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화낸다 화낸다 화낸다
사토 유야 지음, 박소영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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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잡았을때의 나의 마음은 왜 19금이 붙었을까 하는 호기심이었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마음은 역시 이런책은 우리애가 안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고 아마도 이 책을 19금으로 규정한 사람도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 사람들 역시 부모이고 부모이기에 아이들로부터 존경어린 시선을 받으면 좋겠지만 적어도 경멸이나 멸시,냉소의 시선이 아니었음 좋겠다고 생각하기에 아이들의 관점에서 어른들을 상대로 화를 내고 살인을 저지르고 마치 어른을 그들이 무찔러야할 대상으로 취급하고 있는 이 책이 불편했으리라는건 충분히 짐작할수 있다.

읽는 내내 불편하고 어딘가 찜찜한 느낌이 따라다녔다.

작가는 이런 걸 바란건지...아니면 아이들 역시 어른과 같이 감정을 느끼는 존재이기에 동등한 대접을 해달라는 건지...솔직히 그 의도를 잘 모르겠다.

그저 단편 대부분에 어른을 향한 거부감이 강하게 깔려있어 어른인 나로선 더 불편한 책이었다.


 

이 책에는 5편의 단편과 1편의 중편격인 소설로 나눠져있다.

거의 대부분 아이들이 주인공이다.청소년이 아닌 아이들

느닷없이 침수된 집안에서 깨어나 살기 위해 집안을 탈출하는 형제 ..이상하게도 집안에 어른이 없다.

이런 이상함을 깨닫는 순간 아이는 자신들에게 약을 먹이고 죽도록 방치한 사람이 엄마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아이들도 평소 자신들 외엔 그 누구도 필요치않음을 늘 자각하고 있었고 그 필요에는 자신들의 부모도 포함되어있다.

`대홍수의 작은집`에선 모두가 침수된 그곳에서 자신은 그 누구도 필요치않은 존재임을 다가오는 죽음속에 드디어 자각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왠지 작가가 죽음을 탐미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것 같이 느껴졌다.

이런 느낌은 `시신과...`에서도 강하게 느껴지는데 어린 나이에 죽은 소녀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이 이상한 소유욕을 느끼고 편안함을 느끼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소동을 그리고 있다.그 모습이 마치 말이 나오지않는 무성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고 블랙코메디의 한 장면을 보는듯한 느낌이었다.조용한 시체와 그 시체를 두고 벌어지는 소동들이 점차 사건으로 벌어져가는 과정은 왠지 비틀린 웃음을 자아낸다고 할까?

`욕망`과 `아이들 화낸다 화낸다 화낸다`는 비틀어진 어른들을 향한 아이들의 강한 저항과 냉소가 섞인 내용이다.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할때 외면하고 자신들은 바로 하지않으면서 아이들에게 바로 할것을 요구하는 어른들의 위선에 찬 행동을 두고 일갈하는 아이들..`똑바로 하지않는 어른들이 더 나빠!`


아마도 이 책은 아이들도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어리지않고 옳고 바름에 대한 판단은 할수 있으니 제발 똑바로 하란 충고가 아닐까 생각한다.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외면하지않고 지켜줘야할 존재인 아이들은 반드시 지켜달라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불편한것은 주인공인 아이들이 나이가 어리고 그 아이들이 적으로 간주하고 폭발하는 대상이 어른이며 아이들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잔인한 처벌방식을 택했다는것인데...

그렇게 싫다고 냉소하고 경멸해 마지않는다면서 처벌은 어른의 방식을 답습한다는건 어딘지 모순적으로 생각되기때문이었다.

피가 난무하고 폭력이 난무한 장면은 어른이 어른을 상대로해도 불편한데 하물며 아이들이 이런 방식의 택했다는건 같은 어른인 입장에선 불편할수밖에 없고 그렇기에 이 책에 19금이 붙을수 밖에 없지않았나 싶다.

결론은...

새로운 소설도 좋지만 역시 이런 책은 그다지 다시 읽고 싶지않다는 나의 소심함만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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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두리 없는 거울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박현미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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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소녀 사춘기아이들이 어른이 되기위해 반드시 거치기 마련인 그 혼란과 혼돈 아픔과 고민에 대한 글에 일가견이 있는 츠지무라 미즈키

그래서 그녀의 소설에는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게 많은걸로 알고 있다.

미성숙하고 그래서 더 조그만 충격이나 아픔에도 흔들리는 자아를 가진 아이들의 그 심리를 참으로 날카롭고도 영민하게 표현하는 그녀의 글은 그래서 다른 걸 소재로 하는것보다 아이들을 소재로 할때 더 빛나는것 같다.

그런 그녀의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테두리 없는 거울`

늘 느끼는 거지만 일본작가들의 작명솜씨는 탁월하게 시적이며 세련된것 같다.

이 제목도 그런데 환상을 의미하는것 같은 거울과 그 거울을 규정짖는 테두리 그래서 그 테두리가 없는 거울이란 어쩌면 현실과 환상의 미묘한 경계이자 어른과 아이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사춘기 아이들의 심리를 뜻하는건 아닌지...마음대로 생각해봤다.


 


어느 학교든 있기 마련인 괴담

괴담속에는 늘 학교에서 따돌림 받거나 무엇가로 부터 괴롭힘을 당하던 아이가 있었고 그 괴로움을 피하려다 여의치않아 사고를 당하거나 죽음을 맞이한 아이가 있으며 그런 작은 사건과 사고로부터 과장되고 덧입혀져 누군가로부터 입에서 입으로 괴담으로 전해지게 된다.

계단의 하나코에서는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그 괴롭힘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줘야할 어른이 오히려 그걸 이용하고 입막음 하려다 일련의 사건을 일으키게 되며 그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된 동료와 후배로 인해 밝혀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이때 그 들이 이용한것이 바로 하나코라는 괴담속 주인공이 가진 비밀의 7단계라는 설정이며 팩트는 결국 살인사건이고 괴담은 자백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테두리 없는 거울에서는 우리도 어릴적에 한두번 해보거나 들어봤을 미래의 남편을 보기 위한 일련의 의식이 등장한다.

그 의식을 위해선 반드시 누구도 모르게 한밤에 홀로 깨어 화장실에서 거울을 들여다봐야한다는 설정이 필요한데 거울을 통해 들여다보는건 과연 자신의 진짜 미래인지 혹은 자신이 원하고 바라는 환상의 모습인지에 대한 이야기인데 귀신을 보는 사람은 다 이유가 있다는 말이 설득력있게 다가오는 부분이다.


전체적으로 무섭다거나 호러의 요소가 강한게 아니라 괴담과 현실의 추악함 그 사이의 미묘함을 건드리고 있는 데 결국 괴담이나 유령 그 자체보다 그런걸 보는 사람의 불안한 심리가 잘 드러나 있다.

특히 불안정한 사춘기 아이들이 겪는 또래 친구들과의 다툼이나 악의 어린 행동으로 인한 소외감이 어느 나라 어느학교에도 있는 괴담과 맞물려 이유모를 공포를 불러 일으키는데 한몫을 하는건 아닌지...

결국 귀신보다도 괴담보다도 더 무서운건 인간이라는....누구나 알지만 그럼에도 인정하기는 쉽지않은 이야기를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주요무대인 학교의 괴담을 통해 저자는 말하고자 하는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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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혼가 불야성 시리즈 2
하세 세이슈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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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신주쿠 그중에서도 가부키초에서 벌어지는 이권을 둘러싼 온갖 범죄

그 이권을 두고 세력을 나누고 있는 베이징 마피아와 상하이 마피아 그리고 이 들 사이에서 교묘하게 균형을 맞추며 이득을 취하는 대만의 양웨이민과 이도저도 속하지 못하는 혼혈인 류 젠이간의 치열하기 그지없는 두뇌싸움과 총격전을 그린 작품이 바로 불야성 시리즈이고 `진혼가`는 그 2편에 속한다.

밤마다 휘황찬란하게 빛을 내며 사람들을 끌어들이지만 이런 겉모습과 달리 온갖 사람들이 모이고 돈을 위해서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죽일수도 있는 비정한 도시의 뒷모습을 엄청 현실감있게 그려놓아 작가의 직업을 의심케한 작품이었을 뿐 아니라 그 돈을 둘러싸고 서로서로를 속이고 속으며 온갖 권모술수가 판을 치고 총질을 헤대는 엄청나게 스릴감있고 하드보일드한..그야말로 남성을 위한 작품이었고 잔인하지만 나름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부분이 있는 매력있는 작품이었다.


 


중국계마피아들간의 엄청난 총격전으로 많은 사람이 죽거나 사라지고 마피아의 보스가 바뀐 사건이 벌어진지도 2년

조용하기 그지없던 가부키초에 또다시 피바람이 분다.

이번의 시초는 베이징 마피아의 4대 천왕이라 불리우던 장 다오밍이 대만의 양웨이민이 불러들인 킬러에 의해 살해되면서부터인데 장이 위조카드를 만들어 베이징마피아 보스인 추이후의 돈줄 역활을 단단히 하던 중이라 누가 그를 죽였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일본인이자 전 비리형사였던 타키자와를 끌어들인다.

처음엔 베이징파의 반대파인 상하이파가 한 짓이라 오해를 하지만 타키자와가 여기저기 조사를 하던 중 새롭게 알게 되는 여러가지 사실들을 조합해 본 결과 베이징계 내부의 짓임을 알게 되는데 이와는 별개로 눈에 띄는 새로운 남자가 떠오르고 그가 바로 전문킬러인 추성...타키자와는 그에게 묘한 끌림을 느낀다.

그는 임무를 수행함과 동시에 소리없이 사라지던 기존의 패턴과 달리 잠시 남아있으면서 상하이 마피아의 보스인 주홍의 정부인 러 지아리의 보디가드를 하라는 양웨이민의 명령에 불안을 느끼지만 거역할수 없었고 지아리를 보호하면서 그녀에게 속절없이 끌리게 된다.그리고 그런 그의 불안은 그로 하여금 류젠이로 향하게 하고 변태적인 성행위를 해야만 만족하는 타키자와는 자신의 그런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유일한 존재인 쭝잉의 부탁을 외면할수 없어 자신이 맡은 일과 별도로 그녀의 돈을 가지고 사라진 인민의 한 남자의 행방을 추적하면서 류젠이와 양웨이민의 목숨을 건 혈투에 자신도 모르는 새 끼여들게 되는데...


일본의 환락가인 가부키초를 주름잡고 있는 건 놀랍게도 일본계 야쿠자가 아닌 중국계 마피아들이고 그들 사이에서도 상하이파와 베이징파로 나뉜 가운데 서로가 서로의 세력을 인정하면서 균형을 잡고 있으며 이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평화를 얻고 돈을 벌고 있는 사람이 대만계 폭련단의 대부인 양웨이민

그래서 얼핏보면 중국계 마피아가 가부키초를 잡고 있는듯 보이지만 양웨이민의 이 모든것을 꿰뚫고 있을뿐 아니라 그가 모르는 정보란 없다는 걸 보면 가부키초를 쥐고 있는건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는 양웨이민인데 이런 양웨이민이 거두었다가 한순간에 내쳐졌을뿐 아니라 그 과정에 자신이 살기위해 자신의 여자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죽일수 밖에 없었던 류 젠이가 전편에선 그저 여기저기 작은 정보를 팔고 그저 작물아비로서의 역활을 하면서 혼혈이라는 특성상 어느쪽에도 속하지 못한 아웃사이더의 모습이었다면 이번편에선 그가 그토록 믿고 의지했지만 결국엔 죽도록 증오하게 된 상대인 양웨이민과 같은 인간이 된 모습을 보여주고있다.

이 모든 피의 혈투가 양웨이민에 대한 복수였다는걸 알게 되는 과정 역시 그들이 장기판의 졸처럼 움직인 사람들의 뒤늦은 깨달음을 통해 알려주고 있는데 예전의 약은듯 하면서도 어딘지 순진하고 허술하며 나약한 모습의 류 젠이가 2년사이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의 전쟁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는 새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된 사람들인 추성과 타키자와 그리고 러 지아리의 모습은 어딘지 상처를 입고 쓰러진 개의 모습처럼 보여 연민을 일으키게 했다

나비효과처럼 여기저기 얽힌 줄 중 하나를 살짝 건드리고 귀속말을 속삭여 충동질해서 자신도 모르게 얽히고 설히게 되는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을 냉철한 눈으로 관찰하면서 이용하는 류젠이 그리고 돈을 위해서라면 가족도 버리고 동료도 죽일수 있는 비정한 환락의 거리의 모습은 너무나 잔혹해서 오히려 안스럽고 처절하게 느껴졌다.

피도 눈물도 없는 악당으로 변한 류 젠이와 꼬리를 만 개처럼 도망쳐 목숨을 건지고 다음을 기약한 양웨이민의 피의 혈투의 끝에선 과연 누가 승자가 될지 이 시리즈의 결말이 그래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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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1 니노미야 시리즈
구로카와 히로유키 지음, 민경욱 옮김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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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딜가든 꼭 최악의 사건에 휘말리는...그래서 상대방을 역병을 불러온다는 의미에서 서로 역병신이라고 생각하는 두사람인 니노미야와 구와바라콤비시리즈의 두번째 이야기 `국경`

이번엔 현존하는 나라중 가장 폐쇄적이자 늘 우리의 머리위에서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화약으로 우리를 위협하는 북한에 잠입해 그곳에서 벌이는 좌충우돌 이야기이자 그곳에서 그들이 보고 겪은 처참한 북한의 현실을 고발하고 이데올로기의 함정에 빠진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위해 북한에 두번이나 잠입해서 취재를 했다는 작가의 말은 책을 읽어보면 과장이나 거짓이 아님을 알수 있는데 책속에서 묘사하는 장면장면이나 북한의 현실은 도저히 눈에서 본 사람이 아니고는 묘사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북한관광객무리에 섞인 니노미야와 구와바라는 서로를 싫어하지만 이번에도 공동의 목적을 위해 어쩔수 없이 함께한다.

두 사람은 각자 조성근이라는 재일교포 사기꾼에 의해 사기당한 사람들을 대신해서 평양으로 도망친 그를 잡기 위해 평양에 잠입하지만 처음 생각과 달리 그곳엔 단 한시도 자유시간을 가질수 없을뿐 아니라 사방에 그들을 감시하는 사람이 있어 처음 목적과 달리 조성근을 만날수 없다.

그곳 경찰인 사회안전원에게 뇌물을 주기도 하고 현지 깡패집단과 손을 잡기도 해서 겨우 알아낸 소식에 의하면 조성근은 사기로 벌어들인 돈을 헌납한 덕분에 편한곳에서 좋은 대우를 받다 그가 원하던 나진, 선봉경제특구지역으로 갔다는걸 알아내지만 이미 그들이 일본으로 돌아가야할 시간.

다음을 기약하고 일본으로 돌아오지만 이번엔 또다른 야쿠자 집단에서 조성근이 사기쳐간 돈을 노리고 니노미야를 쫏는다.

이제 발을 빼려던 니노미야는 어쩔수 없이 구와바라와 함께 다시 한번 북한으로 향하지만 시일이 촉박해 이번엔 더욱 위험하게도 중국국경을 통해 밀입국을 시도하는데...


세상에서 가장 폐쇄된 나라인 북한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그려지고 있어 읽으면서 니노미야와 구와바라 콤비가 느꼈던 갑갑함과 아무것도 할수 없다는 무력감을 느낄수 있었다.

소수의 당간부와 수뇌부 같은 특권층만을 위한 나라인 북한,모든 인민에게 평등을 주장하는 공산주의 국가인 그곳에서 고대인도보다 더 잔인하고 세분화된 카스트제도가 있고 그 출신성분에 의해 자신의 능력이나 재능과 상관없이 모든것이 결정되는 블랙유머와 같은 불합리한 점을 다른 누구도 아닌 야쿠자인 구와바라에 의해 까이는 모습은 작가의 유머감각을 보여주는것 같다.

서로가 서로를 무시하고 싫어하면서도 계속 엮이는 두 남자인 니노미야와 구하바라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는것도 역시 이 책을 읽는 재밌기도 하지만 두 사람 나름이 각자의 장기인 빠른 두뇌회전이나 두둑하고 무대포같은 배짱과 깡으로 위기 상황을 돌파해가는 모습이 상당히 재밌다.

특히 이들이 중국에서 석탄가루더미로 덮힌 트럭에 엎드려 목숨을 걸다시피해 밀입국을 시도하는 장면은 이 책을 내기위해 작가가 얼마나 많은 조사와 취재를 했는건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라 할수 있겠다.

사기꾼인 조성근을 만나기 위해 백방으로 무대포정신으로 덤벼들면서 그들이 만난 여러 유형의 사람들의 입을 통해 북한이라는 나라가 가진 체제의 불합리함과 폐쇄성 그리고 그런 곳에서 살아남기위해 북한의 주민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솔직히 일본인의 입을 통해 같은 동포인 북한이 까이고 비웃음을 당하고 하는게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1편에선 그들이 국경을 넘어 밀입국해서 사기꾼을 찾으려고 노력하는것으로 끝을 맺었는데 다음편에선 그들을 그곳으로 가게 한 조성근의 뒤에 있는 또다른 남자의 모습을 알수 있을것 같고 곧 이 커넥션의 실체가 드러날것 같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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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 제25회 시바타 렌자부로상 수상작 사건 3부작
가쿠타 미츠요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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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졸업한지 오래되어서 학생증을 볼 기회가 없었던 나에게 얼마전에 본 학생증은 좀 충격으로 다가왔다.

예전의 그런 학생증이 아닌 크레디트 카드 겸용 학생증은 그만큼 생소하면서도 나에겐 문화적 충격으로 까지 여겨졌는데..그러면서 든 생각은 학생이 무슨 능력이 있어 카드를 쓰지? 하는 생각이었다.

사회적으로 사금융이나 카드대출로 인한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가운데 누가 봐도 지불 능력이 안되는 학생들에게 버젓이 카드가 발급되고 또 학생들 역시 별다른 의식 없이 그 카드를 당연하다는 듯 사용하는걸 보면 솔직히 섬뜩한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이를 먹으면서 느끼는 점은 자본주의의 비정함과 잔인함에 대한 것이다.

유전무죄 무전 유죄가 당연시 되다시피한 자본주의 세계에서 돈에 대한 어떤 교육도 제대로 받아본 적도 없고 돈의 무서움에 대한 면역성따윈 갖추지도 못한 어린 학생들에게 카드라는 플라스틱은 도깨비 방망이 같은게 아닐지.. 단지 차이라면 이 카드는 제대로 지불하지 못할경우 사회생활이 힘든 건 물론이고 자신뿐 아니라 그 주변사람들의 생활까지도 지옥으로 만들수 있다는걸 그 학생들은 알고나 있을까?

이 책 `종이달`은 돈에 자신의 인생이 먹혀버린 사람들의 이야기이다.자신도 모르는 새 자근자근...더 무서운건 이 사람들에겐 탈출구도 없을뿐 아니라 자신도 모르는 새 자신의 자식들에게까지 전염시켜버린다는 점이다.

자신의 공허함과 외로움 그리고 두려움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는 새 돈에 잡혀버린 여자의 이야기는 실화이기때문에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는것 같다.


 


몇년만에 열리는 동창회 소식을 전하는 친구의 음성에는 동창인 리카의 거액횡령사건 스캔들에 대해 말할수 있다는것에 대한 음습한 기대감과 은근한 기쁨이 배여있음을 느끼는 유코는 자신이 기억하는 한 청초하면서도 의로운 아이라고 생각했던 리카의 고객돈 횡령사건이 믿기질않는다.

그녀 리카를 기억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그녀가 고객의 돈을 횡령하고 달아난 사건이 의외일뿐 아니라 평소 자신들이 기억하는 그녀의 성격과 맞지않다고 느껴져 그녀가 왜 그런 선택을 한 건지 궁금하다.

남들보기엔 부잣집딸로 태어나 평탄한 학창시절을 보내고 모범적인 생활을 하다 평범한 남편과 결혼생활을 하는..그저 아무런 근심걱정이 없는 평범하기 그지없어보이는 주부였던 그녀는 주간지의 말마따나 연인을 위해 그 돈이 필요했던것인지? 아니면 남들처럼 명품과 온갖 사치스런 물건을 사기 위해 그 돈이 필요했던건지 모두가 긍금해하는 가운데 의외의 장소에 나타나는데...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함을 느꼈다.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평범한 일상을 사는것처럼 보이던 리카가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그녀의 발자취를 더듬어가며 그런 일을 저지르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모든 중독을 가진 사람들 깊은속에는 외로움과 허무함으로 인한 일종의 반발로 쇼핑중독이든 알콜중독이든 중독에 걸리는것 같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이 이론은 그녀 리카의 삶을 들여다보면 어느정도 공감이 간다.

부유하진않지만 어렵지도 않은 살림이라 그녀가 굳이 일을 안해도 뭐라 할 사람도 없고 어려운 친정이 있어 돈을 벌어 도와줘야할 의무도 없는 그저 평온하기만 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그녀지만 들여다보면 오랜세월 그녀의 곁에 있지만 그녀를 안아주지도 외로움을 덜어줄 노력조차 않는 남같은 남편과 그런 남편이 가지고 있는 그녀에 대한 경제력에 대한 우월감을 보면 부부가 아닌 남과 같이 생활하는것 같은 공허함이 느껴지고 그녀의 외로움이 손에 잡힐듯 하다.

그래서 리카가 자신보다 12살이나 어린 대학생 고타에게 빠져들어가 그와의 나이차를 극복하고자 미친듯이 쇼핑하고 옷을 사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 역시 그 쇼핑에서 원한건 단순한 불륜의 스릴이나 즐거움이 아닌 자신도 누군가에겐 필요한 사람이라는 위안과 안도가 아닐지?

쇼핑을 하고 쓰는 돈의 단위가 커질수록 리카가 위태로움을 느끼면서도 스스로는 멈출수 없는 심정을 잘 표현하고 있는데 그녀가 마침내는 누군가가 자신을 멈춰주길 바라는 심정이 왠지 이해가 될것 같다.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즉 리카와 어떤식으로든 과거에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 모두가 직간접으로 돈에 어떤 문제가 있음을 알수 있는데..이런 사람들은 굳이 이 책을 읽지않아도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사람들이기에 몰입감이 상당하고 읽을수록 내용이 점점 무거워지고 마침내는 그녀 리카가 경찰에게 `나를 데려가줘요`라고 하는 부분에선 나조차 안도감이 들 정도다.

돈에 중독되고 마침내 그 돈에 의해 침몰해가는 과정이 잔인할 정도로 현실적이어서 두려움이 느껴지기도 할 뿐 아니라 리카의 외로움과 공허함이 손에 잡힐 것 같이 느껴졌다.그녀가 돈으로도 사고 싶어했던 건 과연 무엇일지? 과연 잠시라도 그것을 손에 넣기는 했는지 ..안타깝게 느껴진다.

소비가 미덕이고 자신이 갚을수 있는것보다 더 많은걸 소비하도록 유도하는 사회...어느새 필요해서 사는게 아니라 그저 가지고 싶어서 혹은 마음속의 채워지지않는 공허함을 물건으로 채울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현재의 모습인것 같아 우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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