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생각보다 생은 길고 나누어야 할 것은

아주 많다는 것을 나는 이제 아니까.

밀알이 쪼개져 백 배, 천 배의 밀알이 되듯이,

쪼개면 쪼갤수록 나누면 나눌수록

풍성해지는 이 지상의 유일한 것,

그게 무엇인지 이제 나는 알 것 같으니까.

 

생(生)은 혼자 가는 길,

혼자만이 걷고 걸어서 깨달아야만 하는

등산로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히말라야나 에베레스트 정상에 헬리콥터를 타고 간들

아무도 그가 산을 정복했다고 말해주지 않듯이,

그건 눈보라와 암벽과 싸워서

무엇보다 자기 앞에 놓인 시간과 싸워서

각자가 가야만 하는,

절대절명의 고독한 길.

ㅡㅡ

삶에 의미를 잃어버린 사람들은

"삶에 의미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

의미 따위에 아무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의미를 잃어버릴 이유가 없을 테니까.




공지영,《수도원 기행》중에서 ㅡ

 

 

 

 

 

모든 존재는 다 슬픈거야.

그 부피만큼의 눈물을 쏟아내고 나서 비로소

이 세상을 다시 보는 거라구.

너만 슬픈 게 아니라...

아무도 상대방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멈추게 하진 못하겠지만

적어도 우리는 서로 마주보며 그것을 닦아내 줄 수는 있어.

우리 생에서 필요한 것은 다만

그 눈물을 서로 닦아줄 사람이니까

네가 나에게,

그리고 내가 너에게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해.


공 지영 /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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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선물

고난은 죄를 씻어준다.
고난은 인생을 씻어 깨끗하게 한다.
고난은 인생을 깊게 만든다.
이마 위에 깊은 주름살이 갈 때
마음속에 깊은 지혜가 생기고,
살을 뚫는 상처가 깊을 때
영혼에서 솟아오르는 향기가 높다.
평면적 세속적 인생관을 가진 사람은
고난의 잔을 마셔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난은 인생을 위대하게 만든다.
고난을 견디어 냄으로써 생명은 한 단계씩 진화한다.
핍박을 받음으로써 오히려 상대방을 포용하는 관대함이 생기고
궁지와 형벌을 참음으로써 자유와 고귀함을 얻을 수 있다.
개인에게나 민족에게나 위대한 성격은 고난의 선물이다.

- 함석헌의(뜻으로 본 한국역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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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영혼끼리
시간과 공간을 함께 함으로써
서로가 생명의 환희를 누리는 일을
'만남'이라고 한다면,
생명의 환희가 따르지 않는 접촉은
'마주침'이지 만남이 될 수 없다.

우리가 진정으로 만나야 할 사람은
그리운 사람이다.

한 시인의 표현처럼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는 그런 사람이다.

곁에 있으나 떨어져 있으나
그리움의 물결이 출렁거리는
그런 사람과는 때때로 만나야 한다.

그리워하면서도 만날 수 없으면
삶에 그늘이 진다.

그리움이 따르지 않는 만남은
지극히 사무적인 마주침이거나
일상적인 스치고 지나감이다.

마주침과 스치고 지나감에는
영혼의 메아리가 없다.

영혼의 메아리가 없으면
만나도 만난 것이 아니다.


- 법정스님의 <'버리고 떠나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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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오래 가는 비결


진짜 사랑이니 가짜 사랑이니,
첫사랑이니 두 번째, 세 번째니 따지지마.
그 시간에 차라리 오늘 저녁에 둘이서 뭐 먹고 뭐하고 놀까,
그 생각을 해. 그게 훨씬 기분도 좋고
사랑이 오래 가는 비결이니까.


- 양순자의《인생 9단》중에서 -

 

 

 




* 언제나 꽃길을 걷고 이슬만 마시는 게
사랑이 아닙니다. 그런 사랑은 오래 가지 못합니다.
평범한 일상의 삶속에 잘 녹아든 사랑이어야 오래 갑니다.
가장 '사소한 일'에서도 지축을 흔드는 기쁨을 찾아내며
함께 일구어가는 사랑이 진짜 사랑이고 오래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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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 시계

사람의 시간은 모두 같습니다만
사람들 마음속의
시간은 저마다 다릅니다

사람들이
갖고자 하는 시간은 짧고
사람들이
버리고자하는 시간은 길고
사람들이
맞고자 하는 시간은 더디고
사람들이
피하고자 하는 시간은
빠르게 다가옵니다.

시간은 같지만
마음속의 시계는 저마다 다릅니다.
우리가 바꿀수없는
시간의 흐름에 대한
단 한줄의 위안은 이것입니다

"마음의 시계"를 늦춘다면
행복은 좀더 길게 당신곁에
머물수있을 것입니다.

-<느린날의 행복편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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