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문, 그리고 하늘에 이르는 계단 시친의 지구연대기 2
제카리아 시친 지음, 이근영 옮김 / AK(이른아침)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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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연대기 시리즈로 총칭되는 시친의 첫 번째 책에서는 어떻게 하여 신화와 유적, 그리고 문자로 남은 고대의 잔여물들, 그리고 '신'들이 기실은 우리 인류를 인위적으로 창조한 '외계'문명의 사람들이었는지를 규명하며 '니비루'라는 태양계의 12번째 행성의 존재를 규명하는것에 바쳐졌다.  그 두 번째인 이 책은 지구 곳곳에 남아있는 거대한 탑, 지구라트, 피라밋 같은 유물들이 무덤이나 기타 후기 시대의 행사를 위해 지어진 것이 아니라, '신'들, 즉 '외계인'들을 위하여 만들어진 일종의 비행장 또는 로켓 발사대인지를 매우 진지하게 하나씩 짚어나간다.

 

종교적으로 또는 신화에 의해 포장된, 문명권과 시대를 막론하고 매우 비슷한 유형의 특별한 이야기들은, 시친의 해석에 의하면, 결국 우리보다 앞서있던 '외계문명'이 지구를 개척해나간 흔적인 셈인데, 다른 이들은 몰라도 나의 종교생활에 그리 방해가 되지는 않는다.  종교 원리주의나 근본주의자들의 성서 해석만큼이나 매우 자의적인 해석, 기록을 해석할 때 필요에 따라 문자 그대로의 해석과 은유/비유를 적용하는 시친의 논증방법은, 원리주의/근본주의자들의 해석에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동일한 오류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매우 재미있는 테제를 던진다.  시친보다 약 1세기 정도 앞선 20세기 초엽의 벨리코프스키라는 아마추어 과학자가 생애를 걸고 진행하던 작업이 바로 고대의 기록과 전승에서 지구의 역사와 연대기를 찾으려하던 것인데, 그의 천재적인 직관에 의거한 논증과 해석에 따른 과학이설은 현 시대에 와서 상당부분 증명이 되었다 (학계가 인정하지는 않을지라도).  따라서 시친의 이설 역시 앞으로의 발전에 따라 일정부분 파고들 이슈들을 준다고 생각되기에, 다소 억지스러운 논증과 가설에 문제가 있지만, 그가 던지는 화두는 어느정도 진지하게 고찰해볼 이유가 있다.  결국 이는 우리가 다 알지 못하는 과거의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한 연구가 아니겠는가?  이미 제도권이 주장해온 많은 과거의 역사 사건이 후기의 연구와 발견에 따라 뒤짚혀 왔기에 우리는 시친같은 이의 도전을 진지한 눈으로 평가하고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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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홈피해킹과 투표장소변경 및 부재자투표 의혹등으로 이미 10.26부정선거라 불리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각종 청탁, 무마에 정권의 실세들이 관련된 비리사건, 대통령이 직접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최근의 내곡동 땅 사건등 산지사방에서 정권말기의 레임덕을 보여주는 사건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신문지면과 뉴스를 채우고 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이런 사건들 상당수가 모두 관련 인사들, 현 정권의 실세급 인사들의 보좌관 차원에서 조사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모 인사는 보좌관보다도 직급이 낮을 단순 사무직 여직원이 관련되어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이 발생하는데, 과연 보좌관의 자리라는 것이 그렇게 힘이 있는 자리냐는 것이다.  보좌관이 가진 힘은 그 속성상 '모시고'있는 정치인이나 관료의 힘을 업는, 호랑이를 등에 업고 있는 여우와 같은 것이니만큼, 독단적으로 실력행사가 가능한 자리라고 생각되지 않는 것이다.  이는 비단 나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의문이라고 생각된다.  즉 보좌관이 독립적으로 자기의 운신을 위한 과잉충성 또는 기타의 이유로 보좌하고 있는 정치인의 이권이나 기타 정치적 두각을 위한 일을 꾸미고, 자금을 대거나, 받고, 실행하는데, 영향력의 원천이라 할 수 있는, 그리고 실질적인 이득을 입게 되는 정치인은 모르게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느냐는 것이다.  직간접적인, 또는 암묵적인 지시나 허가가 없었다면 가능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검찰수사에서는 모두 보좌관들이 단독적으로 꾸민일이라고 일차 결론을 내고 있다.  BBK나 도곡동이나 비슷한 유형으로 유야무야되는 것이 이제까지의 사법형국인데, 10.26부정선거, 내곡동 사저 구매, 이상득 의원 케이스, 박희태 케이스, 그외 각종 이권비리무마청탁 사건들...모두 보좌관들이 상관 모르게, 상관 혹은 자신들을 위해서 관여했다고 하니, 가히 보좌관의 전성시대라고 할 만하다.  요상하게도 보좌관들이 행한 일의 최종적인 혜택이나 이득의 최종역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정치인들이다.  

 

명확한 규명.  참으로 어렵다.  게다가 오늘 뉴스를 보니 문재인의 전보좌관 출신의 인사가 저축은행비리 무마청탁에 관련된 조사를 받게 된다고 하는데, 심각한 물타기 공작과 총선/대선을 겨냥한 가카정권 최후의 발악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현 보좌관들 사건이나 제대로 조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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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왕비의 유산 - 개정판 쥘 베른 걸작선 (쥘 베른 컬렉션) 8
쥘 베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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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책에서의 출전을 보니 이 '인도 왕비의 유산'은 무려 해방 전에 우리나라에 들어왔던 적이 있다고 한다.  아마도 일역본을 다시 한역하여 들여온 것이었겠지만...

 

플롯은 매우 간단하다.  프랑스의 어떤 박사가 유산으로 받게 된 약 5억 프랑이, 동일한 상속권을 주장하는 독일의 과학자와 나누어 갖게 된다.  프랑스의 박사는 인류의 이상향을, 독일의 박사는 The Lord of the Rings의 악의 세력의 묘사를 떠올리게 하는 철의 도시를 건설한다.  각각의 목표는 서로의 대착점에 있는데, 완벽한 선의 도시를 건설한 프랑스 박사를 증오하는 철의 도시는 오로지 무기개발과 판매로 유지되는데, 언젠가 끔찍한 방법으로 프랑스 박사가 건설한 도시를 파괴하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고전답게 happy ending으로 끝나지만, 무엇인가 찜찜한 여운이 남는데, 이는 절대선으로써의 독선이 아닐까 싶다.  이는 거의 마지막 부분, 철의 도시가 독일 박사의 실수로 괴멸된 후 이를 접수한 프랑스 박사의 말에서 엿볼 수 있는데 다음과 같다.

 

'...슈탈스타트를 부흥시킨 다음, 그곳에 무기공장을 차리고 싶다.  그러면 앞으로는 아무도 우리를 공격할 꿈조차 꾸지 못할 것이야.  그러면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해질 테니까, 가장 강력한 동시에 가장 정당하도록 노력해야 하고, 평화와 정의의 혜택을 세계 만방에 퍼뜨려야 해...우리 셋이 힘을 합치면 이 세상에 불가능한 일이 없을 것 같다...'

 

지난 세기의 반을 집어삼킨 양차 세계대전, 그리고 나머지 반 가까이를 소모시킨 냉전의 양극화가 끝나고 짧게 이어진, '절대선'을 표방하는 미국의 단일화 체제에 이은 다극화시대의 어디쯤이 이 소설과 맞아떨어질런지는 모르겠지만, 위대한 작가의 혜안은 놀랍기만 하다.  매우 클래식하면서도 일견 섬뜩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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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취해 놀다
김화성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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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한 최성각의 '나는 오늘도 책을 읽었다'가 읽는 내내 나를 처연하게, 슬프게 만들었다면, '책에 취해 놀다'는 그야말로 책을 통한 사람의 사귐과 풍류를 보며 한 가슴 푹 빠져 놀게 하였다.

 

무거운 주제와 형식, 담론을 피하고, 저자는 가볍게, 편하게, 여러 주제에 접근하는 것을 설파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사상과 시론이 한줄한줄의 글에서 촌철살인의 기술로 표현된다.  '이제 한국에선 돈 없는 자는 더 이상 한국인이 아니다' 라던가 '세상 어디나 관리들은 다 똑같다.  미국 행정이나 한국 행정이나 별 차이가 없다.  사건이 터지면 온갖 비리가 드러난다.  그러면서도 밥그릇 싸움에는 박이 터진다'로 현 세태나 행정에 대한 평가를 논한다.  소위 젠체하는 지식인이나 진보/보수에 대한 그는 권정생과 장일순의 말을 인용한다 "말은 하면 할수록 자꾸 문제가 생긴다.  말이 무슨 소용이 있나.  다소곳이 시골에 내려와 일하면 된다.  위대한 사람이 없는 세상이 정말 훌륭한 세상이다."  입으로만 열심히 떠들고 짓고 박으며 죽어라고 싸우니 이 시대의 인물들에게서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한다 '왜 이 시대의 운동가들은 민중을 위한다면서 민중과 자신들을 격리시키는가."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느껴봄직한 말이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이렇게 무위스럽게 책을 논하는 것 또한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된다.  우직한 기존 독서후기나 책 이야기도 좋지만, 떄로는 이렇게 가볍게 툭툭 던지는 책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렵지 않게 읽어내려갔으나 지나고 보면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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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책을 읽었다 - 생태주의 작가 최성각의 독서잡설
최성각 지음 / 동녘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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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성각은 유수신문사의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작가인데, 환경운동과 사회운동의 적극적인 참여와 사상으로 '생태주의'작가라고 알려져 있다.  이 책은 오십줄에 접어들어서 비로소 가능해진 그의 귀향 내지는 귀농과 함께 이루어진 독서, 그리고 이에 대한 후기들의 모음인데, 다양한 매체들을 통하여 앞서 소개된 바 있다고 한다.  '어설픈 시골'생활을 하고 있는 그의 관점과 분석은 이제까지 장정일이나 로쟈, 그리고 그 외 다수의 '책에 관한 책'들로 접한 것들과 또 다른, 내 가슴을 울리는 그 무엇을 제시한다.

 

이 리뷰모음의 넓은 테두리는 물론 환경과 생태인데, 그렇다고 하여 저자의 시각이 편협하지는 않다.  다만, 독재에 저항하였던 경력, 그리고 그처럼 비주류에서 풀뿌리 환경/생태운동이 그야말로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소수이며 아웃사이더일 수 밖에 없기에 최성각의 '독서잡설'은 좀더 날카롭고 솔직한 분석에 근거한 서평을 보여준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은 첫 페이지부터, 어두움과는 다른 어떤 처연함과 슬픔을 느끼게 해주었다.  버림받은 것들, 버려지는 것들, 하찮게 보이는 것들, 나열하자면 끝이 없을 이런 존재들에 대한 슬픔일까?  읽는 내내 밑줄을 치고 공감하며 그렇게 하룻밤을 세웠다. 

 

예전 같으면 한 250-300여 페이지에 들어갈 글인데, 활자의 크기에 맞게 400페이지가 넘는 내용과 이에 더해 수 십페이지 분량의 환경/생태 분야 책을 소개한 것이 특히 만족스럽다.  요즘처럼 예전 활자 크기로 반권 남짓한 양이 버젓히 책 한권의 종이를 낭비하는 세상이기에 나는 이점이 무척 마음에 든다.  거기에 굉장히 좋은, 하지만, 주류에 오래 머물기 어려운 책들도 많이 소개해 놓았다. 

 

끝으로 그의 후기에 보여지는 특정 인물에 대한 관점이나 분석은 매우 날카롭다 못해 비판적이기까지 한데, 여기에는 다수의 '존경'받는 사람, 또는 받들어지는 인물들이 포함되어 있다.  관점의 차이겠지만, 이런 부분은 일부 수긍하기 어려웠다.  아마도 평가를 하는데 있어 그는 좀더 순수한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이 아닌가한다.  '삼성을 말한다'의 김용철 변호사의 공과, '부탄'이라는 나라로 대표되는 포장된 '행복한 가난' 신드롬의 허상, '간디'의 카스트제도 옹호에 대한 이야기들이 특히 신선했다.

 

"풍요가 '행복해지기'의 한 부분일 수는 있어도 전부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 가난이 너무 쉽게 미화되거나 권장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한 해에 3,800만 명이 굶어죽고 8억 명이 기아에 허덕이는 신자유주의 시대에서 가난은 행복은 커녕 가장 본래적인 인간성을 파괴하기 때문이다...산업사회에 속해 있으면서 산업사회의 여러 난공불락의 문제들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관념과 낭만성이 바로 여기 '부탄 이해'에도 있는 것 같다.  공공연한 사실에 대한 고의적인 은폐와 적극적인 왜곡이 그것이다...'가난이 불행의 정대조건이 아니다'라는 이야기와 '풍요가 행복을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쉽게 꺼내기 힘든 이야기는 섬세한 주변 살피기와 냉정하고 무서운 자기비판이 동시에 수반되지 않으면 자칫 불필요한 오해나 거부감을 촉발하거나 공허한 이야기가 되기 쉬울 것이다"

 

'책에 대한 책'이 입신양명 또는 등단에 많이 사용되는 요즘 특히 귀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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