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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가장 관심있게 보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그것은 K2에서 하는<추노>고, 다음으론 M의<파스타>다. <파스타>는 최근에 다시 관심을 가지고 보기 시작했는데 내가 이걸 보지 않을 생각을 했던 건 바로 이선균의 버릭질 때문이었다. '뭐야? 어깨 똥폼만 잡고...' 그런데 여기 저기서 <파스타>재밌다고 소근소근 말들이 많다. 다시 보니 오, 과연 그렇구나 싶다. 특히 이선균과 공효진의 티격태격하는 밀고 당기기식 사랑이 정말 웃음 짓게 만든다. 웃을 것 없는 세상에서 이런 재미 쏠쏠한 드라마라도 없다면 무슨 낙으로 살겠는가? 

<추노>야 더 말해 뭐하겠는가? 남자의 야성과 근육질을 팍팍 자랑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호평도 많이 받지만 적잖이 욕도 많이 먹는다. 그 중심엔 이다혜가 있다.  

아니, 이다해가 뭘 어쨌다고?  

정말 웃긴다. 왜 시청자들은 이다해를 못 잡아 먹어 난리들일까? 물론 그렇다고 내가 이다혜를 좋아해 편드는 건 아니다. 난 솔직히 처음부터 이다해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요즘들어 예쁘게 나온다는 정도지 이 배우가 정말 연기를 잘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다. 내가 단지 웃기다는 건, 이다해가 초반에 어깨가 드러나는 장면이 나왔다고 너무 선정적이 아니냐는 것이다. 도대체 그게 도마에 오를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는가? 그 보다 더 야한 장면도 이미 나왔고, 무슨 무슨 시상식이다 하는 자리에 여배우들 어떻게 하면 등이 더 파인 옷을 입을 것이냐? 가슴은 어느 정도로...? 등등해서 카메라에 못 잡혀 난린데 고작 가슴 위 어깨 선과 쇄골이 보인 것 가지고 그 입방아를 찧느냐 이말이다.   

TV를 보는 이중잣대에 관하여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 입방아의 불특정 다수들이 여자들인 듯 싶기도 하다. 이 드라마를 남자들이 본다면 이다해의 노출 수위 가지고 뭐라고 그럴 것 같지 않다. 솔직히 남자들 보기에 너무 싱겁지 않을까? 대놓고 얘기하면, 왜 요것뿐이냐? 할지도 모를 일이다. 남자들도 이 드라마는 볼 테지만 사실 드라마의 절대 우위는 여성이다. 특히 멜로 드라마는 어떻게 하면 더 불륜스럽고, 어떻게 하면 야하며, 어떻게 하면 애틋하고, 처절하게 사랑을 하도록 만들 것이냐는 다 여성 시청자들 때문이고 그렇게 진화되어 왔다. 그에 따라 남성상도 변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보통의 가족 드라마는 가부장의 남성상이 살아있긴 하지만 트렌디한 드라마는 그 얼굴을 달리한다.  

어느 땐, 말랑말랑하고 귀여운 남자를. 어느 땐 터프하고 반항기 있어 보이는. 어느 땐 마냥 모성본능을 일으키는 고독남을. 어떤 땐 여자를 끊임없이 보호하는 남자 등등. 요즘엔 초콜릿 복근 남성상이 대세다. 이런 남성상은 드라마 때문에 발전되어 온 것일테고 이는 곳 드라마를 독점하는 여성들 때문에 발전되어 온 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게 진화되어 온 남자들을 보는 재미가 없다면 무슨 낙으로 드라마를 보겠는가? 한간엔 우스운 말로 영화 <쌍화점>이 공전의 히트를 쳤을 때(불행하게도 난 이 영화를 아직 보지 못했다) 내 주위의 여자들은 그것의 성공엔 조인성 엉덩이가 주효했다고 말들이 많았다.  

아무튼 요즘엔 초콜릿 복근남이 대세인지라 영화든 TV 드라마든 남자 배우들 훌렁훌렁 잘도 벗고 나온다. <추노>에도 보면 1횐가 2회 장면에서 최장군 목욕한다고 물바가지 들고 자기 몸 씻던데, 그거 보면서 저건 확실히 여성 시청자를 겨냥한 장면 아닌가? 시청자들이야 좋아라 하고 보겠지만 그것을 지켜 본 주모(조미령) 눈 가린 손가락 사이로 그 모습 보는 장면은 그냥 양념일 뿐이다. 그것도 맛없는 장면. 뭐 <추노>뿐인가? 앞서 말한 <파스타>에도 남자 요리사들 락커룸에서 옷 갈아 입는다고 가슴팍 팍팍 드러내더만. 

이렇게 옷 훌렁훌렁 벗고 나온 남자 배우들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하지 않으면서 겨우 이다해 어깨 좀 들어냈다고 뭐라고 그러는 거 좀 심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남자는 그래도 되고 여자는 그러면 안 되고. 그런 이중잣대가 어디 있는가? 비판을 하려면 똑같이 하던가? 아니면 아예 하지 말던가.  왜 남자가 가슴팍 드러내면 즐겁고, 여자가 어깨 좀 드러내면 말들이 많은 건데?  

문제는 그게 아니다.         

난 어제부터 <추노>가 보기가 좀 싫어졌다. 그건 여타의 시청자들도 반응이 쌩~한 것 같은데 그 원인을 애정의 삼각구도가 본격적으로 펼쳐지기 때문인 것 같단다. 그것도 웃긴다. 그런 드라마 잘만 봐줘 놓고 그 엄한 소리냐? 내 이유는 따로 있다. 거 보고 있으면 미드<프리즌 프레이크>가 생각이 나는데 난 솔직히 <프리즌 프레이크> 1,2편까지만 좋았지 3편부턴 보지 않았다. 갈수록 잔인하고 폭력적이어서 말이다. <추노>도 보면 그렇다. 갈수록 폭력적이고 잔인하다. 오늘은 누가 죽을까? 이 사람 아냐? 찍으면 그 사람이 꼭 죽는다. 대사의 흐름이 그것을 암시 한다. 내가 찍은 사람이 죽으면 뭐, "아싸!" 탄성까진 안 나오지만 이것도 재미 있으라고 그 장면을 만드는지 의문이다. 그런 친절은 안 베푸셔도 되는데 말이다. 어제 대길이 자기 얼굴을 그리만든 큰놈이 얼굴을 칼로 사정없이 거놓더만. 그런 게 더 문제 아닌가? 

더구나 원손을 구하겠다고 그 조그만 아이 앞에서 칼 싸움 벌이는데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애 보는 앞에서 뭐하는 건가 싶다. 그 아이 멀뚱멀뚱 세워놓는 이유가 뭔데? 그 아이 정말 대범하다. 역시 원손은 뭐가 달라도 달라. 건질만한 장면은 송태하의 진검승부 하나더만. 

다시 이다해로...         

오늘 아침 인터넷 신문보니 또 난리다. 송태하랑 이다해랑 키스 장면이 적절했느냐 가지고. 아니 사극에 키스 장면 나오는 게 이 드라마가 처음이란 말인가? 그럼 진검승부에서 이기고 다시 여인을 데릴러 가는데 그 자리에 그 여인이 있어줬다면 그 신뢰감에 복받혀 키스를 할 수도 있는거지. 이거 가지고 뭐라고 하는 사람있다면 늬들은 키스도 안해 본 종족들이냐? 물어보고 싶다. 

문제는 이거다

문제는 이거다. 난 이 드라마 도무지 리얼리티가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퓨전 사극이라고는 하지만 그리고 굳이 말해 무협 판타지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어느 만치 리얼리티는 있어줘야 하지 않는가? 남자는 그야말로 집 나가면 개고생이랬다고 개꼴을 만들어 놓고 여자들은 왜 그렇게 끝까지 예쁘게 화장질만 해 놓는 것인지. 이다혜는 송태하 따라 그 먼 제주도까지 따라왔는데 옷 하나 더러워지지 않았고 얼굴은 여전히 화장빨에 빛난다. 그뿐인가? 대길이 좋아하는 그 여자애도 화장빨에 빛이난다. 이게 가능한 설정이라고 생각하는가? 

어제 송태하에게 칼맞고 쓰러진 좌의정의 사위도 보라. 송태하가 사라지가까지 고통스럽게 이리 오라고 소리질러놓고 다 죽어가더만 뒤에 군포졸들이 등장하고 조금 후에 그들을 한꺼번에 다 죽이고 절뚝거리며 가더라. 이게 가능한 설정이냔 말이다.   

리얼리티를 살린 드라마라면 차라리 <파스타>의 공효진이다. 요리사들 화장하면 안된다는 규칙에 잘 따라주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그 드라마도 문제는 있다. 거기에 나오는 화장남 말이다. 나름 신인류를 보는 것 같아 새롭긴 한데 왜 그렇게 화장을 하고 나오는 것인지? 남자들 중에 재일 빛이난다. 카메라는 왜 그리 의식을 하는지.

무엇보다도 난 그 피 튀기는 폭력 장면 좀 이런 거 가지고 뭐라고 얘기해줬으면 한다. 그거 아니면 음주 장면. 뭐 그런 거 말이다. 흡연 장면을 없애버리니 음주 장면 대폭 늘렸다. 그리고 남녀가 술이 떡이 돼서 침대에 뒹굴러 자고, 그 다음 여자는 자기 임신했다고 울고불고 쇼하는 이런 장면을 추노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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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0-02-05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사실 이다혜의 문제 장면은 사실 기타 사극에서도 그 정도 수위는 항상 보여주던것 같은데 이번이 더 유난한것 같아요.아마 이다혜 어깨보다 장혁이나 오지호의 복근을 더 보여달라는 무언의 압박이 아닐는지... ^^;;;;;

stella.K 2010-02-05 14:15   좋아요 0 | URL
ㅎㅎ 글쎄요. 그런 건가요? ;;;

메르헨 2010-02-05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드라마 아직 제대로 못봤어요.^^ 기사보면서...이게 뭐...그냥 그러고 말았죠.
오늘은 키스신이 도마에 올랐더군요. 자주 접하다보니..
노이즈 마케팅인가 싶어요. 호홋~!!

stella.K 2010-02-05 14:52   좋아요 0 | URL
그럴수도 있겠네요.
저도 짜증나서 한마디 했네요.ㅜ

노이에자이트 2010-02-05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다혜로 아는 사람들이 정말 많군요.이쁜 누나 이름! 이다해입니다.

stella.K 2010-02-05 16:59   좋아요 0 | URL
헉 그런가요? 고쳐야겠군요.ㅎ
 

감독 : 제임스 카메론
주연 : 샘 워싱턴, 조 살다나
 

남의 말을 듣는 것이 아닌데 그랬다.  

요즘은 조금 시들해 진 것 같지만 그래도 요즘 이 영화만큼 입소문이 심한 영화가 있을까? 난 SF영화 별론데...내가 나이가 들긴 들었나 보다. 난 점점 허리우드 영화가 싫어진다. 허리우드표 영화가 다는 아닐진대 왜 우린 허리우드에 목을 매달게 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난 이 영화 보면서 미제국주의 영화란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지네들만이 끝까지 잘났다고 우긴다. 지구 3차원을 넘어 4차원의 세계 어딜가도 그곳을 구할 사람은 우리들 밖에 없다고 한다. 이봐. 적군이 너희 땅을 섬멸하려고 한단 말이야. 그러니까 우리가 도와줄께. 그런데 알고 보면 이 적군이라는 것도 같은 한 패거리다. 지네들끼리 싸우고 결국 조금 더 인간적이고 착한 쪽이 이겨서 우리들 때문에 너희들 평화를 찾았다고 똥폼잡는다. 이런 허접한 영화에 열광할 필요가 있을까?  


CG가 한 차원 높아졌다고 난리들이더만. 기술만 좋아졌다고 명품 영환가? 아무리 영화는 과학이라고 우기고 싶겠지만, 도무지 그안에 든 메시지가 안 좋거나 형편없으면 그 영화 꽝 아닌가? 스토리는 어디서 많이 본듯 하더만. 맨 마지막에 주인공 생일이 어쨌다고 똥폼, 개폼 다 잡는지 나중엔 실소만 나오더라. 

예전에 나 알던 아이는 기분 나쁜 영화 보면 그 눈을 씼어야 한다고 집에 돌아와 영화를 내리 연짱 몇 편을 본다고 했다. 나도 그래 볼까 하다가 그중 한 작품이라도 기분 나쁜 영화 보면 도로아미타블이 될 것 같아 관두기로 했다. 
그래도 뭐, 전날 잠을 잘 못잔 덕에 어제는 잠을 잘 잔 편이다. 이 영화에 가위 눌려 잠까지 못 잤다면 내내 원망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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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0-01-27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까 스토리는 이해 안 가죠. 아니 너무 뻔하죠.
주인공은 히어로도 아니고 안티히어로도 아니죠.

3D가 놀랍고, 신기했을 뿐이고요.

stella.K 2010-01-27 17:01   좋아요 0 | URL
그니까요. 내 말이요.
솔직히 전 3D도 그닥 마음에 들지는 않았어요.
원숭이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고.
졸면서 봉준호의 '괴물'이 훨낫다 그랬어요.ㅋ

카스피 2010-01-27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 세상은 내용보다는 겉 포장을 더 중시하는 시대잖아요.아무래도 볼거리가 많은 아바타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것 아닐까요?

stella.K 2010-01-28 10:45   좋아요 0 | URL
왜 사람들은 그런 것만 보는지 모르겠어요.
저런 영화에 숨겨져 있는 미국의 패권주의는 못 보구.
알면서도 그러는 것인지 원...쩝
 

요즘 한국 시청자들은 근래 보기 드물게 잘 버무리고 고루 양념이 배어든 ‘비빔밥 사극’을 즐기고 있다. 최근 시청률 30%를 돌파한 한국방송 수목 사극 <추노>가 그 메뉴다. 조선시대 도망 노비와 그들을 붙잡는 추노꾼들의 숨바꼭질을 그린 <추노>는 이야기의 힘과 상상력이 넘친다. 사극 <한성별곡>의 탄탄한 줄거리에, <대장금>에서 엿봤던 기기묘묘한 인물 캐릭터, 중국 무협물과 <매트릭스>를 연상시키는 날품 액션과 첨단 입체 촬영까지 어우러졌다. 추노와 도망 노비의 쫓고 쫓기는 기본 구도에 인조의 아들 소현세자의 비극적 죽음에 얽힌 정치적 미스터리를 끌어들여, 픽션의 잠재적 보고는 더할 나위 없이 풍성해졌다. 억지춘향식의 여자 신윤복에만 골몰했던 2008년 사극 트렌드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역사적 사실과 야담, 블록버스터 연출의 환상적인 조합, 사극의 양질 전화다.

<한성별곡>을 만들었던 곽정환 피디와 영화 <7급 공무원>의 대본을 썼던 천성일 작가는 이 작품에서 영화풍의 압축적 감각을 바탕으로 과거 민중사를 현실의 의미 속에 한껏 교직시키는 곡예를 즐기는 것 같다. <추노>의 강력한 흥행력은 역대 어느 사극보다도 이야기 자체의 역사적 사회적 함의가 풍부하고 지금 현실을 여러모로 비춰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나온다. 대길을 중심으로 한 추노꾼 3인방이 노비를 잡기 위해 벌이는 패악질은 어딘지 모르게 이 땅의 불편한 현실과 어금지금 맞닿아 있다. 대길의 나이를 가리지 않는 욕설과 반말, 잔혹한 린치는 철거민 등치는 재개발 용역이나, 돈 빌린 서민 족치는 청부 폭력배 그대로다. 대길은 기실 <똥파리>에서 양익준이 열연했던 아비도 모르고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는 손톱만치도 없는 청부 양아치와 통하는 캐릭터다. 그런 캐릭터는 다른 추노패 천지호 일당이 산중에서 정을 통한 양반집 규수와 같이 달아나던 종복을 붙잡아 미친 듯 패는 장면에서도 새삼 확인된다. 궁지에 몰린 노비들이 당을 결성해 “밤마다 양반 대갈통에 바람구멍 하나 뚫을 거야”라며 양반 사냥을 발의하는 모습이나, 국경을 넘으려는 노비에게 돈을 뜯으려는 사기꾼의 작태는 계층 갈등이나 탈북자 문제를 떠올리게 한다. <추노>의 여러 설정들은 신분·계층에 대한 격렬한 갈등을 낳을 수밖에 없는 시대 상황에 대한 비유로도 비친다.

고려 말부터 조선 후기까지 지속된 추노는 노비 추쇄 사업이라고 하여 갈수록 심각한 사회문제로 번졌다. 특히 임진왜란 직후 국민 절반 이상이 노비였던 상황에서 경제력을 얻고 신분 해방의 욕구가 커진 노비들의 도망을 엄금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드라마 배경은 인조 때지만, 실제 역사에서는 18세기 숙종, 영정조 때 추노에 가담한 양반들의 극심한 행패와 이에 대항한 노비들의 양반 살해 등으로 사회적 논란이 커졌으며 결국 순조 때인 1801년 공노비문서를 불살라 사실상의 추노를 단념하게 된다.

제작진은 공개된 <추노>의 시놉시스 구상에서 ‘다른 시대를 다룬 픽션은 필연적으로 지금 이 시대 그 자체를 바라보게 만든다’고 썼다. 드라마 판을 깔아준 한국방송의 심중이 마냥 편치는 않을 성싶다. ‘강부자’ 정권의 대통령을 위해 선거 때 그의 귀와 손 구실을 했던 언론참모가 현재 사장이며, 그의 눈치를 보는 경영진들이 포진해 있다. 인터넷의 감상평 가운데는 ‘<한성별곡> 때의 케이비에스가 아닌지라 끝까지 각본대로 갈 수 있을까’ ‘중간에 드라마 구도가 크게 바뀔지도 모르겠다’고 걱정해주는 글들도 드문드문 떠 있다. 그런 우려(혹은 기대)를 염두에 두고, 앞으로 펼쳐질 <추노> 밖의 추노를 지켜보자.

노형석 대중문화팀장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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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10-01-22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펼쳐질 수도 있을 이런 류의 비하인드스토리도 드라마 추노만큼이나 기대되고 기다려집니다. 우리가 우려하는 시나리오대로 전개된다면 정말 재미없는 드라마가 되겠군요. ㅋㅋ
과연 용두사미의 최악의 드라마가 될런지 시종일관 최고의 국민드라마로 탄생될 런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

stella.K 2010-01-22 15:3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전 이런 건 생각도 못하고 어제도 정신없이 빠져서 봤는데...
<한성별곡>도 보면 정치 세태를 풍자하는 면도 있어 재밌게 봤거든요,
모쪼록 <추노>도 국민드라마가 되길 바래 봅니다.^^
 

요즘 공중파에서 하는 몇 개의 드라마를 지켜보고 있는데(공교롭게도 그 보는 것이 다 사극이다. 이러다 아무래도 나도 사극 매니아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중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있다면 그건 당연 <추노>일 것이다. 매주 보는 장혁과 함께 추노질 하는 그 일파들이 보여주는 초콜릿 복근(요즘엔 아예 대놓고 보여주더만)도 나름 볼만한 것이긴 하지만, 너무 대놓고 말하면 그도 밝힌다 하여 폐일언하고. 난 스토리는 물론이요 영상과 음악이 좋아 본다. 더불어 저런 영상이 가능하도록 만든 연출자가 누구인가 했더니 곽정환 PD다. 곽정환이라. 나로선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얼마 전, 전호인님 서재에서 발견한 사실은, 곽정환은 이미 2007년 <한성별곡-정>이란 8부작 드라마를 만들었다고 한다. 2007년이라. 알고 봤더니 그땐 이미 M TV에서 <커피프린스1호점>이 TV 브라운관을 점령하고 있었을 때라 당시 윤은혜도 그렇지만 나는 공유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어 이 드라마가 눈에 들어 올리가 없었다.     

결국 난 그 사실을 알고 <한성별곡-정>을 허겁지겁 꺼내봤다. 


과연 훌륭한 작품이었다. TV 드라마라고 하지만 영화를 보는 듯 하다. 특히 최루성 강한 음악이 정말 사람을 우울하게 만든다. 

이 작품은 정조의 독살설을 소재로 하여 그의 죽음의 과정과 음모 과정을 추리기법을 사용하여 밀도있게 그려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인기가 없었던 것은 물론 <커프>의 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별히 이렇다 할 스타를 기용하지 않았다는 것에 있을 것이다. 예를들면, 좌포청군관 역을 맡은 진이한의 경우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로서도 누구지? 고개를 갸웃거릴만 하고, 의녀 역을 맡은 김하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나마 이천희 정도는 알겠는데 지금이나 알아 줄만 하지 2007년이면 그도 그다지 알려진 배우는 아니었을성 싶다. 그뿐인가? 정조역을 맡은 안내상도 그 무렵쯤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을 것이므로 대비역의 정애리 정도가 그나마 굵직한 캐스팅이었나고나 할지 모르겠다.

그것은 어쩌면 곽정환PD만의 전략(?)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스타에 의해 만들어지고 이끌어지는 드라마 보다 드라마를 위한 드라마. 뭐 그런. 횟수도 딱 8회에서 끝을 냈다. 아무리 못해도 16부작을 하던데 8부작이니 농축된 느낌이다. 쓸데없이 긴 것보다 훨낫다. 

 박상규 (진이한 분)  
  

 

 

 

특히 이 드라마에서 내가 지켜보게 된 인물은 좌포청군관 박상규 역의 진이한이다. 원래 드라마 첫 장면부터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우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첫 장면부터 진이한이 등장한다. 그래서 혹 주인공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진이한은 처음부터 찌질하게 나온다. 목소리도 작고, 싸움도 못하며, 뭔가 우왕좌왕 어쩔 줄 몰라하는 인물이다. 뭔가의 포스는 느껴지기는 한데도 말이다. 그렇다면 진짜 주인공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진이한 이상의 주인공 포스를 느끼게 하는 인물은 더 이상 없는 것으로 봐 이 사람이 주인공은 맞는가 보다 했다.  

그런데 이 인물 끝까지 와신상담, 개과천선 같은 거 하지 않는다. 우왕좌왕 한다는 것은 우유부단함의 태도를 이르는 말이니 그 인물 그대로를 유지하되 그런 인물의 대표격은 저 유명한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아니었을까? 나 개인적으론 딱 그 햄릿의 분신을 보는 것 같았다. 그러니 초인적 힘을 발휘하는 것도 없고, 영웅이 되는 것도 없다. 그저 서얼이었기에 그 불명예를 안고, 기 한 번 제대로 표보지 못하는 고독한 인물이다. 이런 인물에게도 사랑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단 그 사랑이 끝이 닿지 않는 것이기에 애절하고 안타깝고, 그래서 묘하게도 보는이로 하여금 모성본능을 자극하게 만든다. 

극본은 어떠한가? 원래 시나리오 작가였다고 한다. 확실히 극작가가 쓰는 대본과 시나리오 작가가 TV 드라마를 위해 극본을 쓰는 것은 좀 달라 보이긴 한다. 과유불급이라 다소 산만하고 그래서 약간은 지루한 감도 없지 않지만 그것들을 나중에 잘 다듬고 연결시키는데 별 무리가 없어 보인다. 특히 좋은 대사들이 많다. 이 드라마에서는 정조를 배경으로 하고 있긴 하지만 정조란 인물이 크게 부각이 되지 않으면서 할 말은 다하게끔 만들어 놓기도 한다.  

아, 정조! 그가 정확히 어떻게 죽었는지는 미스테리다. 단지 독살설만이 그의 죽음을 대변해 주고있지만 그것에 대한 증거는 딱히 없다고 한다. 그래서 후대의 작가들이 그를 형상화 하기에 좋은 인물로 보는 것 같다. 어떻게 그려도 아우라가 확실히 살아나지 않겠는가?  

난 왜 이 작품이 아직도 책으로 나오지 않았는지 알 수가 없다. 책으로 나왔더라면 꽤 괜찮은 추리물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요즘 책으로 내지 않는 드라마가 어딨다고? 책이었다 드라마로 나왔다면 좀 더 그 권위가 인정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사실 드라마로 봤다 책으로 나오는 것은 전자의 경우 보다 기대감이 떨어진다. 그래도 영상은 영상이고 문자는 문자다.  

이렇게 <한성별곡-정>을 보고 <추노>를 보니 아직 초반이라 말하기는 조심스럽긴 하지만 곽정환PD의 연출이 한결 업그레이드 됐다는 생각이 든다. 전자의 드라마도 좋긴 하지만 지금의 <추노>가 보기는 더 좋다. 앞으로 이 사람을 주목하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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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0-01-20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7년이면 이산이 나온 때내요.엊그제 본것 같은데 정말 시간이 빨리 지나갑니다 ㅜ.ㅜ

stella.K 2010-01-20 11:49   좋아요 0 | URL
이걸 보셨군요. 정말 시간 빨라요.
2007년도에 제가 뭐 했는지 정말 기억이 안 나더라구요.ㅜ

전호인 2010-01-21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7년?
글쎄요 제가 무얼했을까요?
당장 2009년에 한 일도 기억이 가물가물해지네요.
망각의 동물의 본능에 충실한 건지 머리가 나쁜 건지 헷갈려하고 있답니다.ㅋㅋ

stella.K 2010-01-21 10:52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옛 기억은 점점 또렷해지고 있는데 바로 몇년 전의 일은
기억이 안 나고 있으니, 인간의 기억이란 참...흐흐
 

작년 한해 기억에 남는 드라마라면 단연 <선덕여왕>일 것이다. 그리고 또 뭐가 있었더라...? 그좋다는 <꽃 보다 남자>나 <아이리스>는 나에겐 별로였다. <결혼 못하는 남자>는 나름 재밌었는데. <열혈장사꾼>은 그 보다 더 좋다.  

암튼 베스트 중 베스트는 <선덕여왕>이었고, 워스트는 나 개인적으론 <스타일>이었다. 정말 그 드라마는 스타일 찾다 스타일 구긴 드라마라고나 할까? 김혜수는 패션은 죽여줬는데 엣지의 굴욕이란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올해는 어떤 드라마가 화제의 드라마가 될까?  

일단 어제 K1에서 차인표가 나온다는 <명가>를 스타트를 했다.   

알겠지만 명가는 경주 최부자로 일컫는 최국선의 일생을 조명하므로 조선의 부자는 어떠 했는가를 보여준다고 한다. 정치사 일색이었던 우리 사극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렸다는 의미에서 나는 일단 환영한다.   

어제 첫회를 보니 배경은 김훈의 <남한산성>으로 유명한 인조 때를 배경으로 한다. 최국선은 최진립의 손자다. 최진립은 그 시절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던 인물. 그러면 그렇지. 좋은 집안에서 좋은 인물이 나오는 설정 나름 김빠지는 설정 같긴하다만, 오늘 날 있는 사람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 못하는 현실에선 시사하는 바가 꽤 있을 것도 같다. 당분간 지켜 볼만한 드라마란 생각이 든다. 

내가 제일 기대하는 건, S TV의 <제중원>이다. 


출연진도 마음에 들고, 무엇보다 <하연거탑>을 썼던 이기원이 극본을 맡았다.  

이것 역시 사극이어도 구한말 우리나라 의료사를 배경으로 했다는 것이 흥미를 끈다.  

덕분에 M TV의 이선균과 공효진이 주연을 맡았다는 <파스타>가 어떻게 맞대응을 할지 모르겠다. 나 개인적으로는 안 보거나, 못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없는 드라마가 될 것 같다. 

그 밖에 K2 TV의 <추노>는 또 어떨까? 장혁이 나온다니 끌리기는 한다. 이다해도 나름 매력적이고. 하지만 <공부의 신>은 유승호가 나온다고 해서 혹하긴 했는데, <울학교 ET>가 생각이 나 별로 당기지는 않는다. 뭐 그 영화를 나름 재밌게 보긴 했지만 김수로는 보면 볼수록 왠지 모르게 부담스럽다. 드라마도 대충 애들스러운 것 같고... 

그밖에 해외 드라마도 볼만한 것이 많던데...내가 하루에 보는 TV 시청 시간은 대략 2시간 반에서 3시간 내외. 볼 것은 많고, 보는 시간은 정해져 있고. 올해도 그렇게 종종거리며 보내게 될 것 같다. 아, 내 팔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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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2010-01-04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재미있을거 같아요.
작년에...드라마...제대로 본게 한 편도 없네요.
거참...^^

stella.K 2010-01-05 11:29   좋아요 0 | URL
바쁘신가 봅니다.
어제 제중원 받는데 재밌더군요.
제가 메디컬 어쩌구 하는 드라마나 책을 좀 좋아하는 경향이 있어서 말이죠.
더구나 사극이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메르헨님도 저중 한편만이라도 찜해서 보세요.^^

메르헨 2010-01-05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어제 눈 밭에 뒹굴며 퇴근해서 ... 또 못 보고 지나갔군요.
월화드라마였군요.오호...재방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