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대한 욕심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이 두 권의 책을 보며 다시 한번 생각을 하게 됐다. 나는 며칠 전에도 <화차>가 재미없다고 떠들었는데 왜 재미없는가를 생각해 봤더니, 이 소설은 영상적 기법으로 쓰여졌다는 것이다. 아직 영화로 보지는 못했지만 영화는 이렇게까지 지루할 것 같지 않다. 오래 전 나의 꼰대는 소설을 쓰려면 영상 감각을 알아야 하고 그래서 시나리오 작법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물론 꼰대말이 틀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난 요즘 그런 소설을 보고 있으면 이젠 화가 난다. 요즘의 소설가들이 그것을 얻은 대신 진짜 소설가로서의 무엇인가를 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글쎄 그게 뭘까? 소설이 갖는 문학성과 사유는 아닐까?

 

이 작품은 좋게 말하면 혼마 형사의 인간 정체성에 대한 추적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난 왜 자꾸 그게 탐색이나 탐문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그것의 추적으로 사회적 문제를 끄집어 내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게 그다지 새롭지가 않다. 그냥 우리도 알고 있는 뭐 그런 거 같다. 쇼코가 신분 위장을 어떻게 했을까를 추적해 가는 과정도 독자가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그건 가즈야가 가져야 하는 것 아닌가? 신분 위조가 처음 있는 것도 아니고.  

 

암튼 그렇게 요즘의 작가들이 영상적 기법을 쫒다보니 미안한 얘기지만 그들은 진정한 소설가는 되지 못하고 좋은 스토리텔러는 되는 것 같다. 이제 작가들은 스스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고 높이려 하기보다 마케팅에 의해 다소 과장되고 부풀려진 게 많아 보인다. 그래서 문학의 위기를 말하는 걸까? 암튼 회의스럽다.

 

누구는 나의 이런 생각이 순정주의는 아니냐고 할지 모르겠다. 그러려면 그래라. 나는 그것이 이즈음 꼭 나쁜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결국 그들에 의해서 정화되기도 할 테니까. 미미 여사가 우리나라나 본국인 일본에선 얼마만한 대접을 받을지 모르겠지만 평단은 좀 낮게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조심스럽게 해 본다. 여타 외국은 어떨지도 궁금하고. 차라리 읽으려면 하루키의 작품을 보는 것이 훨씬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영상과 문학성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은 사람이니까. 미미 여사는 그에 비하면...

 

 이 책도 요즘 내가 보는 책인데, 잘된 영화나 드라마는 시나리오나 대본집을 갖고 싶어하는 욕망이 생긴다. 그런데 시나리오나 드라마를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면 이런 책은 갖고 있지 않아도 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노희경 골수팬이라면 가지고 있어야 되겠지만.

콕TV에서 이것을 다시보기로 볼 수 있으니까 자꾸 영상으로 눈이 가지 책으로는 읽다가 포기하게 된다. 물론 이것에도 장단점은 있다. 책은 빨리 볼 수 있는데 TV로 보는 것은 시간이 더 걸린다. 예를테면 이 책은 그런 것이다. 여러가지 영상언어. 이를들면 디졸브나, 점프컷이니 해서 설명되어지는 그 문자가 영상에서는 이렇게 표현되어졌구나! 끄덕여주거나 놀라주면 된다. 8부 같은 경우 양강칠과 정지나가 물속에서 헤엄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걸 문자로 읽으면 되게 건조하고 밋밋하다. 설명만 장황하고. 그게 영상으로 어떻게 표현됐는지는 드라마를 보면 훨씬 실감난다. 그러니 굳이 책으로 읽을 필요가 있을까 싶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 하나는 좋다. 노희경의 주옥같은 대사는 문자로 음미하고 싶어진다. 그렇다면 책이 유리하겠지. 그러나 역시 드라마는 책 보다는 DVD로 간직하는 것이 좋은 것 같은데 나 같은 경우 한 번 본 영화나 드라마는 다시 보게 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이건 하나 마나한 얘기가 된다.ㅠ 작년에 나는 김수현의 <천년의 사랑>이 책으로 나왔다고 해서 갖고 싶었는데 지금도 그 생각이 없는 건 아니지만 역시 후회할지도 몰라 마음을 접었다.

 

그렇다면 결론은 난듯 싶기도 하다. 드라마는 영상으로 보고, 소설은 더 소설다워져야 한다. 될 수 있으면 고전적 가치와 원형을 고스란히 이어올 수만 있다면 좋을 것이다. 무슨 소설에 영상적 기법이고, 잘 된 드라마에 무슨 활자화냐? 그런 개뼉다귀는 개한테나 던져주면 그만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꼰대 말을 듣는 게 아니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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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린 지금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가?
    from stella09님의 서재 2012-03-18 19:08 
    왜 제목을 <화차>라고 했을 지 알 것도 같다. 어쩌면 '사채업자'의 은유 같기도 하고, 돈에 영혼을 팔아버린 사람이 마지막에 저승 갈 때 타게될 불수레란 의미 같기도 하다. 책 VS 드라마 그런데, 솔직히 나는 미미 여사와 아직 친하지 않아서 그런지, 아니면 장르 소설에 익숙치 않아서 그런지, 장황한 활자의 나열에 질려버리고 말았다. 나중엔 현깃증이 날 정도였고, 내가 이해한 게 맞는 건지 확신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마침 일드의 '화차
 
 
비로그인 2012-03-14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가는 글이네요. 소설은 소설다워져야 한다! 요즘 나오는 소설 중 소설다운 소설에는 어떤 책이 있을까요? 그것도 좀 찾아봐야겠네요. 좋은 스토리텔리는 될지언정 좋은 소설가는 못된다는 말씀에서 고개를 끄덕였답니다. 좋은 소설가, 좋은 소설, 좋은 독자... 그래도 좋은 독자는 아직 많이 남아있는 것 같아요. 그쵸? :)

stella.K 2012-03-14 13:24   좋아요 0 | URL
글쵸? 제 말이 맞죠?
우리나라에 살아있는 작가로는 딱 김훈과 박범신까지라고 봐요.
물론 이 기준도 제 기준이긴 합니다만.ㅋ
근데 오랜만이어요.^^

빵가게재습격 2012-03-14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잘 읽고 갑니다.^^ 요즘은 순문학(본격문학)의 경계를 유지하기 힘든 시대인 것 같아요. 정말 '아무나' 소설을 쓰고 '소비'하고 있기도 하고요. 제도권 순문학작가들은 대중작가쪽으로 흘러가고, 오히려 아무나(?) 소설가들이 정체성이 모호한 순문학적 경지를 (애매하게) 갈망하고 있는 것 같고요. 아마 이 문제에 대해서는 누가 말했듯이 근대문학이 종언되면서 소설의 위계가 무너지고 서로 평등해지는 상태에서 소설성이 서로 무차별적으로 섞이는 시대로 왔다는게 정답인 것 같습니다.^^; 살짝 들렀어요.^^ (이 페이퍼는 이달의 당선작으로...)

stella.K 2012-03-14 17:03   좋아요 0 | URL
ㅎㅎㅎ 이런 낙서 같은 페이퍼는 알라딘에서 뽑아 주지도 않을 걸요?
알라딘이 얼마나 눈이 높은데. 그 알량한 적립금 알라디너들한테 은근 편파적으로 나눠주려면 굉장히 신중해야 할 겁니다.ㅋ
또 모르죠. 빵가게님 댓글 쓰신 것 인용해서 괜찮은 페이퍼로 재탄생해서
당선작이 될런지.ㅋㅋ
그런데 님의 말씀을 들으니 그도 진짜 그렇겠군요.
역시 문학도 카오스였습니다. 으~어지러워.ㅠㅠ

차트랑 2012-03-14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스텔라님의 지적은 상당히 날카롭습니다.
추천만 때리고 그냥 조용히
돌아가려다가 워낙 칼날같은 지적에 그만
한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스텔라님의 글발은 역시 저를 쫄게해요 ㅠ.ㅠ

stella.K 2012-03-14 14:43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런 게 아니라니깐요. 차트님도 참...ㅠㅠ

cyrus 2012-03-14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원작보다 드라마를 먼저 보고 나면 원작을 읽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더군요.
비록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이미 다 본 드라마를
책으로 다시 읽는다는 게 재방송을 또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
그리고 드라마로 봤을 때의 느낌이랑 책으로 읽을 때의 느낌이랑 다를거 같기도 하고요.

stella.K 2012-03-14 16:07   좋아요 0 | URL
그점에 있어선 나도 항상 실패한 독서를 했어.
드라마 보니까 너무 재밌어서 원작은 어떨까 찾아 봤는데
너무 재미가 없는 거야. 반대로 원작 먼저 보고 드라마를 보면 좀 난데.
그래서 뭐든 하나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ㅋ
근데 학교 생활은 잘 하고 있는 거지?
근래에 비해 좀 뜸해지네.^^

이진 2012-03-14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이군요. 생각해보니 모방범도 그런거 같아요.
번역문인데도 영상이 뚜렷하게 그려지는 현상이 미미여사에게는 나오는거 같아요.
그래서 제가 모방범 1권을 읽은지 이년이 지났는데도 초반의 내용이 영상으로서 기억할 정도니까요. 물론... 2,3권은 이년동안 읽지 않고 있습니다만 ㅋㅋㅋㅋㅋ
대본집이라. 저는 영화 하모니 보고 한동안 하모니에 푸욱 빠져서 하모니 책도 샀는데 이게 대본집이군요. 책 읽는데도 가슴이 먹먹해서 말입니다. 저는 기회가 된다면 <로열패밀리>대본집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방금 해품달에서 영애느님 독먹고 죽는 씬이 나왔는데 연기가 어찌나 쩌시는지~~ 로열패밀리때는 아주 신의 경지에 다다랐었거든요. 기회가 된다면 로열패밀리도 한번 더 정주행 했으면 좋겠는데 ㅠ

stella.K 2012-03-15 13:06   좋아요 0 | URL
뭐, 그러게 말이군요?ㅋㅋ
와, 독 먹고 죽어? 그 내용만으로도 대단할 것같네.
<로얄패밀리> 대본집 보단 원작을 사는 게 낫지 않을까?
좀 다르다고 하긴 하는데 그래서 더 읽어 볼만할 것 같아.
그런데 나는 <화차> 엎기로 했다. 더 이상 못 읽겠어.
짜증 잇바이다. 모처에서 리뷰 해 주기로 하고 받은 도서라
뭐라고 써야할지 막막하군.
대충 위의 글 드레그 해서 낼까 보다.ㅠㅠ

이진 2012-03-15 14:04   좋아요 0 | URL
아 맞다, 원작은 벌써 샀어요~ <인간의 증명>
크하, 저는 요새 책에 손을 못대겠습니다. <채홍>리뷰쓸만한 시간도 없어서 일단은 그거쓰기에 열중했어요.

아참... 사진집 품절이라고 예치금 받으러 오랍디다.
기껏 사람 기대하게 해놓고 지금 짜증나서 미치겠어요 ㅠㅠ

stella.K 2012-03-15 14:36   좋아요 0 | URL
<화차> 일드가 있더라.
마지막으로 일드 한 번 쭉 훑어주고 리뷰 써 볼 생각이야.
치사하지?ㅋㅋ

근데 그러면 예치금 받을 수 있는 건가?
난 예치금 받아본 적이 없어서 그게 어떻게 하면 생길 수 있는 건가
궁금했어.

아이리시스 2012-03-17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화차>를 완전 원했다가 스텔라님, 블랑카님 리뷰 읽고는 아.. 이런 얘기구나.. 영화도 하구나.. 하며 넘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느 정도의 궁금증이 채워진 것 같아요. 그리고 <빠담빠담>은 쟁여놨으니 언젠가 다 볼거예요. 대본집 욕심낸 적도 있는데 굳이 필요없겠더라고요. 공부하는 거면 몰라도..

예치금은 중고책 팔면 생겨요!!!

stella.K 2012-03-17 16:02   좋아요 0 | URL
ㅎㅎ 요즘 <빠담빠담> 정말 열공하는 마음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 노희경의 어떤 작품 보다 좀 지명도가 낫지 않나 싶었는데
10부쯤 되니까 보면 볼수록 정말 잘 썼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웃기는 장면도 많고. 그 웃긴다는 게 웃겨서가 아니라 뭘 저렇게까지...?
하는 웃김 말이어요. 특히 정우성과 김범 쌍으로 웃기고 나문희는 덤으로.ㅋㅋ
드라마 대본은 소설 보다 참 역동적이고 생동감 있는데 그걸 못 쓰겠더라구요.
대사가 주옥 같아서 갖고 있을만 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것도 생기면요^^

아이리시스 2012-03-19 18:03   좋아요 0 | URL
한지민도 완전 청순하고 예쁘고, 강아지 땡이도 귀여워요!!
근데 5회까지 보고는 대체 무슨 애기하려는지 감도 못잡겠더라고요. 예전에 <굿바이, 솔로>나 <그사세>는 완전 팬이었는데^^ 한 번 놓치니 안봐져서 중단한 거지 나빴다는 건 아니예요.. 저는 드라마 다 좋아요ㅋㅋㅋ

드라마를 안봤다면 노희경 작품들은 대본으로도 훌륭할 것 같아요.

stella.K 2012-03-19 19:03   좋아요 0 | URL
한지민 보단 이건 확실히 정우성과 김범을 위한 드라마는 아닐까 싶어요.
둘이 참 사랑스럽더군요. 특히 김범은 정말...! 어떻게 저런 몰골로
나와서 그렇게 능청스럽게 연기를 잘하는 거지? 넘 좋아요.
노희경에 대한 신의를 저버리지 않는 나문희도 존경스럽고.
노희경이 또 한번 달리 보이더군요.
연출도 그만하면 나무랄 때 없는 것 같고.^^
 

1. 

<화차>를 읽고 있는 중이다. 너무 재밌다고한데 나의 조두로는 영 속도가 나지않고 있다. 아직 3분의 1 정도를 지나고 있는데 언제쯤 눈이 사팔이 될 정도로 빨려들어가듯 읽게될런지 알 수가 없다. 물론 그렇다고 재미없다는 것은 아니다. 나름 읽을만은 하다. 하지만 초두가 이야기 전체를 위해 알아야 할 것들 이를테면 여자의 실종과 개인파산에 대한 설명이 좀 장황하다 싶어 영 속도가 나질 않고 있다. 

 

오늘은 크레디트 카드의 중독과 거품 경제. 개인파산 뭐 대충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역시 씁쓸하긴 하다. 그놈의 돈이 뭐라고. 행복하려고 쓴 거 밖에 없다는 글 한 줄이 냉소하게 만든다. 오늘 날 경제 문제로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데 그것도 알고 보면 거품경제의 후유증 아닌가? 

개인파산 신청이라는 것도 좀 의문이 간다. 빚 때문에 폐가망신하고, 자살하는 폐단을 막기위해 이 제도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나름 가상하긴 하지만 그렇게 면책이되면 이후에 아무 문제가 없는 걸까? 개인파산 신청이 있는데 뭔 걱정이야 하며 또 빚을지면 그것도 돌고도는 것이 아닌가? 이걸 읽으면서 현대는 빚중독에서 헤어나올 수 있을까? 그런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문득 읽으면서 나는 그렇게 빚은 것은 없는데 책중독은 좀 심한 것 같다. 이를테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읽게 되는 책. 주로 여기 저기 서평단에서 보내주는 책은 유혹이 대단해서 끊을 수가 없다. 까짓 꺼, 신용카드 중독이나 알콜중독 보다야 훨씬 건전한 거지 이 재미없으면 무슨 재미로 사나, 스스로를 위로도 해 보지만 나름 이것도 중독은 중독이겠다 싶다.

바로 엊그제만해도 나는 한달 치 읽어야할 책들을 다 읽고 한숨 돌리나 싶었다. 하지만 금세 또 한달치가 쌓여있다. 그만큼 나의 독서는 밑빠진 독에 물 붓기요 책은 화수분이다. 그러니까 저 <화차>를 비롯해서,

이렇게 총 네권의 책을 읽어줘야 한다. 게다가 모출판사 서평단의 두 권짜리 대하소설이 된다면 이번 달도 숨가쁘게 책을 읽어야 한다. 그러니까 내 말은, 저 <화차>에 개인파산을 빼고 책중독을 집어넣어도 이야기는 성립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는 거다. 그나마 파산신청은 개인회생이라도 있지. 서평단 글 안 쓰면 아예 아웃 아닌가? 알고 보면 그게 더 무서운 거다(좀 과장해서ㅋ).

 

저 <빠담빠담>은 요즘 콕TV에서 다시보기로 조금씩 보고 있는데, 앞선 작품(요거 바로 전에 뭐가 있었지? 어쨌든) 보다는 별로인 것 같기도 한데 그래서 그 이름이 주는 포스 때문에 안 봐 줄 수가 없다. 더구나 정말 감동있는 드라마는 대본집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번에 갖게 되서 기쁘긴은 하다. 통영을 배경으로 아직 가 보지 못한 곳읗 TV로나마 보니 왜 그곳을 동양의 나폴리라고 했는지 알 것도 같다. 한지민의 동물병원도 예쁘고. 무엇보다도 정우성의 연기 변신이 놀랍다. '모래시계' 때만해도 대사를 못해 아예 말없는 역으로 했다고 하던 전설같은 이야기가 있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이 작품에서의 그는 장족의 발전이고 격세지감이다.

특히 노희경은 이 책 머리말에서 나문희 씨에게 미안해 했다. 모르긴 해도 그녀가 쓴 작품에 나문희가 안 나온 작품이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작품은 시청률에서 자유로웠기 때문에 그런 말을 했으리라 보는데, 나문희는 또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나 좋아 출연 수락한 건데 왜 미안해 하냐고 펄쩍 뛰었을지 모를 일이다. 그만큼 자기 좋아하는 일에 뛰어들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고 인간적이기까지 하다.ㅎ

 

그에 비해 빌브라이슨은 전에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보면서 그의 백과사전적 지식에 기가 질렸던 적이 있다. 저 <대단한 호주 여행기>도 보니 글씨가 조금은 빽빽한 것이 예전 일이 생각이 나 약간 겁이 나긴하다.

<아주 오래된 북극>은 오늘 도착이 됐는데 조금은 낮선 느낌이라 잘 읽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2.

지난 주일 날 하릴없이 콕 TV 리모컨을 운전하고 있는데 우연찮게도 <하버드대학의 공부벌레> 시리즈를 방영하고 있는 채널에서 운전을 멈췄다. 보는 순간 어찌나 반갑고 아련하던지. 이게 언제부터 그 방송에서 방영을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비교적 시작한지는 얼마 안 되는 것 같은데. 70년 대 중반의 인기 프로였다. 당시 <6백만불의 사나이>와 <특수공작원 소머즈>의 양대산맥에 결코 꿇리지 않는 인기시리즈였다. 지금은 저 악명 높다던 킹스필드는 죽고 당시 법대 1학년 생들이 지금은 킹스필드 교수의 나이쯤돼서 은퇴를 했거나 기다리는 나이쯤 됐겠지? 세월이 참 무상하다.

나도 그 영화 보면서 언젠가 미국 유학을 해 보리라 꿈꿨던 때도 있었는데. 그꿈은 어디로 가고 이렇게 하릴없이 추억에 젖어 이런 글이나 쓰고 있다.ㅠ

 

영화가 하도 재밌어서 책도 사 본 것 같다. 하지만 책은 그다지 재미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나는 좀 바보 같다. 그날 두 편을 연속으로 방송해 주는 것 같은데, K2 본부에서 개그콘서트팀의 3일을 동행취재한 다큐멘터리를 보느라 끝까지 보지 못했다. 개그콘서트 안 본지 좀 되는데 나는 방송 뒤 또는 무대 뒤 이야기를 왜 그리 좋아하는지 별 것도 아니더만. 처음엔 그것을 끝까지 보지 못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갈수록 후회막급이 되어버렸다. 돌아오는 주일 날 밤이 이슥해지면 방영을 또 할 건지 리모컨 아래버튼을 따발총 쏘듯 누르고 있어야 할 것 같다.ㅠ   

 

3. 

아, 근데 물만두님 추리소설 리뷰대회 결과는 나왔는가? 오래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디에도 결과발표가 공지되지 않아 기다리다 잊어버렸다. 누구 아시는 분 계시면 알려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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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12-03-09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차>는 최근 소설이 아닌데도 여전히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저도 개정판으로 다시 읽어보려고 챙겨놓고 영 짬이 안 나서 못 읽고 있네요 ㅠㅠ

물만두님 리뷰대회 결과는 http://blog.aladin.co.kr/eventWinner/5462240

stella.K 2012-03-09 15:52   좋아요 0 | URL
아, 나왔군요. 이런 이런...고맙습니다. 이매지님.^^

하늘바람 2012-03-09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화차 궁금했는데 구해서 읽어봐야겠네요

stella.K 2012-03-09 17:51   좋아요 0 | URL
네. 함 보세요.^^

숲노래 2012-03-09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버드대 공부벌레들은 옛날 책이 다시 나왔나요? 아니면 새로운 책?

'조두'가 무언가 궁금해서 국어사전을 뒤적여 보았더니
들새를 이야기하는군요~

'들새~'나 '멧새~'나 '바닷새~'나 '물새~'라고 해 보시면
더 좋은 이름이 되지 않을까 하고.... @.@

stella.K 2012-03-09 17:52   좋아요 0 | URL
ㅎㅎ 아니 뭐 그렇게 심오한 뜻은 아니구요,
새 머리요. 그러니 얼마나 작겠어요.ㅋ

2012-03-09 18: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09 2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2-03-09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차를 보고 왔는데 영 기대보다 별로였어요 전.
아무래도 원작을 읽어야겠어요. 책은 사뒀는데 영화를 먼저 봤네요.
주연배우들의 포스가 부족했다는..조성하가 오히려 돋보였어요.
영화에서도 그 대사는 나오는데 김민희의 입에서 나오는 그 대사가 어쩐지 영..
행복하고 싶었어, 행복해질 줄 알았어. 그 문장이요.

stella.K 2012-03-09 22:20   좋아요 0 | URL
아, 그러셨군요. 요즘 우리영화 폭풍질주하잖아요.
이 영화도 좀 기대하고 있는데...
특히 김민희의 연기가 좋았다는 말도 있던데 저는 김민희 별로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전 책도 별로여요. 왜 사람들이 화차 화차 하는지 모르겠어요.
어떤 사람은 한번 들으면 손에서 놓을 수 없다고 하던데 그건 그 사람 사정이고. 전 미미 여사의 책이 좀 안 맞는 것 같아요. 모방범도 2권까지 읽었는데 그렇게 호들갑떨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결국 3권은 사 놓고 읽지도 못했어요.ㅋ
자기한테 맞는 책은 확실히 따로 읽는 것 같아요. 박범신의 책이었다면 혹했을텐데.ㅋㅋ

프레이야 2012-03-09 23:07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러잖아도 '은교'는 정말 기대하고 있다구요.
게다가 박해일이 나오잖아요.

stella.K 2012-03-10 11:26   좋아요 0 | URL
아, 맞아요. <은교>가 곧 나오죠?ㅎㅎ
솔직히 이 화차는 너무 설명이 많아요. 등장인물이 뭘 하는 게 아니고
혼마 형사가 끝임없이 탐색하고 탐문하고 다녀요.
언제까지 이러고 다니려나 모르겠어요.
지금 거의 반이 돼 가고 있는데. 무슨 사건이 일어나 줬으면 좋겠는데
한마디로 지루해요.ㅠ

아이리시스 2012-03-10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고 싶어하고만 있어요ㅋㅋㅋ
스텔라님, 거기서 사온 책이 이 책이에요?^^

stella.K 2012-03-10 11:36   좋아요 0 | URL
아이님은 좋아하실지 모르겠는데 난 좀 시큰둥이어요.
왜들 호들갑들인지 이해 못하겠어요.
리뷰 쓴 사람 중에 딱 한 사람 나하고 통하는 사람이 있던데
전 99%가 좋다고 하는 책들 이제 안 믿을래요.ㅠ
거긴 해당 작가의 책만 팔아요. 이건 서평도서여요. r로 시작되는 곧에서
덥썩 물었는데 아무래도 과유불급인 것 같아요.

그런데 이 페이퍼 아무래도 잘못 쓴 거 같아요.
1차 올리고 나니 왜 이 말도 빠졌지? 저 말도 빠졌지? 삽입에 삽입을 거듭한 페이퍼가 되고 말았어요. 아무래도 봄은 봄인가 봐요. 봄에 깜빡깜빡 한다잖아요.ㅠㅋㅋ

차트랑 2012-03-10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스텔라님의 글발에 늘 쫄아버립니다 ㅠ.ㅠ
그런데 엄살 부리시면 곤란하시거등요!!^

stella.K 2012-03-10 19:50   좋아요 0 | URL
에이, 왜 이러십니까.ㅋㅋ
 
<에세이>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벌써 알라딘 평가단 마지막 주목신간이다. 특별히 나는 지난 번 예술 분야에서 에세이로 갈아탔는데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특히 지난 달 선정된 <16인의 반란자들>은 낚시꾼으로 비유하자면 월척을 낚은 기분인데 이런 행운이 또 있을까 싶기도 하다. 앞으로 도착하게 될 이번 달 선정도서도 내가 원했던 것은 아니지만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도서들이겠다 싶어 기대는 된다. 아무튼 다음 달에도 좋은 책이 선정되어 마지막 휘날레를 멋있게 장식해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주목 신간을 소개해 본다. 물론 내가 주목한 책들이 선정되리라는 보장을 할 수 없지만...

 

뭐 철학자나 시가 나와 그리 친한 건 아니지만 이시영, 기형도, 강수니, 조문경, 서은, 최영미, 월트 휘트먼 등 현대 시인들의 시 83편과 니체 철학의 접목을 시도했다고 하니 과연 어떤 책일까 심히 궁금해진다. 이제까지 알라딘 평가단 담당자가 책을 허투로 선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바고. 이런 책쯤 눈독들여 주는 것도 알라딘 평가단의 한 사람으로서 괜찮은 자세 아닌가?ㅋ

니체하면 겁부터 내고 보는데 이런 책 읽어주면 시를 보는 눈이 달라지던가, 니체를 보는 눈이 달라지던가 그럴 것도 같아 눈 길이 간다.

 

 

김정헌, 예술가가 사는 마을을 가다 VS 소설가의 여행법

 

 이번엔 비슷한 책끼리 묶어 봤다. 둘 다 문학기행을 표방하고 있기는 한데, <김정헌, 예술가가 사는 마을을 가다>는 한국 작가들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고, 소설가 함정임의 <소설가의 여행법>은 외국작가들 그것도 20세기 빛나는 작가들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개인적으로 끌리기는 나도 나이를 들었는지 김정헌의 책이 좀 더 끌리기는 하다. 하지만 함정임의 책 첫머리에 폴 오스터가 나오는 것을 보고 끌리는 포스가 비등해졌다. 물론 그렇다고 폴 오스터를 좋아해서 하는 말은 아니고, 그의 문학사적 위치는 무시할 수 없기에 끌린다는 것이다.

 

생의 마지막 순간, 나는 학생이 되었다 VS 만가지 행동

 

   북미 최고의 치유심리학자 기 코르노의 자전 스토리를 담고 있다고 한다. 제목이 참 심오하다. 책의 소개를 보니, 치유심리학자가 어느 날 갑자기 말기암 진단을 받는다. 죽음의 공포가 들이닥쳤지만, 그때부터 선생이 아닌 '인생의 학생'이 되어 '진짜 인생'을 배운다단다. 이 책은 북미 최고의 치유심리학자 기 코르노가 실제로 림프종 4기 진단을 받고 죽음의 문턱에서 깨달은 것들을 기록한 자전 스토리란다. 어떻게 썼을지 궁금하다. 나는 그다지 세상을 오래 살 욕심은 없는데 이 책을 보니 내가 생을 다하는 순간까지 어떤 자세여야 하는지 왠지 지침이 되어줄 것도 같다.

그리고 뒤의 책은 김형경의 역시 심리 에세이다. 그녀가 이미 여러 심리 에세이를 쓴 건 익히 잘 알려졌고(애석하게도 나는 아직 한 권도 읽지 못했다. 좋다고들 난린데), 이건 특별히 '심리 훈습'이란다. 여기서 훈습이란 불교 용어이기도 한데, '정신 분석 과정을 철저히 이행하는 작업'을 우리말로 번역한 용어라고 한다. 그러니까 여태까지 작가는 인간의 마음을 통찰하는 글을 썼다면 이건 한 발 더 나아가 그것을 실행해 보는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솔직히 나도 소싯적엔 심리학에 매료돼 공부를 조금하긴 했는데 심리학 분야도 이론과 실용 뭐 대충 두 분야로 나누는데 내가 관심있어 했던 쪽은 이론쪽이었다. 배운 거를 써 먹는다는 건 솔직히 재미도 없고 어렵기도 해 어리버리 했었다. 그런데 이 분야를 그녀는 어떻게 글로 풀어 놨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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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3-04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이번 신간 에세이들은 제게는 하나같이 별로에요. 아는 작가도 없고 끌리는 작품도 없고. 하지만 함정임의 책이 유일하게 한 번 읽어보고 싶다...하고는 느끼고 있죠.
마음같아서는 확 11기 평가단도 지원해버리고 싶어요. 이제는 방식이 변화된다는데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더 다양한 종류의 책을 접해보고싶기도 하지요. 에세이 신간평가단을 하면서 평소의 저라면 절대 읽지 않았을 책을 많이 읽었어요. 그만큼 제 소양도 좁게나마 넓어짐을 느꼈고요. 이제는 무려...인문쪽을 도전해보고싶은데 절대 제 수준으로는 안될겝니다 ㅋㅋ 책을 받는순간 못하겠다고 gg칠거 같아요!

stella.K 2012-03-05 13:24   좋아요 0 | URL
나도 갈등이긴 하다. 마음 같아선 11기 하고 싶기는한데
그렇게 되면 읽어야할 책을 뒤로 미루게 되서 말이지.
모르긴 해도 아직은 너에게 평가단 책이 안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나도 너 맘 때 에세이 별로였거든.
근데 책이란 게 그때는 몰랐는데 시간가면 읽혀지는 책이 있어.
아마 너도 그러리라 생각해.
정말 이번엔 고를만한 게 없긴하더라.
그런데 이제 곧 도착할 책들은 난 추천은 안했는데 왠지 쫌 기대가 돼.
물론 잘 읽을 수 있을까 싶긴한데
객관적으로 좋은 책이 선정된 것 같아서.^^

차트랑 2012-03-05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알라딘 평가단 내에서 분야를 갈아타기도 할 수가 있나보군요.
흥미로운 평가단의 방식인 듯^^

스텔라님은 독서를 참 많이하시는 분이세요.
독서는 힘~!!! 입니다. 보기 좋아요~

stella.K 2012-03-05 11:22   좋아요 0 | URL
그럼요. 다음 기 때 갈아탈 수 있어요.
사실 전 책을 그리 빨리 읽는 편은 아니어요.
그래도 꽤 읽으려고 노력하지요. 격려 고맙습니다.^^
 
<에세이>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1월에 출판된 에세이들을 살펴보니 정치인들의 책이 제법 많이 나왔다. 아마도 때가 때인만큼 정치인들의 출판 러쉬는 한동안은 계속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또 정치인들의 속이 보이는 깜냥이라 어느 한 책도 읽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렇더라도 이 책만큼은 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는 하다. 그래봐야 이책이 시즌에 맞춰 나온 것을 보면 노무현 대통령 시절 측근들이 만든 당의 노림수로도 받아 들여지는데, 그래도 이런 책 읽으면서 그 시절이 지금 보다 낫지 않았나 하는 위안 한자락 삼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고 노무현. 그 이름만으로도 마음이 짠하지 않는가.

 

하지만 정치인들 시즌에 맞혀 책 내고 나 좀 알아달라고 하지 말고 평소 때 부지런히 선정하면 그런 책 안 내도 국민들이 다 알아준다. 이름도 알리고 자기 책도 갖고 좋으시긴 하겠지.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책은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문학동네판이다. 솔직히 만만치 않은 두께가 조금은 망설여지기는 했는데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이것도 확실히 고전의 유혹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역시 읽기가 만만치 않아 고전하고 있는 중이다. 별로 어렵지도 않은 책인데 책장은 왜 이리도 안 넘어가는 것이냐.ㅠ

 

혹자는 우리가 독서를 하는데 꼭 어려운 고전을 읽을 필요가 있느냐며 고전 무용론 내지는 회의론을 제기하기도 하는데 그 사람 나중에 뒷감당을 어찌했을지 궁금하다. 물론 나도 사춘기 시절 한때 고전을 꼭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회의를 했던 적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나이가 들면 들수록  고전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긴 어떤 책은 고전을 읽고 싶으지 않으리만큼 똑똑하게 잘 만들어진 책도 있긴 하지만 그런 책은 많지 않고 그런 책 다 읽다보면 '고전으로 돌아가자'란 유혹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그럴 때 이런 책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저기 긴머리를 귀뒤로 넘기고 읽는 저 아이는 정말 재밌어 읽는 건지 묻고 싶어졌다.  

 

사실은 다른 어떤 책 보다 다음 달 평가단에서 뽑아줬으면 하고 강력히 밀고 싶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어찌 도스토옙스키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그의 책은 (아직)안 읽어도 그에 관한 책에 무관심 하다면 그건 도스토옙스키를 모독하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알라딘 평가단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이건 반드시! 무조건! 선정되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ㅋ

 

 

 

 

 

 

 

나이가 들면 소심해져서 별것도 아닌 것에 마음이 다치고 상하게된다. 물론 소심한 마음에 성공학이나 행복론 같은 자기계발에 관한 책을 읽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난 왠지 이런 나를 끌어 안고 다독여주고, 나아가서는 힐링하게 만드는 그런 책 한 권쯤 읽어보고 싶다.

그런 책이 몇권은 더 있는 것 같긴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슬쩍 끼워넣고 싶다. 목차를 보니 지금 내 상태에 제법 근접해 있는 것 같아서 말이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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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2-11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모님 글 중에 가장 늦게 작성된 글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이제껏 완득이를 본다고 이 글 첫 추천도 못찍고 ㅠㅠㅠ 아쉬운걸요.
아마 <고전의 유혹>의 여자아이는 컨셉사진이 아닐까요 ㅋㅋ
그저 저는 도본좌의 책을 한 번 읽어보고 싶지 말입니다

stella.K 2012-02-11 17:01   좋아요 0 | URL
왜, 나 전에 늦게 작성한 적 있어.
책도 늦게 보내주는 판국에 까짓 꺼 좀 늦게 작성하면 어때?
이것도 귀찮아서 안 하려다 저 도본좌 땜에 작성한 거다.ㅋㅋ
근데 서울 아닌가?
어제 졸업했지? 축하해. 너에게 있어 한 시절이 가는구나. 그지?
이 댓글 보거든 너 갖고 싶은 책 있음 한 권 알려줘.
주소 3종 세트와 함께 말야. 가짜 이모라도 이모는 이모니까 책 한 권
선물해 줘야하는 거 아니니? 책이 싫으면 음반이나 알라딘에서 먹고 싶은 군것질 거리도 괜찮아.^^

이진 2012-02-12 00:09   좋아요 0 | URL
어!
이모 정말요?
아, 요새는 책을 찾으러 다니질 않아서 뭐가 재밌어보이는지 모르겠는데 ㅎㅎ
마침 또 책사려고 뒤적뒤적 거릴려고 준비중이었어용

차트랑 2012-02-11 0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전 무용론 내지는 회의론을 제기하신 분이
계시더란 말씀이죠...
흠...담력이 상당하신 분^^


stella.K 2012-02-11 11:56   좋아요 0 | URL
저는 그 사람이 딴지총수로 알고 있어요.
그거 알고 좀 어이가 없던데.
당시 그에 동조했던 개그맨이 있었던 것 같고.
뭐 그게 아니어도 간간이 제기하고 나왔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쩝

숲노래 2012-02-11 0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가 들면 쉬 아프기도 하지만
쉬 즐겁거나 웃을 일도 있지 않느냐 싶어요.

stella.K 2012-02-11 11:58   좋아요 0 | URL
그렇죠. 어떤 사람은 나이들어 더 편해졌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던데 저는 웬지 싫더라구요.ㅠ

기억의집 2012-02-11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청소년들에겐 절대 고전을 권하지 않는데,,,,나이 들어 천천히 읽어도 된다는 주의에요.

저는 폭풍의 언덕 정확하게 중이 겨울방학 때 읽었어요. 읽을 당시의 그 느낌이 어느 정도 남아있는 책이에요. 워낙 책이 격정적이고 브론테의 글이 상당히 감정을 자극하지요. 쥐었다펴락. 나중에 히스클리픈가 하는 주인공때문에 어린 나이에 열 받아서.아직도 그 기억이 나요.


저는 힐링쪽이나 윌든 같은책은 주어도 안 읽게 되요. 사는 팔자가 좋아서 그런 가 봐요.

stella.K 2012-02-11 12:00   좋아요 0 | URL
청소년 때 고전 누가 읽나요?
그나마 학교에서 읽어라 읽어라 하니까 몇권 읽어주는 거죠.
그런데 그게 나이들면 왜 그런지 알게되는 것 같아요.
그러면 그때부터 읽어도 늦진 않을 것도 같아요.^^

페크pek0501 2012-02-11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이렇게 소개해 주시니 좋은데요. 두 번째와 세 번째의 책을 사고 싶군요.
그런데 참아야겠어요. 어제 책 7권을 주문하고 입금했답니다. 이제 두 달 뒤쯤 살래요.

고전이 좋은 이유는 사유의 깊이에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유명한 고전을 읽을 땐 이 책이 왜 유명한 고전이 되었는지를 알아내고 말겠다는 각오로 읽어요. 모르겠으면 한 번 더 읽어요. 마르게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은 재미없게 읽었고,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같은 작품은 아주 재밌게 읽었어요. 이건 청소년이 읽어도 좋을 책이에요. 제발, 청소년이 재미없는 책 말고 재밌는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학교에서 신경 써서 지도해 줬으면 좋겠어요. 그냥 유명한 고전은 다 읽어 보란 식으로 목록을 주고 지도해서 청소년이 한두 권 재미없게 읽으면 평생 책과 안 친하게 살게 될까 봐 걱정돼요. ㅋㅋ

stella.K 2012-02-11 12:45   좋아요 0 | URL
저도 읽어야 할 책이 산더미라 군침만 흘려요.

그래도 우리 청소년 때 비하면 낫지 않을까 싶어요.
프로 독서가들은 고전은 어려워도 날로 읽으라잖아요.
정석대로 읽으라는 소린데 그것을 주도하는 건 역시
교육현장에 있는 사람들이겠죠.

백년 동안의 고독 정말 재미없죠? 저도 오래 전 읽다가 엎었어요.
넘 재미없어서. 그런데 이책 재밌게 읽었다는 사람도 있더라구요.
기가 팍 죽더라구요. 죄와벌은 저도 나름 재밌게 읽었어요.^^

진주 2012-02-11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고전을 왜 읽어야 하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학생들한테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잘도 설명하지만요..)저는 어릴 때부터 고전이 좋았어요. 그냥 좋아서 읽어요. 폭풍의 언덕은 최소한 스무 번은 더 읽었을 듯. 그게 고전이라서 많이 읽은건 아니고요 좋아서 읽다보니 그게 고전이었어요^^

stella.K 2012-02-11 14:53   좋아요 0 | URL
ㅎㅎ 학생들에게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잘 설명하시면서
진주님은 그것을 모르시다니. 그거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것의
반의적 표현은 아닐지.ㅋ

와, 폭풍의 언덕을 그렇게나 많이 읽으셨습니까?
저는 초등학교 때 어린이 문고로 읽었는데 그것도 다 읽지도 않았나
봅니다. 딱 한군데 빼놓고 이토록 새로운 것을 보면.
그런데 제가 드라마를 많이 본 것 같기도 해요.
이야기의 얼개는 드라마에서 많이 차용한 것처럼 보여 새롭지는 않거든요.
단지 작가의 상상력이나 테크닉이 다르고 뛰어나다는 것이겠죠.^^

차트랑 2012-02-12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담탱(담이 큰사람)이가 딴지총수라니...
또 한 번 흠...입니다

저는 중3때 죄와벌, 데카메론, 세익스피어 진집을 읽었는데
그 이유는 그 책들이 집에 있어서
그저 아무생각 없이 읽었다는...

죄와벌은 초반부터 이해할 수 없는 매력에 빠졌구요.
데카메론을 읽어본 사람을 아직 만나지 못했습니다 ㅠ.ㅠ
누군가는 그것도 책이냐고 그러더라구요 ㅠ.ㅠ
(사실, 책 자체가 주는 의미외에는 뭐...)

세익스피어 전집은 누군가가 책팔아 먹으려고
떠넘기듯 해서 들여 놓았던 모양인데...

나중에 알고보니 중3에게는 수준에 맞지 않는 책들이었더라구요 모두 ㅠ.ㅠ
아, 데카메론은 당시 중3인 제게는 좀 선정적이었다는...

결론은 읽을 책이 없다보니
아무것이나 닥치는대로 읽었다 뭐 그런 뜻입니다 ㅠ.ㅠ

그런데요.. 댓글에 댓글을 달려면
어떻게 하는 것인지 알려주실 수 있으세요 스텔라님?

stella.K 2012-02-12 13:33   좋아요 0 | URL
ㅋㅋ 아 그걸 모르셨구나. 조기 차트랑공님 옆에 <댓글달기>라고
나와 있잖아요. 그거 클릭하시면 댓글창이 떠요.
하긴 저도 처음에 이거 바뀌고나서 꽤 헤메었습니다.ㅎ

그러니까요, 아마도 그 사람이 그렇게 말했던 건
한마디도 이해 못할 책을 고전이라고 해서 읽는다는 게 가당키나 하냐
뭐 그런 뜻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고전 문학은 그나마 읽어주겠는데, 예전에 저는 니체의
<차라투라투스는 이렇게 말했다>란 책을 단 한마디도 이해하지 못했으면서
꾸역꾸역 읽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걸 청소년 시절에 읽었으니
이해 못할 건 당연하죠. 그래서 고전은 어려운 거란 편견을 그때 가진
것일지도 몰라요.
그래도 뭐 차트님은 책이 많은 환경에서 자라셨나 봅니다.
인생 어느 한때는 그렇게 닥치는대로 책을 읽어줄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알고보니 차트님은 뼈대있는 가문의 자제셨나 봅니다.ㅋㅋ

차트랑 2012-02-12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구구...
뼈대있는 가문이라고 오해하시면 안됩니다요
그건 오해입니다요 ㅠ.ㅠ

그나저나 고전은 그냥 고전은 아니라는 말씀 ㅋ

제가 질문을 제대로 하지못했다는 것을
지금 알게되었습니다.

위에서 제가드린 질문은 잘못된 질문이고
다음의 내용이 저의 질문입니다.

질문:
스텔라님께서 지금처럼 글을 쓰시죠.
1. 저는 스텔라님의 글을 읽고 그 아래에 댓글을 답니다.
(이 글에는 '댓글달기'라는 버튼이 보입니다)
3. 스텔라님은 그 버튼을 누르시고 저의 댓글에 댓글을 쓰시죠
그런데 이 글에는 '댓글달기'버튼이 보이지 않습니다 ㅠ.ㅠ
3. 저는 다시 댓글을 달 필요가 생긴거죠.
그러나 '댓글달기'라는 버튼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바로 아래에 이어서 댓글을 달 수가 없습니다.

4. 그런데...
다른 분들은 잘만 댓글을 다시더라는...그런 말씀입니다 ㅠ.ㅠ

댓글달기 버튼이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댓글을 바로바로이어서 다시냐하는 것이
제 질문이었답니다 ㅠ.ㅠ

별걸다 질문드려서 뭣합니다만
저는 알 필요가 있고...
그러나 그 방법은 모르겠고...
그렇답니다요 스텔라~님 ㅠ.ㅠ

stella.K 2012-02-12 15:29   좋아요 0 | URL
알겠습니다. 그건 무조건 차트랑공님이 처음 다셨던 <댓글달기>만
누르셔서 계속 댓글창을 만들어 나가시면 되요. 보여드릴까요?
저의 이 댓글을 여기서 마감하겠습니다.
또 달고 싶으면...? 댓글저장을 누르시고,

stella.K 2012-02-12 15:30   좋아요 0 | URL
또 차트랑공님 옆에 있는 댓글달기를 눌러
댓글을 달았습니다.

stella.K 2012-02-12 15:51   좋아요 0 | URL
또 댓글달기를 눌러 댓글을 쓰지요.

근데 저는 차트님 이 질문이 왤케 웃음이 나는 걸까요?ㅎㅎㅎㅎ
자, 그럼 해 보시겠습니까?
댓글 이어달기 전혀 어렵지 않아요~
굴비를 엮는다고 생각하시고 함 해 보세요!ㅋㅋ

차트랑 2012-02-12 17:49   좋아요 0 | URL
하이고~
캄사합니다~
어디 그럼 저도 달아볼까요?^^

차트랑 2012-02-12 17:53   좋아요 0 | URL
헉~!!!
일케하는 것이었구먼요 ㅠ.ㅠ
남들은 잘도하는데
'왜 저만 그것이 안되는 것이냐고요??' 했지 뭡니까요??
알고보면 지뿔도 아닌데
글케 속을 썩였다는 말씀 ㅠ.ㅠ
몇날 몇일을 두고 고민했지 뭡니까요??

스텔라님 덕분에 이제 저도 줄줄이 알사탕을 엮을 줄 알게 된겁니다잉~!!
무지무지 감사드립니다 꾸벅~^^
근데,
댓글 추천기능은 없는 것인가요?? ㅠ.ㅠ

stella.K 2012-02-13 12:12   좋아요 0 | URL
ㅎㅎㅎ 몇날 며칠!
이 블로그라는 게 정말 알면 간단한 건데 모를 땐 참 속을 섞혀요.
그죠? 저도 그런 적 많아요.ㅋㅋ

아이리시스 2012-02-15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거저거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가 에세이였어요? 인문학인 줄 알고 어려운 책 나왔구나 했는데 왜 그랬지?(반말..)

스텔라님, 맞아요. <폭풍의 언덕> 쫌 그래요!

stella.K 2012-02-16 11:47   좋아요 0 | URL
ㅎㅎ 아이님 독백하고 있다는 거 알고 있는데요 뭐.
근데 오랜만이어요. 잘 지내고 있습니까?

<폭풍의 언덕> 어렸을 때 어린이 문고로 읽다 포기했었나 봐요.
이렇게 성인이 되서 읽어보려고 하는데 왤케 안 읽히는지
출간 당시엔 악평을 받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읽다 읽다 오늘은 번역자의 해설을 읽었는데 그나마 좀 이해가 갔다능.
하루 50페이지씩 읽다 그저께부터 40p로 줄여 읽고 있어요.
그래도 뭐 마지막 고지가 보이긴 해요.ㅎ
 
<에세이>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오래 전부터 새해라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법. 새해가 되었다고 계획 세우고, 새로운 소망을 품어보고 하는 호들갑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책만큼은 지난해 보다 더 많이 읽어야지 매번 꿈을 꿔 보지만 한 해를 마감할 즈음 돌아보면 전 해 보다 나은 것이 없다. 그래도 자꾸 꿈을 꾸다보면 언젠가는 그꿈도 이루어질 날이 있지 않을까?  

솔직히 작년엔 이것 저것 건드린 책은 많았다. 하지만 정작 완독한 책은 그에 3분의 2정도의 수준이다.

어제 아침 프로를 보니 모 고등학교 교사가 쉬는 시간 10분의 위력을 보여 주었다. 말하자면 하루 7시간 수업을 들어간다고 치면 중간에 10분을 활용해서 책을 읽는다는 것이다. 최대한의 효율을 위해 그때는 어렵지 않은 책을 읽기로 한단다. 그러면 하루면 70분. 요는, 한달이면 7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완독할 수 있다는 말이다. 700페이지라면 웬만한 책 두권이고, 두꺼운 책 한권이다. 그렇게 공부해서 따낸 국가자격 시험이 50개라나? 뭐라나. 

갑자기 그 말을 들으니 사놓고 두꺼워 완독 못한 책이 좀 억울해졌다.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고, 티끌 모아 태산이라더니 그렇게 하루 10페이지씩만 읽어도 가능했던 걸 뭐했나 싶다. 

그래서 나도 올핸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보는 전법(?)을 사용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난 습관적으로 인터넷 여기저기를 돌아 다닌다. 어떤 땐 볼 것이 없는데도 그러고 있다. 하루동안 이것에 빼앗기는 시간 15분만 줄여도 좋지 않을까? 올해는 너무 밋밋하게 그날이 그날인 것처럼 살지말고 뭐 하나라도 조그맣게 실천하고 살아야 할 것 같다. 

 

이번에도 마감을 하루 앞두고 평가단의 미션을 수행하게 됐다. 이건 솔직히 어쩔 수 없다. 미리 하는 건 기대할 수 없을 것 같고, 그냥 쳥가단 활동을 하는 동안은 마감이나 잘 지켰으면 할 뿐이다.

 

사비 아옌의 <16인의 반란자들>

 

스페인 출신 문학전문기자 사비 아옌과 스페인 출신 사진기자 킴 만레사가 3년여 기간 동안 세계 일주를 통해 세계 곳곳에 살고 있는 16인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을 만나 길게는 8일, 짧게는 6시간 동안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 인터뷰집이란다. 

거기엔 우리가 알만한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이 나온다. 이를테면, 주제 마라사구라든지, 다리오 포, 또는 오르한 파묵 같은. 솔직하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의 책은 어렵다는 편견이 있어 누가 타든 그다지 관심은 없는데 인터뷰이로 그들 저마다의 삶이나 문학을 바라보는 통찰적 안목이 어떨지 궁금해지긴 하다. 특별히 여기엔 사진도 포함이 되었다고 하는데 세계적 작가의 모습이 어떻게 담겨 있을지 궁금하다. 소장하고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단지 흠이 있다면 30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다. 이렇게 얇아도 되는 걸까? 불만중이다.

 

알랭 드 보통의 <불안> 

 

작년 12월에는 유난히 오래 전에 나왔던 책들이 개정판으로 다시 나온게 많았다. 예를 들면 모윤숙의 <렌의 애가>나 안톤 슈낙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도 개역판으로 나왔다(개정판과 개역판은 같은 건지 다른 의민지 모르겠다)등을 들수가 있는데, 여기에 추가하여 알랭 드 보통의 <불안> 또한 새옷을 입고 재등장 했다. 사실 난 이 책의 구판을 가지고 있다. 몇년 전 무슨 책을 샀더니 끼워 준 것이다. 그에 비하면 지금 이책은 좀 세련되 보이긴 한다. 

사실 나이들면(이놈의 말은 가급적 안하는 것이 좋긴 할 것이다) 쓸데없는 걱정이 많아진다. 물론 걱정과 불안이 좀 다르긴 하지만, 또 알고보면 한 줄기에서 파생된 것이기도 할 텐데 보통은 불안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무엇보다 보통은 철학이라고 해도 우리와 친숙한 주제를 끌어와 쉽게 펼쳐 보이는 몇 안되는 이야기꾼이다. 그래도 철학책은 철학책이라 만만치 않을 수도 있는데 이 싯점에서 평가단 도서에 선정이 된다면 꼼짝없이 읽게될 테니 모처럼 책읽기의 괴로움(?)을 만끽해 준다면 그도 나쁘지 않은 추억이 될 것도 같다.

 

이동진의 <책은 밤이다>

 

사실 만만한 게 독서에세이라고 평가단에서 이런 책을 또 선정해 주길 바란다는 건 확률적으로 볼 때 가능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이미 책에 관한 에세이는 지난 번에 선정된 바도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이동진이라면...! 

이동진은 아마도 영화평론의 대중적 인물 1세대인 고 정영일 씨의 뒤를 이어 가장 대중적 인물은 아닌가 한다. 나는 벌써 몇년째 한 인터넷 TV에 나오는 그의 영화평을 꾸준히 시청하고 있고, 작년인가 재작년까지 책을 소개하는 유수한 공중파에서 그가 쏟아 놓는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가 있었다. 나는 말 잘하고, 날카롭고, 진지한 그가 (나름)좋다. 아직 그의 책을 읽어 본적이 없는데 이번 기회에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부제가 마음을 끈다. '시간과 연민, 사랑에 대하여' 그가 읽은 책에 대한 소회를 쓴 책인데 글빨은 또 어떨지 궁금하다. 책 표지 그림도 마음에 들고.

 

조용호의 <시인에게 길을 묻다>

 

소설가이자 문학 전문기자인 저자가 우리 시단을 대표하는 시인 24명의 대표작을 그들의 삶 속에서 풀어내 보여주는 에세이이라고 한다. 시를 그다지 좋아하거나 아는 바는 없지만 작가에 관한 책을 워낙 좋아하는지라 웬지 한번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시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시인을 몰라보는 것은 아니며 또 누가 아는가? 이책을 통해 없더 시에 관한 관심이 생길지.ㅋ

 

 

 

 

 

레너드 카수토의 <하드 보일드 센티멘털리티>

 

에세이 분야라고 해서 꼭 지극히 에세이적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책은 첨 봐서는 에세이 분야는 아닌 성 싶기도 하다. 더구나 부제가 미국의 범죄 소설사라고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역사물 같기도 하고, 예술분야 같기도 하다. 왠지 좀 지적일 것도 같고. 그런데 에세이 분야라고 꼭 이런 책 읽지 말라는 법있나? 지금 가장 가슴 떨리게 읽고 싶어진 책이 바로 이책이다. 그렇다고 내가 이런 분야의 책을 좋아하느냐면 그렇지도 않다. 너무 내가 좋아할 책만 읽는 것도 개인의 독서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안 읽어 본 분야에 도전하는 것도 꽤 괜찮은 독서 경험이겠지. 기대해 봄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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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1-08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엇, 하드 보일드 센티멘털리티가 에세이 부문에 있던가요!
저는 못봤는데 말입니다...
만약 있더라면 이쪽에 정말 미치도록 좋아하는 제가 안할리야 없죠.

평가단 생각보다 너무 힘들어요.
제가 일이 많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역시 공부랑 병행하려다보니 주위에서도 치이는 일이 많고
이렇게 꼬박꼬박 페이퍼 작성하는 것도 힘들고...
페이퍼는 작성안해도되니 이제부터 때려치워버릴까요 ㅋㅋㅋ

근데 이러면서 또 11기 신간평가단 신청한다 나,
이번에는 소설할거야요!

stella.K 2012-01-09 13:27   좋아요 0 | URL
그니까. 이책에 에세이에 분류되어있다는 게 좀 신기했는데
이번에 선정되면 대박이지 뭐. 난 분명 에세이 부문에서 봤으니까.ㅎ
지금이라도 올려서 힘을 보태라구.
나도 11기를 하게될까?
에세이 난 대체로 만족하는데 소설이나 자기계발 분야도 관심은가.ㅋ

숲노래 2012-01-09 0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뒷간에서 응가 누면서 몇 쪽이라도 읽으면
어느새 책 몇 권을 읽을 수 있기도 하겠지요 ^^;;;

밥을 하고 찌개를 끓이고 반찬을 하다가
가스불 셋을 켜 놓고
눈코 뜰 사이 없는데,
참말 그야말로 책 한두 쪽 읽을 만한
겨를이 나기도 해요.

손이 젖지만,
펼친 책을 한쪽에 놓고 그냥 들여다보기만 해도
좋기도 하더라고요 ^^;;;;;

stella.K 2012-01-09 13:25   좋아요 0 | URL
ㅎㅎ 된장님 어찌 사시는지 궁금해요.
그러니까 옆지기분이 돈벌러 나가시고, 된장님이
집안 살림하시는 건가요?
저는 첨에 된장님이 여자분이신 줄 알았거든요.
인간극장 같은데서 찍어가게 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어요.ㅋㅋ

그런데 거 책이란 게 그렇더라구요.
작정하고 책상다리하고 읽는 거 보다 그렇게 자투리 시간내서
읽는 게 훨씬 더 집중해서 읽고, 많이 읽게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또 어찌보면 쉴 때는 쉬어줘야 하는데 쉬는 시간 조차
책을 읽어야 하나? 빡빡한 느낌도 들기도 해요.
다 장단점이 있겠죠?^^

cyrus 2012-01-09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알랭 드 보통의 책을 많이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유일하게 읽었던 게
<불안>이에요. 저 역시 군 복무할 때 구판으로 읽었어요. 이동진의 <책은 밤이다>..
저는 지금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를 읽는 중이에요 ^^;;

stella.K 2012-01-10 11:16   좋아요 0 | URL
난 어찌어찌 하다보니 한 세권쯤 읽은 것 같다.
사 놓고 읽지 않는 책도 그쯤되고.
철학의 문제를 이렇게 대중적으로 잘 푸는 몇 안되는 작가라는 건
인정하면서도 확실히 철학은 큰맘 먹지 않고는 읽어낼 수 없는 건가 싶어.
그렇구나. <책은 도끼다> 괜찮을 것 같아.
하지만 이즈음 책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오니까 그도 관심이 좀 떨어지더군.
이동진 책에 대해 뭐라고 써놨을지 모르지만
그는 영화 얘기할 때가 가장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기도 해.ㅋ

차트랑 2012-01-10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랭드 보통은 지난 해의 키워드 작가 중 한 분이였던 듯 합니다. 보통의 여행의 기술은 독서 대기작으로 머리맡에 놓아두었는데 얼른 읽어보고 싶군요.

stella.K 2012-01-10 18:29   좋아요 0 | URL
여행의 기술은 저도 읽긴했는데 그 보단
왜 나는 사랑을 하는가를 재밌게 읽은 것 같아요.
저도 몇권있는데 이렇게 못 읽고 있네요.ㅠ

아이리시스 2012-01-10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섯권 다 재밌겠어요. 에세이는 읽고 휙 던져두고는 정말 거기서 끝내는 편이라서 실패율도 되게 높은 편해 속하는 장르예요. 안그래도 <밤은 책이다> 목차 보면서 책을 많이 메모해뒀는데 절판된 책도 많더라고요, 아쉽게.

stella.K 2012-01-10 18:52   좋아요 0 | URL
전 소설이 그래요. 그래서 고르기가 좀 겁나더라구요.
그래도 다음 기에도 평가단을 하면 소설을 해 볼까 그런 생각도 해요.
너무 겁내하는 것도 그렇고 요즘 소설의 경향도 알아야 할 것도 같고.
물론 그냥 생각만 이래요.
그래도 난 요즘 에세이가 좋아져서 별 불만없어요. 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