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인생 공부 - 잘 쓰기 위해 잘 살기로 했다
이은대 지음 / 바이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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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관한 책은 보통 세 부류의 사람이 내는 것 같다. 문학 그것도 주로 소설가가가, 자기계발이나 성공학 분야에서 내거나 또는 신문 기자들이 내거나. 이 책은 두 번째에 해당하지 않나 생각한다.

요즘엔 워낙에 글쓰기에 관한 책들이 많이 나와 다 읽을 수는 없고, 자신에게 맞는 책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나도 한때는 글쓰기에 관한 책들을 제법 읽었고 지금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읽으려고 하는데, 내가 선호하는 쪽은 문학이나 기자들이 쓴 책들이다. 그러므로 이 책을 읽었다는 건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사실 내가 이 책을 읽은 건 제목에 끌려서다. 그저 단순히 글을 어떻게 하면 잘 쓸 것인가에 대한 기술적인 측면보단 작가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다루고 있어 관심이 갔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 책은 구성이나 발상은 좋은데 나처럼 이 분야 의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라면 굳이 추천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새롭게 관심을 갖는다면 읽을만하다. 글쓰기에 관해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기존의 그것과는 색다른 측면이 있어 그 점은 좀 높이 사고 싶다. 즉 문장의 구성요소를 가지고 삶의 관점에서 대입시켜 보는 것이다. (그것은 이 책의 목차를 참조해서 보면 금방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그게 나름 노련하다는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저자는 글쓰기 강사로도 일하고 있는데 어떻게 가르칠지 알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은 시종일관 경어체로 썼다. 한 쳅터씩 읽을 때마다 꼭 저자가 미지의 독자 아니 미래의 작가에게 편지로 조언을 해 주는 것 같다. 특히 매 꼭지 말미에 네댓 줄로 내용을 요약하기도 하는데, 꼭 제자에게 보약 달여 먹이는 스승의 느낌이 들어 저자는 가르치는데 진심이구나 싶다. 단지 (자기계발 책들이 그렇듯) 너무 나이스한 게 좀 아쉽달까.

앞서 나는 세 부류의 사람이 글쓰기에 관한 책을 낸다고 말했는데, 그 세 분야가 결이 좀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문학은 진지하고, 주로 성공을 가지고는 말하지 않으며 은밀하고도 음습한 것을 쓰라고 독려하는 반면, 기자들은 특성상 진실과 객관성을 유지할 것을 강조하는 경향이있다. 그리고 자기계발 쪽은 뭔가의 확신, 개조란 측면을 강조한다.

그런데 책을 읽다가 재미있는 부분을 발견했다. 저자도 문학책 꽤나 읽었나 보다. 그 분야는 주로 위로를 많이 주려고 한다는 것이다. 하긴 한때 문학이 그런 경향을 보였고, 지금도 그건 여전하다. 그게 또 어찌 보면 문학의 한 기능 아니겠는가. 아무튼 그런데 비해 자기계발 책들은 등짝을 후려치듯 단호함이 있어 선호하게 됐고 말한다. 과연 그렇기도 하겠구나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저자는 자신의 인생의 경험들을 재료 삼아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작가가 뭔가를 가르치려고 한다면 그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며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일임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글 쓰기는 성공 가지고 말하기보단 실패 가지고 말해야 하는 게 작가의 숙명에 더 가깝지 않나 생각한다.

그렇게 읽어가다 '마감'(154p~)이란 챕터에 눈이 머물렀다. <작가의 마감>이란 책이 따로 있을 정도로 작가에게 마감이란 상당히 스트레스며 동시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 마감에 '책임지는 인생'이란 부제를 달아 놓기도 했다. 전에 나는 작가냐 아니냐를 가름하는 게 원고료를 받느냐 아니냐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이 마감에 있지 않나 싶다.

소싯적에 나도 작가가 돼보려고 이것저것 써놓은 게 좀 있었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마무리 짓지 못했다. 그러니 공모는 고사하고 누구에게 내 작품을 읽어봐달라고 부탁도 못했다. 그러다 우연히 교회에서 짧은 극본을 쓰게 됐고 이게 참 나를 여러모로 바꾸는 개기가 되었다. 물론 그 일은 힘들면 안 해도 되는 일이다. 그런데 사람의 일엔 두 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힘들어서 포기하는 일과 힘들어도 해내게 되는 일. 나는 포기가 빠른 인간이다. 조금만 힘들고 어려워도 금방 손들고 나가떨어진다.

그런 내가 이 일만큼은 끝까지 해냈다. 신기한 일이었다. 그게 꼭 원고료가 주어지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전에 마감이 있어서다. 원고를 잘 쓰건 못 쓰건 주어진 분량을 주어진 시간내에 써 내야 한다. 글이 안 써질 땐 그야말로 미치고 팔짝 뛴다. 그런데 어느 때가 되면 내가 쓴 작품이 무대에 올라가 있다. 그때마다 내가 느끼는 희열? 뭐 그것도 만만치 않지만 그보다 난 내가 쓴 글을 마무리하는 걸 머리가 아닌 몸으로 체득하고 있었다. 결국 나는 어느새 그 상황이 익숙해져 마감의 스릴을 즐길 줄도 알게 되었다

그러다 난 그 일을 그만둔 적이 있는데 안 하니까 처음 얼마간은 좋았지만 다시 그 일이 그리워졌다. 몇 년 전 요즘 젊은 작가들 사이에 유행하는 이메일로 글을 배달하는 구독 서비스 일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일을 겁 없이 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은 마감의 스릴을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 일은 나름 오래 했고, 내 보잘것없는 글을 구독해 주신 분들께 지금도 감사한 마음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의뢰받은 글은 어떻게든 쓰는데 혼자 쓰는 글은 여전히 마무리를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작가에게 마감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작가는 혼자 글을 쓰면 안 된다. 공저를 하든지 출판사의 독촉을 받든지, 함께 그룹을 만들어 공언하고 서로서로 이끌어주든지 해야 한다. 말의 힘을 믿어야 한다.

사실 어떤 사람이 작가냐는 건 논란의 여지가 좀 있다고 생각한다. 책 한두 권 냈다고 해서 그게 과연 작가라고 할 수 있는 건지, 스펙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난 그런 사람에게까지 작가라고 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또한 작가가 된다는 건 정말 평생을 걸어야 하는 일인데 마치 지옥에서 천국으로 인도해 줄 것처럼 너무 희망적으로 얘기해도 되는지 의문스럽기도 하다.

근래에 들어 글을 쓰겠다는 사람은 많아졌다. 하지만 읽는 사람은 여전히 그리 많아진 것 같지는 않다. 이 균형을 어찌해할 것인지 모르겠다. 물론 쓰려면 읽어야 한다. 한쪽에서 이렇게 글쓰기를 강조하면 자연스럽게 읽는 인간도 늘어나려나. 무엇보다 난 평생 한 사람이 한 권의 책은 가져야 한다는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는 말은 옛말이다. 사람은 죽기 전에 책을 남겨야 한다.

 

저자가 이런 말을 한다. 생각과 행동 사이 거리가 멀수록 평범하거나 실패하는 인생이고, 생각과 행동 사이 거리가 좁을수록, 즉 실행에 옳길수록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고. 실행력의 중요함을 말하는 것이리라. 사람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 돼야 하는지를 알게 되면 그에 걸맞은 태도와 삶을 살도록 되어있다. 작가는 확실히 멋진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에 걸맞은 삶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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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2-10-28 19: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으잉? 스텔라 님께서 이런 책을 읽으셨다고요? 아이고.....
지금 충분히 잘 쓰시는데 나 참, 밋칩니다. 경어체 많이 쓰는 인간들을 조심하세요. 그거 사람 죽이는 겁니다. ㅋㅋㅋㅋ

stella.K 2022-10-28 20:16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그러게 말입니다. 제가 미쳤나 봅니다. ㅠㅠ ㅋㅋ 근데 문트님 경어체 쓰는 사람에게 되게 당하신 적 있으셨나 봅니다. 다음부턴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Falstaff 2022-10-28 20:24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 제가 가끔 경어체로 글을 올리거든요. 그럼 반응이 무척 좋아요.
아하, 이래서 사기꾼들이 그렇게 친절하고 반듯하구나... 하고 알았습지요. ㅋㅋㅋ

stella.K 2022-10-28 20:28   좋아요 3 | URL
ㅎㅎㅎ 정말요? 저 못 본 거 같은데... 다음부턴 조심해야겠는데요? 제가 사실 경어체 쓰는 사람만 보면 쓰러지거든요.🤣

mini74 2022-10-30 12: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자에게 보약 달여먹이는 스승에서 웃었어요.

stella.K 2022-10-30 16:46   좋아요 2 | URL
ㅎㅎ 역시 미니님은 리액션이 좋으셔. 알라븅~♡
 

0. 오늘의 날씨- 맑음. 쾌청

요즘 낮최고 기온이 대충 15~17도쯤을 오르내리는 걸로 알고 있다. 봄에 이 정도면 온화하다고 느낄텐데 가을에 이런 날씨는 별로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특히 실내는 볕이 짧아 차라리 외투를 걸치고 볕을 찾아 바깥 어딘가를 나가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오늘은 아예 책을 읽다 유난히 썰렁한 느낌이들어 무릎담요를 꺼내 덮었다. 원래는 지난 봄에 사 둔 조그만 전기 히터를 꺼낼까 하다가 차마 그러지는 못했는데 다음 달이면 11월이다. 조만간 그것도 꺼내게 될 것 같다. 벌써부터 해가 길어지는 봄이 그리워진다.


1. 지금 읽고 있는 책에..

그런 말이 씌여 있었다. 우리나라가 망한다면 그건 악성댓글 때문일 거라고. 

저자는 그럴 정도로 악플의 심각성을 말했다. 그리고 어쩌면 험담을 그리도 많이하는지. 이건 정말 국가적 차원에서 반성하고 회개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나라를 대표하는 지도자들 그것도 한치의 양보도 없는 정치인들의 자성을 촉구하고 싶다. 여야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나리 일은 뒷전이고 서로 흠집내고 까대기하는 거 이거 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다. 이러다 성난 어떤 시민 북한의 미사일 쏘기 전에 먼저 국회에 폭탄던진다고 난리칠까 걱정된다. 


2. 만추는 안개에 젖어...

지난 주일 오랜만에 <만추>를 다시 봤다.

사실 이 영화는 지니(올레 TV의 바뀐 이름. 세번째인 것 같다. 최초의 이름은 쿡이었지 아마. 이제 그만 바뀌었으면 좋겠다) TV에서 현재 무료로 보여주고 있는데 언제 다시 유료로 바뀔지 몰라 챙겨봤다. 마침 계절도 만추 아닌가. 


이 영화는 너무 완벽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솔직히 다시 안 봐도 되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뭐 그게 아니어도 내가 그닥 로맨스물은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조금만 보다 말려고 했는데 끝까지 봤다. 

사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진실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진실이라면 여주가 범죄자라는 것과 남주가 게이라는 것 그리고 이들의 사랑 정도? 하지만 그 사랑조차도 얼마나 짧고 무상한 것으로 만들고 있는가. 그래서 이들의 사랑은 볼온하다. 그리고 여주에겐 72 시간이 어떤 의미었을까를 자꾸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 같이 평범인들에게 72시간은 별것 아닐 수도 있는데. 

가을은 짧다. 그런데 늦가을은 또 얼마나 더 짧은가. 아예 가을이었다 초겨울이면 모를까 요즘 늦가을을 헤아린다는 게 가능하기나 할까 싶다. 뭐 그만큼 저 남녀의 짧은 사랑을 얘기하는 거겠지만. 정말 늦가을은 72시간 밖에 주어지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시애틀이었나? 안개 장난 아니다. 문득 영국인들도 생각났다. 좀 다른 경우긴 하지만 해가 아주 잠깐 나는 때가 있는데 그때 일광욕 하느라 온갖 용을 다 쓴다고 하지 않은가. 


3. 오늘은 여기까지만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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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10-25 21: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말 만추는 짧네요. 이 영화 크흐 다시 보고 싶은 계절입니다 현빈이 이렇게 연기 잘했나 느낀 거 이 영화에서가 처음이예요 전.

stella.K 2022-10-26 10:15   좋아요 3 | URL
현빈 저때 물이 한창 오르긴 했죠.
근데 제가 좋아하는 배우긴 하지만 이 영화에선 양아치로 나와서
부담스럽더군요. 뭐 그만큼 잘했다는 말도 되지만.
전 오히려 탕웨이가 좋더라구요. 종이 씹어 먹는 장면 정말 좋았어요.
발음도 좋고, 우아하고. 영화에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전 왜 만추인가 이해 못 했는데 이번에 보고 알겠더군요. 🤣

미미 2022-10-25 22: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벌써 봄을 그리워하시는군요ㅎㅎ🌸🌸
저 아직 만추 안봤는데 오늘 도전하겠습니다!^^*

stella.K 2022-10-26 10:25   좋아요 2 | URL
아직 안 보셨다닛! 그래서 어젯밤에 보셨나요?ㅎ
사실 이 만추는 지금까지 세번 만들어졌다고 하더군요.
오리지날버전은 보기가 어렵고, 김혜자와 정동환인가?
나온 버전은 잘하면 볼 수 있을거예요. 그것도 나름 좋긴하죠.
형만한 아우 없다지만 이 버전은 정말 전략적으로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봄이 좋죠. 대신 나이 한 살 더 먹어야하지만 까이 꺼 나이 한 두 번
먹어본 것도 아니고 이 겨울 잘 보내야할 텐데 그러고 있습니다요 ㅎㅎ

미미 2022-10-26 10:41   좋아요 2 | URL
보다 잠들었는데 좋았어요!!
오늘 밤에 마저 보려구요.
두 사람 다 연기 좋던걸요?
이 가을에 정말 딱이었습니다.^^

stella.K 2022-10-26 10:50   좋아요 2 | URL
ㅎㅎ 저도 그런적 많이요. 한쾌에 보는 영화 별로
없죠. 더구나 이불속은 따땃하고. ㅋㅋ
근데 미미님은 참 대단한 거 같아요.
책이면 책, 영화면 영화 뭐든 마음만 먹으면 열정적으로 읽고
보니 말여요. 그 열정 부럽사옵니다.^^

북프리쿠키 2022-10-25 23: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로맨스물은 일본 특유의 잔잔하고 절제된 분위기가 좋더라구요 ㅎ
가끔은 한국 영화도 좋긴 한데 예능이나 다른 곳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자꾸 떠올라. 자꾸 방해가...ㅎㅎ
그나저나 3번이나 보셨고 완벽하시다니 .. 괜찮은 영화인가봅니다 ^^

stella.K 2022-10-26 10:34   좋아요 2 | URL
허허, 쿠키님, 오독이 장난이 아니시네요? 다시 봤다고만 했을뿐인디…ㅋㅋ
하긴 저도 오타했어요. 있다 고쳐야제. ㅠ
이 영화 갠적으로 별 세개 반을 줬는데 시나리오는 거의 만점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고, 한국과 쭝국과 영어를
이렇게 교차시키다니. 볼 때마다 놀랍더군요. 저만 그렇게 느끼는 거일수도
있습니다. ㅋ
일본 로맨스물 좋죠. 아기자기하고.^^

책읽는나무 2022-10-26 2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만추!!!
그때 저 <헤어질 결심> 영화 보고 온 날,
탕웨이 최고 최고👍
라고 했을 때 스텔라님이 탕웨이가 만추의 탕웨이가 낫냐? 헤결의 탕웨이가 낫냐?고 물으셨잖아요?
그래서 만추를 찾아 봤었잖아요.
만추의 탕웨이도 인상에 많이 남았어요^^
그래도 최근에 본 헤결 영화의 탕웨이가 더 친근했던 것 같아요. 한국말 쓰는 탕웨이 좀 귀엽기도 했구요^^
암튼 만추 영화 이야기를 들으니 갑자기 탕웨이가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가을 코트 입은 모습과 함께요. 그리고 마지막 장면도 인상적였었구요. 좀 쓸쓸했어요.ㅜㅜ
현빈은 게이였었나요?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stella.K 2022-10-27 16:33   좋아요 1 | URL
탕웨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중국 배우가
아닐까 싶어요. 그 이유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죠? ㅋ
사실 우문이죠. 헤결 보면 헤결이 더 좋다고 할거고
만추 보면 만추가 좋다고 하지 않을까요?
맡는 배역마다 잘 한다는 얘기일테니까요.
아, 저는 왜 요즘 영화는 안 보고 옛날 영화나 찾아 보는지
모르겠어요.ㅠ

바람돌이 2022-10-26 21: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새 영화도 잘 안보는데 영화보라고 추천해주는 분도 어찌 이리 많단 말입니까? <마틴 에덴>도 봐야하고, <만추>도 봐야하고...... 가을이 가기 전에 보겠죠? 그런데 가을이 참 짧아요. ㅠ.ㅠ

stella.K 2022-10-27 16:40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님도 영화 잘 안 보시는군요.
저도 그래요. 볼 새가 없어요. 드라마 보니까 볼 새가 더 없더라구요.
게다가 새새로 다른 프로도 봐야하고, 책도 봐야하고.
엊그제 ocn에서 장국영 나오는 <변검 디 오리지날> 해 주던데
좀 보다 말았어요. 어차피 전 TV에서 해 주는 영화는 못 보죠.
꼭 보다가 자서. 근데 좀 아쉽더군요.
가을에 장국영 영화 한 편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텐데 말이어요.
마틴 에덴 저도 보고 싶어요.ㅠ
 
흥얼흥얼 노래하는 고슴도치 이야기 새싹
조소정 지음, 신외근 그림 / 하늘우물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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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그림책을 본 적이 별로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때는 그림책이 흔하지도 않았지만 꼭 봐야겠다는 생각도 없었다. 그렇다고 그 시절 내가 그림책에 관심이 없었느냐면 그렇지도 않다. 나도 눈 달린 사람이다. 어디선가 그림책을 보고 홀딱 빠질 만큼 좋았는데 차마 부모님께 사달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글은 듬성듬성이고 그림만 무성한데(그림책이 원래 그렇잖나) 부모님은 그것의 가치를 잘 알지 못하셨다. 무엇보다 잠깐 보자고 그걸 사 보나 한 번 보고 말걸, 그러셨던 것 같다.

마치 아이는 금방 자라니 속옷이고 겉옷이고 무조건 길고 낙낙한 것을 입혀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는 애에게 책은 2, 3학년이나 읽을 법한 동화책부터 읽혀도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를테면 독서의 선행학습이라고나 할까. 게다가 그림 같은 만화는 TV에서도 해 주는데 무슨 그림책인가 하셨을 것이다.

어쨌든 그래서 그런지 어른이 되어서도 그림책엔 그다지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린이의 마음 어디 안 가는 것 같다. 어찌어찌해서 운 좋게 이 책을 보게 되었는데 마냥 좋았다. 빨려 들어 갈듯이. 그러면서 내 안의 어린아이는 사라진 게 아니었구나. 어디선가 잠들어 있다가 이렇게 조금의 자극에도 반응하는 것이구나 싶었다.

이 이야기는 행복을 찾아 떠난 아기 고슴도치의 이야기다. 아기 고슴도치 치곤 너무 철학적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무엇보다 자신의 존재를 긍정할 수 없는 아이가 행복을 찾아 떠나는 길에서 자신을 긍정하게 되고, 덤으로 자신의 (노래하는) 재능을 발견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가족과 행복하게 산다는 내용은 '미운 오리 새끼' 이야기의 또 다른 버전처럼 읽히기도 한다.

그런데 역시 나는 어른은 어른인가 보다. 내용과 그림에 매료되었음에도 여전히 현실을 생각하고 있으니 말이다. 과연 오늘날의 어른과 교육이 어린아이로 하여금 자아를 찾아가도록 허락하고 있는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어린아이의 선택은 무조건 잘못됐거나 하찮은 것으로 여기고 부모가 권하는 것만이 좋은 것이라고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가. 철학은 어른들이나 하는 것이라며 어린이를 위한 철학은 알지도 못하며 외면해 온 건 아닌지. 한마디로 난 아이들에 대해 너무 무지했구나 싶었다.

사실 고슴도치는 그 가시 때문에 그렇지 엄청 귀여운 동물이다. 주인공이 자신을 깨달아 가면서 처음엔 자신의 가시가 다른 이를 아프게 한다며 안타까워하지만, 나중에 바로 그것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되는 건 감동적이기도 했다. 우리는 서로가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는 자세는 너무 중요하다. 넌 왜 그렇게 생겼냐고 손가락질하고 윽박지르면 고슴도치의 그 털은 정말 가시가 되어 상대를 공격하고 종국엔 자신도 찌르게 되는 무기가 될 것이다.

글쓴이는 아들 때문에 고슴도치를 키우게 됐고 그 경험을 바탕 삼아 이 책을 썼다고 했다. 더 정확히는 아들이 게임에 중독되다시피 했는데 그것을 벗어나 보겠다고 한 아들의 선택이었는데 나중에 이를 허락하고 키우게 됐다고 한다. 그리고 아들은 실제로 게임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난 그게 좀 놀라웠다. 어쩌면 아이들은 자신의 상태를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단지 방법을 모르는 거겠지. 정말 그럴 땐 부모가 그것을 벗어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주고 격려해 줘야 한다.

그런데 언뜻 내용이 어린아이가 읽기는 조금은 어렵지 않나 싶기도 하다. 물론 그럴 리는 없겠지만 이 책을 읽고 행복을 찾아 떠나야겠다며 정말 가출을 감행하는 아이는 없겠지. 학교에서 학원으로 뺑이 치는 치는 삶을 살고 있는데 가출은 무슨. 그런데 어찌 보면 가출도 좀 해 봐야 하는 거 아닌가. 늘 감싸기만 하는 자식 다 커서도 늘 품 안에만 있으려고 하면 그 아이의 독립심, 자립심은 언제 키울 것인가.

물론 이 이야기는 어린이의 자아 정체를 위한 하나의 은유이긴 하지만 이를 위한 노력은 교육에서 참으로 중요하겠다 싶다. 영어 단어 하나 더 외우고, 어려운 수학 문제 풀 줄 안다고 그게 교육의 전부는 아니지 않는가.

참내, 늘 에세이나 소설만 읽을 줄 아는 내가 그림책 한 권 읽고 이렇게 생각이 많을 줄이야. 이 분야에 종사자들 고민이 참 많겠다 싶다. 솔직히 요즘에 그림책부터 보는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 사물을 인식할 때부터 바로 게임으로 직행하는 게 요즘 아이들 아닌가. 책 읽기 어려운 시대를 사는 건 어른이나 아이나 같은 것도 같다. 그렇지만 책이 없었던 시대는 없었다. 모쪼록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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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0-21 15: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릴때는 그림책은 구경도 못하던 시골출신이라지요. ㅎㅎ그래서 그런지 저희집 애들이 어릴 때 애들 읽어준다고 그림책을 많이도 봤는데 아이들보다 제가 더 좋아했어요. 그림도 글도 어찌나 좋은 책들이 많던지.... 그러던게 또 애들이 크니까 안보게 되네요. 스텔라님 글보니 한번 날잡아서 도서관 어린이실에 앉아 그림책을 잔뜩보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

stella.K 2022-10-21 19:16   좋아요 0 | URL
와, 바람돌이님 좋은 엄마시네요.
아이들에게 그림책도 읽어주시는.
당연 아이들이 크면 그림책도 멀어지죠.
근데 이렇게 나이들어서 그림책 보니까 그도 좋더라구요.
사실 어린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글을 짓는다는 게
쉽지 않을텐데 동화작가들 대단한 것 같아요.
앞으로 잘 됐으면 좋겠어요.^^

yamoo 2022-10-21 17: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은 그림책을 읽으셨나봅니다~
그림책 읽고 저두 스텔라님처럼 장문의 리뷰를 쓴 적이 있어요.
겐지의 은하철도의밤도 그림책이 있는데, 아주 끝내줬습니다.
생각을 많이하게 하는 그림책들이 있어요. 요는 그런 책을 잘 모른다는 거..^^;;

stella.K 2022-10-21 19:19   좋아요 1 | URL
앗, 어딨죠? 알라딘에서 으나철도의 밤 치면 나오나요? ㅎ
나중에 찾아 보겠습니다.^^

pek0501페크 2022-10-21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앗 로그인 안 해도 댓글이 써지는 서재였나요? 한번 시도해 본건데 하하~~. 스텔라 님 용감하십니다.ㅋ
오늘 무척 바쁜 하루였어요. 이제 처음 누워 봅니다. 일복 없이 살던 제가 갑자기 일복이 많아졌어요.
저야말로 동화책을 읽어야 해요. 어릴 때 제 나이에 맞는 동화책이 없었던 때를 아직도 기억하거든요.
이미 다 읽었거나 너무 어려운 문학책이 있었던 거죠. 옛날 어머니들은 알뜰함이 지나쳐 생략이 많았어요.
독서보단 공부가 우선이던 분위기에서 자랐죠. 독서는 방학때 독후감 쓸때나 필요한...
그 점이 지금도 아쉽게 느껴집니다.
리뷰, 잘 쓰셨는 걸요. 저보다 훨씬 잘 쓰십니다. ㅋㅋ^^

페크pek0501 2022-10-22 15:56   좋아요 1 | URL
제가 제 닉네임의 순서를 바꿔서 썼네요. 자기 닉네임도 정확히 모르다니... 제가 이래요.(페크, 를 앞에다 쓰는 거였군요.ㅋㅋ)
지금도 생각하면 어릴 적에 독서광으로 자라지 못함은 아쉬운 부분이에요. 성인이 되고서야 독서의 즐거움을 느꼈던 것이죠. 그럼에도 뒤늦게라도 독서의 즐거움을 안 것을 큰 행운이라 여겨요. 아직도 책만큼 매력적인 걸 찾지 못했어요.
10월이 점점 가고 있어요. 매일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2022-10-22 15: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22 2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2-10-22 0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그림책 누구나 봐도 된다고 하죠 어린이만 보는 게 아니다고... 미야자와 겐지 <은하철도의 밤>은 동화예요 만화 <은하철도 999>를 그리게 했다고 하는.... 그런 말이 있지만 많이 다르더군요 찾아보니 <은하철도의 밤> 그림책으로도 나왔네요 원작 동화로 그림책 그렸군요 후지시로 세이시...

미야자와 겐지 시로 나온 그림책도 있어요 <비에도 지지 않고>로 2021년에 나왔어요 그림을 한국 사람이 그렸어요 이것보다 전에 나온 건 그림을 일본 사람이 그렸네요

저도 잊어버렸는데 <은하철도의 밤> 그림책 나온 거 스치듯 본 것 같습니다 저게 그림책으로 나왔네 했을지도...


희선

stella.K 2022-10-22 20:52   좋아요 0 | URL
아 그게 그런 건가요? 역시 희선님은 일본통이신가 봅니다.
그걸 어찌 그리 잘 아십니까?
희선님 이리 말씀하시니 더욱 궁금하네요.
주민센터 도서관에라도 가서 함 찾아봐야겠어요.^^

프레이야 2022-10-22 21: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릴 적에 안데르센그림책을 엄마가 사줘서 봤던 사람요 ㅎㅎ 엄마가 할부로 전집을 사서 안겨주셨어요. 요즘 아이들 그림책 많이 보고 자라면 좋겠는데 책보다 스마트폰 게임이나 영상이 더 가까이 있죠. 아이들 어릴 때 진짜 그림책 같이 보며 저라는 엄마도 같이 자랐는데 말이죠. 일러스트 멋진 그림책 어찌 많은지. ^^

stella.K 2022-10-23 19:51   좋아요 2 | URL
저는 엄마가 나만을 위한 책은 안 사주시더라구요.
언니와 오빠를 위해선 사 주는데.
뭐 결국 다 같이 보라는 뜻이었겠지만
그땐 내것 네것 얼마나 편가기가 심해요?
엄마가 다정해서 저나 동생을 위해 그림책을 읽어주고 그런 적이
한번도 없었어요. 그게 좀 아쉽긴 하더군요.
진짜 나이드니까 일러스트던 뭐든 그림 하나는 배워보고 싶긴하더군요.
(생각만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

2022-10-23 0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23 1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25 14: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25 19: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02 15: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02 15: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0. 맑고, 쌀쌀해짐.

이 정도 가지고 쌀쌀하다고 하면 안 된다. 앞으로 더 쌀쌀해질 것이고, 추워지기까지 할 것이다. 그래도 예보에 의하면 수요일 날씨가 풀릴 거라고 한다.


1. 순간, 아찔!

 며칠 전, TV에서 C.S 루이스의 삶과 책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았다. 내가 그의 책을 읽은 건 <스크루테이프의 편지>가 유일하다. 그책도 뭐 그다지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닌 것 같아서 그야말로 루이스는 나에겐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작가다. 그동안 루이스의 책들은 꽤 많이 나왔다.


사실 <스크루테이프...>를 읽기 전, <나니아 연대기>가 알려지기 시작했을 때 이 책의 구판을 산 적이 있다. 내가 그다지 판타지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웬지 이 책은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얼마 안했어 합본이 나왔을 것이다. 그때 친구 하나가 합본을 샀는데 분권으로된 책을 산 나를 부러워 했다. 그래서 우린 서로 바꿔 보기로 했다. 지금 같으면 전혀 꿈도 꾸지 않았을 것이다. 전화번호부보다 두꺼운 책을 그것도 양장인. 어디다 써 먹겠는가 손목이 나갈 판인데. 


그런데 사람이 역시 눈이 보배다. 내가 그 프로를 보지 않았더라면 책상 밑에서 언제까지나 잠들어 있었을 텐데 어제 방 청소를 하고 잠시 쉴려고 누워 있는데 갑자기 꺼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건 정말 뜸들이면 안 된다. 순샥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책이 뭐 그거 한 권만 있겠는가. 여러 책이 포개고 포개져 있지. 먼지와 함께. 청소 다하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지만 이미 파헤쳐진 거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난 내가 아무리 많은 책을 샀어도 어떤 책을 샀는지 다 기억하고 있는 줄 알았다. 석영중 교수의 <뇌를 훔친 소설가>를 몇년 전부터 보관함에 넣어두고 있는데 얼마 전 보관함을 정리하다 이게 빠진 걸 알고 다시 추가했다. 내가 이걸 언제 보관함에서 없앴을까 미스테리라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나니아 연대기>를 꺼내려다 이 책을 발견하고 놀랐다. 아니 내가 이 책을 언제 샀단 말인가!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 책은 몇년 전부터 절판이고, 그나마 광활한 우주점에선 아직도 간간히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나도 거기서 언젠가 샀을 텐데 어쩌면 까맣게 잊고 보관함에 다시 모셔둘 생각을 했던 걸까. 어쨌든 어떤 사람 같은 책을 두 번 사기도 한다는데 횡재한 느낌이어서 좋긴하다. 하지만 이 책은 또 언제 읽는담.ㅠ


2. 요즘 코로나로 3년만에 재개한다는 행사들 많지. 나도 어제, 3년만에 나의 오랜 지인을 만났다. 순간 우린 3년만이라는 걸 알면서도 얼마만이냐고 하면서 다시 만나게 된 걸 서로 축하했다. 정말 3년만에 다시 만나는 사람이 있다면 서로 축하해줘야 한다. 얼마나 반갑고 귀한 만남인가. 그 3년안에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그 3년 동안 나의 지인은, 오랫동안 치매를 앓아왔던 어머니를 여의여야 했고, 종양으로 수술을 받야 했다. 


이 모든 걸 코로나가 터지고 백신도 나오기 전에 치뤄야 했으니 재대로된 문상도 문병도 받지 못했다. 그 이후 코로나 상황이 좀 나아지기도 했으니 조금 일찍 만날 수도 있었겠지만 사람 상대하는 일을 하고(상담), 수술 이후 몸이 예전만 같지 않아 만남을 서두르지도 않았다. 혹시 서로에게 감염시킬까봐 조심하는 것도 있고.


그러고도 그 지인은 불운이 끊이지 않는건지 이번엔 대학동창이 갑자기 급성 백혈병에 걸려 투병중이란다. 다행히도 친언니와 골수가 일치해 골수이식을 받으면 살 수 있는데 문제는 그전에 항함을 이겨내야 한다. 하지만 워낙에 어려운 과정이라 그 과정을 온전히 통과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한다. 그래서 얼마 전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동창 모임에서 만났다고 담담하게 전해준다. 


그 얘기를 들으니 남의 일 같지 않아 한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기도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침에 이름 좀 알려 달라고 문자를 했다. 여기 밝힐 순 없지만 성과 함께 잘 어울리는 예쁜 이름이었다. 부디 치료 과정을 잘 견뎌 나의 지인이 친구를 잃는 슬픔마는 없었으면 좋겠다.


3. 나 때도 울엄마 세대와 결혼관이 다르다고 했는데 요즘 젊은이들은 나 때와 또 다르다는 걸 실감한다. 인구절벽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결혼과 출산이 장려되니 실로 격세지감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둘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이란 표어는 절대로 쓰지 않았을 텐데 앞을 내다보는 눈이 없어도 이렇게 없을 수 있을까. 그런 거 안해도 그런 일은 자연스럽게 도래했을 것이다. 그러니 그때 했던 인구정책에 예산 쓰지말고 좀 더 나은 정책에 예산을 썼어야 했다.


아무튼 요즘은 멀쩡히 잘 사귀다가도 결혼 얘기가 나오면 헤어진다고 한다. 뭐 인연이 없으니까 헤어진 거겠지만, 오래 사귀었으니 결혼 얘기하는 거 우리 시대엔 당연한 건데 요즘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하긴 우리 때 결혼은 인생의 꽃이지만, 요즘 시대 결혼은 무덤이다. 나의 지인만 해도 딸 둘이 어디라고 하면 입 벌어지는 번듯한 직장엘 다니고 있다. 어떻게 들어간 직장인데 그것을 결혼과 맞바꾸겠는가. 아무리 나라에서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어쨌든 긴 얘기는 못 쓰겠고, 우리나라는 급속하게 인구절벽 시대를 맞이한만큼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게다가 <82년생 김지영>만이 아니라 80년과 90년대에 결혼을 해야했던 김지영들이 있다. 그들 대부분은 적어도 그 이전 세대의 김지영 보다 훨씬 안정적인 환경에서 결혼했지만 여전히 많은 부조리를 안고 살았다. 그들이 행복하지 않았기에 그들의 딸에게 굳이 결혼을 권하지 않는다. 그건 좀 안타깝고 불행한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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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10-17 22: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니아 연대기 ㅎㅎ 아이가 판타지 좋아해서 같이 읽었던 기억납니다. 조카가 보던 어린이책 전집에 나니아연대기 전편이 있어서 아주 행복했던 ㅎㅎ 저도 가끔 내가 언제 왜 ? 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책들이 나오곤 합니다. 물론 제가 샀을거예요. 우리집에서 책을 사는건 저밖에 없으니까요 ㅎㅎㅎ

stella.K 2022-10-18 11:39   좋아요 1 | URL
ㅎㅎㅎ 저도 사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어요.
오래 전 책을 무더기로 헌책방에 넘겼을 때 보니까
강영계 교수의 무슨 사랑학 개론인가 하는 책을 샀더라구요.
내가 왜 이 책을 샀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나질 않더구요.
워낙 강영계 교수 유명하고 새책이라 지금도 어디 찾아 보면
나올 것 같긴한데...ㅋ

나니아 연대기 씨 에스 루이스를 이해하는데 첫걸음일 것 같아 읽습니다.
마침 있기도하니. 하루 10 페이지씩 무조건 읽으려고 하는데
읽다가 너무 재밌어 폭 빠져버렸으면 좋겠습니다. 빨리 끝내게.ㅎㅎ

꼬마요정 2022-10-18 00: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뇌를 훔친 소설가> 저도 있답니다. ㅎㅎ 석영중 교수님 좋아요!! 나니아 연대기는 영화로만 봤어요.
3년이란 시간이 짧다면 짧겠지만, 아주 많은 일들이 있을 수 있는 기간이네요. 다들 다시 온전히 볼 수 있어 반갑고 축하한다는 말을 해야겠어요.

stella.K 2022-10-18 11:44   좋아요 3 | URL
아, 있군요. 석영중 교수 책 엄청 많이 써냈죠. 번역도 많이하고.
저는 두 권씩이나 있는데 둘 다 모셔두고만
있습니다. 얼른 읽어야할텐데...ㅠ

3년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니죠.
짧다고 느끼면 그 안에 아무 일없이 무탈하다는 말도 될 것 같아요.
저는 대체로 무탈했던 것 같아요.
정말 오랜만에 사람들 만나니까 엄청 반갑더라구요.^^

水巖 2022-10-19 2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을 사가지고 와서 장서목록에 올릴려다 보니 똑같은 책이 미리 와서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아연해서 실망을 느끼고 있는 사람 여기도 있답니다.

stella.K 2022-10-20 11:51   좋아요 1 | URL
ㅎㅎ 수암님은 아예 책을 사셨군요.
책 좋아하시는 분 그런 실수 종종하신다고 그러더군요.
전 아직 그런 실수는 안하는 걸 보면 책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가 봅니다.^^

희선 2022-10-19 2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해 만에 만나는 거 서로 축하해야 할 일이겠네요 그 사이에 이런저런 일이 있었을 테니... 큰 일 없는 게 좋지만, 그게 마음대로 안 되는 거기도 하네요 stella.K 님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stella.K 2022-10-20 11:55   좋아요 2 | URL
이제 곧 친구 하나를 만나는데 만난지 20년도 더 되는 것 같은데
이 만남은 어떨까요? 살아있으니까 만나 볼 희망도 갖는 거겠죠.
기대됩니다.ㅋ
고맙습니다. 희선님도 건강하시길.^^

프레이야 2022-10-20 12: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백혈병 제 동기도 걸린 사람 있고 이미 세상 뜬 애도 있어요 요새 왜 이렇게 그 병이 많죠 ㅠ
안성기 배우도 놀랐어요 ㅠ 코로나 시기에 돌아가신 분들 제 주변에도 제법 있었는데 그때 장례식장 풍경도 병원 풍경도 참 기가 막혔어요. 제약이 많았고 다들 의심과 불안의 눈초리로 어리둥절. 울집 딸들도 결혼 안 하겠답니다. ^^

stella.K 2022-10-20 12:44   좋아요 2 | URL
앗, 그렇군요. 백혈병도 어느새 흔한 병이 되었나 봅니다.
마음이 많이 아프셨겠어요.ㅠ
저는 친구나 지인이 그리 많지 않아서인지 아직까지는 세상 떠난
사람은 없습니다. 가족이나 친척은 있지만.
아, 물론 오래 전 학교 친구가 30도 안 된 나이에 세상을 떠났죠. 암으로.
별로 친한 친구는 아니었지만 마음이 아프긴 하더군요.
뭐 직접적으로 아는 건 아니지만 기도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친구를 잃는다는 건 슬픈 일이잖아요.

인구절벽 생각하면 젊은이들이 결혼하고 아기도 낳고 그래야할텐데
그건 우리 생각이겠죠? 나이들면 내남없이 엄마 마음이 되나봐요.ㅎㅎ

yamoo 2022-10-21 1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번 재밌습니다. 저도 그런적이 있죠. 책을 정리하다가 박스를 열었을 때 전부 알지 못했던 책더미를 발견하고 이건 뭐지..라고 생각했던 적이 부지기수...ㅎㅎ
루이스의 그 편지와 5권의 미니책자로 발간된 루이스의 잠언적 성찰집 모두 소장하고 있읍죠~~ㅎ

2번...이제는 아는 거겠죠. 결혼은 미친짓이라는 걸..ㅎㅎ
제정신인 상태에서 결혼한다는 게 정말 말도 안된다는 걸 여러 정황과 선배들을 보면서 그리고 우리 웃세대를 보면서 느끼는 거겠죠. 무엇보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내집 갖기가 너무 어려워져서 그럴겁니다..ㅎㅎ

stella.K 2022-10-21 19:29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러고 보니 언젠가 그 말씀 하셨던 것 같기도 합니다.
아닌가?ㅋㅋㅋ
암튼 그 느낌 뭔지 알 것 같아요.
석영중 교수 책 벼르고 있었는데 막상 손에 넣었는데
안 익는 건 뭐란 말입니까?ㅠㅠ

남자들은 역시 집이군요. 여자는 출산과 육아인데.
근데 나이들면 외로울 것 같아요. 물론 그때 결혼하면 되는 거지만.ㅎ
그 아이가 자라서 가문을 빛내주면 그도 얼마나 좋겠어요.
사실 저의 지인 두 딸들 괜찮은데 다니고 있거든요.
특별히 드러내진 않지만 딸 얘기하면 어깨 힘이 들어가는 게 보이긴 해요.ㅎㅎ
 


어제 이 영화 보다가 완전 뒤집어졌다. 

물론 이 영화 절대로 웃긴 영화 아니다. 보고나면 정말 우울해지는 칙칙한 영화다. 


원래 드라마의 법칙 중 하나가 밝고 환하고, 잘나고 잘 사는 사람이 나와줘야 한다. 그래야 관객의 돈이 아깝지 않다. 이렇게 칙칙하고 우울한 것이 통하는 장르가 있는데 그건 소설일 것이다. 그런데 가끔 그 반대되는 영화가 나와줘도 용서가 되는 영화가 있다. 물론 흥행과는 상관이 없다. 그래도 이 영화가 상영되었을 때 나름 성공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밀레니엄 전후로 우리나라에도 여성 감독이 서서히 두각을 나타냈던 것으로 아는데 그 명단 거의 첫줄에 올릴만한 감독이 임순례 감독은 아닐까 한다. 


솔직히 남자 감독들도 살아남기 어려운 영화판에 무슨 영화를 만들었을까 싶은데, 1990년대 중반부터 최근까지 임 감독은 뚝심과 부지런함으로 영화를 만들어왔다. 다른 건 몰라도 <리틀 포레스트>와 <제보자> 정도는 웬만한 사람은 알지 않을까. 그걸 임순례 감독이 만들었다는 걸 함께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런지.


아무튼 나도 분명 이 영화를 본적이 있긴 하다. 상영관에서 봤는지 아니면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려 봤는지 아니면 tv에서 봤는지 기억은 잘나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 상영시기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봤던 걸로 기억한다. 그땐 보고나서 어찌나 떨떠름 했던지. 워낙 영화에 대한 찬사 때문에 함부로 욕은 못하겠고, 그렇다고 좋았다고 말하면 거짓말하는 것이니 대략남감이었더랬다.


솔직히 난 남자들이 삶에 쩔어 가지고 술 먹고 꼬장 부리는 거 딱 질색인데 이 영화는 거의 95% 이상이 그렇다고 봐도 될 것이다. 그나마 편집이 마음에 들었다면 그런데로 봐 줄만하다고 용서를 했을지도 모른다. 장면 넘어가는 게 너무 아마추어적이라 그것도 마땅치 않았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건 나와 비슷한 또래의 다른 삶을 보여줬다는 게 공감을 얻지 못했던 것 같다. 나야 워낙 온실속의 화초처럼 젊은 시절을 살아가고 있었으니 물론 뭐 이런 삶도 있구나 하면 되는거긴 하지만 크게 공감할만한 요소는 없었다.


그리고 20년이 훌쩍 넘었다. 그동안 볼 생각을 거의 안하고 있었다. 어젠 조금 보다 말려고 했다. 그런데 다시 보니 이 영화 장난 아니다. 코미디 영화는 이미 웃을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정말 나를 웃겨줄 수 있나, 웃긴다면 얼마나 웃겨줄 것인가를 지켜보겠지만, 나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지점에서 빵 터지고 말았다. 그건 와이키키 브라더즈의 4인방들이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서다. 고등학생으로 어렵게 어렵게 동년배의 여학생들과 친구가 되어 바닷가에서 노래를 부르며 한창 분위기가 좋았다. 그런데 선배들이 끼어 들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와이키키 4인방은 뭐 씹은 기분이 되어 한쪽에 찌그러지는 형국이다. 그러다 기분이 나빴던지 누군가 술에 취해 결국 선배들을 받았고 결국 한판 뜨게 된다. 그걸 보는데 얼마나 웃기던지. 정말 배꼽이 빠지는 줄 알았다.


물론 이건 나만의 웃음의 포인트인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이 그 장면을 보면 뭘 그렇게까지...? 라며 오히려 벙쩌하거나 나를 좀 이상하게 볼지도 모르겠다. 나도 이 영화에 그런 장면이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그런데 어쨌든 난 이제야 이 영화의 진가를 발견한 셈이다. 그때부터 중간중간 보면서 얼마나 웃었던지. 지금도 비실비실 웃음이 난다. 이런 영화가 정말 잘 만든 영화다. 누구는 그러지 않았나, 드라마는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이걸 가장 잘 수행한 몇 안 되는 영화중 하나는 아닐까 싶다. 


그래도 의문이 남는다. 처음 봤을 때는 하나도 웃기지 않았던 영화가 이제 다시보니 이렇게 웃기다니! 도대체 이걸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 나의 비극은 누구에겐 희극이 될 수 있어서일까? 아니면 앞서 말했던 것처럼 나와 비슷한 나이의 배우들이 인생의 한 시기를 통과해 가고 있었구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서일까. 지금의 중견 배우들이 이제 막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을 때 찍은 영화다. 박해일이 아역 배우로 나온다는 걸 그때는 몰랐는데 두번째로 보니 알겠다. 황정민 못지 않게 박원상이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는 것도 이 영화를 보니 알겠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성우 역을 맡은 이얼이란 배우를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 나는 이 배우를 언제부터 알기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최근 4, 5년전에야 비로소 조금씩 알기 시작해서 S 본부의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야 비로소 확실히 각인되었던 것 같다. (그 보다 <라이브>란 드라마가 먼저다.) 그때 거의 스러져가는 야구 감독의 역을 맡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연기를 곧잘해서 연극판을 한동안 굴렀겠구나 했다. 그런데 아깝게도 지난 5월 식도암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향년 58세다. 이 영화에선 상당히 참하게 나오는데 역시 보고 좀 놀랐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


세상에 80% 이상이 남자 이야기다. 이 남자 이야기를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다른 느낌이긴하다. 보통 남자 감독이 남자의 이야기를 하지만, 드물게는 여자가 하기도 한다. 여자 감독이 하는 남자의 이야기는 확실히 그 질감이 다르긴 하다. 남자 감독은 당연히 거친 느낌이지만 여자하면 글쎄, 이렇게 웃프게 표현할 수도 있다니! 감독이 좀 탁월하다는 생각이 든다. 뚝심 하나로 만들었겠구나 새삼 존경심이 느껴진다. 지금의 MZ 세대는 잘 공감하지 못하겠지만 5, 60대는 옛날을 추억하며 볼 수 있는 영화다. 추억을 팝송도 들을 수 있고. 지금은 밴드라고 하지만 예전엔 그룹사운드라고 했다. 그 시절의 영화다. 

참, 배우 류승범의 앳된 모습도 볼 수 있다. 새삼 우리나라에 탈색머리의 역사가 깊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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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10-15 21: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크흐 이 영화 좋아하면 연식 나오는건데 말이죠. 저도 좋아해요. ㅎㅎ 웃프고요. 노랑머리 류승범 지금은 코로아티아에선가 멋지게 살고 있더군요. 박해일 파릇한 얼굴도 나오고요. 이얼 배우 참 안타까워요. 누드로 서서 기타 치며 노래하는 장면 ㅠ 마지막에 오지혜가 부른 사랑밖에 난 몰라 좋아합니다. ㅎㅎ 수안보 온천 개발 초기 때라 시위하는 사람들이며 그런 시대 배경도 슬쩍 담은 임 감독^^

stella.K 2022-10-16 18:47   좋아요 0 | URL
사실은 웃긴데 슬픈것이 아니고 슬픈데 웃기죠.
유승범 나이들어가면서 멋져지는데 왜 연기를 안 하는지 모르겠어요. 아직 한창인데. 결혼해서 잘 사나 모르겠어요. 이얼 배우 그 장면 정말 처연하죠? 아까운 배우여요. 😢

바람돌이 2022-10-15 21: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말씀처럼 연식 나오는 영화. ㅎㅎ 며칠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한 임순례 감독님 사진을 보는데 뭔가 변하지 않은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이 영화 본지 오래 됐는데 다시 찾아보고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글이에요. ^^

stella.K 2022-10-16 18:24   좋아요 0 | URL
임순례 감독이 왔군요. 오래오래 감독했으면 좋겠어요. 이런 스산한 기을에 보기 좋은 영화죠. 함 보세요. 새로운 걸 발견하게될지도 몰라요.ㅋ

나와같다면 2022-10-15 23: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늦가을 이였을거예요. 씨네큐브에서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보고 나와서 광화문을 걸었던 그 날이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오지혜의 ‘사랑밖에 난 몰라‘ 가 계속 맴돌던 그 날.

stella.K 2022-10-16 18:30   좋아요 1 | URL
앗, 그렇다면 나와같다면님 연식이...? ㅋ 엔딩이 그렇게 끝날 줄 몰랐어요. 그렇게 끝나는 것도 괜찮구나 싶더군요.^^

책읽는나무 2022-10-16 07: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영화 평이 좋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한 번 봐야지~ 했었는데 여적 못봤어요.
임순례 감독님 영화였었군요?
그래서 유명했었나 보군요!
저는 <리틀 포레스트>는 재미나게 보았어요.
계속 봐도 질리지 않는...^^
이얼 배우를 잘 몰라서...그런 일이 있었군요?
<라이브> 드라마도 오래 전에 참 재미나게 봤었는데??
기억이 안나네요.ㅜㅜ
앗!!! 금방 검색해서 봤는데 얼굴을 보니 알겠어요!!! 에궁~ㅜㅜ
참 친근감있게 연기하신 분이었는데..안타깝네요.ㅜ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stella.K 2022-10-16 18:35   좋아요 1 | URL
이거 꼭 보세요. 리틀포레스트는 뭐 워낙 원작이 좋으니. 아무래도 임순례가 좀 더 잘 만들지 싶어요. 울나라 음식 가지고 만들어 일까요? 암튼.^^

호우 2022-10-16 09: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너무 유명해서 익숙한 느낌인데 보지는 못 했네요. 2001년이면 한창 육아 전쟁을 치르면서 일도 하고 살아내느라고 주변을 잘 못 돌아 볼 그런 때 였네요. 영화 한 편으로 인해 또 나를 돌아보게 되네요. 한 번 봐야겠어요. 스텔라님, 감사해요~~^^

이얼 배우는 <인사동 스캔들>에 나왔던 역할이 기억에 남았어요. 우정 출연인데도 내공이 느껴져 아주 강렬했었는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stella.K 2022-10-16 18:39   좋아요 1 | URL
와, 그럼 호우님 자녀분 지금 다 컸겠네요. 이제 함 보세요. 여유롭게.
이얼 배우 인사동 스캔들에 나왔다는데 전 기억이 없어요. 나중에 다시 봐야겠어요.^^

북프리쿠키 2022-10-16 14: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영화제 수상작 위주로 챙겨보는데, 얼마전 봄날은 간다를 보며 느낀게 유지태가 엄청 앳되게 나와서 놀랬습니다. ㅎㅎ
우리도 리즈 시절이 있었겠지요 ?? ㅎ

stella.K 2022-10-16 18:45   좋아요 2 | URL
아, 봄날은 간다 정말 좋죠. 이때까지만해도 유지태 좋아했는데 그후 악역을 해서일까 좀 싫더라구요. 그러다 작년에 유키즈에 나와서 노는 모습 보니까 나쁘지 않더라구요. 제가 무려 이럽니다. ㅎㅎ 근데 쿠키님은 그 악명 높은 악령도 완독하시고 영화제 수상작도 챙겨 보시고. 대단하세요.👍

희선 2022-10-17 00: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리틀 포레스트> 영화가 있다는 건 아는군요 임순례 감독 이름도 들어봤는데, 그 영화 만들었다니... 시간이 지나고 나서라도 저 영화를 보시고 예전과 다른 걸 느끼는 것도 괜찮겠지요 영화뿐 아니라 책도 그렇겠습니다 그때 함께 느끼면 좋지만, 꼭 그러지 않아도 괜찮겠지요


희선

stella.K 2022-10-17 10:25   좋아요 0 | URL
그럼요. 전에 보지못했던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건 즐거운 일이죠. 리틀 포레스트 함 보세요. 희선님도 좋아하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