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인가 좀 재미를 느끼는 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꾸준히 독서도 하고 있지만, 그다지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면서, 예전처럼 무엇인가에 깊이 빠져 들고 싶어지는 것이다.  지금하고 있는 weight training도, 독서도 약간의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것 같아서, 그냥 습관적으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크다.  물론, 지극한 정성이란 숨쉬는 것, 다시 말해, 자신이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으니까, 매너리즘으로 느껴지는 지금의 습관성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결국 나라는 것인데, 내가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흥미를 점점 잃는 날이 많다는 것이다.  갱년기라도 오는 것인지? 

 

검도를 다시 시작하려는 생각은 언제가 갖고 있다.  예전에 시합에 나가서 입은 발바닥 부상이 만성이 되어 지금까지도 고생을 할 때가 있느니만큼, 간단한 일은 아닌데, 어쨌든 5월 중에 다시 나가보려고 했으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6월로 미뤄질 것 같다. 

 

날씨가 풀려서 예전에 즐기던 근처의 County Park에 가서 하이킹을 하려고 하는데, 사무실에서 한 20분 이상 운전하고 가야하는데, 나의 퇴근시간은 모두의 퇴근시간이 되니까, 시작이 어렵다.  이것도 하다보면 관성이 생겨서 꾸준히 할텐데...여하튼간에 아직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악기는 예전에 피아노와 기타를 쳤는데, 둘 다 아파트에 나와 살면서 못하고 있다.  동부는 다른 경우도 있는데, 서부의 대부분 지역의 아파트는 나무로 만들었기 때문에 방음이 잘 안되는 단점이 있다.  지진에는 강하지만, 이런 구조때문에, 하다못해 매우 private한 일을 하는 동안 음악을 트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나가면서 큰 음악소리, 주로 재즈나 classic rock이 들리면, well you know.,. 그래서 악기도 일단 꽝.  장기적으로는 다시 피아노를 배우고 기타를 연습하다가, 다른 악기를 배워볼 생각을 하고 있다.  첼로에 가장 흥미가 가는데...

 

무엇인가 새로운 전기가 필요하다.  일이 좀더 잘 되어 더 바빠지는 것은 언제나 환영인데, 조금더 practice를 expand할 때까지는 결국 내 일이 늘어나니까, 쉬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모르겠다.  그냥 좀 더 재미있게 살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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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3-05-09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기 다루는 남자, 매력적이에요.^^
검도도 하셨군요. 일이 바쁜 중에도 재미를 다시 찾으시기 바랍니다^^
재미있게 사는 게 쉽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transient-guest 2013-05-09 21:14   좋아요 0 | URL
네, 나이가 들수록 참 어렵네요. 무엇인가를 정말 재미있게 즐기는 것. 가슴속이 뻥 뚫릴만큼 재밌게 할 수 있는게 없네요...

댈러웨이 2013-05-09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기 다루는 남자, 매력적이에요 2. 운동하는 남자도 매력적이에요. '웰유노'는 좀 슬프지만. ;; 트란님, 근데 이제 배에 '왕'자가조금 새겨지나요? '왕'자 보고 싶은데. ( __) 뜬금없는 화이팅을 보냅니다. :)

transient-guest 2013-05-09 21:38   좋아요 0 | URL
악기와 무도가 의외로 궁합이 좋아요. 무협지에서도 보면, 절정고수는 악기 한 가지를 잘 다루는 걸 많이 봐요.ㅎㅎ 제 왕자는 한글입니다..-_-:: 가끔 이상하게 구겨지면 King이 나오기도 하죠...-_-::: 감사해요..ㅎㅎ
 

ZEKC-237E-7350

 

이번 달에도 어김없이 나왔네요. 정작 저는 쓸 수가 없어요...ㅜㅜ

가져가시면 확인 바랍니다.

 

책은 몇 권을 내리 읽었는데, 정리가 어렵네요.  리뷰는 좀 이따가 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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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7 1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08 0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케이스가 많아지면서 업무량이 갑자기 늘어나고 있다.  반가운 소식이고, 작년 이맘때를 돌이켜보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아마도 직원을 쓰게되는 수준에 이르기 전까지의 과도기 동안에는 이렇게 자투리 시간을 잘 써서 책도 읽고 글을 올릴 수 있을 것 같다.  그저 한가하게 앉아서 책만 볼 시간은 쉽게 오지는 않을 것 같다; 물론 그렇게 한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다카기 아키미쓰는 예전에 읽고 포스팅했던 '문신 살인사건'의 저자인데, 그 책을 읽은 이래로, 계속 궁금했었던 작가이기도 하다.  온라인의 정보에 의하면 한국에 그리 널리 소개되지는 않았던 작가인 듯 한데, 최근에 이렇게 '걸작선'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국내에 정식으로 출간된 것 같다.  출판사는 검은 숲이라는 곳인데, 전두환씨의 아들이 세운 시공사의 계열 브랜드인 것 같다.  시공사는 좋은 책을 많이 내주고 있기에 고맙기도 하지만, 오너가 전씨일가라는 것에는 심한 거부감을 느끼곤 한다.  예전에 보았던 인터뷰에 의하면 전두환씨의 부침을 보면서 오너인 아들은 정치에 관심을 끊고 business쪽으로 갔다고 했는데, 창업자금이 어디서 나왔을까를 생각해보면, 그런 인터뷰 자체가 성립되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었다. 

어쨌든.  기다리던 작가의 책이라서 냉큼 구해서 읽어버렸는데, 가미즈 교스케라는 의학박사 탐정은 란포의 아케치 고고로, 세이시의 긴다이치 교스케와 함께 일본의 3대 명탐정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이 가미즈 교스케는 '문신 살인사건'에서 등장하기도 했었는데, 언뜻 보면 셜록 홈즈와 닥터 왓슨을 모티브로 하여 만들어진 캐릭터 같기도 하다.  성동격서, 즉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린 상태에서 사건을 일으키는 것은 전형적인 마술연기의 방법인데, 인형을 사용하여 이 트릭을 극대화 하는 것이 이 사건의 주안점.  특이하게도 작가는 독자에게 clue를 제공하면서 두뇌게임을 거는데, 나에게는 흔한 일은 아니지만, 중반을 넘어 모든 clue를 종합하여 범인을 찾아낼 수 있었다.   나름 재미있다고 생각했고, 일본 특유의 기괴함을 맛볼 수 있는 작품이었지만, 역시 다카기 아카미쓰의 역작은 '문신 살인사건'이라고 생각한다.  화제가 되었다던 그 표지만큼이나 기괴한 작품으로써 말이다.

 

그간 나온 요코미조 세이시의 재출판본은 모두 보았고, 이번에 나온 책 또한 긴다이치 코스케라는 걸출한 탐정을 마지막으로 만날 수 있게 해주어 약간은 서운한 마음으로 읽었다.  많은 추리소설들이 주인공의 인생에서의 peak대를 시점으로 하는데, 이번 작품은 긴다이치 코스케의 노년이 실질적인 사건해결이 이루어지는 부분이라서 상당히 신선했던 것 같다. 

그나저나 어디를 보아도 여자 이야기는 없는데, 긴다이치 코스케는 언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으며, 그 아이가 자라서 소년탐정 김전일을 낳은 것일까?  긴다이치 코스케가 초기에 소개될 때 소년탐정 김전일의 할아버지라는 선전문구가 기억이 난다.  실질적으로 마지막 모습을 보인다는 다른 작품도 번역되어 출판되었으면 좋겠다. 

 

활발한 추리소설 출판붐이 반갑다.  일본 작가들 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 작가들의 여러 작품들이 나오고 있으니, 읽을꺼리가 풍성한 것이 너무 좋다.  나중에 정말이지 책장 여러 개를 꽉 채운 추리소설을 보면서 이 시기를 돌아보게 될 것 같다.  책을 잘 정리하여 배치하고, 테마에 따라 한 달의 독서를 수행하는 것도 흥미있는 독서 방법이 되겠지 싶다.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는 모두 오타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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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3-05-01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카기 아키미쓰는 우리나라에 소개된 지 40년이 가까운데 중간에 절판되어서 아는 사람이 많이 없는 것 같더군요.법정추리의 걸작 <파계재판>은 제가 꼽는 최고의 작품 중 하나입니다.자기를 배신하는 줄도 모르고 여자에게 헌신하는 남자가 어리석으면서도 서글펐습니다.

transient-guest 2013-05-02 04:10   좋아요 0 | URL
그렇게 오래전에 소개되었던 작가로군요. 저는 수 년전에 문신 살인사건이 처음이었어요. 다른 책들도 번역되어 나왔으면 좋겠네요. 용의자 X의 헌신의 dark version같네요..ㅎㅎㅎ
 

 

내가 슬램덩크를 좋아하고, 지금까지도 꺼내어 보면서 감동을 받는 이유는 화려한 서태웅, 주인공 강백호 때문이 아니다 (물론, 채소연 앞에서 농구 '아주 좋아 합니다' 하는 부분 빼고).  슬램덩크라는 만화를 비디오 카피로 먼저 보고, 대학에 가서 만화책을 보고나서, 남는 가장 최고의 장면은 딱 여기라고 하겠다.

 

포기하면, 그 순간 모든 것이 끝이라는 안선생님의 말씀.  그리고 농구가 하고 싶다면서 heart가 완전히 오픈되는 정대만의 커밍아웃.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장면이다.

 

물론.  잉여의 첨단을 달리는 일베들 중 간혹 '왼손은 거들 뿐'에 목숨을 거는 이들도 있지만, 그건 좀 그헣지요...

 

갑자기 생각나서 올린 포스팅이다.  참고로 본인인 구 버전의 슬램덩크를 소유하고 있고, 가까운 미래에 완전판을 소유하게 될 사람으로서, 위의 짤방은 온전히 교육목적임을 분명히 합니다.  미국 copyright 법을 준수하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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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케 2013-04-25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왼손은 거들 뿐"이 좋아요. 요즘 잉여들 사이의 그 다채로운 활용이란 ㅋㅋ
피 끓는 남자 중딩들의 '왼 손' 드립은 ㅎㅎ

transient-guest 2013-04-26 00:17   좋아요 0 | URL
처음에 '왼손은 거들 뿐'이 거시기한 쪽으로 활용되던 때가 생각나네요..ㅎㅎㅎ

saint236 2013-04-26 08:02   좋아요 0 | URL
왼손은 거들뿐도 좋지만 전 그것보다는 채치수의 투혼이 생각이 납니다. 해남전의 그 투혼. 그리고 넌 가자미다.^^

transient-guest 2013-04-26 09:16   좋아요 0 | URL
슬램덩크가 당시 실제 NBA선수들을 모티브로 하여 케릭터를 구상했다고 하는데요, 채치수를 보면 확실히 Patrick Ewing이 생각납니다.ㅎㅎ 그 밖에 서태웅 = 마이클 조단, 강백호 = 데니스 로드맨...(맞나?) 그리고 생각이 나지 않네요. 혹 아시는 분?

saint236 2013-04-27 11:23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다른건 몰라도 강백호는 데니스 로드맨이죠...

transient-guest 2013-04-27 18:56   좋아요 0 | URL
갑자기 든 생각인데, 비슷하기는 하지만, 데니스보다는 시대상 찰스 버클리 같기도 합니다, 강백호는. 이런거에 정통하신 분 없나요?

saint236 2013-04-27 23:04   좋아요 0 | URL
강백호는 원래 찰스 바클리가 롤 모델이었다고 합니다. 서태웅이 조던이고, 그의 맞수는 뭐니뭐니해도 피닉스 선즈의 코트의 악동 바클리죠. 로드맨은 만화가 진행된 중반 정도에 투영된 것이 아닐까 싶네요. 물론 후반에는 로드맨을 닮아가기는 하지만(리바운드가) 만화를 기획하고 그리던 시기에는 바클리가 맞겠죠? 채치수는 패트릭 유잉을 닮았고요, 그 고릴라 모습이...^^ 나중에 새롭게 등장한 김판석이라는 센터는 아마도 샤킬 오닐이겠지요? 어떤 사람들은 정대만을 매직 존슨이라고 하더군요. 어떤 사람들은 이정환을 매직 존슨이라고도 하고요. 정우성은 얀서니 하더웨이라고 하네요. 듣고 보니 얼굴도 비슷하고, 신현철은 하킴 올라주원이요.
이렇게 써놓고 보니 그리운 이름들이네요.^^

saint236 2013-04-27 23:13   좋아요 0 | URL
로드맨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 슬램덩크가 시작하던 90-91시즌이고요, 시카고에서 뛰면서 유명한 리바운드 왕이 된 것은 95~97시즌이네요. 그전에는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에서 다음으로는 93-95에는 샌 안토니오 스퍼스에서 있었네요. 당시 스퍼스는 뭐니뭐니해도 데이비드 로빈슨이죠. 제독이자 신사 로빈슨과 망나니 로드맨의 조합은 상당히 부조화했는데 그 트윈타워는 정말 무시무시했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로드맨의 이적과 팀던컨의 가세로 스퍼스의 트윈타워가 팀던컨과 로빈슨이 되었지만 로드맨과 로빈슨의 조합도 꽤 볼만했었죠.^^ 개인적으로 당시 로빈슨과 SBS의 오성식, 정재근을 좋아했던지라.^^

transient-guest 2013-04-28 03:19   좋아요 0 | URL
그렇죠? 당시에 피닉스 선스와 시카고 불스의 NBA챔피언쉽이 기억나네요. 로드맨은 얼굴만 알다가 나중에 시카고에 가서 컴백한 조던, 피핀, 로드맨 콤비를 이루어서 당시 정규시즌 최고승수도 올리고 대단했죠. 그러고보니 90년대의 농구가 대단했죠. 한번은 방송에서 조던, 피핀, 로드맨 vs 다른 팀 시합을 선전하면서 수퍼맨, 베트맨, 로드맨이라는 멘트를 날리기도 했었죠...ㅎㅎ 그립네요. 칼 말론, 스탁턴 콤비도 보고싶구요..ㅎ
 

기왕에 시작한 만화책 이야기를 조금 더 하려 한다.  거창한 것은 없고, 그저 내가 즐겼던, 만화를 소개하는 정도라고 볼 수 있겠다.  주로 소장하고 있는 것들을 위주로 써봤다.

 

그 당시 유행했던 학원물의 전형적인 스타일.  범생 여학생이 터프한 남학생을 좋아한다는 이야기.  사실 알고보면 더도 덜도 아닌 학생 깡패수준의 주인공인데, 악역과의 차별은 그저 의리가 좀 있고, 야비하지 않다는 것.  이런 것을 현실로 받아들이면 바보가 된다.  그저 즐기는 정도에 그칠 것.  그렇게 보면, 상당히 웃긴 만화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류작들 중 질이 더 나쁜 것들도 많이 있는데, 90년대 중반에는 이런 것을 읽고서 일진회 같은 불량서클을 만들어 미니조폭질을 하다 잡힌 고교생들 이야기가 잊을만하면 뉴스에 나오곤 했다.  고등학교부터 특채로 입사하여 조폭생활을 시작하는 아이들이 넘치는 지금, 그리고 사채와 철거 등, 비교적 합법(?)을 동반한 조직활동에 깊숙히 담그는 아이들이 넘쳐나는 지금, 이 정도는 애교라고 하겠지만, 아마도 지금의 그 씨앗은 이때 파종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만화를 더 재미있게 보려면, 일본의 팝컬쳐에 대한 약간의 지식이 있어야 한다.  이때 나온 많은 학원물들이 '비바'라는 제목을 차용했던 것 같다.  누가 원조 '비바'인지는 모르겠지만, 비바 하이스쿨 같은 제목도 생각이 난다.  '만세'라는 외국어인데, 블루스 만세는 조금 이상한 듯. 

 

다카하시 류미코는 얼마 안되는 여성 만화가인데, 란마, 그리고 이누야샤 시리즈로 매우 유명하다.  여성 특유의 섬세한 캐릭터 설정, 그 이면 기발한 아이디어가 특히 돋보이는데, 이분의 작품들 중 '란마'는 예전 다이나믹 콩콩 시리즈의 표절작 '금봉이'시리즈로 일부 접한 바 있다.  당시 우리집에서는 만화책은 일절 사주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에 친구들이 가져온 책을 어렵사리 빌려 읽은 기억이 난다.  그 트라우마 덕분인지, 나이를 많이 먹어버린 지금에야 게임이나 만화를 맘대로 사들이곤 하는데, 역시 나이에 맞는 것을 그때그때 해버려야 뒷날 나같은 짓을 하지 않을 것 같다.  지금 내가 하고 싶은게 뭔지 고민해서 빨리 해보지 않으면 다음 10년에는 지금 했어야 하는 것들을 찾아다니고 있을지도 모를 일.  '도레미 하우스'는 원제가 메종일각이라는 작품인데, 손전화는 커녕 삐삐도 없던 시절의 연애물이다.  하숙집 주인인 미망인을 재수생인 주인공이 좋아하는 설정으로 해서 나온 속칭 '누님물'의 전형이나 원조에 가까운 작품.  영어본으로 봤는데, 지금봐도 재미있고, 무엇보다 지나간 그때 그 시절의 향수를 느끼게 해준다. 

 

코이케 카즈오 선생의 대표작인 Lone Wolf and Cub, Samurai Executioner, Path of Assassin, Lady Snowblood (슈라유키히메) 등은 모두 영어본으로 보았다.  이 분의 작품으로 더욱 유명한 Crying Freeman역시 영어본으로 보았는데, 어린 나이에 무지하게 야한 그림때문에 혼자 있을때 봤던 것 같다.  Crying Freeman은 몰라도, 다른 사무라이 활극들은 상당히 재미있게, 로맨틱하게, 그러나 사실적으로 그렸고, 시대극으로써의 가치도 높았다고 기억한다.  그나저나 Wiki를 찾다가 알게 되었는데, 이분도 사숙을 운영했다고 하고, 이 사숙 출신의 유명한 작가들이 여럿 나왔는데, 다카하시 류미코 (란마 등), 키쿠치 히데유키 (뱀파이어 헌터 D), 하라 텟츠오 (북두의 권), 이타가키 케이스케 (바키) 등이 있다고 한다.  명사에 고제자가 난 셈.  이런 사숙제도는 잘 이용되면 좋은 시너지 효과를 보겠지만, 잘못 이용되면 젊은이 여럿을 모아 시중을 들게 하면서, 아이디어를 빼먹기나 할 것이니, 제도보다 사람과 문화가 먼저 확립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스타일의 운영에서 유명한 것이 내 기억에 오사무 테스카가 운영했던 초창기의 사숙인 것 같다.  이 Lone Wolf and Cub은 쌈마이 영화 스타일로 나온 것이 여러 편 있는데, '아들을 동반한 검객'이라는 다소 이상한 번역으로 한국에도 소개된 적이 있다. 

 

이 작품도 상당히 유명한데, 내 기억에 아이큐 점프 출신의 어느 만화가가 이 작품, 그리고 비슷한 여러 작품들, 예를 들면 AD Police File같은 것을 이렇게 저렇게 도용해서 만든게 기억난다.  단행본도 있었는데, 제목이 생각나지 않는다.  내가 책은 거의 안 빌려주기 때문에 대부분은 가지고 있는데, 예전에 몇 번 누군가에게 떼먹힌 것들 중 하나였는지도 모르겠다.  '비보호 좌회전'이라는 단행본도 학교 동기누나가 빌려가서 안 가져온 것으로 기억한다 (나쁜 x)...

 

한국 만화는 많이 빠져있는데, 내가 어릴 때만해도 이곳에서 한국 만화를 구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아직도 많은 작품들을 소장하지 못하고 있다.  허영만의 '식객'이나 '타짜'도 아직은 갖고 있지 않다.  사실 허영만의 유명세는 조금 controversial한데, 김세영이란 걸출한 스토리 작가의 credit을 상당부분 빼앗은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작화가와 스토리 작가가 따로 credit을 받는 일본 시스템이 이런 점에서는 훨씬 더 합리적이다.  그러고 보니, 

 

요녀석들도 구매 예정.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절판되지 말기를 바랄뿐.

 

간만에 시간이 좀 많아서 이런 저런 옛날 생각을 하면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지금은 자리가 없어서 모두 박스속에 고이 모셔져 있지만, 이담에 서재를 꾸미게 되면 꼭 다시 잘 정리해 놓을 녀석들이다.

 

여담이지만 최근에 '사채꾼 우시지마'라는 괴작을 보았는데, 조금 보다가 말았다.  아무리 극사실주의를 지향하는 망가라지만, 쓰레기스러운 이야기는 좀 그렇다.  다른건 몰라도 만화는 그저 즐겁고 희망차거나 용기를 주는 것들이면 좋다고 생각한다.  이런 만화를 보고 이상한 녀석들이 나올까봐 걱정될 정도로 내가 받은 impression은 무척 나빴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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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3-04-23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빛 숟가락> 같은 만화도 즐겨 보셔요.
포근한 마음과 사랑 담은 만화도 참 많아요~

transient-guest 2013-04-23 14:11   좋아요 0 | URL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김수정 작가의 일곱개의 숫가락은 좋아합니다만..ㅎ

Forgettable. 2013-04-23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 만화 중에서는 강도하의 세브리깡이란 웹툰을 보면서 마지막 문단과 똑같은 생각을 했었어요. 극사실주의적 불쾌감이 오히려 공포혐오엽기 만화보다 더 견디기 힘든듯;;

transient-guest 2013-04-23 14:12   좋아요 0 | URL
그런 내용이 있었군요. 사채업자는 참 나쁜 만화라고 생각됩니다. 야하고 폭력적인 내용이 호환마마보다 무섭다고 옛날 비디오에 Crying Freeman만화 컷과 함께 나오곤 했었는데, 사채업자로 바꾸어야 할 듯..

saint236 2013-04-23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라잉 프리맨의 작가는 뭐랄까요? 스토리가 디테일하지 못해서 읽고 난 다음에 이게 왜 그렇지라는 의문이 듭니다. 개연성이 부족한 것이지요.

transient-guest 2013-04-23 14:13   좋아요 0 | URL
Crying Freeman은 스토리보다는 액션으로, 그리고 어린 나이에 금지된 그 무엇(?)을 보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다른 스토리는 훌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