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는 유독 나이에 민감하고 '나이'를 위계지표 삼는 경향이 있다. 유치원 교사들이 "형님반" "아우반"이라는 정다운(?) 표현으로 5세, 6세 반을 구별짓는 걸 보고 흠칫 놀랐던 적 있다. 같은 새내기로 입학한 대학생 끼리도 "빠른" "늦은**(生)"을 굳이 구별하기도 한다. 얼마나 많은 대한민국의 7세 꼬마들이 초등학교 입학 후, 나이를 속이도록 교육받던가? "친구들이 물어보면 8살이라고 해. 넌 2014년에 태어난 말띠야."


뉴스를 보니, "76년 만에 초등 입학연령 하향 추진" 중이라한다. 곧 7세 꼬마가 나이와 띠를 속이지 않고도 초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게 되려나 보다. 사실, 이 주장은 경제학자이자 성공한 사업가인 제임스 량이 저서 [Demographics of Innovation]에서 저출산, 고령화 한국 사회에 제시했던 해법과 맥을 같이 한다.


"12년이라는 한국의 현재 기본 교육연수 가운데 보통 2년은 고등학교 과정과 더불어 대학 입학시험을 준비하는 데 허비한다. 이런 비효율적인 시스템 때문에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고 고등 교육을 받은 여성이 배우자를 선택하고 아이를 낳는 데 필요한 시간이 줄어든다. 교육의 효율성을 개선하는 한 가지 방법이 교육연수를 12년에서 10년으로 단축하는 것인데 이는 엄청난 시간 낭비를 줄여줄 것이다." [혁신을 이끄는 인구혁명] 中



그는 현재의 "6-3-3" 교육연수에서 2를 빼라고 권고한다. 12년에서 10년으로 교육연수를 단축함으로써 교육의 효율성, 나아가 노동 효율성도 높인다는 계산이다. 이런 주장을 하는 제임스 량 자신이 스무 살에 미국 조지아 공과대학 대학원 과정을 수료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지 않을까? 즉, 제임스 량처럼 우수한 학습능력을 탑재한 영재에게는 10년도 과하게 길겠지만, 과연 대다수 학생에게도 10년이 충분한 교육기간일까? '6-3-3 공교육받으며 보낸 12년을 꼭 "시간 낭비"로 보아야 할까? 효율의 잣대로 계량화할 수 없는 무언, 무형의 소통과 성장이 이뤄지는 기간일 수 있을텐데? 스탠퍼드 대학 경제학 박사인 제임스 량의 주장을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 보고 싶다.


동시에 만약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7세로 당기고, 교육연수를 10년으로 줄여, 20~21세면 대학을 졸업한다고 가정하자! 평균수명 앞자리 숫자가 8에서 9로, 아니 아예 세 자리 수도 바뀔지도 모를 미래 사회, 스무살에 사회로 나온 청년들은 어떤 삶을 채워가야 할까?

마찬가지의 맥락에서 질문 하나 추가해 본다. 한국에서 "경력단절 여성"에 대한 법적 정의, 통계청 정의, 여성가족부 법적 실태 조사의 정의는 일치하지 않는다. 만 15세를 기점으로 보기도 하고, 만 25세를 기점으로 보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만 54세까지의 경력단절 경험 있는 여성을 "경력단절여성"이라 칭한다. 이런 나이 범주에 대해, 실제 만 54세를 향해 가던 여성이 사석에서 "욱" 반응 보여 당황했던 적이 있다. "100세 시대인데, 경력단절을 54에서 잘라 놓으면 어떡하냐, 생애주기와 평균수명 바뀌어 가는 걸 왜 고려하지 않냐?"라고, 그 분은 목소리를 높였다. 

초등입학연령 조정 논의가 우리 사회, 나이 범주 관련 다른 이슈들도 공론화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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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2-07-30 04:52   좋아요 10 | 댓글달기 | URL
제가 ‘빠른‘ 생으로 남들보다 일찍 진학을 했었는데 어렸을땐 참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다른 아이들은 쉽게 하던 것도 생각만큼 안되던 일이 어찌나 많던지... 어릴 때 1년의 차이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같네요... 학제 문제는 보다 신중하게 아이들 입장을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얄라알라 2022-08-04 00:35   좋아요 2 | URL
겨울 호랑이님, 제가 요 포스팅을 휘릭 올린지 벌써 4일이 넘었네요.
그 간 많은 기사며 반응들이 뜨겁게 오간 것을 보면,
이 문제는 쉽게 결정할 게 아니라 더 폭넓은 의견 수렴이 선결,필수라는 생각이 들어요


한국 어린이들 일반화할 수는 없고 해서도 안되지만,
초 1입학하면 좌르르 태권도 축구 피아노 발레 (초저에 예체능 초2부터는 영어 수학 논술) 학원 셔틀돌다가 초 6만 되어도 인생 고뇌 짊어진 듯 학원 순례자 되는데
1년 일찍 입학하면 그 쳇바퀴가 되레 더빨리 오래 돌게 되지 않을까,
아이들 입장에서 안타깝기도 하고..

저도 계속 이 이슈에 따른 반응들 지켜보며 제 생각부터 정리해야 겠습니다.
좋은 말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2-07-30 07:16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학령이 줄면 그렇게 당겨진 시간들이 지금의 한국 같은 경우 입시에 필요한 n 수 기간이나 취업준비 기간이 늘어나는 쪽으로 흘러갈 것 같아요... 그리고 아직도 나이가 벼슬인 전근대적 봉건주의 잔재 같은게 남아서 어린 신입 오면 어떻게든 어리숙하고 모르는 애한테 일 더 떠맡기고 젊으니까 네가-를 시전하는 조직이 많으니까...더 어린 나이에 사회 진출해서 조직에서의 젊은이 착취 기간만 늘어나지 않을지. 숙련과 성장에 쏟을 젊음을 왜 뽑아 먹지 못해 안달들인지 ㅋㅋ 요즘 젊은이들은 그걸 모르지 않으니 부모가 아직 경제활동하고 있으면 사회 진출 최대한 늦추는 것도 같고요. 저는 만나이로 연령 따지는 건 찬성인데 학령 낮추는 건 잘 모르겠어요. 유치원 어린이집만 해도 보육 돌봄이라 공부시킨다 느낌은 없는데 공교육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그 아이들이 학교 일찍 들어가면 더 놀 시간 짜르고 힘든 순간을 일찍 시작하게 하는 것 같아요. 말이 길었네요 ㅋㅋㅋㅋ

얄라알라 2022-08-04 00:37   좋아요 2 | URL
저도 열반인님 말씀 공감합니다.
하긴 요즘은 유치원생이라 해서 ‘놀 시간‘ 많이 확보하는 건 아니지만, 40분 수업의 꽉 쫘인 스케줄에 일찍 조련당하는 게 과연 사회 진출 앞당기니까 유익한 것인지....생각 더 해야겠습니다.

mini74 2022-07-30 08: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반대예요. 소수의 몇명 빼곤 대부분 그 나이또래의 평범한 아이들입니다. 화장실에서 능숙하게 처리하고 40분 잘 앉아있고? 아이들 학대라고 생각해요. 1년 일찍 초딩이 된다면 또 거기에 맞춰서 사고육시장이 짜여지갰죠. 결국 더 어린 나이에 경쟁을 시작하는 거 ㅠㅠ 정말 걱정이에요 알라님. 정년이나 경력단절 관련 논의는 저도 필요하다고 봐요. 그러나 아이들은 ㅠㅠ

얄라알라 2022-08-04 00:38   좋아요 1 | URL
˝경력단절 여성˝
˝단절˝이라는 단어를 두고 논란이 많다는 정도로만 알아왔는데
정의를 할 때, 결혼 여부나 연령대 측면에서 정의하는 주체 간 편차가 있다는 걸 알고 저도 당혹스러웠어요. 좀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할 필요가 있는 이슈구나 하면서요.

새파랑 2022-07-30 09: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입학연령이 낮아지고 교육과정이 10년으로 줄어들면 미성년자 나이 기준도 바뀔까요? 🤔 대학생이 되어도 미성년자가 되는 상황이 발생할수도 있겠군요 ㅋ
그래도 학교다닐때가 재미있었는데 10년으로 줄면 아쉬울거 같군요 ㅎㅎ

얄라알라 2022-07-30 10:12   좋아요 4 | URL
제임스 량이 경제학자로서, (성공한) 사업가로서 보았을 때 생산성과 창의력 최고조의 CEO의 연령대가 20대부터...그러니까 학교에서 그만 잡아두고 빨리 젊은 세대를 사회로 내보내면 그만큼 사회가 성장한다는 기저 논리가 있는 듯 해요....전 경제를 모르니까...일단 그런 주장은 주장대로 흡수하지만, 일면만 본 주장일 수 있다는 건 북플 여러 친구분들 댓글에서도 느껴집니다

바람돌이 2022-07-30 16: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논리에 여성의 취업연령을 낮춰서 출산율을 높이겟다는 목표도 있는거 아세요? 진짜 어이없지 않나요?
지금 한국사회에서 아동 학령을 낮추는건 무조건 아동학대와 청소년학대의 연령을 낮추는 쪽일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할건 많겠지만 그 중 어떤 이유도 지금의 아동학대를 더 낮은 연령으로 낮춘다는 현실에 대적할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학교 현장에서 우울증과 과잉의존증으로 불안증세를 보이는 아이들이 해마다 얼마나 많이 늘어나고 있는지 모르고 그것이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모르는 인간들이 할짓이에요.

얄라알라 2022-08-04 00:39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님께서

겉으로 드러나는 이면의 현실적 문제를 말씀해주시니, 만 5세 입학이라는 정책이 과연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교육인가,
근본적인 고민을 저도 해봐야 겠습니다

서니데이 2022-07-31 16: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뉴스 보고 처음에는 원한다면 일년 먼저 입학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그런건가? 했었어요.
전에는 2월 출생자는 전년도 출생자와 함께 입학했지만, 요즘에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앞으로 몇년간은 빠른 연도 학생들이 늘어날 것 같아요.
일찍 입학하는 것을 좋아하는 부모님도 계시겠지만, 학교를 일년 일찍 가는 게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얄라알라님, 오늘은 7월 마지막 날입니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8월에도 좋은 시간 되세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얄라알라 2022-08-04 00:42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 음성 직접 들어본 적은 (당연히) 없지만
항상 남겨주시는 댓글 읽다보면 상상되는 음성이 있어요.

고맙습니다. 서이데이님께서도 행복한 8월 첫주 보내시기를.
 


파자마 파티에 동생들을 초대했더니, 짐채만한 메이크업 박스를 들고 왔서 놀랬더라는 지인의 말에 함께 웃었다.

좋아하는 건, 무거워도 무겁지 않은 법이다. 

2리터 생수 6개 묶음에 휘청하는 엄마가, 12kg 아가를 가뿐하게 안아 올리듯, 

나는 책 더미를 안아 들고 산에 오른다. 

무겁지 않다(고 세뇌한다). 하긴 맥주 6캔이었던들, 안 무겁다 했겠지? 

*



브루노 라투르 [실험실 생활: 과학적 사실의 구성]

레슬리 컨 [여자를 위한 도시는 없다] 등등.

이번에 초대한 책들은 하나같이 가볍지 않다. 

[바디 멀티플]이 가장 반가운 책이지만, 산을 내려오도록 어떤 책부터 읽을지 마음을 정하진 못했다. 



왜냐하면....


[Born into my grandmother]

[우리는 셀크남]

[아기가 태어나면]

[How to prevent the next pandemic]

을 이미 나란히 읽고 있기 때문이다....

책 욕심도 독이 될 수 있다고 빨간 버섯이 혀를 멜롱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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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7-25 10: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좋아하는건 무거워도 무겁지않자요 공감합니다 ㅎㅎ 앗 숲모기도 조심하세요 알라님 진짜 독하더라고요 ㅠㅠ

얄라알라 2022-07-26 16:58   좋아요 2 | URL
아. 맞아요. 숲 모기가 바지를 뚫고 들어온다고 최근 알라딘 서재 댓글에서 보았어요. 신발도 뚫고 들어오죠~

좋아하는 건 무거워도 무겁지 않고
좋아하는 책은 종일 봐도 피곤하지 않고...

그레이스 2022-07-25 11: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빨간 버섯, 왠지 무섭네요! ㅎㅎ
제가 첫아이 안고 있는것 보시고 쌀 한자루 주고 가져가라하면 가져가겠냐고... 자식이니까 안고 가는거지! 하신 엄마 말씀이 생각 납니다.
책 더미와 맥주...ㅋㅋ

얄라알라 2022-07-26 16:59   좋아요 2 | URL
쌀 한자루 들라면 들겠냐...ㅋㅋ
이 말씀 아주 귀에 윙윙, 많이 들어본 기분인데요^^

복날 보양식보다는 맥주가 땡깁니다

그레이스님 시원한 오후 보내시고 계시길
 



[지구 닦는 황 대리] 읽으며 했던 결심을 행동으로 옮겨봅니다. 

비가 올랑 말랑한 회색 하늘, 운동화 신고 종량제 봉투 20리터와 집게를 들고 나섭니다.

지역 사람들 많이 이용하는 산책로로 나가봅니다. 깨끗해 보입니다

버뜨!!!!

40분 동안, 걸으며 찬찬히 살피니 쓰레기는 숨어 있습니다! 


예상했듯, 

*일회용마스크*


의외로.

*담배꽁초*

*각종 영수증*

*까페나 음식점에서 가져왔을 냅킨류와 물티슈*


가 많습니다. 






이 공은, 누군가 다시 쓰고 싶어질까 싶어 하천 근처서 끌어 올린 후에 길 가에 두고 왔네요.





영수증을 3장이나 찾았는데, 

작은 부분부터 바꿔나가면 좋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주 해보려 합니다.



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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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6-26 20: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읽은대로 행동하시는 얄라알라님 존경합니다.
플로깅!
저도 실천할 수 있는데, 왜 그생각을 못했을까요?

얄라알라 2022-07-04 01:16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 7월 폭우로 실은 여기저기 쓰레기가 많이 쓸려왔을 텐데 저 아직 나가보지도 못했어요

한 번 밖에 아직 실천 못해서 이렇게 그레이스님께 격려응원받자오니 부끄럽사옵니다

기억의집 2022-06-26 21: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십니다. 저는 길가의 쓰레기 지저분하다고 생각할 뿐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데.. 쓰레기 왜 버릴까요!!!!!

얄라알라 2022-07-04 01:18   좋아요 1 | URL
기억의 집님!
저는 ˝머문 곳이 아름다워야....˝ 뭐 이런 문구를 그동안 별 생각 없이 스쳐 봤는데, 쓰레기를 작정하고 주으며 다니다 보니, 정말 의자 주변....사람들이 잠시라도 머무는 장소에 집중 모여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왜 버릴까요!!! 그러게말입니다요!! 특히 여름에 많이 드시는 테이크아웃 일회용 용기, 심각하더라고요

새파랑 2022-06-26 21: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우 👍 👍 👍
실천하는 얄라님 존경합니다~!!

전 줍지는 못하더라도 버리지는 않는 사람이 일단 되고나서 따라해보고 싶네요~!!

얄라알라 2022-07-04 01:19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이야말로
일력을 매일 넘기시며 필사문장 공유해주시잖아요^^

저는 꾸준하지 못해서, 새파랑님과 여러 플친님들 응원에 자극 받아 더욱 노력해보겠습니다.

미미 2022-06-26 22: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쓰레기 주우며 사진으로 인증하는 어플 있었는데 생각나네요. 모두가 버리지않고 조금씩 줍는다면 쓰레기 걱정
없을것 같아요^^ 보기만 해도
상쾌해지네요!👍👍

얄라알라 2022-07-04 01:20   좋아요 1 | URL
최근 커뮤니티 매핑 앱을 써봤는데 쓰레기 주우며 지도 만들수도 있겠더라고요^^ 미미님께서 말씀하시는 어플과 같은 건 아니겠죠/^^ 궁금해지네요

거리의화가 2022-06-27 08: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멋있습니다 얄라알라님~ 저도 산책하면서 눈여겨봐야겠어요!

얄라알라 2022-07-04 09:47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거리의 화가님, 댓글 인사 넘 늦게 드리는 바람에 집중 호우로, 산책로에 자라 올라오고 물고기 올라오고 했다는 신문기사 이후가 되어버렸네요. 어제는 비닐봉지 않쓰기 권장 날이었다는데, 비닐 안 쓰려고 애썼습니다^^:; 거의 불가능한 것 같아요.

플라스틱 적게 쓰기란....

바람돌이 2022-06-27 12: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멋있는 얄라님. 이렇게 읽었다고 실천하기 안 쉬운데 완전 멋있으셔요. ^^

얄라알라 2022-07-04 09:47   좋아요 0 | URL
저도, 주말 아침식사 준비를 뒷전하고 한 번 해보았는데 기분이 참 좋았답니다.

꾸준해야할 텐데 말입니다. 노력해야겠어요

바람돌이님 행복한 월욜 시작하시어요

감은빛 2022-06-27 13: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멋진 실천이네요. 플라스틱 쓰레기가 보이지 않는 건 의외네요. 우리 동네엔 길가에 각종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더라구요.

얄라알라 2022-07-04 09:48   좋아요 0 | URL
감은빛님이야말로 항상 좋은 강의로 많은 이들에게 실천하라는 영감 주시잖아요
저도 언제 기회되면, 감은빛님 강의 듣고 싶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2-06-27 13: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얄라님 멋지세요. 존경합니다!

진짜 사람들이 쓰레기 함부로 버리지 않으면 좋을텐데요ㅠ

얄라알라 2022-07-04 09:49   좋아요 0 | URL
수년 전(?) 거리에서 쓰레기통 사라졌을 때 길거리에 수북히 쓰레기 쌓여 있는 풍경 종종 보았는데 요즘은 그래도 참 많이 의식이 달라진 것 같아요. 그런 수북 쓰레기는 자주 보기 어려워졌으니..

점점 좋아질 터이지만
여름이면 폭증하는 일회용 커피 용기는 어쩌나..
플라스틱 생각하면 소비를 참게 되더라고요

고양이라디오님, 토르 보시러 가시겠네요^^ ?

mini74 2022-06-27 13: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헉. 욕하면서 지나가는 ㅠㅠ 저도 욕 대신 실천을 해야하는데 쉽지 않죠. 대단하세요 !

얄라알라 2022-07-04 09:50   좋아요 0 | URL
아웅. mini74님 부끄러워요
제가 생색을 제대로 냈네요. 플친님들께서 응원해주시니 부끄러워요

같이 보면서 자극 받고 서로 돕고 하자는 의미로 올렸었는데^^ 열심히 하겠습니다!
행복한 월욜 아침 시작하시어요

transient-guest 2022-06-30 0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플로깅을 하셨군요. 좋은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얄라알라 2022-07-04 09:51   좋아요 1 | URL
미쿡은 워낙 넓어서, 워낙 차로 다니니 플로깅 문화가 지역차 크겠네요?^^ 그런 짐작이 들어요

transient님 더운데 운동 쉬엄쉬엄, 그래도 쾌적한 시간대에 잘 하시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transient-guest 2022-07-05 00:28   좋아요 1 | URL
공원에 가서 하는 사람도 있고 동네를 걸으면서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날씨가 갑자기 이상해져서 지난 주부터는 여름이 아닌 초가을같은 날씨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덥지 않아서 좋은데 사실 여름이 계속 서늘해지고 있어서 기후 위기를 넘어 대격변의 시대에 들어선 것 같아서 불안합니다

희선 2022-06-30 02: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얄라알라 님 멋지네요 이 글을 보니 시라는 시가 생각났습니다 제목은 잊어버렸던 거지만...


마당을 쓸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깨끗해졌습니다

꽃 한 송이 피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아름다워졌습니다

마음속에 시 하나 싹텄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밝아졌습니다

나는 지금 그대를 사랑합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더욱 깨끗해지고
아름다워졌습니다.

-<시>, 나태주, 1989


얄라알라 님이 쓰레기를 주우셔서 지구가 깨끗해졌겠습니다


희선

얄라알라 2022-07-04 09:52   좋아요 0 | URL
시를 마음에 품고 계시는 희선님 정말 멋지세요^^

친절하시게도 제 서재에 시를 옮겨주신 덕분에 한 편이라도 더 읽고 시랑 친해집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기를
 

인간성(humanity)란 도대체 무엇인가? 인간의 짓이라 믿기 싫은 잔혹한 소식들에 환멸을 느끼다가도, 경지를 넘어선 예술가들의 몸짓과 소리에 이내 기대를 품는다. 인간은 초월을 추구하는 존재구나!

피겨 퀸 김연아의 레전드 영상들을 볼 때마다 처음처럼 운다. 반 클라이번 우승자 임윤찬의 연주를 보면서도 마찬가지. 순수한 몰입의 순간, 그리고 별 쏟아지는 왕좌에 앉았을 때 임윤찬인 보인 순수한 평정심. 세상에나! 산에 들어가서 피아노만 치고 싶다니! 



https://youtu.be/470V5Okwk4g


"The crazy sheet music that you have to read to win Van Cliburn."


제목으로 유튜브 동영상이 올라왔다. 임윤찬은 "암보"를 넘어, 그냥 몸으로 몸으로 흡수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악보를 흡수한 상태. (고작) 한자 1800자, 외워 술술 썼다고 자랑했던 교만함을 돌아보게 한다. 


다른 경지에 이른 사람은 다르다. 좋아서 뭔가에 몰두하는 사람은 이겨낼 대상도 아니다. 그런 이들은 스스로 잘한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며 나아가는 그 순간순간 집중할 뿐.


임윤찬님, 참 대단하십니다.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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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06-22 13: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산 피아노가 그 이야기였군요 !

이게 바로 레알 아티스트
마인드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얄라알라 2022-06-22 13:15   좋아요 3 | URL
네네! ˝레알˝....놀라운 마인드입니다. 나이를 떠나 존경스럽네요 ^^
자랑스럽고, 자극이 되고~~

바람돌이 2022-06-22 13: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음악 잘 모르지만 링크해주신 영상 보니 진짜 대단하네요. 한자 1800자 외워 술술 쓰는 얄라님도 저는 너무 멋진걸요.
임윤찬씨는 해주는 밥먹고 피아노만 쳤겠지만, 얄라님은 밥도 해야 하고 돈도 벌어야 하고 할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 속에서 한자 를 1800자나 외우신거잖아요. ^^ 전 그게 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

2022-06-22 1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얄라알라 2022-06-22 13:36   좋아요 3 | URL
영상 만드신 분이, 악보랑 동영상 싱크로하느라 16시간 작업하셨다합니다 !!! 헉이죠?

고맙습니다. 바람돌이님. ㅎ 응원해주심에 힘나요
근데 과연 그 1800자 중, 180자는 커년 18자는 제대로 쓸 수 있나? 싶습니다용....
요즘 와서 드는 생각은, 능력이 정점이다 싶을 때 저 같은 일반 사람은 증빙용 동영상을 좀 남겨놨어야 한다...^^:;

blanca 2022-06-22 15: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소년이 법정 스님 책 가지고 다니는 것 보고 빵 터짐요. 비범한 천재 같아요. 그 어려운 리스트를 인터미션도 없이...

얄라알라 2022-06-22 15:14   좋아요 2 | URL
네, blanca님 말씀처럼 ˝소년˝다움이 뿜뿜한 천재가 법정스님책이요?^^ ㅎ차근차근 임윤찬님, 알아가야겠어요 흥미롭고 놀라워요~

프레이야 2022-06-23 13: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임윤찬 정말 멋지더군요!!
반해버렸지요. 초월을 추구하는 존재로 인간을 본 얄라님에게도 공감의 박수를 ㅎㅎ

얄라알라 2022-07-04 14:10   좋아요 0 | URL
저도요, 프레이야님, 요새 임윤찬 동영상 보느라 바쁘네요^^

프레이야님 찍으신 사진으로 동영상 만든다면 배경음악으로 임윤찬 바흐도 좋을 것 같아요!

감은빛 2022-06-23 15: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결승의 라흐마니노프 연주도 대단했지만, 준결승의 리스트 연주가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그런데 저는 저런 천재들을 보면 인간으로 안 느껴져서 호감이 생기지 않더라구요.

김연아 경기 단 한 번도 안 본 사람이 많지 않겠죠. 피겨스케이트라는 종목을 잘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지만, 김연아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전혀 관심이 없어서 단 한번도 경기 영상을 본 적이 없어요.

얄라알라 2022-07-04 14:09   좋아요 0 | URL
감은빛님! 남겨주신 댓글
예전에도 보았고 7월에 다시 읽습니다

저는 천재를 가까이서 대할 수 있다면, 아부 알랑방구,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해서라도 친해지고 싶을텐데
아직 천재를 보지 못했습니다^^감은빛님께서는 만나셨을까요?^^

김연아님 경기 영상, 보실 기회가 생기면 참 좋겠네요
요즘 말로 어나더 레벨임을 느낍니다^^
 


유토피안 미래를 보여주는 영화, 뭐가 있을까요? 0.001%의 '호모 데우스'가 화성을 식민화하고 99.999 % 호모 사피엔스들은 [메트릭스]의 배양기 안에서, 스크린을 두드리며 도파민을 얻는 미래? 왜 온통 음울한 상상뿐일까요? 영화나 소설뿐만 아닙니다. 어린이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환경 교육' 과잉 부작용인지, 지구적 재앙과 멸망을 숙명으로 믿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청소년에게 "재활용자원분리배출" 협조를 구하면, '(분리배출 하나 마나) 어차피 쓰레기 되는데 왜 해요?' 하는 회의적인 역질문을 듣습니다. 비록 아이들이 예의를 갖춰 말하지만, 마치 '어른들만 아는 진실이 아닙니다. 어른들이 이미 더럽혀놓았으면서, 우리에게 분리 배출 교육은 왜 시켜요? 어차피 뒤엉켜 다 쓰레기로 처분되는 걸 어른들은 이미 알잖아요?'라고 항의하는 것 같아 뜨끔했던 적도 있습니다. 아마도 신문 기사나 환경 교육 등을 통해, 어린이들이 음울한 미래관과 어른에 대한 불신을 다져온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최근 "20대"만 가입할 수 있다는 글쓰기 모임에 "실수로" 가입했다는 40대 활동가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분은 환경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와 불안감 면에서 20대와 40대 사이 세대 차이를 느꼈다고 합니다. 20대가 훨씬 더 암울한 미래를 상상하고 피해의식과 무력감을 크게 느낀다는 뜻입니다. 그 추정이 설득력 있다면, '왜 그럴까? 젊은이들이 왜 미래를 더 어둡게 생각할까? 환경의 측면에서, 어떤 미래를 상상할까? 암울한 상상이 지배적이라면 누가 그 마음을 다독여주어야 할까?' 고민하게 됩니다.


우연히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The Extraordinary Gardener]라는 제목 그대로, 표지에 아름다운 꽃나무가 그득합니다. 화초에 물 주는 꼬마가 주인공이고요. 대단한 반전이나 특별한 에피소드 없어도 이 그림책에 제 마음이 끌린 이유가 있습니다. 주인공 꼬마, Joe는 항상 초록의 미래를 꿈꿉니다. 상상 밖으로 나와 작은 실천도 하며, 변화를 기다리는 여유도 있습니다.





그랬더니, 상상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이 바로 "Joe's world grew from ordinary to extraordinary!"랍니다! 상상만으로는 임박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희망 한 스푼의 영혼 부스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왕이면 함께 상상해서, 희망의 집합적 힘이 얼마나 큰지 함께 경험하고 싶어집니다. 오랜만에 그림책 포스팅을 올리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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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터라이프 2022-06-03 18: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얄라님 ^.^ 오랜만에 얄라님 글에 댓글을 남기게 되네요. 아마 많은 분들은 이대로 개발 논리에 함몰되어 탄소를 무분별하게 배출하다보면 지구 환경이 과연 어떻게 될지 장담 못하다는 점은 다들 인지하고 계실텐데요. 자본주의가 막대한 소비를 바탕으로 존속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환경 이슈에 대한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상충되고 그런 결과로 도쿄 의정서라든지 파리 기후 협약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상황이죠. 지금도 태평양에 거대한 쓰레기 섬이 나날이 확장하고 있는데, 사실 우리는 후손들의 미래를 담보 맡아서 살고 있는 거라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미국 같은 경우는 의회나 정치인들이 환경론자들과 기후전문가들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미국은 다국적 기업의 이해관계가를 몹시도 중요하게 고려하는 나라라서 반환경 로비에도 엄청난 자금이 투입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 연유로 현재의 세태 반영이 미래의 환경에 대한 거의 대부분의 작품과 논저에 반영이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래서 다른 한편으론 인류가 자본주의를 제대로 개선하지 못하는 이유에는 이익논리에 너무나 매몰되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자본주의와 환경문제는 거의 모든 주제에서 맞물려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얄라알라 2022-06-03 18:20   좋아요 3 | URL
베터라이프님^^ 반갑습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은 까페에서 1회용기 쓰지 않기 등 다양한 노력이 강도 높게(?) 이뤄지고, 실제 분리배출 국민협조도 잘 이뤄지고 있다고 들었어요. 다만 국토면적 대비 배출하는 쓰레기 양이 어마무시인지라,
베터라이프님께서 일깨워주시는 대로 글로벌 차원에서의 얽힘 문제도 무시할 수 없고 심각하지만
당장 이 땅에서 발생되는 쓰레기도 참 걱정이네요.


[침묵의 봄] 읽고, 제가 레이첼 칼슨 세대와 달리, 어쩌면 새 소리에 둔감하다, 아예 새소리 등 청각적 풍요에 대한 경험과 기대 자체가 없다는 것을 느꼈거든요.
꼬마들의 반응을 보면서 제 낮은 기대치보다, 더욱 낮은 기대치를 보았어요.


베터라이프님 서재 놀러가면 좋은 책 추천 받을 게 많을 텐데, 고르려면 고민이 되겠죠?^^

베터라이프 2022-06-03 18: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 서재에 쓴 리뷰 책들은 아주 재미없는 것들이네요 ^^; 재미없는 사람이 쓰는 재미없는 리뷰이니 뭔가 환상적인 콜라보 같네요 ㅠㅠ 항상 얄라님의 글을 잘 보고 있습니다. ^^

바람돌이 2022-06-04 13: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문제가 무엇인지를 가르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찾아나가려고 할 때 생기는 문제가 이런 것들이죠. 저는 역사를 가르치다 보니 근현대사를 가르치면서 이런 자괴감을 많이 느껴요. 우리나라는 왜 이래요? 하는..... 그래서 최근 몇년간은 그런 자괴감이 아니라 변화의 가능성과 실제를 보여주기 위한 노력들을 많이 기울이는 편이고요. 어떤 문제에서든 문제를 집어내는 것이 변화의 노력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어쩔 수 없지로 가는 게 너무 쉬운 길인듯싶기도 하고요.

얄라알라 2022-06-04 14:59   좋아요 1 | URL
아...다른 영역에서도 비슷한 ‘체념, 자포자기 우울의 정서‘를 느끼시고 계시는 군요.

비단 어린이들뿐 아니라, 제 자신도 그런 하락의 정서를 자주 느끼는 것 같아요. 방금, 쪽글 하나를 올리고, 스크롤 내리다가 바람돌이님께서 주신 댓글 읽었거든요. 방금 쓴 제 글도, ‘어쩔 수 없지‘의 톤이었던 지라, 반성하면서도....‘그럼 어떤 게 필요한 걸까?‘ 고민하게 됩니다.

바람돌이님 행복한 토요일 보내시기를

감은빛 2022-06-05 0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이미 늦었을 거라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 제가 학생들에게 환경교육을 시작한 때가 이미 10년 전이었어요. 초등학교 때 저에게 기후변화 강의를 들었던 제 큰 딸은 이제 고등학생이구요.

최근 2년동안은 코로나 때문에 학교로 강의하러 가질 못해서 그런 기분을 느끼지 못하지만, 마지막 학교 강의를 했던 2019년에는 청소년들에게 열심히 노력하면 바꿀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속으로는 매우 비관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너희들의 미래는 훨씬 더 심각하고 어둡고 무서울거야. 미안해.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기후학자들이 말하는 티핑 포인트는 곧 다가오거나 벌써 지난 것은 아닌가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