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읽기의 즐거움 - 한국고전산책
정약용.박지원.강희맹 지음, 신승운.박소동 옮김 / 솔출판사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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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옛 지식인들 여럿의 글을 현대적으로 풀어서 우화로 모아놓은 책.  단순하지만, 깊은 지혜를 볼 수 있었던 글 모음인데, '문외한들이 우리 고전을 들여다볼 수 있는 조그만 창문의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면서' 편집된 우리의 고전 이야기들이다.  몇 부분에서 밑줄 그은 부분을 발췌하여 알리고자 한다. 

1. '자득의 묘' - 지혜란 배워서 이르는 데는 한계가 있는 법이어서 스스로 터득함이 있어야 되는 것이다...남에게 배운 것은 한계가 있게 마련이지만 스스로 터득한 것은 그 응용이 무궁한 법이다. 

2. '낚싯바늘에 매달린 도' - 가르쳐줄 수 잇는 것은 법...가르쳐줄 수가 있다면 그것은 묘라고 할 수 없는 것... 

3. '난하의 교훈' - 마음이 깊은 사람은 보고 듣는 것 때문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것이고, 반대로 보고 듣는 것에 따라 마음이 흔들리는 사람은 보고 듣는 것이 분명하면 할수록 그것이 도리어 병통이 되는 것이다. 

4. '병귀와의 논쟁' - 기거를 규칙적으로 하고, 춥고 더운 기온 변화에 알맞게 대처하며, 음식을 절제하여 먹고, 욕심을 줄이며, 생각을 적게 해서 정신이 흐트러지지 않고, 혈기가 왕성하며, 오장이 튼튼하고, 육맥이 고르게 된다면 나 (병)는 허둥지둥 물러가기에도 바쁠 (것) 

5. '영리한 나뭇꾼' - 대개 많은 이익을 얻으면 화의 근원도 깊고 빨리 공을 얻으면 잃는 것도 빠른 법...좋은 나무란 위험이 도사린 높은 곳에 있습니다.  이익에 눈이 멀면 위험한지를 모르게 되며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더욱더 위험해지는 법 

이후에도 좋은 글이 많았지만, 일부는 유가에 통용되거나 너무 옛스러워서 눈에 깊이 들어오지는 않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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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시대 - 에릭 홉스봄 자서전
에릭 홉스봄 지음, 이희재 옮김 / 민음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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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에릭 홉스봄은 로쟈님의 책의 인용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된 학자인데, 얼마전 서점에서 보고 사버렸다.  상당히 긴 책인데, 어떤 분의 리뷰를 보면, '상당한' 인내가 필요한 책이라고도 한다.  살짝 공감하는 바, 홉스봄의 어린 시절, 그리고 청장년시절의 이야기, 내지는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외의 많은 서술은, 문장 하나하나를 뜯어볼때 좀 길다.  나도 지양하는 글쓰기이긴 하지만, 실천은 어려운 것이 바로 한 문장을 짧게 원하는 것만 쓰는 것이다.  이는 서양식의 글쓰기에서는 올바른 쓰기의 표본처럼 배운 (난 대학교/로스쿨을 통털어) 것인데, 홉스봄은 이를 가볍게 무시하고 원하는 식의, 다소 긴 서술로, 자주 문장을 두어번씩 읽게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여러 사람의 관심을 받는 책, 나아가서 작가라면 무엇인가 내공을 있을 것인데, 후반부로 가면 나오는 일종의 시대적 총정리를 보면, 그의 깊은 사고와 지혜가 녹아나온다.  특히 기득권보다는, 다수의 약자를 옹호하는, 변절하지 않은 참 지식인의 모습이, 내가 본 다양한 '교수'들과는 너무도 달라 보였다.  그의 유럽에 대한 고찰, 미국에 대한 이야기는 이 책이 쓰여진지 거진 1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상당한 현실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참 지식인의 혜안이라는 것은 이렇듯 놀라운 것 같다.  '이제 미국은 세계 질서의 하나밖에 없는 보호자를 자처하면서 누가 세계를 위협하는지도 자기 혼자서 정의했다...21세기는 어둑한 땅거미와 함께 시작되었다' 

또한 현 시대의 역사왜곡, 우리로서는 특히 민감한 중국의 역사공정이나 일본의 과거부정 내지는 회귀는 앞으로의 남은 21세기를 위협하는 불씨가 될 터, 그는 '낡은 체제가 허물어지고 낡은 정치 형태가 사라지면서 새로운 국가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새로운 체계, 국가, 민종 운동, 일체감을 느끼는 집단의 입맛에 맞게 새로운 역사를 생산하는 것은 세계적 산업이 되었다...언론에서는 대중의 구미에 맞춘 국민사, "역사 유산", 고대인의 복장으로 꾸며진 놀이공원을 통해 거기에 부합되는 역사를 날조하여 더욱 부채질한다." 라는 말로 이를 예견한 것이다.   

이전부터 있어왔고, 앞으로도 쭈욱 있을, 현 정권하에서 그야말로 백귀야행이 무색하게 날뛰고 있는 가짜 역사학자, 언론인, 지식인, 박사, 등이 부화뇌동하면서 자발적으로 또는 무엇엔가에 사로잡힌 듯이 나라의 역사를 뒤집고 재단하고 짜맞춘다.  극도의 일본계 정권의 시대라고 한 100년 후의 역사학자들이 정의할 현 administration은 이렇듯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해온 fact, 역사의 진리조차 '반공'과 '개신교'라는 거죽을 씌워 친일파 앞잡이들, 만주군 출신, 고등계 형사, 헌병보조원, 외 모든 친일 지식인들을, 역사에사 추방해도 모자랄 사람들을 모두 원로로 둔갑시키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계속 따지고, 학습하고, 발전하며, 행동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 노학자가 평생 그래왔듯이 자신의 신념을 지키면서 말이다.  '...시대가 아무리 마음에 안 들더라도 아직은 무기를 놓지 말자.  사회 불의는 여전히 규탄하고 맞서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자신의 몸을 던져 싸워온 모든 분들, 그리고 지금도 싸우고 있는 모든 분들에 깊은 경의를 표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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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세의 무규칙 여행기
박민호 글.그림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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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이 'Paxe'인 박민호 작가의 첫 책인데, 지금은 'new season'으로 네 번째 시즌을 연재하고 있는 그의 만화판 여행기이다.  특별한 정보나 거창한 화보, 또는 철학적인 고찰 (왜 여행을 가면 철학적이어야 하는걸까?)로 가득찬, 내게는 조금은 진부한, 그런 것들은 하나도 없다.  이 책은 그저, 한 젊은이가, 직업적인 이유로 조금은 느슨한 스케줄덕에, 눈을 뜨면 일어나서 어디론가 다녀온 그런 이야기들일 뿐이다.  야후카툰에 연재된 첫 시즌을 모았는데, 2007년의 작품이다.  그래서 그런지 아무래도 표현이나 이것저것 조금은 유치한 감도 없잖지만, 이를 자양분으로 하여 무럭무럭 성장한 작가는 시즌 2, 3, 그리고 new season까지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보기에 좋다.   

멀리 바다건너, 하다못해 동남아라도 나가야 여행인 것이 되어버린 지금에는, 이렇게 자기가 사는 도시, 우리나라 이곳저곳을 비교적 착한 값에 돌아다니는, 아기자기한 여행이 그립기도 하다.  물론 외국도 다녀봐야하겠지만, 반대로 이렇게 쉽게 다닐 수 있는 곳이 많은데, 우리의 마음, 그리고 현실때문에 즐기지 못한다는 사실은 뼈저리게 아쉽다.   

이래저래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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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불복종 - 야생사과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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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일간 운동을 하면서 - 정확하게는 몸을 푸는 자전거 위에서 - 읽던 이 책을 오늘 오전에 다 끝냈다.  타이틀은 '시민의 불복종'이지만, 이 책은 소로우가 저술한 다수의 자연주의적인 에세이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는 노지식인의 자연에 대한 따뜻한 한 마디 한 마디가 눈에 매우 좋았다.  니어링 부부의 자연주의 책들과 함께 요즘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파트인데, 서점에 가면 나도 모르게 농장운영이나 텃밭가꾸기에 대한 책을 찾아보게 한다. 

소로우가 살던 당시에는 정부 및 국가의 팽창이 이전과 비해 훨씬 두드러지던 시절이었고, 이에 따른 반작용이나 부작용, 그리고 삶의 빠른 변화가 전 시절의 '작은 정부'를 그리워하게 하였을 것 같다.  팽창하는 정부에 대한 반발과 저항의 증거로 '인두세'나 '교회세' 납부를 거부하고, 특히 이 세금이 쓰이는 목적에 대한 거부를 '시민의 불복종'으로 나타낸 소루우의 진정한 정신은 훗날 반전집회, 킹목사의 Civil Disobedience운동 등 억압받는 불특정 다수의 다양한 사회운동으로 계승된 것이라 본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정신을 우리 시대에 들어서 이를 교묘하게 왜곡하는 자들이 있으니 아마도 미국의 공화당, 정확하게는 'Tea Party'라는, 한국의 뉴라이트 (라고 쓰고 또라이라 읽는다)같은 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소로우의 '작은 정부'는 올바른 정치를 하고, 다수에 대한 간섭을, 특히 다수의 목적과 부합하지 않는 부분에 있어, 배제하는 정부인데 반해, 이들이 부르짖는 '작은 정부'란 다수를 보호하기 위한 법제적 장치들을 없애버리는 'de-regulate'정부인 것이다.  가카정부가 부르짖는 'de-regulation'이 결국 사회보장이나 국영사업이 되어야 할 분야를 (이미 그렇지 않은 산업은 모두 사유화되지 않았는가!) '작은 정부'구성을 위해 모두 민영화 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미국이나 한국이나 이는 결국 기득권자들이 다수보호를 위한 법제적 장치들을 날려버리기 위한 '작은 정부' 다름 아니다.   

속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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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님 서재의 서평과 페이퍼를 읽을 때마다 나도 저런 멋진 글과 구성으로 리뷰를 꾸며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런데 마이리뷰에는 본문에 책을 여러 권 포개어 놓을 수 있는 옵션이 없길래, 한참을 고민하고 시험해보고나니 마이페이퍼에 있는 기능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시험삼아 지금까지 두 개의 페이퍼를 만들어 보았는데, 이거 재미있다.  무엇보다 로쟈님이 하시듯이 주제 또는 리뷰대상의 책과 관련이 있거나 참고할 수 있는, 또는 함께 읽으면 좋을 책들을 함께 소개하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옵션같다.  마이리뷰의 내용은 읽은 후 바로 정리되는 일종의 후기정도라고 할 때, 좀더 잘 정리된 내용을 다른 추천도서와 함께 마이페이퍼에 옮겨 쓰는 것도 매우 재미있을 것 같다.  다만, 서재를 완전히 정리할 때까지는 미루어야 할 것이다.  마이페이퍼에 이런 리뷰가 실리는 날, 읽는 분들은 나의 서재가 완성되었음을 짐작하실 수 있을 것이다. 

 

부모님 댁의 내가 쓰던 방은 대략 현재까지는 이런 상태인데, 정확히는 6단짜리 책장 6개와 5단짜리 하나, 그 밖의 책은 모두 바닥에, 그리고 박스에 넣어져 있다.  또 지난번 짐을 정리하면서 올려보낸 약 500여권의 책은 그때 그대로 차고에 쌓여있다.  이들 또한 이번 해가 가기 전에 꺼내서 다시 분류하고 정리하는 것이 일차 목표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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