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와 고독 그리고 숙명의 이야기

 

어제 우연히 20년 전에 본 영화 A.I. 이야기를 하다가, 주인공 역을 맡은 아역 배우 할리 조엘 오스먼트 생각이 났다.

 

내친 김에 위키피디아와 너튜브를 통해 검색해 보니 영화 A.I.의 원작은 따로 있었다. 1969년 브라이언 알디스라는 작가의 단편 소설 Supertoys Last All Summer Long이 원작이었다. 영화와 소설은 비슷한 얼개를 가지고 있지만, 인간이 느끼는 소외와 고독이라는 근원적인 주제를 영화 버전이 더 확장해내지 않았나 싶다.

 

일단 원작 소설의 주인공들인 헨리와 모니카 스윈튼, 데이빗 그리고 곰돌이 인형 테디는 그대로 등장한다. 원래 이 소설의 판권을 작고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사들여서 영화화를 시도했으나 수차례 제작이 연기되던 중, 1999년 큐브릭 감독이 사망하면서 스티븐 스필버르가 영화 제작의 바통을 이어받게 되었다. 아무래도 두 감독의 연출 스타일이 다르다 보니 원래 큐브릭 감독이 의도한 어두운 부분들이 스필버그식 페어리 테일로 순치된 게 아닌가 싶다.

 

원작에서 미래 세계에서 엄격한 인구 통제가 이루어진다는 설정인데, 영화에서는 기후문제로 거의 세계의 절반 이상이 물에 잠긴 상황이라는 점이 좀 다른 것 같다. 오프닝에서 사이버트로닉스의 하비 박사는 인간의 감정을 가진 새로운 스타일의 로봇을 만들겠다는 선언을 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하비 박사의 호언장담은 현실이 되었다. 불치병으로 아들 마틴을 저온상태로 보관하던 스윈튼 부부(헨리와 모니카)는 하비 박사의 제안으로 어린 아이와 똑같은 기능을 하는 데이빗을 입양하기에 이른다. 단 반품하는 경우, 폐기한다는 조건을 달고서.

 

물론 처음에 데이빗이 스윈튼 가정에 적응하는데 껄끄러운 것은 당연하다. 자신의 아들 마틴을 대신할 로봇의 입양에 소극적이던 모니카도 점점 사랑스러운 데비잇의 모습에 끌리기 시작한다. 원작에도 등장하는 슈퍼토이 곰돌이 테디가 홀로 집에 남아 있던 데이빗의 절친이 된다. 그리고 데이빗이 마틴의 빈 자리를 차지할 즈음, 기적적으로 마틴이 치료되었다는 소식이 스윈튼네 가정에 날아든다. 부모에게는 좋은 소식이었지만, 꼬맹이 로봇 데이빗에게는 악몽의 시작이었다. 누군가의 행복이 또 다른 이에게는 불행이란 말이었을까.

 

마틴은 데이빗을 사주해서 엄마 모니카의 머리카락을 잘라 오라고 사주한다. 식탁에서 시금치 사건(!!!) 등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아버지 헨리는 모니카에게 이제 마틴이 돌아왔으니 데이빗을 반품하라고 종용하기 시작한다. 반품하면 폐기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모니카는 그런 결정을 내릴 수가 없어서 결국 데이빗을 데리고 숲 속에 가서 버리고 돌아온다. 이 장면에서는 그림 형제의 <헨젤과 그레첼>이 연상됐다.

 

그 다음에는 영화의 한 축을 차지하는 지골로 조(주드 로 분)가 등장할 차례다. 여자박사를 자처하는 지골로 조는 루즈 시티에서 여성 고객들에게 기쁨을 주는 그런 로봇이다. 하지만 그는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경찰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로봇이면서 로봇 같지 않고 또 인간 같지도 않은 다중적인 캐릭터라고나 할까.

 

숲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던 데이빗은 폐기된 로봇들을 사냥해서 잔인하게 파괴해 버리는 로봇 사냥꾼 집단 <플레어 페어>에게 사로 잡히게 된다. 로봇의 존재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일단의 인간들은 숲에서 방황하는 로봇들을 잡아 잔인한 방식을 동원해서 파괴하며 즐거움을 느낀다. 스필버그 감독은 원작에는 나오지 않던 극적인 장면들을 추가해서, 점점 더 인간성이 상실되는 시대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하고 싶었던 걸까.

 

어찌어찌해서 간신히 플레어 페어 쇼에서 탈출한 로봇 데이빗은 진짜 인간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지골로 조와 함께 루즈 시티에 모든 것을 다 아는 박사를 찾아간다. 피노키오와 블루 페어리의 동화 같은 이야기는 영화에 몰입한 관객들에게는 불가능한 소설에 불과하지만, 진짜 인간이 되어 엄마 모니카의 사랑을 되찾고 싶어하는 데이빗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진심이었다. 결국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는 관심과 인정 그리고 사랑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 영화 <A.I.>는 방점을 찍어 버린다.

 

결국 물에 잠긴 맨하탄으로 사이버트로닉스의 책임자 하비 박사를 찾아가 자신의 탄생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된 데이빗.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잠수정을 물속에 잠긴 블루 페어리를 찾아간다. 그 전에 자신의 동료였던 지골로 조는 경찰에게 다시 체포된다. 그리고 물 속에 잠겨 버린 데이빗.

 

그 다음의 이야기는 좀 황당한데, 결국 빙하기가 찾아와 지구상의 모든 인류는 전멸해 버린다. 2,00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지구별을 찾아온 외계인에 의해 발견된 데이빗. 생존한 인류가 한 명도 없는 가운데 A.I. 데이빗은 외계인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해 주는 고마운 존재였다. 그들은 데이빗이 간절하게 소원하는 엄마 모니카와의 하루를 선물해준다.

 

외계인들은 인류의 흔적으로 인류를 다시 만드는데 성공했지만, 단 하루 밖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데이빗에게 알려준다. 때마침 모니카의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던 곰돌이 테디의 도움으로 데이빗은 2천년을 기다린 꿈을 마침내 이룬다. 그리고 소멸한다.

 

개인적으로 <A.I.>는 정말 슬픈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엔딩은 결국 필멸의 존재인 인간의 숙명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들어 주는 명장면이 아닐까 싶다. 큐브릭이 이 영화를 만들었다면 과연 어떤 스타일로 만들었을지도 궁금하다. 스필버그 스타일의 동화적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지 않았을까 싶다.



영화에서 빛나던 데이빗의 요즘 모습.

너무 달라져 버려서 좀 충격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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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1-10-31 09: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원작 소설이 있었군요.
스탠리 큐브릭이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저도 궁금하네요.
할리 조엘 오스먼트 눈코입은 그대로인데 얼굴 면적이 넓어지면서 완전 딴 사람이 되었어요.

레삭매냐 2021-10-31 10:48   좋아요 4 | URL
어제 문득 생각이 나서
검색해 보았는데...
역변이 참 안타까운 배우가
아닐 수 없네요.

그 시절에는 정말 장난 아니
었는데 말이죠.

아마 큐브릭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면 배우들이 다 미쳐
버렸을 지도 ㅋㅋㅋ

새파랑 2021-10-31 10: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역시 세월의 무게를 버틸 수 있는 사람은 얼마 없군요 ㅜㅜ
저 이영화 봤었는데 기억이 하나도 안나는데 레삭매냐님 리뷰 보니 어렴풋이 기억이 나네요 😅

레삭매냐 2021-10-31 10:48   좋아요 4 | URL
저는 개인적으로 아주 인상적
으로 본 영화라 그런지 진짜
기억이...

오늘 아침에 너튜브에서 리뷰
영상을 찾아 보았는데 대부분
기억하고 있더라구요 -

참 슬픈 영화였습니다.

얄라알라 2021-10-31 13: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레샥매냐님, Dune 팬이시죠? AI 슬펐어요. 저도...슬픈 영화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영화적인 것 뿐 아니라 후에 주드로의 변모도 슬프고요.

레삭매냐 2021-10-31 18:32   좋아요 2 | URL
그렇습니다. 영화 나오기 전에
책을 먼저 보겠노라고 작심했
으나, 작심은 작심으로 끝나
부렀습니다. 그런 거죠.

A.I. 영화는 곱씹을 수록 슬프
지 않나요... 주드 로는 츤데레
같았어요.

mini74 2021-10-31 18: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예요 ㅎㅎ헉 나의 데이빗이 이럴리 없어요 ㅎㅎ 자꾸 보니 귀엽네요.

레삭매냐 2021-10-31 19:18   좋아요 2 | URL
생각하면 할수록 슬퍼지는
그런 영화라고나 할까요 -

데이빗의 역변에 좀 충격
먹긴 했습니다.

붕붕툐툐 2021-10-31 20: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변의 아이콘이군요~ 그 귀욤한 아이는 어디로? ㅎㅎ 저도 몇번 보려고 했는데 못 본 영화예요~ 이렇게 만나니 찾아봐야겠어요!

레삭매냐 2021-11-01 07:27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한 때 잘 나가던
아역 배우였는데 나중에 커서
잘된 영화 제목은 들어본 적
이 없어서리...

라로 2021-11-01 15: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연기 잘하는 꼬마라고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어렸을 때 모습이 보여요!! 저도 아주 좋아하는 영화에요,,, 넘 슬픈...ㅠㅠ
듄은 아직 못 보고 있어요. 10월은 왜 이리 바쁠까요!!!ㅠㅠ 11월은 듄 보는 목표!!^^;;;

레삭매냐 2021-11-01 18:36   좋아요 2 | URL
어려서 그렇게 연기를 잘했는데
커서는 어떤지 모르겠네요...

<듄>은 반다시 보세요. 정말
황홀한 경험이었습니다.
후속편이 정말 기다려집니다.

11월도 수월치 않게 그렇게
휙휙 지나갈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라로 2021-11-01 19:59   좋아요 2 | URL
그렇죠! 저도 11월이 수월치 않을 것 같긴 해요.
11월 7일까지 숙제 3개 내야 해서 이번 주도 볼 시간이 없고,
다음 주는 저희 엔군과 동갑인 큰시누이 아들 결혼식이라 (저도 넘 놀랏습니다,,결혼이라니,,^^;;;)
일단 3째주에 보는 계획인데,,하아
12월은 더 만만찮을 것 같고요..
레삭매냐님 이미 보셨으니 부러워요.^^;;
 

오늘 아침에 책 사진을 찍고 메모리만 챙겨서 나왔다.

메모리 안에는 지지난 주말엔가 점심에 나가서 돼지갈비를 뜯고, 배가 불러서 동네 근처를 돌아다니다 찍은 사진들이 담겨 있었다.

 

항상 하는 생각이지만, 사진은 찍은 다음에 정리를 하던가 아니면 인화를 하던가 해야 하는데 그게 안되는구나 그래. 디카 시절의 비애라고나 할까. 그러다 사진이 다 날라가 버리면... 예전 아날로그 시절에는 필름에 든 모든 사진들을 현상하고 인화해 봐야 알 수가 있었더랬지.



10월에 민들레라니... 게다가 그 위에 앉아 꿀빠는 나비는 또 뭐지?


우리가 아는 자연은 우리의 생각과 다르게 돌아가는 모양이다. 민들레는 봄에 피는 꽃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땅에 떨어진 민들레 씨앗은 자기가 나고 싶을 적에 그렇게 싹을 틔우고 꽃도 피우는가 보다. 근데 왜 우리집 화분에 심은 과꽃과 해바라기 녀석들은 소식이 없는 걸까. 주변 환경은 거친 야외보다 우리집이 더 좋을 텐데... 아닌가.



예전에 커피를 잘 마시지 않았는데... 습관이 무서운 모양이다. 회사에서 점심 먹고 나서 동료들과 수다를 떨기 위해 커피를 한잔씩 하다 보니 또 안 마시면 아쉽다. 뭐 굳이 마시지 않아도 되는데. 이젠 날이 추워서 어디라도 들어가 있어야지 안 그러면 나가서 책읽을 만한 공간도 없다. 코로나 시국이라 더더욱. 야외 벤치나 가능하겠지 아마.

 

의왕 구석지에 있는 <손커피연구소>. 여기 커피가 당동의 커피 인더스트리와 함께 우리 동네 원탑이라고 생각한다. 블렌딩이 죽인다.



이 녀석은 오뉴월에 핀다는 장미가 아닌가. 민들레는 이 녀석에 비하면 양반인가.

예전에도 11월에 장미가 피어서 철없는 장미라는 제목의 글을 어딘가에 올렸더랬지. 뭐 그땐 그랬지.



의왕 푸르지오 근처에 새로 생긴 고깃집인가 보다. 닭이랑 돼지랑 같이 파는 듯. 낮시간에 가서 정체를 알 수가 없었다. 아마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지면 손님들이 오는 그런 곳이 아닐까 싶다. 작명 하나는 끝내주지 않는가 말이다. 이런 간판은 또 내가 그냥 넘어갈 수가 없지 그래.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바로 옆에 있던 역시 새로 생긴 커피집인가 보다. 아마도 부부가 운영하시는 듯. 커피를 잘 하시는지 아니면 동네 마실 플레이스인지 사람들이 제법 많아 보인다. 이 집 커피를 한 번 먹어 보고 싶었으나, 이미 손커피에서 라떼를 주문해서 들고 있어서 미처 마시진 못했다. 언제 또 먹어 보나 그래.



명색이 책쟁이이니 그래도 기승전책으로 마무리해야겠지.

그저 도착해서 어제부터 읽기 시작한 에밀 졸라샘의 <집구석들>이다. 제목에 대한 해석은 폴스태프님과 그레이스님이 지난 포스팅에서 잘해 주셨으니 패스.

 

시대적 배경은 프랑스 제2제정의 정점이었던 1861-63년 사이 그리고 장소는 파리의 어느 (서민) 아파트에 사는 군상들의 이야기인 것 같다. 주인공은 22세의 청년 옥타브 무레 씨. 아 난 근데 왜 창비 특유의 경음 표기가 왜 이렇게 마음에 안 드는지 모르겠다. 그들이 아무리 옥따브니 깡빠르동이니 해도 난 내 마음대로 표기할 것이다. 옥타브 그리고 캉파르동으로 말이다. 사적인 리뷰와 글이니 그 정도는.

 

너무 졸려서 읽다가 살포시 책을 내려놓고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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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1-10-21 10: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민들레와 나비. 계절이 착각되는 이쁜 사진이에요. 철없는 꽃들. 이상기후 어떡하나요. 손커피연구소 우와 이름 좋구요. 의왕시는 가보지 못했지만 지인이 사는 곳이라 왠지 이름이 정겨워요. 동네 마실 후 단잠 한숨 ^^ 꿀맛이지요.

레삭매냐 2021-10-21 13:41   좋아요 1 | URL
그러게 말입니다 -
아무 때나 피고 지는 꽃들을
보면서 참 그렇구나 싶더라
구요.

기후변화가 무섭긴 무서운
모양입니다.

꿀잠~ 굿이었사옵니다.

오거서 2021-10-21 12: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동네 마실 같이 다닌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감사해요 ^^

레삭매냐 2021-10-21 13:41   좋아요 1 | URL
다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였답니다.

붕붕툐툐 2021-10-21 12:1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에밀 졸라샘~ㅋㅋㅋㅋ 손커피 연구소 커피향이 여기까지 나는 거 같아요~~ 의왕이면 가까운데 도전 한 번 해봐야겠어요~^^

레삭매냐 2021-10-21 13:43   좋아요 2 | URL
의왕 구석지에 있어서 ^^

제 기억으로는 블렌딩을 고를
수 있었던 것으로...

도전 카피 카피 룸룸 !!

stella.K 2021-10-21 12: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근데 저 두 번째로 소개하신 커피 집 간판 이름이 뭔지 확실히 모르겠네요. 암튼 레삭님 갬성이 확~느껴지는 페이펍니다. 졸라 책 읽다 졸려서 주무신 거 이해해 드리겠습니다.😅

레삭매냐 2021-10-21 13:44   좋아요 2 | URL
아마 캘리그래피로 쓴 거
같아 보입니다, <손커피연구소>
입니다.

그놈의 너튜브에 미쳐 2차세계
대전 당시 롬멜이 활약하던 북
아프리카 전선 썰을 한창 보다가
책을 보려니 집중력이 현저히
흐트러져서요...

stella.K 2021-10-21 14:00   좋아요 2 | URL
아, 놋북에서 보니까 잘 보이네요.
<커피 부부>요. ^^
스맛폰은 영...ㅋ

새파랑 2021-10-21 14: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잠은 책보다가 자는게 꿀잠인거 같아요~!! 요즘은 꽃에되 계절이 없나 봅니다. 커피 부부 가보고 싶네요 ^^

집구석들 레삭매냐님의 리뷰가 기대됩니다^^

레삭매냐 2021-10-21 17:12   좋아요 2 | URL
저도 커피부부는 아직인지라 ㅋ

이제 막 시작해서 걸음마 스타일로
한 번 읽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페넬로페 2021-10-21 17: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의왕쪽에 지나가기만 하고 가보지는 않았는데 갬성이 묻어나는 의왕 산책기 잘 읽었습니다.
책쟁이들은 카페 가서 그냥 커피 마시고 나오는게 젤 아깝습니다~~
조는 한이 있어도 한 페이지라도 읽고 나와야지요^^

레삭매냐 2021-10-21 17:38   좋아요 2 | URL
아 믓져 버려라 ~~~
아주 격렬하게 동의하는 바입니다.

모름지기 책쟁이라면, 단 한 장이
라도 닐거야지요 ** 완쉐이!!!

coolcat329 2021-10-21 21:44   좋아요 3 | URL
아~~동감이에요.
저도 급 카페 가고싶네요. 조용하면서 편한 그런 카페~

서니데이 2021-10-21 18: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깥이 잘 보이는 카페 안에서 좋은 음악 들으면서 책읽고 휴대전화로 인터넷 검색하는 것 하고 싶네요. 코로나19 시작한 다음엔 해보지 못해서요.
사진 잘 봤습니다. 레삭매냐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레삭매냐 2021-10-21 19:48   좋아요 2 | URL
작지만 이제는 언제 그랬나
싶은 시절의 로망이네요...

전 조용한 카페에 가서 아무
의 방해도 받지 않고 실컷
책이나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coolcat329 2021-10-21 21: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방송 동네한바퀴같아요.
사진도 잘 찍으시네요.
아 커피도 지금 엄청 땡기네요.

레삭매냐 2021-10-22 09:32   좋아요 1 | URL
사진은... 오래 전부터 좀 찍고
싶어서 열심이었으나 요즘엔
게을러져서리 ㅋㅋ

출사가 쉽지 않네요.

mini74 2021-10-22 0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간판이며 가게가 넘 예쁘고 세련됐어요. 저희 동네는ㅠㅠ ㅎㅎ 매냐님 사진들 참 좋아서 책이 눈에 잘 안들어오는 ㅎㅎ *^^*

레삭매냐 2021-10-22 09:32   좋아요 1 | URL
아마 그 동네가 나름 신도시삘
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
새로 생긴 동네거든요.

감사합니다.
 


어제 도착한 졸라의 신간 <집구석들>.

루공마카르 총서 열 번째 책이라고 한다. 어디선가 보고는 <살림>이라고 적어 두었는데 이제 새로운 제목으로 나왔으니 나의 루공마카르 정리의 제목을 정리해야지.

 

두말할 것 없이 졸라샘의 책이라서 사들였다.

두께가 제법 된다. 그리고 보니 지난 여름에 나와서 신나게 읽기 시작한 <패주>는 마무리를 못했네 그래. 나폴레옹 3세가 꼴사납게 스당에 포위되는 것까지 읽었던 것 같은데.

 

1870년 보불전쟁의 전모를 그린 작품이라 고대해 마지않았던 작품이었는데 왜 못다 읽었는지. 어디 그것 뿐이라. 졸라샘의 책들과 나의 인연은 다 그런 모양이다.



이틀 전에 마리아나 엔리케스의 <침대 담배>를 다 읽고 나서, 아니 그전부터 읽기 시작한 안드레 애시먼의 <아웃 오브 이집트>.

 

아무래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작가의 그런 작품이 아닐 수 없다. 모두 6개의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세파르디 유대인 출신으로 조상님들이 이탈리아에 살다가 콘스탄티노플로 그리고 다시 이집트로 이어지는 디아스포라적인 삶의 여정들이 그대로 드러난다.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난 안드레 애시먼 작가도 이탈리아 로마를 거쳐 미국 사람이 되지 않았던가. 3개국을 거치는 저자의 기구한 삶부터 비범한 스토리가 아닌가.

 

아직까지는 애시먼 작가의 소설보다 자기 삶의 궤적을 그린 에세이들이 나는 더 마음에 드는 것 같다. <알리바이>가 그랬다. 그리고 <하바드 스퀘어>는 아직 번역이 되지 않아 모르겠지만, 왠지 좋아질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이건 안비밀인데 이 책은 원서로 수배해서 소장만 하고 있다. 물론 읽지는 못하고.

 

1942년 말, 롬멜의 아프리카 기갑군단이 파죽지세로 애시먼 패밀리가 살고 있던 카이로로 진격해 온다는 소식에 할머니 집에 모인 이들이 앞으로의 미래를 걱정하는 장면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유럽 대륙에 남은 그들의 친족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몰랐던 시절의 이야기들. 그들은 심지어 인도와 남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까지 갈 생각도 하지 않았던가. 언제라도 생명과 재산을 위협할 수 있는 치명적 위험으로부터 도주해야 하는 유대인 삶의 초상이라고나 할까.

 

이야기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스파이, 난봉꾼, 약장사 수준의 세일즈맨 빌리 할아버지의 입을 빌어 뿜어져 나오는 서사는 픽션을 능가하는 재미가 있다. 이런 맛에 우리가 책을 읽는 게 아닌가 말이다. <아웃 오브 이집트>의 고작 1장을 읽었지만, 내가 올해 만난 최고의 책으로 꼽기에 1도 부족함이 없어라.


아름답고 멋진 글들이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독자 제군들이여, 부디 책을 사서 읽어 보시라.

황홀하실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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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1-10-20 09: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얘기 들으니 <아웃 오브 이집트> 읽어봐야겠어요. 책 자체도 너무 예쁘네요. 졸라의 <집구석들>도 너무 궁금한 책입니다. 리뷰 기다릴게요.

레삭매냐 2021-10-20 14:00   좋아요 3 | URL
<아웃 오브 이집트> 읽을수록 재미지네요...

애시먼 작가 나름의 유머가 아주 일품입니다.
아마 후회하시지 않을 거라고 믿슙니다.

mini74 2021-10-20 11: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아이고 이놈의 집구석들 하는거 같아요 ㅎㅎ 최고의 책이라니 저도 찜. 매냐님덕에 새로운 작가를 또 알게 되네요. 안드레 애시먼 ~

레삭매냐 2021-10-20 14:03   좋아요 2 | URL
Pot-Bouille (1882) 는 1957년에
<파리의 연인들>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가 되었다고 하네요.

호기심이 마구 생기네요... 이번에
도 책 먼저 보기 전에 영화를 ㅋㅋ

페넬로페 2021-10-20 11: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집구석들이라는 제목에서 에밀 졸라의 뼈같은 글이 기대됩니다.
아웃 오브 이집트의 작가는 저에게 생소한데 이집트에서의 어린시절의 회고라고 하는데 이것도 읽고 싶어요.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는데 읽을 책이 넘쳐납니다^^

레삭매냐 2021-10-20 14:06   좋아요 3 | URL
네 <아웃 오브 이집트>는 알렉산드리아
에서 태어난 안드레 애시먼의 썰이 담긴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답니다.

잃어버린 시간과 공간에 대한 회상이라고
나 할까요.

그러게요 최근 읽을 책들이 우수수 쏟아
지네요.
다음주에는 <라스트 듀얼>을 만나야 하
는데 말이죠... 어제 미리보기로 쫌 봤는데
딱 제 스탈이더라구요.

Falstaff 2021-10-20 16: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근데 <집구석들>은 창비가 26년 전인 1995년에 <살림>이란 제목으로 이미 찍었던 책이거든요. 같은 역자인데 설마 걍 제목만 바꿔 그대로 복사한 건 아니겠지요? 아휴, 저도 사긴 샀지만 많이 아쉬운 건 사실입니다. 책값만 올리진 않았으리라고 일단 믿어야지요 뭐. C!

레삭매냐 2021-10-20 16:13   좋아요 2 | URL
그랬군요. 제가 아는 <살림>이
바로 거기에서 나온 모양입니다.

왠지 표지갈이와 가격인상 그
리고 복붙의 향기가 솔솔 나는
듯 합니다.

그레이스 2021-10-20 17:2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pot-bouille는 프랑스 식탁에 흔히 오르는 음식의 종류고, 용례를 찾아보니 faire pot-bouille avec~는 ~와 함께 살다, ~와 동거하다라는 뜻이 있네요.
각 가정의 밥상, 적나라한 삶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하면 될 듯 하네요.

레삭매냐 2021-10-20 17:23   좋아요 3 | URL
그렇군요, 게을러 놔서리 제목
만 떨렁 보고는 ㅋㅋㅋ
유용한 정보 감사합니다.

먹고사니즘의 고로움 정도로
생각하면 되겄네요.

그레이스 2021-10-20 17:24   좋아요 3 | URL
^^

Falstaff 2021-10-20 19:29   좋아요 3 | URL
불어 전공하는 사람한테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우리말로 제일 어울리는 건,
찌개백반.....이랍니다. 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10-20 20:11   좋아요 2 | URL
뽀부이유, 찌게백반 ㅎㅎ
 


 

국방TV <역전다방>의 최근 에피인 과달카날 전투에 대한 영상을 보게 됐다. 이미 그전부터 너튜브에서 열심히 보고 있는 닥터 제이의 시리즈가 많이 도움이 된 것 같다. 또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지지만, 과달카날 전투에 대해서는 나름 잘 안다고 생각하는데 맥아더의 반격이 시작된 1943630일 카트휠 작전 초반의 뉴조지아 문다를 공략하기 위한 렌도바 상륙작전은 금시초문이었다. 이런 걸 보면 진짜 밀덕의 세계는 끝이 없다는 생각이다.

 

국방TV에서 많이 본 MC 허준과 나머지 네 명의 동지들이 벌이는 밀덕 대토론은 흥미진진했다.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부분들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확신할 수가 있었고, 독일에 이어 일본도 뛰어들었다는 석유 액화 기술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새로운 발견이 아닐 수 없었다. 그것도 북한의 아오지 탄광을 거점으로 삼았었다고. 당시 아오지 탄광은 동북아시아의 패자로 군림하던 일본의 최첨단 산업의 시험장이었던 것이다.

 


일본이 미국을 상대로 해서 맞짱뜬 태평양전쟁의 출발점은 1931년 만주사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은 미국 페리 제독의 흑선내항 이후 강제개국과 극심한 내전의 과정을 거쳐 250년 동안 일본을 지배해 오던 에도의 도쿠가와 막부를 끝장내고, 대정봉환으로 일본국왕에게 다시 대권을 넘겨주게 되었다. 메이지 국왕의 출현으로 시작된 유신을 거치면서 일본은 군국주의 국가의 길을 걷게 된다. 류큐 왕국의 복속부터 시작해서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통해 이웃 조선을 식민지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 다음 목표는 만주였다.

 

영국은 백년 이상 세계 곳곳에서 북국의 강자 러시아와 벌인 그레이트 게임의 최종전을 동맹국 일본과의 전쟁을 통해 마무리지었다. 대신 동양에서 일본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영국과 미국이 전 세계의 패자로 등장하는 마당에 그들이라고 해서 안될 게 없겠냐는 자부심이 치솟기 시작했다. 게다가 일본은 계속된 전쟁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았다. 가장 대표적인 전쟁이 바로 단기결전으로 끝낸 청일전쟁이었다. 대만과 랴오둥 반도를 할양받고 엄청난 전쟁배상금을 받아내면서 군국주의 일본의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그 다음에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러일전쟁의 승리는 좀 달랐다. 전쟁에서는 이겼지만, 먹을 게 거의 없었다. 남부 사할린 정도가 고작이었다. 전쟁배상금은 한 푼도 얻지 못했다. 만주 전역에서 막대한 인적 피해와 상상을 초월하는 전쟁비용을 치렀지만, 패전국 러시아로부터 단돈 1엔도 받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 된 것이다. 이 정도는 일본 전쟁지도부에게 틀림없이 멘붕이었으리라.

 

한편 각종 전쟁을 치르면서 일본 군부의 영향력은 점차 강화되어 갔다. 사무라이 후예를 자처하는 일본 군부는 걸핏 하면 무력을 동원해서 정부 고위직 인사들을 암살하고 쿠데타를 도모했다. 1931년의 만주사변도 관동군 소속의 참모 이시하라 간지와 일단의 장교들이 저지른 하극상이었다. 그런데 일본 군부에서는 그런 관동군 장교들을 처벌하지 않고 승진시키면서 침략전쟁을 부추겼다.

 

소위 황도파로 알려진 일단의 청년 장교들이 19362-26사건을 일으키면서 일본 군부의 발호는 더 이상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나게 됐다. 그 결과, 주동자 16명이 처형되고 숱한 청년 장교들이 변방의 만주로 쫓겨나게 됐다. 그런데 자신들의 모국 일본에서 자신들이 꿈꾸던 이상향의 꿈을 펼칠 수가 없게 된 청년 장교들에게 새롭게 일본의 영역으로 포함된 만주는 엘도라도였다. 일본 육대 출신의 엘리트 장교들은 만주에서 새로운 모험에 나서게 되는데 바로 그것이 1937년 중국과의 전면전이었던 중일전쟁이었다.

 

언제나 단기결전을 선호하던 일본군은 전쟁 초기, 중국의 주요 도시들을 석권하면서 임진왜란 이래 그들의 염원이었던 중국 정복에 성공하는가 싶었다. 2년이면 전 중국을 석권할 거라는 일본 군국주의자들의 꿈은 장제스가 이끄는 중국의 완강한 저항에 무산되어 버렸다. 바로 그 순간부터 중국은 일본에게 수렁이 되어 버렸다. 거대한 중국을 인적 자원과 물적 자원이 한정된 일본이 점령하는 건 그야말로 미션 임파서블이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일본은 현상 유지를 원했으나, 태평양 건너의 큰형님 미국은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

 

동남아시아 제국을 석권한 서구 열강제국의 마지막 목표는 바로 중국이었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일본이 집어 삼키려는 것을 한 시절 동맹국이었던 영국 그리고 새롭게 세계 패권국으로 부상한 미국이 허용할 리가 없었다는 점을 일본은 간과하고 있었다. 미국과 영국은 일본에게 밀리는 중국을 쿤밍 루트와 불인 루트를 통해 공공연하게 지원하고 있었다.

 

어쩌면 일본은 그 시점부터 미국/영국을 미래의 적국으로 가상하고 제압해야 할 상대로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우려는 조금도 틀리지 않고 그대로 현실이 되었다. 미국이 19418월 전략물자인 석유 금수 조치를 취하자, 코너에 몰린 일본은 미국을 상대로 한 전쟁 계획을 짜기 시작한다. 그런데 과연 그들은 자신들보다 100배나 많은 생산력을 가진 미국을 상대로 승리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걸까?

 


당연히 연합함대 사령관이었던 야마모토 이소로쿠 같은 지미파들은 개전에 반대했다. 개전하면 엄청난 물량전이 벌어질 텐데, 과연 일본이 그런 보급 중심의 물량전을 지탱할 수 있을 것인가? 히로히토 국왕 역시 대본영 회의에서 미국의 석유 금수 조치로 개시하게 될 남방작전에 보급부터 물었다고 하지 않은가.

 

하지만 계속된 전쟁으로 재미를 봤다고 오판한 일본 군부에서는 이번에도 미국을 상대로 한 도박이 성공할 거라는 wishful thinking에 사로 잡혀 전쟁에 나서게 된다. 194111, 미국 국무장관 헐이 일본에게 보낸 최후통첩으로 알려진 헐 노트에서 미국은 아무런 조건 없이 일본이 그동안 침략해서 점령한 중국으로부터 물러나라는 강압적 요구를 전달했다. 이것은 일본 군부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사항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 전선에 숱한 인력과 물자를 투입했는데 아무런 성과 없이 물러나라는 것이 아닌가 말이다. 일본 군부에서는 강요된 전쟁이라는 미명 아래, 개전 준비에 나서게 된다.

 

중일전쟁이 조슈 군벌 육군이 치른 전쟁이었다면, 태평양전쟁은 사쓰마 번 중심의 해군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그런 전쟁이었다. 육군은 그전부터 북방의 소련을 주적으로 삼았고, 해군은 해양 강국 미국을 주적으로 상정하고 있었다. 일본 최정예로 알려진 관동군 역시 소련을 상대로 한 전쟁을 치를 목적으로 구성된 군대였다.

 

석유 금수 조치에 맞서 일본에서는 석탄에서 인조석유를 만들어내는 석유 액화 산업에 눈길을 돌렸다. 하지만 역전다방 선수들에 의하면, 100이라는 석탄을 집어넣으면 각종 단계를 거쳐 20 정도의 석유 밖에 만들어낼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 얼마나 비효율적인 사업이란 말인가. 그럴 바에야, 동남아 최대의 산유지인 네덜란드령 바타비아 수마트라섬에 있는 팔렘방 유전을 집어 삼키자는 복안이 등장했다. 결국 전쟁으로 이 난국을 타개하자는 전통적 방식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은 진주만 기습으로 미국의 태평양함대를 두들겨 부수고, 시간을 벌어 그동안 남방작전을 성공시키고 절대 방위선을 구축해서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낸다는 기본 전쟁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실제로 일본은 영국령 말레이-싱가폴, 네덜란드령 바타비아(지금의 인도네시아) 그리고 미국령 필리핀을 차례로 정복하면서 남방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여기서 역전다방 선수들은 진주만 공격에 나선 나구모 주이치의 기동함대가 두 차례 공중공격으로 8척의 미국 전함을 침몰시키는 성과를 거두고, 한 번 더 공격에 나서 유류저장고와 도크를 완파했다면 어땠을까라는 what if 상황에 묻는다. 진주만 기습에 일본에서는 귀중한 4척의 항모전단을 파견했었는데 이어지는 남방작전과 다른 작전에 투입하기 위해 더 이상의 손실을 막기 위해 철수했다고 한다. 일본군이 좀 더 진주만을 철저하게 파괴했다면, 미국은 태평양함대의 전진기지를 서부 해안으로 옮겨야 할 지도 몰랐다. 그랬다면 일본은 더 시간을 벌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역사의 가정이다.

 

[뱀다리] 지난달과 이달 들어 신나게 너튜브의 세계에 빠져 드는 통에 책 읽기도 소홀해져 버렸다. 스웨덴 러시아 덴마크 등지에 사는 이들의 솔로캠핑 아니 거의 생존훈련에 가까운 솔캠 영상도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내가 캠핑에 나설 수가 없으니 다른 이들의 캠핑을 보고 대신 즐거움을 얻는 걸까?

 


탁탁거리며 타 들어가는 야외에서 구한 장작타는 소리들은 정말 예술이다. 어떤 이들은 영하 17도의 혹한에서도 판초 우의로 얼기설기 엮은 초막 같은 집에서 하루를 난다. 대단하지 않은가? 대개의 영상들이 나무로 티피 천막 같은 걸 만들고, 그 다음에는 불을 피운 다음 온갖 베리들을 주워 먹는 아주 간단한 영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낚시를 해서 잡은 물고기들은 솔캠러들에게 귀중한 단백질 공급원이다. 이들은 자연에 절대 쓰레기를 버리지 않으며, 캠핑이며 불 피운 자리까지 원상복귀하고 자리를 뜬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캠퍼들이 그렇구나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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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1-10-18 22: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연히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을 읽어나가며 일본역사에 관심이 생겨 몇 권 역사책을 읽고 메이지유신에 대해서도 관심 가져 레삭매냐님의 설명이 이해가 쏙쏙됩니다. 제가 가장 궁금한게 왜 그들이 메이지개혁을 하고 나서 그렇게 군국주의자들이 되었는가 였는데 이 글로 잘 알게 되었습니다.
청일전쟁, 러일전쟁 승리가 그 밑바탕이 된거군요^^
전쟁은 불행한거지만 전쟁이야기는 매우 재미있습니다^^

레삭매냐 2021-10-18 23:17   좋아요 4 | URL
저는 2002년 월드컵이 열리던 해에
일본에 처음 갔었는데...

그 때 고베 근처의 타쿠미라는 곳의
숙소에서 만난 일본인 교수님과
밤에 비루를 신나게 들이켜면서, 일
본 근대사에 대해 이야기한 계기로
일본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
었네요.

제가 세이난 워 보신 워 어쩌구
저쩌구 하니 그 교수님이 깜딱 놀
라시더라구요. 니가 그런 걸 워찌
안다니 하는 ㅋㅋㅋ

제가 그때만 하더라도 아는 건 고작
<루로우니 켄신>을 통해 알고 있었
던 게 전부였는데 말이죠. 지금 다시
만난다면 좀 더 흥미진진하고 깊은
이바구를 털 수 있지 않을까...

제가 어려서부터 나름밀덕이라 고
분야의 책들을 제법 읽다 보니 여적
까지 읽게 되네요.

붕붕툐툐 2021-10-18 23: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국방 티비를 보시는 분을 실제로 알게 되다니욧~ 국방TV는 국회TV와 쌍벽을 이루는 채널인 줄 알았는데용~ 역시 레삭매냐님은 역사와 전쟁에 관심이 많으시네용~
체력 길러 백패킹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레삭매냐님도 애기 좀 크면 가능하시지 않을까용??ㅎㅎ

레삭매냐 2021-10-18 23:19   좋아요 3 | URL
아니 제가 국방TV를 보는 것은
아니구요... 그냥 그짝에서 제작
한 태평양전쟁 관련 동영상을
너튜브로 보았다는 거입니다.

전 백패킹은 소싯적에 겁나게
스케일도 크게 한 지라 이제는
휴양을 ㅋㅋㅋ

붕붕툐툐 2021-10-18 23:47   좋아요 2 | URL
우와~ 레삭매냐님 백패킹도 하셨었군요!! 경험이 진짜 많고 다양하신 거 같아요~👍👍

coolcat329 2021-10-18 23: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전쟁사에 관심이 생겨서 영화 책 찾아보고 있는데 웬 전쟁영화가 그리많은지 놀랐습니다. 국방티비 저도 찾아봐야겠네요 .
근데 저도 들은건데 일본이 진주만 3차 공격만 했어도 전쟁에 훨씬 유리했을거라는 얘기 들은적있어요. 얘네들이 전함만 침몰시키고 군항만시절 유류저장탱크 이런건 그대로 놔뒀다네요.

레삭매냐 2021-10-18 23:22   좋아요 5 | URL
요즘은 서부영화와 전쟁영화의
인기가 덜 한데...
예전에는 정말 끝장이었더랬죠.

지적해 주신 대로, 나구모 주이치
가 해군 항공대를 한 번 더 파견해
서 진주만의 유류저장과 도크를
완파했다면, 태평양 바다에서 일본
해군들이 신나게 뛰놀았을 거라고
역전다방 선수들이 분석하더라구요.

해군의 전쟁 목적은 오로지 적 함대
격멸이기 때문에, 대국적 차원에서
의 적의 전쟁 의지와 전략 목표 달성
을 간과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2차 항공대 공격에서 피해가
발행하기 시작해서, 3차는 좀 어렵지
않을까라는 나구모의 판단이 패착이
었지요.

2021-10-19 07: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21-10-19 08:57   좋아요 2 | URL
저도 전국시대 마니아라
그 분야 쪽의 영상과 책들을
찾아서 보고 있답니다.

참으로 재미지지요.

새파랑 2021-10-19 08: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쟁사는 비극적이긴 하지만 항상 흥미롭더라구요. 만약이라는 가정은 없겠지만 가정해서 생각도 해보고 ^^
<퍼시픽> 미드가 생각나네요~!!

레삭매냐 2021-10-19 08:58   좋아요 4 | URL
오오 <퍼시픽>! 거기에 과달카날
에서 람보의 모델이 된 존 바실론
중사가 나오지요 아마.

여직까지 BOB 만한 전쟁드라마는
없는 것 같습니다만.
 


 

내가 꼽은 10월의 기대작에 대해 이바구를 풀어 보련다.

 














일단 지금 선주문장을 날린 콜슨 화이트헤드의 <할렘 셔플>이다. 작가 이름만 보고 주문한 책이다. 말이 필요 없지 않은가. 무려 퓰리처상을 두 번이나 꿀꺽하신 분이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도 충격이었지만, 작년 가을에 만난 <니클의 소년들>은 끝장이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렇게 좋은 글감을 아마 영화쟁이들이 그냥 놔두지 않으리라.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나중에라도 영화로 만들어지겠지. 책을 과연 어떻게 영화로 만들었을지 궁금하다.

 

참고로 아직 배송은 시작되지 않았다.

 















다음 타자는 UCLA 교수님인 에릭 재거(예이거:내가 본 동영상에서는 그렇게 들었다)2004년에 발표한 넌픽션 <라스트 듀얼>이다. 이 책은 곧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 예정이라고 한다. 감독은 내가 사랑해마지 않아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블레이드 러너>를 만든 리들리 스콧이다. 그가 <글라디에이터>의 감독인 것도 알고 있겠지.

 




1386년 프랑스에서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한 논픽션이다. 출판사는 오렌지디라는 곳으로 신생인지 아니면 어느 유명 출판사의 임프린트인지 모르겠다. 지금 배송을 기다리고 있는 마리아나 엔리케스의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의 출판사이기도 하다. 이 출판사 혜안이 있는 걸까? 이런 수작들을 잇달아 내놓다니 말이다. 아무래도 임프린트의 향기가 솔솔나는 그런 느낌.

 

스코틀랜드 원정에서 간신히 살아 돌아온 장 드 크루주(맷 데이먼 분)는 기가 막힌 소식을 전해 듣는다. 자신의 사랑하는 아내 마르그리트(조디 코머 분)가 라이벌 자크 르그리(애덤 드라이버 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르그리는 크루주의 절친이기도 했다. 물론 흐르는 시간 속에 이제는 원수가 되어 버렸지만. 지금도 다루기 힘든 사건을 중세 프랑스에서는 과연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었을까? 범죄-스캔달-재판으로 이어지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역사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프랑스의 마지막 결투 재판이었다고 하는데, 크루주가 르그리를 상대로 결투에 나선다고 하자 수많은 인파가 그들의 결투를 보기 위해 모여 들었다고 한다. 영화 트레일러에도 등장하는 크루주와 르그리의 결투 씨퀀스는 상당히 정교하게 고증이 잘된 편이라고 한다. 만약 크루주가 결투에 진다면 그의 아내 마르그리트는 위증죄로 산 채로 화형에 처할 판이었다. 자신의 명예와 아내의 목숨을 위해서라도 크루주는 반드시 르그리에게 승리를 거두어야 할 판이었다.

 

결국 이 책도 아마 주문장을 날려야할 것 같다.

 















3번 타자는 N. 스콧 모머데이의 <여명으로 빚은 집

>이다. 역시나 난생 처음 들어 보는 작가인데, 이 책은 현대 북미 원주민 문학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라고 한다. 모든 책들을 다 살 수는 없으니 아무래도 이 책은 도서관 희망도서로...

 















마지막 4번은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던 마리아나 엔리케스의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라는 책이다. 작년에 <우리가 불 속에서 잃어버린 것들>가 현대문학에서 소개되었는데 이번에는 오렌지디라는 출판사로 갈아탔다. 역자는 동일하다. 그 점에 대해서는 마음에 든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가능하면 한 역자가 한 작가의 작품에 대해 줄창 번역을 맡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무래도 역자가 바뀌게 되면, 번역 소설을 접해야 하는 독자로서는 왠지 모를 당황스러움에 사로잡히게 되니 말이다.

 

마리아나 엔리케스는 최근 서울국제작가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 올해 부커 인터내셔벌 숏리스트 6개 작품 중의 하나로 최종심에 오르기도 했다. 참고로 다비드 오빠, 아니 디옵의 작품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라틴 아메리카 환상문학의 선두주자라고 하는데, 모두 12편의 단편이 들어 있다. 2009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올해 영어로 번역되면서 부커 인터내셔널 후보에 오르게 되었다.

 

이제 한 20일 정도 남은 10월 동안 이렇게 네 편의 소설을 읽으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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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10-12 00: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모오모~ 역시 레삭매냐님 덕분에 새로운 작가를 알게 되네요~ <니클의 소년들>이 한동안 서재에서 보였는데, 끝장이었다니 너무 읽어보고 싶네요~ 차분히 한권 한권 리뷰 올라오는 거 기다려 볼래요!ㅎㅎ

레삭매냐 2021-10-12 07:56   좋아요 2 | URL
아직 나오지 않은 책들도
있어서 속히 도착하길 바랄
뿐입니다.

그전에 모라비아의 <순응
주의자>부터 읽어야 쿨럭...

바람돌이 2021-10-12 00: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니클의 소년들은 저도 좋게 읽었는데 새로운 작품이 번역되었군요. 저도 보관함으로 쑝!
나머지 작품들도 리뷰 기다립니다. ^^

레삭매냐 2021-10-12 07:57   좋아요 1 | URL
출판사에서 콜슨 화이트헤드의 신간
은 아주 신속하게 번역한 것 같습니
다. 빨랑 도착하기만을 아기다리
고기다리~

페넬로페 2021-10-12 00: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할렘 셔플‘ 기대됩니다.
‘니클의 소년들‘에 감명받아 그나마 아는 작가라서요~~
나머지는 저한테 생소한데 천천히 조금씩 읽어나가야겠어요^^

레삭매냐 2021-10-12 07:59   좋아요 2 | URL
콜슨 화이트헤드 말고는
저도 다 모르는 작가들이랍니다.

<니클의 소년들>은 정말 수작
이었지요.

마리아나 엔리케스의 신간 첫번째
인스톨은 미리보기로 읽었는데
왠지 키로가 작가의 그것과 닮기
도 한 것 같고... 고딕 스타일다운
것 같습니다.

persona 2021-10-12 00: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초면에 죄송합니다만, 오렌지디는 리디북스의 종이책 플랫폼이라고 합니다. 좋은 책 추천 감사드립니다. 다 재미있어보이네요!^^

레삭매냐 2021-10-12 07:59   좋아요 2 | URL
오~ 그랬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몰랐네요. 리디에서 갠춘한
책들을 내고 있군요.

탁월한 설렉션이라고 생각
합니다.

초딩 2021-10-12 00: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니클의 소년들 알라딘에서 구해왔는데, 언능 읽고 할렘 셔플도 가고 싶네요 ^^
ㅎㅎㅎ

레삭매냐 2021-10-12 08:00   좋아요 1 | URL
<니클의 소년들> 받고
언능 <할렘 셔플> 고고씽~입네다.

새파랑 2021-10-12 06: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 소개해주신 네편 모두 소개가 읽고 싶게 만드네요~! 전 4번이 너무 읽고 싶네요 ^^

레삭매냐 2021-10-12 09:40   좋아요 1 | URL
일상화된 죽음이 왠지
키로가 작가의 그것과 일맥상통
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좀 더 읽어봐야겠지만요.

coolcat329 2021-10-12 06: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화이트헤드의 신작이 나왔군요.
제가 레삭매냐님 글 읽고 니클을 읽어서 화이트헤드하면 매냐님 생각이 나는데 역시나 주문을~~😅
원주민 문학도 궁금하고~
가을은 정말 책의 계절이네요.

레삭매냐 2021-10-12 09:43   좋아요 1 | URL
넵, 저도 모르는 사이에
신간이 나왔더라구요.

그래서 바로 냅다 질렀습니다 :>

원주민 문학, 고 책은 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하려구요.

mini74 2021-10-12 08: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직 배송은 시작되지 않았다. 이 문장이 왜 이리 뭔가 결연하면서 유머스러운지 ㅎㅎㅎ저도 4권 다 기대됩니다. ㅎㅎ

레삭매냐 2021-10-12 09:44   좋아요 1 | URL
그거슨... 일단 책일 도착하면
바로 씹어 먹어... 아니 확
읽겠다라는 결연한 의지의
표명이 아닐까 추정해 봅니다
ㅋㅋㅋ

고 사이에 <순응주의자> 마저
읽을라구요.

막시무스 2021-10-12 11: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른 분들 대부분 화이트헤드에 관심이 많으신것 같네요..저도 레삭매냐님의 <니클의 소년들> 끝장설에 적극 동의하면서 신작을 기다려 봅니다.ㅎ 즐건 하루되세요!ㅎ

레삭매냐 2021-10-12 14:05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국내에 기존에 세 권의
책이 나와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

게다가 퓰리처 수상 두 번이라는
아우라도 만만치 않구요.

감사합니다. 연휴 후유증이 만만치
않네요 ㅠ

독서괭 2021-10-12 15: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니클의 소년들> 끝장설!! 오오..!! 언제 읽나 모르겠으나 일단 담겠습니다. 소개 감사합니다^^

레삭매냐 2021-10-12 19:29   좋아요 0 | URL
아닛, 이달에는 왜 이렇게 군침
도는 책들이 마구 나오는 건지요 -

안드레 애시먼의 책도 질렀습니다
ㅠㅠ

화이트헤드,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