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매이션을 보고 실망하기란 쉽지 않지만 이 작품은 특별히 더 좋다. 스토리, 영상, 재마까지 뭐하나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줄거리를 얘기하기란 쉽지 않다. 그냥 보라고 밖에는.

맨 마지막 치아키의 미래에서 기다리겠다는 대사가 참 묘하게 마음을 울린다. 문득 내 곁을 떠나간 사람들도 생각해 보면 미래 어디쯤에서 나를 기다리지 않을까. 하다못해 다롱이도. 녀석이 말을 못해 그렇지 세상 떠나면서 그랬을지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영계는 물질계와는 달라 언어가 아닌 뭔가의 특별한 교감 능력으로 소통하지 않을까.


내용이 감동스러워서 혹시 원작이 있나 했더니 있긴 있었다. 하지만 절판이고 원작이 출판되고 굉장한 사건이 있었던 모양이다. 원작자가 평화의 소녀상을 두고 정액을 묻혀야 한다는 둥 하며 일본의 극우 쓰레기를 자처했던 것. 그러고 보니 그런 사건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나름 일본 SF계 유명 작가라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이 꽤 컸던 모양인가 보다. 그러다 그런 사건이 터지고 말았으니 피해를 본 건 그 출판사일 것이다. 


남의 나라 작가나 내 나라 작가가 정치적으로 중립을지키고 도덕적으로 건전하면 안 되는 건가 싶다. 작품은 작품이고 사람은 미워하되 작품은 미워하지 말자. 뭐 좀 그러고 싶은데도 막상 그러기는 쉽지 않다. 작품도 싫고 사람은 더더욱 싫고가 되어버린다.한창 우리나라 문화계에서 성폭력과 표절 사건이 붉어져 나왔을 때 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작가들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결국 작품이 그 사람인 것이고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는 원칙적으로 성립하기는 하려운 것 같다.


어쨌든 출판계가 스스로 원작 소설의 출판을 고사했다면 영화(애니 포함)도 상영이나 수입을 막아야 하는 것 아닌가. 영화는 버젓이 볼 수 있으면 얼마든지 본다. 그런 걸 보면 출판계에만 족쇄를 채우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따지고 보면 출판사가 무슨 죄란 말인가. 그런 난리가 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이쯤되면 작품과 작가를 별개의 것으로 봐야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욕을 해도 독자의 몫이고, 칭찬을 해도 독자의 몫.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어떻게 봐야하는지 모르겠다. 

그래 지금도 쓰쓰이 야스타카는 사죄할 마음이 전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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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1-09-21 17: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원작자 때문에 호평 받은 애니메이션까지 외면 받고 말았죠. 그런데 저는 물의를 일으킨 작가의 결점을 제대로 인지하고, 그 작가의 작품을 읽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작가를 두둔하면서 그 사람의 신작을 읽고 있다는 사실을 SNS을 통해서 언급하는 행위를 삼가야 해요. 논란 있는 작가의 팬들에게는 가혹하지만, 작가에 대한 팬심을 지나치게 드러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추석 연휴 잘 보내세요. ^^

stella.K 2021-09-21 18:08   좋아요 1 | URL
글치?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근데 또 막상 닥치면 그렇지 안 더라고.
예전에 <은교>땜에 박범신이 좋아서 다른 작품도 읽어야지
했는데 두어 권 읽고 안 읽게 되더라고.
하지만 정말 독자의 읽을 권리까지 박탈해도 되는 건가 싶어.

새파랑 2021-09-21 19: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런 문제는 참 어려운거 같아요 🙄
작품과 개인은 별개인거 같으면서도 동일하게 봐야 할거 같기도 하고...
취향은 존중되어야 한다지만 이것도 모든것에 적용하기는 힘들고...

근데 이 에니는 정말 좋게 봤어요😆

stella.K 2021-09-21 19:47   좋아요 2 | URL
친일 작가들은 아직도 편하게 생각할 수 없잖아요.
그나마 100년쯤 지나니까 작품은 작품. 작가는 작가하는 거죠.
그런 것처럼 다른 문제로 연루된 작가도 그렇지 않을까 싶어요.
한 나라의 문학으로 봤을 땐 정말 안타까운 일이죠.
연구하고 발전시켜야 하는데 역행하는 결과를 가져 오니.

희선 2021-09-22 0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재미있게 봤는데, 소설은 안 봤던 것 같네요 언젠가 볼까 하는 생각만 했습니다 몇해 전에 그런 말을 하다니... 그 기사 우연히 봤어요 그건 개인 문제보다 더 큰 것 같기도 합니다 한국에도 그 작가 책을 보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말을 하다니... 작가 나이 몰랐는데 꽤 많네요


희선

stella.K 2021-09-22 21:12   좋아요 1 | URL
헉, 나이가 많습니까? 전 젊은 사람일 줄 알았는데...
원작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암튼 그 원작 가지고 지금까지 다양한 변주를
했다는군요. 더 풍성하게. 여러 장르에서. 그러니 더 솔깃할 수 밖에.
근데 그것이 세상 빛을 보지 못하고 출판사 어디엔가 잠들어 있다니
많이 아쉽더군요. 중고샵만 돌아도 미친 척하고 사 볼 것 같기도 한데...ㅋㅋ
 

이 영화를 처음 보는 줄 알았더니 몇몇 장면이 낮설지 않다. 그런 것을 보면 난 이 영화를 본 것 같다. 그것도 개봉관에서. 얼마 전 예술영화 전용이었던 서울극장이 패관했다고 들었는데 그곳에서 보지 않았을까.


그 시절엔 프랑스 영화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기승전결도 없는 것 같고 소설이라면 차라리 용서해 주겠다. 비싼 필름으로 뭐하는 건가. 보고 나오면서 대놓고는 못하고 속으로 욕을 바가지로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 젖고, 욕하면서 닮는다고 난 언제부턴가 프랑스 영화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대신 잘 안 보기 시작한 건 허리우드의 스펙타클 어드벤처 블록버스터 영화. 그래도 <해리포터> 시리즈는 그렇다쳐도 <반지의 제왕> 정도는 봐 줘야할 것 같은데, 내가 이걸 봤는지 안 봤는지 확실히 기억에 없다.


90년대 프랑스의 여배우 트로이카 하면 줄리엣 비노쉬와 이자벨 아자니, 소피 마르소가 아니었을까. 이들은 어느 새 50대를 살아가고 있는 중견 배우들이 됐다. 지금은 이 배우들 활동이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파란색을 나름 적절히 잘 활용했다고 생각한다. 파란빛을 써야했던 감독의 정확한 의도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파란색을 쓰기는 <그랑 블루>만한 영화가 또 있을까.


그런데 장면중 눈에 들어오는 장면이 있었다. 주인공 줄리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남편과 딸을 잃고 재산을 정리해 어느 낡은 아파트로 거쳐를 옮긴다. 거기에 한 매춘부가 살고 있다는 걸 알았다. 사람들은 서명운동으로 이 매춘부를 아파트에서 쫓아내려고 하는데 만장일치가 되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줄리의 반대로 그 계획은 무산되고 매춘부는 그곳에 계속 살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계기로 줄리와 매춘부는 친구가 된다. 


그 장면을 보는데 좀 의외다 싶었다. 우리나라라면 모를까 그렇게 개인주의가 발달된 나라에서 매춘부를 쫓아내기 위해 서명운동이라니. 그도 그렇지만 한 사람이라도 동의하지 않으면 의도는 성공할 수 없다. 과연 이런 법도 있었나 싶다. 우린 보통 좋은 게 좋은 거고, 다수결을 따르지 않는가. 그렇게 되면 언제나 소수의 의견을 가진 자들은 원치 않음에도 따라야 한다. 분명 불공평이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그런 룰을 만들기도 한다니 프랑스 정치가 이런 식으로 움직여 왔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어쩌면 이게 똘레랑스란 건가 싶기도 하고.  


어쨌든 배운 건 써 먹어 봐야한다고 내가 속한 모임에서 한 번 실험해 봤다. 그 모임은 최근 더 이상 말이 없어 끝났나 보다 하는 사안을 보스가 끄집어 내어 내가 관리하길 바라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여름 그 일을 내가 맡아 관리하긴 했다. 그런데 보스가 그 일에 대한 취지를 자꾸 바꿔 가면서 연장하길 바라는 것이다. 그럴 것 같으면 처음부터 취지를 명확히 하실 일이지 자꾸 바꾸면서 연장하는 건 뭐란 말인가. 그런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나는 홧김에 보스 단독으로 하지 말고 전체 의견을 들어보자고 했다. 요는 우리나라가 보스의 입김에 좌지우지 되고, 좋은 게 좋다는 식인데 생각의 전환을 해서 한 사람이라도 찬성하지 않으면 그 일을 하지 않을 권한도 있는 것 아니냐고. 각설하고 결과는...? 내 생일 날 케이크를 받은 걸 보면 알지 않겠는가. 결국 난 모임에서 그 일을 하지 않기로 하고 찬성하는 사람만 하기로 했는데 역시 모양새가 영 아니올시다다. 결국 난 따를 당하는 건지 존중을 받는 건지 잘 모르겠다. 내가 일을 안하지 공공연히 모임에서 막내가 일 하나를 더 떠앉게 되었고. 근데 난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격하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싶다. 아무래도 조만한 다시 그 일을 맡아야지 싶다. 영화엔 나오지 않지만 결국 매춘부를 내쫓는데 성공하지 못한 주민들은 그후 이 둘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줄리는 남편이 죽은 후 남편에게 정부가 있음을 알게 된다. 더구나 그 정부의 뱃속엔 남편의 아이가 자라고 있다. 줄리는 이에 조금 동요되는 것 같더니 나중엔 정부가 갈 곳이 없다는 걸 알고 예전에 살던 집을 내어준다. 남편이 살아 있었다면 어땠을까? 배신감에 몸을 떨었을까. 그러나 남편은 죽었고 정부의 몸엔 남편의 아이가 자라고 있다. 오히려 줄리는 죽음에서 생명을 보고 있다. 그래서 살아갈 힘을 얻는가 보다. 


근데 이도 좀 나를 의아하게 만든다. 역사적으로 유럽의 귀족들은 배우자 외에 정부를 두는 것이 관행이라고 들었는데 줄리의 남편은 저명한 작곡가다. 귀족의 자손이었을 확률이 높을 것 같고, 그렇지 않더라도 어쨌든 셀럽이라면 관행 아닌가. 그것 가지고 놀라고 당황한다면 이때만 해도 줄리가 너무 젊었다는 얘기가 될 것이다. 삼십 하나로 나오던가 했으니. 내 나이 30을 넘겼을 땐 뭔가 보이는 것 같았는데 말이지. 하긴 지금 생각하면 그때 비슷한 똥고집들과 싸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뭔가 보이니까 그렇게 싸우기도 했겠지만 사실은 여전히 뭘 몰랐던 시절이다. 그런 것에 비하면 남편의 죽음에서 줄리는 깨달음을 얻는다. 어찌보면 나 보다 낫다 싶다. 죽음이 꼭 불행한 것만도 아니고. 

영화가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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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8 2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1-09-20 13:09   좋아요 1 | URL
앗, 궁금하셨구나. 그럴 줄 알았으면 진작 자세히 쓸 걸.ㅋㅋ
제안하면 뭐 합니까? 저만 이상한 사람이 되었는 걸요.ㅠ
전 한쿡 사람들 모이면 의견이 없다는 게 좀 이상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의견 없는 건지, 리더나 보스 의견에 순종만 해야하는 건지
제가 좀 잘 못 됐나 봐요.ㅋ
좀 있다 제가 다시 맡아야죠.

추석 연휴 잘 보내고 계시죠?^^

희선 2021-09-19 00: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떤 건 모두가 찬성해야 되지 않을지... 재개발... 그런 것도 해야겠다 하는 사람이 밀고 나가서 모두가 억지로 한다고 할지도 모르겠네요 세들어 사는 사람은 나가야 하고... 집이 있는 사람은 다 한다고 하겠습니다 영화나 소설에 나오는 사람이 더 어른스럽지 않나 싶기도 해요

stella.K 님 명절 연휴 즐겁게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stella.K 2021-09-20 13:16   좋아요 1 | URL
그렇죠. 예전에 재개발 문제가 많았어요.
한 사람이라도 개발에 반대하면 못하는 건데 철거반
무자비하게 포클레인 밀고 강제 철거했다는데 믿을 수가 없더군요.
예전 5, 6공 때.지금은 안 그런가 봅니다.
대신 지금은 인종문제가...

희선님도 명절 잘 보내고 계시죠?^^

scott 2021-09-20 12: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텔라 케이님

추석 연휴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보름달님에게 소원을~~**
ʕ ̳• · • ̳ʔ
/ づ🌖 =͟͟͞͞🌕

stella.K 2021-09-20 13:24   좋아요 1 | URL
아웅~ 저도 이모티콘 만들 줄 알면 띄워 드렸을텐데
아시다시피 전 그런 창의력은 없는지라...ㅠ

내일이 추석인데 비가 많이 올거라는군요. 보름달을 볼 수나 있을지...
그래도 비구름 위로는 보름달이 분명 떠있겠죠?
스콧님도 좋은 소원 비시고 이루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21-09-25 14: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티브이로 영화 보다가 중간쯤 되니 예전에 본 영화라는 걸 알았어요.
영화도 책처럼 목록 노트를 만들어놔야 하나 생각했는데 뭐 또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책이든 영화든 두 번 보는 게 유익한 것 같으니까요.
저는 중간부터 끝까지 영화를 보고 나서 처음부터 중간까지 보는 방식도 흥미롭더라고요.
결말이 나오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를 알 수 있어서요. ^^

stella.K 2021-09-25 18:55   좋아요 1 | URL
ㅎㅎ 맞아요. 특히 tvn에서 하는 드라마를 저는 가끔 그렇게 봐요.
워낙에 재방송을 많이 하니까 꼭 본방사수 안 해도되고
중간부터 봤다가 다음 날 처음부터 중간까지 보죠.ㅋ

정말 영화나 소설은 보면 볼수록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죠.
어떤 사람은 같은 영화를 10번 20번 봤다고 하던데 전 그렇게까지는
못 볼 것 같아요. 좀 아까 일본 애니 <썸머 워즈> 중간쯤 보다가 말았는데
재밌더군요. 그림이 정말 예술이어요. 어떻게 그렇게 그릴 수 있는지.ㅠ

2021-09-26 1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26 1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28 15: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람이 완벽한 게 아니라서)최근 위에 계신 분께 개기고 반항했더니 어제는 생각지도 않게 생일 케이크를 하사하셨다. (도곡동에 있는 P 베이커리에서 왔는데 거기서 이런 서비스도 하는 줄 몰랐다.) 참고로 난 케이크을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어쩌다 먹는 조각 케이크는 먹긴 하지만. 가족과 함께 나눠 먹으라고 하는데 가족 역시 좋아하지 않고 저런 거 나눠 먹을만큼 달달하지도 않다. 


이렇게 큰 걸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그럴 줄 알았으면 적당히 개길걸 그랬나? 이분이 내가 케이크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모를 리 없는데 굳이 보내신 걸 보면.ㅋ 원래 눈에는 눈이고 이에는 이라는데 이분 역시도 그랬다면 차라리 마음이 편했을지도 모르겠다.이제 앞으로 더 이상 개길 수도 없게 생겼다. 역시 사람의 옷을 벗기는 건 강풍이 아니고 따뜻한 햇볕이라더니...


그분의 마음을 알 것도 같다. 어디가서 부조리한 상황을 보게 되더라도 눈빛 발사하지 말고, 이를 드러내지 말라는 뜻이겠지.   

당신께 또 한 수 배웁니다. 고맙습니다.    


참고로, 저 케이크는 사진 촬영 후에 떡같이 구겨져서 네모난 반찬통에 들어가 있다.가격도 만만치 않던데. 케이크가 그렇게 비싼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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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6 15: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1-09-16 15:39   좋아요 4 | URL
ㅎㅎㅎㅎ 그렇긴 해요. 하지만 저도 보통은 넘죠?ㅋㅋ
그렇다기 보단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낮추시려고 하시는 분이죠.
그 과정이 매번 쉽진 않잖아요.
저로선 여태까지 이런 분을 뵌적이 없어요. 아마 헤어지게 되더라도
많이 기억날 것 같아요. 세상엔 나쁜 사람도 많지만
좋은 사람이 훨씬 더 많은 것 같아요.^^

얄라알라 2021-09-16 15: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드립니다^^

stella.K 2021-09-16 15:38   좋아요 4 | URL
아유,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1-09-16 17: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기쁜날에는 케익이죠 ^^ 오늘도 생일축하드려요 🎂

stella.K 2021-09-16 17:32   좋아요 3 | URL
앗, 고맙습니다. 한창 땐 한 달 동안 매주 한 두건의
예약이 잡히곤 했었는데 그 친구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습니다.ㅋ

레삭매냐 2021-09-16 17: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케이쿠 맛나 보이네요...

반찬통에 들어가 있다니
ㅋㅋㅋ

stella.K 2021-09-16 17:38   좋아요 3 | URL
맛있긴 하더군요. 요구르트로 만들었다고 하던데.
많이 달지도 않고. 근데 느끼한 건 여전하더고.
커피와 먹지 않으면...
것도 큰 반찬통에요. 언제 다 먹을지 모르겠습니다.ㅠ
차라리 과일이나 도서상품권이면 할렐루야 했을 텐데...ㅋㅋ


미미 2021-09-16 18: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과일이 큼직하게 들어간걸 보니 군침 돌아요~♡
저희 가족도 케이크 좋아하지 않는데 저 혼자만 미칩니다.ㅎㅎ

stella.K 2021-09-16 18:42   좋아요 2 | URL
앗,알았더라면 미미님과 나눠 먹을 수도 있었을 텐데...ㅎㅎㅎ
고맙습니다.^^

scott 2021-09-16 20:41   좋아요 2 | URL
저도 🖐 혼자만 미칩니다 ㅎㅎ

미미 2021-09-16 20:43   좋아요 2 | URL
♡.♡ 아이참!

scott 2021-09-16 20: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밥통에 들어가기전이 가장 맛나는 케잌 ㅋㅋㅋ
생일날에 반드시 먹어야 함요!

゚*⑅ଘ ᴴᴬᴾᴾᵞ ᴮᴵᴿᵀᴴᴰᴬᵞ ଓ⑅*˖゚

stella.K 2021-09-17 13:36   좋아요 1 | URL
밥통은 무슨. 사각 반찬통요.

근데 에게, 제가 스캇님표 이모티콘 좋아하는 줄 아심서 겨우 이게 뭐여요. 엉엉~
그래도 뭐 생일도 지났고 하니 용서해 드리겠습니다.ㅋㅋ
고맙습니다.^^

scott 2021-09-17 16:17   좋아요 1 | URL
아! 혹쉬 화려한 이모티콘으로 도배 하면 싫어 하실것 같아서
소쉼하게 요런 축하 문구만 대롱~~대롱~~


이미 생일이 지나셨지만
원하신다면,,,,,,,


기대 하삼 3333

희선 2021-09-17 0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stella.K 님을 생각하고 케이크를 보내주셨군요 좋으신 분이네요 15일에는 날씨 좋았어요 다른 것보다 그게 생각나는군요 떡케이크 같은 것도 있던데, 그런 건 좋아하세요 stella.K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stella.K 2021-09-17 13:42   좋아요 2 | URL
떡케이크가 훨씬 좋죠.ㅎㅎ
오늘도 서울의 하늘은 좋더군요.이렇게 좋아도 되나 미안하지만
전 다행이다 싶어요.ㅎ

희선님도 좋은 하루요!^^

책읽는나무 2021-09-17 06: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눈에는 눈,이에는 이!!
그래서 케잌을????
생각만으로도 왠지 좋으신 분 같습니다???
달달한 케잌으로 리더십을 발휘하시는군요!!!!ㅋㅋㅋ
암튼 생일 축하드립니다^^
저도 케잌 먹고 남음 바로 락앤락 반찬통에 넣어요ㅋㅋㅋ
반찬통에서 꺼내어 가끔씩 커피랑 조각 케잌처럼 포크로 찍어 먹음 알찬 간식이 되더라구요^^

stella.K 2021-09-17 13:45   좋아요 2 | URL
맞아요. 달달 리더십!ㅎㅎㅎ
어제 그제 이틀 연속으로 먹으니까 살찌는 느낌이더군요.
냉장고에서 얼마나 버텨줄지 모르겠어요. 빨리 먹어얄텐데...ㅠ
생일 축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scott 2021-09-17 17: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_∧
     (*・∀・*)
★*。:゚💓 🔥 💓*゚:。:*★
☆。*・:+*゚   ゚*+:・*。☆
 H┃A┃P┃P┃Y┃
 ━┛━┛━┛━┛━┛
 B┃I┃R┃T┃H┃
 ━┛━┛━┛━┛━┛
   D┃A┃Y┃
  🔥 ━┛━┛━┛🔥

스텔라 케이님 늦었지만 생일 추카~~ 추카 합니돵 ㅎㅎㅎ


⚡️🔥⚡️
(っ´ω`)っ 촛불 후~~~~~

stella.K 2021-09-17 18:57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 스콧님 쵝오!!
촛불 후~~~대박!ㅋㅋㅋ
솔직히 내심 기대했는데 그냥 지나가시려나 보다했어요.
뭐 그래도 할 수 없는 거지만 역쉬 기대를 배반하지 않으시는군요.ㅎㅎ
정말 스콧님은 재주도 많으시고, 좋은 기운을 가지신 분 같습니다.
계속 사람들에게 좋은 기운을 나눠주시는 진정한 럭키맨이 되시길 바랍니다.
고맙슴다!^^

페크pek0501 2021-09-18 16: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케이크는 달아서 즐겨 먹진 않지만 받으면 즐거워져요. 아무리 달아도 한 조각은 행복하게 먹을 수 있어요. 맛을 떠나서 그래도 케익은 선물 중 분위기 있는 선물에 속하지 않나요?

stella.K 2021-09-18 18:34   좋아요 0 | URL
ㅎㅎ 언니도 저랑 비슷하시네요.
저도 케익은 딱 그 정도만 즐기죠. 근데 그 위에 계신 분
때문에 펜데믹 전까지 질리도록 먹었어요.
그분이 사람들 생일 챙기는 거 좋아하셔서 아는 사람마다 챙기니.
문제는 당신은 정작 잘 안 드신다는 거죠.
남으면 가족들과 먹으라고 싸 주시는데 그땜에 케익공포증에 걸릴 정도였죠.
이번에도 제 생일 챙길까 봐 요령을 피우기도 했는데 빼도 박도 못하게 되었죠.ㅎㅎ

프레이야 2021-10-09 19: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해 생일 지났지만 우리 축하해요 ㅎㅎ
님도 처녀자리였던가요 ? 오래전 기억이.

stella.K 2021-10-09 19:04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도 9월 생이셨던가요? ㅎㅎ
늦었지만 축하해요.^^

프레이야 2021-10-09 19:12   좋아요 1 | URL
넵. 뭔가 뒤늦은 자축 생파 분위기. ㅎㅎ 케이크 보니. 생일 심드렁해지지 않도록 잘 챙기자구요.
 

다롱이가 죽던 날은 8월 15일이었다. 3일 뒤는 오빠의 8주기였다. 오빠 떠나고 해마다 이맘때면 마음이 싱숭생숭했는데 올해는 다롱이 보내느라 그럴 여력도 없었다. 그리고 내일은 내 생일이면서 다롱이가 세상을 떠난 지 꼭 한 달이 되는 날이다. 뭔가 절묘한 트라이앵글이란 생각이 든다.


요즘은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 해 질 무렵과 아침에 눈을 뜨면 녀석이 많이 생각이 난다. 그러다 한 번씩 예상치 않은 곳에서 훅하고 눈물샘을 사정없이 치고 들어오는 때가 있다. 어제 같은 경우 TV를 보고 있는데 교회 성경공부 리더님에게서 갑자기 전화가 왔다. 평소 웬만해서 전화를 잘 안 하시는 분인데 요즘 내가 그분께 소위 말해 자꾸 삐대니까 뒤늦게 뭔가 심상치 않다 싶어 전화를 하신 것이다. 9월이 되면 성경공부가 다시 재개되는데도 이달 한 달은 안 나가겠다고 하기도 했으니. 사실 평소에도 그분과 내가 딱히 맞는 스타일도 아니다. 지난 6월 말에 봄 학기를 마치면서 다롱이가 얼마 안 남은 걸 아시는데도 방학 동안 어떠냐고 묻지도 않았던 게 내심 섭섭한 것도 있다. 어제 통화하다 다롱이가 죽은 걸 그제야 알렸는데 나도 모르게 또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물론 그렇다고 내내 울면서 전화한 건 아니고 리더님이 나름 재밌으신 분이라 울다가 웃다가 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이미 건드려진 눈물샘은 오늘까지도 잘 수습이 되지 않는다. 


든 자리는 표가 안 나도 난 자리는 표 난다고 이제 집을 나가나 들어오나 다롱이를 빼고 모든 것을 봐야 한다는 건 생각 보다 쉬운 일은 아니다. 지난 주엔 모처럼 머리를 자르러 미용실을 가는 길에 작년까지만 해도 녀석의 털을 깎으러 갔던 개 미용실을 지나쳐야 했다. 그곳엔 성실하고 싹싹한 청년 둘이 일을 한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다롱이를 픽업했는데 작년부턴 하지 않았다. 이유는 다롱이가 너무 노견이라 픽업 과정에서 어떤 일이 생길지 몰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는 수없이 엄마가 다롱이를 데리고 가서 털을 잘랐다. 이제 더 이상은 여기를 올 필요가 없게 되었다는 게 참 쓸쓸했다.


글쎄, 오지랖일지 모르겠지만 그곳에서 몇 블록만 더 가면 다롱이가 다녔던 병원이 있는데 웬만하면 가서 녀석의 부고와 그동안 잘 돌봐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은데 아직 그럴 용기가 나지 않는다. 녀석은 비교적 건강체여서 사는 동안 병원에 갈 일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다 재작년인가 췌장염에 걸려 걱정했는데 그곳에서 잘 고쳐서 한동안 걱정 없이 지낼 수 있었다. 다롱이가 죽기 한 달여 전부터 엄마와 내가 번갈아가며 약을 지어갔다. 벌써 안 다닌 지 한 달이 됐으니 그곳 원장도 지금은 대충 짐작은 하고 있을 거다.


한 가지 위로라면 반려견의 13%만이 가족이 보는 앞에서 죽는다는데 다롱이는 그 상위 13% 안에 드는 운 좋은 강아지가 되었다는 정도. 요즘엔 길을 걷다 누군가의 반려견을 보면 얘도 13% 안에 들게 될까 걱정 반 의심 반이다. 사람도 늙고 병들면 버림 당하기도 하는데 하물며 개라고. 걱정이다. 반려동물 시장은 해마다 늘어나는데 사람의 의식은 그것을 쫓아가질 못하고 있으니. 얼마 전 TV에서 반려견들이 어떻게 버려지고 있는가에 대한 실태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봤는데 좀 충격적이었다. 개 농장의 실태야 제쳐둔다고 해도 소위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유기견 보호소도 돈은 돈대로 받고 개 도축업자와 결탁해 결국 마지막에 가는 곳은 보신탕집이었다. 예쁘다고 물고 빨 때는 언제고 자신이 키웠던 개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저리도 태평하게 잘 사는 건지 모르겠다. 새삼 놀라운 건 아직도 개를 먹는 인종이 있다는 게 놀랍다. (그렇게 안 되니까 하는 소리지만) 난 능력만 되면 수명이 1, 2년 밖에 안 남은 개를 돌보며 살고 싶다. 물론 힘들고 슬프긴 하겠지만 그도 익숙해지면 삶과 죽음이 서로 먼 것이 아니고 공존하고 순환한다는 걸 깨닫게 되지 않을까.


내 막내 조카는 개를 너무 좋아해 대학도 관련 학과를 전공하고(물론 수의학은 아니다) 한동안 애견 카페에서 일하다 최근 무슨 유기견 보호소에서 정식 직원으로 일을 하게 된 모양이다. 녀석은 이미 집에 두 마리의 개를 물고 빨며 키우고 있다. 언니는 저러다 둘 중 한 마리가 죽으면 어쩌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걱정을 한다. 그렇지 않아도 한 마리는 노견으로 아직은 잘 버텨주고 있기는 한가 본데 내년을 장담하지 못한다. 그랬을 때 녀석이 슬픔을 잘 감당할지 걱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난 걱정 하지 않는다. 녀석은 그곳에서 일하면서 삶과 죽음을 객관적으로 보게 될 것이고, 어차피 감당해야 할 것이라는 걸 안다면 잘 감당할 것이다.


다롱이가 죽고 화장을 위해 업체에서 오길 기다리고 있을 때 엄마는 평소 성격대로 다롱이의 흔적을 지우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녀석을 돌보느라 늘어놨던 여러 잡동사니 물건들을 치우기 시작하는 것이다. 나는 그러는 엄마가 속으로 편치 않았다. 뭐가 그리 급하다고 저리 치우나 싶었는데 당신은 당신대로 그렇게 하는 것이 다롱이를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냥 가만히 있었다.


다롱이가 떠났다고 꼭 나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녀석이 떠나고 우리 집은 깨끗해졌다. 물 낭비도 없어졌고 무엇보다 녀석이 건강할 땐 하루 세 번씩 (어떤 땐 네 번도) 싸대는 똥을 치울 일도 없어졌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우린 다롱이의 보호자였구나 싶다. 연극이 끝나면 배우는 무대에서 내려와야 하듯이 다롱이가 무지개 너머로 갔으니 보호자의 역할도 끝난 것이다.


대신 집안은 다소 적막해졌다. 이러다가 어느 날 개 한 마리가 우리 집으로 들어오면 집안 분위기가 순간 달라질 거라는 건 안 봐도 비디오다. 하지만 상상하지 않기로 한다. 다롱이가 죽은 지 얼마나 됐다고 그다음에 키울 개를 상상한단 말인가. 다롱이가 이 사실을 알면 섭섭해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린 이제 더 이상 개는 키우지 못할 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어느 정도 열어놓고 있긴 하다. 가끔은 뜻대로 살아지지 않는 삶도 있지 않은가. 그래서 다롱이를 키우기도 했고. 그런 운명이면 모를까 일부러 인위적으로 인연은 만들지 않을 거다.

그리고 얼마간은 8월이 되면 오빠보단 다롱이를 더 많이 생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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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9-14 22: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생일 미리 축하드립니다. 사람이든 반려견이든 비워있는 자리는 언제나 크게 느껴지더라구요 ㅜㅜ 보고싶더라도 힘내시길 바랍니다~!!

stella.K 2021-09-15 12:23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시간이 지나야겠죠. 개니까 사람 보단 길지 않을 겁니다.
힘내겠습니다.^^

서니데이 2021-09-15 0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려동물이 떠나고 나면 상실감을 느끼는 분들 많다고 해요.
가족처럼 애정을 나누고 오래 살았으니까, 가족이 아니라고도 할 수 없을 거예요.
생각해보니 stella.K님도 9월 생일이시지 했는데, 오늘이었네요.
생일 축하드립니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한 일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stella.K 2021-09-15 12:30   좋아요 1 | URL
기억하고 계셨군요. 고맙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개는 가족처럼은 지낼 수 있어도 가족은
아니지 않을까 싶어요. 그냥 우리는 다롱이를 보호해줬지
하면 그렇게 많이 슬퍼할 필요도 없을 것 같은데
다롱이 때문에 울어도 넘 과도한 건 아닌가 싶기도 해요.
그래도 가끔 이런 글을 남기는 건 앞으로 펫로스를 경험하게될
사람들이 있다면 한번쯤 공감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죠.ㅋ

좋은 날 보내고 계시죠, 서니님.^^

희선 2021-09-15 0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tella.K 님 오늘이 태어난 날이군요 축하합니다 다롱이가 떠나고 한달 뒤였군요 지금도 조용한 집안이 이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이 많네요 처음에는 좋아도 시간이 흐르면 귀찮아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좋을 텐데... 사람은 자기만 생각할 때가 더 많은 듯합니다

stella.K 님 오늘 더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stella.K 2021-09-15 12:44   좋아요 1 | URL
조금 허전하긴 하죠. 그래서 대신 TV를 일부러 틀어놓기도 하죠.
작년에 팬더믹 땜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그렇게 많았답니다.
그러다 올해 어느 정도 완화가 되고나니 키우던 반려동물이 어느새 골칫거리가
됐다는 보도를 언젠가 들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버려질 동물이 더 많겠죠?
그렇게 버리면 재앙으로 돌아 올 텐데 걱정이어요.

고맙습니다. 희선님도 좋은 하루되십시오.^^.

책읽는나무 2021-09-15 09: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올 해 생일은 좀 울적한 생일이 되시겠군요?ㅜㅜ
그래도 내일 미역국 챙겨 드시고 힘 내세요~
저도 미리 축하 드리겠습니다♡

stella.K 2021-09-15 12:45   좋아요 2 | URL
앗, 그러게 말입니다.
작년엔 끊여 먹었던 것 같은데 올핸 아시다시피 제가 이렇게 됐고
또 추석이 코 앞이라 건너 뛰어야할 것 같아요.
그래도 축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책나무님.^^

니르바나 2021-09-15 1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생일 축하합니다.
아직은 다롱이와 이별이 힘들겠지만
힘내세요. 아니 벌써 어리잖아요.^^

stella.K 2021-09-15 20:11   좋아요 0 | URL
다롱이 이후의 시간이 쌓이면
또 그만큼 다롱이에 대한 기억이 멀어지겠죠.
그래서 시간이 약 아니겠습니까?
오늘도 누가 생일이라고 깜짝 선물로 케잌을 보냈는데
이런 기억이 쌓이면 오늘도 좋은 날로 기억될 겁니다.
생일 축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잘 지내고 계시죠?^^

페크pek0501 2021-09-18 16: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개를 포함해) 죽고 이게 세상이지 싶습니다.
죽음은 삶의 일부라잖아요,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받아들이는 마음자세가 필요할 듯합니다.
저 역시 죽음은 그냥 죽임일 뿐, 삶의 연장선에서 보지 못하겠더라고요.

법륜 스님의 책을 보니 부모님이라도 돌아가시면 잘 가시라 하고 슬퍼할 필요가 없다고 그러더라고요. 생전에 자식으로서 최선을 다하면 될 뿐, 너무 슬퍼하면 안 좋대요. 하늘로 떠나다는 이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기 때문인가 봐요. 그래도 님처럼 다롱이를 기억해 주는 건 좋은 것 같아요. ^^

stella.K 2021-09-18 18:39   좋아요 0 | URL
그런 사람이 간혹 있는 것 같더라구요. 그 속이야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도 좀 덤덤하면 좋을 텐데.
다롱이는 정말 복 많은 녀석이죠. 살았을 때도 그렇고
죽어서도 지를 못 잊어하는 주인이 있으니.ㅋㅋ
이번 명절은 녀석 없이 보내는 첫 명절이 되었어요.
 
마음을 건다 - 정홍수 산문집
정홍수 지음 / 창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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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신형철의 에세이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책에서 정홍수의 <소설의 고독>을 거의 극찬하다시피해서 혹했다. (나는 일단 제목에 '소설'이 들어가면 눈이 간다. 실제로 소설은 많이 못 읽지만. 병이다.) 글 잘 쓰기로 유명한 그가 부러 자신의 책에 소개할 정도면 그냥 못 지나 차지 싶었다. 근데 엉뚱하게도 잔뜩 눈독 들인 책은 사지 못하고 이 책을 사고 말았다. (이렇게 된 건 중고샵 때문이다. 급한 대로 이 책을 사 보자 했다. 막상 사 놓고 이게 뭔가 얼떨떨하긴 했다. 풋) 그런 걸 보면 난 아무래도 책보단 작가에게 마음이 갔던 것 같다. 아마도 작가의 직책이 문학 평론가라서 그랬던 것 같다. (요즘엔 평론가의 글이 눈에 들어온다.)


생각해 보니 아주 모르는 작가도 아니었다. 오래전, 고 김소진 작가를 기리는 <소진의 기억>이란 책이 있다는 걸 알았는데 그 책의 동인 중 한 사람이었다. 만날만한 사람은 만난다더니 이런 식으로 인연을 맺는구나 싶었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이 내내 평론집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산문집'이다. 하지만 평론집으로 읽어도 그렇게 크게 속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사실 산문은 누가 쓰느냐에 따라 그 색깔을 달리하기도 하는데 평론가가 쓰면 평론적 산문이 된다.


저자의 이력이 독특하다. 1996년 <문학 사상> 평론 부문에 당선되어 평론의 길을 걷지만 그의 본업은 편집자다. 나는 평론가라면 대학교수들이 하는 줄 알았더니 편집자도 평론을 한다. 새삼 나의 시야가 완전 좁았구나 했다. 편집자라면 문학 생산의 현장에 있는 사람 중 한 사람 아닌가. 대학교수들이 쓰는 그것과는 좀 결이 다를 것 같다. 좀 더 생생하고 핍진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아도 책을 읽다가 저자는 문학(야)사에 나올 법한 장면을 펼쳐 보인다. 저자가 80년대 중후반 첫 직장으로 민음사에 들어갔을 즈음 다른 동료 직원들은 퇴근하고 홀로 사무실에 남아 교정을 보고 있을 때 글로만 접했던 문인을 봤다고 한다. 바로 서정인 선생이다. 당시 선생은 <세계의 문학>에 '달궁'을 연재하던 하고 있었는데 사무실로 쭉 밀고 들어오더니 도트프린트에 연재된 <달궁> 원고를 건네고 바람처럼 사라졌다. 그때 저자는 사무실 한쪽에서 '아!'했단다. 왜 안 그랬을까. 연예인 좋아하는 사람은 뒤통수만 봐도 "꺅!" 소리 내는데 책 좋아하는 사람이 작가 보고 좋아하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겨우 '아!'라니. 역시 문학 종사자들은 너무 점잖다. 근데 저자가 오래된 얘기를 하고 있긴 하다. 도트프린트. 이게 뭔가 순간 잠시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뿐인가, 김수영문학상 심사가 있는 날엔 김우창, 유종호, 황동규 선생이 사장실에 있었는데 그들이 무슨 대화를 나누나 베니어판에 귀를 쫑긋하고 들었단다. 또한, 중앙일보 기자였던 기형도 시인은 당시 민음사 편집장이었던 이영준 형과 서로 친구라며 그 인맥을 알려주기도 한다. 그때는 또 성석제 형(이란다)은 소설은 엄두도 못 내던 때(!)라 어쩌다 시를 한편 완성하면 이영준 형에게 팩스로 보내 강평을 들었다니 과연 우리가 알던 그 성석제가 맞나 싶다. (대작가분껜 좀 죄송하지만 문득 깎아놓은 밤톨이 생각났다.ㅋ) 무엇보다 사무실 저자의 뒷자리엔 그 무렵 신문사를 그만두고 전업작가의 길로 나선 김소진이 도시락을 싸 들고 출근해서 소설을 썼다고 한다. ('내가 다닌 편집 학교'중에서) 이런 글을 읽는 건 나에겐 큰 기쁨이다. 그림으로 남겨도 좋을 것 같(은데 난 재주가 없)다.


또한 저자는 뒤에 황석영에 관한 글을 쓰기도 했는데, 지금까지 난 황석영의 소설을 두어 권 읽은 것 같긴 한데 별로 좋은 줄 몰라 더 이상 읽지 않고 있다. 민망한 일이다. 황석영의 소설을 좋아하지 않기란 쉽지 않은가 본데 사람이 덜 됐는가 보다. 그런데 루카치가 그런 말을 했단다. 소설은 '남성적 성숙의 형식'이라고. 그러면서 저자는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황석영을 떠올렸다 한다. 나도 그 말에 동의한다. 황석영은 남자답게 선이 굵은 작가가 아니던가. 문제는 난 그런 남성적 카리스마가(보통 이걸 허세라고도 하지) 강한 사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다. 그래서 <대화의 희열 3>에 첫 번째 게스트로 나왔을 때도 조금 부담스럽게 봤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분명 우리 문학사에 중요한 작가임엔 틀림없다. 나중에 그의 자전 <수인> 정도는 읽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저자에겐 좀 미안한 얘기지만 막상 읽어보니 과연 신형철 작가가 극찬할만한가, 물론 그가 소개한 <소설의 고독>은 어떨지 몰라도 이 책은 적어도 내가 볼 때 문체는 좀 기대만큼은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읽다가 포기하게 되지는 않는다. 난 분명히 책을 완독했다. 왜 그랬을까를 생각해 보면, 주로 소설과 영화에 대한 단상을 썼는데 소박하면서도 진심이 느껴졌다. 그러면 읽히고, 읽어주고 싶다. 문체가 꼭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지금까지 평론가들은 그다지 좋은 이미지는 아니었다.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주례사식 평론을 한다는 말일 것이다. 지금은 그 말에서 얼마나 많이 멀어졌는지 모르겠다. 

얼핏 듣기론 외국은 평론가와 작가가 거의 견원지간이라고 들었다. 외국 평론가들은 작가의 작품을 혹평하기로 유명하다. 그러다 보니 양진영에 상향평준화를 가져왔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비해 우리나라는 과부 상정 과부가 안다고 서로 밀어주고 땡겨주는 온정주의가 작용하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이런 식으로 해서 예전엔 일반인이 책을 사는데 평론가들의 입김이 작용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블로그나 SNS의 발달로 평론가들은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게다가 지금은 일반인들도 서평집을 내는 세상이 되지 않았는가.


하지만 서평과 평론은 엄연히 다르다. 서평은 일반인들도 할 수 있지만 평론은 일반인이 할 수 없다. 그건 좀 더 전문적인 영역이고, 많은 식견과 훈련을 필요로 한다. 물론 분명 오늘날 독자의 책 선택에 평론가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학을 분석하고, 의미 있게 하고, 기록하는 일이 그들의 일이 아닐까. 지금 우리가 환호해 마지않는 작가들이 있지만 그들의 작품은 앞으로 1년 뒤 또는 3년 안에 우리의 관심에서 완전히 살아질 확률은 매우 높다. 물론 부지런해서 계속해서 작품 활동을 하면 아주 잊히지는 않을 수도 있다. 문학도 일종의 산업이라 새로운 신예 작가가 나오면 그쪽으로 눈을 줄 수밖에 없다. 그때도 누군가는 어떤 시기에 어떤 작가가 어떤 작품을 썼으며, 어떤 문학관을 가지고 있었다고 기록하고 상기시켜 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게 평론가의 할 일 아니겠는가. 서평가들은 오직 그 책에 관해서만 말할 수 있다. 어쩌면 우리가 기억하는 옛 문학가들도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온 것 같지만 사실은 평론가의 그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래도 요즘의 평론가들은 좀 다르긴 한 것 같다. 그런 인식에도 불구하고 평론가로서 자신의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독자와의 소통을 시도하는 평론가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 같다. 그들은 더 이상 동굴 안에 있지 않다. 예전에 누가 평론집을 읽었던가. 그건 정말 문학을 지극히 사랑하거나 학자의 길을 가겠다는 사람이 아니면 읽지 않았다. 그들의 그런 자구적 노력이 아직은 다소 미미해 보이긴 하지만 언젠가 일반 독자들도 본격 문학 평론집을 가지고 토론할 날이 오지 않을까.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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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9-13 2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학평론집의 느낌이 있는 산문집인가 보네요. 서평과 평론의 차이를 하나 알고 갑니다~!!

stella.K 2021-09-14 11:25   좋아요 1 | URL
저도 예전엔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생각해 보니 대충 그렇겠더라구요.^^

페크pek0501 2021-09-18 16: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황석영 작가 하면 삼포 가는 길, 이란 단편이 유명하죠. 국어교과서에도 나왔을 것 같아요.
제가 읽은 건 두 권으로 된 <무기의 그늘>이었는데 그야말로 남성적으로 느껴지는 소설 같아요. ^^

stella.K 2021-09-18 18:45   좋아요 0 | URL
지나치게 테스토스테론이 넘치는 작품은 전 별로 더라구요. ㅎㅎ
근데 황석영은 정말 글을 쓰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더군요. 부럽기도 하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