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공부가 단순히 머리로 하는 노동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수련의 과정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밑바닥을 흔들고 다시 바닥을 다지는 게 ‘공부‘입니다. (36p)

우리에겐 저마다 아픔과 고통이 있습니다. (중략) 공부하는 과정에서는 이런 아픔과 더 자주 부닥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자기 응시와 성찰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내 아픔의 근원이 무엇인지, 그것에 내게 극복할 수 있는 대상인지 알아야 합니다. 나는 어떨 때 상처받고 무엇으로 극복하는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사람이 될지 마음속의 아지랑이를 들여다봐야 합니다. 진짜 내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타인이 그려놓은 내 모습에 돠절하거나 산처받지 않습니다.(4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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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2 1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1-22 1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 영화를 보는 마음은 남다르다. 우선 추억의 영화다. 옛 영화를 보면 왜 그리도 애틋하고 아련해지는지. 1998년 산이다. 출연한 배우도 이젠 노년으로 접어 들었다. 특히 영화속 김 캐리의 풋풋함과 유머러스한 연기란 참...! 

 

처음 봤을 당시에도 좀 충격적이다 싶은 게 있었는데 지금 다시 봐도 세월을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완벽해 보인다. 아니 오히려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든다.

 

물론 현실에서는 이렇게까지 완벽한 쇼를 보여줄 수는 없을 것이다. 영화니까 가능하다. 하지만 이 영화가 의미하는 것에서 우리는 뭔가 조정 받고 있다는 묘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요즘 각 방송국마다 보여주는 각종 예능 프로그램은 이 영화의 오마주라고 보면 될 것이다. 어느 정도의 컨셉과 동선을 보며 킬킬대고 웃다보면 TV가 사람을 바보 만들지 싶다. 그뿐인가, 우린 감시사회에 살고 있지 않은가. 영화는 이걸 더불어 꼬집어 주고 있다. 허위만이 진실이란 묘한 역설이 성립되는 느낌이다.

 

솔직히 올초 코로나가 터졌을 때 정말 믿고 싶지 않았다. 혹시 뭔가에 조정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날씨와 기후도 조작한다는 말이 있던데 말이다. 누군가 코로나의 아비규환으로 몰아넣고 킬킬대고 웃으며 보고 있는 건 아닌지 그런 의심을 했더랬다. 물론 지금은 그 보다는 인류가 언젠가 치르게 될 재앙을 치르고 있는 거겠지 하는 생각이 더 많이 들긴 하지만 그런 상상이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어딜 갈 때마다 QR 코드를 찍어야 하는 것도 뭔가 편치마는 않고. 

 

그런데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님께선 이걸 꼭 나쁘게만 보지 않고 있어서 좀 의외이긴 했다. 그는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디스토피와와 유토피아 동시에 보고 있는데 지금 유럽의 통제 불능의 상황을 보면 세계는 디스토피아로 갈수도 있고, 비교적 코로나 방역을 성공적으로 하는 한국을 비롯한 몇몇 나라를 보면 유토피아로 갈수도 있다고 했단다. 결국 통제만이 살 길인가 싶기도 한데 그것을 꼭 나쁘게 보지마는 않는 것 같았다. 이를 달리 보면 서로를 위한 마음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즉 내가 그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고 나 역시도 피해 받지 않으려는 그 통제 가능함이 유토피아로 갈수도 있다나 뭐라나. 그렇게 보니 그런가 싶기도 하다. 뭐 영화도 나중에 해피엔딩 아닌가. 아, 나의 팔랑귀란...

 

아무튼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허리우드의 시스템이 부럽기도 했다. 그나저나 감독 아저씨는 요즘 뭐하시는지 모르겠다. 지난 2010년 이후 필모가 없는 걸 보면 은퇴하고 놀고 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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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11-06 14: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코로나19로 3차세계대전을 치르고 있는 느낌도 들더군요.

stella.K 2020-11-06 19:21   좋아요 0 | URL
다들 그 얘기하죠.
지금은 또 그냥 덤덤하네요.
첨엔 진짜 큰 일 나는 줄 알았는데.
아, 이러면 안 되는데...
그저 빨리 마스크 없이 자유롭게 살았으면 좋겠어요.ㅠ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에 <기생충>이 된 것에 대해 투덜거렸다는데 이 작품을 보니 과연 그럴만도 하다 싶다. 솔직히 <기생충>은 작품만 보면 나쁘지 않지만 이 작품과 비교하면 이 작품이 월등히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왜 아카데미는 <기생충>에 작품상을 수여했을까. 하긴 이 영화는 작품상만 안 탔다뿐이지 주요 부문을 석권하지 않았나. 그렇게 따지자면 나름 공평했다고 봐야할까?

 

이 작품 정말 스산하게 잘 만들었다.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긴 하지만 원 톱의 영화다. 한 명의 주인공이 임무를 완료할 때까지 이처럼 실존적이고 카메라가 끝까지 추적하는 영화 방식이란 쉽지 않아 보인다. 아마 큰 스크린에서 봤다면 엔딩 때 일어나 박수를 쳤을지도 모른다.

 

참고로 지난 주일 <선을 넘는 녀석들>에서 설민석의 말에 의하면 발발 직후 전염병이 확산해서 세계1차 대전은 흐지부지 끝난 전쟁이라고 했다. 전쟁을 이긴 게 전염병이라니. 전염병 이길 장사가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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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11-06 14: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도, 그 무엇도 심사위원이 무얼 중요시했는가 하는 게 문제라서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긴 어려울 것 같단 생각을 했어요.

stella.K 2020-11-06 19:18   좋아요 1 | URL
그런 것 같아요. 봉준호 감독이 영화를 잘 만드는 건 사실이지만
작품상은 좀 의외였거든요.
내부에 어떤 사정이 있겠죠. 한류 때문일수도 있고.
암튼 전 전쟁 영화 별로 안 좋아하는데
<기생충> 때문에 본 것도 있고 더빙으로도 볼 수 있어서
본 것이기도 해요.
자막 읽는 게 갈수록 귀찮아서..ㅋ
 

                                     

                       

 

오랜만에 연극을 보았다. 정확히는 스테이지 무비다. 즉 연극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 물론 중간중간 영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올레 틔비 회원 12년쯤 하니 이런 것도 보여준다.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에 함부로 공연장 가기도 뭐한데 괜찮은 시도 같다.

 

이 연극은 2인극이다. 황혼의 사랑을 그렸다. 내용은 그냥 고만고만 하다. 젊어서 테일러였던 홀아비가 독립을 한다고 예전에 알던 국밥집 할멈의 집에 들어가 하숙을 하다 사랑하고 사별하게 되는 과정을 사계절에 비유해 그렸다. 연극이란 장르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있으니 스케일을 크게하기도 쉽지는 않은 것 같다. 결국 배우의 힘이 작품의 성패를 가른다. 두 노배우의 연기가 볼만하다. 그래서 연극을 배우의 예술이라고 했는가 보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대본이 좀 아쉽다. 조금 더 디테일하면 좋을텐데.  

 

우리는 노년의 사랑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늙어서 황혼 이혼하는 경우도 많고 송장 치워주러 결혼하냐, 늙어 무슨 로맨스냐며 거북함을 숨기지 않고 스스로도 위축되어 있다. 하지만 사랑은 나이를 타지 않는다. 노년의 사랑은 죽음이 가깝기 때문에 더 강렬하고 실존적이기도 할 것이다. 그것을 별로 어렵지 않은 대사에 잘 담아냈다. 나중에 할멈이 먼저 세상을 떠나는데 그 장면에서 잠시 울컥했다.    

 

비록 TV이긴 하지만 괜찮은 느낌이다. 지금 공연계는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되면서 조심스럽게 공연을 재계하는가 본데 언제쯤이면 코로나가 물러가고 예전처럼 자유롭게 공연을 보러 다니게 될까 아득한 느낌이다. 미국의 브로드웨이의 살아 있는 전설이란 한 여자 배우는 살면서 별 일을 다 겪었지만 이런 때는 처음 본다고 절망적으로 말하면서 공연계의 도움을 호소한다. 미국이 이럴진대 우리나라 공연계는 오죽할까. 이렇게 스테이지 무비라도 보면 공연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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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0-10-22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연극연 배우를 눈앞에서 보면서 봐야하는 예술인데... 그쵸. 연극은커녕 극장 간지도 너무 까마득합니다. 공연이나 문화계 사람들도 정말 힘들것 같아요

stella.K 2020-10-23 18:50   좋아요 0 | URL
그렇지 않아도 연극을 영상으로 찍어 유료 상연하는 극단도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솔직히 연극은 돈 생각하면 못하죠.
연극 한다는 그것 하나 보고 할뿐인데
이런 기업에서 한시적로나마 도움을 준다면 좋을텐데 어떤지 모르겠어요.

페크pek0501 2020-10-23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다가 왜 재미가 없는 거지, 하고 보면 디테일 문제였어요. 작가도 건성으로 쓰고 독자도 건성으로 읽게 되어요. 독자를 그 내용에 빠져 들게 하는 핵심적 요소가 디테일인 경우가 많더라고요.

stella.K 2020-10-24 15:31   좋아요 0 | URL
연극이 나쁘진 않은데 좀 아쉽다는 거죠.
그런데도 두 사람이 90분 정도되는 연극을 이끌어 간다는 게
새삼 놀랍더군요. 두 사람의 연기는 정말 괜찮았어요.^^
 

올해는 이래저래 코로나에 발목 잡힌 한 해로 기록될테지만 이게 또 아주 나쁜 것마는 아니어서 전반으로 울고 웃는 분야가 있는가 보다. 물론 당연 우는 분야가 더 많겠지만 말이다. 그중 의외로 도서 분야야가 웃고 있단다. 그동안은 매년 울상만 지었다고 하는데 올해는 반전의 해로 거기엔 코로나가 효자 노릇을 했다는 것. 사람들이 집에만 있게되니 비로소 책 읽을 마음도 생겼다는 것이다. 특히 오디오북의 약진이 눈에 띈다고.

 

나도 가끔 인터넷 서점에서 맛보기로 들어보곤 했는데 나쁘진 않지만 아직은 구매할 생각은 별로 없다. 나이가 좀 더 들고 책을 보는 게 어려워지면 모를까 현재로선 책이 주는 물성을 더 좋한다. 요즘 책이 얼마나 멋지게 잘 빠졌는가. 하지만 전자책이나 오디오북은 그 느낌을 100% 느낄 수가 없다. 아무리 디자인이 좋아도 덥개 씌운 예쁜 인형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문득 독서의 원형은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해 보게 된다. 일설에 따르면 원래 사람들은 책을 소리내어 읽었다고 한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묵독 즉 소리내지 않고 눈으로만 읽는 사람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이전에 소리내어 읽은 사람은 놀랐다고 하지 않는가. 솔직히 난 소리내서 읽는 건 너무 힘든 일이라 조용히 읽는 묵독이 맞는 것 같다. 요즘의 그런 진화된 형태의 독서 방법에 대해 비판할 생각은 없지만 난 역시 책은 종이책이 아직은 유효하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책에 대한 욕심 있는 사람이라면 두꺼운 책에 대한 로망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영원한 것 같지는 않다. 나이가 들면들수록 너무 두꺼운 책은 꺼려진다. 눈도 안 좋은데다 손목의 힘이 예전 같지가 않이 부담스러워지는 것이다. 덕분에 손목의 힘이 아직 남아있을 때 사 놓은 두꺼운 책들이 내 방 어딘가에 잠들어 있다. 

 

코로나로 책의 매출이 늘어난다고 하니 알라딘은 '집콕 독서의 도전, 1000쪽(https://www.aladin.co.kr/events/wevent.aspx?EventId=210883&start=pbanner)이란 기획전을 하고 있는가 보다. 그러다 보니 난 왜 이 코로나 시대에 그동안 쌓아놓은 이 1000쪽 내외의 책을 읽어 볼 생각을 못 했을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안 그래도 본능은 어디 가지 않았을까? <한동일의 공부법>을 읽으니 갑자기 산에라도 오르는 마음으로 두껍고 어려운 책을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 놓은 박종호의 <불멸의 오페라> 1, 2권을 읽겠다고 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오래 전 <박종호의 황홀한 여행>을 읽고 감동해 저 두 권의 책이 중고샵에 뜬 것을 보고 냉큼 샀다. 더구나 이 두 권의 책은 절판이다. 솔직히 절판 딱지만 안 붙어 있어도 아무리 싸게 팔아도 사지 않았을 것이다. 그놈의 절판이 뭐라고 살까 말까하다 과감하게 질러버렸는데 아직도 못 읽고 있다. 그게 벌써 4년 전 일이다. 작년 이맘 때 책박스를 집에서 탈출시켰는데 그때도 차마 내보내지 못했다. 책박스 수거하는 아저씨가 열 몇 박스나 되는 책을 날로 먹으려고 하는데 이 책을 어떻게 보낼 수 있단 말인가. 지금도 어디 깊은 곳에서 잠자고 있는데 이 책을 깨우려면 또 들쑤셔야 한다. 

 

 

꿩 대신 닭이라고 마침 인연이 있으려니 모처에서 <도미니언>을 이벤트 한다. 이 책은 기독교가 어떻게 서양의 세계관을 지배할 수 있는가를 추적한 책으로 무려 800쪽이 넘는다. 이것도 순전히 한동일 교수 때문이다.

 

물론 이 책에 도전한 것 자체는 후회하지는 않는데 정말 읽는 건 좀 고역이다. 하루에 25페이지씩 읽겠다고 했는데 그것 조차도 어떤 땐 지키지 못하는 날도 있다. 이제 겨우 반을 남겼다. 물론 서평 기일 또한 당연히 넘었다. 주최측에겐 좀 미안한 일이지만 늦게라도 완독하고 서평을 올릴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냥 완독과 상관없이 조만간 올려야 할 것 같다. 더 늦어지면 마음에 부담감이 쌓여 편치않게 되니.   

 

 <한동일의 공부법>을 읽으면서 생각한 건데, 가끔은 뭐 이런 분야를 연구하나 싶을 때가 있다. 그야말로 그거 공부 한다고 인류가 그렇게 크게 바뀔 것 같지 않은 분야 말이다. 한동일 교수만 해도 라틴어를 한국어도 풀이한 사전 같은 걸 누가 본다고 세븐일레븐이란 별명을 들어가며 (아침 7시에서 밤 11시까지 공부한다고 하여) 그 일을 하고 있는지. 나 역시도 그렇다. 까짓 두꺼운 책 좀 안 읽는다고 살아가는데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닌데 새삼 내가 왜 이러나 싶기도 하다. 그거 아니어도 읽어야 할 책은 쎄고 쎘는데 말이다. 

 

그런데 내가 <도미니언>을 읽으면서 느끼는 건 내가 참 공부 근육이 없구나 하는 거였다. 사람의 육체의 근육은 25세를 깃점으로 매년 얼마씩 감소한다던데 내가 학교를 졸업한 세월이 얼마며 그나마 학원 조차도 안 다닌 세월이 얼만가. 그동안 나의 공부 근육은 퇴화될 때로 퇴화되었다. 물론 난 지금까지 책을 손에서 놓은 책이 없는데 알고보면 그다지 어렵지 않은 고만고만한 책을 읽으며 스스로를 위로하며 살았던 건 아닐까 반성됐다. 한동일 교수는 공부란 몸을 가두고 그냥 하는 힘이라고 했다. 몸을 가둔다. 우리의 몸은 편하고자 하면 한없이 편해질 수 있다. 물론 두꺼운 책을 읽는 것과 공부를 하는 것과는 연관성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 두꺼운 책을 읽는 건 공부의 각을 잡아 줄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말인데 최근 읽고 싶은 두꺼운 책을 드디어 찾았다. 이건 정말 그렇게 밖에는 설명을 못하겠는데 그동안은 아무리 찾아도 못 찾았던 책이다. 그것은 양선희 기자겸 작가의 <여류 삼국지>다. 무려 5권이고 한 권 당 분량이 500페이지가 넘는다. 

 

여류란 단어가 붙어 무슨 시대착오냐라고 할지 모르겠다. 그렇지 않아도 여성 작가가 썼으니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 여류란 그 여류라기 보단 '여류(나余 흐를流)'로 나만의 스타일이란 뜻이란다. 즉 자기만의 스타일로 쓴 삼국지란 뜻이란다. 사실 삼국지는 중국 작가가 본류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이문열, 황석영, 정비석 같은 남성 작가에 의해 쓰여지기도 했는데 그렇게 따지자면 여류가 아닌 작품이 어디있겠는가. 그런데 양선희 작가는 이렇게 여류란 단어를 짖궃게 사용하므로 겸손을 가장한 차별화를 시도하려고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내가 이 책을 기억하기론 여성이 쓴 것도 그렇지만 여성을 위한 삼국지로 잘못 기억하기도 했다. 그렇다기 보단 여성의 관점에서 썼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아무래도 여성이 보는 삼국지는 다를 수도 있으니. 어쨌든 이게 처음 발간됐을 때 한번쯤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곤 까맣게 잊고 지냈다. 그러다 최근 이 양반이 글쓰기에 관한 책을 내면서 다른 책은 뭐가 있나 찾아보다 우연히 발견하고 어찌나 반갑던지.

 

그런데 배포가 좀 큰 것 같긴하다. 여성으로 삼국지를 쓴 것도 그렇지만 최근에 쓴 책도 스스로를 '대기자'라고 했다. 그 대기자가 대기하고 있는 사람은 아니지 않은가. 기자만으로도 바쁠텐데 다른 소설도 계속 써 오기도 했다.

 

아무튼 난 평소에도 집콕족이라 특별한 독서 계획을 세우고 그러진 않았는데 알라딘의  기획전을 보니 별개로 잊고 있었던 책을 찾았겠다 나만의 두꺼운 책으로 <여류 삼국지>에 도전해 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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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0-10-22 05: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만의 스타일이라는 여류의 뜻이 맘에 들어요 ^^ 저에게 두꺼운 책이란 그저 학교다닐때 교과서정도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ㅋㅋ 요즘 조금 지루한 집콕생활이 길어지다보니 긴이야기로 그 시간을 채우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ㅎㅎ

stella.K 2020-10-22 18:42   좋아요 1 | URL
고전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진 버전으로 계속 나와줘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밝혔다시피 삼국지가 대표적인 것 같아요.
그런데 여성 작가가 그 행렬에 동참했다는 게 기대를 갖게 하더군요.
전 사실 삼국지 변변히 읽지 못했거든요.
전에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인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현대 버전으로
쓴 소설이 있는데 못 찾겠어요. 외국 작간데...
두꺼운 책 기회가 좋은 것 같은데 한님도 도전해 보시죠.^^

han22598 2020-10-23 05:59   좋아요 1 | URL
어릴때부터 책장에 삼국지 10권 떡하니 버티고 있었는데 ㅎㅎ
몇번 시도는 해봤는데 1권 또는 2권에서 항상 중도포기했었어요 ㅋ
도스님 책도 여러버전이 있나보네요.

여러버전 섭렵은 저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 될 것 같고,
이번 기회에 길다란 이야기 한개라도 끝맺음 해볼께요. ^^

페크pek0501 2020-10-23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전, 좋은 생각이십니다. 저는 삼국지를 정비석 저자 걸로 읽었는데 총 6권으로 기억하고 있어요. 한참 독서에 빠져 지낼 때이긴 해도 꼭 끌리지는 않아서 10권짜리 대신 6권을 택한 거였어요. 내 스타일의 책은 아니더라도 꼭 읽어야 할 것 같아서 완독했죠.
천 쪽 도전이라고 하면 저도 한 셈이죠. 서머싯 몸의 인간의 굴레 두 권짜리와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 두 권짜리를 완독한 걸 들 수 있겠어요. 이젠 두꺼운 책은 자신 없어서 피하게 되더군요. 350쪽 이상이 되면 구매하지 않으려 해요. 꼭 사고 싶은 책이 아니라면...

오디오북을 저는 좋아합니다. 2년 전부터 애용하고 있어요. 폰에 저장해 두고 들어요. 눈의 피로를 줄일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종이책 읽다가 피로하면 오디오북을 켜요. ㅋㅋ
(저 오디오북에 대해 너무 길게 써서 댓글로 페이퍼 쓸 일 있나 싶어서 밑으로는 지웠어요. 하하~~)

stella.K 2020-10-24 15:38   좋아요 0 | URL
의외로 삼국지를 안 읽은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이...ㅋ
저도 이문열의 삼국지 첫 권을 읽다 포기한 적이 있어요.
그리고 이내 안 읽고 있는데 이 책은 웬지 관심이 가요.
언제고 사 볼까 생각중이어요.
저 <도미니언>은 협찬 받은 거라 서평을 써야하는데
좀 걱정이더군요. 읽는대로 잊어버려서 뭘 써야할지 모르겠어요.ㅠ
저도 300페이지 내외의 책이 좋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