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망현 內望顯 - 의사와 기자 두 개의 눈으로 바라본 김철중의 메디컬 소시올로지
김철중 지음 / Mid(엠아이디)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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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나라 의료는 건강한가?' 이책에 대한 리뷰의 제목을 저리 정해봤다. 아프면 찾아 가는 곳이 병원인데 의료가 건강한지를 묻고 있다니. 약간은 아이러니 한지도 모르겠다. 최근 몇년 사이 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의료 수준이 세계적이라는 자평 반, 타평 반 하는 말이 흘러 나오고 있다. 특히 위암을 포함한 몇 가지 암은 거의 탑이어서 (물론 돈 있는 사람들에 국한 된 이야기지만)원정 치료 받으러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있다. 

 

그전까지 병원에 웬만해서 가지 않았던 내가 올초 암 환자의 가족이 되면서 병원에 자주 드나들게 되었다. 그것은 병원에 다닌 것만으로는 거의 13년만의 일이고, 다시 암 환자의 가족이 된 것은 22년만의 일이다. 어떤 사람은 병원을 내집 드나들듯 한다지만 이렇게 병원을 드물게 다녔던 나는 그동안 우리나라 의료 수준이 어느 정돈지 실감하기는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책을 읽으니 그때가 생각이 난다. 바로 그 13년 전, 뜻하지 않게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을 때 한 눈에 보아도 오래된 병원이란 외양 못지 않게 헤지고 바랜 환자복을 보고 좀 놀랐다. 무엇보다 거긴 주로 몸이 작은 환자만 받아 왔는지 환자복이 하나 같이 내 몸에 맞지 않아 그나마 윗도리만 환자복을 입고 아랫도리는 집에서 공수해 온 엄마의 꽃분홍 속바지를 입고 있었다. 이책의 저자는 '환자복을 입으면 김태희도 처량해 보인다(92p~)'는 글에서 환자복에 관해 지적했는데, 환자가 되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병원의 환자복은 어쩌면 하나 같이 그렇고 그런지. 부자 병원이든, 가난한 병원이든 똑같다. 저자가 지적했듯이 죄수복과 함께 가장 멋없는 옷이 아닐까 한다. 만일 병원의 환자복이 기능면에서나 패션면에서나 나아진다면 환자가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아니 차라리 이참에 환자복의 사복화를 시도해 보면 어떨까? 저자는 김태희도 환자복을 입으면 처량하다고 했는데, 글의 의도는 알겠지만 제목은 그다지 맞는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김태희는 김태희다. 김태희가 환자 역할 한 번 안 맡아 봤으려고? 환자복 입혀 놨다고 그 아우라가 어디 안 갈 것이다. 세상의 모든 환자가 김태희만 같아도 좋을 걸?

 

솔직히 22년만에 암 환자의 가족이 되었을 때 참으로 만감이 교차했다. 22년 전에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셨을 때 나는 참 어렸다. 그리고 병수발을 직접적으로 안 했기 때문에 그저 아픈 아버지만을 안타까워 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제 세월이 흘러 다시 암 환자의 가족이 되고 병원에 자주 드나드는 신세가 되면서 병원을 다시 보게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처음엔 암 치료가 달라져도 이렇게 달라졌나? 좀 놀랐었다. 무엇보다 22년 전엔 무조건 꼼짝없이 병원에 입원해서 살아서 나오던지, 죽어서 나오던지 해야만 했다. 하지만 지금은 통원치료를 원칙으로 한다는 걸 알았다. 그건 정말 좋다고 생각을 했다. 병원에 입원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환자가 됐다는 심적 부담도 큰데 교도소나 다를 바 없는 병원에서 언제까지고 있어야 한다면 숨막혀 못 살 것이다. 그리고 의사는 약이 좋아져서 예전처럼 머리 빠지고, 토하고 하는 일도 없다고 햇다. 무엇보다 그 약은 나라에서 95%를 지원해 주고 있어서 환자 본인의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환자가 마루타가 되었을 때나 가능한 것이었다. 그 생체실험에서 성공한다면 계속 그것을 쓰겠지만 성공하지 못한다면 기존에 써 왔던 약을 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의료보험 혜택은 받을 수가 없고, 한 번 맞는데도 적지 않은 돈이 들며, 머리 빠지고, 구토하는 등의 부작용을 환자가 고스란히 겪어내야만 한다. 그렇다면 22년 전과 무엇이 달라졌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22년 전 나의 아버지는 한 달 반만에 세상을 떠나셨지만, 지금은 낫지도 않으면서 고통만 길게 만드는 꼴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도대체 그 22년 동안 의학은 무엇을 해왔단 말인가? 반문하지 않을 수가 없다. 

 

거기에 대해 병원도 할 말이 없는 건 아닐 것이다. 현재 내 가족이 겪고 있는 암은 모든 암 중에 가장 고약하다는 췌장암을 앓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걸려서 뭔가 모를 아우라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암을 두고 '고약하다'는 표현을 쓴 건 병원의 의사였다. 그렇다면 환자가 그 병에만 걸리지 않았다면 덜 고약하며 희망은 있는 것인가? 유독 그 췌장암에 그런 표현을 쓴다면 다른 여타의 암을 앓고 있는 환자는 어찌 생각할까? 듣기에 따라선 자기네들을 너무 만만히 보고 있는 것은 아니냐? 세상의 모든 암은 다 고통스러운데 무슨 소리하고 있는 거냐고 항의하지 않을까? 또한 의사가 그런 표현을 쓴다는 것은 치료가 어렵다는 걸 의미한다는 것은 알지만 혹시라도 잘못돼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방어적 표현이란 걸 알 수가 있다. '그러게 누가 그런 고약한 병에 걸리래?'하는. 그리고 처음 병원에 입원할 때부터 지금까지 병원의 관례라며 검사의 검사를 거듭해 왔던 병원의 과잉 검사("이왕이면 MRI 하나 찍으시죠" 인센티브로 도배된 병원, 160p)를 생각하면 욕이 나올 지경이다. 외국에선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CT 촬영은 잘 하지 않는다는데 성한 사람도 아닌 환자에게 여러 가지 이유를 붙여 촬영을 종용하면 그 환자가 언제 그 병을 떨치고 일어날까? 

 

그만도 이해 못할 것은 아니다. 나의 가족이 입원한 병원은 무슨 병원이라 이름만대도 알만한 대학병원이다. 모르는 사이 같은 병원이 여기 저기 세워졌다. 암 환자의 가족이 된 덕분에 나는 그 병원 지하 1층에 있는 구내 식당을 드나들곤 했는데, 그곳으로 들어가는 복도에 보면 그 병원이 처음 생겼던 때로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병원의 발전사를 사진으로 전시해 놓은 것을 볼 수가 있었다. 구한말 미국의 의료 선교사가 한국에 와서 세웠다던 병원. 그가 한국에 왔을 땐 병자를 낫게 하겠다는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눈부신 발전이 있기까지 인술은 어디 가고 자본주의 논리에 갇혀 저렇게 발전해 왔겠지 생각하면 그 사진들이 그다지 멋있어 보이진 않는다. 무엇보다 환자를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지 못하고 컨베이어벨트의 짐짝 다루듯 하는 걸 보면 현대 병원의 공룡화를 의식한 저자의 목소리가 예사롭지가 않다('대학병원은 왜 공룡이 되었나'174p).

 

사실 나는 제 3자지만 환자 본인이 병원에 대해 느끼는 것은 더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실제로 치료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때 병원을 더 이상 못 믿겠다고 했던 건 환자였으니까. 환자와 치료자 간에 믿음이 있어야 치료 효과가 좋아진다는 건 상식 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실제로 의사가 자신을 어떻게 치료하나 지켜보고 느껴야 했던 환자가 나중에 이런 말을 한다는 건 확실히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의학 전공이라면 적어도 소위 우리나라에 난다 긴다하는 수재들이 하는 공부일텐데 확실히 머리가 좋다는 것과 사람 간의 신뢰를 쌓는 문제는 별개인가 보다. '쓸만한 치료법이 있어도 입 다무는 의사들. 177p'을 읽다보면 정말 나의 가족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입다무는 것은 아닐까 의심이 가기도 한다. 물론 그것도 알고 보면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지만 확실히 현대 의료는 사람을 치료하고 고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우리를 씁쓸하게 만든다.

 

특히 '"당신, 암 걸렸다"는 소식 잘 전하기,137p'를 읽다보면, 아직도 겨울 추위가 가시지 않았던 그날 이 소식을 가족인 우리 중 아무도 환자에게 알리지 못했다는 건 두고 두고 가슴 에이는 아품으로 남는다. 마치 가족의 의무를 방기한 것만 같고, 가족이 아닌 담당 레지던트에게서 그 소식을 들었을 때 환자 본인은 얼마나 외로웠을까를 생각하면 지금도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다. 보호자로서 가족이 암에 걸렸다는데 그저 하늘이 노래져 그 정신 챙기기도 바빴다. 어떻게 그 엄청난 소식을 가족이 직접 전할 수 있단 말인가? 그때 우린 그 레지던트에게 나름 고마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물론 그건 보호자 보단 의사가 알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보호자가 뭘 알아 그것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 것인가? 책은 그랬을 때 환자의 반응은 참으로 여러 가지란다. 그래서 요즘엔 의학교육에 의사들이 '나쁜 소식 잘 전하기'를 교육한다고 하니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환자와 가족이 받을 충격을 최소화하고, 다음 대책을 잘 마련해 보자는 취지라는데, 그래서일까? 우리 가족에게 이 나쁜 소식을 최초로 알린 그 레지던트는 나름 전하는 태도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정작 환자에게는 끝까지 사실을 확실하게는 전달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나중에 알고 보니 환자는 자신의 상태가 암으로 가기 전 단계로 알고 있었다니 말이다. 그것을 알았을 때 난 '이건 또 뭐지?' 했다. 모르긴 해도 그 레지던트는 처음엔 넌지시 운만 띄었던 것 같고, 나중에 치료가 진행이 되면서 눈치를 챌 수 있도록 했던 것도 같다. 또 실제로 그 레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과로 전출을 갔기 때문에 왜 그랬는지 정확한 정황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우리가 나중에 느껴야 하는 실망감은 배가가 된다.        

          

이렇게 난 지난 몇 달 동안 병원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하나 둘씩 쌓아가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암 환자의 가족이 된 덕에 암에 관한 책들을 읽어 가면서 암에 대한 대표적 3가지 치료에 대한 비판과 회의를 대하면서 그것은 더욱 배가가 됐던 것 같다. 지금은 의학의 발달로 회복된 사람이 예전에 비해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암 치료가 새로 또는 재발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물론 그것도 우리 집 환자가 천운으로 회복의 조짐을 보였다면 이 비판은 다소 약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22년 전이나 지금이나 아직 그런 행운은 우리에게 주워지지 않았기에 나는 아직도 병원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겠다. 이럴 때 이책은 병원과 우리나라의 의료 현실에 대해 어느 정도 객관적인 시야를 확보할 수 있게 해 준 것 같아 다행이고 고마운 생각마저 든다. 

 

특히 저자는 독자의 알 권리를 나름 잘 충족해 줬다고 생각한다.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수준이 짐승적일 것만 같은 세상에, 이혼한 전 남편을 위해 간을 떼어 준 여자가 있다는 건 이책이 아니면 몰랐을 것이다. 그녀가 그럴 수 있었던 건 전 남편이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기에 그 특유의 모성이 그런 결단을 낳게 된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에 설대위라는 의료 선교사가 있어 당시 할수만 있으면 유학만 가려고 했던 우리나라 의학도들에게 그렇다면 한국 환자는 누가 돌보겠느냐고 했던 것도 저자가 아니면 알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아무리 문제 많고 탈도 많은 의료 현실이라고는 하지만, 20세기에 의학이 싸웠던 것이 흡연이었다면, 21세기는 나트륨과의 전쟁이라고 했을 때 그 최전선에 있는 것도 병원이고 보면 확실히 우리의 의료는 국민 건강의 한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우리나라에 의료 평론가란 직업이 있을까? 그렇다면 저자가 바로 그런 사람이 아닐까 싶다. 그의 이력이 흥미로웠다. 의사생활을 10년쯤 하다 때려 치우고 기자의 길로 들어 섰단다. 어렸을 때부터 신문 중독자여서 매일 3시간씩 신문을 읽어 제꼈다고 한다. 그게 오늘날 우리나라 메이저 신문사의 의학 담당 기자가 되게 했다. 그가 기자가 되었을 시절엔 의학 담당 기자들은 의학 상식 같은 것만을 단신으로 내보내는 정도로 소극적인 활동을 했었다고 한다. 그는 그것에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 우리나라 의료 현실을 파헤치고 전달하려는 일에 몸바쳐 일했고 보다시피 내망현(내시경, 망원경, 현미경)이라는 책을 펴냈다. 어찌보면 다소 흥미 위주로 소제목을 잡은 것도 같은데 저자 특유의 우리나라 의료 사회 병리를 잘 집어내고 있는 것 같아 만족스러운 독서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읽고 난 느낌은 아무리 우리나라 의학계가 선진국 수준 못지 않다고 해도 의료 현실은 아직도 그다지 밝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결론은 그런 것 같다. 계속 의료가 좋아지기를 바라는 것도 필요한 일이겠지만, 국민 개개인이 좀 더 건강한 삶을 추구하며 사는 것이 더 중요할 거라는 것. 이책을 읽으면서 또 한 번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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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국 지음 / 쌤앤파커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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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굳이 말하자면 자기계발서쯤 될 것이다. 자기계발서를 특별히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로선 접할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다. 이 책도 사실은 다른 누군가가 썼다면 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저자가 전진국이라 읽게 되었다.

 

전진국. 그가 누구인고 하니, 내가 매주 토요일이면 즐겨보던 <불후의 명곡>을 기획한 사람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해 보자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개그콘서트>의 '용감한 형제들'에서 개그맨 박성광이 서수민 PD와 함께 디스하던 사람이 바로 이 사람이다. 그런데 이 사람 좀 대단한 사람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KBS 예능국장이고, 지금은 편성센터장이란다. 그런 사람을 일개의 개그맨이 디스하다니. 이쯤되면 개그맨이 예능국장을 능가하는 건가?ㅋ

 

사실 난 그다지 예능 프로그램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 인기많다는 <개그콘서트>도 매주 보지는 않는다. 솔직히 그런 건 가끔 봐주면 재밌긴한데 매번 똑같은 방식으로 웃기는 걸 보면 나같은 사람은 좀 식상한다. 그건 <개그콘서트>만이 아니다. 시청률 좋다는 다른 여타 예능 프로도 좀 보다가 만다. 그런데 난 유독 <불후의 명곡>에 만큼은 경의를 표할 정도로 좋아한다. 어쩌다 <불후의 명곡>을 보지 않는 토요일이 있다면 거짓말 조금 보태서 기운이 좀 빠진다. 

 

나는 <불후의 명곡>을 보면서 여러가지를 생각한다. 한때는 화려했지만 지금은 잊혀질 왕년의 스타를 '전설'이란 미명하에 카메라 앞으로 불러 앉혔다는 것도 대단하지만, 요즘의 젊은 가수들에 대해 그리 많이 알리가 없는 내가(이것은 예능 프로를 좋아하지 않는 것과 함께 나이가 많다는 것도 요인이 될 것이다) 요즘 가수들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이 프로의 지대한 영향이다. 게다가 한 가지 요인을 더하자면 그 '전설들'의 노래를 요즘의 감각에 맞게 편곡하는 그 편곡의 뛰어남이 나를 이 프로를 보지 않으면 안 되게끔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이유는 한 가지 더 있다. 이 프로를 보면 뭔가 내 일에 대한 꿈을 꾸게 만든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 내가 하는 일이 꼭 <불후의 명곡>에서 영향을 받을 건 아니지만 보다 보면 뭔가를 하고 싶도록 자극하게 만드는 요인이 있다는 것이다. 그 '뭔가'를 자극하게 만드는 것을 굳이 말하자면 '편곡'이라고 말하고 싶다. <불후의 명곡>이 저자의 프로였던 것만큼 편곡에 대한 정의를 책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역시 '편곡'은 결국 곡의 해석 능력이다. 사실 나는 요즘 한동안 쓰지 않았던 대본을 쓰고 있는데 특별히 요즘은 뮤지컬 대본을 쓰고 있다. 사실 어떤 작가의 작품도 알고 보면 세상에 대한 재해석이고, 그것을 어떤 구성과 기획에 따라 보여주느냐의 능력은 아닐까? 

 

사실 내가 쓰는 뮤지컬 대본이란 것은 세상을 향해 돌직구를 던질만큼의 화려 짱짱한 것은 아니고, 그냥 소소하게 교회에서 하는 것이다. 한때는 이쪽 방면에서 일을 하다가 그도 여의치 않아 접어 뒀던 일이다. 하다보면 너무 바닥이 보여 지치기도 한다. 무엇보다 봉사 정신으로 하는 거라 주위에서 격려는 많이 받지만 키워주고, 밀어줄만한 뭔가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못한터라 하나의 작은 경험은 될지 모르지만, 스펙으로까지는 연결되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이 책을 보면서 좀 부럽기도 했다. 어차피 자본주의 세상이고, 자본주의의 메카라 할만한 방송에 관한 이야기이고 보면, 자본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 것이 대중문화다. 물론 젊은피가 들끊는 사람은 읽어 볼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하지만 나 역시 이 책이 표현한대로 '노땅'이다. 이런 이야기에 들끊을만한 피가 남아 도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 자본을 거부하리만큼 뇌쇠한 것은 아니다. 읽다보면 내가 지금 일하고 있는 환경은 뭔가 회의가 스멀스멀 몰려 든다. 

 

기독교 문화를 외치고, 이쪽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아다시피 한국에서 기독교 문화를 대중적으로 알린다는 건 여러모로 어렵다. 그것은 신앙의 보수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의 기독교 지도자들은 보수적이다. 그들은 오직 말씀과 기도, 선교와 봉사 이런 쪽에만 관심이 많지 사람을 보지 않는다. 교회가 사람을 키우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지 못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결국 교회는 하나님과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말이다.

 

아무튼 책을 읽다보면 도전이 많이 된다. 솔직히 나는 경쟁사회에 그다지 잘 적응해 살아 온 사람이 못된다. 다분히 아웃사이더적이다. 그런 내가 살벌한 방송가에서 일한다는 건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오래도록 대본을 써 온 이력을 보면 내 속에도 뭔가 대중적인 일을 아직도 하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는 것일테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주먹구구식이 많았고, 오래 버티지 못하는 근성 없는 성격도 한몫했다. 그런데 이 책은 일이란 어떻게 하는 것인가에 대한 이론과 실제를 적절히 균형있게 보여준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내가 대본 쓰는 일을 다시 하게 된 것은 사람이 그립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일과 사람. 사람과 일은 따로 떼어 놓을래야 떼어 놓을 수 없다. 이것을 균형있게 맞춰가기란 쉽지 않은데, 이 책은 가슴으로 일한다는 게 뭔지를 보여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개그 콘서트>의 PD 서수민이 저자를 가리켜, "그는 내가 아는 가장 가슴 따뜻한 크리에이터"라고 표현했는데 그 말은 정말 어울리리만큼 잘 썼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책이다. 한번쯤 읽어보길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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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07-08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배당 짓는 데에 돈을 쓰기 때문에 종교는 제 빛을 잃으리라 느껴요.
아무쪼록 더운 날씨에 늘 힘내어 하루하루 누리셔요~

stella.K 2013-07-09 12:16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ㅋㅋ
함께살기님도 더위에 건강 잃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2013-07-13 1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13 2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14 17: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암에 걸린 채로 행복하게 사는 법
나카무라 진이치.콘도 마코토 지음, 김보곤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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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은 생각 보다 참 놀랍다. 겨우 200 페이지 남짓한 책인데 어쩌면 그리도 많은 통찰을 담아 냈을까? 확실히 노장의 진가가 느껴진다고 할까?

 

사실 올해 나는, 암 환자의 가족이 되면서 이런 류의 책을 의외로 많이 읽게 되었다. 이를테면 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책들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 같이 현대 의학의 3대 암 치료법(수술, 방사선, 항암제)를 강도 높게 비판한다. 사실 나는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또 한 번 그런 책을 읽겠구나고 생각했다. 그리고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은 조금 다른 각도가 있었다. 그것은 뭐랄까? '죽음에서 바라 본 암'이라고나 할까?

 

보통은 암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고 해도 역시 '암으로부터의 생환'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은 같다. 하지만 이 책은 특이하게도(?) 암과 함께 남은 여생을 잘 사는 법. 잘 죽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좀 획기적이라고나 할까? 그도 그럴 것이, 저자는 70이 넘은 노인 의사다. 더 정확히는 이책은 니카무라 진이치와 콘도 마코토라는 70대와 60대의 일본 의사의 대담집이다.

 

뭐든 그렇듯, 무엇인가를 대할 때 그것이 나이에 따라 달리 보이고, 느껴지듯 암도 역시 연령에 따라 다르게 다가오는가 보다. 만일 이들이 패기 넘치는 의사였다면 어땠을까? 무조건 환자를 낫게하려는 의지만 가득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들은 삶의 연륜을 가진 노인들이다(물론 요즘엔 60대를 노인취급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긴 하지만 대담자인 콘도 마코토는 스스로가 늙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그에 따라 환자를 낫게 하겠다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이미 오래 전에 깨달았을 것이다.

 

이들도 암의 3대 병원치료는 이미 희망이 없고, 패악스럽기까지 하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러면서 암과 싸우려 하지 말아라. 하다못해 방치하라고까지 한다. 이렇게 말하면 이 사람네들이 미쳤나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사고는 우리가 지금까지 현대의료 행위에 절어서 그런 병에 걸리면 당장 치료해 끝장을 봐야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나온 생각일 뿐이다.

 

실제로 노인암인 경우, 노인이 암 치료를 견딜 수 있을 것 같지 않으니 본인 스스로나 자손들도 치료를 거부한 채 그저 고통이나 없게 해달라고 부탁을 한다고 한다. 그러면 그런 노인일수록 예후는 더 좋아 살아있는 동안 고통도 덜하며(물론 병원의 3대 치료에서 받는 고통보다 덜하다는 의미겠지), 고통없이 만족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유럽 같은 곳에선 암으로 죽고 싶다는 인식이 확산되어 있다고 한다. 그에 비해 젊은 사람은 병원에서 치료 받을 것을 종용 받으며, 그렇게 해서 병원의 먹잇감이 된다고 한다. 그것은 병원의 구조적인 문제인데, 그런 식으로 병원의 자본주의 시스템이 변함없이 잘 돌아갈 수 있으니까.  

 

나는 이 말에 격하게 동의한다. 나는 앞서 올해 초, 암 환자의 가족이 되었다고 했다. 그에 따라 나의 암에 걸린 가족은 지금은 상당히 진행된 상태고, 이제 낫는 것 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이상 고통없이 (조금이라도)편안한 임종이 되게 할 수 있을 것인가에 고민하고 있다. 그동안 고통스러운 항암제를 견뎠고, 지금은 체력이 바닥이 나 더 이상 맞을 수도 없거니와 CT 촬영 검사 결과 암이 더 커진 상태다. 그러니 병원으로서도 더 이상 맞자는 말도 못하고 있다.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렇게 될 때까지 의사들은 뭐했나 싶다. 물론 의사들은 자기네들도 최선을 다했지만 이렇게 돼서 유감이라고 하겠지. 

 

그런데 이책에서 좀 놀라운 점을 발견했다. 즉 저자는 항암제를 썼다고 환자의 생명이 연장되는 것이 아니며, 암이 커졌다고 해서 반드시 당장 죽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자신의 환자 중 한 사람은 암이 커진 상태로 몇년을 더 살다가 죽었다고 했다. 그것은 저자에게서만 발견되는 건 아닌 것이, 매스컴이나 주위에서도 보면 치료를 하지 않았는데도 활동할 것 다하고, 하루하루 즐겁게 사는 사람을 종종 본다. 그러므로 암은 고통스럽다. 재때 치료를 안하면 생명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은 오랫동안 병원이 만든 허위로 유포된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이 거짓된 정보에 속아 억울하게 저승길을 재촉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그런 병원 치료를 해서 낫는 사람도 더러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100명의 암환자 중 어쩌다 운이 좋아 한 사람 나은 것을 가지고 크게 떠벌리고 나머지 99명이 어떤 고통속에서 죽어가는가는 돌아보지 않는다고 개탄한다. 

 

이제 확실히 우린 병원 치료에 대한 경각심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 저자는 이런 의료 현실에 대해서도 비판을 하지만 현대 의료를 맹신하는 현대인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생명의 주인은 자신이란 생각이 없다. 아프면 병원에 가야하는 것이고, 의사가 알아서 해 주겠거니 한다. 물론 저자가 일본 사람인만큼 자국의 의료 현실을 말하는 것이겠지만 그것은 꼭 일본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일본을 말하는 것인 우리나라를 말하는 것인지 착각할 정도였다. 사실 그런 줏대없는 생각은 우리나라가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우리나라의 주입식 교육에서 볼 수가 있는데, 주입식 교육에 절은 나머지 대학에서 과 선택도 스스로 못하는 젊은이들이 한 둘이 아니라고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이들이 본격적으로 노화가 시작돼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할 때 병원에 가고 안 가고를 자신이 알아서 선택할 수 있을까? 결코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대학의 과도 선택하지 못하고 무조건 대학에 들어가고 보는 사람들이 병원 역시 그렇지 않을까? 무조건 병원에 들어가 시스템에 의해 치료 받고, 운 좋으면 살아 나오고, 운 나쁘면 병원에서 그야말로 병원사하는 인생이 될 것은 뻔한 것이다.

 

그 한예로, 나의 암에 걸린 가족은 병원에서 손을 턴 상태다(물론 환자가 먼저 더 이상 항암치료를 거부하긴 했지만). 그러자 여기는 3차 의료기관(대학병원)이니 요양병원이든 어디든 2차 기관으로 가라고 한다. 시스템이 그렇단다. 우리 때문에 이 병원에 들어와야 할 다른 환자들이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들이 주장하는 것이다. 까놓고 얘기하자면, 돈이 안 되는 환자말고 돈 되는 환자를 받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합법적이기까지 하다. 그들의 입장에선 그럴 수 있다고 해도 당하는 환자와 그 가족은 좀 어의가 없다. 실연 당하는 연인의 심정이 이에 비할까? 실컷 먹잇감으로 이용하고, 암만 크게 만들어 놓고 자기 할 도리는 다했으니 나가라니? 실연의 상처야 시간 가면 잊는다지만, 이건 사람의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문제다. 건강할 땐 몰랐는데 자본주의 패악이란 게 이런 거구나 보통 입맛이 쓴 것이 아니다. 그러니 오죽하면 콘도 마코도는 병원을 가리켜 '예방 의료 센터는 환자 유치 센터'라고 했을까?(하도 그의 독설이 강해 아예 콘도 어록이 있을 정도다. 나중에 책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병원에 대한 비판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예방의학' 또는 '건강검진'이란 미명하에 없던 병도 병으로 만들고, 자연스럽게 나이들어 생기는 병을 마치 문제 있는 양 크게 부각을 시켜 입원 내지는 치료를 강요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또 요즘 이상한 동안 열풍과 나이 보다 젊게 사는 법을 무슨 하나의 미덕인 양 선전하는 매스컴에서 떠드는 것도 한몫한다. 그래서 늙고 병드는 것을 자연스럽게 보질 않고 두려운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것이 또한 일반인들이 현대의학에 끊임없이 관심을 갖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 요즘 100세 시대를 노래하는데 장수는 의학이 발달되어서가 아니라 영양과 위생이 좋아져서라는 주위를 환기시킨다. 

 

우리가 암을 두려운 것으로 인식하는 또 다른 요인은 '죽음' 때문일 것이다. 왜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 하는 것일까? 웰빙. 어떻게 잘 살 것이냐도 중요하지만, 웰다잉. 어떻게 잘 죽을 것이냐도 중요한데 우린 한번도 이것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암에 걸려 어떻게 잘 죽느냐는 것이다. 자연사가 가장 좋은 것인데 그것은 몇몇 운 좋은 사람이나 가능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이 책 말고도 다른 책에서도 발견된다. 사실 자본주의는 죽음을 말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잘 사는 것에만 촛점이 맞춰져 있다. 그것도 물질적으로. 저자는 사람들이 병원을 맹신하는 이유는 이런 죽음을 생각지 않고, 신앙이 없는 탓을 꼽고 있는데 확실히 이건 음미해 볼만한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타 종교기관에서도 이제는 잘 죽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강좌 내지는 설교 또는 설법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좀 조심스럽고, 부끄러운 이야기가 될지 모르지만 이제 죽음을 코 앞에든 나의 암에 걸린 가족을 보면서, 신앙을 가진 가족들(거기엔 나도 포함이 된다)이 무작정 환자를 두고 고침 받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것이 과연 진짜 믿음일까에 회의를 가져 본다. 생각해 보라. 지금 암에 걸린 나의 가족은 처음 치료가 시작이 될 때부터 지금까지 치료란 이름하게 여러 가지 이물질을 몸에 심고, 달고 이건 도저히 사람의 모습이라고 할 수도 없는 모양을 하고 있다. 과연 환자가 이걸 원할까? 차마 물어보질 못했다. 살려니 그것도 감수한다지만 사람이 존엄하게 태어났다면 존엄하게 죽을 권리도 있는 것이다. 이것을 우리가 배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단지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을 지켜보고, 상실에 대한 슬픔을 곱씹는 것이 싫어 그것을 신앙으로 포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신앙의 힘과 기적으로 낫는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인간은 언젠가는 죽는다. 죽을 때 어떤 모습으로 죽어야 할 것인가를 이제는 종교가 가르쳐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럴 때 이책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들고 일정 부분 위로가 된다. 

 

노인의 말은 들어서 나쁠 것이 하나도 없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암과 죽음, 현대 의료에 관한 통찰이 상당하다. 강추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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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먹으면 안 된다 - 우리가 몰랐던 약에 관한 진실
후나세 슌스케 지음, 강봉수 옮김 / 중앙생활사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린 암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최근 가족중 한 사람이 암에 걸렸다. 그 이후 환자나 가족이나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사실 우리 가족의 경우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22년 전 아버지를 암으로 잃고 이번이 두번째이다. 처음엔 그저 암 치료가 의사의 소관인 줄만 알았다. 그 생각은 두 번째가 될 때까지 변함이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돌이켜 보면 암이 나에게 닥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안하고 살아왔던 것 같다. 3명 중 1명이 암이라는 세상에서 난 왜 예외일 거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좀 더 엄밀히 생각해 보자. 사실 말이 좋아 두 명이지 그 두 명 중 또 한 명은 암 전 단계이거나 암환자의 가족일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온전히 건강한 사람은 한 사람이라는 것인데, 그 한 명도 언제 암 위험군에 속할지 모르고, 그렇지 않으면 암에서 생환한 사람일 수도 있다. 게다가 이미 잘 알겠지만, 암에서 생환한 사람일지라도 언제 재발될런지, 언제 새로운 암에 걸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아무도 암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말이된다. 

 

 나는 이 책의 11장에 나오는 '암 검진, 항암제로 살해당하다'를 중심으로 이 글을 쓸 생각인데, 이 쳅터의 첫머리에 저자는 한 대학 교수를 소개하면서, 그는 암 검진을 받지 않는다고 말한다. 심지어는 가족에게도 그것을 권하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것이고, 병원 치료(수술, 방사선, 항암제) 자체가 사람을 꼼짝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이 말에 동감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2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받도록 하고 있는데 나는 아직 한 번도 이것에 응한 적이 없다. 그것은 우리 가족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검진해서 암이 아니라고 2년 동안은 아무 걱정없이 살 수 있을까? 아니 그렇지 않을 것이다. 1년이 좀 넘고 2년이 가까워지면 그때부터 다시 불안해지겠지. 그리고 암이 걸릴 때까지 또는 죽을 때까지 그 굴레를 돌며 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이 정말 사람의 건강을 위한 정책일까에 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은 어느 때고 병에 걸릴 수 있는데 그 전까지 이러고 산다면 이건 완전히 병을 기다리며 사는 형국은 아닐까? 

 

  그렇지 않아도 가족이 암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나는 담당 의사에게 물어 보았다. 2년에 한 번씩 검진하면서 이것을 잡아 낼 수 없다면 건강 검진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 거냐고. 그러자 그 의사는 말했다. 의미가 없는 거라고. 설혹 6개월 전에 아무 이상 없다고 해도 이렇게 암은 느닷없이 나타날 수 있는 거라고. 어이가 없지만 뭐라고 할 말은 없었다. 그는 그저 불이 났으면 불을 끄는 소방관처럼, 빨리 증세를 처리하는 처리반일 뿐이다. 그런 그에게 무엇을 탓할 수 있으랴? 

 

 왜 자신이 암이라는 것을 아는 순간 그처럼 비참한 몰골이 되는 것일까?           

 

  전에도 이것에 의문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자신이 암이라는 것을 아는 순간 소스라치게 놀라고 그 다음 비참한 몰골이 돼서 슬픈 최후를 맞이하는 것일까? 이 절차가 의문스러웠다. 뭔가 스토리를 위한 은유는 아니었을까? 그런데 실제로 그런 절차가 환자들에게 나타나고 있다. 그전까지는 그래도 좀 아프고, 불편한 정도고, 다소 수척해지는 정도지만 일단 병원에만 들어갔다 하면 거의 유령 같은 몰골이다. 그건 나의 가족도 예외는 아니었다. 물론 발견 당시는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보여지고 있는데, 다소 수척해진 정도였다. 그런데 그 이후엔 급격히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즉 그 말라가는 속도가 검사를 받고 첫 입원을 하기 전보다 급속히 안 좋아졌다는 말이다. 그것은 적어도 2배속은 되지 않았을까? 우린 그것을 단순히 암이란 몹쓸 병에 걸렸기 때문이라고 치부해도 되느냐는 말이다. 내가 볼 땐 거기엔 두 가지 정도로 추측이 되는데, 그건 자신이 암이라는 사실에 적지 않은 스트레스와 항암제의 때문은 아닐까? 바로 그것이 면역력을 떨어 뜨린 것이다. 그래놓고 의사들은 체력이 떨어지면 안 된다고, 면역력이 떨어지면 안 된다고 말하는데 과연 그들이 그렇게 말할 자격이 있는 것일까? 그렇게 만든 건 바로 의사들이 행하는 병원 치료 때문이 아닌가? 그래놓고 면역력이 떨어지면 안 된다니.노보리 미키오 박사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 죽은 노인을 해부하면 80페센트 이상의 시체에서 암을 발견하지만, 사망원인이 암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곤도 마코도 의사는 "고형암은 6,7년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의사의 상식입니다." 15명의 위암 환자를 관찰한 결과, 종양이 2배가 걸리는데 걸린 시간은 길게는 8년 7개월이 걸렸다고 한다.(273p)  

  이 글을 읽으면서 우리 가족과 환자는 농락 당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다. 그 밖에 다른 암에 관한 책을 봐도 그렇고 암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그렇게 무섭지도 위협적이지도 않다고 나와 있다. 오히려 암은 개나 고양이 같아서, 자신을 예뻐하는 사람에겐 잘 따르지만 미워하는 사람에게 오히려 할퀴고 무는 것처럼 암도 그런 원리라고 한다. 그러니까 암과 잘 지낼 생각을 해야지 나쁜 것이라고 해서 함부로 항암제를 쓰면 후일 더 큰 암으로 복수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건강한 사람에게도 암은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매일 건강한 세포가 그 암세포를 잡아주기 때문에 건강하게 사는 것이라는 상식은 누구든지 안다. 그런데 왜 암에 걸렸다고 하면 당장 어떻게 되는 줄 알고 암치료의 3대 요법중 하나를 쓰지 못해 안달을 하는 것일까? 그 공포감을 조장하는 배후엔 병원과 제약회사와 정부가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전제다. 이건 암뿐만 아니라 다른 병에도 적용이 되는 말이다. 그러니 이제 암을 제대로 아는 작가와 연출가라면 자신의 이야기에 등장인물을 암환자를 로 만들어서 3개월이니, 6개월이니 하면서 스토리를 위한 은유로 만들지 말아라. 암에 대해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오히려 암은 달고 살아도 건강하게 밝게 사는 사람도 많다. 

 

  정부의 의료보험 제도는 정말 국민의 건강을 위한 것일까?       

 

 병을 치료하는 5가지 유파가 있다고 한다. 그것은 자연요법, 정체요법, 심리요법, 동종요법이다. 이중 앞의 4가지는 모두 자연치유력을 돕는 요법인데 이 네 가지는 추방되고 동종요법만이 주류가 되었다고 한다. 앞의 네 가지는 비과학적이며, 비의학적이라고 해서 추방 당했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왜 약물요법 또는 동종요법만이 살아남은 것일까? 저자는 그것을 19세기 산업혁명에서 찾고 있다. 

 

 19세기 중엽, 산업혁명의 진전과 함께 석유화학공업이 발달했다. 소위 메이저 석유회사가 대두하며 프로이센의 철혈 제상 비스마르크가 독일제국을 통일하여 국가권력과 석유권력, 그리고 의료권력이 삼위일체가 되어 약물요법을 추진했다. 약물요법에 따라 국가를 초월한 세계 의료이권의 독점을 꾀했다. '그들'에게 있어 앞의 네 가지 요법은 방해자이므로 미신, 비과학, 위법이라는 딱지를 붙여 철저한 탄합, 배척, 추방했다. 이렇게 독일 근대의학은 확립되었다(35p)  

  이것이 사실이라면 오늘 날의 정부는 이것을 더욱 제도화 했다. 사실 환자나 보호자나 암이라고 하면 병도 병이지만 치료비 걱정이 더 된다. 그런데 놀라운 건 국가의 보조가 95%란다. 그 말을 듣고 얼마나 놀라고 기뻤던지. 대한민국 만세!라도 부르고 싶었다. 물론 이건 그동안 꼬박꼬박 보험료를 냈을 때에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 보면 이것이 오히려 종국엔 국민의 암환자를 대량으로 양산하는 것이 되지 않을까? 

 

  정부나 암학회가 큰소리로 주장하는 '조기발견', '조기치료'의 정체는 바로 '조기 살해'(274p)라고 했다. 또한 의사의 암 선고가 환자를 죽이는 최대의 흉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환자의 약 10퍼센트 암선고로 정신적 충격을 받아 심각한 우울증에 빠진다. 충격에 벗어나지 못한 채, 불안과 공포에 시달린다. 면역력이 약 1/10로 떨어지면 암세포는 폭발적으로 10배나 증가한다.(271p) 

 이것은 암환자에게만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 그 가족들이 받을 충격도 그에 못지 않다. 실제로 나의 지인 중 한 사람은 운 좋게도 1기 암인데도 수술 전 날까지도 너무 고민스러워 잠도 못 자고 유서까지 쓰고 말도 못하는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토로했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넌센스란 말인가. 정말로 암환자를 생각한다면 암의 진실에 대해서 말해주고, 암은 생각 보다 위협적인 것이 아니라고 위로해 주고 격려해 주는 것이 올바른 치료자의 자세는 아닌가?

 

  왜 부작용을 당연히 생각하는 것일까?

 

 얼마 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암을 극복한 연예인 세 명이 나와서 자신의 극복기를 이야기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특히 한 연예인의 이야기가 좀 넌센스란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암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 역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고, 다음으로 암에 관한 책을 한아름 사서 읽고 결국 병원에 입원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병원에서 행하는 모진 치료의 고통을 감내했다고 말한다. 그가 읽었다는 암에 관한 한아름의 책엔 하나 같이 병원에 입원하라고 적혀 있을까? 그리고 엄말히 말하면 암 자체가 주는 고통 보다는 치료 과정과 그에 대한 부작용으로 인한 고통이 더하지 않았을까?

 

  그는 어떤 책을 읽었는지 몰라도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은 하나 같이 당장 입원할 생각하지 말고 어떤 치료를 받을 것인지 먼저 치유 방법부터 설정하라고 조언한다. 특히 한 일본인 의사가 쓴 책에는, 암은 발견하는 순간 무한 증식하는 그런 요괴는 아니라고 한다. 그러니 한 두 달 사이에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니니 그 기간안에 충분히 생각하고 치료에 임하라고 한다. 그것을 아는 순간 난 정말 암환자의 가족으로서 후회했다.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나의 가족을 그렇게 빨리 병원으로 밀어 넣지 않아도 될 것이며, 적어도 그런 몰골이 되는 걸 조금 더 지연시킬 수도 있지 않았을까?       

 

 나의 암에 걸린 가족 때문에 그가 걸린 암에 관해(췌장암과 담도암) 집중 기술해 놓은 책을 읽었던 적이 있다(근데 별로 도움은 안 됐다. 이미 알고 있는 상식적인 것의 반복에 지나지 않은 느낌이다). 특별히 항암제를 소개해 놓은 것이 있어 그것을 유심히 보았다. 거기엔 부작용까지도 나와 있었다. 그것을 읽으면서 새삼, 그런 부작용이 있음에도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 들이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 그것을 밝혀 놓은 것이야 나중에라도 딴소리 듣지 않기 위한 의사와 제약회사의 약은 태도이겠지만, 환자 입장에선 그저 그런 부작용에 걸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것은 항암제 뿐 아니라 모든 약에도 똑같은 생각이 적용이 되는 것이다. 왜 부작용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일까?

 

  그건 내가 설마 그런 병에 걸릴까로부터 시작해서 막상 걸려서 약을 쓰게 되면 걸리더라도 그런 부작용을 없을 것이다란 생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 같다. 바로 우리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쾌재를 부르는 것은 병원과 제약회사와 정부라는 것이다. 그렇게 부작용이 나서 그 부작용을 치료하는 약을 쓰면 또 새로운 부작용이 나고, 그런 식으로 악순환의 고리는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이 강조하는 것이다. 실제로 나의 형부는 오래 전부터 당뇨를 앓고 있었는데, 그에 대한 합병증을 치료하거나 예방하기 위해 먹는 약이 한 움큼인 것을 알고 기겁한 적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을 당연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내 병은 내가 치료한다는 자세로      

 

  나는 오늘 나의 암에 걸린 가족 때문에 이 책의 11장에 나오는 '암 검진, 항암제로 살해당하다'를 중심으로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읽다보면 기겁할 내용이 정말 많이 나온다. 하다 못해 혈압약을 많이 팔아 먹기 위해서 정상 혈압의 범위를 조작하는 것하며, 하다 못해 소변을 너무 자주 보는 것도 병이라고 규정하고 약을 팔아 먹는 행태를 고발하는 것을 보면 정말 블랙 코미디가 따로 없다(저자의 말대로 물을 적게 먹으면 될 것을). 물론 이것이 일본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사정은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어떤 의사는 TV에 나와 요즘엔 건강 정보들이 넘쳐나는 통에 환자들이 의사 보다 더 잘 알고 있어 오히려 피곤하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난 그것이 꼭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병의 예후가 좋으려면 그렇게 자신을 의사에게만 맡기는 것 보다 궁금하면 꼬치꼬치 따져 묻고 스스로가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훨씬 좋다고 한다. 단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그것이 그렇게 대증요법만을 실행하는 의사에게만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미 위에서도 써 놓은 것처럼 병의 치료는 대증요법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그것을 그저 사이비니 민간요법이니 하여 폄하하지 말고 치료에 열린 자세로 임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비근한 예로, 나는 이번에 두 번째로 암환자의 가족이 되면서 만일 내가 암에 걸린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가닥을 잡기 시작했다. 물론 암에 걸리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고, 그렇게 가닥을 잡아야 갈등이 없으며, 가족들도 훨씬 덜 힘들게 만드는 것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무엇보다 나는 이 책에 감사한다. 읽지 않았으면 몰랐을 약에 관한 상식과 진실이 나름 꽤 알차게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한 번쯤 읽어두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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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05-10 0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예방접종' 이야기도 한 번 찾아서 보셔요.
예방접종 이야기에는 더 놀라운 슬픈 뒷모습이 참 많답니다.

'암'이 나이든 살붙이와 이웃과 동무와 얽힌 일이라면,
'예방접종'은 어린 살붙이와 이웃 아이들하고 얽힌 일이에요.

즐겁게 읽은 이야기
언제나 즐겁게 새기시면서
하루하루 웃음과 기쁨 누리시기를 빌어요.

누구나 '죽는다' 하고 생각하면 죽고,
'산다' 하고 생각하면 살더라고요...

stella.K 2013-05-12 14:06   좋아요 0 | URL
저도 이책을 읽으면서 예방접종에 대한 의혹이 가더라구요.
최근 75세 이상의 노인에게 무슨 예방접종을 무료로 놔준다고
방송에서 떠들던데 그게 과연 필요하고 좋은 일인지 의문이어요.
함께살기님은 아이들에게 예방접종 안 하셨나요?
예방접종 보다 중요한 건 나와 내 가족의 건강은 내가 지킨다는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데 말이죠.

마립간 2013-05-10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학에 대한 오해라고 생각하는데, 어러 가지 면에서 안타깝습니다.

http://blog.aladin.co.kr/maripkahn/5980332
'병원에 가지 말아야 할 81가지'에서도 언급했지만 의료는 자동차나 전기와 비슷합니다. 효용이 있는 반면 부작용도 있지요.

stella.K 2013-05-12 14:29   좋아요 0 | URL
저도 이책이 좀 진보적인 입장에서 글을 썼다는 건 인정해요.
전 요즘 '의사의 90%는 암을 오해하고 있다'는 책을 읽고 있는데
보다 신중하고 중도적으로 쓰고 있어서 지금까지 읽어 본 책중에
가장 믿음이 간다 싶어요.
저자가 일본에서 임상의였다고 하는데 오늘 날의 의료에 대해서
비판의 날을 세우기도 하죠.
뭐든 그런 것 같습니다. 자기 분야 외엔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 거.

두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건, 환자나 의사나 너무 하나님의 법칙을
무시하고 그위에 자기본위를 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보자면 정말 자연친화적 존재인데
그것을 거스르고 살기 때문에 공해가 많고, 병이 많은 건 아닌가 싶어요.
암도 암 자체만을 고쳐서는 안 될 것 같고, 전인치유란 관점에서 접근하려고
하는 시각이 있는데 전 그게 맞다고 생각해요.
가족이 암에 걸린 덕분에 저는 요즘 새로운 분야에 눈을 뜨게 되서 오히려 잘됐다 싶기도 해요.

그런데 전부터 마립간님은 왜 책을 읽는지 조금은 궁금하기도 해요.ㅋ

마립간 2013-05-13 11:07   좋아요 0 | URL
저는 '약 먹으면 안 된다'라는 책을 읽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 책이 진보적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오해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애티커스님의 서평에 그러니까 애티커스의 판단에 오해가 있다고 제가 생각한 것입니다. 제가 관심 있는 것은 진보, 중도보다 어느 것이 진실에 가까우냐 하는 것입니다.

의사들이 하나님의 법칙을 무시하고, 인간이 자연친화적이라는 것에 저도 동감합니다.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의료는 전기나 자동차가 유사합니다. 전기나 자동차도 하나님의 법칙을 무시한 면이 있고, 자연친화를 거스르죠.

책을 읽는 이유가 '병원에 가지 말아야 할 81가지'를 말씀하신 것이면,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나가 궁금했고, 저의 독서 전반을 말씀하신 것이라면, 저와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적은 상황에서 외로움을 피하기 위해, 현실 도피로 읽었습니다.

2013-05-17 05: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17 14: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18 08: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김재원 2013-06-13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때 제약회사 다녔던 사람으로서 사람 목숨가지고 장난치는 현대의학의 사기와 한계를 때려치고 나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현대의학의 허구를 많이 들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노벨화학상 미국 화학자도 그랬다죠. 현대의학은 응급의학을 빼고는 모두 사기라고,,,

stella.K 2013-06-13 12:08   좋아요 0 | URL
그러셨군요. 그것 결정하시기까지 고민을 참 많이 하셨겠습니다.
그 사기치려고 그 어려운 공부를 하는 걸까? 지금도 잘 믿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 미국에서도 자연치료 의학에 관심을 갖는다고 하는데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의학에 문외한인 저도 그 분야는 흥미가 가더라구요.

sunday 2013-06-21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논리적으로^^ 요약된 긴 글, 잘 읽었습니다. 비슷한 생각으로 병원 가는 것을 꺼리고 건강검진과 약.. 이런 의료 행위에 대한 맹신을 요주의로 살아가는 1인 입니다.

병마 뿐 아니라 내게 닥칠지 모를 세상의 불운한 이치마져 끌어 안을 수 있는 삶이 그리 어렵지만은 안을텐데 말입니다.

같은 생각으로 살아가는 분이 반가워서 몇 줄 남겼습니다^^ 책은 저도 꼭 사서 읽고 주변에 권하고..해야겠습니다.

stella.K 2013-06-22 10:59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선데이님도 건강하시고, 행복하게 사십시오.^^
 
5%는 의사가 고치고 95%는 내 몸이 고친다 - 인체정화 건강혁명, 스스로 고치는 몸 이야기
김세현 지음 / 토담미디어(빵봉투)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아직 이렇다 할 큰 병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면 갈수록 몸이 예전만 같지 않음을 느낀다. 그런 와중 최근 오빠의 췌장암 선고는 나에게 적지않은 충격을 주었고,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 번 일으켰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암이나 건강 관련 서적에 눈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건강 서적을 보다 보면 비슷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가 있는데, 그것은 현대의학의 맹점과 인간에겐 기본적으로 자연치유의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것은 어제 오늘에 제기되어 온 이야기는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몸에 탈이 나면 병원에 가긴 가지만 병원 치료만을 다 신뢰하지는 않는 것 같다. 항암제만 해도 그렇다. 그 약이 암세포를 공격하긴 하지만 문제는 암세포만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건강한 세포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물론 그에 따라 보완된 새로운 항암제가 개발되긴 하지만 우리는 아직까지도 항암제를 완전히 신뢰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우린 항암제나 다른 기존의 암치료 방법을 대체할만한 또 다른 대안은 없을까에 주목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아는 것이 힘일까? 아니면 병일까? 넘쳐나는 치료법에 어떤 게 환자에게 좋은 것인지 고민이 늘어간다. 

 

이 책을 읽다보니 아는 분의 오빠가 뇌암에 걸렸는데 이 방법을 써서 지금은 거의 완치 단계에 있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난다. 난 처음 이 책이 그저 사람의 대표 질환(암, 고혈압, 당뇨병 등)에 도움을 주고자 나온 책인 줄 알았다. 물론 크게 보면 맞는 얘기이긴 하다. 효소가 몸에 좋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것이고.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지금은 우리가 들이마시는 공기나 먹는 음식이 인체에 유해한 것들이 너무 많아 정화가 필요한데, 그냥 물이나 디톡스만 가지고는 안되며, 복합활성효소와 단식이 대안임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리고 뒤에 가서는 어떤 사람이 무슨 병에 걸렸는데 복합활성효소와 단식으로 어떻게 나았더라는 간증이 곁들여 있다. 

 

물론 호기심은 간다. 누구는 급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밑져야 본전 아니겠냐며 해 볼 것도 같다. 우리 집만 같아도, 어떻게든 환자가 좀 고통을 덜 받고 쉽게 고치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니까.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 또 그렇지 않아, 같은 옷에 0 하나 더 붙고 덜 붙고의 차이가 다른 것처럼 과연 복합활성효소만 가지고 나을 수 있는 건가? 이거 너무 쉬운 방법 아냐라며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쉬운 방법을 두고 먼 길, 어려운 길을 돌아가는 건 아닌가 자신을 의심하고를 왔다갔다 한다. 사실 책도 약간은 약장수의 그것과 비슷한 인상이 있어 아무리 아픈 환자라도 선뜻 내켜할까 싶기도 하다. 물론 그런 환자는 둘 중 하나겠지. 천성적으로 고지직하던가 자신의 고통이 아직 견딜만 하던가. 

 

이 책의 아쉬움은, 저자 자신의 체험과 고백을 좀 더 많이 담았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뭐가 그리도 급한지 주입식으로 강의록 같이 구성되어 있어서 좀 아쉽다. 물론 읽다보면 인체의 신비한 면을 마주하고, 인간의 몸이 얼마나 자연친화적으로 만들어져 있는지, 그것을 해치며 사는 인간은 얼마나 미련한지 다시 한 번 마주하게도 된다. 하지만 이왕 그렇게 저자가 만든 효소를 자랑할 것 같으면 구입 방법이나 실행 방법에 대해 더 자세하게 썼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꼭 복합활성효소와 함께 단식을 해야하는 것인지, 단식을 하면 더 효과를 빨리 볼 수 있다는 것인지? 앞서말한 아는 사람의 오빠는 단식원이라는 곳을 아예 들어갔다고도 들었는데, 그렇게 어딘가를 들어가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복합활성효소를 사서 그렇게 하루 세 번씩 먹으라는 것인지? 효소식이나 발효차라는 평소엔 잘 들어보지 못한 이 낮선 이름에 대해서도 좀 더 자세히 풀어줬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그것을 우리나라 의료복지에 반영했으면 좋겠다고 저자는 말하는데 일반인인 나도 아직 긴가민가 하는데 그리도 깐깐한 의료복지 하시는 분들을 어떻게 설득하시겠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라고 정말 좋은 거라면 누구 말마따나 밑져야 본전이니 나부터 실험하고 볼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비만인데다가 운동부족이겠지만 다리, 허리가 아프고, 얼마 전에는 뇌혈관 순환이 문제인지 어지럼증에, 이명에, 팔이 저린 증세까지 왔다. 더 아프면 더 확실한 실험이 될 수도 있겠지만 어쨌던 이만한 증세에도 효과를 본다면 다소 고지식하고, 깐깐한 오빠를 설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아, 제발 건강했으면!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말은 정말 그냥 있는 말이 아니다. 잃어 본 사람만이 그 말의 진실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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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04-29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우리 집 옆지기하고 살아가며 돌아보건대,
책 하나 쓰는 분들은
그 모든 대목을 다 풀어서 보여줄 수 없어요.
낱낱이 밝혀서 보여주자면
아마 1만 쪽짜리 책을 써도 다 못 쓰리라 느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살짝 건드리기만 하며 지나가면서,
아픈 사람 스스로 길을 찾아서
더 깊고 넓게 배우라 하는 뜻이라고 느껴요.

옆지기도 저도
몸을 다스리고 지키는 길을 배우려고
관련 책을 몇 백 권 사다가 읽었답니다.
참말, 책 하나는 아주 작은 대목 하나만
살짝 건드려 줄 수 있어요.

그러니까, 그 하나 보셨으면
크게 도움 되었다고 느끼시고
다른 이야기와 깊은 대목 찾아보셔요~

stella.K 2013-04-30 12:07   좋아요 0 | URL
아, 맞아요. 리뷰 다 쓰고 생각해 보니 정말 그런 이유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그렇더라도 조금 더 탄탄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더라구요.^^

cyrus 2013-04-30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만 봐도 암을 대처하는 자세에 대해서 공감이 가요. 결국 내 몸의 병을 퇴치할 수 있고 치유할 수 있는 건 병과 건강에 대한 마음가짐과 자세에 의해서 결정되는거 같아요. 저희 어머니도 가끔 팔 저리고 어지럼증 느낄 때가 있는데 꾸준한 운동을 안 하더라도 몸을 최대한 움직여줘야 해요.

stella.K 2013-05-01 12:20   좋아요 0 | URL
어멋, 너의 어머니도 그러시니? 그렇구나. 건강해지려면 의자를 치우라는 말이 있던데 그래서 나도 지금부터라도 많이 움직여 보려고.
이런 건강 서적의 하나 같은 공통점은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엔 항상성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건강해 지려고 하는 유전인자가 있다는 거야.
현대의학은 증상만 치료하려고 하다보니 다른 건강한 부위까지 망가진다는 건데 오히려 면역력을 놓여 병을 치료하라는 거더라구.
만약에 내가 암에 걸리면 난 절대로 수술이나 항암제 같은 건 절대로 사용안하고
병원부터 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요즘은 부쩍 많이 들어.
건강해지는 비결은 있는 것 같아. 찾아보면 어디엔가 반드시. 그걸 찾아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페크pek0501 2013-05-01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 들면서 점점 건강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어요. 그래서 건강 관련 서적에 관심이 가지요.
그래서 저도 건강한 사람들의 통계에 대한 책을 사 보곤 했어요.
결국 건강 비결은 스트레스를 없애며 마음 편안한 것 그리고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 이더라고요.
그리고 행복한 인간관계가 중요.

자연치유의 능력은 저도 경험한 적이 있어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 병이 있더라고요. ㅋㅋ 의사도 인정을 해 줬고요. 이명 증세도 저절로 낫더라고요. 자연치유의 능력이 우리에게 있다는 게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stella.K 2013-05-01 12:30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제가 성격이 좀 소심한 편이라 몸을 많이 사리는 편이죠.
지금도 은행잎 추출물 약을 먹고 있어요.
행복한 인간관계가 중요한 건 맞는 것 같아요.
그동안은 몸도 안 좋고, 춥고, 우울한 일도 있고 해서 사람 만나는 일도
자연 멀리했는데, 요즘 뮤지컬 연습하는데 가서 구경도하고
사람도 만나고 하니까 제가 몸이나 마음이 좋아진다는 게 느껴져요.
특이 뮤지컬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참여하잖아요.
그 젊은 기가 느껴져서 참 좋더라구요.
요즘 같이만 살면 좋겠다 싶기도 해요.
애들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제가 젊었을 땐 몰랐는데
요즘들어 알겠더라구요. 그래서 더더욱 좋은 작품 써서
젊은애들 하고 많이 놀아야겠어요.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