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의 근본적인 변화는
한 사람이나 한 가지 작업에 몰두할 때에만 일어난다.
어느 행위에 온전히 몰두하는 것은,
그것이 정신적이든지 육체적이든지,
유일하게 넘쳐흐르고 있는 활동이 되는 것을 뜻한다.
자아는 항상 가장 집중해서 몰두하는 지점에 존재한다.
- 안젤름 그륀의 <자기 자신 잘 대하기>中 -
그대는 모른다.
내가 얼마나 그대를 그리워했는지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무엇이라고 했지만
나 그들의 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다
줄곧 내게 뭔가를 물었지만
나는 그저 활짝 열린 문만 바라보고 서 있었다
내가 탈출하기 위하여 곳곳에 열어 둔 문들
그 문들과 텅 빈 문설주
내가 어느 쪽으로 몸을 돌리든
그 문설주들은 사방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다
그대는 모른다
사랑은 강요할 수 없는 것
그러나 영원할 수 있는 것
사랑은 대가를 치르고 얻을 수 없는 것
그러나 놀라운 선물처럼 받을 수 있는 것
사랑은 요구할 수 없는 것
그러나 기다릴 수는 있는 것
사랑은 만들어 낼 수 없는 것
그러나 성장할 여건은 조성할 수 있는 것
사랑은 법으로 정할 수는 없는 것
그러나 소망할 수 있는 것
사랑은 재촉할 수는 없는 것
그러나 자연스레 흘러나올 수는 있는 것
사랑은 기대할 수 없는 것
그러나 갈구할 수는 있는 것
신의를 지키는 것
집안 일을 돕는 것
돈을 버는 것
상대방을 떠나지 않는 것
큰소리를 치거나 화내지 않는 것
규칙을 지키는 것
선물을 하는 것....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사랑은 이루 다 표현할 수 없는 것
사랑은 알 수 없는 것
우리가 가끔씩 되돌아보아야만 알 수 있는
갖가지 가면을 쓰고 나타난다.
그러나 사랑은
언제나 사랑 그 자체를 훨씬 넘어
사랑의 기원과 그 목적을 가리키고 있다.
어이할꺼나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남 몰래 혼자서 사랑을 가졌어라.
천지엔 이미 꽃잎이 지고
새로운 녹음이 다시 돋아나
또 한번 날 에워싸는데
못 견디게 서러운 몸짓을 하며
붉은 꽃잎은 떨어져 내려
펄펄펄 펄펄펄 떨어져 내려
신라 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풀밭에 바람 속에 떨어져 내려
올해도 내 앞에 흩날리는데
부르르 떨며 흩날리는데...
꾀꼬리처럼 울지도 못할
기찬 사랑을 가졌어라.
익살을 주로한 짧은 시.
이를테면,
"세탁장이, 이웃의 때로 밥을 먹는다."
-이가라시 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