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arthian Tales 어션 테일즈 No.1 - alone
김보영 외 지음 / 아작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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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많이 좋아졌다. 우리나라에 문학잡지의 수가 꽤 되고 얼마 전부터는 특정 장르만을 전문으로 한 문학잡지도 나왔다. 그렇다면 다른 장르의 문학잡지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나 이렇게 SF 문학의 창간호가 나와 주었다. 다양한 문학 전문 잡지가 나온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새삼 이게 있는지도 모르고 세상을 떠난 사람은 얼마나 억울할까 싶은 생각도 든다.    


디자인이나 만듦새도 뭔가 모를 포스가 느껴지기도 한다. 책 좋아하는 사람은 이런 책 책상이나 서가에 꽂혀 있으면 흐뭇해지며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를 것 같다. 언뜻 보기에 잡지란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런 것으로 봐 앞으로 허투루 만들지 않겠다는 이 잡지만의 의지가 느껴지기도 한다.


미국이나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벌써 오래전에 SF 전문잡지가 나온 것을 생각할 때 많이 늦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는 아직 마니아층이 그다지 두텁지가 않으니 그럴 것이다. 내가 기준이 될 순 없겠지만 SF에 대한 나의 이력은 어렸을 때 본 TV 시리즈 '스타워즈'와 '스타트랙'이란 양대산맥이 있었고, 만화로는 '은하철도 999'와 '캐산(?)'이 있었다. 비교적 최근에 본 영화로는  <인터스텔라>나 <마션>, <반도>(이 영화를 액션물로 구분했는데 내가 볼 땐 SF라고 생각한다) 정도가 얼핏 떠오를 뿐이다. 90년대부터 간간히 드라마도 만든 것으로 아는데 작품성은 몰라도 그다지 흥행을 논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물론 전문작가를 양성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이 분야가 발전하려면 문학이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요 근래 부쩍 젊은 작가를 중심으로 SF 바람이 불고 있다. 이 잡지만 하더라도 내가 모르는 작가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하긴 문학 전반에서 활동 작가의 수가 예전에 비해 상당히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매체가 증가되었으니 그럴 것이다. 이 잡지도 소설뿐 아니라 에세이, 시, 만화, 평론, 인터뷰 등 다양하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SF를 말하고 표현하는 줄은 몰랐다.  


물론 난 전문가가 아니니 수준이나 성과를 논할 순 없지만 수준을 말하기 전에 일단 양으로 승부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또한 이런 잡지가 나와주면 작가가 작품 활동을 하기도 좋고 독자 역시도 다양한 작품을 읽을 수 있어 좋을 것이다. 


좀 놀라운 건 여성 작가들이다. 얼핏 여성 작가들은 SF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는데 그렇지만도 않았다. 물론 전체적인 비중은 그리 크진 않겠지만 그래도 생각보다는 꽤 있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하긴 외국만 해도 르귄이나 머거릿 애트우드 여사는 이 분야에선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고 동시에 원로 작가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늦게 시작한 만큼 아직 젊은 분야다. 그만큼 가능성이 많기도 하다. 


그런데 SF의 공식은 디스토피아인가 새삼 의문스럽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작품들의 분위기가 밝지마는 않다. 느낌도 쇳소리가 많이 나는 것 같고. 하긴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어렸을 때 봤던 SF 만화에서인간의 편의를 위해 만든 로봇이 오작동을 일으켜 오히려 인간을 위협하고 지배하는 암울한 세계를 그린 작품이 있었다 (앞서 말한 '캐산'인지도 모르겠다). 그걸 보면서 덩달아 나도 우울한 기분이 되었다. 솔직히 그러지 말라는 법이 어디겠는가. 그게 꼭 로봇이 아니고 다른 것을 대입시켜도 말이 된다. 예를들면 산업폐기물 같은 거 말이다. 사람 편하지고 뭔가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어느 날 수명이 다하고 쓰레기가 되어 오히려 인간을 위협하고 있지 않은가. 이제 AI는 우리의 피부만큼이나 접촉성이 강한 물질이 되었다.  


그래도 이 책에서의 단연 압권은 곽재식의 단편 '백세 포스터 그리기 대회'다. 이 작품은 이제 의학의 발달로 영생을 살게 된 사람들에게 100세만 살자고 권장하는 포스터 대회를 여는 어느 학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인데, 풍자적이면서도 빵 터지는 것이 엄지 손가락을 높이 쳐들게 만들었다. 그래도 역시 우울하다. 작품이 아니어도 우린 100세까지 살게된 게 축복이냐 저주냐 말들이 많지 않은가. 이 작품은 그걸 휠씬 뛰어 넘는다. 그나마 우울하지 않게 그렸다는 점에서 곽 작가의 재능에 환호할 뿐이지.  


하지만 SF는 미래에 과학의 발달로 있을 수도 있는 이야기들을 다룬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또 그런 의미에서 다소 예언적 요소도 있으며(그것이 진짜든 꾸며낸 것이든) 어떻게하면 인류를 인류답게 할 것인가를 웅변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이만한 장르도 없지 않나 싶다. 이제 뭐든지 우리가 만들면 세계적이 된다. 그래서 K로 시작하는 분야가 많아졌다. 난 앞으로 SF도 그럴 거라고 믿는다. K-SF의 무한한 발전을 응원한다. 이제 곧 통권 2호가 나올 모양인가 본데 모쪼록 더 많은 사람이 읽고 순항했으면 좋겠다.   


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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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2-03-22 1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부분의 분야에서 남성의 수가 여성의 수보다 많은 걸 보면 아직도 우리가 사는 사회는 남성 중심의 사회예요. 신문만 보더라도 필진의 남성과 여성의 성비는 8대2 정도 된다고 합니다.
SF 분야에선 여성 작가가 많았으면 싶네요. 티브이 드라마 분야가 그나마 여성 작가의 뛰어난 활약이 있었죠.
저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우리가 만든 로봇의 지능이 너무 발달해 우리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이 올 거라는...ㅋㅋ 이 비슷한 영화를 보기도 했고요. 먼 미래의 일이라서 제가 사는 동안은 일어나지 않는 게 다행스럽게 느껴집니다.^^

stella.K 2022-03-22 18:20   좋아요 2 | URL
지난 주 <스물다섯 스물하나> 드라마 보니까
밀레니엄버그를 다루더라구요.
그제야 맞아. 그런 일이 있었지 하고 웃었죠.
뭐 설마 그런 일이 있겠어요?
한 23,4세기쯤 있을까 말까한 일이겠죠.ㅋ
그런 영화 뭐가 있는지 생각 나시면 갈켜 주세요.^^

희선 2022-03-23 00: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직 많지 않을지 몰라도 꾸준히 SF 쓴 사람은 있는 듯해요 새로운 사람도 나오고... 이런 잡지가 나오다니 잘됐네요 아작은 SF 소설을 주로 내는 곳이군요 거기에서 잡지도 만들었군요 이 잡지 오래오래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희선

stella.K 2022-03-24 18:06   좋아요 1 | URL
머지않은 미래에 sf작가들이 많이 나올 것 같아요. 울나라는 거의 전인미답의 분야기도하니. 다음 달에 나올 2호도 잘 생겼더군요. 저는 잡지는 별로 성실하게 못 읽는데 그래도 가급적 창간호는 갖고 싶더군요. ㅎ
 
기타 등등의 문학
전성태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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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가 문학집배원을 자처하고 독자들에게 부친 편지들 가운데 엄선해서 책으로 묶은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지금도 하는지 모르겠지만) 문학을 구독 서비스를 했었던 모양이다. 나도 몇 년 전 누구라고 하면 알만한 젊은 작가에게 구독료를 지불하고 보내주는 글을 읽어 본 적이 있다. 그때 정성스럽게 쓴 작가의 글을 보고 꽤 감동한 적이 있다. 나도 이젠 어느새 구세대에 속하는 사람이 되어버린지라 구독하면 신문 밖엔 생각 못했는데 이제 구독은 다양하게 널리 퍼져있다. 그중 문학을 구독한다는 건 놀랍긴 하다. 또 이렇게 문학을 구독한다면 앞으로는 과학이나 다른 분야의 전문 작가도 이런 구독 산업에 뛰어들지 않을까. (내가 몰라서 그렇지 이미 그렇게 하하는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쓰기 전에 먼저 읽어야 하는 존재이긴 한가 보다. 이 당연한 전제를 이 글을 읽으면서 또 한 번 확인한다. 저자가 문학집배원 활동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 일주일에 한 번씩 했을까. 작가들이야 2, 3일에 한 권 또는 하루 만에도 책 한 권을 뚝딱 읽어 치우는 존재들 아닌가. 일일이 책을 읽고 그것을 토대로 독자들에게 편지를 보낸다고 생각하면 꽤 바빴을 것 같기도 하다.  


형식은 이렇다. 읽은 책을 요약하기보단 인상 깊은 내용을 골라 싣고 저자의 생각을 엽서 한 장에 들어갈 길이의 글을 썼다. 그렇게 짧게 쓴 이유가 있어 보이긴 한다. 좋은 글을 음미하고 독자의 생각을 더 깊게 해 보라는 나름의 전략이 있지 않을까. 처음엔 너무 한 거 아닌가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물론 그런 저자의 생각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늘 도톰하고, 글 많고, 눈과 마음도 사로잡으면 금상첨화라고 생각하는 나에겐 좀 아쉽긴 하다. 나는 늘 남의 생각이 궁금한 사람이라서 말이지. 이런 책들을 읽고 저자의 생각은 아주 조금 밝히는 건 독자에겐 배 배신이야, 배신.


그래도 아주 소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이 아니었으면 머리말에 나오는 박영근 시인을 어찌 알았을까. 저자는 박 시인이 책을 참으로 아끼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계절마다 발표되는 시, 소설, 비평을 망라하여 꿰고 있고 술에 삭혀 전하는 감상이 일품이라고 했다. 그뿐인가, 박성원의 소설 <하루>를 소개하는 장에서는 짧지만 도회적이면서도 강렬한 구성이 좋았다. 와, 우리나라에 이렇게 쓰는 작가가 있다니. 한 번 그의 작품이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러면서 저자는 당신의 하루는 어땠냐고 묻기도 한다. 그리고 글 말미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살아내는 하루의 종합은 12억 시간. 지구인들의 하루의 총합은 1600억 시간이라고 알려준다. 뭐 천문학적인 숫자고 시간이라고 밖에는 말 못 하겠지만 그렇게라도 수치로 밝히고 있으니 오히려 현실적이고 개개인에겐 얼마나 귀한 시간일까 감이 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진짜 웃겼던 건, 이정록의 <교무수첩에 쓴 연애편지> 중에서다. 내용은, 이정록 시인이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다음 해에 모 출판사에서 나눠준 교무 수첩을 고향집에 두고 왔다고 한다. 그런데 거기에 어머니가 뭘 쓰시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어머니가 수첩에 뭘 쓸 만큼 학식이 있으셨던 분도 아니었다. 시인은 군 복무 때 어머니로부터 편지를 받아 본 적이 있는데 어머니의 글은 한글 받침이 항상 빠져 있다고 했다. 이를테면 시작이 "사라하느 내 아더라" 그러면 시인은 울컥했다. 그런 어머니가 세상 떠나가신 분 그리워 그 교무수첩에 연서를 쓴 것이다. 그게 묘하게 시인의 마음에 질투가 났다 보다. 아버지가 누구한테 연서를 받을 만큼 대단한 분이 아니다. 술주정에 긴 병치례를 하고, 가난한 농사꾼이면서 집안사람에겐 인색하고 남에겐 한 없이 후한 그야말로 집안에 하나도 도움이 안 되는 가장인데 그런 분을 향하여 연서를 쓰니 신경이 쓰일 밖에. 그러자 어머니는 아들을 조용히 이해시킨다.  


한 번은 어머니를 안고 블루스를 추려고 하는데 어머니가 자신에게 안기지 않는다. 아쉬운 마음에 입방아를 놨다고 한다. "어머니, 저한테 남자를 느껴유, 어째서 자꾸 엉치를 뺀대유?" "아녀, 이게 다 붙인 거여. 허리가 꼬부라져서 그런 겨. 미친놈. 남정네는 무슨?" 순간 어머니의 볼이 붉어졌다고. 그러면서 "가상키는 하다만, 큰애 니가 암만 힘써도 아버지 자리는 어림도 읍서야." 이 이야기는 사랑받는 일에서만큼은 정말 아버지가 부럽다고 맺고 있다. 


재밌지 않은가. 나는 이 글을 읽은 지가 한참 되었는데도 지금 생각해도 배시시 웃음이 난다. 이런 발견의 즐거움이 없다면 우리가 뭐 때문에 글을 읽겠는가. 이런 글은 예전 같으면 어떻게 발견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긴 우리가 책을 읽는다는 건 발견의 기대 때문은 아니겠는가. 평소 쉬거나 잠깐의 여유가 생기면 무엇을 하는가. 대부분은 잠을 자거나 TV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다고 하겠지. 그럴 때 어느 작가가 보내주는 편지를 받아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그리고 나를 되돌아보는 것도 꽤 의미 있는 일일이 될 것 같다. 


그런데 출판사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이 책은 굳이 안 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 지구인들의 하루의 총합이 1600억 시간이라고 할 때 저자의 한 통의 편지를 보내는 시간은 1초에도 해당하지 못하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걸 쓰고 누군가는 읽으며 뭔가를 생각하게 된다면 그 시간은 또 다른 차원에서 무한대로 증식할 것이다.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작가와 독자가 직접 받는다는 현재성을 누려봤으면 한다. 해 봐서 아는데 나름 묘한 짜릿함이 있다. 작가가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지금 당신의 이메일을 보라. 무엇이 들어와 있는지. 거의 대부분 각종 고지서 아니면 연동해 놓은 SNS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 가운데 작가가 보내주는 글 하나쯤 끼어 있으면 그도 나쁘지 않다.  


독서 에세이는 이제 너무 많아졌다. 물론 그건 여전히 나의 관심 대상이긴 하지만 일부러 거리를 두고 읽으려고 한다. 읽으면 책에 대한 안목을 키워 줄 테니 좋긴 하겠만 이제 눈도 안 좋고, 집중력도 예전 같지 않으니 있는 책이라도 잘 읽어두자는 쪽이다. 물론 반대로 어차피 책을 읽는 건 한계가 있을 테니 이런 책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읽지 않은 책에 대해 아는 척하기에 좋지 않은가. 적절한 조화가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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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3-12 20: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정록 시인 이야기 재미있네요. 저는 이 분 의자 란 시 생각나요. 그 시에도 어머니 이야기가 나오는데 참 따뜻한 분이란 생각 들었어요 ~

stella.K 2022-03-13 20:08   좋아요 2 | URL
그렇군요. 저는 이름은 들어 본 것 같은데 시는 문외한이라...
글을 이렇게 쓴다면 한번쯤 읽어보고 싶기도 해요.^^

얄라알라 2022-03-22 11:30   좋아요 1 | URL
시를 잘 모르는 저이지만, 이정록 시인의 시집 가을철에 읽고 따뜻해했던 기억이 나요
시인의 어머님 말씀을 많이 옮겨다 쓰셔서 더욱 따스했었네요^^

기억의집 2022-03-12 21: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엽서 한장으로 압축은 아마 긴 글은 안 읽기때문에 딱 저 정도 분량의 글이 알맞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였을까 싶어요. 저는 문학은 아닌데 김복준교수님(전형사이셨던 분)의 편지 신청해서 받아 읽어요. 교수님의 사적생각도 범죄에 대한 생각도 들어 있어서 편지 서비스 괜찮더라구요!!!

stella.K 2022-03-13 20:11   좋아요 1 | URL
맞아요. 긴 글은 사람들이 안 좋아하죠.
근데 김복준 교수라면 저도 아는 분 같아요.
그분도 그렇게 하시는군요.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하네요.

기억의집 2022-03-13 23:42   좋아요 2 | URL
112case.gr8.com 에서 신청하시면 되세요! 저는 이 분 유튭 다 들었는데 정말 좋으세요!!

프레이야 2022-03-12 22: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곱슬머리 이정록 시인 좋아해요. 부산에서 강연을 들은 적 있는데 이야기도 참 재미나고 의미있게 하더군요. 시도 참 좋아합니다. 시인의 서랍,에는 그의 시쓰기 마음이 담겨 있어 좋아하고요.

stella.K 2022-03-13 20:14   좋아요 1 | URL
ㅎㅎ 곱슬머리군요. 정말 재미있으실 거 같아요.
금관심입니다. 한 번쯤 읽어 봐야겠어요.^^

페넬로페 2022-03-12 22: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문학집배원이라는 말이 새롭게 들립니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많이 읽어야하는데 작가들은 정말 책을 많이 읽더라고요.
읽는 능력도 타고난 사람인 것 같아요~~
작가에게 글을 배달받는 일은 두 세번이면 족하다고 생각해요.
그 다음부터는 식상해질것도 같아요^^

stella.K 2022-03-13 20:18   좋아요 3 | URL
ㅎㅎ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책을 항상 끼고 사는 사람 보단
잘 안 읽는 사람에게 이런 유용하죠.
그러다 책을 사 볼 수도 있고.^^

희선 2022-03-14 01: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정록 시인 하면 어머니 말씀을 받아 적은 시집이 생각납니다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언젠가 이 말 한 것 같기도 한데... 다른 분한테 했을까요 그 시집 제목은 《어머니 학교》네요


희선

stella.K 2022-03-14 15:40   좋아요 2 | URL
아, 그게 그 책에 수록된 건가요?
솔직히 엮은 양반이 출처를 명확하게 밝혀놓지 않아서
도대체 어디에 이런 내용이 있는 건가 궁금했어요.
알려주셔서 고마워요.^^
 

지금 산이 불타고 있다. 

불길이 웬만해서 잡히지 않고 있다고 한다. 가뜩이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마음이 무거운데 산불 소식을 들으니 더 우울하다. 그나마 아직은 인명 피해는 없다고 하니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앞으로 일주일 내에 비는 오지 않을 거라고 하고, 소나무의 송진이 기름 역할을 해서 잘 꺼지지 않는다고 한다. 게다가 올겨울은 기상관측이래 최악을 가뭄이라고도 했다. 겨울이야 항상 건기여서 그런가 보다 하고 살았지 최악의 가뭄일 거란 생각까지는 하지 못했다. 그래도 대충 2월 중순이나 말이되면 비가 슬슬 오기 시작했는데 3월이 됐는데도 비다운 비가 오지 않는 걸 보면 가뭄이 맞는 것 같긴하다.


더 어처구니 없는 건 산불 중 하나는 방화라고 한다. 60대 남성이 평소 동네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에 앙심을 먹고 자신의 집을 불태우고 동네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불을 냈다고. 또 이 때문에 8순의 노모가 불타 죽었다. 얼마나 삐뚤어져 있으면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있을까. 감히 상상이 가질 않는다. 도대체 그는 인생을 어떻게 살았길래 동네 사람들조차 상종을 안했던 걸까. 뭐라고 판단 할 순 없겠지만 이젠 함부로 사람을 외면하는 것도 쉽지는 않겠구나 싶기도 하다. 


솔직히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피하고 싶고 외면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괜히 문제의 불똥이 나에게로 튀면 어찌할 것인가. 하지만 이걸 누군가 같이 나눠지면 방지하거나 문제를 축소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 동네사람을 비난할 생각은 없는데 우리는 연대를 얘기하지만 어떻게 하는 것이 연대하는 것인가에 대해 한번이라도 제대로 배워 본 적이 있을까 의문스럽기도 하다. 저 사람도 그를 피하니 나도 피해야겠다. 그리고 자기네들끼리 수근대며 그를 왕따시키지는 않았을까. 그런 식으로의 연대는 잘하면서 진짜 그를 안으로 끌어 안을 수 있는 방법은 생각해 보지 않았을까?


연대란 말이 나와서 말인데, 얼마 전에 읽은 함세웅 신부의 인터뷰집을 보면 그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그다지 비난하거나 걱정하지 않는다. (정말 그런 건 아닐테고 우리가 생각하는 정도는 아니라거겠지.) 미국이나 러시아 같은 나라도 보유하고 있는데 유독 북한이 미사일 좀 쐈다고 그러는 건 좀 그렇다는 것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남과 북이 빨리 하나가 되야한다고. 지금 미국이나 러시아는 겉으론 안 그런 척해도 우리나라가 통일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거다. 무기를 팔아먹을 데가 그만큼 줄어드는 것일테고, 남과 북이 합치면 우리나라도 굉장한 힘을 갖게 되는데 그것을 환영할 나라는 없다는 것이다.


(팔랑귀라 그런지)그도 그렇겠다 싶다. 하지만 정말 우리나라는 얼마나 통일을 준비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솔직히 남이 잘 되는 걸 반길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너든 나든 둘중의 하나라도 잘되야 같이 상생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 하지 않는다. 그러지 않아도 탈북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남한 사람들 알게 모르게 왕따시킨다고 하던데. 안 가르쳐줘서 모르는 것도 많고. 그건 뭐 북한도 마찬가지 아닐까. 만약 남한 사람이 북한에 들어가 산다고 하면 도와줄 건가. 점점 통일에 대한 의식도 아래 세대로 갈수록 희박해진다던데 요즘 학교에선 통일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지 모르겠다.


어쩌다 이 얘기까지 하는지 모르겠다. 하긴, 우리가 동네 사람도 끌어 안지 못하면서 무슨 남북이 하나냐. 그냥 산이 타들어가니 답답한 마음에 아무 말이나 해 봤다. 모르긴 해도 이번 불이 꺼지면 소나무도 패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소나무는 또 무슨 죄일까.

어서 불이나 잡혔으면 좋겠다. 비나 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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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3-06 21: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총체적 난국인거 같아요 ㅜㅜ 어디 좋은 뉴스는 없는건지~ 봄이 와도 바뀌는건 별로 없네요 ㅜㅜ 생각이 다른 사람이 함께 한다는건 쉬운게 아닌가봐요~~!

stella.K 2022-03-07 10:54   좋아요 2 | URL
그래서 자꾸 만나고 교재하고 힘들어도 함께하는 연습이 필요한데 노력해야 합니다. 독립적인 거 너무 좋아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억의집 2022-03-06 22: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올해 눈이 많이 안 오더니 가뭄이었군요. 겨울이 원체 건기라.. 이 시기에 산불 조심하라고 난리구만.. 방화을 하다니.. 나이 쳐먹고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어요. 아무리 동네 사람들이 원망스럽다고 하나.. 휴. 방화는 아니죠!!!

stella.K 2022-03-07 10:59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죽으려면 혼자죽지 여러 사람 피해주고. 안타까워 죽겠슴다. 그 정도라면 그전부터 문제가 있었을 것 같은데 왜 그랬을까 싶어요. ㅠ

미미 2022-03-06 22: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통일을 생각하면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게 참 믿기지 않으면서 부러워요. 이것도 너무 오래끌면 세대를 거치면서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무뎌질텐데...
방화한 사람정신병력이 있다는 말도 나오고. 여튼 빨리 불이꺼졌으면 좋겠네요.

stella.K 2022-03-07 11:02   좋아요 1 | URL
베른린 장벽 생각해서라도 통일의 희망을 놓지 말아야 할텐데 말이죠. 교육해야 합니다.

희선 2022-03-07 00: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산불이 며칠 동안 꺼지지 않다니... 기후변화를 말하기도 하더군요 그 말도 맞지요 사람이 불을 지르기도 하다니, 그런 일은 없어야 할 텐데... 예전에도 그런 사람 있어서 감옥에 들어가고 시간이 지나고 풀릴 날이 왔다고 하던데... 어머니까지 죽게 했군요 불이 여기저기에서 나서 바로 끄기 힘들기도 한가 봅니다 불 빨리 끄기를 바랍니다


희선

stella.K 2022-03-07 11:06   좋아요 2 | URL
끔찍한 거 같습니다. 어떻게 아무리 화가나도 그렇지 어떻게 노모를 죽게 만드냐구요. 몇년 전 불탔던 광화문 생각나요. ㅠ

mini74 2022-03-07 09: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60대 남성이 낸 불에 그의 노모가 돌아가셨다고 하죠 ㅠㅠ 그나마 금송 군락지를 지켰다고 하더라고요. 사람들이 떠나고 불아 난 자리, 검게 그을린 개들과 소들을 보며 산의 생명들은 또 어떻게 됐을까. 이재민분들은 또 얼마나 힘들까 싶어요 ㅠㅠ

stella.K 2022-03-07 11:10   좋아요 2 | URL
미니님도 그 화면 보셨군요. 정말 어찌나 짠하던지 그래도 짐승이 불타죽었다는 얘기는 없으니 다행이랄까. 빨리 꺼졌으면 좋겠어요. 밤새 고생했을 주민들과 소방대원들 생각하면...ㅠ

책읽는나무 2022-03-07 16: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쪽은 이상하게 짝수 년도에 큰 산불이 나서 예의주시 한다는 썰이 있던데...진짜 그럴까요?
소방대원 공무원들과 주민들이 고생이었겠습니다.
울동네도 몇 년 전 집 앞에 바라다 보이는 산에 산불이 났는데 하루종일 불길을 못잡아서 헬리콥터가 몇 대가 동원되고, 공무원들 백 여 명이 동원되고, 불길 잡았어도 다음 날까지 잔불 처리까지~~눈 앞에서 지켜보니 정말 무섭더라구요. 저 정도도 불이 무섭다는 것을 느꼈었는데 몇 날 며칠의 산불은~ㅜㅜ

stella.K 2022-03-07 19:59   좋아요 1 | URL
저는 처음 들어 보는데요?
원래 동해가 산맥이 가로놓여있어 바람이 산맥을 넘을 때
더 세진다고 하지 않습니까?
저는 해마다 산불 소식을 듣는 것 같습니다.
진짜 바로 눈앞에서 보면 무서울 것 같습니다.
TV 봐도 숨이 막히는데 눈앞에서 보면 얼마나 무섭겠습니까?
그래서 화마라고 그러는 거겠죠?
뭔가 대책이 없을까 걱정스럽기만 합니다.ㅠ

2022-03-12 1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12 14: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13 1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13 2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와, 한숨 나온다. 

<나의 아저씨> 드라마 보고 너무 좋아 오히려 마음이 차분하고 우울해지더라. 방영 당시 너무 좋아서 당연 대본집이 나온 줄 알고 찾아었다. 그런데 이제야 나오다닛! 

겨우 잊을만 했는데 정말 잔잔한 가슴에 파문이인다.

이거 사야 해, 말아야 해? 근데 책값 드럽게 비싸다. 

어떡해? ㅜㅜ




   













고전 벽돌책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팔기로 유명한 동서문화사가 최근 판형을 바꾸면서 가격을 슬쩍 올렸다. 이렇게 현재 세 권만 표지 디자인을 바꿨지 작년이나 올해 나오는 책들은 크게 달리진 것도 없다. 물론 동서문화사의 책들은 분권으로도 살 수 있고 그건 아직 가격을 올리진 않았다. 이를테면 테두리가 빨간 책들이 그 대상인데 슬쩍 화가 나려고 한다. 가격을 올려도 전반적으로 비싸다고는 할 수 없으니 용서는 하겠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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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2-03-02 21: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드라마 작년인가 재작년에 완주 했어요. 드라마 안 보는데.. 나의 아저씨 좋다고 해서 봤는데.. 괜찮더만요!!! 회차가 많어 꽤 대본집이 두꺼울 것 같은데… 요즘 대본집 꽤 출간 되네요. 그해 여름인가도 나온 것 같던데!!!!

stella.K 2022-03-03 12:07   좋아요 1 | URL
보통 두 권쯤하죠. 16회쯤 하니까. 근데 이건 재질이 다른 거하곤 좀 다른 것 같아요. 더 고급진 것 같아요. 그러니까 가격이 비쌀 수 밖에. ㅠ

기억의집 2022-03-03 21:11   좋아요 0 | URL
ㅎㅎ 그해 여름이 아니고 그 해 우리는,,,,, 이네요!!!

mini74 2022-03-02 2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른들을 위한 판타지 잔혹 동화 느낌이었어요. 아이유에겐 너무나 잔혹한 세상에 동화에서 나올법한 사람들의 대거 등장. 아이유 맥주 마시던 장면 생각나네요. 결말까지 조마조마하며 봤어요. 스텔라님 말씀처럼 책값 드럽게 비싸네여 ㅎㅎ

stella.K 2022-03-03 12:14   좋아요 1 | URL
제가 이 드라마에서 본건 계층간의 문제를 굉장히 감동적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거였죠. 암튼 뒤로 갈수록 울컥했어요. 당시 넘 좋아서 습작삼아 소설로 써 보면 어떨까 했는데 시간가니 사그러 들었는데 이렇게 짠하고 나타났네요. 드라마가 좋긴한데 보는데 시간걸려 다시 보게되진 않더라구요.ㅠ

transient-guest 2022-03-03 00: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욕심은 나지만 막상 잘 읽을지는 의문이어서 그냥 있습니다 동서문화사 책은 벽돌이면서 가격이 좋았는데 그 대신 번역이 일어 중역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stella.K 2022-03-03 12:20   좋아요 2 | URL
저도 한때 그런 생각이었는데 번역자들이 다 전공자들이더라구요. 단지 좀 옛날 사랑들이라 좀 올드할수는 있겠죠. 뭐 그래도 이해하는데 지장없으면 응원 차원에서라도 사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조 밑에 골드문트님 말씀도 참고해 보시구요. 잘 지내시죠?😊

transient-guest 2022-03-03 12:48   좋아요 2 | URL
건강하시죠 전 잘 지냅니다 아래 글도 잘 봤습니다 제가 생각하지 못한 것도 그렇고 일리 있는 말씀입니다

바람돌이 2022-03-03 01: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끔은 책값이 비싸고 이걸 꼭 사야하나 싶은데도 막 사고 싶고, 소장하고 싶은 책이 있죠. 저는 그럴때는 그냥 질러요. 안사면 자꾸 생각나서 막 귀찮음요. ^^

stella.K 2022-03-03 12:22   좋아요 1 | URL
역쉬 바람돌이님은 화끈하심다.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겠슴다.🤗

Falstaff 2022-03-03 08: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쒸.
지금 세 번째 댓글 쓰는 중인데, 앞 서 두 번은 썼다가 그냥 지웠습니다. 여차하면 출판사한테 고소당할까봐요. 여전히 독자들의 구설수에 올라 있는 동서문화동판의 책들에 관해서인데요,
동서문화동판이 내놓은 책의 우리말 수준은 매우 만족할 만하더군요. 어지간한 메이저 출판사보다 낫거나 같은 정도입니다. 다만 대부분의 역자가 아흔 살 넘었거나, 동서문화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낸 책이 거의 없는 특징이 있습니다. 혹자는 일어 중역 의심을 하는데요, 솔직히 말씀드립자면, 차라리 일어 중역이 성의없이 속도전 하느라고 대충 번역한 직역보다 훌륭한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저도 동서문화사 책을 130cm 정도 가지고 있는데, 거의 이 출판사가 아니면 다른 번역본을 구할 수 없거나 가격 차이가 너무 심한 경우에 한합니다.
이 회사는 저작권 법의 예외조항, 그러니까 합법적으로 저작권료를 주지 않은 옛 번역을 자꾸 중쇄, 중판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 같으면 탈무드, 볼테르, 오웰은 선택하지 않을 거 같은데요, 선택은 스텔라 님께서 직접 하셔야지요. ^^;;

동서문화동판이지만 잘 샀다고 만족하는 책으로 <고요한 돈강> <황폐한 집> <연애 대위법> <데이비드 코퍼필드> <중세의 가을> <황금가지> <장 크리스토프> 정도가 있군요.

stella.K 2022-03-03 12:31   좋아요 2 | URL
앗, 출판사에게 고소요? 그게 뭔지 궁금한데 비밀글로 하고싶은 말씀 하셔도 되는데ᆢㅋ
넘 오래되서 지난번 말씀하셨던대로 좀 꼬리꼬리해도 그냥저냥 괜잖은거 같아요.ㅋ 근데 저렇게 표지 바꿔
나오니까 왠지 괜찮아 보여요.ㅋ 책목록 감사합니다. 선택하는데 많은 도움이될 것같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3-03 10: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책값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을 종종 하거든요. 보통 2 만 원을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아요. 좀 더하면 3 만 원은 훌떡~
근데 나의 아저씨는...ㅜㅜ
두 권이라서 그런가?
동서문화사가 출판사 이름도 바뀐 건가요?
동서문화동판이 뭔고? 했네요.
동서문화사도 시리즈 갖추려니 쎄다~싶었는데 빨간 테두리 책은 종이가 넘 얇아 글자 비침이 심하고 찢어질까 두려워 책 읽을 때 조심스럽더라구요. 벽돌책이니 오래 펼쳐 놓고 읽으니 책이 갈라지고ㅜㅜ
그래서 한 두 권 사서 읽곤 그쪽은 안사게 되던데..분권으로 또 나오니 어쩐다? 싶네요ㅋㅋㅋ 골드문트님 말씀처럼 다른 출판사에서 검색되지 않는 책들이 그곳에 있는 경우가 많으니 어쩔 수 없이 또 눈여겨 보게 되고, 보관함에는 담아 두긴 했는데, 책값 정말 만만치 않아요ㅜㅜ

Falstaff 2022-03-03 10:38   좋아요 3 | URL
그래도 전 동서문화사 (같이 두껍고 값 싼) 책이 좋더라고요. 읽어도 읽어도 제 자리인 것 같은 느낌. 정말 하루 종일 읽기는 했는데 진도는 조금밖에 안 나간 듯한 기분이 들면서 여차하면 책 갈라지기 전에 얼른 읽어야 한다는 조바심까지 말입죠. ㅋㅋㅋㅋ 뭐라굽쇼? 제가 좀 변태 같다고요? 켁.... 할 말 읎습니다. ㅋㅋㅋㅋㅋㅋ
근데 우리말로 바꾼 문장(일본어 중역으로 의심가는 문장)은 제 댓글에도 썼다시피, 아주 좋은 편입니다. 이거, 우리나라 역자들이 반성해야 합니다. 일본인들은 번역 하는 데도 정말 큰 힘을 쏟는 거 같아요. 영문학자이기도 한 소세키의 작품 읽어보고 실감을 했습니다.

stella.K 2022-03-03 17:53   좋아요 3 | URL
이 출판사 두 가지 버전으로 나오는 거 아시죠? 황금색 테두리도 있다는 거. 그건 분권으로 나오죠. 저는 산다면 분권으로 사는 편인데 빨간색은 갈라지는군요. 책값 넘 많이 올랐죠. 그래도 딴나라보다 싼 편이라고 하던데 동의 못하겠어요.ㅠ

페크pek0501 2022-03-04 11: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운데 책 괜찮은 가격이네요. 세 작품이나 담겨 있으니 말이죠.
이중 구매한다면 저는 캉디드가 담겨 있는 책을 구매하겠어요.
탈무드는 몇 권 있고 1984년과 동물농장은 읽었으므로.

<나의 아저씨>가 그렇게 좋으셨군요. 찾아봐야겠네요.^^

stella.K 2022-03-04 13:55   좋아요 1 | URL
언니, 저 <솔로몬 탈무드> 번역한 고정일이란 분이
동서문화사 창업 발행인이더라구요.
책도 여러 권 쓰기도 하구요.
작년까지 발행인이었는데 아무래도 나이가 많아
은퇴했나 봐요.
이 출판사 가성비가 좋죠. 많이 읽지 못하지만 나름 애정하는 출판사랍니다.

<나의 아저씨> 아직 안 보셨나 봐요. 꼭 보세요.
정말 잘 만들었어요. 대본집 좀 싸게 만들지..ㅋ
 

향년 89세. 

옛날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때나 그 정도 사셨다면 장수하셨다고 하시겠지. 요즘엔 그래도 90은 넘어야 장수했다고 하지 않나? 조금만 더 사셨더라면...


3년전인가? 고인은 암을 진단 받으셨다고 했다. 하지만 치료를 거부했다고. 그렇지 않아도 가끔 궁금하긴 했다. 잘 지내시는지. 과연 노인은 그렇게 치료를 거부해도 되는지. 몸의 고통은 견딜만 한건지. 그 암이라는 건 치료를 해도 아플 것이고 안 해도 아플 것인데 치료해서 낫는다는 보장을 못하니 그저 온전히 감내하는 것을 택하셨을까. 


그렇지 않아도 금요일인가 밤 우연히 리모컨을 돌리다 불교 방송에 향가를 설명하기 위해 나오신 것을 잠깐 봤다. 언제 녹화한 건지 알 수 없지만 아픈 환자치곤 의식도 또렷하고 말씀하시는 것도 이상이 없었다. 지금은 육체를 벗어버리고 10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따님과 만나셨겠지? 따님의 권유로 기독교 신앙을 받아 들이셨던 것으로 안다. 임헌영 문학평론가는 그를 가리켜 희대의 천재라고 했다. 원래 그렇게 똑똑한 사람은 신앙을 갖기란 쉽지 않은데 말년엔 복음을 증거하는데 힘을 쏟으셨던 것으로 안다. 나도 언젠가 이분의 신앙 강연을 들으러 어느 교회를 간 적이 있는데 따님 천국 떠나기 바로 전인지 후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전인지 싶기도 하다. 이분의 지식은 워낙에 방대해서 한 두 가지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 같다. 이분은 기독교 변증학자이기도 하다. 한국의 C. S 루이스라고나 할까? 무엇을 가지고 말해도 이분에게선 딱딱 떨어진다. 희대의 천재가 맞을 것이다. 


나는 전작주의자는 못 되는데 그래도 이분의 책을 몇 권 읽었던 적이 있다. 특히 이분은 그 수 많은 저작물들 중 <둥지속의 날개>란 소설을 쓰기도 하셨는데 나는 20대 시절 그걸 읽고 거의 충격을 받다시피 했다. 너무 완벽했다. 너무 완벽해서 한동안 소설 이미지가 잊히지 않았다. 오늘 뉴스를 보니 타계 소식에 그의 저작물들이 다시 한 번 조명을 받고 역주행 중이라고 나온다. 뭐 좋은 소식이긴 한데 이미 절판된 책도 많아 안타깝기도 하다. 이번 기회에 다시 복간되었으면 좋겠다.   


솔직히 이분은 뭐하나 부족할게 없어 보인다. 말마따나 굉장한 지성인이고 초대 문화부장관도 지내시지 않았나. 하지만 한때는 따님 때문에 마음 고생도 하셨으리라 짐작이 된다. 더구나 그 딸을 그렇게 먼저 하늘나라로 보냈으니 그 마음이 어땠을까. 따님 보내놓고 최근까지 바쁘게 강연을 다니셨겠지. 평소 병원에서 말고 자택에서 임종을 맞기 원했고 잠자듯이 가면 좋겠다고 하셨단다. 그래서 정말 마지막이 됐을 때 방에 환자용 침대를 들여놓고 잠자듯 떠나가셨다고 한다. 이제 따님 곁에서 편히 쉬셨으면 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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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2-28 23: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어령선생님 돌아가셨군요.ㅠㅜ 암 투병 하셨네요! 저도 엄마 항암하시는것 보고 수술도 항암도 절대 안할꺼라 말해놨는데 막상닥치면 또 어떨지 모르겠어요. 본인 의지로 결정하기에는 아직까지 가족들의 외압이 강한 문제인데...<둥지속의 날개>를 꼭 읽어보고싶어요.

stella.K 2022-03-01 16:44   좋아요 2 | URL
아, 오늘 이어령 박사님 추모 특집으로 예전에 인터뷰한 걸 봤는데 내가 치료거부했다고 따라하지 말라고 당부하더군요. 병원에서 하라는대로 잘 지키라고. 당신이 그런건 치료
받느라고 6시간씩 낭비하는게 너무 싫어서 그 시간 책 읽고 글 쓰려고 그런거라고. 글고 늙었으니... 암과 죽음 오래 전에 받아들이셨더라구요. 대단한 분 같아요.

mini74 2022-02-28 23: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정말 방대한 지식을 가지신 분, 이 분 청소년 관련 책들 몇 권 갖고있어요. 아는 것도 많으시고 깊이도 있으시고 ㅠㅠ 명복을 빕니다 ㅠ

stella.K 2022-03-01 16:48   좋아요 2 | URL
저작이 새삼 어마어마 하더군요. 언제 다 쓰셨을까 싶어요. 하지만 그 만큼 예전에 썼던건 절판된 것도 많더군요. 다시 나왔으면 좋겠어요.

페넬로페 2022-03-01 00: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지성인으로서 많은 것들의 인식을 바꿔주신 분이셨는데 안타까워요. 암투병을 하셨다는 것을 이제야 들었네요. 하늘나라에서 딸과 행복하게 만났으면 좋겠어요^^

stella.K 2022-03-01 16:53   좋아요 2 | URL
그런 크신 분이 안 계시다고 생각하니 많이 허전해요. 그저 천국에세 그리운 따님을 만나셨겠지 위로삼아야죠. 인터뷰에서 가족 얘기 잘 안하는데 딸 얘기를 많이하셨더라구요. 실로 대단하신 분입니다.

책읽는나무 2022-03-01 06: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 알라디너님이 이어령 선생님 인터뷰를 올리셨던데 그 기사를 읽으면서 선생님이 왜 그렇게 마르셨나? 몰라봤었는데 암투병 중이셨단 걸 알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까지도 꼿꼿하시더군요. 참 배울점이 많으신 분이셨어요.
암튼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stella.K 2022-03-01 17:02   좋아요 3 | URL
암환자 치고는 비교적 건강해 보였습니다. 흐트러짐없이. 저의 사견이지만 이분이 어느 날 갑자기 확 늙으셨더라구요. 그렇게 따님을 먼저 천국 보내셔서 그런가 보다했는데 따님 얘기하는데 전혀 흐트러짐이 없으시더라구요. 성격이기도 하겠지만 참 남다르다 싶더군요. 살아계실 땐 몰랐는데 안 계시니 좀 슬프네요.

기억의집 2022-03-03 21: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기사 읽었는데 암으로 돌아가셨더군요. 고통으로 힘드셨을텐데.. 평안하게 집에서 눈 감으셨군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stella.K 2022-03-03 21:39   좋아요 1 | URL
김형석 교수는 100세를 넘기고도 잘 사시는데
이분은 왜 그렇게 빨리 돌아가셨나 싶더군요.
어제 추모 특집 봤는데 2017년이었나? 녹화분인데
그때만해도 비만에 가까울 정도로 체격이 건장하셨더군요.
아무래도 책 읽고 연구하시느라 운동을 잘 안하셨을지도.
김형석 교수는 아직은 건강하신 편이지만 이분도 언젠간 돌아가시겠죠?
이미 돌아가셨거나 돌아가실 분들을 생각하면 우리도 한 세상
살았구나 싶어요. 저분들 언제나 그렇게 계실 줄만 알았는데 말이죠.ㅠ

프레이야 2022-03-13 19: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따님이 아빠를 마음에서 용서하지 않고 떠났다고 하지요. 영영 떠나가면서 그게 가장 마음에 걸렸을지도 모르겠어요. 잠자듯이 조용히 그나마 좋은 죽음을 선택하고 허락받으신 게 아닌가 싶어요. 이제 읽었네요 이 페이퍼를.

stella.K 2022-03-13 20:29   좋아요 1 | URL
그랬군요. 종편 기독교 채널 어느 방송인지 지난 주에 추모한다고 예전에 인터뷰한 걸 보여준 적이 있어요. 1, 2부로 나눠 방송했는데 2부때 따님 얘기를 하겠다고 해서 잔뜩 기대를 했는데 이번 주 내내 찾아 봤는데 안 하더군요. 제가 못 찾는 건지...ㅠ

참, 지금은 많이 나으셨나요? 안부차 물어본다고 하곤 잊어버렸네요.
올리신 글을 읽어 봤습니다만.

프레이야 2022-03-13 21:50   좋아요 2 | URL
수술 후 그런대로 잘 견디고 있어요. 나중 퇴원하더라도 오래 걸릴 거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