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플레져 > 가을에 당신에게


 


 

 

 

 

 

 

 

 

 

 

 

가을에 당신에게  


                      
내가 당신으로부터 달아나는


속도와 거리는,


당신이 내게로 오시는


거리와 속도에 미치지 못합니다.


내 손에 묻어 있는 이 시대의


붉은 피를 씻을 수 있는 푸른 강물,


그 강물까지 가는 길목 낙엽 위에 앉아 계신,


홀로이신 당신 앞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별에까지 들리고,


달에까지 들리고,


가슴 속이 핑핑 도는 혼자만의 울음,


침묵보다 더 깊은 눈물 듣고 계시는,


홀로만의 당신 앞을 떠날 수가 없습니다.

 

 

詩 : 박두진

美 : Bryan Evans - Wet Walk in Kelvingrove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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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크, 해 본다는 건 없다. 하거나 하지 않거나 둘 중의 하나일 뿐이다."

                                                  -영화 <스타워즈>의 속편 '제국의 역습'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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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짱 2004-09-09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드디어 님의 서재에 제 털을 흩뿌리는군요.^^
상금타야 다시 스텔라님을 뵐 수 있으려나..?
일요일날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응원해주실거죠? ^^

stella.K 2004-09-09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털짱님, 반가워요. 이르다 뿐입니까? 털짱님을 다시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횐데! 잘 하십시오. 털짱님 홧팅!^^

바람구두 2004-09-09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렇게 배울 수 있었다면...

▶◀소굼 2004-09-09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엉엉 요다 스승님...ㅠ_ㅠ

stella.K 2004-09-10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두님/할 수 있을텐데...
소굼님/요다를 스승으로 모시고 있었군요. 엉엉.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떡없는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어머니를 본 후론
아!
어머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 심순덕 -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출처 : [이소현님 미니홈피]Tomorrow never co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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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08-25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집니다. 퍼갈께요.

아영엄마 2004-08-25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가 되보니.. 이 시의 의미가 현실로 다가 오더군요...

밥헬퍼 2004-08-25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갑니다. 몇 년전 TV동화 행복한 세상에서 보았던 영상이 다시 보고 싶어집니다. 그 때 제목은 아마 '엄마는..'이었지요. 위의 사진이 너무 가슴에 와닿습니다.

물만두 2004-08-25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지금의 울 오마니 심정과 제 심정이네요. 저도 퍼가요...

꼬마요정 2004-08-25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퍼 갈게요.....

stella.K 2004-08-25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영상 http://www.kbs.co.kr/2tv/sisa/happytopia/vod/1238777_1144.html


릴케 현상 2004-08-25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얘기 싫은 거 같애-_-요

stella.K 2004-08-25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 것도 같아요.

박예진 2004-08-26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프고도 감동적인 이야기네요..퍼갈게요..

stella.K 2004-08-26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개학 안 했나 보군요.^^
 

장영희 서강대 교수·영문학

 


▲ 토마스 칼라일 (1795~1881)
‘쿠이 보노’는 라틴어로 ‘누구의 이익을 위한 것인가’, 또는 ‘무슨 소용 있는가?’라는 뜻입니다. 시인은 ‘이렇게 덧없이 스쳐 가는 삶이 무슨 소용 있을까요?’라고 자문하고 있는 거지요. 아등바등 한세상 살다가 결국 차지하는 것은 작은 무덤 하나. 그래도 마치 빚 독촉하듯이 우리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달라고, 철없는 아기처럼 보챕니다. 우리가 타고 가는 얼음판은 지금도 자꾸 작아지고 있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결국 빈털터리로 간다고 해도 그런 욕망이 없다면 무슨 재미로 살까요? 삶이 짧다고 해서 우리가 겪는 고통이 짧거나 기쁨이 더 작아 보이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사는 하루하루가 바로 삶의 축약판이니까요.

Cui Bono

(Thomas Carlyle)

What is Life? A thawing iceboard,

On a sea with sunny shore:

Gay we sail: it melts beneath us:

We are sunk, and seen no more.

What is Man? A foolish baby,

Vainly strives, and fights, and frets:

Demanding all, deserving nothing:

One small grave is what he gets. (부분)

쿠이 보노

(토마스 칼라일)

삶이란 무엇? 녹고 있는 얼음판

볕 좋은 해변가 바다 위에 떠 있는 것.

신나게 타고 가지만 밑에서 녹아들어

우리는 가라앉아 보이지 않는다.

인간이란 무엇? 어리석은 아기

헛되이 노력하고 싸우고 안달하고

아무런 자격도 없이 모든 걸 원하지만

작은 무덤하나 얻는 게 고작이다.(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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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파란여우 > 질투는 나의 힘-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 사랑하지 않았노라

기형도의 '질투는 나의 힘'


여주 도자기축제-도자어항 출품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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