기 힘든것 같아요.

stella.K 2018-11-23 14:27   좋아요 0 | URL
그렇죠? 예전 8,90년대만 하더라도 중국, 홍콩 영화가
강세였는데 말입니다. 저도 이런 영화가 있는지도 몰랐어요.
좀 신파는 아닐까 싶었는데 오늘 날의 중국 현실을
제대로 짚은 것 같더라구요. 무엇보다 감독이
<첨밀밀>로 유명한 진가신이예요.

비연 2018-11-23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내용만 봐도... 마음이 많이 아픈 영화인 듯 싶네요.

stella.K 2018-11-23 14:28   좋아요 1 | URL
마냥 아프진 않구요.
꽤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기회되시면 함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서니데이 2018-11-24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중국도 한 자녀 정책이 조금 달라졌다고 들었는데, 지금도 한 자녀인 가정이 많을 거예요.
그리고 자녀가 몇 명이 되든, 아이가 없어졌다는 것을 그냥 지나가는 일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도 없을 거고요. 포스터를 보니까 조미가 엄마로 나오는 모양이네요.
stella.K님,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stella.K 2018-11-26 13:33   좋아요 1 | URL
저도 그런 걸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중국 사람들도 예전처럼 아이를 안 낳으려고
하니 그런 변화가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 의문입니다.
아직 우려할 정도는 아닐테지만.

조미라는 배우였습니까? 진짜 엄마는 아니구요.
아이의 생모는 따로있죠. 조미는 아이를 납치한
양모라고 해야하나? 그래요.
나름 진지하게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페크pek0501 2018-11-25 18: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를 잃는 건 만큼 아픈 일은 없을 듯합니다. 아픔과, 극도로 예민해지는 공포죠. 생각하기도 싫은 일이죠.

stella.K 2018-11-26 13:34   좋아요 1 | URL
그럼요. 가족이 연락도 없이 늦게 들어오는 것도
아찔한 일인데 말입니다.ㅠ
 

                                    

                     

감독: 조지 클루니

 

출연: 맷 데이먼(가드너), 줄리안 무어(로즈 / 마가렛), 노아 주프(닉키) 외

 

 

이 영화의 장르를 말할 때 범죄 미스테리라고 하는데, 그 보다는 일종의 웃음기 걷은 블랙 코미디 같은 건 아닐까 싶다. 나는 결코 좋아할 수 없는 코엔 형제 감독의 영화들이 있는데 그 계보를 잇는다고나 할까? 물론 그 보다는 덜 잔인하고 그러면서도 미장센에 더 많은 공을 들였다. 무엇보다 영화 배우 조지 크루니가 메가폰을 잡았다.

 

 

서버비콘은 60년대 미국의 어느 살기 좋은 곳으로 이름난 가상의 동네를 이름 같다. 마릴린 먼로가 생각나는 저 블론드 머리는 백치미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백인 우월주의자를 풍자하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 또한 줄리안 무어의 스타일을 보면 마론 인형이 생각나기도 하는데 그런 것을 보면 마론 인형 역시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물이었겠구나 싶다. 물론 나중에 흑인 마론 인형도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 역시 백인화된 흑인 아닌가? 그러고 보면 아메리칸의 상징은 백인도 흑인도 아닌 백인화된 흑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과거 백인의 조상들이 흑인에게 어떻게 해 왔는지를 생각하면 말이다. 그리고 60년대는 백인의 흑인 차별이 그 어느 때보다 극심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요즘 잘 생긴 사람을 두고 만찢남, 만찢녀라고 하던데, 이 영화는 그야말로 만찢영이다. 만화를 찢고 나온 영화. 정말 마론 인형이 살만한 공간을 보여준다. (지금도 그런진 모르겠지만 옛날에 한때 그런 인형 세트를 팔기도 했었다) 사람들 역시도 딱 60년대 영화 캐릭터를 구사하고 있는데, 특히 영화에서 닉키 역을 맡은 노아 주프의 스타일을 보면 어떻게 아이를 이렇게 만들어 놓을 생각을 했을까 감탄할 정도다. 궁금하면 영화에서 확인 보라.     

 

영화는 불륜의 남녀(그것도 형부와 처제와의)가 자기들만의 행복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지를 블랙 코미디로 보여주는데 꽤 볼만하다. 게다가 요즘 미국내에선 다시 백인우월주의자가 극성을 부린다고 하던데 (역사는 돌고 돈다고 이건 없어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 만든 영화는 아닐까 싶기도 하다. 조지 크루니는 연기뿐만 아니라 감독으로도 훌륭한 실력을 보여준다. 코엔 식 블랙 코미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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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8-11-19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스터를 보니 6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인것을 알겠네요.미국도 먹고살기 힘든지 자꾸 과거로 회귀하는것 같네요.

stella.K 2018-11-20 13:23   좋아요 0 | URL
미국도 예전 같지는 않죠.
이 영화 잘 만들었어요.
조지 클루니가 영화에 대해서 뭐 좀 알던데요?ㅎㅎ

2018-11-21 14: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21 16: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21 1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21 18: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8-11-21 22: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잘 지내시겠죠?
영화도 보시고...
저는 어깨가 아파 파스를 붙이고 살았어요. 물리치료 받으러 병원 가는 것보단 파스가 편한지만 이것도 피로감을 주는 것 같더라고요. 고단해져요. 제 어깨가 잘 뭉쳐서 자주 풀어 줘야 한다고 하더군요.

티브이 보다가 채널 돌리면 영화를 볼 기회가 생기는데 역시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제맛이란 생각이 들어요. 스텔라 님은 영화를 보고 나서 글로 정리하시는 게 저로선 신기합니다. 저는 책이라면 모를까 영화에 대해서는 쓸 수가 없겠더라고요. 장면이 너무 빨리 휙휙 지나가서요. 킥킥~~

그래서 님이 쓴 글 보고 아, 이런 영화가 있구나 하고 보고 갑니다.
다양한 글쓰기, 좋은 것 같습니다.

stella.K 2018-11-22 15:09   좋아요 0 | URL
ㅎㅎ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딨겠어요?
그리고 저는 거의 메모 수준이죠.
잘 쓰는 사람들은 정말 잘 쓰더라구요.
그래도 안 쓰는 것 보단 나은 것 같아서 쓰고 있는데
안 쓴 것도 많아요.ㅋ

서니데이 2018-11-22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에 감독인 조지 클루니도 출연하나요? 어쩐지 한 번 나올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요.^^
stellla.K님, 오늘이 소설인데, 아침 기온이 많이 차가웠어요.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오후 보내세요.^^

stella.K 2018-11-22 16:35   좋아요 1 | URL
아뇨. 감독만 했어요.
또 모르죠. 까메오로 나온 걸 제가 못 봤는지도.
영화 괜찮았어요. 약간 그로테스크한 게.

그러게요. 이제 날씨는 점점 겨울로 가려나 봅니다.
서니님도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