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의 즐거움 (양장)
히로나카 헤이스케 지음, 방승양 옮김 / 김영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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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나카 헤이스케는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수학자이다.  책의 내용은 너무도 자주 인용되고 소개되어 새롭게 내가 추가할 것은 없다.  하다못해 조금이라도 유명세를 탄 독서후기류라면 한번 정도는 인용을 했으니까 말이다.  그저 나에게 남은 몇 가지 이야기를 거론하자면.

 

1. 지식을 쌓다보면 창조에 필요한 지혜가 생긴다.  그러니 꾸준히 공부하고 배워야 한다는 것.  잊어버리더라도 배우는 것은 필요한 것이다.  지혜라는 것은 결국 지식이 꾸준히 쌓이고 쌓이는 가운데에 무의식이 각성하는 것과 같다.  

2. 꾸준함, 끈기, 역경을 딛고 일어나는 힘이 성공의 원천.

3. 본인이 남보다 조금이라도 뛰어난 것이 있었다면 그것은 남들의 두 배에 해당하는 끈기.

 

이런 정도인데, 책은 살짝 dry한 편이었다.  하지만, 이런 거인의 발자취라는 것은 들여다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무엇보다 종전 후 어려웠던 시기를 겪어낸 겸손한 세계인이라는 점에서 큰 점수를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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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손자병법 - 내 인생의 전환점
강상구 지음 / 흐름출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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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이야기하자면 내가 직접 산 책은 아니다.  집에 있는 것을 들고 와서 천천히 읽다보니 어느새 끝을 보았다.  손자병법을 처음 접한 것은 정비석의 소설 손자병법을 통해서 였는데, 내가 국민학교 3학년이었던 때로 기억한다.  마침 비슷한 시기에 '보물섬'이라는 만화잡지 - '새소년', '소년중앙', '어깨동무'와 함께 즐거 보았던 - 에서도 연재를 이두호 작가가 연재를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아무것도 모르면서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둥,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고의 승리라는 둥 하면서 읊어대던 것이 생각난다.  그 뒤로도 이런 저런 버전의 손자병법을 본 기억이 있는데, 별 기억이 없는 것을 보면 그리 큰 impression이 남지 않았던 것 같다.

 

'마흔'이라는 나이는 흔히 '불혹'의 나이라고 한다.  중년기를 지나 본격적인 장년기를 시작하는 때이기도 하고, 대략 사회생활 10-15년차에 접어드는 나이기도 하다.  그러니만큼, 보다 더 현실적이고, 경험에 바탕한 행동패턴이나 전략이 수립되어 있어야 하는 때이다.  더 이상의 치기어린 정의감, 독단, 무모함 같은 것들은 용납되기 어렵고, 약간의 실수로도 그간 쌓아온 모든 것들을 잃어버릴 수 있다.  반면, 조금더 현명하고 지혜로운 처신이 바탕이 된다면 지난 시간동안의 경험과 내공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성공을 맞볼수 있는 시기이기도 한 것이 나이 '마흔'이 아닐까. 

 

저자의 손자병법 수풀이는 이런 '마흔'이라는 무게를 바탕으로 좀더 우리 역사와 본인이 터득한 현실속의 이야기들을 통해 이루어진다.  앞서의 손자병법 책들이 소설이나 학구적인, 또는 조금 심한 실사구시를 통한 이야기들을 풀어냈다면, 이 책은 원본에 충실하면서도 매우 현실적인 조언과 접근을 통해 '마흔'이라는, 좀더 원숙해질 것이 요구되는 나이의 reader에게 병법서의 지혜를 배울 것을 이야기한다. 

 

알려진 것과 달리 병법서라는 것은, 특히 수많은 전쟁을 겪은 후 집대성 된 손자병법은 이길 것을 가르치는 대신 지지 않을 방법을 설파한다.  결론적으로 여러 가지 방법을 익히고 깨닫고 나면, 상황에 따른 임기응변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되는데, 미대 신입생이 추상화를 그렸다고 하여 칸딘스키가 될 수 없듯이, 여기까지 도달하는 것에는 각고의 노력과 성찰이 필요할 것이다.

 

손자병법이나 사회철학, 비즈니스 계발서적 등에 관심이 있다면 구매하여 종종 읽고 판단하여 자신의 생활을 뒤돌아 보는 것이 좋겠다.  나 역시 그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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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쿠 이웃나라 - 新일본 체험기
정원 글 사진 / 버무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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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혀지는 책만 읽고 있는 요즘.  엊그제 운동을 가면서 들고 간 책이다.  당연히 예전에 읽었던 책이고, 그냥 눈이 심심하여 가져간 것인데, 그런대로 재미있게 읽힌 책이다.  오타쿠가 무엇인지, 일본의 사회, 경제, 문화에 대한 작은 이야기들, 그리고 여기에 덧댄 오타쿠 문화와의 연결성. 

 

가볍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고, 재미있는 만화, 피규어 등, 흔히 말하는 오타쿠 문화의 수집벽에 대한 이야기도 맘에 들었었다.  수집벽으로 이야기하자면, 우리 같은 book collector들은 그럼 책 오타쿠에 해당하는 건지 꽤나 진지하게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결론적으로 사회활동이 불가능할 정도의 수집이 아닌 이상 오타쿠라고 할 수는 없지 않냐는 생각을 했다. 

 

섬나라의 특성으로 흔히 말하는 '한 가지에 깊이 빠져드는 문화'가 오타쿠 문화의 시작을 설명하는 것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것 같다.  철저한 자신의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지역적...etc 경계를 지키는 일본인들의 일반적인 특성상 이런 문화가 발생한 것은 현대에 있어 필연적인 것을 수도 있겠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타쿠 = 장인의 등식으로 오타쿠 찬가를 주장하지만, 이는 다소 무리가 있는 발상이 아닌가 싶다.

 

학술적으로, 또는 기타 연구에 근거한 진지한 담론은 기대할 수 없지만, 일본의 에니메이션, 건담, 게임 등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볼만 하다.  관련된 다른 책들을 구해서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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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신작 1Q84를 끝으로 하루키는 접어두고 있었는데, 요즘 가벼우면서도 내용이 탄탄한 책이 땡겨서 이런 저런 예전 책들 - '상실의 시대'나 '해변의 카프카'같은 문제작 말고 - 을 책장에서 골라내 읽고 있다.  주로 운동 중 가벼운 몸풀기인 자전거 탈 때 보고 있는데, 한 권당 대략 30분의 자전거 세션 두 번 (준비운동/마무리운동)이면 대부분 볼 수 있다.  그렇게 최근 읽어버린 책 몇 권:

 

둘 다 꽤나 기묘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는데, 내가 특히 재밌게 본 이야기는 고층 아파트에서 20일간 증발해버렸다가 나타나는 남자의 이야기이다.  시간과 공간의 굴절이나 왜곡, 또는 같은 시간 다른 공간은 하루키의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 같다.  1Q84에서 고가도로 한 쪽으로 넘어가면 나타나는 다른 세계와도 같은 모티브는 꾸준하게 습작되어온 셈이다. 

 

 

 

 

좀더 진지한 책이나 깊은 책은 요즘의 내 머릿속에는 들어오려고 하지 않는다.  왜일까?  역시 좀더 바빠져야 할 필요가 있다.  생활이, 그리고 과외활동이 즐거우려면 말이다. 

 

 이 책은 천천히 읽고 있는데, 오늘 밤에 운동을 하러 간다면 아마 다 끝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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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것도 역사책, 구체적으로는 나를 역사학도로 만든 계기가 된 책.  나는 그 책들이 집에 오던 날을 아직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내가 국민학교 3학년이던 어느 늦은 가을 밤.  통상 밤 10시가 넘어서야 퇴근하시던 아버지가 어인일인지 9시가 되기 좀 전에 들어오신 것이다.  그런 아버지의 손에는 커버가 잘 포장된 네 권의 책이 한 꾸러미로 묶여 들려 있었다.  그때만해도 동네마다, 또 사람이 모이는 곳곳에 서점이 즐비하던 시절이었고, 으례히 책을 사면 데코레이션이 예쁜 한지같은 종이로 싸주던 시절이었다 (실제로 책을 싸서 보관하면 속의 색깔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래는 것을 상당히 늦출 수 있다).  그 책들은 각각:

 

  

 

 

 

 

 

 

 

 

 

 

 

 

 

이었는데.  그때 막 만화 위인전기, 금성출판사 위인전기, 정비석의 손자병법, 소설초한지 등을 재미있게 읽고 있던 나는 바로 그날 밤부터 '역사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어찌나 재미있었던지 읽은 것을 또 읽고, 다시 읽고 하여 (그때만 해도 책이 귀한 편이라서 한번 산 책은 대여섯번은 쉽게 읽곤 했었다), 지금도 내용과 목차를 다 기억하고 있다.  이렇게 시작된 나의 좀더 본격적인 역사탐구는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이야기' 시리즈로 이어졌고, 이것을 다 읽고 나서부터는 약간 굵어진 머리와 함께, survey계통의 책이 아닌 본격적인 역사 사서들을 찾아 읽게 되었고, 아울러 고전이나 인물에 관한 책들을 찾아 읽게 된 것이다.  이 모든 것들, 나아가서 나의 학사 전공, 그리고 평생의 독서와 공부 계획, 흥미, 인간적인 development 등의 모든 것이 1985년의 어느 밤, 아버지의 손에 들려 나에게 다가온 네 권을 책들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면 과장일까?   

 

 

 

 

 

 

 

 

 

 

 

 

 

 

 

 

 

 

 

 

 

 

 

 

 

 

 

이렇게 다음으로 이어진 책들까지 결국 다 구해보았다.  그런데, 청아출판사의 '이야기' 역사 시리즈를 이제는 세트로도 모아 파는 것 같다.  내가 가진 판본은 1983-85년에 나온 것들이니까 이젠 거의 30년이 다 되어가는 책들인데, 그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고, 학계나 출판계의 관점도 많이 바뀌었을것 같아 다시 구해서 읽어보고 싶다. 

 

 바로 요녀석. 그리고 여기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위대학 작가이자 학자인 앙드레 모로아가 쓴 미국사도 매우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난다.

 

이렇게 시작된 역사인생.  그리고 더 깊어진 독서인생.  즐겁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repeat하는 말이지만 사무실의 자리가 잡혀감에 따라 책을 구할 수 있는 능력과 읽을 수 있는 자유도가 높아질 것이니, 상상만으로도 배가 부르다.  책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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