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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 독살사건 2 - 효종에서 고종까지
이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유달리 독살설이 끊이지 않았던,그리고 실제로 몇몇은 누가 봐도 거의 독살되었음을 추정할수 있는 왕들이 많았던 조선왕조. 이 2권짜리 책은 그러한 조선왕조 역대 27명의 왕과 세자들 중 독살설이 제기된 분들을 다룬 대중 역사서다. 물론 대중 역사서라 해도 단순히 쉽고 재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내용과 사료들을 다루고 있기에 좋은 역사 공부가 되기도 하고. 두권을 합쳐 두께가 상당하지만 손을 놓지 못하고 읽을만큼 흥미진진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1권에서는 문종,단종,예종,연산군,인종,선조,소현세자를-그리고 2권에서는 효종,현종,경종,정조,사도세자의 후예들,효명세자(순조의 요절한 장남),고종을 다루고 있다. 이미 익히 귀에 익은 왕들도 있고...또 '어라 이 왕까지?!'라고 놀랄만한 왕이나 세자도 있는데~

가장 유명한 독살설의 주역은 역시 선조와 정조,고종이라 생각한다. 우선 선조의 경우 여러 역사 드라마에도 나왔듯이 궁녀 김개시가 올린 떡을 먹고 급체로 죽었다는 설이 파다하고. 또한 정조는 실록에도 나와있지만 죽음 직전 정순대비가 좌우를 모두 물리고 들어가있다가 잠시후 '왕이 붕어하셨다' 라고 고하는 등 정사의 기록 자체로도 의심의 여지가 많은듯 하다. 왜냐하면 왕의 죽음 바로 전에 아무리 대비라지만 여자 혼자 들어가 있었다,라는 것은 시대상 있을수 없는 일이니까.

물론 정조의 경우 최근 적대적 관계였던 대신 심환지와의 서신교환사실이 새로 발견되어 독살설에 전환점을 마련하긴 했지만...정적과 편지를 수없이 주고 받았다해서 친했다,라고 볼수만은 또 없는것 아닐까? 정권의 주역이 누구에게 넘어가느냐 하는 시점에선 친부모 형제지간이라 해도 서로 죽고 죽이는 것이 당시 권력의 비정함일진대-하물며 생판 남인 오랜 적임에랴 더 말할 것이 없다고도 볼수 있을듯.

아울러 고종은 이미 명성황후가 참담하게 시해당한 후였으니 일본에 있어 유일하게 남은 걸림돌이었던 터-갑작스런 붕어는 별다른 증거없이도 배후에 일제의 흉계가 있음을 능히 짐작하게 한다.

또한 소현세자. 유명한 이야기지만 오랜 인질생활을 겨우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어전에서 인조에게 벼루를 맞아 이마에 피가 철철 흘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왕의 이유없는 미움을 받았던 세자. 신진문물을 가지고 새롭게 조선의 앞길을 개척하려던 젊은 세자는 왕권에 도전하는 자로 비춰졌던 셈이다.
이 역시 정조의 경우처럼 정식 사료에조차 '죽은 후 시신을 보니 얼굴이 시퍼렇게 변해있고 칠공에서는 피가 흘렀다'라는 기록이 남아 있다. 그 건강했던 세자가 3일만에 병으로 죽었다는 것도 이상한 일이거니와 파랗게 변한 얼굴 및 칠공의 피라는 것은 독살의 직접적인 증거라 할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약간 어어? 스러운 연산군. 대체 어떻게 독살설이 나왔는가? 하면 이미 이 책말고도 (제목이 잘 기억나지 않는) 다른 책에서 봤듯이...추운 계절에 죽었는데도 여름질병으로 죽었다,라고 공식기록에 나와있다. 반정이라는 명목하에 비정상적으로 등극한 중종 세력측에서는 전왕이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위협이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참고로 조선시대 왕권이 가장 강력했던 왕은 묘하게도 연산군,이라고 하니 그에 관한 기록은 반정으로 인한 것과 더불어 심하게 각색되었을 가능성도 높을 듯 싶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 그렇기에 더더욱 만일이란 것을 생각해보게 된다.
만일 왕들의 죽음을 최근 시대처럼 자세히 파헤쳐볼수 있다면...그 배후에 무엇이 있었는가를 자세히 알수 있었다면...역사는 또 어떻게 달라졌을까? 특히 소현세자나 효명세자처럼 요절한 비운의 세자들을 다룬 부분을 읽다보면-우리나라의 지난 고통마저 떠오르는듯 하다.

연산군이나 선조는 그렇다치고-만일 나머지 그들이 살아 왕위를 이었다면 우리나라는......과연 어떻게 되었을까,하는. 그런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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