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통합 워크북 학교 1 1-1 - 초등 통합교과서 (바,슬,즐), 2015년용 초등 통합 워크북 2015년
지학사 편집부 엮음 / 지학사(참고서)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지학사 통합워크북
1학년 4월호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면 누구보다도 열성적으로 교과서도 척척 분석해내서 아이 공부 도와주리라 생각했는데, 막상 초등통합 교과서를 들고 오니, ', , ' 세대인지라 당혹감을 느끼네요.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으로 각각 나뉘어 있던 초등학교 1~2학년 교과서가 주제형 통합교과서로 통일되었답니다. 책줄어든 교과서 수만큼 초등 신입생 꼬마들의 책가방도 가벼워 진셈이지요. 통합교과서는 월별 교과서입니다. 학교, , , 가족 등 친근한 책이름을 달고 매달 한권식 나와요. 이렇게 바뀐 초등교과서, 학습방법에도 당연 변화가 따라야 겠지요. 하지만 , , 세대 학부모들은 여전히 당혹스럽습니다. 지학사에서 펴내준 <초등통합 워크북>에 살짝 기대어 봅니다.
<초등통합 워크북>은 총 16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학년 1학기 4, 2학기에 4권하여 총 8, 다시 2학년도 총 8권 구성입니다. 매달 나오는 월별 교과서에 맞추어 기획 구성되었습니다. 100여쪽 두께이며 정가로 7000원으로 별다방 커피 한잔 값입니다.

이번 4월의 1학년 <초등통합 워크북>을 주제로 삼고 있네요. 10회 구성입니다. 하루 30분씩 20일을 꾸준히 풀어나갈 수 있는 분량으로 구성되었습니다.
, 이거 학교 책이랑 똑같은 그림나오는데요?” 반색하면서 8세 아이는 바로 연필들고 달려듭니다. 아직 연필 쥐는 폼도 어설프지만, 의욕만큼은 AAA를 주고 싶네요. 10개의 주제중 첫 주제 봄맞이 청소를 해요.”를 다 풀었습니다.

첫 주제 “봄맞이 청소를 해요.”를 중심으로 지학사 <초등통합 워크북>을 소개해 볼게요. 먼저 교과서 18~31쪽에 해당하는 “봄맞이 청소를 해요. 의 주제에서 꼭 알아야 할 필수 어휘를 학습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봄 맞이 청소와 관련해 창문” “걸레” “먼지떨이” “구석구석등을 바른 획순의 정자체로 쓰는 연습부터 합니다. 단어의 뜻풀이 및 발음, 반대말과 비슷한 말 등이 함께 기재되어 있어요.

아이가 자음을 자꾸 마음대로 써서 획순 몇 번 연습 시켰어요. 연필도 깎아주어가면서 옆에 앉아 코멘트 날려주는 엄마의 풀 서비스를 받으며 공부하니 능률도 오르나봐요.
두리뭉실하게 알고 있던 어휘의 정확한 뜻을 익히고 활용할 수 있다면 시작이 반,’ 벌써 반은 성공입니다. 교과서의 어휘와 개념을 알고 있으면 학교 수업에 능동적이고 자신있게 참여할 수 있겠지요.


한글발음으로만 익히다가 직접 한자어를 써보니 긴장되나 봐요. 연습장에 몇 번이고 연습을 해 본 후에야 직접 쓰네요. '푸를 청'에 '물수 변'이 더해져서 '맑은 청'자를 이뤘다는 설명을 귀기울여 들었어요.
교과서에 나오는 속담도 익혀보았지요. 도랑치고 가재잡는다!
낱말 쑥쑥으로 익힌 어휘에 관한 문제를 풀어보아요. 아직 학습지가 익숙하지 않은 아이인지라 문제이해를 살짝 도와주었답니다. ‘더러운 걸래를 빨았어요에서 잘 못 쓴 부분을 고치라니 빨아서요.”라고 써놓았지만, 이만하면 기특하니 합격점이네요.


엄마 눈에는 무척 쉬워 보이는데, 덜렁덜렁 꼬마에게는 쉽지 않나봐요. 틀린 답이 눈에 훤히 보여도, 공부 습관 들여가는 자세를 기특하게 여기기로 마음을 바꾸었지요. 10회 분량이니 하루 30분씩 20여일이면 한달에 지학사 <통합교과 워크북> 한권을 마무리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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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새가 된 깃털 예술과 심리 동화 시리즈 8
이은주 글, 김지현 그림 / 나한기획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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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새가 된 깃털
통합문학치료연구소의 "예술과 심리 동화시리즈"

추천사, 작가의 말, 출판사 측의 서평을 먼저 읽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불새가 된 깃털>을 8세 아이와 읽으며 든 생각입니다. 꽃샘추위 꽃바람에도 아이 고집대로 기어이 야외에서 꽃바람 맞으며 <불새가 된 깃털>을 즐겼습니다. 뭔가 해석을 뱉어내야 한다는 무언의 압력에 잔뜩 목소리에 힘주어 읽는 엄마와는 달리, 아이는 마냥 재미있습니다. 똥묻은 깃털 이야기에는 킬킬거리고 별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 제비꽃 그림에서는 시선을 한참 멈춥니다. 집에 들어와서도 "또 읽자"고 하는 걸 보니, 꽃바람 속에서 읽은 깃털 불새 이야기에 마음이 흔들렸나봅니다.
작가의 말이나 추천사에는 '고난' '시련' '주체' '재회' '존재의 거듭남' '주체적 존재' '인간 존재의 양극성' '실재' '균열과 균형' '내면의 세계' '모순' '순리의 철학' '본성' 등등 무게감이 상당한 단어들이 가득합니다. 두터운 철학 사전의 한 페이지를 베어내어 온 듯한 무게감에 눌립니다. 게다가 활짝 날개를 펴고 비상하는 검은 불새의 사진과 표지의 글자체는 아무 페이지나 펴고 넘겨 보는 만만한 동화책과 격을 달리하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불새가 된 깃털>에는 무거운 관념적인 언어도, 훈계조의 위압적 어조도 전혀 없습니다. 한폭 한폭 그 자체로 아름다운 일러스트레이션에 쉬운 말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등장인물을 소개하자면 깃털이자 불새, 그리고 제비꽃이 이야기를 끌어갑니다. 셋은 독자적 존재이지만 결국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리워하고 서로를 동경하다가 헤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궁극에서는 별과 불새로서 다시 만납니다. 김지현 그림작가는 그 윤회적 만남을 우주를 유영하는 아름다운 두 여인으로 표현합니다.

김지현 그림작가


땅끝마을의 어느 봄날, 작은 깃털과 제비꽃이 만났습니다.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제비꽃은 저 산 너머, 바다 너머의 세계에서 온 깃털이 부럽습니다. 깃털은 제비꽃으로부터 전해들은 땅의 세계에 찬탄합니다. 이질적인 존재지만 상대가 속한 세계를 인정해주고 동경합니다. 제비꽃과 깃털은 손을 마주 잡습니다. 함께 하고 싶네요. 왠지 같이 있으면 덜 두렵고, 덜 외롭고, 더이상 떠돌지 않아도 될 것 같았습니다.

바람을 따라 흐르는 가벼움. 깃털은 참새 똥의 불쾌함을 감내해가며 자신의 가벼움을 누르고 제비꽃 곁에 머물고자 합니다. 똥과 흙을 일부러 몸에 발랐지요. 함께 하기 위한 자기희생이라 생각했지요. 그러나 깃털은 씁쓸한 배반감을 느낍니다. 몰아치는 폭우 소리에 그 울음을 씻겨 보냅니다. 똥과 흙을 바르고 땅에 머무르고 싶었지만 불새인 자신의 본질을 속일 수는 없었나봅니다. 깃털은 춤추며 날아오르더니 날개를 활짝 편 불새로 치솟습니다. 자신의 가벼움을 '뿌리없음'이라고 한탄했던 깃털은 "난 가벼워서 날려 가는 게 아니야. 나 스스로 춤을 추는 거지"하면서 자신을 긍정합니다. 이 대목은 경건한 기도문인양 마음을 울려서 몇 번이고 다시 읽게 됩니다.


깃털과 제비꽃은 서로 애닳게 갈망하고 이별을 슬퍼하지 않아도, 사실 "따로 또 하나"의 위대한 공생 관계임을 느낍니다. 그렇게 자기 존재를 긍정하고 확장시키고 '더 큰 우리'로 나아가겠지요. '존재'니 '공생'이니 하는 거창한 단어를 들먹이지 않아도 <불새가 된 깃털>은 꼬마 독자에게도 충분히 감동을 줄 것입니다. 나폴나폴 가벼이 하늘을 유영하는 깃털과 보랏빛 제비꽃의 서정적 그림만으로도 마음에 강렬한 여운을 남겨주니까요. 나한 기획의 예술과 심리 동화 시리즈는 성인 독자와 꼬마 독자 모두에게 권하고 싶어지는 권권 모두 예술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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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 - 수납부터 가구 배치까지... 인테리어 아이디어 50
카와카미 유키 지음, 이예린 옮김 / 리스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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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
카와카미 유키, 그럴 줄 알았다. <좁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의 저자가 일본 여성일 줄 알았다. 카와카미 유키는 디자인 교육연구소를 졸업한 이후 가구회사에서 일하다가 현재는 가구 디자인과 상품 기획자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좁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을 "1. 지저분한 곳을 정리한 다음 2. 장식한 후에 3. 점점 애정이 가는 우리집으로 완성' 해주는 책이라고 썼다. 평소 정리수납의 요령에 관심이 많았던, 집 넓게 써보고 싶은 바로 나같은 독자를 위한 책이다.
카와카미 유키는 "사는 데 불편하지는 않아도 뭔가 만족스럽지가 않은 집"에 사는 이들을 위해 <좁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을 집필했다. 원룸에 사는 싱글족, 투룸에 사는 신혼부부, 쓰리룸에 사는 가족, 부모님 집에서 방 하나 쓰는 미혼녀 등등을 주독자로 삼아 BEFORE & AFTER식의 구성으로 정리의 요령을 가르쳐준다. 카와카미 유키는 새로운 인테리어 소품을 구입하라거나, 전문가적인 손길로 거창한 변신을 시도해보라는 식상하고도 어려운 주문을 하지 않는다. 대신 그녀는 우선 '선 집안 잡동사니 해결, 후 정리정돈'의 원칙을 제시한다.


<좁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시원시원한 편집에 눈에 확 들어오는 일러스트레이션. 실사 사진이 아닌, 강조할 데 강조하고 과감히 생략한 집안 그림이다. 긴 설명 없이 재치있는 그림으로 정리 초보 독자들에게도 비법을 아낌없이 전수해준다.
책을 읽다 보면 '카와카미 유키가 독심술가인가?'싶게 내 마음과 행동 패턴을 읽고 있다. '이건 애매해서 못 버리겠네' '읽다 말고 거실에 널부러진 책 어쩌나.' '왜 주방 정리해도 티도 안나지?' 책 속 문장은 스스로의 정리력에 실망스러운 독자의 마음을 그대로 반영한 듯 하다.
카와카미 유키의 정리법은 크게 3단계, 먼저 지저분한 곳부터 정리하기가 필수. 센스 넘치는 소품과 좋아하는 물건으로 집안을 꾸민 후, 필요한 경우 가구 배치도 바꾸기. <좁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는 노하우를 가르쳐들려하기 보다는 보여준다. 그래서 정리 초보도 거부감 없이 보고 배우기 쉽다. 예를 들어, "냉장고 속은 정리한다"라는 페이지에서는 구구절절 냉장고 정리 비법을 늘어놓는 대신 A, B, C의 세 등급으로 나뉘어 잘 정돈된 냉장고의 일러스트레이션을 보여준다. 한 눈에 쏙 들어오면서, 내 집 내 냉장고에 적용하려면 어느 부분에 주의를 기울여 보아야 할지 독자 스스로 판단 가능하다.


지저분한 곳부터 정리하기 이전에 먼저 쌓이지 않게 하기위한 노력! 구체적인 팁으로는 현관 앞에 쓰레기통을 두어서 바로바로 버릴 물건을 정리하기. 실내화나 컵 등은 사용하는 물건수만큼만 꺼내 놓기, 식탁이나 침대 위에 물건 올려 두기 않기 등의 평소 생활 습관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좁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에서는 인테리어 책을 단순히 '아 좋다, 이렇게 살고 싶다'의 감탄 수준이 아니라 실용적으로 뭐가 좋은지 분석해보라고 권한다. "왜 예뻐보이는지, 뭐가 좋은지 따져보라"면서.

카와카미 유키에게서 배운 인테리어 팁 중 흥미로운 점은 '2:1 법칙의 매직'이었다. 2:1은 방에 있는 2가지 색과 방에 없는 1가지 색을 고려한 비율이다. 욕실에는 조화를 놓고, 욕실 벽에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생기를 불어넣고...... <좁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를 읽고나니 3월을 맞아 집안 대단장을 하고픈 건강한 욕심이 생겼다.

책 읽은 첫날 옷장과 베란다를 정리했더니 라면박스 4개 분량의 버릴 것이 나왔다. 우선 정리부터 하고 차츰차츰 욕심 내가면서 카와카미 유키의 정리 비법 중에 가구 배치와 DIY도전까지 해볼 참이다. 올 봄 집집마다 <좁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의 도움을 받아 정리만으로 좁은 집이 넓어지는 매직을 경험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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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뺄셈 - 버리면 행복해지는 사소한 생각들
무무 지음, 오수현 옮김 / 예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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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뺄셈

폭풍우 치는 밤, 자동차를 몰고 가다 도움을 청하는 세 사람을 발견했다고 가정해보자. 위급한 병이라 촌각을 다투어 병원으로 이송되어야 하는 노부인, 예전에 당신 목숨을 구해준 의사, 그리고 당신이 꿈 꾸던 이상형. 2인형 컨버터블인 당신 차에 누구를 태우겠는가?

<오늘, 뺼셈>의 저자 무무가 이 질문을 독자에게 던진다. 내 안의 훈련된 인도주의는 선택의 여지 없이 노부인을 태운다. 어쩌면 이상형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일지도 모른다. 머리를 굴리는 사이, 저자 무무에게 허를 찔린다. '자동차 열쇠를 의사에게 넘기고 의사가 노부인을 병원에 모시고 가게 하면 된다.' 그러면 자연스레 이상형과 남게 된다고. 이것이 무무가 이야기 하는 '뺄셈 철학'이다. 움켜쥐었던 손을 펴고 그 안의 것을 내려놓는......내려놓음으로써 삶의 도약을 맞이하는..... 무무는 담담히 서술한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뺄셈 철학이다. 뺄셈 철학이란 소중한 것들을 잃기 전에, 필요치 않은 것들을 자발적으로 버리는 삶의 방식이다......(중략).....뺄셈 철학은 우리 삶의 무거운 짐을 덜어내는 출발점이다. "


필명 외에는 알려진 게 거의 없다는 은둔형 작가 무무. 그가 지향하는 뺄셈 철학만큼이나 무게를 덜어낸 가벼운 제목의 <오늘, 뺄셈>은 다행히 훈계조의 교훈 하달방식으로 쓰여지지 않았다. 내공 높고 필력강한 이들이 종종 범하는 실수, '가르치려 드는 하달방식'을 취하기에 무무는 겸손이 몸에 베인 사람이다.

그렇다고 <오늘, 뺄셈>은 추상적인 방식으로 삶의 지혜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47개의 짤막한 이야기들은 각각 그 자체로 주옥같이 아름답다. '그' 혹은 '그녀'라는 주어로 쓰여졌어도 너의 이야기이기도 하며 내 이야기,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그렇게 꺠달음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큰 깨달음을 준다.

에세이류는 두 번 읽는 편이 아닌 인색한 독자이지만 <오늘, 뺄셈>에만큼은 점수를 후하게 둔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여러 에피소드를 다시 찾아 읽는다. '아내의 뺼셈과 나눗셈' '아내의 첫사랑' '내 아내의 모든 것'.....47개의 에피소드 중에 유독 아내의 등장이 많다. 모두 현명하고 헌신적이거나 진실한 캐릭터들...왠지 무무는 중년 이상의 기혼남자일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늘 찬탄하게 되는 지혜롭고 온화한 아내를 둔.....무무는 어떤 작가일까....그가 기획편집한 책들과 집필한 책들을 권권 찾아 읽어야 겠다. 정말 더 궁금한 작가이다. '분노의 못질이 남겨놓은 상처'라는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글을 마친다. "아들아. 이 울타리에 생긴 못 자국들을 보렴. 네가 비록 못을 뽑았지만, 이 자국들은 영원히 원래 상태로 회복되지 않는단다." 뺼셈의 기적을 실천하며 못질 없는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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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가 쿵 하고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2
제럴드 맥더멋 글,그림, 김중철 옮김 / 현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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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하고

화책에는 토끼가 왜 그리 자주 등장할까? 미피며 카르헨, 피터 래빗.....아이들과 함께 그림책 읽다보니 답이 따로 없더군요. 아이들이 토끼 캐릭터라면 사죽을 못 쓰니까요. 제 5세 꼬마 아이는 3살 때부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가장 좋아했었는데, 내용을 이해해서가 아니였답니다. 바로 시계찬 토끼 떄문이었어요.

현북스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신간 <바나나가 하고>에도 토끼가 등장합니다. 엉뚱한 낭만주의자 토끼 한마리가요. 제럴드 맥더멋은 통상의 하얀 털, 빤간 눈 토끼대신 진분홍과 청록색을 입고, 눈매가 처져서 더 엉뚱해 보이는 귀여운 토끼를 탄생시켰답니다. 요 토끼녀석이 저희집 5세 3세 꼬마들을 완전히 매혹시켰네요.

우리집 꼬마들 사이 축약형 제목 '바나나'로 통하는 <바나나가 하고>. 꼬마님들 토끼 가면 쓰고 까꿍도 해보고, 책에 등장하는 동물친구들 인형 가져와서는 "바바! 또가태! 또가태!"하며 혀짧은 베이비토크로 엄마를 부르네요. 글 읽을 줄 모르는 5세 누나 왈, "우리 친구들, 책 읽어줄게요."하면서 꼬마 동생 앞에 두고 선생님 흉내 냅니다. "바나나가 떨어졌습니다. 근데 토끼가 바나나를 안 먹었습니다. 깡총거렸습니다." 듣고만 있어도 꼬마 선생님의 엉터리 즉흥동화가 재미있었어요. 이제 제대로 <바나나가 하고>의 줄거리를 소개해볼까요?

으흠...으흠...목청 좀 가다듬고 시작할게요. <바나나가 하고>는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거든요.

옛날 옛적에 낭만토끼가 숲에서 쉬고 있었어요. 망중한.....그런데 갑자기 '숲이 무너지면 어쩌지'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지 뭐예요. 마침 그 때 바나나가 쿵! 토끼는 냅다 달렸어요. 토끼 따라 여우와 사슴과 소와 호랑이 코끼리도 차례로 달리기에 동참했어요. "도망 가! 숲이 무너진다!"라고 호들갑을 떨면서요. 말그대로 '묻지마 집단 줄행랑' 이었어요. 동물의 왕자 사자만은 조금 다르네요. 요 호들갑 '묻지마 줄행랑'에 종지부를 찍어주었으니까요? "말도 안돼!"라면서요. 결국 토끼가 고백한 '쿵 소리'의 진원지에 줄행랑 동물친구들 모두 가보았더니만, 애게게......! 뭐가 있었을까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바나나가 하고>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토끼는 줄행랑 달리기에 노곤해져서 바나나 나무 아래에서 잠든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 깨어 있어요. 축 처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또다시 백일몽에 빠져 있지요. 5세 꼬마에게 "토끼가 무슨 생각하고 있니?" 했더니만, "바나나가 녹을까봐 걱정을 하고 있는 거야. 바나나를 냉장고에 넣어야 하는데 안 넣어서 바나나가 녹아버렸대."라고 엉뚱토끼 못지 않은 엉뚱 상상력을 발휘하네요.


토끼 한마리에서, 여우, 여우에서 사슴, 다시 사슴에서 소.....일명 '꼬리에 꼬리 물기' 식 서사구조 꼬마 독자들에게 영원한 베스트 셀링 이야기 구조이지요. <바나나가 하고>역시 그 꼬리 물기 구조를 취하고 있고요. 역시나 아직은 줄거리 따라 책읽기에 서툰 꼬마들일지라도 요 꼬리에 꼬리 물기 동화만큼은 차례로 보기를 좋아하네요. "얘들아, 왜 그리 급하게 뛰어가니?"라는 문장이 마치 꼬리 물기의 연결 고리인양 반복되면서 꼬마들 말 배우기에도 큰 도움을 줍니다.


저는 책 읽어주면서 동물친구들이 달리는 페이지에서는 일부러 손가락으로 동물친구들 달리는 발소리 효과음을 번번 내주었는데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답니다. 마치 자신이 그 줄행랑 달리기 팀의 일원이라도 된듯 몰입하며 말이죠.

<바나나가 하고>의 저자 제럴드 맥더멋(Gerold McDermott). 그림체가 눈에 익다 했더니만, 아이와 제가 좋아하는 그림책 <태양으로 날아간 화살>의 저자였어요. 뛰어난 신화 재해석의 재능으로 그림책 계의 노벨상과 같은 칼데콧 상을 세번이나 수상했답니다. 사실 한국의 현북스 출판사와 제럴드 맥더멋은 공동으로 우화 시리즈를 기획하고 있었습니다. 2012년 겨울 그의 타계로 인해, 아쉽게도 후속작인 <The Jewel Bug> <The Tortoise and the Hare>를 출간된 책으로 볼 수 없다합니다. 신화의 세계를 아름다운 색채와 독특한 구도의 향연으로 소개해온 거장의 마지막 작품......그 마지막 작품이 바로 이 <바나나가 하고>입니다. 제럴드 맥더멋의 작품 세계를 기리를 마음으로 꼭 찾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작가의 홈페이지 http://www.geraldmcdermot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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