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노회찬, 철거민
[Column of Column] 용산 참사 뒤에는 무엇이? 삼성의 돈벌이!
 
 
 

2009년 1월 19일과 20일은 삼성의 나날이다. 민주주의라는 이 멀쩡한 사회를 실제 지배하는 게 누구인지, 그리고 그 지배 아래에서 우리의 삶이 어떠한지를 숨김없이 보여준 이틀이다.

일주일 전쯤, 어느 술자리에서 누군가가 ‘고위관료’라는 출처를 달며 강만수가 물러나고 윤증현이 등용될 것이라 전했고, 나는 별 생각없이 또 다른 술자리에 그 소식을 옮겼다. 아마도 정보 보고를 위해서인 듯 대기업의 후배 하나가 “윤증현이 맞냐?”고 되물었고, 나는 그렇다고 답했다.

내가 ‘윤증현’이라 생각한 것은 그리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명박 정권으로서는 윤증현을 최선의 카드로 여길 것이기 때문이었다. 지난 국회에서의 충돌이 경제실적을 보이지 못한 이명박 정권의 초조함에서 비롯되었고, 재벌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금산분리를 완화하겠다는 나름의 계산에 의한 것이었음은 어렵잖게 짐작할 수 있다.

19일 정부 개각, 19일 삼성 사장단 인사

윤증현은 노무현 정권 당시 대표적인 금산분리 완화론자였을 뿐더러 삼성에버랜드, 삼성생명을 위해 물불 안 가리는 충성을 과시했었다. 청와대가 개각을 발표한 19일 삼성은 구조조정본부 재무 출신자들과 삼성생명, 삼성카드 등의 파이낸셜 담당자들을 승진시키는 사상최대의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삼성은 21일 사장단협의회를 열어 투자조정위원회 구성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19일, 노회찬 전 의원은 피고로, 이학수 삼성 고문은 증인으로 재판정에 섰다. 검찰은 징역 1년, 자격정지 1년을 구형했다. 범죄를 모의한 삼성 재벌 일가와 도청한 안기부 직원은 아무 처벌도 받지 않았지만, 범죄를 폭로한 노회찬에게는 징역형이 구형됐다.

2005년 노회찬 폭로 한 달 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삼성경제연구소 이언오 전무를 국가정보원 최고정보책임자(CIO)로 임명해 삼성이 도청당할 위험을 원천봉쇄했고, 이명박 대통령은 아예 처음부터 김앤장의 삼성 담당 변호사를 국내 총책인 국가정보원 차장에 앉혔다.

이제 마무리 수순이다. 담당 판사는 촛불시위자들에게 실형을 선고한 강경 판결로 유명해진 사람이고, 서울시장 선거를 준비한다는 노회찬은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위기에 처하게 됐다.

폭력시위와 강경진압


   
  ▲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 불길에 휩싸인 용산 철거민 농성 건물, 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 용산4구역 개발조감도

용산 4구역은 삼성 땅이다. 삼성 땅에서 사람들이 죽었다. 삼성은 용역깡패 전문회사고, 대한민국 경찰은 언제나 용역깡패들의 앞잡이였고,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는 촛불 강경진압의 빛나는 위훈으로 영전한 인물인데, 참사 아닌 다른 무엇을 기대했단 말인가?

결국 책임은 폭력시위자들과 강경진압자들에게 돌아가고, 삼성은 영원할 것이다. 들끓을 여론도, 사람의 생명도 돈보다 길거나 귀하지 않다. 태안 앞바다에 기름을 쏟아 부었어도 삼성은 무사하다.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으니까.

용산 4구역 116,591평이 평당 3,800만 원에 분양된다면 그 총액은 4조 4천억 원에 이르고, 그 중 삼성물산 지분은 4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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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선생님과 아이들은 언제까지 눈물로 만나야 할까?
-성태에게(1)

겨울 방학을 앞둔 2008년 12월 10일 신문, 방송에서 ‘엉뚱한’ 교육 소식 하나가 튀어나온다. ‘서울시 교육청은 징계위원회를 열고 일제 고사를 앞두고 학부모들에게 불법 가정통신문을 보내고 체험 학습을 안내하여, 공무 집행을 방해한 교사 일곱 명에 대해서 파면, 해임을 의결했다’고 하는.

이 소식이 ‘엉뚱한’ 것은 일제 고사를 앞두고 가정통신문을 보낸 일, 일제 고사 대신 체험학습을 할 수도 있다는 안내를 한 일이 ‘공무집행 방해’에 해당하며, 그렇다고 교사로서 ‘사형 선고’나 다름없는 파면 해임을 의결했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에 있다.

이 일을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자. 2008년 10월 14일~15일 이틀 동안 온 나라 초등학교 6학년 교실에서 ‘일제고사’(학업 성취도 평가)가 치러졌다. 이 시험을 앞두고 꽤 많은 선생님들은 ‘전국 단위 일제고사’가 아무래도 아이들한테 도움이 되지 않을 거 같다는 ‘교사 양심에 따른 판단’에 따라, 반 아이들과 일제 고사의 문제점을 토론하고, 학부모님들에게 편지를 보내서, ‘일제고사에 대해서 잘 판단해 보시고,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지 않으면 다른 길도 있으니, 현명하게 선택하시기 바란다’고 안내를 한다.

그 일곱 선생님 가운데 한 분이 보낸 ‘일제고사에 관해 알려드립니다’를 읽어 보자.

(앞 줄임)
  다름 아니라, 일제고사에 대한 학부모님의 의사를 여쭙기 위해 이렇게 편지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언론보도를 통해 이미 알고 계시다시피, 교육부는 오는 10월 8일, 14~15일에 일제고사를 치를 계획입니다.
그런데 연구자료 추출을 위해 표본 집단 학교만을 대상으로 했던 예년과는 달리, 올해 치러지는 시험은 모든 학교의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일제고사’ 방식입니다. 표본 집단이 아닌 학생들도 똑같이 시험을 치르고, 성적자료를 모아 통계를 낸 뒤 교육청과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활용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시험성적이 공개될 경우 성적에 따른 학생 서열화는 물론, 지역에 따른 학교 서열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 ‘성적순으로 줄 세우기’ 경쟁이 붙어 학부모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사교육 열풍이 불어 닥칠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날로 극심해지는 입시 경쟁 속에서 어린 아이들이 감당해야 할 심리적 중압감입니다.
하지만 비표집학교의 경우 일제고사는 반드시 치러야 하는 의무사항은 아닙니다. 학생과 학부모가 원치 않을 경우, 시험 대신 다른 대체 교육 프로그램을 요청할 수도 있고, 체험학습을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아래 양식에 따라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말씀해주시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 편지는 이어서 ‘회신서’를 보내 달라고 부탁한다.

일제고사 참여 여부(하나만 선택하여 주십시오)
1. (     ) 일제고사에 참여 하겠다.
2. (     ) 일제고사에 참여하지 않겠다. (체험학습 희망)
3. (     ) 일제고사에 참여하지 않겠다. (대체 프로그램 희망)

이런 편지를 받은 부모님들과 아이들은 어김없이 집마다 둘러 앉아, 일제고사 참여 여부를 길게 토론하고, 드디어 아이, 부모가 합의하여, 표시를 한 뒤, 담임선생님에게 ‘회신서’를 전해드린다. 일제고사 날에는 시험 볼 아이는 시험을 보고, 체험학습을 떠날 아이는 부모님과 함께 다녀오고, 또 어떤 아이들은 학교도서관에서 시험 대신 책을 읽었다. 그리고 두 달 뒤 어느 날 ‘자신들이 일제 고사 대신 체험 학습을 간 일’ 때문에 담임선생님 목이 뎅겅 날아가는 일을 눈뜨고 봐야 하는 일을 당하게 된다. 그것도 초등학교 졸업을 바로 얼마 남겨 놓지 않고서.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가?

서울시교육청은 12월 10일 징계 의결 사실을 언론에 알리면서 ‘징계 대상 교사 가운데는 자기 아이는 일제고사에 응시한 경우도 있었다’고 해서, 마치 일곱 선생님들이 ‘자기 자식은 시험을 보게 하고, 남의 자식들은 시험을 못보게 망친 파렴치한 사람들’이란 낌새를 흘리기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 나라에서 가장 힘이 세다는 신문들은 이를 아주 굵은 글씨로 퍼다나르기도 했다. 내친 김에, 서울시교육청이 내놓은 ‘징계요구서’도 같이 읽어 보자. 여기에는 일곱 선생님들 죄목을 ‘성실 의무 위반’, ‘복종 의무 위반’으로 들었다.

성실 의무 위반
-학업성취도평가와 관련하여 학교장 결재 없이 임의로 제작한 평가관련설문지를 배부하여 평가 응시 참여 여부를 선택·회신하도록 하는 등 고의로 학생들의 응시 거부를 유도함.
-담임 임의의 평가관련설문지에서 체험학습을 선택하도록 하고 체험학습을 선택한 학생에게는 일부 단체가 실시하는 체험학습에 참가하도록 안내함으로써 학교장의 승인 없는 비정상적 체험학습을 학생들이 참여하도록 조장함.

복종 의무 위반
-학교장이 미응시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도록 지시하고 담임 명의의 평가관련 설문지를 발송하게 된 경위 및 학생들의 미응시 관련하여 확인서 제출을 요구하였으나 이에 불응함.

교육청이 일곱 선생님들이 교사로서 한 교육 행위를 두고 들이민 ‘성실과 복종의 의무 위반’이라는 잣대는 마치 전쟁 상태에서 명령을 받아서 움직여야 하는 군인들에게나 어울릴 법한 내용이다. 이십년 전에 천오백 명이 넘는 ‘전교조 가입 교사들’을 강제 해직시킬 때도 같은 잣대를 내세워서 그랬다. 일제 고사의 문제점을 알리고, 이를 학부모가 아이들 하고 의논해서 다른 길도 선택할 수 있다고 알린 것이 ‘응시 거부 유도’, ‘비정상적인 체험학습 참여 조장’, ‘정상적인 성취도 평가 시행 방해’에 해당하기나 할까.

몇 걸음 물러나서 교육청이 주장하는 대로 그렇다고 하자, 그러면 그 편지글 읽고 체험학습을 가겠다고 결정한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또 뭔가? 일제 고사 첫날 교장 교감 선생님들이 학부모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고(이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아이들을 불러서 다그치고(거의 협박 수준이었다고 한다.)했는데, 둘째 날에도 체험학습을 떠난 아이들이 꽤 되는 것은 선생님의 유도와 조장에 따라 움직인 ‘로봇’이란 말인가? 따져보면 볼수록 말이 되지 않는, 아이들 말대로 ‘개념이 없는’ 교육행정당국의 ‘관료주의’가 답답하고, 슬프다.

또 하나 아무리 일곱 선생님의 행동이 지나쳤다고 해도, 교사로서 생존권 박탈에 해당하는 파면, 해임 처분은 정당한가?에 대해서는 더 많은 비판이 쏟아져나왔다. 엄청난 잘못을 저지르고도 훨씬 낮은 처분을 받고 교단에 서 있는 교사들이 있는 경우에 비추어서도 그렇다.

이번 ‘일제고사’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을 곱씹어보면, 일곱 선생님과 그 반 아이들, 학부모님들이 당한 어처구니 없는 일은 어쩌면 시작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 지금 정부가 들어선 뒤부터 벌이고 있는 일제 고사 부활, 영어 몰입 교육, 국제중학교 설립 강행, 자립형 사립고 늘리기 같은 정책은 한결같이 아이들과 교사, 학부모에게 지금까지보다 더 힘든 경쟁의 길로 가도록 내몰고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좀더 높은 점수를 따는데 매달리도록 하는 일, 그것은 아무리 좋은 말로 둘러댄다 해도 ‘교육’이 아니라 ‘입시 공부 기계’를 만드는 일이다.

공부를 못해도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꿈을 키워가도록 하고, 내일이 아닌, 바로 오늘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학교. 시험 점수 1, 2점으로 석차가 바뀌는 경쟁 상대자가 아니라 참된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는 교실. 이런 모습이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움직이는 공교육이 가야할 길 아닌가? 그걸 가로막는 교육 행정 당국의 일방 통행 정책에 맞서서 일곱 선생님과 아이들, 학부모들이 흘린 눈물은 거꾸로 언젠가 밝고 환한 웃음으로 다시 피어나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이 나라에 어떻게 희망을 두고 살아갈 수 있을까?

이제 답은 교사들, 학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찾아 나서야 한다.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 따라 하는 ‘기계’가 아니고, 스스로 자기 생각을 갖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사람을 기르는 교육을 위해 여럿이서 함께 할 수 있는 길은 엄청나게 많다.  

‘해직당한’ 일곱 선생님들이 소청심사위원회와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받아서 어서 아이들 곁으로 돌아가실 수 있기를, 그리하여 아이들과 학부모들과 손잡고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고’ 즐겁게 지내는 날이 오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빈다.

*선생님 일곱 분(최혜원, 설은주, 박수영, 송용운, 김윤주, 정상용, 윤여강)과 아이들 모두 힘내시라 응원하는 말 한 마디 건네는 일은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http://happyedu.jinbo.net/g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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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농성 진압중 6명 사망 `참사'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20일 새벽 서울 용산 4구역 철거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농성중인 한강대로변 재개발지역의 한 건물 옥상에서 경찰의 강제진압이 진행된 가운데 옥상에 설치한 망루에 불이 나 쓰러지고 있다. 이들은 정부에 이주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며 지난 19일부터 시위를 벌여왔다. 2009.1.20.  scoop@yna.co.kr

강제진압 과정서 화염 치솟아 20여명 사상자 발생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경찰이 용산 재개발 지역에서 점거농성을 벌이던 사람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농성자 5명과 경찰 1명 등 6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부상하는 비극적인 참사가 발생했다.

   농성자들이 시너 통을 쌓아두고 화염병을 던지는 극한 상황에서 경찰이 특공대를 동원해 강제진압에 나서면서 인명피해가 발생, 과잉진압 논란도 벌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한승수 국무총리가 즉각 유감을 표명하며 진화에 나섰으나 야당은 차기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공세에 나섰다.

   ◇ 참사 순간 =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한강대로변 재개발지역 4층짜리 건물에서 전날부터 점거농성 중이던 철거민들을 경찰이 강제 진압하는 과정에서 농성자 5명과 경찰관 1명이 숨지고 23명이 부상했다.

   병원에 이송된 부상자 중에는 심한 화상을 입은 중상자도 포함돼 있어 추가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42분 10t짜리 기중기를 이용, 경찰 특공대원들이 타고 있는 컨테이너 박스를 철거민들이 농성중인 건물 옥상으로 끌어올려 본격적인 진압 작전에 돌입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진압이 시작된지 40여 분만인 7시24분께 철거민들이 옥상에 설치한 5m 높이의 망루에서 갑자기 불길이 치솟으면서 옥상 전체로 번졌고, 망루는 1분도 안돼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농성자들은 화염병을 만들기 위해 시너병 70여통을 쌓아놓았는데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불이 시너통에 한꺼번에 옮겨붙으면서 폭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6명의 사망자 대부분이 이 과정에서 숨진 것으로 추정되며, 경찰은 이들의 신원을 파악 중이다.

   경찰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농성자들이 진압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시너를 뿌리고 화염병을 던져 화재가 발생했다고 참사 원인을 밝혔다.

   ◇과잉진압 `논란' =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6명의 인명 피해가 난 것에 대해 경찰이 지나치게 무리하게 대처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철거민들이 인화물질인 70여 개의 시너 통을 쌓아두고 연방 화염병을 던져대는 극한 상황인데 서둘러 특공대원을 투입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경찰이 기중기를 이용해 특공대가 탄 컨테이너를 들어 올려 건물 옥상에 내려놓는 과정에서 철거민들이 컨테이너를 향해 던진 화염병이 컨테이너 벽을 맞고 다시 옥상 안으로 떨어져 옥상 곳곳에서 작은 불길이 일기도 했다.

   경찰은 진압 작전을 시작하기 전 건물 주변에 농성자와 특공대의 추락에 대비한 매트리스도 설치하지 않는 등 안이하게 대처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진압이 거의 마무리됐을 때 농성자 3명이 건물 밖으로 상반신을 기울이고 구호를 외치는 것이 목격돼서야 부랴부랴 건물 주변에 매트리스를 깔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비록 철거민들이 극렬하게 저항하긴 했지만 점거한 시간이 25시간밖에 되지 않았고 대테러 임무를 수행하는 경찰특공대를 투입할 정도로 급박한 상황이었느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철거민들이 경찰과 행인에게 새총으로 유리구슬과 골프공을 쏘고 화염병을 던져 주변 상가와 건물에 불이 났으며 증거수집을 위해 나선 경찰을 폭행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 검찰 수사 =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검사장급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구성,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3시 브리핑에서 "이번 진압 작전은 19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에서 김 서울청장이 주재한 대책회의에서 결정됐다"고 밝혀 검찰 수사가 향후 김 청장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bana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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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마산에서 친구 가족이 와서  서울 구경을 하러 갔다 .

여러 일정 가운데 한 가지 영화 관람 .

수원에서 상영하지 않는 영화를보러  가끔 시네큐브에 가는데 <워낭소리 >역시

아직은 수원  상영 소식이 없다 .

 

평생 농사를 짓던 노인은 사십 년이나 산 소하고 교감한다 .

도와주니까 아끼다가 차츰 친구가 되었을 거다 .

사십 년 동안이나 일을 하면 살아온 소는 기력이 다할 때까지

노인의 노예로 친구로 산다 . 친구였을까?

노인이 구술하는대로 '인간이라면 노인을 때려죽였을'지도 모른다 .

그렇게 평생을 부려먹었으니 .....

 

그런데 차츰 보니까 최원균할아버지 자신도 삶 속에서

노예처럼 일했다 . 노인의 젊은 시절

어느 하루 편히 쉬고 호의호식했을 거 같지 않다 .

그런 봉화 산골에서 자식 아홉을 굶기지 않고 키우려면

얼마나 일해야만 했을지...무슨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냥 묵묵히 자고깨면 일해야 했겠지......

 

유기농을 해야한다는 의식 자체도 없이

그냥 자신의 몸과 소의 노동력을 이용해서 일하고 또 일하고 또 일하는 노인......

선거며 민주주의며 광우병 소 수입이며 지역감정, 뭐 그런 거 다

이웃사람들 스토리라고 여겼을 거다 .

내재적 관점으로만 본다면

삶은 흔들리면서 끝없이 한 방향으로 , 완결하는 순간까지 살아간다는 것을

소가죽을 뒤집어 쓰고 산 한 인간을 통해 보여주는 듯한 , <워낭소리>.......

다큐멘터리가 가지는 미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연출이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우리 일행은 , 아이들은  스파게티를 먹고

어른들은 명동까지 걸어가서 칼국수를 먹었다 .

시청앞에 설치한 스케이트장...정말 밥팔아서 *사먹는  것처럼 보였다 .

비현실에서  초현실로 업그레이드한  기분이랄까

소처럼 걸어가면서도  살아야만 하는 걸까 오만가지 상념이 오락가락.

 

 아무도 재밌냐 감동적이냐 어떠냐 입에 올리지 않고

남은 일정대로 움직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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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둘이 사는 게 그렇게 힘든 건 없었다 . 혜준은 원래 굉장히   잘살겠다는  꿈을 꾸지 않았다 . 잘 사는 친구들이 있으면 안 만났다 . 시집 잘 간 친구들도 만나지  않았다 . 아주 잘 나가는 사람들도  물론 만나지 않았다 . 영화에서 보는 건 괜찮았다 . 이상하게도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저건 ‘뻥이야 ’ 하는 게 느껴졌다 . 그래서  아무리 호화롭게 사는 사람들이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를 본다 해도 부러워서 가슴 깊이 질투를 느끼는 실감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살아있는 사람들이 현실로 보여주는 부유함과 여유로움, 호화로운 모습을 참아내는 건 힘들었다 . 그래서 의뢰가 들어오면 그들이 알려주는 집이 어느 동넨가를 보고 우선 사는 정도를 짐작하고 간다 . 동네에 따라 아파트 평수에 따라 재산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 또 막상 가서 가재도구를 보면 그 집이 어느 정도 살림규모를 가졌는지  알 수 있다. 재산이 있건 없건  석 삼년을 가르쳐도 물 한 잔 안 주는 집도 있다.  다과를 내오는 경우 그릇과 음식 종류에 따라 사는 처지를 짐작하는 게 가능했다 . 종이컵을 쓰는 집도 있었고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컵을 쓰는 집도 있었다 . 빵집이나 동창회에서 주는 기념 물잔을 내오는 집도 있고 특별히 손님용으로 쓰는 금테 두른 찻잔을 내오는 집도 있었다 . 오비맥주에서 주는 로고 박힌 유리잔에 물을 담아서 받침도 없이 주는 집도 있고 크리스탈 잔에 물을 담아 얌전하게 컵받침을 받쳐서 쟁반에 담아 갖다주는 집도 있었다 .훼미리 오렌지주스를 주는 집도 있고‘오렌지맛오렌지’를 주는 집도 있고 자기네 먹다가 남아 유통기한 아슬아슬한 우유나 두유를 주는 집도 있고 삼 년 동안 똑같은 잔에 똑같은 봉지에서 나온 우롱차를 주는 집도 있었다 . 갈 때마다 간식을 만들어 주는 집도 있고 천원에 한 팩짜리 꿀떡만 주는 집도 있고 냉동실에 자리만 차지하는  오래 된 음식을  해동해서 주는 집도 있었다 . 그런 음식에선 오래된 이끼 냄새 같은 게 풍겼다 . 자기네는 안 먹지만 버리기는 아까운 음식을 처리하기에 좋은 대상이 사교육 강사인가 ? 어쨌든 그런저런 대접을 받으면서 혜준은 이십 년째 사교육 강사를 했다 . 공교육이 정상화되고 사교육이 필요 없어지면 보리밥장사를 해야지 생각하면서 이십년 째 그 일을 했다 . 잘 살면서 어이없는 음료를 주는 사람들에게 복수라도 하듯 이마트에서  게산원하는 중년여성들이 시간당 사,오천 원 받을 때  오륙 만 원을 받으면서도 분했다 . 듣자하니 변호사 새끼들은 시간당 이십만 원을 받는다며 ?그렇게 자신을 합리화했다 .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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