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흐리고, 무더움 


1. 오늘 헤어진지 20년도 더 된 친구와 카톡을 했다. 

교회 청년부 때 만나 30 전후로 결혼들을 하고 언제 헤어진 줄도 모르게 연락이 끊어진 친구가 한 둘인가. 그래도 나를 포함해 셋이 단톡방을 만들고 그중 한 친구가 이 친구의 연락처를 안다며 초대를 해 네 명이 되었다. 예전 같으면 감히 상상도 못한 일이다. 이게 다 카톡의 저력이다. 21세기 최고의 발명품 수위 안에 드는 것 중 하나가 카톡 아닐까. 


우리들 말고도 청년부 또래 모임을 주름 잡았던 몇명의 자매들이 더 있는데 그들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이 친구의 프사를 보니 나이가 들긴 들었구나 싶다. 그래도 이목구비 윤곽은 옛 모습 그대로다. 언제 우리가 이렇게 나이를 먹었던가. 그때도 조금만 웃을 일이 있으면 까르르 웃기도 잘 했던 것 같다. 다시 만나 그동안 살아 온 얘기와 그 시절의 추억을 불사르고 싶다. 그래도 당장은 어렵고 일단 여름은 지나가야겠지. 

 

2. 요며칠은 정말 더위 때문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정말 더위 먹을 것만 같다.

내가 더위 먹는단 말을 처음 들었던 건 초등학교 4학년무렵이었던 것 같다. 여름에 비실비실 병든 닭처럼 있으니까 엄마가 더위 먹은 것 같다고 했다. 그 표현이 참 묘하긴 하다.    


도시에 살면서 에어컨이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니고 필수품이 된 세상에 더위 먹었다면 누가 믿겠나? 그래도 여름이면 온열질환자는 꼭 있어왔고 그 숫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딱히 에이컨 바람을 좋아하지 않아 선풍기로 버티는 중인데 그것도 한계다 싶다. 살고 있는 집이 서향인지 오후 늦게 해가 넘어갈 때면 뜨겁게 달궈지는지라 그때는 어쩔 수 없이 에어컨을 틀고 있다. 그러면 더위로 축 늘어진 내 몸도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다. 지구를 생각하면 에어컨도 덜 트는 게 좋다고 하는데 이것을 실천할 인류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 빨리 가을이 와서 먹은 더위 토해내라고 하면 좋겠다.   


조금만 버티자. 안 그래도 주일이 입추고, 광복절이 말복이다. 언제나 그렇듯 23일이 처서고. 정신 차리고나면 가을이고 겨울이 얼마남지 않으며 그러다 보면 올해도 어영부영 갈 것이다.   


3. 오늘 다누리호 발사가 성공한 날이다. 오전 8시8분 무렵이다. 그걸 생중계로 보여줬는데 나는 밥순이인 관계로 하필 그 역사적인 순간을 보지 못하고 쌀 씼어 밥을 앉히고 있었다. 조금 늦어도 되는데 무슨 정신인지. 과학에 약한 자의 비애쯤으로 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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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8-05 20: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친구들과 20년만의 연락이라니 얼마나 반가우셨을까요^^*
요즘 더운데다 습해서..저는 거의 매일같이 장마 끝나는 날만
손꼽아 기다립니다.

stella.K 2022-08-05 21:49   좋아요 3 | URL
미미님. 장마 끝났어요. 지지난 주에. ㅋㅋㅋ
이젠 태풍을 주의해야 합니다.10월까지는 결코 안심할 수 없죠.
더위 보단 습도가 사람을 더위 먹게 하는 것 같아요.

나이드니 옛 사람이 그리워지나 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에 대해 연연해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말입죠.
내친김에 다른 친구도 만나고 싶어지네요.^^

책읽는나무 2022-08-06 08: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무더위 속 반가운 소식이었겠습니다.
20 년만의 친구와의 소식이라니...^^
나이 들수록 서서히 친구들과의 소식은 끊어지고, 현재의 관계 속 친구들만 남게 되는 것 같아요.
서향집이시라면...오후엔 죽음이시겠군요?ㅜㅜ
저는 서향집 위력을 지금 느끼고 있습니다.
아...주방이랑 작은방이 서향인데...암막 커텐 치고 아무리 묘수를 내도 답이 없더군요.
특히 주방쪽으로 해가 잠깐이라도 들어올땐 음식 하기가 싫을 정도에요. 넘 더워요ㅜㅜ
에어컨 틀어도 저쪽까지 바람이 잘 안가니 어젠 제사 음식 한다고 정말 에어컨과 선풍기까지 하루종일 끼고 있었네요ㅜㅜ
집에서 밤낮으로 틀긴 처음이어서...이러다, 세상이 어쩌려나? 싶기도 하구요. 딸램은 며칠 전부터 이제부터 쓰는 에너지는 후손들이 쓸 에너지를 땡겨 쓰는 것이라고 귀띔 해주는데 더 심란하더군요. 날은 넘 습하고 더운데 어떻게 더위를 견뎌야 할지?? 해가 갈수록 더 더워지는 것 같아 문제에요.
작년보다 올 여름이 더 더운데?? 이 생각을 해년마다 늘 하고 있어요ㅋㅋㅋ

stella.K 2022-08-07 19:23   좋아요 2 | URL
저도 정확히는 잘 몰라요. 말씀처럼 서향집의 위력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항상 제 방 창문에서 보면
해가 넘어가고 있거든요. 여름 오후만 되면 주방과 제 방은 늘 후끈하죠.
반대쪽에 있는 거실에 비해. 이게 저희집의 비애입니다.ㅠ
책나무님도 고생이 많으시겠어요.ㅠ
지난 2, 3년은 그래도 좀 견딜만 했던 것 같은데 올해는 좀 힘드네요.

blanca 2022-08-06 09: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친구들과의 재회 축하합니다. 제 친구도 보니 요새 청년부 친구들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청춘에 신앙 생활을 함께 한 추억은 뭔가 특별해 보여요. 그리고 더위....아, 힘든데 또 한 살 더 먹을 거 생각하면 또 가을 오는 것도 싫고 양가 감정 드네요. ㅋㅋ

stella.K 2022-08-06 16:11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사실 그 시절 청년부가 저에겐 좀 안 맞았어요.
그런데 청년부 안에 또래 모임 그러니까 같은 해 태어난 사람끼리
모이는 소그룹 모임이 있었어요. 제가 한동안 그 모임을 좋아했죠.
덕분에 친구들도 많이 생기고. 지금 생각해도 제가 그러길 잘했구나 해요.
안 그랬으면 이렇게 나이들어서 외롭지 않았을까해요.

저도 같은 생각이어요. 정말 한 해는 여름만 지나고 나면 금방 한 해가 가는 것 같아요.ㅠ

cyrus 2022-08-06 10: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카카오스토리 덕분에 군 입대 이후로 연락하지 못한 친구를 만난 적이 있어요. 그 친구가 저보다 먼저 입대했고, 몇 달 후에 제가 입대했으니 자연스럽게 연락이 뜸해졌어요. ^^

stella.K 2022-08-06 16:11   좋아요 1 | URL
와, 반가웠겠다. 카톡이란 게 신기하더군. 사람도 다시
만날 수 있게해주고. 반대로 사람이 죄짓고 살면
안 되겠구나란 생각도 들더군. 사람이 한을 품으면 지구 끝까지
찾아가 복수하겠다고 하잖아. 그게 가능하겠더라구.
사람은 고저 차가게 살아야 해.ㅋㅋ

희선 2022-08-07 0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전에 연락이 끊긴 친구분과 연락하게 돼서 좋으셨겠습니다 여름이 지나고 얼굴까지 볼지도 모르겠군요 그날이 와야 할 텐데... 코로나19 재유행이 수그러든다는 말도 있더군요 미국엔 원숭이두창 많다고... 그런 것도 사람 때문일 텐데, 이러다 다른 바이러스가 나타나는 거 아닐지...

stella.K 님 더위에 건강 나빠지지 않게 조심하세요


희선

stella.K 2022-08-07 18:55   좋아요 0 | URL
네. 여름 지나고 조만간 만나기로 했으니 그렇게 될 겁니다. 고마워요.
원숭이두창은 아는지 모르겠는데 에이즈나 남성동성애자에게서
나타난다고 하더군요.

희선님도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1. 아직 여름은 많이 남은 듯한데 왠지 올 여름은 한 번도 못해 보고 지나갈 것만 같은 일이 있을 것 같다. 그것은 냉커피와 팥빙수를 먹는 일.

지금까지는 해마다 여름이면 이 둘을 먹었는데 올해는 아직까지 못 먹었다. 뭐 팥빙수야 좋아하긴 하지만 살찔 거 생각에서 한 두번 먹는 게 다고, 그래도 냉커피는 자주 먹는 편이었는데 올해는 아직 한 번도 마셔보지 못하고 있다. 커피를 하루 두 잔으로 줄인 탓일까?


말에 의하면 아이스커피를 먹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무슨 나란지 두 나라 정도 밖엔 없다고 한다. 문제는 그 나라가 어느 나란지 지금은 기억에 없다. 암튼 그걸 알고 뜨아스럽긴 했다. 아니 이 더운 여름 날 커피를 차게 먹을 생각을 못하고 있는 나라가 그렇게 많다니...


2. <나의 아저씨>를 감동적으로 봐서 기대를 가지고 <나의 해방일지>를 보고 있긴하다. 이 두 작품의 작가는 같은 사람이다. 아, 근데 너무 기대를 많이했나? 지금까지 9회를 봤는데 끝까지 볼 수 있을까? 별로 그럴 것 같지는 않다는 느낌이다. 


밥 먹는 장면과 술 쳐 먹는 장면이 드럽게 많이 나온다. 밥 먹는 장면은 용서할 수 있다. 일상은 중요하니까. 하지만 언제나 술 먹는 장면은 용서가 되지 않는다. 술은 일상은 아니지 않는가. 사실 술 먹는 장면을 굳이 제외시키지 않는 것은 소주의 도수가 낮아지면서 거의 음료에 가까운 인식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논리라면 언젠가 담배 피는 장면도 다시 부활하지 않을까. 담배도 도수를 적용하고 구수한 냄새가 나는 것으로 바꾼다면 말이다. 웃기는 논리다.  


이 작품엔 다들 사랑에 실패하거나 성공하지 못한 찌질이들만 나온다. 생각해 보면 연애만큼 가성비 떨어지는 게 또 있을까? 성공을 할지 안 할지도 모르면서 사람은 그것을 기어이 한다. 사랑이 언제나 갈 것도 아니라는 걸 알면서. 그리고 그게 나빠 보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게 인간이고 인생인 걸 뭐 어쩌라고? 매미도 7년을 애벌레로 있다가 그 여름 한철 그리 시끄럽게 울다가 죽는다잖나. 그게 생인 것이다. 대단하지는 않지만 찌질하지도 않다. 그러면된 거 아닌가.


근데 어쨌든 드라마는 재미가 없다. 그 대단하지 않은 인생을 드라마에서까지 곱씹을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그래도 손석구는 좀 괜찮은 구석이 있는 배운 것 같긴하다. 

아, 걷는 장면도 많이 나오긴 하는데 그건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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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2-08-03 22: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파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사람이 사는 나라가 우리나라 말고 또 있을까요? ㅎㅎㅎ

stella.K 2022-08-04 10:15   좋아요 0 | URL
그런가? 난 한파엔 안 먹어봐서ᆢㅎ 하긴 고추를 고추장에 찍어 먹는나란데 뭐는 못하리...ㅋㅋ

페크pek0501 2022-08-05 1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이스커피는 몇 번 사서 마셔 봤는데 팥빙수는 먹어 보지 못한 채 여름이 갈 것 같네요.
두 나라밖에 없다는 게 의아하네요. 아이스커피 아메리카노가 얼마나 구수한데요...
여행 가서도 스벅에 줄을 서서 테이크아웃으로 아이스~를 사 마시곤 했어요. 스벅이 얄밉긴 한데 그 맛에 중독되었는지 자꾸 찾게 돼요.

추신) 님의 서재 위에 있는 높은음자리표가 보기 좋네요.^^

stella.K 2022-08-05 13:45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 완성형 스킨에 이게 있어요.
지금까지 글 쓰는 부분에서까지 색깔이 들어가는 것이
좀 부담이 되는 것 같아 안 썼는데 회색 정도면 괜찮겠다 싶어
선택했습니다. 괜찮죠?^^
아, 그러고 보니 언니 프사 다시 예전 걸로 돌아왔네요.ㅋ

그러니까요. 아이스커피는 어느 나라나 있는 줄 알았어요.
짜파구리도 그렇고 먹는 건 우리나라가 좀 앞서는 것 같아요.ㅎㅎ

레삭매냐 2022-08-05 14: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드라마 밥 이야기를 들으니,
예전에 힛트치던 어느 작가는
자신의 드라마에 꼭 자신이 쓴
드라마에 밥 먹는 장면을 넣었
다는 썰이 기억나네요.

술 타령의 기원을 좇아 보면
그 장면을 대체할 만한 다른
일상을 찾을 수가 없어서가 아
닐까 추정해 봅니다. 사실 술자
리 설정이 작가로서는 쓰기도
쉽구요 :>

오늘 점심에도 션한 라떼이를
한 사발 들이켰습니다.

stella.K 2022-08-05 14:23   좋아요 1 | URL
저도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취중진담이라고 뭔가 마음속의 썰을 풀어야 하는데
맹숭맹숭 할 수는 없으니 그런 걸 되풀이 하는 거겠죠.
더구나 소주는 진심 서민의 술 아니겠습니까?
근데 웬지 저는 박해영 작가를 좋아하는 것도 여기까지지
싶습니다.
서사가 있고 대사를 쓰는 것과 대사를 먼저 생각하고
거기에 맞는 서사를 생각하면 결국 밑천이 바닥났다는 걸
드러내는 건데 저는 작가에게서 후자가 보이거든요.
대사 하나 잘 썼다고 좋은 작가가 되는 건 아닌데 말입죠.

션한 라떼이 한 사발. 잘 하셨네요.ㅋ
이 더운 날 그런 낙도 없으면 어찌 살겠습니까?^^
 
인생극장 - 막이 내리고 비로소 시작되는 아버지, 어머니의 인생 이야기
노명우 지음 / 사계절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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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 쓰기를 꿈꾸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써야 할지를 몰라 <기억 수집가>란 카테고리를 만들어 놓고 무조건 옛 기억들을 모았던 적이 있다. 이 책은 한창 그것들을 수집하고 있을 때 샀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을 샀을 때 난 그 작업을 (잠정) 멈추었을 것이다. 나란 인간이란 뭐든 처음 시작만 반짝하고 마무리가 없으니 그 작업도 언제 다시 시작하게 될지, 언제 마무리가 될지 알 수가 없다. 



왜 자서전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는 없다. 그저 사람이 어느 정도 삶을 살았다면 갈무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쓰다 보면 별의별 기억들이 다 떠오른다. 아주 개인적이고 사소한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그 시절 사회 문화적인 현상과 사건까지 굴비 엮듯 잘도 엮어진다. 난 그 모든 것들로부터 별 상관없이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별 수없는 그 시대의 산물이었구나 싶다. 



저자가 책에서 적시했던 시절을 바탕으로 보자면, 난 그 시절 가수 정훈희와 김추자를 흉내 내길 좋아하고, 월트 디즈니의 만화를 좋아했으며, 평일 날 6시만 되면 시작하는 어린이 프로를  눈이 빠져라 기다렸던 평범한 어린이였다. (김추자는 당대의 인기에 비해 너무 일찍 잊힌 가수가 아닐까 생각한다.) 



대낮에 영부인이 한 저격범이 쏜 총탄에 죽을 수 있다는걸, 그로부터 5년 뒤 대통령 역시 하룻밤에 비슷한 운명일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그의 죽음이 있기 1년 전이었던가? 그가 대의원 선거에 의해 대통령을 연임하게 되었다고 했을 때 나는 우리나라에 대통령은 그 한 사람밖엔 없는 줄 알고 그의 천하무적에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마침 그때 학교에선 반공 포스터 그리기가 한창이었고, 난(지금 생각해도 오글거리다 못해 유치한) '북한이여, 물러가라'란 표어가 들어간 포스터를 그려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연임과 죽음은 어린 나에게도 한 나라의 정치와 권력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에 대해 새로운 시야에 눈을 뜨게 만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예나 지금이나 정치는 내 전공이 아니지만.) 이렇게 쓰니 난 그 시절 대단히 불행한 나라에 대단히 불행한 어린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요즘 같을까. 그 시절엔 어린아이가 성적을 비관하여 학교나 아파트 옥상에서 몸을 날렸다는 소식은 좀처럼 듣지 못했으니.       



폐일언하고,  저자는 부모님의 자서전을 쓰기 위해 이 글을 썼다고 했다.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자서전은 나의 이야기를 쓰는 거지 그 누구의 삶도 대신 쓸 수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렇다면 그건 전기가 되겠지. 물론 쓰기에 따라선 자신의 자서전에 부모님의 이야기를 많이 할애를 할 수도 있다. 아마도 저자는 아직 자신의 자서전을 쓸 마음이 없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야기는 부모님의 전기가 반, 자신의 자전이 반이다. 그것은 또 독특한 사회학 텍스트기 되기도 한다. 나는 이 책이 무척 신선했고 좋았다. 또한 침착하다 못해 침울한 분위기도 좋았고.



독특한 사회학 텍스트가 될 수밖에 없었던, 양친의 삶을 쓰려니 한계를 느껴 당시 유행했던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양친의 족적을 투영해 보는 시도를 했다고 한다. 굉장히 흥미로운 시도라고 생각한다. 영상물만큼 그 시대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게 또 있을까.   



저자는 비슷한 시기에 양친이 돌아가시는 슬픔을 겪었다. 난 아직 모친이 살아계시긴 하지만 읽다 보면 저자의 부모나 나의 부모나 참으로 비슷한 신산한 삶을 사셨구나 싶다. 하다못해 가정 분위기조차 흡사하다. 그 시절 중매를 통해 사랑 없는 결혼을 하고, 별로 애정도 우애도 없는 가정의 일원으로 살았다. 그나마 저자의 어머니는 부모님을 일찍 여읜 관계로 의지가 될까 싶어 나이 많은 남편에게 시집을 왔다지만, 나의 엄마는 그렇지 않았다. 25살이면 당시로는 상당히 늦은 결혼을 했는데 엄마는 할 수만 있으면 결혼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억척스러운 외할머니 등쌀에 결국 결혼을 했고, 출산과 시월드에서 여전히 신산한 삶을 살았다. 신산한 유년 시절을 보내고, 국민학교도 온전히 마치지 못했지만 엄마는 어느덧 가정의 보탬이 되는 성인이 되었으니 뭔가의 꿈이 있지 않았을까. 아니 적어도 당신의 앞가림 정도는 스스로 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 시절 첫딸은 살림 밑천이라면서 왜 그토록 어머니에게 구박을 받고 살아야 했는지 엄마는 알지 못했지만, 그렇게 자신을 구박했던 어머니도 딸이 더 이상 함부로 구박할 수 없는 어른으로 성장했으니 본격적인 자유를 구가하며 살 수도 있건만 그렇게 결혼으로 자신을 속박시켜야 했으니 아버지가 온전히 눈에 들어왔을 리 없을 것이다. 솔직히 아버지가 나에겐 첫 번째 남자이기도 한 셈인데 그 정도라면 미남은 아니어도 나름 빠지지 않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엄마는 항상 아버지가 못생겼다고 했다. 특히 그 코는 늘 생기다 말았다고 흉을 보곤 했다.



그 시절은 정말 먹고사는 일이 너무 힘든 시절이었다. 먹고사는 일이 그렇게 힘든데도 아이는 여덟, 아홉을 낳았으니 어찌 보면 모순 같다. 우리 집은 비교적 안정적인 집안에서 4남매를 밖엔 안 됐지만 우리 역시도 먹고 사느라 아주 힘들었다. 방금 먹고 뒤돌아서면 배가 고픈데, 또 뒤돌아서면 내 몫의 군것질이 누군가의 입에 들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럼 우린 (서로) 바로 응징에 들어간다. 위아래도 없이 목소리 크고, 힘센 놈이 이기는 법이다. 그러자 부모님은 평화를 위해 뭐든 4등분 하셨다. 그러자 휴전이 찾아왔다. 그래도 우린 뭔가 모르게 서로에 대해 불만이 많아 툭탁거리고 많이 싸웠다. 물론 그것도 너무 힘들고 귀찮아 사춘기가 되면서부터는 서로에 대한 관심을 차단했다. 가족끼리 싸워봤자 피곤하고 아무런 소득이 없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이처럼 애틋하지도 않으면서 무덤덤한 게  한국의 중산층 가정의 전형적 분위기는 아닐까 싶기도 하다. 



특히 부부지간은 어쩌면 그리도 판박이인지. 새삼 그 시대는 그런 시대였구나 고개가 끄덕여진다. 특히 3부 <꿈꾸는 순간>의 '3장 여자 그리고 어머니, 아니 엄마'(332p)는 얼마나 공감하며 읽었는지 씁쓸한 느낌마저 든다.  


자애로운 어머니란 옆에서 남편을 보조하는 역할을 의미한다. 결코 남편의 뜻을 거스르거나 독립적인 자기 의견을 가져서는 안 된다. 집 안에서 어머니는 자기 목소리를 내기 힘들었다. 아버지는 아내 이외의 사람에게는 화통하고 친절했지만, 정작 아내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당시 남자들이 알게 모르게 몸에 익힌 안과 밖의 희한한 구별법에서 아버지도 예외는 아니었다. -339p     


사업을 하셨던 아버지는 사람을 좋아해 툭하면 오밤중에 지인들을 데리고 집에 들어오시곤 했다. 당시는 야간 통행금지도 있었고 9시만 얼추 넘으면 한밤중인 줄 알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그런 사정도 안 봐주고 엄마는 잠자다 말고 술상을 차려내야 했으니 그 고충은 당해 본 사람만 안다. 오죽했으면 자고 있는 어린 언니를 보며 절대로 사업하는 남자에게 딸을 주지 않겠다고 했다. 



그뿐인가,  엄마는 누구의 아내라기보다는 일당 2천 원을 받는 가정부 같은 존재였다. 나도 기억하는 건, 아버지는 항상 아침이면 2천 원을 화장대에 무심하게 던져놓고 출근을 하곤 했다. 지금이야 2천 원의 가치는 그다지 크지 않지만, 70년대 초중반엔 먹성 좋은 우리 4남매 하루 군것질과 반찬값에 해당하는 돈이다. 그것도 주일은 제외다. 



엄마는 그것에 꽤 자존심 상해했다. 당시 아버지는 자동차 정비업으로 벌이가 꽤 쏠쏠했는데, 남자는 돈 있으면 외도 아니면 노름을 한다는 '남자의 공식'에 따라 아버지는 노름은 하지 않았지만 외도는 했다. 아버지가 엄마에게 그렇게 일당을 줬던 건 자수성가를 한 탓도 있지만 할머니의 세뇌도 한몫했다. 여자에게 돈을 맡기면 친정으로 빼돌린다는 것이다. 막상 당신이 그런 삶을 사셨으면서 며느리가 그러는 건 용납하지 못했던 것이다. 사실 할머니는  그 시대 여자들이 그렇듯 당신의 아버지의 노름빚을 갚기 위해 누군가에 팔려 가듯 어느 홀아비의 재취가 되었다. 부친의 가업을 이어 받아 목재소 일을 했던 (나는 한 번도 뵌 적이 없는) 할아버지는 제법 유지 소리를 들으며 살았던 모양이다. 할머니는 부자인 할아버지 덕에 돈을 친정으로 빼돌릴 수가 있었다. 그게 왜 당신은 되면서 당신의 며느리는 안 된다고 생각했던 걸까. 엄마가 진짜 그런 비행을 할지 안 할지도 모르면서. 모르긴 해도 그 시대 '여자의 공식'은 그런 거였나 보다.



엄마는 할머니에겐 맏며느리였다. 우리는 맏며느리에 덧씌워진 이미지를 알고 있 다. 엄마는 그것을 훌륭히 감당해 내고 있었다. 그러니까 할머니는 엄마에게 온갖 패악을 저질러도 어디 가서는 살림 잘하고, 아이들 잘 키우는 며느리임을 공공연히 자랑하고 다니셨던 것이다. 그건 엄마에게 또 하나의 족쇄였을 것이다. 엄마는 말했다. "난 너희들만 아니면 아버지와 진작에 이혼했어. " 



한때는 엄마의 이런 말을 듣기 싫어했던 때가 있었다. 이혼하려면 하는 거지 누구 때문에 못했다는 말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 시대 이혼한 여자가 겪어야 할 수치와 모멸보다 억울해도 꾸역꾸역 누구누구의 아내, 누구누구의 엄마로 사는 것이 그나마 나으니까. 내가 엄마의 입장이라면 난 셋 중 하나가 되었을 것 같다. 우울증에 걸리거나, 누군가를 죽이거나, 자살을 하거나. 내가 엄마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건 얼마나 다행인가. 물론 우리 시대도 녹녹치는 않았지만 그래도 엄마의 시대보단 낫지 않은가.  



그나마 다행인 건 노화에 따라 남자와 여자의 호르몬의 변화인 건지 모르겠지만 여자가 좀 당당해질 수 있었다는 건 저자의 어머니나 나의 엄마가 비슷한 것 같다. 그렇게 군림할 줄만 알았던 저자의 아버지에게 어머니는 야단 아닌 야단도 쳤다고 한다. 나의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8, 9년 전쯤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이시고 회심한 후 엄마에게 나름 잘했다. 사실 아버지가 의리는 좀 있으셨던 분이었다. 그러니 엄마를 한 여인으로 사랑했다기보단 그냥 의리로 잘 했다는 게 맞을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그건 그야말로 엄마에겐 구원이고 복음이었을 것이다. 동시에 아버지의 외도도 끊어버린 게 그 무렵이었다. 당시 비슷한 입장이었던 구역 성경공부 리더는 그런 엄마를 꽤 부러워했다. 게다가 호랑이 같던 시어머니의 위세도 한풀 꺾인 때이기도 했으니 엄마는 나름 꿈만 같은 시절이었을 것이다. 



재밌는 건, 그 시대의 교육열이다. 대부분의 부모님은 무학이거나 학력이 낮지만, 부모가 못 배웠으면 자식이라도 가르쳐야 한다는 표준 감정을 공유했다는 것. 그래서 학교를 찾아가는 부모는 거의 없지만 선생님껜 "전적으로 선생님만 믿겠습니다."라는 말을 되풀이했다는 저자의 지적(367p)이 그렇다. 그때는 정말 학교의 위세라는 건 대단해서 거의 국가 권력의 축소판은 아니었을까. 



지금도 기억이 나는 건 초등학교 2학년 때였던가? 어느 날, 같은 반 남자 아이 어머니가 담임 선생님을 만나러 왔다. 그 아이의 어머니는 이 생면부지의 담임 선생님께 무슨 말을 하겠는가. 시종 어색한 웃음을 띠며 몇 번이고, "말을 안 듣거든 그저 때려 주세요. 때려 주세요."를 반복하고 있었다. 10살도 되지 않는 아이가 잘못하면 얼마나 잘못한다고 선생님의 매를 맞아야 하는 것일까. 서늘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그게 정말 때려 달라는 간청이었겠는가. 잘 가르쳐 달라는 부탁이었겠지. 그런데 담임 선생님은 좀 달랐다.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였는지 가끔씩 아이들을 공포로 몰아가곤 했다. 그 공포 효과에 그 아이도 동원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모르긴 해도 그걸 그 아이 부모가 알았다면 배신감이 느껴졌을 것이다. 하지만 그 아이의 어머니는 2학년이 마치기 전까지 다시 선생님을 만나러 온 적이 없는걸 보면 그때만 해도 아이는 나름 어른스러웠던 것 같다. 게다가 그 시절 촌지 남발이란.           



나는 저자를 존중하지만 책 제목을 '가족극장'이라고 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당시는 가부장 아래 가정의 평화와 질서가 유지되기도 했다. 그래서 저자가 말한, 여자는 자애로운 어머니란 옆에서 남편을 보조하는 역할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꼭 다 그런 건마는 아니다. 가정의 모순을 자애로움으로 감추고 있을 뿐이지. 



엄마는 어느 때부턴가 우리 집에 대해 좋은 말을 하지 않았다. 더 정확히는 아버지와 할머니를 비롯한 친가 쪽 사람들에 대해 좋게 얘기하지 않았다. 그전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듯 평화로웠는데 엄마는 한 가정의 비밀을 폭로하듯 말하곤 했다. 그때마다 난 좀 혼란스러웠다. 그건 어쩌면 여자만큼 가족 문제를 냉정하게 잘 아는 사람도 없다는 말도 될 것이다. 그러니 저자가 지적했던 '자애로운 어머니'는 반은 맞고 반은 여러 다른 의미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그래서 '가족극장'이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는 것이고.  



 톨스토이가 소설 <안나 카레니나>에서,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우리 한국의 가정은 불행도 비슷하게 닮아있지 않나 싶다. 그건 또 후진국으로 갈수록 더더욱 그럴 것이다.  



나를 포함한 저자의 시대는 결코 자신의 자서전에 여성과 가정의 행복에 대해 얘기하지 못할 것이다. 어느 시대가 되면 이것이 가능해질까. 저자는 이 책에서 이런 말로 마무리한다. 


"과거는 미래를 보기 위한 연습이다. 과거에서 미래를 볼 수 있는 사람만이 고아가 되어도 서럽지 않다. 과거에 대한 미래에 대한 상상으로 종결되어야 한다. 기억의 정확한 시제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다."    


자서전은 한 번도 나 자신으로 살지 못한 사람을 위한 거울이고 치료제다. 언젠가 다시 자서전을 붙들게 되면 좀 더 엄마와 아버지를 객관적으로 쓰고 싶다. 


저자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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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7-18 15: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얼마전 강의를 듣는데 강사님이 예시로 들었던 책이 바로, 노명우 교수의 [인생극장]

더더욱 반가워요.

˝때려 주세요. 때려 주세요.˝는....듣기만 해도 무서운데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신 선생님이 계셔거 더 충격입니다....

stella. K님께서 쓰실 부모님 인터뷰록도 기대해봅니다!

stella.K 2022-07-18 18:24   좋아요 1 | URL
아, 지금 생각해 보면 <인생극장>이 맞는 것도 같아요.
사실 ‘가족극장‘은 흔한 제목이죠.
이 책이 유명하긴 한가보군요. 저자의 책이 몇권 더 있던데
읽어보고 싶더군요.

예전엔 정말 그랬어요. 베이붐 세대라 그런지 한 반에 아이가
7,80명이었으니 일일이 돌보기가 쉽지 않았죠.
더구나 담임 선생님이 남자분이셨으니. 잘할 땐 잘하셨는데
한 번 화가 나시면 공포 그 자체였죠.

저의 자서전은 제가 혹시 유명한 사람이 되면...ㅎㅎㅎ
아시다시피 자서전은 유명한 사람이 아니면 출판사에서 안 내주거던요.ㅋㅋ

조선인 2022-07-18 15: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 어머니 이야기와 너무 닮은 꼴 인생이라 마음이 스산해지네요...

stella.K 2022-07-18 18:26   좋아요 1 | URL
오랜만이어요 조선인님.^^
그렇죠? 우리네 어머니들은 왜 그러신지 모르겠어요.
좀 행복하면 좋을텐데...ㅠ

yamoo 2022-07-18 16: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집중해서 심각하게 읽어가다가....‘북한이여 물러가라‘에서 빵터졌네요...ㅎㅎㅎ
우수상 받은 포스터 그림이 북한이여 물러가라...ㅋㅋ
그럼 그림은 어떠했을까 궁금하네요..ㅎㅎ

아, 계속 웃음이...ㅋㅋㅋㅋ

stella.K 2022-07-18 18:32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ㅎ 야무님 빵터지셨다니 왜 제가 웃음이...ㅋㅋㅋ
그 포스터 내용이 참 별거 아니었어요.
도화지 중앙에 우리나라 지도 하나 그려 넣은 것뿐인데
선생님이 뭔가 영적으로 끌리셨던 것 같아요.
그림도 별건데 끌리는 그림있잖아요.ㅋㅋ
당시는 반공의 시대였잖아요. 지금 같으면 있지도 않거니와
뽑아 주지도 않았을겁니다.ㅋ

페넬로페 2022-07-18 17: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 시절의, 우리 부모님의 얘기를 거슬러 올라가면 시대가 주는 힘듦이 많았는데, 그래도 그 세월 견디며 열심히 잘 살아오신 부모님의 자서전을 쓰지는 않겠지만 한 번 생각해보고 싶어요.
영화 ‘헤어질 결심‘에 계속 정훈희의 안개가 나오고 그 노래듣고 어린 시절이 떠올랐어요.
송창식과 함께 부르는 버전도 좋더라고요.
요즘 아이들은 그 노래 모르겠죠^^

stella.K 2022-07-18 18:47   좋아요 2 | URL
어멋, 정훈희의 ‘안개‘가 나옵니까?
이 노래가 시대별로 영화에서 리메이크가 되는가 보군요.
이 노래가 처음 나왔을 때는 영화 주제가로 나왔던 것 같습니다.
신성일하고 윤정희 주연의 <무진기행>인가에 흘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송창식은 또 어떻게 불렀을까요?
아, 그 영화 아무래도 봐야겠습니다.ㅠ

희선 2022-07-19 00: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부모님이 쓰지 못하니 자신이 대신 쓰고 부모님뿐 아니라 자신도 돌아봤군요 이 책 인세로 책방을 냈다고 합니다 인세가 책방을 낼 만큼 될지 모르겠지만... 니은서점... 거기엔 부모님 사진도 있다고 하더군요 부모님을 이렇게 기억하다니, 누구나 그걸 하지는 못하기도 하죠 stella.K 님은 이 책을 보고 stella.K 님 부모님을 떠올리셨군요


희선

stella.K 2022-07-19 18:45   좋아요 2 | URL
니은서점이 있는 건 아는데 이 책 인세로 낸건 몰랐습니다.
그럼 이책 대단한 책이네요.
인세라는 게 참 그래요. 처음 책을 내는 사람은 좀 그런데
떳다하면 굉장한가 보더라구요.ㅋ

mini74 2022-07-19 0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때려잡자 김일성도 인기표어였죠. ㅎㅎㅎ 그 시대 어머니들의 삶은 고난의 끝판왕같단 생각들어요. 저희 엄마 이야기같기도 하네요.. 다들 장편소설 하나쯤은 가슴에 품고 사시죠. 그 장편소설에 미운놈 나쁜놈 억울함 그런게 없었음 좋겠어요. 하..그럼 너무 재미없을려나요. ㅎㅎㅎ

stella.K 2022-07-19 18:51   좋아요 1 | URL
ㅎㅎ 무찌르자 공산당이란 고무줄 놀이 할 때 부르는 노래도 있었죠.
그거 부르며 한창 놀때는 이런 때가 올까 싶었는데 과거를 돌이켜보게 만드니
그 세월이 어디로 다 가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ㅠ

미운놈 나쁜놈 억울함 없는 사람이 어딨겠습니까?
소설에 그거 없으면 재미없을 걸요?^^

그레이스 2022-08-10 16: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노명우님 제가 좋아하는 작가신데, 이 리뷰는 제가 놓쳤네요.
이렇게 읽게 되서 정말 다행입니다.

stella.K 2022-08-10 18:09   좋아요 2 | URL
아,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강나루 2022-08-12 07: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stella.k님,이달의 당선작 되신거 축하드려요^^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stella.K 2022-08-12 10:45   좋아요 1 | URL
아, 강나루님도 축하드립니다.
날씨가 오늘부터 다시 더워지려나 봅니다.
건강 유의하시고, 님도 즐거운 연휴보내십시오.^^

mini74 2022-08-12 07: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저도 축하드려요 *^^*

stella.K 2022-08-12 10:46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미니님도 축하해요.^^

thkang1001 2022-08-12 09: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stellar.K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stella.K 2022-08-12 10:47   좋아요 1 | URL
네. 고맙습니다. 님도 행복한 하루되십시오.^^

thkang1001 2022-08-12 1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tellar.K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초란공 2022-08-14 21: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stella.K님 당선 축하드립니다. 오전 8시부터 밤 12시까지 조그만 가게를 오랫동안 운영하셨던 부모님 생각이 나네요. 저는 아이들을 위해서 그렇게 못할 것 같거든요. ㅜㅜ 노명우 교수의 부모님에서도 그런 부모님 세대의 모습을 또 봅니다.

stella.K 2022-08-15 09:48   좋아요 2 | URL
아고, 별것 아닌데ᆢ고맙습니다. 초란공님 부모님께서도 힘든 삶을 사셨군요.
그렇죠. 당연히 그렇게 못하죠. 그래도 시대가 좋아져서 그렇게 안 해도 좋은 세상이 됐잖아요. 그것만으로도 우리네 부모님들은 다행이다 하실거예요.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 한 주 되십시오.^^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탔는데, 어느 중년의 여자가 지팡이를 짚은 어머니와 함께 버스를 탔다. 마침 버스는 승객이 많아 마땅히 앉을 자리를 찾지 못해 서서 갈 판이다. 여자는 하는 수 없이 어머니를 부축하고 섰다. 놀라운 건 그녀의 어머니는 노약자 보호석 옆에 꼼짝없이 서서 가고 그 자리엔 어느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소년이 일부러 모른 척 하느라 열심히 스맛폰만 보고 있었다는 것.   


순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그거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 부모가 어떻게 키웠길래 저 모양인가란 생각 보단, 쟤는 부모 욕 먹이고 있구나란 생각이 더 먼저 들었다.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사리분별을 못할 정도는 아니니 그게 어디 부모가 안 가르쳐서만이겠는가.그러면서 "여기 노약자석이니 좀 일어나라.할머니 좀 앉게."란 말이 목구멍까지 치고올라 오는 걸 겨우 참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그 중년의 여자가 하지 않는 일을 왜 내가 한단 말인가란 생각이 들었다. 그 여자도 그 아이 못지 않게 사리분별 할 줄 아는데 무엇이 부끄러워 그 아이에게 그 요구를 못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자기 엄마 힘들게 서서 가게 생긴 것만 안타까워 한다. 그나마 어느만치 가니 어느 승객이 자리를 양보해 감읍해 하며 가서 앉았다. 

참,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교육의 부재라고 해야하는 걸까. 


대체로 젊은 사람들은 노약자 보호석에 잘 안 앉는 것 같긴하다. 특히 지하철 안에선. 그러나 노약자 보호석이 아닌 곳에선 노약자가 앞에 서 있어도 모른 척 한다. 모른 척 하기에 가장 좋은 물건의 역시 스맛폰만한 것이 없다. 역시 MZ 세대라 그럴까? 합리적이란 생각이 든다.


얼마 전 버스를 탔는데 어느만치 가니 노인이 올라탔다. 어느 앳된 젊은 여자가 앉아 있는데 자리에서 일어날까 말까를 고민하다 '친절하게도' 그 노인에게 조그만 소리로, "저기 자리 있어요." 하고 가르쳐 주는 건 그나마 나은 경우라 하겠다. 그러고 보면 지금은 일선 학교나 공공기관에선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는 교육을 따로 하지 않는 모양인가 보다. 내가 학창시절엔 공익 차원에서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자는 캠페인을 했던 것 같다. 지금은 아예 노약자 보호석을 따로 마련해서 그런 캠페인을 폐지시키니 오히려 노약자 보호석이 개인주의를 부추겨 왔던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와는 반대로, 몇년 전 지하철을 탔는데 어느 젊은 여자가 아이와 함께 노약자 보호석에 잠시 앉았다. 그런데 그 꼴을 못 봐준 어느 꼰대 노인이 눈을 흘기며 한마디를 하자 같이 맞장구를 치는 또 다른 노인이 있었다. 그러자 결국 여자는 낮이 뜨거운지 동행인과 함께 다른 칸으로 꽁지가 빠지게 옮겨 가더라. 참고로 그녀의 아이는 이제 겨우 아장아장 걸어다니는 조그만 어린 아이였다. 


모르긴 해도 그 여자도 어느 노인이 와 앉으려 하면 일어설 요량은 아니었을까. 자기 아이 다리 아플까 걱정해서 같이 앉은 모양인데 그걸 가지고 잘 모르는 여자에게 눈을 흘기는 그 노인도 정상인가 싶기도 하다. 그 시기의 여성만큼 대우 못 받는 여성이 또 있을까. 아이 낳아 키우는 것도 엉덩이가 빠져라 힘든 일인데, 젊었다는 이유로 앉고 싶어도 앉을 수가 없다니, 이런 이상한 나라가 어디있는가. 자기 엉덩이 부치고 앉아 있으면 됐지 그게 그렇게 아니꼬운 일인지 모르겠다. 


그 노인들 그래놓고 어디가 요즘 젊은 것들은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입바른 소리하고 돌아다니지는 않을까 모르겠다. 아니면 그런 입바른 소리도 얼굴 봐 가면서 하던가. 그 젊은 애기 엄마가 만만해 보이니 그런 거 아니겠는가 말이다. 

도대체 노약자 보호석은 누구를 위한 보호석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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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0 2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2-07-10 21:42   좋아요 2 | URL
역시 예나 지금이나 동병상련은 통하는게 있네요. 사실 알라님 얘기는 30년 전에도 있어 온 이야기긴 합니다. 슬픈 얘기죠.ㅠㅠ

초란공 2022-07-10 22: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보호석‘은 볼 때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듭니다. 보다 정확히는 ‘교통약자석‘인 것으로 아는데 노인들은 젊은 사람이 앉으면 쌍욕을 하곤 하지요. 여기에 장애인이나 몸이 불편한 이들은 또 한차례 배제됩니다. 반대로 인구가 줄어 ‘노약자석‘은 더 많이 필요할 것 같은데 ‘지정석‘처럼 되어 버리니 다른 좌석에 노인들이 앉으면 눈치보게 되지요. 저도 며칠 간 잠을 제대로 못자고 피곤한 경우는 노약자가 앞에 있어도 일어날 힘도 없을 때가 있지요. 다만 어느 자리든 임산부를 비롯하여 다양한 ‘교통 약자‘들이 보일 때 양보하게 되면 이런 ‘지정석‘을 만들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만 해봅니다. 문제는 이게 제대로 이루어지길 기대하긴 어려우니 만들어진 제도일텐데, 이 제도가 다시 누구에게는 하나의 권리가 되어버리는 등의 새로운 문제가 생겨나는 모양이에요.
제가 기억하는 가장 안타까운 사례는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젊은 청년이 노인을 밀치고 자리를 차지하는 모습을 볼 때 였습니다.

stella.K 2022-07-11 18:30   좋아요 1 | URL
오랜만이시네요.^^
맞아요. ‘교통약자석‘. 어제는 경황이 없어서 옛날 생각만하고
노약자 보호석이라고 했네요.ㅋ
오늘 생각해 보니 저 학창시절에 자리 양보하란 캠페인 했었던 것 같아요.
언젠가 얘기를 들으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난히
자리에 연연한다고 하더군요. 특히 버스나 지하철.
다른 외국에선 서 있는 노인에게 앉으라고 권하면 기분 나빠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니까 그런 자리는 정말 피곤하거나
어딘가 아픈 사람 등 꼭 필요한 사람이 앉는 거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도 나이든 사람이든 젊은이든 그런 생각으로 전환해야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요. 양보가 미덕인 건 사실이지만 비워두는 것도 미덕이거든요.
아, 누가 좀 캠페인 좀하면 좋겠네요. 안타깝습니다.ㅠ

미미 2022-07-10 23: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임산부석도 마찬가지죠.
아예 비워두면 좋겠지만 다른 자리도 없고 서있기 힘든 분들은
잠시 앉는거야 나쁘지 않은데 임산부가 그 앞에 서 있는데도
꼼짝 안하고 있는걸보면
답답하기만 하지 할 수 있는게
없더라구요. 강제가 아닌 자발적인 배려를 독려하는 제도니까요. 지정석 표기 없이도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면 더없이 바람직할텐데
좋은 취지로 만든것이 오히려
독이된건 아닌지...저도 그런
생각이 드네요. ^^

stella.K 2022-07-11 18:33   좋아요 2 | URL
그니까요. 저도 평소 서로 배려하는 문화가 더 중요한 거지
그런 구별이 뭐가 필요한가 싶어요.
오히려 사람을 이상하고 혼란하게 만드는 거지.
우리나라는 좋은 취지도 이상하게 만드는
특별한 은사가 있는 것 같아요.ㅋ

책읽는나무 2022-07-11 12: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장아장 걷는 아이를 데리고 그 자리에 앉은 아기 엄마는 왠지 그 지하철을 타기 위해서 그 아기를 줄곧 안고 걸어왔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아기를 바닥에 내려 두면 아기는 또 분명 지하철 안을 휘젓고 다닐테니 자리에 앉혀야 합니다. 그래서 노약자석에 잠시라도 앉히고 숨 돌리지 않았을까? 싶어요. 젊은 아기 엄마들이나, 임신한 태가 잘 나지 않는 임신 초기의 젊은 여자들을 자리 양보하지 않는다고 버럭하시는 노인들은 대부분 할아버지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할머니들은 처음엔 뜨악 해도 그냥 눈 감아 주시는 듯 하구요.
임산부석과 노약자석을 보고 있으면, 저도 참 생각이 많아집니다.
젊었어도 몸이 아파서 병원을 다녀온 경우의 힘든 사정을 지닌 젊은 사람들이라면 또 어찌 해야 하는 걸까? 싶기도 하구요.
하루는 딸이 등교 버스를 탔는데 노인이 버스를 타셨는데 버스 기사 아저씨가 할머니께 자리를 양보하라고 두 어 번 이야기 했는데 앞쪽에 탄 학생들이 모른 척 하더라네요.
어이없어 왜? 물었더니 학생들은 대부분 이어폰을 끼고 버스를 탄대요.
못들은 건지? 못들은 척 하는 건지? 알 수 없더라는군요. 그러는 넌? 했더니 녀석은 뒷 자리에 있어서 차마~~ 그러더라구요.
기계를 핑계로, 그리고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들 이 모두가 사회는 배려심도 없어지고, 눈치도 없어지는 상황이 되어가는 듯 합니다.

stella.K 2022-07-11 18:38   좋아요 3 | URL
와~ 심각하군요. 그 정도면 캠패인 정도 가지곤 안 되겠는데요?
왜 교육을 안 시키는지 모르겠어요.
우리 학교 때 노약자에게 자리 양보하라고 교육했던 것 같아요.
요즘 학교에선 뭘 가르치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안타깝습니다.ㅠ

yamoo 2022-07-17 21: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도 그런 생각을 많이 했던랬습니다. 아주 공감가는 글이에요^^

stella.K 2022-07-18 10:31   좋아요 2 | URL
야무님도 노약자 보호석에 앉으실 날이 얼마 안 남았군요.ㅋㅋㅋ
농담입니다. 죄송요.^^

레삭매냐 2022-07-21 09: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노인석이 아니라 분명 노약자석
인데, 일부 노인들의 자의적인
해석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겉으로 보이기에는 멀쩡
해 보여도 아파서 앉아서 갈 수도
있는데, 그런 사정은 일절 생각하
지 않고 자신들의 전유물처럼 행동
하는 게 저는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런 행동들의 지속된 축적이 젊
은 세대들의 존경을 사라지게 만
드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배려가 아닌 권리라고 생각하는 게
문제가 아닐까요.

stella.K 2022-07-21 14:02   좋아요 1 | URL
맞네요. 배련데 권리라고 생각하는.
우리가 늙을 땐 그러지 말아야할텐데 말입니다.
 

영조의 재위 기간은 무려 52년이라고 한다. 31세에 즉위해서 83세를 살았다.

아무리 100세 시대라고는 하지만 지금도 80세를 넘겨 산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영조의 장수비결은 지금까지 잘 안 알려졌는데 오늘 우연히 TV를 보다 그 비결을 알았다.


우선 그는 고추장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그것도 순창 고추장을. 순창이 고추장으로 유명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왜 고추장을 즐겼는지 알 수는 없다. 아마도 소울푸드였나 보다. 


무엇보다 그는 산삼(인삼)을 거의 매일 다른 몸에 좋다는 약재와 함께 매일 드셨다고 한다. 사실 인삼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긴 하다. 몸에 열이 있는 사람은 먹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도 하고, 아주 특이체질이 아니면 먹어도 된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누구 말이 맞는지는 알 수가 없다. 아무튼 대체로 사람들은 인삼을 가려 먹는 줄 알고 있는데, 영조는 이게 입에 맞았던 모양이다. 참고로 나도 인삼은 몸에 맞는 편이긴 하는데 흔하게 먹는 것은 아니라 특별히 즐겨하지는 않는다.


그러면서 영조는 글 쓰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그는 일생 동안 1000편이 넘는 글을 썼고 바쁜 정무중에도 틈틈히 글을 썼다고 한다. 즉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올인했던 것이다.


또한 그는 수시로 건강검진을 받았다. 일생 7천번을 받았다고 하니 과연 그의 건강은 그냥 지켜지는 것이 아니었다. 건강염려증 때문이라기 보단 자신이 건강해야 정사를 잘 돌 볼 수 있다는 거의 강박에 가까운 생각 때문에 그랬다는 해석이다.   


그의 특이한 습관 중의 하나는 뭔가 안 좋은 소리를 들으면 귀를 물로 닦았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인데 너무 한다 싶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마음을 지켜려고 한 그의 노력이라고도 보여지는데, 이건 좀 우리도 생각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성경에도 무릇 지킬만한 것 보다 내 마음을 더욱 지키라고 하지 않던가. 영조 같이 귀를 닦으라는 말이 아니라 마음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나는 오늘 하루 마음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헤아려 볼 일이다.  


그런 것을 보면서, 나는 오래 사는 건 바라지 않는데 건강하게는 살고 싶다. 자신에게 맞는 건강수칙 한 두 개 정도는 지키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난 30년 가까이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6시 이후엔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아침에 일어나면 꼴랑 10분 내외로 스트레칭을 하고 있으며, 6, 7시간은 자려고 노력하지만 갱년기인 관계로 잘 되지는 않고 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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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2-07-10 08: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혀 예상하지 못하던 내용이라 리뷰를 더 흥미있게 읽었어요.
그 시대 83세라면 오늘날 100세에 버금갈것 같아요. 매일 산삼을...세상에.
stella님의 30년 경력 습관도 아주 좋아보입니다. 저도 오래 사는것보다는 건강하게 내 발로 걷고 나의 호흡기로 숨쉬며 살고 싶어요.

stella.K 2022-07-10 14:42   좋아요 1 | URL
100세 그 이상이죠. 저도 그게 궁금했는데 어느정도 해결이 됐어요.
근데 살 빼는 거랑은 전혀 상관이 없어요.ㅋ 그래도 장 건강을 위해선 일정 시간부터는 안 먹는게 좋다더군요.
우리 나이에 건강한건 안 아픈게 아니라 일상생활이 가능한 정도겠죠?ㅠ

cyrus 2022-07-10 09: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용어로 말하면 정조는 루틴을 잘 지킨 사람이었어요.. ㅎㅎㅎ

stella.K 2022-07-10 14:46   좋아요 1 | URL
어허, 정조가 아니라 영조래두. ㅋ 아들을 죽인건 비정하긴 하지만 사도세자도 문제가 없진않더군.
여름은 잘 지내고 있는게냐?^^

프레이야 2022-07-10 09: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조 장수의 비결에 건강검진도 있었군요. 순창 고추장은 저도 좋아합니다. ㅎㅎ
근데 님 여섯 시 이후 아무것도 안 먹기를 30년간요. 대단하십니다. 10분 스트레칭도 말처럼 쉽진 않아요 전. 십분이면 상당히 긴 시간입니다. 여러가지 변화와 사건이 많아지는 시기라고 인생선배 언니가 그러길래 공감되면서 몸을 잘 돌보아야하는 때로 접어들었구나 절감해요.

stella.K 2022-07-10 14:51   좋아요 1 | URL
습관이 무섭죠?ㅋ 그래서 집에선 야식을 못해요. 저녁 약속은 괜찮은데.
스트레칭은 나이드니까 시간이 점점 줄더군요. 최소 10분은 확보하려고 하는데 앞으로 어떨지 모르겠어요.ㅠ

mini74 2022-07-11 1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분 들어가는 문 방향도 정해져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신하들이 각자 집에서 만든 고추장을 바쳤는데. 그 중에 한 신하의 고추장을 특히 마음에 들어했다고 합니다. 그 신하의 부인이 순창댁이어서 순창이 유명해졌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요. 예전엔 부인들 택호를 썼으니까요..스텔라님 영조 이야기 재미있습니다. 독하고 약간 강박증에 결벽증도 있었던 분 같아요.

stella.K 2022-07-11 12:37   좋아요 1 | URL
ㅎㅎ 오히려 미니님 이 영조에 대해선 더 많이 알고 계시는데요? 그래서 순창고추장이 유명해진거군요. 놀랍습니다.^^

페크pek0501 2022-07-12 1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30년을 6시 이후로 안 먹는 것, 대단하네요. 스텔라 님을 다시 보게 만드는 걸요. 저도 못 그러겠는데...
매일 스트레칭도 훌륭하십니다. 좋은 습관은 좋은 인생을 만들죠.^^

stella.K 2022-07-12 18:57   좋아요 1 | URL
그런가요?ㅎㅎ 슴관이 무섭다잖아요.
일찍 먹고 치우면 저녁 시간을 좀 더 넉넉하게 보낼 수 있잖아요.
어쩌다 뭘 먹으면 속이 더부룩 답답하고 내가 내 몸에 무슨 짓을한거지
싶더라구요.ㅋ

희선 2022-07-13 00: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조가 오래 살았군요 그런 거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손자인 정조가 왕이 됐으니 오래 살아야 했겠습니다 정조는 그렇게 오래 살지 못했군요 나이를 먹으면 여기저기 아프다고 하다지만 꾸준히 별거 아닌 운동이라도 하면 좀 낫지 않을까 싶어요 스트레칭 하시다니, 그 정도 하는 것도 대단하시네요 저는 어쩌다 걷기... 어렸을 때는 학교에 가야 해서 날마다 걸었지만... 그렇게 걸은 게 건강에 좋았다는 생각을 나중에 했습니다


희선

stella.K 2022-07-13 19:48   좋아요 1 | URL
아유, 그것도 아파서 점점 시간이 줄고 있습니다.
이러다 5분하기도 힘들어지는 건 아닐까 싶어요.
안 아프면 까짓 스트레칭 같은 건 안하고 싶은데
효과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도 모르고 그냥 형식적으로
하는 거랍니다. 아프면 약을 먹어야죠.
콘드로이친이 들어간 아로나민 같은 약이요.
다리 좀 안 아프고 살면 참 좋겠습니다.ㅋ

yamoo 2022-07-17 2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조가 하도 오래살아서 당시 신하들이 죽을 맛이었다는 역사적 얘기들이 참 많죠...실록에서도 그렇게 써 있구요..ㅎㅎ

stella.K 2022-07-18 10:34   좋아요 0 | URL
앗, 생각 못해 본 건데 정말 그랬겠군요. 흥미로운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