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들의 수다 가슴 속에 감춰뒀던 이야기를 꺼내

언니네 방
언니네 사람들 지음 | 갤리온 | 231쪽 | 9800원

‘내가 혼자가 아닌 그곳 언니네 방’은 그 동안 세상을 향해 말하지 못했던 여성들의 ‘은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현재 4만 여 명의 회원이 활동 중인 온라인 커뮤니티 ‘언니네’(www.unninet.net)에 올라온 글들을 묶은 것으로 섹스 문제에서부터 살림살이, 성교육, 직장 내의 성 차별이나 성추행 문제 등 여성이라면 응당 열이 솟구치면서도 입이 근질근질해질 만한 얘기들로 가득하다.

‘언니네’의 여성들은 서로의 아픈 곳을 보듬고 긁어주면서 자신들만의 일탈과 해방을 맛본다. 그 매개는 허물 없는 자기고백과 남성들에 대한 조롱 및 재치 넘치는 훈계이다.‘언니네’의 이런 고백들은 말을 통해 실현되는 자기정화와 자기극복의 사례들을 보여준다.

‘언니네’는 이 땅의 모든 여성들이 가슴 속에 감춰두려 했던 이야기들을 살풀이하듯 풀어놓는다. 그렇게 해서 여성들은 특유의 친밀감과 유대의식으로 자아의 경계를 확장한다. 때문에 각기 다른 사람이 쓴 글들임에도 한 사람이 일필휘지로 써 내려간 듯 앞뒤좌우가 두루 통하고 맺힘이 없다. 그건 여성의 고통이나 슬픔이 어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 전체의 문제라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언니네’의 수다를 일별하고 나서 처음 든 느낌은 모종의 부러움이었다. 이 글은 ‘언니네’에 응대하는 한 남성의 대꾸와도 같다. 하지만 그녀들의 번다하고 유쾌발칙한 얘기들에 남성을 대표해서 반론을 제기하거나 눈치 살피며 맞장구를 칠 생각은 없다. 그저 내 반편스러운 남성성을 보란 듯 드러낸 채 마음껏 떠들고 싶을 뿐이다. 때문에 그녀들이 자신들만의 은밀한 공간에 이 무지렁이 같은 남정네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중요치 않다. ‘언니네’ 가족들이 그랬듯, 나 역시 수다에 목말라 있을 따름이다.

내가 수다 떨고 싶은 건 바로 자의든 타의든 말해지지 않은 남성들의 섹스 문제에 관해서이다. 한국 남성들이 고민하는 섹스 문제의 대부분은 돌팔이 약 판매 전단지에나 등장하는 발기부전 치료나 정력 강화에 한정된다. 일단 힘이 세지고 나면, 그래서 뭇 여성들이 모두 자신의 잠재적 파트너로 여겨지기 시작하면, 남성들은 더 이상 고민하지 않는다. 하지만 남성들이 속옷 챙겨 입고 짐짓 득의만면한 표정을 짓기 시작할 무렵, 여성들만의 쓰라린 고민이 시작된다.

‘언니네 방’의 들머리엔 섹스 후 담배를 피워 물고 자기도취에 빠진 남성들의 뒷덜미를 강타하는 발칙한 손찌검이 있다. 그 손찌검 소리를 접시 깨는 듯한 히스테리로 여기는 남성들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겐 자신의 속을 생짜로 드러내는 것으로 마음의 허물을 벗는, 잠정적이지만 부러운 해방가로 들린다. ‘언니네 방’을 다녀온 서른 중반의 독신남성으로서 남성들에게 탄원하건대, 아랫도리만 이승엽 방망이처럼 휘둘러대지 말고 제발 좀 주둥이부터 원활하게 놀리고 살아보자.

여성들의 입장에서는 배부른 소리로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세상에는 등짐처럼 짊어진 사회적 성 역할에 진력이 난 남성들의 신문고도 필요한 법 아니겠는가. 그러니 남성들아, 부디 우리도‘언니네’그녀들처럼 속옷 꺼내 들고 서로의 입담을 늘어놓아 보자. 가만히 나둬도 튀어나온 ‘그것’을 과시하다가 ‘그것’ 때문에 뭇매 맞고 ‘그것’돼 버리기 전에.

강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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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6-04-03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퍼갑니다.
당장은 소화하기 힘들지라도.. 함 읽어보고 싶어요.

stella.K 2006-04-03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렇긴 해요. 흐흐
 

 

[주말의 향기] 베스트셀러도 ‘만드는’ 세상…

“한번 베스트셀러 ‘맛’ 보면 자본금 바닥나도 이 바닥 못떠”
블로그·V-메일 마케팅까지 사재기 유혹은 마약이자 쥐약

▲ 우리나라에서 한 해에 나오는 신간은 2만 종에 이른다. 그 수많은 책 중에서 어떤 책을 골라 읽을까. 베스트셀러 목록은 과연 믿을 만한 것인가. /이명원기자
이제 베스트셀러는 탄생하는 게 아니다. 전문가들이 ‘기획해서 만들어내는’ 시대다. ‘블로그 마케팅’에 이어 ‘V-mail’까지….

베스트셀러를 기대하는 출판사들의 아이디어도 현란하기 이를 데 없다. 독자 취향이나 시대 흐름을 앞서 창출하는 방식이다.

베스트셀러의 세계에 새 지평을 연 것은 무엇보다 인터넷이다. 새로운 방식의 본격 마케팅이 관건이다.

오늘 그 베스트셀러의 과거와 현재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초등학생들 사이에 한자 붐을 일으킨 ‘마법 천자문’(전10권·아울북) 시리즈. 2003년 11월 첫 권을 선보인 이 순수 국내 아이디어 상품이 지난 15일 누적 500만부를 돌파했다. 매달 평균 20만권이 팔려온 추세대로라면 20권 완간이 되는 2008년에는 2000만부 판매라는 한국출판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게 된다. 당초 달랑 두 명으로 시작한 출판사는 권당 8800원인 이 책을 팔아 100억 원대의 순익을 올렸고, 직원은 30명으로 늘었다.

또한 1980년대 말 혜성같이 모습을 드러낸 이문열의 ‘삼국지’(전10권)가 출판사에 끼친 영향은 우리 출판계의 신화다. 3월 현재 1450만부가 나간 이 ‘보물단지’ 덕분에 민음사는 비룡소(아동서적·94년), 황금가지(대중문화·96), 사이언스북스(과학서적·97) 등 자회사를 차례로 세울 수 있었다.

베스트셀러는 출판인들에겐 ‘마약’과 같다. 직원 5명을 둔 사회과학 출판사 대표 K씨는 “마약 중에서도 아주 중독성 강한 치명적인 마약이다. 특히 한번이라도 베스트셀러를 터뜨려 본 경험이 있는 출판사 사장은 자본금을 다 까먹지 않는 한 절대 이 바닥을 못 뜬다”고 말한다.

일단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면 책은 스스로 탄력을 받는다. 상품의 성격에 상관없이 소비자는 다른 사람들이 찾는 물건에 우선 관심을 갖는다. 이른바 ‘덩달아 구매’다. 책도 상품인지라 남들 따라서 ‘지적 충동구매’를 한다. 또 대형 할인마트나 지방 소매점들은 베스트셀러 목록 위주로 주문을 낸다.

이러니 신간을 내놓는 출판사들은 어떻게 해서든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리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90년대까지 그 주된 방법은 신문 광고와 홍보활동이었다. 도종환의 ‘접시꽃 당신’(1986), 김진명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1994)가 이렇게 만들어진 대표적 베스트셀러다.

▲ 베스트셀러들
그러나 연 매출액 100억원이 넘는 대형출판사들이 출현하고 인터넷이 실생활을 지배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사정은 달라졌다. 마케팅 개념이 출판계에도 등장한 것이다. 책값보다 비싼 경품을 끼워 팔고, 레스토랑 체인점 메뉴와 버스 옆면에 책 광고가 등장하고, 저자 초청 사인회나 강연회는 거의 매주 대형서점과 이벤트 홀에서 열린다.

덩달아 책의 수명도 매우 짧아졌다. 베스트셀러 대박을 터뜨렸던 한 출판사 대표는 “이전에는 책을 내고 3개월 가량 추이를 지켜봤지만 지금은 3주면 책의 운명이 결판난다. 이 기간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지 못하면 당장 반품이 들어온다”고 토로한다. 자연과학 서적을 주로 내는 한 출판인은 “마치 영화판처럼 마케팅의 비중이 갑자기 커져 버려서 ‘이제 돈 없으면 아예 책을 내지 말아야 한다’는 자조마저 나오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베스트셀러는 또한 출판인들에게 ‘쥐약’이기도 하다. 출판사들이 서점에서 자기가 펴낸 책을 사들이는 이른바 ‘사재기’의 유혹 때문이다. 우리 출판계는 1997년과 2001년에 이어 올해 초에도 사재기 파문으로 큰 홍역을 치렀다. 아르바이트생을 동원해 서점에서 자기 책을 사들이는 고전적 형태에서부터, 출판사에서 서점의 계좌에 판매대금을 입금한 후 판매분으로 처리해주는 신종 수법까지 등장했다는 게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사재기는 우리만의 현상도 아니다. 2004년 미국의 한 유명 출판대리인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집계 담당자에게 판매 동향을 보고하는 중소형 서점들로부터 자신의 고객이 새로 낸 책 1만8000권(7만5000달러 상당)을 사들인 사실이 발각돼 순위 조작의 의혹을 받기도 했다.

또한 베스트셀러 집계 방식에 대한 공방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출판계와 대표적인 서점들의 베스트셀러 집계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듯 베스트셀러 목록은 독자 성향의 변화를 드러내는 유용한 이정표이면서도 정보 왜곡 가능의 허점을 안고 있는 취약한 지표다. 마치 양날의 칼과 같아 ‘마음의 양식’이라는 고전적 목표가 방기될 때 베스트셀러 목록은 지성을 벼리는 칼 아닌, 그 책을 읽는 이의 이성과 만든 이의 양심을 한꺼번에 도려내는 비수가 된다.

신용관기자 qq@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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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가 베스트북은 아니다

덩달아 따라 읽기 말고
검증된 스테디셀러중
관심따라 골라읽는 지혜를

아랍에미리트의 수도는 아부다비이고 경제 중심지는 두바이다. 인구 120만 명의 두바이가 열중하는 일이 있다. 세계 최고층 빌딩 ‘버즈 두바이’, 미국 디즈니랜드의 8배에 달하는 ‘두바이랜드’처럼 세계 최대, 세계 최고의 무엇을 만드는 일이다. 이유는? 빠른 시간 안에 전 세계에 효과적으로 두바이를 알리기 위해서다. 1932년 뉴욕에 지어진 102층짜리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또한 유럽에 대한 열등감을 치유하기 위한 미국인들의 고육지책(苦肉之策)이었다.

그런데 두바이나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 역시 ‘최고’ 혹은 ‘1등’을 좋아한다. 삼성의 1등주의가 싫지 않은 이유도 그렇고, 인터넷 영화예매 순위를 보고 관람할 영화를 결정하는 것도 “이왕이면 1등이 낫다”는 생각 때문이다. ‘베스트셀러’가 곧 ‘베스트북’이 아니라는 사실은 아마 삼척동자도 알 것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은 알면서도 베스트셀러를 읽는다. 그래도 많이 팔렸다면 뭐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우리에게 최고는 곧 최선을 의미하니까.

책따세(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교사들이 함께 엮은 ‘독서교육 길라잡이’에는 이런 에피소드가 소개되어 있다.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학생이 계속 베스트셀러 무협소설을 읽고 있기에 책을 뺏어 교무실로 들고 왔다. 무슨 책인가 싶어 몇 장 읽다 보니 재미가 있어서 앉은 자리에서 그 책을 다 읽어 버리고 말았다는 것이다. “읽기 교육이 전공인 교사가 이런데 학생들은 어떻겠느냐, 베스트셀러란 사실 재미있는 책이며 재미있는 책을 무조건 읽지 말라는 건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게 그 선생님의 이야기다.

사실 베스트셀러를 읽는 것 자체가 사회적 악은 아니다. 베스트셀러를 즐길 줄 아는 태도도 필요하다. “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만화 ‘슬램덩크’에서 배웠다”고 한 소설가 정이현의 말이 아니더라도 시대가 바뀌면 어른들이 걱정하는 베스트셀러가 주류(主流) 문화로 바뀌기도 한다. 또한 베스트셀러와 베스트북도 따지고 보면 독서 취향의 문제다. 관심사가 다르면 읽는 책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누구에게는 ‘김인식 리더십’이 꼭 읽고 싶은 책이지만 누구에게는 ‘읽는다는 것의 역사’가 책다운 책일 수 있다.

문제는 고전은 읽지 않고 베스트셀러만 읽는 행위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독자 스스로 자신만의 베스트북을 가려서 읽는 혜안을 기르는 일이다. 반대로 가장 나쁜 독서 행위는 베스트셀러가 말하는 바를 아무런 가치 기준 없이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태도이다. 따라서 베스트셀러를 읽더라도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아 검증받은 책을 읽을 것을 권한다. 2000년 이후부터 활발하게 쏟아지는 경제·경영서를 예로 들면 꼭 필요한 책도 있지만 사실 그 이야기가 그 이야기인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경우 독자가 알고 싶은 분야의 대표선수 격인 스테디셀러를 찾아 읽는 것이 효과적이다.

2001년 베스트셀러였던 ‘펄떡이는 물고기처럼’은 조직 활성화를 우화 형식으로 다룬 책이지만, 이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2002년 국내에 출간되어 지금까지 기업 경영의 바이블로 읽히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를 보는 편이 낫다. 변화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가 말하는 바에 관심이 있다면 지식사회에서 개인의 자기실현을 다룬 피터 드러커의 ‘프로페셔널의 조건’을 읽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찬가지로 처세 심리서를 여러 권 읽느니 ‘설득의 심리학’을 여러 번 읽는 것이 더 유용하다.

한미화 출판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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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의 향기] 베스트셀러의 비밀 딱 3주만에 결판

대박 필자들 4가지 공통점
①나만의 전문영역 개척 ②틈새시장 철저히 공략
③고정독자 몰고 다닌다 ④출판사들 ‘특별 관리’

현재 우리나라의 베스트셀러 저자들은 누구인가. 우리 출판계에도 새 저서를 출간하면 몇 만 부에서 몇 십만 부의 판매가 거의 ‘보장’되는 필자들이 있다. 대부분 열성적인 고정 독자들을 확보하고 있는 이들의 책을 내기 위해 출판사들은 애를 쓴다.

명상 서적을 주로 내는 시인 겸 번역가 류시화(47)씨는 출간하는 책마다 베스트셀러가 된다고 해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다.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등이 밀리언셀러가 됐으며,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성자가 된 청소부’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 등 번역서들도 수십만 부가 팔렸다. 또 법정 스님의 ‘산에는 꽃이 피네’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등 류씨가 엮은 책들도 수십만 부씩 팔려 나갔다. 류시화씨는 “나는 독자들의 강한 잠재적 요구가 있는데도 출판사들이 잘 내지 않는 책들을 골라 펴낸다”고 ‘비결’을 공개했다.

경제 경영서의 베스트셀러 저자는 공병호(46)씨와 구본형(52)씨다. 공씨의 저서 중 가장 많이 팔린 것은 ‘10년 후 한국’(40만 부)이며, ‘자기경영노트’ ‘10년 후 세계’ ‘부자의 생각, 빈자의 생각’ 등도 베스트셀러다. 자신을 ‘지적 사업가(intellectual en trepreneur)’라고 규정하는 공씨는 “강연 등을 통해 사회와 부닥치면서 ‘시장’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구본형씨는 외환위기 이듬해에 펴낸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켜 20만부 이상 팔려 나갔다. 그리고 뒤이어 펴낸 ‘낯선 곳에서의 아침’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등 변화와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들도 10만 부 이상 판매됐다.

최근 베스트셀러 저자로 떠오른 사람은 오지여행가 및 구호활동가 한비야(48)씨다. 그가 7년간의 오지여행 경험을 담아 펴낸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전 4권)은 모두 100만 부가 팔렸으며, 뒤이어 펴낸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20만 부) ‘중국견문록’(50만 부)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35만 부)도 잇달아 히트를 쳤다. 한씨의 책 세 권이 좋은 반응을 얻는 것은 세계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 증대와 책이 지닌 교육적 의미 때문으로 분석되며, 독자층이 대학생과 20대에서 청소년층으로 확대되고 있다.


분야마다 베스트셀러 저자들은 다양하다. 역사 분야에서는 ‘조선왕 독살사건’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 ‘우리 역사의 수수께끼’ 등을 펴낸 이덕일(45·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씨와 ‘500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 ‘방외지사’를 낸 조용헌(45·강호동양학연구소장)씨가 대표적이다. 또 한문학에서는 ‘미쳐야 미친다’ ‘죽비소리’ ‘한시미학 산책’의 저자인 정민(45) 한양대 교수, 미술 분야에서는 ‘50일간의 유럽미술관 체험’ ‘내 마음 속의 그림’을 펴낸 미술평론가 이주헌(45)씨, 신화 분야는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의 소설가 이윤기(59)씨, 과학은 ‘개미제국의 발견’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를 지은 최재천(52) 이화여대 석좌교수와 ‘과학콘서트’를 펴낸 정재승(34)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등이 두드러진다.

베스트셀러 저자들은 출판사와의 관계에서 몇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원고를 넘겨준 후 출판사에 완전히 맡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최종 순간까지 함께 상의하며 책을 만드는 사람도 있다. 류시화씨 같은 경우는 전문 편집자 이상의 안목을 갖고 있기 때문에 혼자서 거의 전 과정을 책임지며, 공병호·정민씨 등은 출판사의 특성에 맞춰 저서들을 분산 배치하는 저자들로 꼽힌다.

베스트셀러 저자들은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거액의 계약금을 미리 받거나 인세를 많이 받는 등 금전적 이득을 중시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호흡이 맞는 출판사들과의 파트터십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관행은 거의 사라졌다. 김학원 휴머니스트 대표는 “한 출판사에서 여러 권을 잇달아 출간해야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 대신 책의 제작과 광고 등에서 다른 필자들보다 더 정성을 들여줄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선민기자 sm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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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재밌어지기 시작했다. 4장 '민담'을 읽기 시작하면서 부터.

 

 

 

가끔 그럴 때가 있다. 무슨 책을 붙들고 있으면 연달이 무슨 책이 계속 생각나는 거. 도스토예프스키가 읽고 싶어지는 건 왜일까?

 <악령>은 어떨까? 그런데 이 책 절판이란다. 무슨 뜻일까? 다시 새롭게 개정판 낼건가? 아님 아예 안 나오는 걸까? 너무하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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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3-31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 나오겠죠^^

stella.K 2006-03-31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안 잤구랴~^^

승주나무 2006-03-31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령 제가 대출해 드릴깝쇼. 예전에 큰맘먹고 전집을 구매했죠. 지금은 1권이 떨어져 나가서 책장에 휑뎅그렁하게 남아 있는데..
나중에 판이 나오면 그걸로 보내줘도 좋아요.
악령은 미완성작이라고 평가되면서도 은근히 끌리는 작품이지요^^ㅋㅋ

stella.K 2006-04-01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출은 사양이옵니다. 아예 주시면 모를까...호호. 나중에 새롭게 판이 나오리라 믿고 저도 기다려 볼랍니다. 생각해 줘서 고마워요.^^

승주나무 2006-04-02 0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아끼는 책이라 선뜻 드리지는 못하구.. 나중에 성공하면 한 판 쏘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