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전은 하나인데 번역은 여럿이니…
  • 도덕경·국부론·파우스트… 전문가들이 뽑은 ‘좋은 고전번역본’
  • 유석재 기자 
    • 맥루한
    • 큰 마음을 먹고 마음의 양식인 고전(古典)을 읽으려고 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번역본을 읽어야 하는가’란 의문 앞에서 당혹감을 겪게 마련이다. 16일 출간된 ‘최고의 고전 번역을 찾아서 2’(교수신문 엮음, 생각의나무 刊)는 작년 7월 출간됐던 1편〈본지 2006년 7월 25일 A21면 보도〉에 이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두 24권의 고전을 뽑아 국내 번역본을 비교하고 ‘추천 번역본’을 선정한 책이다.〈표 참조〉

    • ‘도덕경’ ‘목민심서’ 등의 동양 고전과 ‘역사’ ‘변신 이야기’ 등 서양 고전, ‘방법서설’ ‘국부론’ 등 근대 사상서, ‘파우스트’ ‘카라마조프가(家)네 형제들’ 등 서양문학, ‘과학혁명의 구조’ ‘미디어의 이해’ 등 현대의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이 포함됐다.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은 추천을 포기했고, 몽테스키외 ‘법의 정신’의 경우 “번역본들의 상태가 좋지 않아 오류가 적은 순으로 추천했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책마다 달라지는 번역의 편차를 비교하기도 했는데, 카프카 ‘변신’ 중의 독일어 원문 ‘Der Teufel soll das alles holen!’은 ‘빌어먹을 것, 될대로 되라지!’ ‘이제 이런 생활은 정말이지 지긋지긋해!’처럼 번역되기도 했지만 ‘악마여, 제발 좀 이 모든 것들을 다 가져가다오!’(이재황 역)가 원문의 뜻을 살렸다고 지적한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 대륙의 이야기꾼들, 한반도에 말걸다
  • “저평가 우량주” 中소설 올 30여종 출간
    포화상태 국내 일본소설 시장에 도전장
  • 상하이=김태훈 기자 
    • 문학평론가 전형준(서울대 중문과) 교수는 얼마 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에 수록할 중국 작품을 추천해 달라는 의뢰를 출판사로부터 받아 선정 작업을 하고 있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은 지금까지 140여권이 발간됐지만 중국 문학 작품을 싣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수 년간 중국 문학 작품을 내지 않았던 문학동네 출판사도 올해 중국 소설 2~3권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중국 최고의 인기작가로 떠오른 쑤퉁(蘇童)의 소설을 앞세워 여름 소설 성수기를 노린다는 전략을 짰다.

      중국 소설의 올 한 해 움직임이 심상찮을 전망이다. 국내 문학시장에서 고공비행중인 일본 소설을 향해 중국 소설들이 도전장을 내민 양상이다. 교보문고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소개된 중국 소설 가운데 삼국지 등의 역사소설과 전기·무협소설, 개정판 등을 제외한 순문학 작품은 고작 12편이고, 2005년에는 10종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4월 현재 시장에 나왔거나 출간을 대기하고 있는 소설 목록만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30여 종에 이른다. 민음사, 문학동네, 웅진지식하우스, 황매, 비채 등이 중국 소설 시장에 뛰어들었다.


    • 올해 소개되는 중국 소설가들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작가는 쑤퉁. 소설집 ‘이혼 지침서’가 지난해 번역된 데 이어 ‘쌀’(米), ‘무측천’(武則天), ‘푸른 노예’(碧奴), ‘나, 제왕의 생애’(我的帝王生涯) 등 4권이 이미 서점에 나왔거나 올 하반기를 목표로 출간 날짜를 고르고 있다. 옌롄커(閻連科)의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爲人民服務), 한둥(韓東)의 ‘애정역학’(愛情力學), 주원(朱文)의 ‘나는 달러가 좋아’(我愛美元) 등 최근 수년간 중국에서 화제가 됐던 작가와 작품들도 올해 대거 국내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중국 소설에 대한 이같은 전례 없는 관심 증가는 중국 문학이 일본문학의 뒤를 잇는 ‘블루 오션’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 비채 출판사 이영희 대표는 “일본 대중문학상인 나오키 상을 받은 소설은 저작권료가 최고 10배까지 오르는 등 경쟁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반면, 중국 소설들은 미래가치가 저평가된 우량주다”고 말했다.

      고전과 근대문학 위주로 번역 소개되던 중국 소설이 문혁(文革) 이후의 세련된 현대 소설로 대체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혼 지침서’를 번역한 김택규씨는 “올해 소개되는 소설가들은 문혁 이후 중국 문학의 최근 흐름을 대표하는 40~50대 소장파 세대”라며 “국내 독자들에게는 아직 생소하지만, 대부분 유럽 등의 세계무대에서 상당한 호평을 받은 작가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잇따른 중국 소설 출간이 본격적인 중국 문학 붐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중국에서 2003년 출간돼 130만부가 팔린 궈징멍(郭敬明)의 ‘환성’(幻城)이 국내에서는 초판 2000부를 소화하지 못하는 등 대부분의 중국 소설들이 손익분기점을 넘는데 급급한 실정이다. 전형준 교수는 “최근 소개되는 중국 소설들에서 1980년대 우리 문학이 보여줬던 활력이 느껴진다”면서도 “그것이 한국문학의 흘러간 옛 노래를 듣는 것 같은 촌스러움이 될지, 국내 문학의 활기를 자극하는 촉매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 [이주향의 책 향기] 그림자 어루만지기
  • 로버트 존슨의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
  • 이주향 수원대교수·철학 
    • 나는 선한 사람이 되기보다 온전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융의 말입니다. 꽃은 지는 것까지 꽃이고, 사랑은 이별까지 사랑이듯이 온전한 사람은 제 그림자와도 진지하게 대화하는 사람입니다.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에코의 서재)에 따르면 그림자는 심리의 어두운 측면입니다. “우리 내면의 유쾌하지 않고, 수치스럽고,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라는 거지요. 자기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제일 잘 모르는 부분, 그것이 그림자입니다. 우리 마음속 벽장 깊숙한 곳에 꼭꼭 감춰둔 그림자는 어떤 것일까요?

      억누르고 외면하고 방치한 그림자는 감춰둔 채로 숨어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느 순간 내 머리끝까지 올라와서 삶을 훼방하고 파란을 만듭니다. 멀쩡한 줄 알았던 내가 그토록 충동적이었더니, 따뜻한 줄 알았던 내가 이렇게 잔인한 사람이었다니, 하면서 ‘나’에게 놀란 적이 없습니까? 버림받은 그림자 짓에 대한 ‘나’의 탄식입니다. 사실 성공한 자가 실패를 두려워하면 긴장과 불안을 안고 살아야 합니다. 똑똑하고 내성적인 사람이 겸손을 모르면 자기 꾀에 넘어갑니다. 이성적이고 외향적인 사람이 명상이나 기도를 모르면 세상에 욕할 일이 천지입니다. 정결한 성모 마리아가 거리의 여자를 품지 못하면 신경증인 겁니다. 방치된 그림자 힘에 되레 당하는 거지요.

      “그림자를 현명하게 다루려 노력하지 않는다면 참담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곧 누군가에게 무례하게 대할 것이고, 내 성격의 끔찍한 면들을 타인에게 드러내게 되거나 아니면 우울증에 빠질 것이다.”

      존슨은 결코 그림자를 만드는 선이나 성공이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 이면을 보지 못하고 소화하지 못하면 그 왜곡이 칼이 되어 우리를 찌른다는 거지요. 그렇다면 무의식 안에 방치된 그림자를 지혜롭게 다루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존슨은 마리 앙투아네트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왕비는 불현듯 화려한 궁전이 따분해졌다. 뭔가 땅과 접촉하기를 원했던 그녀는 직접 소젖을 짜보기로 했다. 최고의 건축가를 동원해 외양간을 짓고 품종 좋은 젖소를 스위스에서 수입하는 등 모든 준비가 끝난 날, 왕비는 젖 짜는 여인의 일을 시작하려 했다. 그 때였다. 갑자기 이 일이 혐오스럽게 느껴진 왕비는 하녀더러 젖을 짜라고 명한다.”

    • 이주향 수원대교수·철학
    • 만일 왕비가 그때 소젖 짜기를 했다면 프랑스 역사는 달라졌을 거라는 것이 존슨의 추측입니다. 왕비의 충동은 우아하고 형식적인 궁정의 삶을 평범한 농노의 일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알려 주었던 거지요. 그러고 보면 그 충동은 왕비의 그림자 안에 있는 황금이었는데 왕비는 끝내 그 황금을 꺼내지 못했던 겁니다.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듯 그림자 속에는 황금이 있습니다. 삶에서 그 황금을 발견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렇게 말합니다. 빛이 없으면 보이지 않고 어두움이 없으면 깃들 수 없다고. 선이 없으면 희망이 없고 악이 없으면 활력이 없다고.


  •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tella.K 2007-04-02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에서 주인고이 자주 사용하는 블랙베리라는 물건이 나온다. 얼핏 들어선 무슨 과일 이름같기도 하다만 주인공이 이 물건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유심히 읽어봤더니, PDA의 일종 같더라.

    아니나 다를까? 블랙베리가 이렇게 생겼군!

     

      

    삐삐→휴대폰… '블랙베리' 시대의 도래

    [조선일보   2007-03-30 06:24:39] 

    해외 블랙베리 인기 대해부

    지난해 개봉된 가족코미디 영화 ‘RV’에는 흥미로운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 로빈 윌리엄스는 캠핑카를 끌고 로키산맥으로 가족여행을 가면서도 틈틈이 업무를 계속한다. 노트북PC를 잃어버린 그는 손바닥만한 조그만 단말기를 두드려가며 중요한 보고서를 작성한다. 단말기를 들고 캠핑카 지붕과 바위를 이리저리 옮겨 다닌 끝에 통신신호가 잡히는 장소를 간신히 발견해 보고서를 무선으로 전송하는 데 성공한다.

    휴대폰 같기도 하고, PDA(개인휴대단말기) 같기도 한 이 단말기가 뭘까. 바로 ‘블랙베리’(BlackBerry)다. 미국·유럽의 비즈니스맨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집어 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끼면서도 한 순간도 몸에서 떼지 못하는 사무기기다.

    블랙베리는 사무실에 있는 PC처럼 이동 중에도 인터넷·이메일·휴대폰·일정관리 등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스마트폰(smart phone)’의 일종이다. 문서작성·표계산 같은 프로그램도 사용할 수 있다.

    지난 2003년 북미지역에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했을 때, 전기와 유선 인터넷을 사용하는 컴퓨터는 모조리 먹통이 됐다. 기업 업무가 대부분 중단되면서 대혼란이 일어났다.

     

    하지만 배터리와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는 블랙베리는 별 문제 없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블랙베리 이용자가 많은 기업은 정전으로 인한 업무피해를 거의 입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때부터 블랙베리의 인기는 하늘 높이 치솟았다. 이에 앞서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정부 주요부서 담당자에게 비상연락용으로 블랙베리를 사용하도록 지시했다.

    블랙베리는 현재 전세계 약 700만명의 비즈니스맨이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분기마다 100만명씩 사용자가 늘어날 정도로 통신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대도시에선 길거리 카페나 공항에서 블랙베리로 이메일을 체크하고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블랙베리는 전세계적인 문화코드로 자리잡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블랙베리가 구글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대박을 터뜨렸다”고 평가했다.

    블랙베리는 캐나다의 중소기업 ‘리서치인모션(RIM)’이 1999년 처음 출시했다. 초기엔 큰 관심을 끌지 못했으나 2004년 판매대수 100만대를 돌파한 후 사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블랙베리의 성공 원인은 철저한 ‘타깃 마케팅’. 처음부터 판매 대상을 일반인이 아니라 ‘비즈니스맨’으로 잡고, 업무에 꼭 필요로 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기존 스마트폰과 PDA는 무게를 줄이거나 배터리 시간을 늘리는 등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전략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블랙베리를 개발한 RIM은 처음부터 비즈니스맨의 24시간을 철저히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이메일로 주요 업무를 처리하는 직장인들이 외부에 나갔을 때에는 “어떤 이메일이 왔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심한 불안감을 갖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래서 개발한 것이 ‘이메일 자동수신’ 기능이다. PDA도 이메일 기능이 있었지만, 사용이 불편했다. 사용자가 일일이 전화를 걸어 회사의 이메일 계정에 접속해야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블랙베리는 사용자가 일부러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아도 이메일이 도착할 때마다 자동으로 알려준다. 메시지 내용과 함께 첨부파일까지 확인할 수 있다.

    문서를 쉽게 작성해 곧바로 보낼 수 있는 기능도 블랙베리의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컴퓨터 키보드와 비슷한 구조의 자판을 내장, 사용자가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쉽게 문자를 입력할 수 있도록 했다.

    RIM은 블랙베리가 편리한 기능으로 기업인들의 관심을 얻게 되자, 본격적인 판매확대 전략에 나섰다. 미국의 주요 기업체에 블랙베리를 대량으로 공급해 직원들의 업무효율을 대폭 높였다. 다양한 이동통신 시스템에서 쓸 수 있어 현재 세계 60여 국에서 블랙베리를 사용한다.

    RIM은 또 2004년 말부터 소니·노키아·삼성전자 등 다른 휴대폰 제조회사에도 블랙베리와 비슷한 단말기를 만들 수 있도록 브랜드와 소프트웨어를 제공, 사용자 수를 크게 늘렸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북미지역에서 블랙베리를 포함한 스마트폰 시장이 2006년 500만대, 2007년 1100만대, 2008년 2800만대로 해마다 2배 이상 대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랙베리를 추격하는 후발 경쟁자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말 미국시장에 ‘블랙잭’이란 이름의 스마트폰을 출시, 블랙베리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졌다. RIM은 삼성의 블랙잭이 자사의 블랙베리 상표를 모방했다며 상표권 소송을 제기, 초반 기세싸움까지 벌이고 있다. 올 4월엔 LG전자가 ‘올인원’이란 스마트폰을 출시한다. 애플의 ‘아이폰’도 강력한 경쟁자다. 유럽에선 노키아의 ‘N 시리즈’와 소니에릭슨의 ‘W950’이 맞서고 있다. 

    하지만 블랙베리가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으면서 이로 인한 부작용도 심각하다. ‘블랙베리 엄지(BlackBerry thumb)’라는 신종 직업병이 대표적. 블랙베리 사용자가 이메일을 주고받기 위해 엄지손가락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엄지뿐만 아니라 손바닥 전체에 심한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미국 물리치료협회는 ‘블랙베리 엄지’를 정식 직업병의 하나로 인정했다. 요즘 북미지역 호텔에서는 이 질환을 앓는 투숙객을 상대로 엄지손가락과 손목 근육을 풀어주는 신형 마사지서비스 ‘블랙베리 밤(Balm)’이 대유행이다.

    블랙베리가 없으면 안절부절 못하는 중독자도 늘고 있다. 블랙베리의 별명은 ‘크랙베리(CrackBerry)’다. 중독성이 강한 코카인을 뜻하는 ‘크랙’과 ‘블랙베리’를 합성한 말이다. 잠자리에서도 블랙베리를 놓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증가하면서 블랙베리는 가정불화의 새로운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업무효율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블랙베리가 오히려 업무를 방해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수시로 블랙베리를 확인하는 바람에 회사에서 회의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때문에 GE 등 미국의 주요 기업에선 요즘 회의시간에 블랙베리 사용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선 스마트폰 판매가 저조한 상태다. KT파워텔이 작년 6월에 시작한 블랙베리 서비스는 현재 가입자가 1000여명에 불과하다. 휴대폰 업계도 몇 종의 스마트폰을 선보였으나 별로 팔리지 않았다. KT파워텔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이메일보다 문자메시지나 음성통화로 업무를 처리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수요가 아직 적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키워드… 블랙베리(BlackBerry)

    휴대전화와 개인휴대단말기(PDA)의 장점을 합친 스마트폰의 일종. 캐나다의 RIM사가 개발했다. 음성통화 기능은 기본이고, 무선인터넷 접속, 이메일 확인, 문서작성·표계산 같은 사무용 소프트웨어를 통합했다. 미니 키보드가 달려 있어 문자 입력이 편리하다. 북미지역 직장인들의 필수품으로 통한다.

    블랙베리란 이름은 유명한 작명(作名)회사 렉시콘브랜딩이 붙였다. 여러 개의 작은 버튼이 달린 것이 딸기 넝쿨과 유사해 스트로베리(strawberry)로 지으려 했으나, 어감이 느린(slow) 듯한 느낌을 준다고 판단해 블랙베리가 됐다. 블랙베리는 원래 장미과 딸기속에 속하는 식물로, 열매가 익으면 검은 빛이 돈다.

    국내에선 삼성전자·LG전자 등이 블랙베리와 비슷한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다.

    키워드… 리서치인모션(RIM)

    블랙베리를 개발한 캐나다의 리서치인모션(RIM)은 1984년 마이크 라자리디스(Mike Lazaridis·45·아래 사진 오른쪽) 사장이 2명의 동료와 함께 설립했다. 그리스계인 라자리디스 사장은 1961년 터키 이스탄불에서 태어나 5살 때 캐나다로 이민을 와서 자랐다.

    라자리디스는 독서광이다. 12살때 도서관에 있는 과학서적을 모조리 다 읽어 윈저공공도서관 상을 받았다. 워털루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그는 84년 졸업을 2개월 앞둔 상태에서 학업을 중단, RIM을 설립했다.

    부모가 빌려준 1만5000달러(약 1425만원)가 사업 밑천이었다. 초기엔 양방향 무선호출기(일명 ‘삐삐’)와 무선 이메일 사업을 벌였다. 기술과 자본을 축적한 RIM은 1999년 블랙베리를 개발, 출시했다.

    라자리디스 사장과 함께 RIM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짐 발실리(Jim Balsillie·45·아래 사진 왼쪽)는 92년에 CEO가 됐다. 그는 회사의 전략·마케팅·영업·재무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발실리는 캐나다 토론토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학에서 MBA(경영학석사)를 받았다.

    그는 경영인뿐만 아니라 스포츠맨으로도 유명하다. 대학시절 하키와 골프선수로 활약했고, 아들이 활동하는 축구팀과 야구팀의 코치를 맡기도 했다. 철인3종 경기에도 참가하고 있다. 창업자 두 사람은 사재 1억달러를 기부해 이론물리학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김종호 기자 tellme@chosun.com]

    그런데 국내에선 아직 안통한다는 어느 댓글러의 말도 있다. 암튼 재밌는 물건이군!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읽기는즐거움 2007-03-31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쁘네요. 실제로 한번 보고싶어요ㅋ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민음사|조구호 옮김|716쪽|3만원

    ‘이야기하기 위해 살다’는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3부작으로 구상하고 있는 자서전 중의 첫 번째 책으로, 그의 유년시절과 보고타에서의 학창시절, 신문기자 초기 시절을 비롯해 유럽으로 취재를 떠날 때까지의 순간을 다루고 있다. 그러면서 외할아버지와의 특별한 관계와 사춘기 때 알았던 사창가의 여자들, 수크레로 이사하는 것과 같은 개인적인 역사와 더불어 유나이티드 프루트 회사의 바나나 농장 수탈과 콜롬비아 정당들의 반목으로 야기된 1948년 4월 9일의 대규모 폭력사태 같은 콜롬비아 역사를 다채롭게 들려준다.

    이 자서전에 서술된 개인적이고 역사적인 사건들은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경험이거나 그가 살아온 콜롬비아의 현실이지만, 동시에 그를 작가로 만든 요소이기도 하다. 그것을 강조하듯이 이 책은 1950년 2월의 일화로 시작한다. 아라카타카의 집을 팔기 위해 그를 찾아 온 어머니는 “하찮은 글이나 쓰면서 형편없는 보수를 받기보다는” 중단했던 법학 공부를 계속하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그는 작가가 되겠다는 생각을 굽히지 않은 채 부모에게 허락해달라고 조른다. 만일 부모의 의사를 따랐다면, 오늘날 노벨문학상을 받고 세계 최고의 작가로 인정 받는 대신 아마도 상상력 풍부한 ‘실패한 법조인’이 되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작가는 1928년에 태어났다는 기존의 공식적인 자료를 뒤집고 1927년생이라고 밝힌다. 그의 출생년도에 대한 논란은 ‘백년의 고독’의 상상적 마을인 마콘도에서만 진실을 발견하기 힘든 것이 아니라, 현실세계에서도 그렇다는 것을 보여주는 ‘마술적 사실주의’의 예로 사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바랑키야에서 ‘엘 에랄도’ 편집국 기자로 일할 때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출생년도를 바꿔 신분증에 기록했다고 설명하면서 이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다. 이것은 ‘백년의 고독’의 독자들이 너무나 터무니없어 현실이 아니라 작가의 상상으로 믿었던 것이 실제로 작가가 주장하듯이 “현실에 기반을 두고” 씌어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예이다. 그리고 독자들은 이 책의 여러 대목에서 중남미의 현실이 우리의 상상력보다 더욱 풍부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책 첫 장에는 “삶은 한 사람이 살았던 것 그 자체가 아니라, 현재 그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며, 그 삶을 얘기하기 위해 어떻게 기억하느냐 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이 말에 걸맞게 자서전은 연대기적 순서를 밟지 않고 작가의 기억에 따라 시간을 오간다. 문체 역시 그가 탁월한 이야기꾼임을 유감없이 보여주듯이 매우 유쾌해서 마치 ‘백년의 고독’과 ‘콜레라 시대의 사랑’, 그리고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를 종합해서 읽는 것 같은 즐거운 느낌을 준다. 이 책의 제목을 ‘이야기하기 위해 살다’가 아니라 ‘이야기를 즐기기 위해 살다’라고 붙여도 좋을 것 같다.

    (송병선 울산대 스페인 중남미학과 교수)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니르바나 2007-03-28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안녕하세요.

    아무리 자신의 삶에 대해서 할 말이 많지만 이게 삼부작의 첫 권이라니

    구입해 보려던 마음이 갑자기 흔들리네요.

    왜 저는 이런 책만 보면 환장하는지 모르겠어요. ㅎㅎ


    stella.K 2007-03-28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도 그래요, 니르바나님! 으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