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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게더 - [할인행사]
첸 카이거 감독, 탕 윤 외 출연 / (주)다우리 엔터테인먼트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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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소재로한 영화는 특별히 그 울림이 크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우리가 잘 아는대로 음악을 소재로한 대표적 작품을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데우스>나 <샤인>을 들을 수가 있을 것 같은데, 물론 그 영화는 동시에 어느 특정인의 전기(傳記)를 다뤘다는 점이 더 두드러진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전기는 아닌 것 같다. 그런데도 나 개인적으론 다른 어떤 영화보다 울림이 컷던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그 정서가 맞아 떨어진다. 어쩌면 중국 영환데도 우리나라 정서와 흡사한지. 정을 그리워 하면서 정을 배반하는 베이징이란 도시가 주는 인상이 흡사 서울을 보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붉은 것을 좋아하는 민족답게 화면엔 붉은 색채가 돋보인다.

또한 주인공의 아버지는 어떠한가? 자식하나 성공시켜 보겠다고 온갖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간이라도 빼줄 아버지의 이미지는 우리나라 여느 시골 출신의 아버지와 이미지가 그 맥락을 같이한다.

무엇보다 주인공의 빼어난 바이올린 솜씨에 빠져들 것만 같다. 그리고 겉으로 보기엔 평범해 보이지만 역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답게 그의 생각이나 행동도 독특하다.

그리고 베이징역에서 우연히 알게된 직업이 확실히 뭔지모를 사치스러운 여자와의 만남. 양념격이라고는 하지만 나름대로 재밌는 설정이다.

그리고 콩쿨의 비리도 잘도 다룬다. 하다못해 협연자와 은사와의 관계도 실소를 자아내는 부분이었다.

그래도 뭐니 뭐니해도 이 영화를 총체적으로 아우르는 건 역시 부성애이다. 부성애 영화의 대표적 작품으론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그 영화에 비할 건 못 되지만, 자식이 도시물을 먹고 아버지는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면, 주인공은 시간이 흐르면서 아버지를 부끄러워 할 수도 있는데 여기선 마지막까지 그러지 않는다. 그것이 이 영화가 갖는 미덕이 아닌가 싶다. 

나는 개인적으로 중국의 감독을 그다지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첸 카이거 감독의 작품은 조금은 난해해 그의 작품을 별로 즐겨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충분히 애정이 갔고,  본인 스스로도 참 편안하게 만들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채로운 건 그가 직접 출연했다는 것이 아닌가 싶다. 감독이 직접 출연한 영화는 왠지 무게가 더 실려 보인다. '첸 카이거 감독이 그렇게 생겼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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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 미 이프 유 캔 - 할인행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톰 행크스 (Tom Hanks)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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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제목답게 쫓고 쫓기는 긴박성은 그리 많이 나타나지는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본 것은,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속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속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것은 레오가 유능한 외과의사로 변신한 뒤, 자전거를 타다 심한 상처를 입고 후송되어 온 소년을 보는 장면이다. 그전에 레오가 의사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TV 영화에서 본다. 그 영화에선 의사가 연신'동의하나? 동의합니까?'를 연발했다는 점이다. 이에 착안한 레오는 그것을 써먹어 보기로 한다.

두명의 인턴 중, 한 인턴이 자기가 본 소견을 레오에게 보고한다. 그는 또 다른 인턴에게 '동의하나?'라고 물어 본다. 그 상황에서 그 인턴은 한번쯤 레오의 정체를 의심할 법도 하건만, 레오가 자리를 떠나고 오히려 자신이 동의한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고 가슴을 치며 후회하는 장면에서 드러난다.(난 또 이 장면에서 얼마나 웃었던지.)

나는 영화를 보면서, 사기꾼이 갖춰야할 세가지 이미지가 있다더니 과연 영화는 그것을 잘 살려낸 것 같다. 그 하나는 잘 생겨야 한다는 것이고, 머리가 비상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주어진 직업에 있어서는 실제 그 사람보다 더 그 사람다워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사람에겐 여러가지 '나'가 있다고 한다. 어찌보면 영화 속 주인공은 한가지 역할에 만족하지 못하고, 여러가지 역할을 너무나 잘 소화해 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주체 못할 에너지 때문에, 컨닝없이 한번에 변호사 자격 시험에 합격했어도 그 일을 그만 둘 수 없었는지도 모르지. 나 같으면 변호사를 평생 안정된 직업으로 삼았을텐데 말이다.

그래도 이 영화가 좋았던 건, 영화가 희대의 사기꾼의 삶만을 쫓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휴머니즘도 담고 있다는 것이다(허리우드 영화의 격식기도 하겠지만). 그것은 톰 헹크스가 레오에게 끝까지 선처와 믿음을 주려고 했다는 것이다. 결국 그것에 무릎꿇고 도망갈 수 있었던 상황에서도 돌아왔다. 그리고 주인공은 복역 후 FBI에서 위조수표 감식하는 일을 하면서 이아 셋을 낳고 잘 살고 있다고 한다.

결국 세상을 믿지 못하게 만드는 것도 사람이지만, 세상을 믿게 만드는 것도 사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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