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잉크냄새 > 몰두

인격의 근본적인 변화는

한 사람이나 한 가지 작업에 몰두할 때에만 일어난다.

어느 행위에 온전히 몰두하는 것은,

그것이 정신적이든지 육체적이든지,

유일하게 넘쳐흐르고 있는 활동이 되는 것을 뜻한다.

자아는 항상 가장 집중해서 몰두하는 지점에 존재한다.

 

- 안젤름 그륀의 <자기 자신 잘 대하기>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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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naomi > M.쿤데라의 '그대는 모른다'


그대는 모른다.

내가 얼마나 그대를 그리워했는지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무엇이라고 했지만

나 그들의 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다

줄곧 내게 뭔가를 물었지만

나는 그저 활짝 열린 문만 바라보고 서 있었다

내가 탈출하기 위하여 곳곳에 열어 둔 문들

그 문들과 텅 빈 문설주

내가 어느 쪽으로 몸을 돌리든

그 문설주들은 사방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다

그대는 모른다

내가 얼마나 그대를 그리워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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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naomi > 사랑은 수수께끼


사랑은 강요할 수 없는 것

그러나 영원할 수 있는 것

사랑은 대가를 치르고 얻을 수 없는 것

그러나 놀라운 선물처럼 받을 수 있는 것

사랑은 요구할 수 없는 것

그러나 기다릴 수는 있는 것

사랑은 만들어 낼 수 없는 것

그러나 성장할 여건은 조성할 수 있는 것

사랑은 법으로 정할 수는 없는 것

그러나 소망할 수 있는 것

사랑은 재촉할 수는 없는 것

그러나 자연스레 흘러나올 수는 있는 것

사랑은 기대할 수 없는 것

그러나 갈구할 수는 있는 것

신의를 지키는 것

집안 일을 돕는 것

돈을 버는 것

상대방을 떠나지 않는 것

큰소리를 치거나 화내지 않는 것

규칙을 지키는 것

선물을 하는 것....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사랑은 이루 다 표현할 수 없는 것

사랑은 알 수 없는 것

우리가 가끔씩 되돌아보아야만 알 수 있는

갖가지 가면을 쓰고 나타난다.

그러나 사랑은

언제나 사랑 그 자체를 훨씬 넘어

사랑의 기원과 그 목적을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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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naomi > 서 정주님의 '신록'

어이할꺼나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남 몰래 혼자서 사랑을 가졌어라.

천지엔 이미 꽃잎이 지고

새로운 녹음이 다시 돋아나

또 한번 날 에워싸는데

못 견디게 서러운 몸짓을 하며

붉은 꽃잎은 떨어져 내려

펄펄펄 펄펄펄 떨어져 내려

신라 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신라 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풀밭에 바람 속에 떨어져 내려

올해도 내 앞에 흩날리는데

부르르 떨며 흩날리는데...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꾀꼬리처럼 울지도 못할

기찬 사랑을 가졌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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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4-05-01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사진이 정말 황홀합니다. 서정주님의 친일행각에 대한 말들도 이런 기찬 싯구 앞에서는 어떡해야하지요? "꾀꼬리처럼 울지도 못할 기찬 사랑을 가졌어라"

stella.K 2004-05-01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말입니다.^^

▶◀소굼 2004-05-02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주산지..가보고 싶어요!!
 

익살을 주로한 짧은 시.

이를테면,

        "세탁장이, 이웃의 때로 밥을 먹는다."  

                                                                                 -이가라시 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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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4-30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짧지만 핵심을 찌르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