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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는 아무 것도 물질적으로 주고받고 하지 않으면서 함께 일하는 사람입니다.

말로는 동지라고 하면서 뭔가 주고받으면 그건 계보거든요.

계보는 이해관계로 결속한 것이죠.

그러니까 우리 정치인들 보면 내 공천 받을 때 저 사람이 결정적으로 나를 도와줬다,

이런 부채의식 하나가 십 년씩 따라다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좋은 공천을 나는 하나도 따준 게 없고, 

우리가 도와줬던 사람들은 뭔가 빚이 있어서가 아니라

서로의 생각을 좋아하는 사람들입니다. 이게 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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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보기에는 고스톱은 인생을 배우는 무대가 될 수 있습니다.

광이나 피를 최소한으로 모아야 박을 면하니까,

유비무환의 자세를 기르고 포트폴리오 투자 교육을 할 수 있죠.

자기 패가 완전히 불리할 때는 버릴 패를 절묘하게 버리면서 

쇼당 찬스를 만드는 건 위기극복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다른 데서는 다 무시하는 피를 많이 모아 가지고 이길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민주적인 원칙을 구현하고 있는 놀이이고,

그밖에도 장점이 여러가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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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무 현

      - 고은


모든 것을 혼자 시작했다 

중학교, 고등학교

졸업하고

사법고시 합격하여


암울했던 유신독재 시절

침울했던 5공독재 시절

부산항 일대의 인권의 등대가 되어


그는 항상 가난한 사람 편이었다.

그는 항상 어려운 사람 편이었다.

 

국회에서 모두들 앞으로 나와 비까번쩍할 때

그는 수줍어하듯 홀로 물러나 그늘이 되었다


거짓과 위선이 득세하는 정치판에서

그는 아마 정치를 하기 어려우리라.


속에서

속에서

우러나오는



진실, 진실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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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쪽)

언제부터 한국인은 정의와 진리를 수호하는 데 비겁하고 옹졸한 인간들로 되어버렸을까.

나는 자책감을 느꼈다.

"한국의 노동운동은 아래의 근로자들로부터 위로 솟구쳐 올라가는 

노동운동이 아니라,

편의에 의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고 있는 듯한 노동운동이 되고 있어요.

이래서는 되지 않습니다. 

근로자들이 밑에서부터 자기 권익을 수호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하며,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학생들이 근로자들의 권익을 옹호하는 운동을 일으켜야 합니다.

하여튼 전태일 씨의 분신자살은 획기적인 살신성인의 의거입니다."




(163쪽)

이 글은 평범한 사람들이 바라는 조그마한 행복이 무엇보다도 소중하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인간은 누구를 막론하고 자신의 행복한 삶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또한 그러한 삶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제약이 부당하게 가해져서도 안 되며,

그것을 파괴하는 어떤 행위도 정당화 될 수 없다.

그러나 오늘날 고도로 분화된 산업사회 속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한 과심을 자기 자신의 문제,

즉 개인의 문제로만 수렴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울타리를 정해 놓고 그 속에서 안주하며 

이웃들에게 눈 돌릴 겨일도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이와 같은 굴레의 연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이웃이 누구이며,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소홀하기 쉽다.

현대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전달매체의 다양한 분화와 발달로 인해 

다른 사람들의 삶의 모습과 생각들을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표현 매체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의 생각은 접하기가 쉽지 않다.

혹 그것들이 표현된다 하더라도 보이지 않는 제약이나 전달자들의 의도에 가려

참모습이 드러나지 못하는 경우 또한 없지 않다.

개개인의 삶의 과정들이 한데 모여 드러나는 총체적 현상을 우리는 문화라고 이름 짓는다.

나날의 삶이 시간 속에 무르녹아 역사의 부분을 이루는 이 문화엔,

그 가운데 사실의 기록으로 드러나 있는 부분과 드러나 있지 않는 부분이 공존한다.

실제로 드러나 있지 않은 부분 속에 더 많은 삶의 애환들이 담겨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153쪽)

우리는 작가입니다.

우리는 각자의 말을 합니다.

우리는 각자의 글을 씁니다.

우리는 각자의 나라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리가 쓰는 글의 바탕에 언제나 인간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념이 아니라 사람의 편에 섭니다.


우리는 모였습니다.

참혹한 오늘을 불러온 것도 우리이지만

참다운 내일을 만드는 이도 우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정권의 야만에 분노합니다.

사람의 설 자리가 사라진 현실에 분노합니다.

우리는 보고 싶습니다.

이견을 두려워하지 않고 국민과 소통할 줄 아는 정치가의 얼굴을.

우리는 듣고 싶습니다.

아첨과 왜곡의 목소리가 아니라 공정하고 진실된 언론의 발언을.

우리는 느끼고 싶습니다.

이 땅의 주인은 국민이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확신과 자부를.

우리는 되찾고 싶습니다.

본래 우리 것인 광장과 집과 대지, 스스로 흘러 생명일 수 있는 강물을.

우리는 꿈꾸고 싶습니다.

그 어떤 권력에 의해서도 사람이 죽어나가지 않는 사회,

양심과 이성이 죄가 되지 않는 세상,

자유와 평등은 원래 사람의 것이라 믿고 자라날 수 있는 아이들의 미래를.


우리는 입을 엽니다.

이것은 사람의 말입니다.


- 2009년 6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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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6-03-19 15: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감합니다.
 

삶은 아름답습니다. 매 순간 새롭게 발견해야만 하는 영원한 모험이지요.

삶에 대해 긍정적인 시작을 지니면,

죽음이 임박했을 때 그 누구에게도 

'다음 생을 위해'라고 말할 수 있게 됩니다.

설령 그 말이 다음 생에 큰 도움이 안 된다 할지라도 말이지요.

삶은 놀라운 모험이라는 시각을 가지면

우리는 매 순간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인간은 돼지나 다른 동물들과는 다르지 않습니다.

본질적인 부분에서는 똑같은 존재예요.

유일한 차이란, 인간은 자기 삶을 스스로 빚을 수 있다는 정도겠지요.

인간은 자기 삶을 리모델링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의로 보자면, 사람은 자신이 속한 사회 역시 부분적으로 리모델링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이런 가능성이 없다면 차라리 의식이 없는 게 좋을 겁니다.

가능성이 없다면 우리는 불안에 굴복했을 테고,

인생 또한 비극이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그것을 보지 않는 것입니다.

세상에 눈을 감아버리는 것이지요.

하지만 눈을 감으면 실존적인 고민이 생깁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돼지가 되는 편이 훨씬 낫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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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어디까지나 자유인으로 살아야 됩니다.

도덕이나 법률은 일시적인 악습을 막아 낼 지 모르지만,

끝까지 인간을 참되게 이끌수는 없습니다.

원시 인간은 아무런 꾸밈이 없었습니다.

태어난 그대로 소박하기만 했던 인간 모습이 어쩌다가 이토록 추하게 타락했 버렸는지,

나의 본래의 모습은 과연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지 아무리 몸무림쳐도 방법도 능력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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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 집권자가 휘두르는 채찍 속에 수많은 인간은 노예가 되어가면서

참담한 죽음으로 몰고 가는 이 역사가 

그래도 유유히 흘러온 엄청난 비극을 바라보노라면 쓰러질 듯한 현기증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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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관계라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것은 모든 것이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상대가 선할 땐 나도 선한 것이고

상대가 악할 땐 나도 악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인간 자체가 악한 것도 아니고, 그리고 선한 것도 아니라

다만 인간은 어리석다는 것뿐입니다.

지나친 지혜로움은 사악을 유발시키고,

지나치게 착한 것은 어리석음의 원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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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이 지구상의 모든 것이 살아남기 위해선 먼저 인간이 망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싶습니다.

인간들이 완전히 없어지고 난 산천과 바다와 하늘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거기 날고 있는 새들, 짐승들, 헤엄 치고 있는 고기들.

그들은 최소한 천적에게 희생당하겠지만 인간들의 살생에서는 구제받아

더욱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저주받아야 할 것은 인간들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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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도 담도 없는 집에 이사 와서 벌써 두 주간이나 됩니다.

숨기지 않아도 되는 생활은 참으로 편합니다.

왜 사람은 필요 이상의 것을 가지려고 하는지요?

가지면 가질수록 자꾸 불행해지는 것을 몰랐던 것이

이렇게 세상을 파멸에 몰아넣게 된 것이지요.

자유라는 것은 가지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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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논문을 써야 하는 학생에게는 미래이고,

내일 아침 기획서를 제출해야 하는 김과장에겐 밥벌이다.

피 끓는 청춘에게는 연애의 방법이며,

누군가에겐 지친 삶을 위로하는 마음의 위안이다.

그리고 어떤 이에게는 타인을 향한 연민이자 보다 나은 사회에 대한 희망이다.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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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글쓰기는,

솔직함이다. 간결함이다.

꾸준함이다. 비유하기다.

돌려까기다. 웃기기다.

정확함이다. 삐딱함이다.

.

.

.

.

.

지옥훈련이다.

(1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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