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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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속고야 말았다.  책의 제목을 보고, 무엇인가 연애에 대한 소설이거나 에세이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쩐지 제목이 '4월의 어느맑은아침에...'로 붙여 쓰여있더라 했는데...

 

이 책은, 후기에 의하면, 하루키가 관여했던, 그러나 general circulation이 아니었던 어떤 잡지에 기고를 위해 썼던 글들을 모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긴 이야기는 하나뿐, 나머지는 모두 짧은 것들로 구성되어 있다.  조금은 말장난 또는 글장난 같기도 하지만, 읽으면 하나하나가 모두 재미있는 이야기들이다.  물론 그 의미는 조금 모르겠지만.

 

마지막편의 '도서관 기담'은 하루키 특유의 시공간의 굴절이라는 테마를 보여주는데, 이 글이 쓰여진 시점은 근 20여년 전이니까 일종의 습작같은 느낌이 든다.  스티븐 킹이 쓴 도서관 이야기와 함께 도서관 또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양대 도서관 호러 스토리가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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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 상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1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미야베 미유키 엮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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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모토 세이초의 작품은 아마도 '점과 선'을 읽은게 전부이다.  그런데도 이름은 왜 친숙하게 느낀 것일까?  이번에 들고온 책들 중 7권 정도가 마쓰모토 세이초의 작품이었을 정도로 큰 관심을 가지고 나온 책들을 읽어보고 싶었는데... 그 이유를 알고 나니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

 

얼마전에 한국어로 번역된 8-9가지 작품들 모두를 읽은 요꼬미조 세이시라는 추리소설 작가가 있다.  소년탐정 김전일 (긴다이치)의 할아버지인 긴다이치 고스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작품들인데, 소위 말하는 사회파와는 다른 계통의 것들이다.  미카베 미유키라는 현 시대의 걸출한 사회파 작가와는 별로 관계가 없다.  그런데 미카베 미유키는 마쓰모토 레이초의 쟝르상의 '딸'로 알려져 있다.  컬렉션 '상'편을 읽으면서 이런 사실을 알게 되어 조금 의아해 하던 중, 내가 요꼬미조 세이시와 마쓰모토 세이초를 같은 인물로 혼동한 것을 깨닫게 되었다.  완전한 착각이었던 것이다.

 

어쩐지 책을 읽는 내내, 사회적인 이슈나 역사의 background를 모아놓은 것들만 눈에 띄더라니...

세이초 자신이 왜정시절 식민지 조선에도 나와있었던 적도 있고해서, 간간히 '조선'이라는 reference - 제국의 변방으로써의 - 를 볼 수 있고, 제국일본이 군국주의-전쟁으로 나아가는 도화선이 되었던 2.26사건에 대한 회고록도 그렇고, 추리보다는 역사적인 사료가치가 더 있다고 보았다.

 

'중'과 '하'를 마저 읽으면 총평이 가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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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양장)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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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구매해온 하루키 책들 중 두 번째로 읽은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이 하루키의 첫 번째 소설작품이라고 한다.  에세이를 먼저 썼는지, 아니면 명실공히 그의 '처녀작'인지는 모르겠는 이 책은 군조문학상이라는 1958년부터 시작된 꽤나 유서깊은 상을 받았다고 한다.  아쿠다카와상 보다는 좀 떨어진다고는 하지만, 처녀작으로 상을 받는다는 것은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  참 대단해요.

 

사실 수상여부와는 별개로 자전적소설 - 후일담형식이라고도 얘기되는 - 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꽤나 잘 쓴 소설이다.  그간 한국 문단을 지배해온, 그야말로 양산된 신변잡기소설하고는 그 수준의 차이가 많이 느껴진다.  왜일까?  무엇이 다른 것일까?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숱한 우리 문단의 문학상 수상작품들에서 느껴지는 천편일률적인 글체, 어투, 전개, 내용과는 많이 다른 느낌임은 확실하다.

 

내용의 두서없음도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고.  내가 하루키 작품을 좋아해서 그런 것일수도 있겠지만, 굳이 생각해보면, 후일담 소설이라도 하루키의 글에는 언제나 몽화적인, 또는 환상의 그 무엇이 배어있는 냄새가 나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또한 결과적인 이야기지만 - 즉 이 책을 쓸 때에는 누구도 몰랐겠지만 - 하루키라는 작가의 창작 또한 무시못할 실력을 보여주는 것을 그 간 보았는데, 역시 될성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달랐던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내용은 매우 가볍고 두서없어서 - 그리고 어제 자기전에 읽어서 기억이 좀 가물가물 한 부분도 있다 - 특별하게 기억에 남지는 않지만, 몇 개인가 마음에 드는 문장들이 있었던 것은 생각난다.  하루키의 시작은 이러했구나 하는 생각.  얼마만큼의 Jazz를 듣고, 얼마나 많은 위스키를 마시면 이런 글이, 어느날 갑자기 나올 수 있을까???  물론, 나도 Jazz는 들을 수 있고, 위스키도 마셔줄 수 있다.  심지어는 Jazz바도 차리고 운영할 수 있겠다.  하지만, 하루키 같은 글이 나오지는 않을 것임에 내 주머니 속의 25센트를 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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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bus Affair (Hardcover)
Berry, Steve / Hodder & Stoughton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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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Steve Berry의 작품들 중 세 개째를 읽었다.  전의 두 작품들과는 달리 이번의 작품은 거의 나오자마자 사 읽을 수 있었다.  Costco에 갔다가 눈에 띄어서 Hunger Game 3부작과 함께 집어왔는데, 미국-한국 비행 사이에 반을 좀 넘게 읽고, 돌아와서 어제/오늘 운동하면서 다 보았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있음직한 이야기와 학설을 조합하여 읽을거리를 만들어내는 작가의 재주가 놀랍다.  또한 작품의 main hero가 젊고 섹쉬한 남녀, 혹은 Cotton Malone처럼 lawyer/스파이 출신의 중후한 book dealer도 아닌, 전직기자출신의 - 그러나 ruin된 커리어를 가진 - 할아버지라는 점도 꽤나 특이했다.  사실 Cotton Malone을 보면서 작가의 나이대와 함께 추론할 때, 자신의 fantasy가 아닌가 싶었는데, 이번의 main인 Tom Sagan은 전혀 그런 스테레오 타입이 아니다.

 

이야기는 단순한 가설에서 시작하는데,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유대인이었고, 그를 지원한 것은 박해를 피해 다른 곳으로 이주를 원하던 스페인의 셰파르디 유대인들이었다는 것.  그래서 자메이카 어디엔가에 그들의 성전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것.  이를 찾으려는 사람들은 모두 개개인의 목적이 있는데, 그 중 가장 위험한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역시 anti hero인 Zacharia Simon이라는 유대교 광신도. 

 

총탄이 난무하고 car chase로 가득한 모험은 없다.  오히려 Tom Sagan의 모든 것은 매우 predictable하고 심지어는 자신이 미행당하는 것도 모르는, 지극히 현실성이 있는 케릭터들로 가득하기에 소설을 음미할 때 좀더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직까지 한글로 번역된 Steve Berry의 작품은 Amber Room 하나인 것 같다 (호박방 - 작명센스가 참 그지같다 - 의역을 하는 것이 좋았을텐데). 

 

유행에 민감한 reader라면 이런 종류의 테마는 무조건 다빈치 코드의 아류로 보고 지나쳐 버릴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별로 구애받지 않기에 어떤 것이든 특정 시기, 순간, 시간대에 나의 흥미를 불러일으킨다면 읽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재미있게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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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을 open한지 넉 달째 접어들고 있다.  아직은 어쩌다 한 건씩 들어오는 케이스와 전에 있던 회사에서 지분매도로 매달 나오는 약간의 돈으로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버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신생회사로써의 어려움도 그렇고, 역시 케이스 수임에 아주 민감해지는데, 이는 빨리 털어내야 할 부분이다. 

 

어제 저녁에 상담문의가 들어왔던, assess하기로는 수임이 거의 확실한 케이스였는데 여기보다 3시간이 빠른 동부에 있는 사람이라서 급박한 사정에 다른 곳에 의뢰를 했다는 이메일을 오전에 받고나니 기분이 좀 그랬다.  급히 처리할 일들이 산적해 있어, 깊이 생각하지는 않고 점심까지 바쁘게 보내고 나니, 다시 생각이 드는 것이다.  아깝다....-_-  매사에 일희일비하지 말자고 그렇게 다짐하건만 역시 범인인 것이다, 나는. 

 

그래도 좋은 생각을 하자면 상담은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인데, 수임으로 연결이 되지 않더라도 비교적 젊은 커리어에 속하는 나를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책을 읽으면 되니까, 천천히 단단하게 다져나가는 거라고 나를 위로해 본다. 

 

사실 내가 하는 일은 남을 위해 공부하고 이를 소화하여 케이스를 처리해 주는 것인데, 내가 생각하는 어떤 일정한 수준의 의뢰/액수 수준의 일이라면 매일 바쁘게 뛰지 않아도 비교적 좋은 생활을 할 수 있다.  소박하게 열심히 일하고 낭비하지 않고 미래를 대비하면서 그저 여행하고 책을 읽고 운동하면서 살았으면 한다.

 

책읽기를 얘기하니 요즘의 근황도 빼놓을 수가 없다.  책읽기는 늘 외로운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이는 내가 늘 하는 이야기이지만.   주변에 나눌 사람이 거의 없기에 - 사실 나같은 사람이 주변에 많은 것도 이상한 것이겠지만 - 책읽는 행위 그 자체가 너무 외롭게 느껴진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그런데, 요즘 내 서재에 방문하시는 분들이 늘고, 심지어는 글도 남겨주시는 분들이 생겼다.  나도 그분들의 서재를 들락거리면서 많이 배우고.  이런 온라인상의 '교류'때문인지, 이 외로움이 조금은 가시는 것 같다.  

 

의외로 많은 분들이 책읽기를 하고 책수집을 하는 것 같아 마음이 좋다.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새삼 느껴지기에 더욱 그렇다. 

 

여기 오시는 모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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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05 10: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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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06 00: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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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2-06-05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ㅡ 처음 인사드리네요,
저도 책읽는것 ,,참 좋아하는데,,ㅎㅎ
요즘은 살짝반항기 같지만요,,반가워요,

transient-guest 2012-06-06 00:45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저도 종종 그럴때가 있는데요, 만화책이나 눈과 머리에 쉬운책을 읽어서 다스려요.

달사르 2012-06-05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위에서 점점 보기가 힘들어지는데요. 여기 알라딘에 와서 저도 트란님과 같은 생각을 했어요. 온라인상의 이런 '교류'도 참 멋진 거 같애요. 앞으로 책이야기, 책수집 이야기, 많이 해요~

transient-guest 2012-06-06 00:46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같은 경우는 부모님과 누나를 빼면 주변에 책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어요. 좁은 인간관계이기는 하지만서도. 앞으로도 얘기나누자고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