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세계 책의 날'이라고 한다. 

책의 날이면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날이기도 하겠지?



책을 읽는다는 것은 뭔가를 찾아 나서는 여정에 오른 것과 비슷하다.

우리가 다른 곳을 여행할때 이곳저곳에 발자취를 남긴다면

책장을 넘기며 페이지마다 독자의 자취가 남는다.

장소마다 추억을 새기고 마음을 남긴다면

페이지 마다 그렇게 쌓여가는 책마다 

독자의 생각,변화,경탄,비판,새로운 꿈이 남는다.


삶의 깊이가 독서를 풍요롭게하고 

독서의 깊이가 삶을 만개하게 한다.


상처입은 영혼들은 참 많다. 그걸 바탕으로 타인의 상처에 예민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이들은 따뜻하다. 상처주지 않으려는게 느껴진다. 이들의 인상은 비온 다음 날같이 청명하다. 

뜻하지 않게 곁에서 위로받기도한다. 


어떤 이들은 자신들이 받은만큼 다 돌려주려는듯 가시돋혀있다. 

날섬이 티가난다. 근처에가면 공기부터 탁해진다. 갑갑해진다. 그들의 먹구름이 내것이 되기도한다.

어떤 분위기를 닮을지는 매 순간 우리의 선택이다. 그렇게 나의 태도가 만들어지고 '어떤 사람이' 되어간다.

이제 느지막이 나도 철이드는건지 (철들면 늙는다길래 영영 철들기 싫었는데...)그런 것들이 보인다.
상처를 타인에 대한 공감의 깊이로 채우는 사람들이 좋다. 그런 책도 좋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그 길에 함께 하고 싶다.







나는 오늘 아침 멋진 길을 보았다.
이름은 생각나지 않지만
깨끗하고 빛나는 태양의 클라리온 같은 길
관리자들과 노동자들과 
예쁜 속기 타이피스트들이
월요일 아침부터 토요일 저녁까지
하루에 네 번씩 지나간다.
오전에 세 번 사이렌이 신음하고,
종 하나가 정오를 맞이하며 사납게 짖는다.
광고판과 벽보의 글자들이
표시판과 게시판이 
앵무새처럼 떠든다
파리의 오몽티에빌로와 
테른 거리 사이에 있는
이 공장가의 아름다움을 나는 사랑한다.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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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4-25 10:22   좋아요 2 | URL
저도 이 날은 딱히 책을 더 읽거나 하진 않았어요^^*
무슨 날이라서가 아니라 책을 읽고 마음이 움직이는 모든 날이
책의 날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희선님도 고운 하루 보내세요~*

거리의화가 2022-04-25 08: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버스를 타고 다녀서 출퇴근길에 책을 읽을 수 없는 게 아쉬워요 6번째 안경쓴 언니 멋지네요!^^ 역시 책 읽는 사람들의 모습은 한결같이 지적으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ㅎㅎ

청아 2022-04-25 10:28   좋아요 3 | URL
네~책 읽으며 출퇴근 하기에는 지하철이 가장 적당한것 같더라구요.
재밌을땐 한 시간 거리도 10분으로 만들어주는 마법의 도구^^*
6번은 꽤 수준높은 책을 읽는것 같아요ㅎㅎ

다락방 2022-04-25 09: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휴 책 읽는 사람들의 사진을 보는 건 왜이렇게 좋은 겁니까! 저는 제가 책 읽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들이 책 읽는 것도 그렇게나 보기가 좋습니다. 후훗.

청아 2022-04-25 10:32   좋아요 3 | URL
저도요!ㅎㅎ 만나기 쉽진 않지만 어쩌다 책 읽는 사람
발견하면 자꾸 눈길이 가더라구요. 도서관에 들를 때도
한동안 책보는 사람들 둘러보고 와요^^*

다락방 2022-04-25 10:43   좋아요 2 | URL
그리고 꼭 무슨 책을 읽나 확인하고 싶은 집착이 생기지요 ㅋㅋㅋㅋㅋ

청아 2022-04-25 11:01   좋아요 2 | URL
네!ㅋㅋㅋㅋ게다가 책 안보는 분들도 궁금하긴 마찬가지인것 같아요ㅋ

mini74 2022-04-25 09:4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인물과 기럭지는 전혀 아닌데 왜 동질감 느껴지고 같은 종족같고 막 반가운걸까요 ㅎㅎㅎ 미미님 글을 이제야 읽었어요 ~ 그래서 저도 미미님이 미미님 읽으시는 책들이 좋습니다 *^^*

청아 2022-04-25 10:36   좋아요 4 | URL
완전 공감이예요ㅋㅋㅋㅋ 그냥 좋은 걸로는 설명이 부족합니다.
같은 종족!! 종족이 많진 않지만 희귀하므로 더 소중소중한가봅니다.
저도 미니님이, 미니님이 좋아하시는 책들이 좋아요 서로 물들어가는 기분~♡*^^*

그레이스 2022-05-23 20: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컷들인데...^^
왜 이렇게 다 잘 생겼죠? 책을 읽고 있어서 그런가요?
제가 책을 읽고 있어도 저런 장면이 연출될까요?ㅋㅋ

청아 2022-05-23 22:17   좋아요 4 | URL
제 생각엔 책을 읽고 있으면 멋짐이 200%이상 상승하는것 같아요~♡ 그레이스님도 눈부실거예요!!😆

청년 2022-05-23 23: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람을 사랑하고 내가 살아가는 사회를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는 항상 책이 함께 하는 것 같아요 ^^

청아 2022-05-23 23:49   좋아요 2 | URL
말씀에 저도 공감합니다😄 책은 이 세계를 이해하는 적극적인
노력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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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란 무엇일까? 이 책 (레이디 크레딧)을 읽다보면 근본적인 물음에 가 닿는다.
웬디 브라운의 <민주주의 살해하기>는 중고가 7만원까지 떠 있다. 부디 재출간되기를 바라며!
그녀의 책과 관련된 책을 두어권 올려본다.



 출판사 책소개(품절)

민주주의라는 단어가 자유민주주의로 바뀌어가는 과정을 분석한다. 그리고 다시 자유민주주의라는 개념 속에 신자유주의라는 모호한 개념이 섞여 들어가는 과정을 꼼꼼히 성찰한다. 엄밀히 말하면 민주주의는 살해당한 적이 없다. 다만 민주주의의 개념 자체가 바뀌었을 뿐이다. 그와 함께 민주주의라는 개념의 핵심인 민중Demos도 이름만 민중일 뿐, 이전과는 다른 무엇으로 바뀌어간다. 민주주의는 해체될 수 있다. 바로 민주주의의 주인인 민중을 무력화하는 방법을 통해서다. 이 책의 원제인 Undoing the Demos가 의미하는 바이기도 하다.






 출판사 책소개

민주주의의 죽음이라는 이 부고 소식에 띄우는 조서이자, 과연 “민주주의는 죽었는가?”라고 따져보자는 문제적 발제문이다. 그래서 이 책에 글을 기고한 여덟 명의 비판적 지성들, 오늘날 세계 지성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이 사유의 거장들은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다.





출판사 책소개

미국에서 2010년대에 부상한 혐오 정치의 배경에는 인터넷이 있었다. 트럼프 당선으로 이어진 충격의 대선 국면에서 백인우월주의자와 반페미니스트 그리고 온라인의 젊은 극우주의자들은 ‘대안우파’로 묶여 호명되었다. 이들은 어떻게 결집하며 주류로 부상했는가? 무엇이 이들을 하나의 ‘세력’으로 묶어내는가? 문화연구자 앤절라 네이글은 2000년대 이후, 특히 오바마에서 트럼프 사이 2010년대에 일어난 급격한 정치적 변화를 인터넷문화와 하위문화의 관점으로 파고든다. 페미니즘과 섹슈얼리티, 젠더 정체성, 인종차별주의,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의제가 분출하던 기간 동안 주류 매체들의 레이더망 바깥에서 치열하게 이루어진 온라인 문화전쟁을 추적한다.


자유가 정치적 삶에서 경제적 삶으로 재배치되면서 자유는 경제적 삶에 내재된 불평등의 대상이 되고 동시에 불평등을 유지하는 데 일조하게 된다. 국민주권에의 참여와 법치를 통한평등의 보장은 승자와 패자라는 시장 공식으로 대체된다. 자유그 자체도 시장원리에 종속되어 삶의 질, 존재적 자유 데모스에 의한 통치 보호와의 연결고리가 제거된다.
- 웬디 브라운, 민주주의 살해하기: 보수주의자의 은밀한 공격, 배충효·방진이 옮김, 내인생의책, 2017, 50쪽.
-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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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4-12 23: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헉 7만원!!! 품절된 책들 부르는게 값인가요 ㅠㅠ 꼭 재출간되면 좋겠네요 !!

청아 2022-04-12 23:12   좋아요 4 | URL
네ㅠㅠ 이런책은 보나마나 밑줄 그어줘야해서 빌릴수도 없고 말이죠.ㅠㅠ 재출간 꼭 되었음 좋겠어요!!^^*

새파랑 2022-04-12 23: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품절인데 사람들이 많이 찾으면 확 비싸지더라구요. 그러다 재출판 되면 확 낮아지는 ㅋ 이런것도 민주주의 인거 같아요. 생각해 보니 자본주의 군요 ㅋ

청아 2022-04-12 23:52   좋아요 5 | URL
민주주의랑 자본주의는 제 생각에 절친이니까 새파랑님 말씀도 맞을 거예요!ㅋㅋㅋ재출간 되서 중고가격이 부디 정상화되길!!^^*

거리의화가 2022-04-13 09: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왜 좋은 책은 이리 품절이 되는지ㅜㅜ 특히 교양 책은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재출간 기원합니다!ㅠㅠ

청아 2022-04-13 09:44   좋아요 3 | URL
그러게 말이예요ㅠㅠ
품절된 책도 여기 추가해야겠네요. 출판사 책소개를 보니 요즘 사회현상을 잘 보여주고 있어서 더 읽고싶어요. 얼른 재출간 해주길!!^^*

페크pek0501 2022-04-13 11: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정치 영역의 책들... 멋지십니다!!!

청아 2022-04-13 11:38   좋아요 3 | URL
감사해요 페크님^^* 맨 아래 책은 요즘 읽는 중인데 낯선 용어가 많아 좀 어렵네요ㅎㅎ
 

상호참조하며 이웃 사람을 모방하고 집단 전체가 한없이 균질화되어가는 것에 깊은 희열을 느끼는 인간들에게 니체는 노예Sklave‘ 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니체의 후기 저작에는 이 노예적존재자에 대한 매도와 조소의 말이 넘쳐납니다.
- P56

인간은 짐승과 초인 사이에 매어진 하나의 밧줄 ㅡ심연 위에 매어진하나의 밧줄이다. 저쪽으로 건너가기도 힘들고 가는 도중에도 위험하고 뒤돌아보는 것도 위험하다. 인간의 위대한 점은 인간은 다리이지 목표가 아니라는 점이다. 

인간이 사랑받을 수 있는 점은 그가 하나의 과도이며 몰락이라는 점이다.

ㅡ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 P58

니체는 무엇인가를 격렬하게 혐오한 나머지 거기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열망하는 것을 ‘거리의 파토스Pathos der Distanz 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그 혐오감이 바로 ‘자기초극의 열정‘ 을 제공해줍니다. 따라서 ‘초인‘ 으로 항하려는 의지에 활력을 주기 위해서는 추악한 짐승의 무리‘ 가 거기에 모여서 혐오감을 불러일으켜주어야만 합니다. 자기의 고상함 을 자각할 수 있기 위해서는 늘참조 대상이 되는 저급함‘ 이 존재해야 한다는 말이지요.
- P59

니체의 초인 사상이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초라하고 폭력적인 반反유대주의의 프로파간다였습니다. 히틀러의 망상을 자극했던 것이지요. 니체는 자기가 죽은 뒤에 초인 사상이 전 세계에 재앙을 몰고 올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 P60

마음속에 있는 어떤 생각‘ 이라는 것은 사실 언어에 의해 표현 됨과 동시에 생긴 것입니다. 그보다 말을 하고 난 뒤 우리는 자기가 무엇을 생각했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 P78

우리는 모두 자기가 사용하고 있는 어법의 진리 속에, 즉 그 지역성속에 붙들려 있다. 나의 어법과 이웃 사람의 어법 사이에는 격렬한 경쟁관계가 있고 우리는 그곳으로 끌려 들어간다. 왜냐하면 모든 어법(모든 픽션)은 패권을 다투는 투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번 어떤 어법이 패권을 손에 넣으면 그것은 사회생활의 진역으로 퍼지고 징후가 없는 ‘편견doxa‘ 이 된다. 정치가나 관료가 말하는 비정치적인 언어, 신문이나 텔레비전, 라디오가 떠드는 언어, 일상의 수다. 그것이패권을 장악한 어법이다. 바르트.텍스트의 즐거움』에서 - P133

에크리튀르만큼 사람을 잘 배신하는 것이 없습니다. 바르트가 이상으로 삼았던 저널리스트의 에크리튀르‘ ‘르포르타주..
의 어법‘, ‘다큐멘터리의 시선‘ 이 말하는 사람의 주관이나 욕망에의해 얼마나 많이 오염되어 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
텔레비전 뉴스의 영상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비취준다‘ 고 믿을 만큼 순진한 시청자는 없습니다. 동일한 영상자료를 사용해도 편집을 바꾸고 내레이션을 바꾸고 음악을 바꾸면 전혀 다른 메시지를보낼 수 있음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르트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의 에크리튀르를 이상적인문체‘ 라고 극찬했습니다. 이 소설은 저자가 주인공의 행동이나 발언을 모두 다 안다는 식으로 설명 하거나, 혹은 주인공의 내면에 파고드는 것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기적적으로사실만을 담담하고 적확하게 기술하는 건조하고 울림 좋은 문체가만들어졌습니다. 『이방인」의 에크리튀르는 순수한 에크리튀르 의훌륭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단 사람들이 알베르 카뮈의 에크리튀르를 아름다운 문장의 모범‘ 으로 받들기 시작하면 그또한 제도적인 어법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 P147

온갖 에크리튀르는 그것을 선택한 순간만 ‘자유의 환영‘ 을 보였다가 다음 순간에 이미 경직되고 그 사용자에게 노예의 복종을강요하는 장치로 변하고 맙니다. 저널리즘도, 『이방인』도, 초현실주의도, 누보로망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후 모든 에크리튀르의 모험에 환멸을 느낀 바르트가 어쩌다가 만난 것이 일본의 하이쿠句였습니다. 바르트는 바쇼가 쓴 한 구절에 대해 논하며 이렇게 적었습니다.
- P148

레비스트로스(1908~2009)는 소쉬르의 직계인 프라하학파의로만 야콥슨과의 만남을 통해서 학술적인 방법을 단련한 문화인류학자입니다. 그는 야콥슨으로부터 힌트를 얻어 친족구조를 음운론의 이론 모델로 해석하는 대담한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친족의 기본구조나 슬픈 열대를 저술하는 등인류학의 현지조사를 통해 학문적 업적을 쌓아 올린 레비스트로스는 야생의 사고에서 장 폴 사르트르의 변증법적 이성비판』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이를 통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5년 동안 프랑스 사상계에 군림해온 실존주의에 실질적인 사망선고를 내리게 됩니다.
- P153

"자네가 자네 모습 그대로 남아 있고 싶다면 자네는 변화해야만 해. 그러나 자네는 변화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어." 사르트르는 이렇게 말하고 과거 절친한 동지였던 카뮈에게 사상가로서의사망선고를 내렸습니다.
- P158

어떤 영역에 대해 개념이나 어휘가 풍부하다는 것은 그 집단이그 영역에 대해 깊고 강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문명인‘과 ‘미개인‘ 은 그 관심을 갖는 방법이 다를 뿐, ‘문명인‘ 처럼 세계를 보지 않는다는 것이 ‘미개인‘은 지적으로 열등하다는 것을 ..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어느 쪽이든 세계는 사고의 대상, 즉 최소한 다양한 욕구를 채우는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 P161

세계와 인간에 대한 사르트르의 개념은 전통적인 폐쇄사회의 특징인왜소성을 드러낸다. 사르트르가 안이한 대비를 통해서 미개인과 문명인의 구별을 강조하는 것은 그가 자기와 타자 사이에 설정하는 기본적인 대립을 꽤 난해하지만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야생의 사고>에서 - P163

사회구조는 우리의 인간적,
감정이나 인간적 이론에 앞서서 이미 그곳에 있고, 오히려 그것이,
우리가 지닌 감정의 형태나 논리의 문법을 차후에 구성하는 것입니다.ㅡ구조주의 관점 -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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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초조함과 애정의 목마름, 원한의 욕념을 품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동자에는 마른 땔나무 한 무더기가 불붙고 있었다. 두 사람의 호흡이 잠시 힘겨워졌다. 거대한 불길에 사방이 온통 짙은 연기로 뒤덮인것 같았다. 마른 나뭇가지에서 불꽃이 명멸하면서 짙은 연기가 하늘을 덮을 기세로 피어올랐다. 그때 류롄이 상황에가장 잘 어울리는 한마디를 내뱉었다.
"정말 인민을 위해 복무하는군. 잘했어. 아주 잘했어."
- P119

 어쩌면 인간의 감정세계에서황당함은 모든 일의 귀착점인지도 모른다. 황당한 결말이있어야만 과정의 가치를 경험적으로 실증해낼 수 있다. 결말이 황당하지 않으면 그 핍진한 과정들은 아무리 그럴듯하다고 해도 결국에는 유희 같은 허상과 무의미를 드러낼수 있기 때문이다.
- P118

인생이 원래 유희인지 아니면 유희가 인생을 대신한 것인지 알 수 없다. 어쩌면 유희와 인생이 서로 구별할 수 없이 한데 뒤섞여 하나로 합쳐진 것인지도 모른다. 사회가부여해준 배역이 인간인지 아니면 사회가 인간의 무대인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사회가 바로 무대이기 때문에 인간은 필연적으로 배우가 될 수밖에 없는 건지도 모른다.
- P153

그의 작품에는 다양한 형태의 비극과 절망, 고통들이가득 차 있다. 그런 점에서 그는 이 세상의 모든 부정과 불의에 대한 지상의 영약으로 신이 내려준 것이 고뇌이며,
모든 예술은 이를 기초로 존재한다는 보들레르C. Baudelaire의 명제를 가장 실천적으로 증명하고 있는 작가라고 할 수있다. 소설가는 완벽하고 아름다운 허구를 통해 역사가들이 꿈꾸는 진실에 도달하고, 노련하여 문제를 발견하는 데탁월한 독자들은 소설을 통해 역사의 진상을 유추한다고한다.  - P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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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3-24 13: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은 오만년전에 읽고 얼마전에 영화를 봤거든요. 네이버 굿다운로드로요. 보다 말았는데 재미도 없고 연기도 너무 못하고 ㅠㅠ 그런 한편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젊은 여배우는 일단 누드로 시작해야 하는가 싶어서 마음이 복잡했어요. <인간중독>에서도 신인 여배우가 누드,섹스신 찍었던 거 생각나서요. ㅠㅠ

청아 2022-03-24 14:08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이 영화 보셨군요! 연우진 배우 좋아해서 저도 볼건데 여배우 연기가 별로라고해서 뜸들이고 있었어요ㅠㅠ

연기가 안돼도 누드 가능하면 일단 써주니까 여배우들도 얼굴 알리는 기회로 삼으려고 출연 결심을 하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어찌보면 법조계와 대조적인 영화,예술계는 성차별적이고 성별화된 인식에선 법조계와 수준이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얼굴은 알려져도 오히려 이미지가 그쪽으로 굳어져 연기폭을 넓히기 힘들기도하던데 안타까운 일입니다.ㅠㅠ

다락방 2022-03-24 14:11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누드라도 해야 일단 일을 할 수 있으니까 그게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되어버리는것 같아요. 사회가 그걸 요구하고 어쩔 수 없이 그걸 선택하고 이런 과정이 너무 싫어요. 미미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벗었던 배우‘의 이미지가 쉽게 지워지질 않아 오히려 제약이 되기도 하는것 같고요. ㅠㅠ

청아 2022-03-24 14:20   좋아요 0 | URL
같이 출연하고 같이 벗었는데 여배우만 이용당하는듯한 현실이 답답해요. 이것도 성차별의 뚜렷한 근거인데 이미 평등하다고 우기는 사람들은 어쩜 그렇게 당당할까요.ㅠㅠ
 

여성학 연구자 정희진은 남자답지 않은 모든 것을 여성성에 일임한 뒤 여성이라는 타자를 비하하는 과정을 통해 남성성이 구성된다고 일갈한다.
다시 말해, 여성을 대상화하고 여성을 남성보다 못한 인간으로 위치시키는 여성혐오는 남성 만들기의 근간이자 필수조건이다.  - P52

‘성별화‘는 어떤행위가 성별에 따라 특정한 경향성을 띠고 그 흐름이 규범처럼 사회적으로 공유되는 현상을 지칭한다. 한국 사회의 어떤공간들은 성별화되어 있고, 성별화된 공간을 통해 우리는 성별화된다. 
- P52

왜 유흥업소에서의 접대를 1차‘라고 부를까? 여성 종사자가 남성 손님에게 술을 따르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유흥업소의 ‘접대‘가 1차‘로 호명되는 순간, 접대는 ‘2차‘, 즉 성매매와의 연결 속에서 구성되고 정의된다. 유흥업소 성폭력사건에 대한 인터넷 여론은 이미 한국 사회가 1차‘와 ‘2차‘의연관성을 충분히 알고 있음을 보여준다. 성매매 과정에서 발생한 성폭력을 고발하는 글에서조차 다수의 사람들은 "그런데서 일하면 그런 일 당할 줄 알았던 것 아니냐"라고 여성을비난한다.
- P74

내가 유흥업소의 특수성에 집중한 이유는 특히 이 공간에서는 여성에 대한 폭력이 ‘일‘로 당연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나는 유흥업소 여성 종사자의 경험을곱씹을 때마다 성희롱, 성추행, 성폭력이 무화되는 이 공간의특수성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중략) 유흥산업을 비롯한 성매매산업은 여성을멸시하고 혐오하는 행위가 돈을 지불했다는 이유로 평범하게여겨지는 특정한 장소이고, 그 특정한 장소가 평범한 일상이되어버린 게 한국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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