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위가 높을수록 건강해집니다"


사회적 지위가 건강과 수명을 결정한다
마이클 마멋 지음|김보영 옮김|에코리브르|447쪽|1만8000원

의사였던 저자는 자기가 치료해서 사회로 돌려보냈던 환자들이 얼마 뒤 똑같은 신체적·정신적 문제를 안고 다시 병원으로 실려오는 것을 숱하게 보고 나서 큰 고민에 빠졌다. ‘단순한 질병 치료 말고도 더 큰 사회적 수술이 필요한 게 아닌가?’ 결국 그는 메스를 내려놓고 ‘불평등’을 탐구하는 학자가 돼 30년 가까운 세월을 연구에 쏟아 부었다. 그런데 그에게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으니, 바로 학술서도 얼마든지 흥미로울 수 있음을 일깨워 주는 탁월한 구성력과 문장력이었다.

사실 이 책(원제 ‘The Status Syndrome’)의 결론은 우리말 제목에 모두 들어 있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좋은 건강을 지니고 오래 산다는 것이다. 아니,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이 더 건강이 좋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얘기 아닌가?

그렇지가 않다. 이건 경제적 의미인 ‘계급(class)’이 아니라 사회적 의미인 ‘지위(staus)’의 문제다. 그 두 가지는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서구의 경우 신학 교수는 배관공보다 소득이 적지만 사회적 지위는 높다. 이건 결코 양극화(兩極化)의 문제만도 아니다. 경제적 수준에서 그렇게 극단적인 격차를 보이지 않는 영국의 공무원 사회를 분석해 보니 관리직에서 전문·행정직, 사무직으로 지위가 내려갈수록 사망률이 높아졌다.

잘 사는 사회는 그 사회대로, 못 사는 사회는 또 그들대로 이런 수많은 등급과 격차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 박사학위를 가진 사람은 중등교육만 받은 사람보다, 회사 사장은 과장보다 훨씬 오래 살 가능성이 많다는 설명이다.

최초 남극 정복의 영광을 아문센에게 빼앗겼던 영국의 탐험가 스콧 대장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생각해 보자. 왜 패배자인 스콧에게 목숨을 잃는 가혹한 시련까지 닥쳤던 것일까? 바로 그 두 가지 요소가 인과적 관계 속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노력과 보상 사이의 불균형은 정신적으로 해로운 것이었고 그로 인해 육체적인 건강까지 해를 입었다. 만약 승리자였다면 그들은 모두 생존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들 중에서도 가장 먼저 사망한 사람은 지위가 가장 낮았던 에번스였다. 왜? 그 탐험은 스콧의 탐험이었지 에번스의 탐험이 아니었다. 그 상황에서 ‘삶에 대한 지배력’이 낮았던 에번스는 정신적으로 압도돼 버렸던 것이다. 다른 예도 있다. 경제적 수준이 비슷한 할리우드 배우들을 분석한 결과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배우가 그렇지 못한 배우보다 평균적으로 4년을 더 오래 살았다.

사람은 지위가 높을수록 건강해진다. 결국 자신의 삶에 대한 지배력과 사회 참여의 기회를 갖는다는 것이야말로 건강과 행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행복을 좌우하는 것은 재난이 아니라 바로 사무실과 공장과 집과 이웃 속에서 우리가 일상생활을 영위해 나가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늘 존재하는 사회적 불평등을 어떻게 해소해야 하는가? “자율권과 사회 참여의 기회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미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유석재기자 karm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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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원숭이와 다른 건? 고소공포증!

동물들은 왜?
미다스 데커스 지음|이옥용 옮김|열림카디널|360쪽|1만2000원

인간은 본능적으로 동물을 업신여긴다. ‘짐승 같은 놈’ ‘인면수심’(人面獸心)이란 표현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동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누(gnu·아프리카에 사는 소의 일종)가 나올 때가 있다. 보통 20~50마리씩 무리를 이뤄 지낸다. 사자가 아주 가까운 곳에 있어도 누의 떼는 천하태평으로 풀을 뜯어 먹는다. 사자가 덤벼들면 사방으로 흩어져 혼비백산 달아나지만 잠시 뒤 또다시 느긋하게 풀을 계속 뜯으며 적을 위해 포동포동 살이 찔 뿐이다. 이 모습을 보고 있자면 답답하고 한심할 뿐이다.

▲ 인간은 동물과 얼마나 다른걸까. 과연 동물은 인간보다 열등하기만 할까?
그러나 네덜란드 생물학자인 저자의 눈에는 인간도 똑같다. 자동차가 바로 곁에서 쌩쌩 질주하는데도 보행자 무리는 다른 곳만 보고 있다. 보도 밑으로는 가스관이 지나고 언제라도 폭발할 수 있지만 사람들은 그런 일은 다른 사람들한테만 일어날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다양한 동물들에 대해 알려주면서 동시에 인간의 특성과 약점을 이야기 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인간에 대해 말하기 위해 동물의 세계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생물학자로서 관찰한 ‘동물적’인 것과 사회인으로서 체험한 ‘인간적’인 것을 풍부한 지식과 생생한 사례로써 엮어낸다. 더러 ‘블랙 유머’라 부를 만한 신랄함도 있다.

가령 인간이 원숭이에서 유래했다는 해석에 맞서는 그럴싸한 반론이 있는데 바로 고소공포증이다. 원숭이가 아무렇지 않게 이 나무 저 나무를 기어올라가는 반면, 인간은 부엌에 놓인 등받이 없는 의자에 올라서기만 해도 심장이 쿵쿵 뛴다.

인간은 누구나 고소공포증이 있지만 고소공포증이 있는 원숭이는 채식을 하는 호랑이나 정직한 정치가 아니면 예의 바른 자동차 운전자만큼이나 모순된 것이다. 인간이 높은 곳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인간이 너무 크고 무겁기 때문이다. 만약 사람이 자유낙하로 5m를 떨어진다면 시속 35㎞로 땅바닥에 추락하는 것이고, 이는 헬멧을 쓰지 않은 채 오토바이로 콘크리트 벽을 들이받는 것과 다름없다!

생물학자이기 때문인지 저자의 서술은 터부를 서슴없이 깨고 있으며 매우 도발적이기까지 하다. “우리 창조주의 아들(성탄절에 그의 생일을 축하한다)이 포유동물이었다는 사실 한가지는 확실하다. 다만 입 밖에 내지 못하는 것일 뿐. 예수 그리스도는 사람이 된 자로서, 걸을 수 있는 발가락 열 개가 있고, 할례 받을 고추가 한 개 있고, 젖꼭지(십자가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도 두 개 있었다. 사람이 된 자는 의심할 여지없이 포유동물이다.” 문화 차이 때문인지, 기호 차이 탓인지 유독 고양이에 대한 저자의 지독한 관심에 선뜻 공감이 가진 않지만, 유럽 지식인 특유의 자유 분방한 상상력이 빚어내는 즐거움과,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지적 만족감을 함께 제공하는 책이다.

신용관기자 qq@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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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성교육, 지금 바로 시작하세요


3월이 시작됐지만 어린 자녀를 유치원이나 학교로 보내야 하는 부모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그렇다고 그림자처럼 아이를 따라다닐 수도 없는 일. 백선희 내일여성센터 상담부장은 “성교육은 인성교육이나 마찬가지다. 평소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주입, 체득할 수 있도록 부모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식기는 소중하다

◆성교육, 언제 시작해야 하나?

성교육에는 시기가 따로 없다. 중요한 건, 자녀의 연령과 인지능력에 따라 적절한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노골적인 표현이나 지나치게 유아적인 속어는 바람직하지 않다. 부모가 먼저 얼굴을 붉히거나 말꼬리를 흐려서도 안 된다. 아이가 자위행위를 한 경우, “느낌이 어떠니? 좋은 느낌이야?” 하고 물어본 뒤 “생식기는 우리 몸에서 가장 소중한 곳 중 하나이니 남에게 보여줘서도, 또 보여달라고 해서도 안 돼. 특히 피부가 약하니까 아프게 해서는 안 되겠지?”라고 설득해야 한다.


똥침같은 장난안돼

◆‘똥침’ ‘아이스께끼’ 장난은 NO!

성교육은 내 몸도 소중하지만, 남의 몸도 그만큼 소중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교육이다. 아이들이 흔히 하는 ‘똥침’이나 ‘아이스께끼’ 놀이는 삼가도록 주의를 줘야 한다. 성을 희화화시키는 놀이로, 성희롱·성추행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우리 몸의 부위와 특징, 남녀의 차이를 정확히 아는 것은 성의 중요성을 깨치는 첫번째 단계. 아이에게 직접 설명하는 것이 부담스러우면 시중에 나와 있는 성교육 교재〈표 참조〉를 활용하자. 동화책부터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하다. 같은 또래라도 발달 단계에 개인 차가 있으니 부모가 먼저 훑어본 뒤, 자녀와 읽는다. 놀이나 목욕을 같이하면서 자연스럽게 토론하는 분위기를 만들자.


어른께도 “싫어요”

◆어른들 말씀이라고 무조건 순종?

해바라기 아동성폭력상담센터 통계에 따르면 어린이 성폭력 가해자의 60%가 ‘아는 사람’이다. 주위 사람을 무조건 의심하게 할 필요는 없지만, 아무리 친한 어른에게라도 ‘싫다!’는 말을 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 특히 이유 없이 호의를 베푸는 사람에게 “고맙습니다만 지금은 집에 가야 합니다”라는 식으로 정중하고도 단호하게 거절하는 법을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

‘착한아이 컴플렉스’에서도 벗어나게 해야 한다.


“내 몸 만지지 마”

◆“건드리지 마!” 나도 외칠 수 있다

백선희 부장은 집에서 부모와 함께 가상으로 상황을 설정한 뒤 역할극을 해보는 것도 만일의 사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권한다. “말로만 100번 듣는 것보다 자기 입 밖으로 직접 뱉어보고 위기를 벗어나는 행동을 훈련하는 거죠.”

한국성폭력상담소가 발간한 ‘으랏차차 청소녀를 위한 호신가이드’에서는 “어머, 왜 이러세요” 대신 “건드리지 마!”라고 대범하게 소리치면서 상대의 팔뚝을 깨물거나 급소 부위를 공격하라고 가르친다.


김윤덕기자 si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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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6-03-01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퍼갈게요..

stella.K 2006-03-02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월드컵 D-100, 대국민 월드컵 승리 기원! 꼭지점 댄스 응원전!!

카페 동영상 강의를 보고 깜짝 놀란 김수로
꼭지점댄스공식카페에 가입한 이후 최초로 직접 응원 메세지 남기다!

3월 1일 앙골라와 벌어지는 국가대표 평가전을 앞두고
Daum 카페들이 '승리기원 꼭지점 댄스' 대규모 응원전을 펼칩니다!

이번 응원전은 월드컵06김수로꼭지점댄스공식카페를 주축으로
국내 최대의 축구카페 I Love Soccer, 강한 행동력의 사이버의병
그리고 B-boy댄스 전문 카페인 X-large b-boy 가 함께 진행한다고 합니다.

더욱이 이들 카페에서는 카페人들이 보다 쉽게 꼭지점 댄스를 익힐 수 있도록
동작을 설명한 강습 동영상을 만들어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는데요.

카페人들이 함께 모여 만드는 월드컵 승리기원 '대국민 꼭지점 댄스의 날!'
기대되지 않으세요?

가제 : 대국민 월드컵 승리 기원 꼭지점 댄스

일시 : 2006년 3월 1일 오후 6시

장소 : 상암월드컵경기장 앞 광장 [상암광장]
(Daum 부스 및 행사 카페 플래카드 / 배너 설치된 장소 집결)

* 현수막이 제공되어 보고 찾아오시면 쉽게 찾아 오실 수 있습니다.
*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2번출구로 나오시면 됩니다.

준비물 : 되도록이면 붉은 의상으로 맞추어 입어 주세요 ^-^
[꼭지점 댄스 따라하기 동영상] 오필승코리아 음악에 맞춘 따라하기 쉬운 안무 입니다.


* 동영상 강의 제공 : X-large b-boy
[사이버의병 - 애국가 꼭지점 댄스 태극기몹]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고 또 알리기 위해 온/오프라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이버의병카페에서는

애국가버전의 꼭지점 댄스를 청계천 광장에서 선보인 후,
상암광장의 대국민 꼭지점 댄스 응원전에 함께 참여 합니다.


일시 : 3월1일 오전 11시 11분
장소 : 청계천 광장 (광화문 5번 출구)

준비 : 태극기를 입고! 사이버의병카페에서
애국가버전 꼭지점 댄스 연습하고 오세요~

꼭지점댄스 태극기몹 이후 상암광장의
대국민 꼭지점 댄스 응원전에 함께 참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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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Smila > 나는 자뻑한다
바보들은 이렇게 묻는다 - 개정판
김점선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09년 7월
품절


자뻑은 예술가가 되는 필요충분 조건이다. 자기 스스로 뻑 가야 한다. 스스로에게 매혹당해야 한다는 말이다... (중략)

자뻑한다고 말하니까 그게 왜 필요한가? 하고 질문했다.
나는 그런 질문을 한다는 일 자체에 놀라면서 말했다.
"표절을 안 하지! 자뻑하는 자는 표절을 절대로 안 하지. 아무리 왕따를 당하거나 무시당해도 자뻑할 수 있는 사람이 기본적으로 예술가다. 재능이야 없는 사람을 찾기가 더 힘들지. 자뻑 안 하니까 자신이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지."-1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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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6-03-01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표절이라면-저도 자뻑에 속하네요.
고로, 저는 예술가가 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었구만요.^^*

stella.K 2006-03-01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럼요, 진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