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서·시인 출신의 출판사 대표 추진력 탁월

파격적인 편집위원과 과감한 신인작가 발굴

전투적인 홍보와 마케팅으로 독자층 만들어

권태현·출판평론가



어느 자리에서 대책 없이 한국소설의 위기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던 중, 느닷없는 발언 하나가 분위기를 바꿔놓은 적이 있다.

“만일 ‘문학동네’가 없었다면 한국소설의 위기는 훨씬 더 빨리 찾아왔을 거야.”

그 말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저마다 출판사 문학동네가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에 대해서 다투어 말했다. 그리고 이야기가 계속되는 동안 자연스러운 질문 하나가 공동의 화제가 되었다. ‘문학동네가 왜 성공할 수 있었을까?’

1970년대와 1980년대에 한국소설을 열심히 찾아 읽던 독자들에게는 이 질문에 무관심하지 않을 것이다. 그 당시의 독자들은 한국소설의 양대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문학과지성사(문지)와 창작과비평(창비)의 책을 주로 읽었다. 뒤늦게 민음사가 그 대열에 뛰어들었지만 두 산맥의 아성은 굳건했다. 문지와 창비에서 발간되는 책들을 빼놓지 않고 구입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열성 독자들도 많았다. 독자들만 두 출판사에 경도된 것이 아니었다. 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들도 그 두 출판사에서 책을 내고 싶어서 은근히 청탁을 기다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심지어 어떤 작가는 문지에서 책을 내자는 제안이 오자 다른 출판사와 체결했던 계약을 파기하기도 했다.





문지와 창비가 주축이 된 그 균형은 끊임없이 이어질 것만 같았다. 그런데 1990년대 중반, 갑자기 새로운 출판사가 하나 생기더니 한국소설판의 지도를 바꿔 버렸다. 그 출판사가 바로 ‘문학동네’였다. 문학동네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그렇게 큰 변화가 올 줄은 몰랐다. 기껏 잘해 봐야 문지와 창비에서 내지 못한 책들을 받아서 내는 정도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문학동네는 그 예상을 깨고 새로운 기대를 넘어섰다.

그 당시의 분위기를 잘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문학동네의 성공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혹시 그 출판사 대표가 복서 출신이어서 그런 건 아닐까?” 그 말은 웃어넘길 농담이었지만 그렇게 말한 사람은 나름대로 근거를 갖고 있었다. 그렇지 않고는 눈치 보지 않고 그렇게 탱크처럼 밀어붙일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가 말한 대로 문학동네의 강태형 대표는 복서생활을 한 적이 있다. 그 기질이 출판 일을 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아는 그는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 출신이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문학에 대한 열정이 많고, 그 열정의 발산이 출판을 통해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그가 사석에서 한 말을 빌리면, 남들이 말하는 추진력이 생긴 것은, 그가 자유실천문인협회에서 일할 때 김정환 시인에게 배운 것이라고 한다.

원인이 어떤 것이든, 강태형 대표에게는 추진력이 있다. 그렇지 않고는 기라성 같은 양대산맥이 버티고 있고, 그 주변에 문학작품을 펴내는 크고 작은 출판사들이 포진해 있는데, 그 사이에 뛰어들어 도전장을 내밀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추진력만으로는 신생 출판사를 그렇게 빠른 기간 안에 그렇게 크게 성공시킬 수는 없다. 출판사 영업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문학동네가 출범한 지 몇 년 지나지 않아서 굴지의 문학전문 출판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에 와서는 전체 ‘매출’ 면에서 경쟁 출판사보다 상당히 앞서 있다는 것이다.

문학동네가 한국소설 출판의 지형을 바꾼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나는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크게 두 가지라고 본다. 하나는 혁신적인 편집위원의 구성이고 다른 하나는 과감한 신인발굴이다. 문학동네에서 구성한 편집위원들은 다른 출판사 편집위원들과는 여러 면에서 달랐다. 특정 학교 출신을 중심으로 모이지도 않았고, 나이도 젊었고, 무엇보다도 작품을 보는 시각이 무척 다양했다. 그래서 그들이 찾아내는 필자들은 이미 중요한 문학적 위치를 차지한 작가들도 있었지만 엉뚱하다 싶을 정도로 낯선 작가들도 있었다. 무겁고 진중한 내용을 다루는 작가들도 있었지만 발랄하고 경쾌한 상상력을 뽐내는 작가들도 있었다. 특히 문학동네 계간지를 통해서 배출되는 신인들의 경우에는 파격의 정도가 아주 심했다. 실제로 문학동네를 통해서 등단한 작가들 중에는 문학동네가 없었으면 영영 문단에 나오지 못했을지도 모르는 소설가들도 있다. 말하자면 문학동네는 이 두 가지 카드로 한국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활짝 열고 나간 것이다.

그 무렵 문학동네가 다양한 작품세계를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작가들의 가능성에 투자한다는 것이 알려지자 많은 작가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기존의 다른 출판사들이 폐쇄적이었다는 뜻은 아니다. 작가들 눈에 상대적으로 그렇게 비쳤다는 것이다. 특히 자신의 작품에 자부심과 애정을 갖고 있지만 기존의 큰 출판사로부터 출간을 외면당한 작가들은 더 적극적이었다. 국내 굴지의 문학상을 거의 빼놓지 않고 받은 어떤 작가는 소설이 완성되면 제일 먼저 작품을 들고 찾아올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마치 거대한 물줄기의 흐름이 바뀐 것처럼 문학동네를 중심으로 작가들이 모이고 또 모였다.

새로운 작가들이 모이고 다양한 작품들이 출간되자 폭넓은 독자군이 형성됐다. 그것이 성공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리고 또 있다. 문학동네의 성공을 부채질한 것은 전투적인 홍보와 마케팅이었다. 예전에 문학작품을 펴내는 출판사들 중에는 이른바 양반 출판을 하는 곳이 있었다. “문학작품을 어떻게 광고까지 해서 파느냐”는 편집자도 있었고, 자기네 출판사 책은 독자들이 다 알아서 찾아 읽는다고 믿는 관리자도 있었다.

하지만 문학동네는 한 권이라도 더 독자에게 읽히기 위해서 머리를 쥐어짜고 발로 뛰었다. 그러다 보니 광고에서든 이벤트에서든 두드러지게 표가 났다. 일선에서 영업을 하는 마케터들이 다른 출판사의 몇 배가 되는 것만 보더라도 그들이 기울이는 노력을 짐작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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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11-10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사 이름으로 신뢰가 되는 곳들이 있죠. 기쁜 일이에요. 문학동네는 정군님 아니어도 참 기분 좋은 곳이에요^^

stella.K 2007-11-11 18:43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정군님이 아니어도...! 가끔은 이벤트를 너무 많이 벌이는 것 같아 괜찮을까 싶기도 했어요. 흐흐

가시장미 2007-11-15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문학동네 책...서평단으로 뽑혀서 서평써야 하는데. 아직도 못 쓰고있어요. 너무 찔리는군요. 아흐... 서평 하나 쓰는게.. 요즘은 왜이리 힘든지. ㅠ_ㅠ

stella.K 2007-11-16 10:38   좋아요 0 | URL
내가 써 줄까? 흐흐
 

  • 음식을 통해서 새삼 깨닫게 되는 사람과 세상
  • [검색어로 본 오늘의 문학] 10. 음식남녀
  • 박해현 기자 hhpark@chosun.com  



    • ‘나는 스스로를 서른이 다 되도록 정신 못 차리는 년이나 사랑의 의미도 모르는 이기적인 여자라 말하는 대신 ‘같이 밥 먹어주는 여자’라고 소개한다. 왜? 같이 밥 먹어주는 일로 돈을 벌고 생활을 연명하니까.’

      새내기 여성작가 하재영(28)이 단편 ‘같이 밥 먹을래요?’로 주목 받고 있다. 올해 계간 ‘실천문학’ 봄호에 발표된 ‘같이 밥 먹을래요?’는 최근 나온 ‘문학과 사회’ 가을호에 재수록돼 문단 샛별 하재영의 위상을 높였다. ‘모든 욕망은 하나로 귀결돼요. 바로 타인의 시선. 사람들은 남의 눈에 어떻게 비치나 전전긍긍하는 속물근성을 보편적인 욕망으로 포장하고 있는 거 아닐까요? 마치, 혼자 밥을 먹을 때 혼자가 아닌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운 것처럼.’





    • ▲ 미식가들을 겨냥해‘생 트러플 버섯’요리를 내놓는 서울의 한 호텔 레스토랑. 음식을 소재로 웰빙 시대의 세태와 입맛을 그리는 현상이 2000년대 한국 문학에서 두드러진다. /조선일보 DB


    • 혼자 밥 먹는 사람의 고독을 달래는 이 소설에 대해 “왜 식사는 정치적인가 하는 문제가 보다 적극적으로 드러난다”고 평가한 평론가 이광호(서울예대 교수)는 “혼자 밥 먹는 사람에 대한 배타와 차별을 생산하는 온갖 집단주의는 어디에나 언제나 있다”고 풀이했다.

      대만 영화 ‘음식남녀’(94년 아태영화제 작품상)가 요리를 통해 개인과 가족, 사회, 문명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듯이, 오늘의 한국문학에서 음식문화는 실존적이면서 사회적 차원의 의미를 지닌다. 은희경의 소설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는 비만에 대한 현대 사회의 집단적 냉대를 바탕에 깔고 있다. ‘빙하기 원시인은 늘 굶주렸기 때문에 어쩌다 음식을 접하면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고 한 이 소설은 묄렌도르프의 비너스와 보티첼리의 비너스를 대비시키면서 비만해소를 위해 땀 흘리는 현대문명의 아이러니를 묘파했다. 뚱뚱한 사생아인 남자 주인공이 탄수화물 섭취를 금하는 다이어트 과정을 그린 이 소설에 깊이 공감한 한 독자 블로그에 들어가봤다. ‘탄수화물에 대한 집착이 유난히 강한 내가 보기에는 남의 얘기지만 참으로 고통스러웠다…그런데 (아버지 빈소에서) 이 남자는 국밥을 폭식하고야 만다. 그 장면에서 난 ‘으아아아악~~~안돼’ 외쳐버렸다.’ 근자에 소설과 독자가 이토록 큰 공명(共鳴)을 빚은 경우가 또 있을까.

      오늘의 작가들은 맛집 안내서와는 다른 차원의 음식 산문집을 통해 ‘글맛’을 보여준다. ‘어머니가 급히 지져낸 장떡은 사실은 고추장떡이었다…평안도와 황해도에서는 된장을 주로 쓰는데…’라는 ‘황석영의 맛있는 세상’은 미식가들이 범람하는 풍요의 시대에 우리가 잃어버린 맛에 대한 추억을 펼친다. 맛있는 음식에는 ‘가장 중요하게는 궁핍과 모자람이라는 조건이 들어 있으며, 그것이 맛의 기억을 최상으로 만든다’라고 황석영은 역설했다.

      소설가 윤대녕의 산문집 ‘어머니의 수저’는 탐미적이고 구도적인 음식 명상집이다. ‘장아찌는 밥상의 조연이면서 없으면 서운한 일등공신이다…장아찌는 ‘마땅히 머문 바 없이 그 마음을 내어라’(금강경) 할 때의 그 말씀에 값하는 음식이다.’

      소설가 성석제의 음식기행집 ‘소풍’은 환희와 유희로 가득하다. “음식에서 깨달음을 찾고 먹는 데서 구원을 갈구하는 무리들이 걷는 길은 식도(食道)요, 그 무리는 식도(食徒)라 하겠다”고 한 성석제는 “음식을 통해 새삼 깨닫게 되는 사람과 세상에 관해서 썼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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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00회 북세미나 -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71인, 그 아름다운 삶과 혼을 추억하며



    북세미나 200회 특집을 열며...

    북세미나가 200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200번 째 북세미나에 이르기까지 참석해 주셨던 많은 독자들과 강사님들에게 고개 숙여 깊이 감사 드린다. 200회에 이르게 된 것은 좋은 책과 저자 그리고 독자가 만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이번 200회 특집으로는《육명심의 문인의 초상》의 육명심 작가님을 모신다. 1970년대 초반, 문인들 외에도 다양한 예술가 170명의 사진을 찍어온 그는, 사진 작업이 생명을 촉발시키고 자신을 성장시킨 작업이었다고 말한다. 한 사람의 사회적 역할이 아닌, 사람 그 자체를 찍는 것. <문인의 초상>에 실린 사진에서 문인들의 냄새가 아닌 사람 냄새가 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 일 것이다.
    사진은 오히려 찌꺼기 일 뿐 이라는 육명심 선생.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생생한 생명끼리의 부딪힘, 사람과 사람사이의 마음의 소통이라고 말하는 그의 강의는, 우리 삶에 새로운 생명력과 지혜를 불어넣어 줄 것이다. 눈이 아닌 마음으로 사진을 찍는 육명심 작가를 200회 북세미나에 모시며, 그 자리를 함께할 독자를 찾는다.




    문인들의 30년 전 과거를 만나다!
     잘 찍은 사진 한 장은 수백수천 마디의 말을 대신한다. 어떤 것으로도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당시의 기억과 함께 거슬러 올라가 그 공간과 시간의 역사까지 한눈에 가늠하게 만든다. 200번째 북세미나에서 만날《육명심의 문인의 초상》은 그러한 사진의 위력을 만끽할 수 있는 책으로, 한국 문단에서 내노라하는 문인 71인의 사람냄새 나는 생생한 사진과 저자의 문학스케치를 음미할 수 있는 '사진으로 돌아본 문학사' 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71인, 그 아름다운 삶과 혼을 추억하며


    마주한 사진작가와 동갑내기란 걸 알고는 고은 시인은 다짜고짜 "무조건 지금 당장 서로 말을 놓기요!" 라고 했다. 사진작가는 고심 끝에 마음을 다잡고 소리 질렀다. "야, 고은아!" 그러자 시인은 방 안이 떠나가도록 껄걸 웃어젖혔다. 카메라에 잡힌 시인은'禁酒(금주)'라고 벽에 턱 붙여 놓고도 다음 날이면 술에 취해 시를 쓰던 사람, 중앙 정보부를 안방 드나들 듯하면서도 위축되기는커녕 기가 펄펄 살아 있던 사람이었다.

      사진 한 장에서 찌들고 고통스러웠던 일생을 순식간에 감지할 수 있는 천상병, 다소 황량해 보이는 벌판을 뒤로 하고 선 신경림, 중정의 부름에 시달리던 시기였음에도 호탕한 웃음으로 보는 이를 제압하는 고은, 때론 푸근한 아버지로 때론 고뇌하는 작가로서의 꾸밈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박목월 등의 장면을 넘기다 보면, 작가가 어떤 시선과 어떤 마음으로 찍느냐에 따라 얼마만큼의 폭과 깊이로 많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지를 공감하게 된다. 작가 자신이 “해가 거듭되면서 문인들이 예술가라는 옷을 벗어 버린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사람마다 살아가는 방식에 따라 삶의 흔적이 묻어나는 분위기도 조금은 감지하게 되었다”고 털어놓은 그대로다.


    마음으로 사진을 찍는 작가 육명심


    1970년대는 예술계 전반에 걸쳐 민중에 대한 성찰과 논의가 이루어졌던 시대. 당시 예술인들의 초상 시리즈를 만들면서 그들과 교류하던 육명심 작가는 그 자신 역시 동시대를 살며 고민하는 한 예술인으로서 이 작품 활동을 통해 문화적으로 진정한 우리 것과 한국적 사진 미학의 정체성을 이뤄보려는 의지를 품고 있었다.
    육명심 작가는 사진계의 중진 중 한 사람으로,영문학과,미학미술사진학과를 졸업하고 늦깎이로 사진계에 입문한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서정주 시인과 박두진 시인에게서 일찌감치 시인의 자질을 인정받기도 한 문학도이기도 하다. 사진 한 컷 한 컷들이 대상 문인의 문학 세계와 품새까지 내보일 수 있던 데에는, 이러한 그의 이력이 그 깊이까지 담아내는 자양분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또한 육명심의 최고 걸작이자 한국 사진계의 최대의 성과라 일컬어지는 ‘백민白民 시리즈’를 통해 그는 사진 한 컷에 인물의 표정만을 담는 것이 아닌, ‘넋을 찍는 사진 작가’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일시 : 2007-07-20 (금) 19:00~21:00

    장소 :  강남 교보타워 23층
    강사 : 육명심

            1937년 생.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홍익대학교 미학미술사학과 졸업. 1968년 동아국
            제사진살롱전 은상 입상, 1974년 동아사진콘테스트에서 특선.
            서라벌예대, 신구전문대 교수를 거쳐 이후 정년 퇴임까지 서울예전 사진학과 재직.
            그의 사진은 70년대 후반 이후 90년대 초반까지 무당, 기층 서민, 장승 등으로 변화해왔
            으며, 그중에서도 그가  ‘백민 시리즈’로 부르는 기층 서민을 소재로 한 사진들이 대표작
            으로 평가됨.
            사진집으로는《육명심 사진집》,《검은 모살뜸》, 《하늘아래첫땅-Tibet》, 《‘미명의
            새벽’-7인합동사진집》, 저서로는《현대한국미술사(사진편)》,《세계사진가론》, 《사
            진으로부터의 자유》등

    주관: 북세미나닷컴
    주최: 교보문고, 열음사
    협찬: 국일미디어, 더난출판, 랜덤하우스코리아, 올림, 웅진씽크빅, 중앙북스
    문의 : book@bookseminar.com




    (* 참석 독자에게 협찬사 도서를 한 권씩 증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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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리 써야 대박 쏜다
  • 베스트셀러의 공식 [中]
  • 이한수 기자 hslee@chosun.com
    김수혜 기자 goodluck@chosun.com



    •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의 저자 댄 브라운은 지금 새 작품을 구상 중이다. 아직 제목도 줄거리도 정해지지 않은 이 작품을 잡기 위해 한 국내 출판사는 계약금 30만 달러 선에서 협상하고 있다. 국내에서 300만부가 팔린 책을 쓴 저자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다빈치 코드’는 계약금이 1만 달러였다. 물론 자본력을 앞세운 대형 출판사만 베스트셀러를 내는 것은 아니다. 사회의 트렌드를 읽는 힘, 번뜩이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작은 출판사도 베스트셀러를 낼 수 있다. 일부 출판사들은 ‘사재기’ 같은 불법적인 방법을 쓰기도 한다.





    • ▲무더위를 쫓기 위해 냉방이 잘 된 서울시내 대형서점에서 독서삼매경에 빠진 아이들. 조선일보 DB


    • ◆무엇보다 유명 저자가 쓴 ‘빅 타이틀’

      팩션(faction), 2535 싱글여성, 스토리텔링…. 출판사가 말하는 베스트셀러 공식들이다. ‘다빈치 코드’(베텔스만) ‘뿌리깊은 나무’(밀리언하우스) ‘능소화’(예담) 등은 팩션 열풍에 바람을 탔다. ‘여자생활백서’(해냄)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랜덤하우스중앙) ‘달콤한 나의 도시’(문학과지성사) 등은 우리 문화 전 분야의 소비 주체로 떠오른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까지의 2535 싱글여성이라는 공식에 들어맞은 예다. ‘청소부 밥’(위즈덤하우스) ‘핑’(웅진) ‘마시멜로 이야기’(한국경제) 같은 책은 스토리텔링을 유독 좋아하는 우리 독자들을 겨냥했다.

      가장 확실한 베스트셀러 사냥법은 역시 유명 저자가 쓴 빅 타이틀이다. 현재 종합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있는 ‘남한산성’(학고재)은 저자의 유명세가 큰 힘이 됐다. 빅 타이틀 외서(外書)의 경우 계약금이 천정부지로 뛰기도 한다. 원고를 쓰기 전 입도선매 방식으로 계약을 맺기도 한다.

      문제는 빅 타이틀이 반드시 대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뿐더러, 계약금이 커질수록 손익 분기점 도달이 요원해진다는 점이다. 지난 2월 출간된 ‘에너지 버스’(쌤앤파커스)는 계약금이 20만 달러였다. 이 책은 지금까지 16만부나 팔렸다. 그래도 손익 분기점에 도달하려면 앞으로 4만부 이상 더 팔려야 한다.


      ◆신생 출판사도 트렌드 읽고 아이디어 있으면 뜬다

      서돌 공혜진 대표는 창업 3년째이던 지난해 말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대박 아이디어를 얻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직장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경력 10년 차를 넘으니까 미래가 불안하더라” “직장생활을 잘 하는 비결은 없을까?” 공 대표는 국제도서전과 아마존 등 해외 사이트를 뒤지며 ‘직장에서 인정 받을 수 있는 현실적인 가이드’를 찾다가 ‘회사의 비밀(Corporate Confidential)’이란 책을 발견하고 번역 출간했다. 올해 2월 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된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은 이렇게 탄생했다. 공 대표는 “이제껏 출간된 경영서에 제시하는 전략은 CEO가 되었을 때나 실행 가능한 것이었지만 이 책은 평범한 직장인이 살아남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95주 연속 인문 베스트셀러에 올라있는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에코의서재)는 2년 전 1인 출판으로 시작한 조영희 대표가 처음으로 낸 책이다. 조 대표는 “가벼운 처세서와 딱딱한 교과서로 양분되어 있던 시장에서 ‘교양으로서의 심리학’이라는 틈새를 찾아낸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사재기가 웬만한 광고보다 효과적?

      휴먼앤북스 하응백 대표는 “베스트셀러는 읽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출판사들이 교묘한 방식으로 사재기를 통해 베스트셀러를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출판사들은 베스트셀러를 만들기 위해 사재기 유혹에 쉽게 빠진다. 일단 순위에 진입하면 네티즌들이 검색을 통해 온라인 공간 여기 저기에 퍼 나르며 진짜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가 1만원의 책을 60% 가격으로 대형서점에 공급하고, 이 책을 다시 100%의 가격으로 사면 한 권 당 4000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1주일에 2000만원이면 온·오프라인 대형 서점에서 5000권을 한꺼번에 사들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정도면 베스트셀러 10위 권에 진입할 수 있는 양이다. 하 대표는 “사재기가 웬만한 광고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게 출판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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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6-19 1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07-06-19 15:21   좋아요 0 | URL
    에고...번거로우셨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받으면 연락 드릴게요.^^

     

  • 3T가 ‘대박 열쇠’
  • 베스트셀러의 공식 <上> …‘반기문 총장 일대기’ 통해본 3T
    Timing… 반 총장 당선때 출간, Title… 반 총장처럼하면 성공
    Target… 청소년 부모를 타깃
  • 이한수 기자 hslee@chosun.com
    김수혜 기자 goodluck@chosun.com
    • 장르 불문하고 문화계는 늘 베스트셀러를 꿈꾼다. 특히 출판사들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베스트셀러의 꿈을 꾼다. 베스트셀러가 탄생하는 메커니즘도 시대에 따라 변하고 있다. 우연히 탄생하기도 하지만 기획부터 베스트셀러의 씨를 심기도 한다. 세 차례에 걸쳐 베스트셀러의 공식을 연재한다.

      ■‘입소문’에서 ‘마케팅’으로 

      몇 년 전만 해도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독자들의 ‘입소문’이었다. 200만 부 판매를 기록한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사회평론)는 출간 석 달이 지나 입소문이 나면서 베스트셀러에 진입했다. 120만 부가 팔린 ‘설득의 심리학’(21세기북스)은 출간 몇 년이 지난 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예를 찾아보기 힘들다. 김영사 한상준 주간은 “요즘은 출간 후 1주일 만에 책의 운명이 결판나는 단기전의 시대”라고 말했다. 대신 마케팅의 중요성이 커졌다. 더난출판 박정하 주간은 “마케팅만으로 책을 띄울 수는 없지만 마케팅 없이 책이 뜨기란 매우 어렵다”며 “어떤 마케팅 지원을 받느냐에 따라 1만 부 나갈 책이 3만 부, 5만 부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타이밍, 타이틀, 타깃 

      출간 1년 만에 100만 부가 팔린 ‘살아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위즈덤하우스)는 기획마케팅에 성공한 대표적인 예다. 출판사는 이 책을 출간하기 전부터 온라인 서점·블로그·미니홈피 등 인터넷을 통해 책 내용 중 가장 감동적인 부분을 일부 공개하면서 네티즌들의 구매욕을 자극했다. 선물용으로 적합하다는 마케팅 포인트를 정하고 생명보험회사 담당자 앞으로 증정본을 보냈다. 위즈덤하우스 김현종 홍보팀장은 “중국의 무명 저자가 쓴 책이지만 기획마케팅 전략을 통해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다”며 “효도 이벤트, 감사 이벤트 등 ‘인터넷 이벤트’에 주력한 것도 성공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출판계에선 베스트셀러를 내는 공식으로 ‘3T’를 말한다. 타이밍(timing), 타이틀(title), 타깃(target)이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일대기를 담은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명진출판)는 ‘3T’ 전략으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 책은 주인공이 UN총장이 되자마자 출간해 ‘타이밍’을 맞췄다. 그러나 이 책이 출간 5개월 만에 30만 부가 팔린 힘은 ‘타이틀(제목)’과 ‘타깃’ 설정에서 나왔다. 자녀를 반기문 사무총장처럼 키우려는 청소년 부모를 타깃으로 정했고, 제목도 ‘반기문처럼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반면 같은 시기에 나온 ‘조용한 열정, 반기문’(기파랑)은 독자의 주목을 끌지 못했다. ‘타이밍’은 좋았지만 제목과 타깃 설정이 타이밍을 따라가지 못했다. 80만 부가 팔린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더난출판)는 심리학자가 쓴 책이지만 자기계발서로 성격을 바꿔 출간해 성공했다. 이른바 ‘포지셔닝(positioning)의 차별화’ 전략을 통해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 싶은 보통사람들의 감성을 파고 든 전략이 주효했다. 지난해 베스트셀러 종합 1위를 기록한 ‘인생수업’(이레)도 원서는 ‘인문서’로 분류된 책이지만 ‘마음서’로 성격을 바꿔 출간해 성공했다.

      ■영화·드라마 만나면 ‘시너지 효과’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문학동네), ‘향수’(열린책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푸른숲)은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봤다. ‘향수’는 1991년 처음 출간됐을 당시 크게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저자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국내 독자들에겐 낯선 작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지난 3월 영화가 국내 개봉되면서 종합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금까지 50만 부가 팔린 것으로 집계된다. 공지영의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지난해 영화 개봉을 기점으로 상승세를 타고 소설로는 4년 만에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하며 90만 부가 팔렸다. 위즈덤하우스 김현종 홍보팀장은 “영화제작자들이 빠르고 손쉬운 대안으로 검증된 베스트셀러를 영화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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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양물감 2007-06-11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향수가, 성공못한 책인줄은 몰랐네요. 그 책이 나왔을 때 제 주위 사람들은 다 읽었거든요... 게다가 쥐스킨트의 좀머씨 이야기, 비둘기, 콘트라베이스 등등이 다 히트작이지 않았나요????

    stella.K 2007-06-11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하양물감님! 여기서 뵈니까 더 반가운데요? ㅎㅎ.
    저는 오래 전에 쥐스킨트 작품 하나 읽은 것 같은데 뭔지 기억은 안 나고, 어쨌든 그때 저랑은 잘 안 맞는다 싶어 그 이후 읽은 것이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