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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33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2년 10월
평점 : 
드디어 내가 알던 코벤스타일이 돌아왔다.
너무나 멋진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할런 코벤..긴장감을 늦출수 없는 스토리 전개,당장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는 드라마틱한 내용,거기다 늘 독자를 만족시킬수 있는 반전의 묘미를 잘 살릴줄 아는 그이기에 그의 작품이라면 일단 무조건적인 신뢰를 가지고 선택하게 하는 몇 안되는 작가중 한사람이었다.나에게 할런 코벤이라는 존재는...
그런 그이기에 `페이드 어웨이`나 `아들의 방`은 조금 불만족스러웠고 탁월한 작품을 쓰던 작가가 더 이상 반짝거리지 않는 평범한 작품을 쓰는 작가로 내려앉는 기타의 다른 작가들과 같은 길을 걷는건 아닌지 좀 걱정스러웠는데...
이 책 `숲`으로 그 우려를 말끔히 사라지게 했고 마치 왕년의 코벤을 보는것 같아 너무 반가웠다.
카운티 검사인 코프
그가 지금 맡고 있는 사건은 10대의 흑인소녀이자 미혼모이고 스트리퍼인 샤미크 존스을 부잣집 아들인 두 청년이 강간한 사건..그 청년들의 아버지는 엄청난 재력가이자 유력한 집안이었고 당연하게도 사건을 뒤집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한다.많은 돈을 앞세워 회유와 흥정 심지어 협박도 불사할 정도..이렇게 정신없는 와중에 코프를 찾아온 형사들은 그에게 한 남자에 대해 묻기 시작하고 그가 살해됐음을 밝히면서 코프를 압박한다.더욱 놀라운건 죽은 그가 20년전 그들 가족에게 동생의 타살이라는 악몽과도 같았던 사건의 피해자중 한사람이었던..그래서 당연히 이제껏 죽었다고 생각했지만 동생과 함께 시신이 발견되지않았던 길 페레즈라는 사실...길의 소지품에서 코프에 대한 것이 나오고 이제껏 알아왔던 20년전 캠프에서 벌어졌던 남녀2쌍의 피살사건에 대해 다시 조사하며 동생이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게 되는데..
하나의 뜻하지않았던 사건으로 인해 공공의 비밀을 간직하게 되고 세월이 흐름에 따라 그 비밀에 잠식되어 가는 사람들
너무나 평범했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고 되돌릴수없는 진창에 빠져 허우적되는 모습을 잘 표현하는 할런 코벤..그래서 그의 작품들 속 주인공들은 평범한듯 하면서도 평범하지 않고 순간의 선택으로 어떤 소용돌이 같은 일들에 휘말리는지..그리고 그 사건으로 인해 단숨에 이제까지의 평범했던 삶으로 돌아갈수 없는..갈곳잃은 사람들을 표현하는 데는 탁월한 솜씨를 발휘해준다.여기서도 그러하지만 그의 작품에서는 가족의 사랑에 대한 주제가 많은데...어떤일을 계기로 가족들간의 분열이 일어나기도 하고 서로를 원망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서로를 사랑하는것을 포기할수 없는 가족이야기는 그래서 쉽게 공감이 가기도 하고 그들과 심정적으로 공범이 되기도 한다.스토리의 강약을 잘 조절하면서 끝까지 긴장감을 늦출수없는...역시 할런 코벤은 탁월한 이야기꾼임에 틀림없다.
비밀이 담긴 숲...그리고 그 속에서 끊임없이 울려퍼지는 비명소리...
과연 그 숲에선 무슨일이 있었던걸까?
진실을 파헤져가는 검사와 비밀을 숨기려는 사람간의 숨막히는 줄다리기...손에 쥐면 놓을수 없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