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물만두 > 2006년 상반기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다른 많은 작품들이 읽혔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기리노 나츠오를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이 작품을 맨 처음 올립니다. 사실 이런 소재를 적나라하게 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곡을 팍 찔러서 아프더라도 곪아 터져 또 다른 상처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이 작품에 담아봅니다.

패스리셔 하이스미스 여사의 작품을 빼놓는다는 것도 용납이 안되는 지라^^;;; 좀처럼 읽기 어려운 단편집이라는 것에 후한 점수를 줍니다. 장편과는 색다른 매력을 선보여준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구요. 어울리지 않은 많은 것들을 알아가고 이해하고 포용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배척의 공포를 승화시키고 싶은 마음입니다.

다아시경... 캐릭터의 매력이 대단한 작품이지요. SF와 미스터리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멋진 작품입니다. 하반기에 시리즈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빨리 좀 출판해주시길...

픽션보다 더한 논픽션... 누가 누구를? 인간이란 이런 존재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마치 악어와 악어새를 연상시키며 그 악어에게 잡아먹힌 생물의 존재감은 어디에도 없어 더 슬프게 만드는, 그래서 꼭 한번 누구나 봐야 하는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돌을 던져야 할 이들이 없음에 안타까운... 암튼 다 나빠~ 외치고 싶은 작품입니다.

독특한 구성이 좋았고 마지막까지 궁금증을 유발해서 끈질기게 달라붙는 근성이 좋았고 책을 덮은 뒤 또 다른 시리즈가 있어 기다리게 하는 점이 좋았던 작품입니다. 후속작 나와라!!!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작품 읽고 얼마나 행복했는지... 축구만이 아니라 이 책을 보고 때~한민국 짝짝짝짝짝 외치고 싶었습니다. 너무 늦게 봤지만 볼 수 있었음에 감사하는 책... 이 정도만이라면 우리나라 추리 소설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참 좋았는데 다른 분은 별론가봅니다. 뭐, 십인십색이니까요. 삼부작으로 볼 수 있으니 계속 나오는 작품을 읽다보면 다 갖고 싶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중요한 건 시간이 아니고, 나이가 아니고 그 자리, 그 위치에서 얼마나 삶을 잘 살아내는냐가 아닐까요?

이 오묘한 책을 내가 다 이해했을지 지금도 의문이지만 죽기전에 꼭 한번 다시 읽고 싶은 책 목록에 올려봅니다. 죽기전에야 이해할 수 있겠지요. 그 여자... 점 점 작아져 부디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가끔 책을 읽고 자신이 대견해질때가 있습니다. 이 작품이 내게 그런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재미있고 철학적이고 기가 막힌 반전에 안 읽으면 후회하기 딱 좋은 작품입니다. 한번 들어가면 나오기 힘드니 끈이라도 준비해서 허리춤에 매고 뛰어드시길...

이 책도 좋고 클라이머즈 하이도 좋은데 이 작품은 선택한 것은 분권때문이랍니다. 내 인생에 벚꽃이 피고 벚꽃이 지던 그런 날들을 기억하게 될때 주저앉아버리고 싶어지는데 하지만 그런 기억들이 우리 인생을 이어주고 만들어주는 등불이었음을 서서히 느껴갑니다. 늦게 깨닫는다는 것도 인간의 미스터리한 점이 아닌가 싶네요.

어떤 작품이든 나만의 베스트기 때문에 내가 좋은 작품들만을 골랐습니다. 너무 오래 기다리다 만난 작품, 만날 수 있어 좋았던 작품입니다. 보츠와나로의 짧은 여행은 때를 벗기듯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듯합니다. 그래서 자꾸만 보츠와나의 음마를 찾게 되나 봅니다. (그새 주인공 이름 까먹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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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권을 골랐군요.

사실 읽은 모든 책들이 제겐 좋은 책들입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 자체가 행복을 주니 그 어떤 책이라도 제겐 소중합니다. 다른 작품들 중에서 계속 나오는 시리즈와 더 읽고 판단할 작가의 책은 일부러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뽑아 놓고 내일이면 또 다르게 뽑을 인간이 저라 후다닥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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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의 미학? 상투적 허무?

첫 단편집 ‘강산무진’ 뜨거운 논쟁

▲ 첫 소설집 ‘강산무진’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 “내 소설을 옹호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는 작가 김훈. /한영희 객원기자
‘칼의 노래’로 유명한 작가 김훈의 첫 단편소설집 ‘강산무진’을 둘러싸고 미학적 찬반 논쟁이 뜨겁다. ‘강산무진’은 지난 4월 초 초판 2만부를 선보인 뒤 최근 1만부를 더 찍는 등 매우 이례적인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에 논쟁은 더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최근 문학창작집은 초판 1500부부터 시작한다).

‘강산무진’은 이상문학상 수상작 ‘화장’과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 ‘언니의 폐경’ 등 모두 8편의 단편이 실렸다. 대부분 50대가 주인공이다. 남성 인물은 외환위기 이후 실직하거나, 간암 선고를 받는데, 여성은 이혼당하거나, 폐경기를 맞는다. 이 작품집은 오늘의 사회 현실을 중년의 사적 일상 속에 세밀하게 재현하면서 삶의 근원적 비애까지 탐미적 단편 미학 속에 담았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평론가 차미령은 계간 ‘문학동네’ 여름호에 쓴 작가론에서 ‘강산무진’을 세 축으로 요약했다. “자본제 사회가 부여한 견고한 삶의 형식, 중장년에 이르러 맞닥뜨린 삶의 고독과 허무, 그리고 무엇으로도 상징화될 수 없는 실체가 불러일으키는 환영….”

그런데 평론가 장석주는 평론집 ‘들뢰즈, 카프카, 김훈’을 통해 ‘언니의 폐경’에 혹평을 내렸다. “이 작품에 황순원 문학상이 주어졌을 때 나는 납득할 수 없었다”는 그는 “갱년기의 두 여자가 끌어안고 있는 삶은 통속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김훈 소설의 ‘도저한 허무주의’가 감각의 물신화, 남근주의, 죽음 예찬, 영웅 숭배 등을 통해 ‘파시즘의 기미’를 보인다고까지 했다.

이 논란에 대해 평론가 심진경은 “김훈 소설은 고단한 남성들의 평범한 삶의 비애를 숭고하게 그려낸다는 점에서 386세대 이상 남성 독자들을 매료시키는 것 같지만, 여성 육체 묘사를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신선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여성의 성기는 구멍이고, 블랙홀이기 때문에 남성이 매혹되면서도 거기에 빠지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을 갖는다. 김훈 소설은 섬세한 미문으로 그리기 때문에 평가가 애매하지만, 결국 여성의 육체를 대상화·타자화한다.”

김훈은 이런 비판에 대해 “내 소설 안에 파시즘과 마초(macho)의 싹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런 징후를 극대화하면 그 논리 안에 허구가 생긴다. 그 허구 안에 빠진 평론가들이 있다. 나는 그들을 매우 가엾게 생각한다. 그들이 지적한 대로 내 소설의 결함과 반(反)역사적 오류가 있는 것은 ‘있는 것’이다. 나는 오류를 두려워하지 않고 앞으로 나가는 작가가 되려 한다.”

박해현기자 hh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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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6-05-29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지난 토욜 강산무진 샀는데...일단 읽어보고 이 글 다시 읽어봐야겠네요. 퍼갈께요.

stella.K 2006-05-29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있는데...빨리 읽어얄텐데...^^

하루살이 2006-05-29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86세대 남성 독자들을 매료'라는 부분은 확실히 맞는것 같군요. 제 주위를 둘러볼 때 말이죠. 저는 잘 모르겠는데, 선배들은 다들 좋아합니다. 저로선 읽긴 힘들어 진도가 잘 나가지 못하는 경우도 태반인데... 세대별로 다른 느낌을 준다는 것만으로도, 독해의 난이가 다르다는 것만으로도 일단 관심이 갑니다.
 

 리더십에 관한 책들이 많이 나와있긴 하지만 난 아직까지 로버트 그린의<권력을 경영하는 48법칙> 만큼 재밌는 책을 보지 못했다. 물론 이 분야에 관한 책을 많이 읽지도 않았으면서 이런 얘기를 하는 건 좀 어줍지않긴 하지만 가끔 그 책이 그리워질 정도다. 다시 읽어봐야할 도서 리스트에도 올려놨지만 언제 읽게 될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아, 이 게으름이란...

이 책이 웬지 모르게 끌린다. 과연 <권력을 경영하는...>에 필적 할런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사랑은 과연 변하는 걸까? 아님 영원한 걸까? 이 책은 변한다고 말하고 있다. 빅토리아 시대 이후 수많은 예술작품을 통해 사랑의 가치와 변천을 분석했단다.

요즘 책이고 드라마고 사랑을 다루지 않은 게 없어 식상하긴 하다. 그만큼 사랑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많을걸까? 그래도 이 책은 흥미롭게 봐 줄만 하지 않을까?

 

결혼이 이런 책 보며 예습한다고 잘 살아지는 것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이런 책 정도는 읽어주는 것도 좋을 성 싶기도 하다. 더구나 저자가 정신병리학 연구원이었다네.

 

 

 

성경을 필사하는 과정에서 왜곡이 많이 일어난다는 것쯤은 오래전에 알고 있긴 했다. 이 책에 나오는 필사자는 하도 많이 고쳐놔서 "어리석은 무뢰한이여! 옛 문서를 그대로 두시오! 변개시키지 말고!"라는 경고문까지 썼다고 한다. 오죽했으면...

흥미롭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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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레져 > 작가들이 좋아하는 소설
2005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소설
작가 편집부 엮음 / 작가 / 200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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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이 뽑은 소설집이다. 추천수대로 실려 있다. 2005 최고의 소설로 뽑힌 건 박민규의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이다. 지난해 빌려 읽은 문예지에서 읽고서 가슴이 참 찡했었다. 박민규는 요즘 소설 아이콘 처럼 떠오르고 있는데 그의 소설이 향하고 있는 지점은 이 사회에서 소외된 자들, 실패한 자들이다. 이 소설집의 특징이기도 하다. 작가라고 하면, 갖게 되는 선입관들이 있다. 나르시즘에 빠져있거나 제 멋대로 세상을 살아가는 분방한 사람들. 말끔하게 차려 입기 보단 개성이랍시고 아무렇게나 꾸민 듯한 옷을 걸쳐 입은 사람들로 인식하게 마련이지만 사실 그런 사람들은 그닥 많지 않은 것 같다. 학급에서 열외자로 손꼽히는 사람들이 작가가 될 것 같지만 정이현 처럼 야무진 소설가도 있고 정미경 처럼 지적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도 있다. 부디 작가는 이럴 것이다, 하는 편견은 없었으면 한다.

작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의 첫 발걸음은 사변적이고 사적인 분노와 갈등에서 출발하기도 하는데 이 소설집에 실린 소설들은 그런 개인적 취향 보다는 당대의 문제를 꼬집고 있다. 그러니까 이 사회의 모순을 드러내고 그 모순이 인간에게 가하는 폭력적인 것들, 나도 모르는 사이 부조리한 사회에 편입되있는 모습들을 그리고 있다. 작가들이 이 사회에 하고 싶은 말이 얼마나 많은지, 일일이 다 지켜보고 있다가 원고지를 채우고 있는 것이다.

김연수의 부넝쒀는 두 말할  필요 없는 수작이다. 그는 세계적인 작가 김연수가 되고자 마음먹은 것 같다. 김영하의 보물선과 간발의 차이로 황순원 문학상을 받지 못했는데 올해는 그가 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김재영의 코끼리는 제 3국 노동자들이 우리나라에서 겪는 소외와 그들만의 삶을 다루고 있다. 작가가 몸소 취재해 썼다고 하는데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소재를 담백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엮어냈다. 박범신의 감자꽃 필때는  아름다운 소설이다. 그의 연륜에 맞게, 그가 아니면 쓸 수 없는 소설 처럼 느껴진다. 삶의 마지막 끄트머리를 장식하는 스님과 농부를 통해 인간이란 다 그런 것 아니겠느냐는 허허로운 웃음을 쏟아내게 한다.

이현수의 집사의 사랑은 그녀의 연작소설 신기생뎐 중에 한 편이다. 이것 말고 또 다른 한 편을 읽은 적 있는데 문장이면 문장, 문체면 문체, 묘사면 묘사 할 것 없이 아주 고운 선율의 춤사위 처럼 미혹적인 이야기다. 다 늙은 기생을 사랑한 집사를 통해 짝사랑, 사랑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을 보여준다. 전성태의 사형이 주는 여운은 참 길다. 그는 군대라는 제도가 한 인간을 어떻게 변모시키고 그것이 한 인간 삶을 어떻게 지배하는지, 그 사소함이 치명적인 독을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을 얘기한다. 사소한 원한으로 치부될지 모르나 그것이 한 개인을 송두리째 빼앗을 수도 있다는 무서운 경고다. 정미경의 소설은 장기매매를 다루고 있다. 장기를 파는 사람이건 사는 사람이건 어차피 살기 위한 일이다. 하지만, 정말 그게 전부일까? 정이현의 위험한 독신녀는 아직도 자신이 찬란했던 한 때의 정지된 시계를 차고 있는 슬픈 공주의 노래다.

매일 아침 다양한 조간 신문을 섭렵하고 시사, 다큐, 교양 프로그램은 놓치지 않고 보는 작가들. 두 발이 닿는 곳으로 무작정 길을 떠나고 보는 작가들. 무심결에 들은 이야기 조차 흘려버리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로 만드는 작가들.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시길. 하고 싶은 말을 소리내어 하지 못하고 글로서 할 수 밖에 없는 뜨거운 심장의 전령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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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06-05-27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리뷰에 추천을 하여야 마땅하지만
오늘 저는 스텔라님께 소중한 추천 한 표를 드리렵니다. ^^

stella.K 2006-05-28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그렇잖아도 추천이 고팠는데...흐흑~
 

 

기저귀 찬 아이의 욕망까지 부추기는 넌, 누구냐

TV.광고.아이들

아이들은 충족을 모른다. 광고 행위의 원초적 온상인 욕망이 가장 생생한 형태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 타이틀·인형·로봇·자동차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들은 때로 달래기가 불가능하다. 아이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간단하지만 강력하다. “다른 애들은 다 갖고 있단 말이야~.”

또래와 같아지려는, 욕망의 무한 재생산 구조에 TV 광고는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하버드 의대 정신의학과 교수인 저자는 목소리를 높인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소비하도록 만드는 광고 종사자들이 우리 아이들을 망치고 있습니다.” 그 과정은 교묘하고 집요하다. 광고의 효과는 즉각적이다. 더우기 이 업계에는 똑똑하다는 인재들이 모여 그 구조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미국에서 맥도널드가 엄마들을 겨냥해 ‘오늘 하루쯤 쉴 자격이 있다’는 광고 문구를 내놓기 직전인 1970년에 맥도널드 연간 판매고는 5억8700만 달러였다. 4년 뒤인 1974년 맥도널드는 연간 19억 달러 어치를 팔았다. 1950년대 중반에 머리를 염색하는 미국 여성은 7%에 불과했다. 미국 미용용품 전문업체 클레어롤이 ‘저 여자 했어, 안 했어?’라는 광고 문구를 내놓고 6년이 흐르자 전체 여성의 70%가 염색했다.

엄마와 여성을 공략하는 것은 사실 아이들을 노리기 위한 전초전이었는지도 모른다. 아이들은 광고주의 가장 만만한 ‘먹잇감’이다. 아이들을 둘러싼 광고는 어디에나 넘친다. 미국 아이들이 TV·라디오·영화·잡지·인터넷 등 대중매체와 접하는 시간은 주당 40시간이 넘고, 매년 TV에서만 평균 4만 편의 광고를 본다. 8~18세 미국 아이들의 3분의 2, 2~7세 아이의 32%가 자기 침실에 TV를 갖고 있다. 두 살 이하의 유아들도 이 비율이 26%나 된다.

더욱 심각한 건 광고의 내용을 제대로 설명해줄 어른이 없는 상태에서 아이들끼리만 TV를 본다는 점이다. 저자는 특히 유색 인종의 비율이 높은 빈민층 어린이들을 걱정한다. 흑인과 라틴계 아이들은 중·상류층이나 백인 아이보다 TV를 많이 보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 부모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묻고 대답한다. 무엇보다, 광고를 쏟아내는 매체들로부터 아이를 분리시켜야 한다, 같이 산책하고 요리하고 운동해야 한다, 또 아이들과 광고에 대해 얘기를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자는 방에서 컴퓨터를 없애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인터넷에도 아이들을 겨냥한 광고들이 올라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또 학교·지역사회·재단·정책 입안자·성직자들이 해야 할 목록이 나열돼 있다.

반대 시각이 없는 건 아니다. 국내 최대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의 김재홍 국장은 “과감한 생략, 풍부한 색채, 다양한 상징 등 TV CF는 아이들의 미적 감각과 상상력을 키우는 최고의 교재”라고 말한다. 또 학교나 교과서를 통해 얻을 수 없는 필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변호’도 곁들인다.

물론 이 책의 저자는 이러한 광고인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소비자를 호도하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경고한다. “어린이가 인격체 이전에 소비자로 취급되기 시작하면 아이의 신체적·심리적·사회적·정서적·영적 발달이 모두 위험해 진다.”

신용관기자 qq@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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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06-05-27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 유아 그리고 아동들을 사업대상으로 삼는 사람들이 흔히 이렇게 말들했지요.
아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우리들 사업은 망할 수 없다고요.
그러나 유래없는 출산율의 저하가 저들의 입을 싹 비벼놓았습니다.
하긴 장래식장 광고를 보게 된 것도 그리 오래 전 이야기가 아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